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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8 <새사연 희망 북클럽①>날아라. 노동

2013 / 01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 2013년 회원 캠페인- “새사연과 함께하는 희망 북클럽”을 시작하면서


우려했던 신자유주의 보수정권의 집권 연장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진보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을 힘들어 하는 다수 국민이 존재하는 한 변화에 대한 모색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진보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진보가 노력을 기울여온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그리고 일자리를 의제로 하여 치러진 18대 대선임에도 진보가 패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보수가 손쉽게 의제를 차용해도 아무런 차별화가 되지 않을 만큼 진보 정책의 폭과 깊이가 짧기 때문이라 생각 됩니다. 또한 진정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살아있는 진보 정책’을 모아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평범한 생활인들과 손잡고 우리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추구해온 새사연은 현 시점에 꼭 필요한 고민이 담긴 책들을 함께 읽는 것으로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것을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제안합니다. 그 첫 출발점으로 새사연 연구원들이 각자 회원님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 한권씩을 선정하여 소개하고, 진보의 깊이를 위한 물음을 던지겠습니다.  

아울러 이후에 회원님들이 추천하는 책, 새사연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 저자와의 대화 등을 다양하게 시도할 생각입니다. 회원님들의 관심과 참여 기대하겠습니다.

 

<새사연 희망 북클럽①>『날아라. 노동』
-‘재산권’을 규제하고 ‘노동권’을 되살려야 대안사회가 열린다-

날아라. 노동(은수미, 2012, 부키)

미래지향적 사회운동으로서 노동운동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주변이 중심이 되어버린 노동시장의 현실위에서, ‘노동권의 회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날아라. 노동은 이를 깨닫게 해주고 확인시켜주는 최고의 책이 아닐까. 새로운 노동운동의 교과서로 삼아도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에 새해, 새 회원 캠페인의 첫 번째 책으로 자신 있게 추천한다.


18대 대통령 선거 공약, ‘노동’ 아닌 ‘일자리’였지만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다섯 개의 문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것은 일자리 혁명의 문입니다. 복지국가의 문입니다. 경제민주화의 문입니다. 새로운 정치의 문입니다. 그리고 평화와 공존의 문입니다.” 야당 단일후보였던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가장 중요한 공약이 바로 일자리 혁명이었다. 그리고 일자리 혁명의 방안으로 ‘만.나.바(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기존의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꾼다.)’를 제안했다.

“저는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삼겠습니다.” 박근혜 당선자가 2012년 7월 새누리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말한 대목이다. 경제 민주화, 복지와 함께 일자리 문제가 역시 공약의 최상단에 자리 잡고 있다. 박근혜 당선자의 일자리 공약은 ‘늘.지.오(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올린다.)’이다. 틀 자체에서는 야당의 문재인 후보와 다를 것이 없다.

물론 두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노동’이 아니라 ‘고용(일자리)’을 기본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개념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단순히 양적으로 일자리 몇 개를 늘리겠다는 숫자 논쟁(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5년 동안 일자리 300만개 늘리겠다는 것이 공약이었다. 실제로는 절반도 늘지 않았지만.)을 했던 과거와는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일자리의 ‘질’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과 격차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일자리 질의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지 해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차별과 격차의 해소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해고요건 강화 등을 포함하여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한 최소한의 일련의 규제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단초이지만 ‘노동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점 최고의 책 한권, ‘노동권’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지금 일자리, 고용불안, 비정규직, 고용 차별, 노동시장 유연화, 각종 불법적 고용행태, 정리해고와 직장폐쇄 등 정말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고용과 노동문제의 중심부에는 다름 아닌 ‘노동권’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 논리에 따라 노동에 대한 자본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압박이 진행되었다. 그에 따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무너져갔으며 노동자들의 협상력은 극도로 약화되었다. 그 결과,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협상력이 상실된 노동자들에게 자본이 대대적으로 강요한 정리해고와 임금압박, 수많은 유형의 비정규직, 아웃소싱과 파견, 근로 빈곤, 저임금 노동은 노동시장을 교란시켰고 1700만 노동자 내부를 차별과 격차로 가득 차게 했다. 이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노동권’의 와해가 있다.

‘노동권이 비용 앞에서 맥을 못 추는’ 현실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노동권’이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주장한 책이 2012년에 출간되었다. 19대 국회의원이 된 은수미 박사의 『날아라. 노동』이 바로 그 책이다. “노동권은 헌법상의 자유권이고 사회권이라는 점에서 생존권을 넘어선다. 절대로 침해해서는 안되는 게 자유권이고, 정부가 존중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사회권이며, 노동권은 그 두 영역에 걸쳐 있는 권리다.”(65쪽)

신자유주의는 ‘재산권’ 특히 ‘주주권’을 마치 ‘자연권’의 범주인 것처럼 끝없이 신성 불가침한 것으로 확장해왔다. 반면에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노동권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려왔다. 이제는 헌법 23조에 따라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다시 자기 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반면 헌법 32조~35조에 명시된 바에 따라 노동권을 복원하고 확장시켜야 한다. 이런 맥락을 가장 정확히 짚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고 노동권에 민감해져야 한다. 노동권이 시민권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함께 지켜야”한다고 호소한다.

 

주변이 중심을 압도하는 현실, 지금 우리의 일터다.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 차별 문제, 저임금과 근로 빈곤 문제의 해결의 근저를 이루는 것이 바로 ‘노동권’ 회복임을 가장 정확히 짚어낸 저자의 통찰력은 정확한 현실 이해에서 비롯된다. 저자는 “1997년을 전후하여 중심 - 주변 노동시장으로의 분리는 더욱 뚜렷해져 전체 노동자의 20퍼센트 정도만 중심부 노동시장에서 일하고 나머지 80퍼센트는 주변부에서 일한다.”(184 쪽)고 진단한다. 그리고 저자는 20퍼센트 속에서가 아니라 80퍼센트의 현실에 더 많은 주목을 하면서, 주변이 중심을 압도하게 된 이유를 ‘노동권 붕괴’로부터 찾는 것이다. 이미 비정규직이 절반이 된 노동시장 현실이나, 이를 ‘이중 노동시장’으로 표현했던 사례들이 있지만, 오랜 기간 실제 주변노동에 대한 면담과 사례조사를 통해 주변이 중심이 된 현실을 설명해준 글들은 없다.

이러한 현실인식에 기초하여 저자는 ‘가장 최신의 현실 모습으로 노동의 개념’을 부활시켜내고 있다. 사실 지금 진보 안에서는 전통적인 노동해방이나 노동계급 지도성 등의 개념을 다소 바꿔서 노동존중, 노동중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이것이 진보의 기준점인 것처럼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노동존중과 노동중심의 실제 내용이 무엇인지는 설득력 있게 말해주지 않는다. 추상적인 당위이거나 아니면 현실 형태로서 ‘민주노총 주도’와 등치시키는 정도다.

그러나 저자는 전체 취업자의 70%가 생활하는 현장, 다시 그 중 80%가 생활하는 현장에서 ‘노동권의 와해’를 목도하고, 그곳에서 인권과 시민권, 사회권을 되살리는 것, 바로 ‘노동권의 회복’이 사회개혁의 최고 과제임을 강조한다. 그것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이며, 경제 민주화의 시작점이며, 사회통합의 기반임을 확인해준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직접 고용이든 간접고용이든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 또한 원청이든 하청이든, 작은 기업이든 큰 기업이든 동일 지역이나 업종에 종사할 경우 하나의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186 쪽)

미래지향적 사회운동으로서 노동운동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자면 바로 ‘주변이 중심이 된 노동시장 현실’위에서 ‘노동권 회복’으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를 깨닫게 해주고, 확인해주는 최고의 책이 바로 『날아라. 노동』이다. 새로운 노동운동의 교과서로 삼아도 부족하지 않을 듯싶어 추천한다.

저자 은수미

반독재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대학에서 제적된 1984년부터 현재까지 '노동'을 화두처럼 붙들고 있다. 6년간 옥고를 치른 뒤 1998년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단독 저서나 공저, 수많은 논문을 통해 노동문제와 노동 정책을 제기해 왔으며 2012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에도 불합리한 노동 현안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면서 그녀의 화두인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28년간 노동문제에 천착해 온 그녀는 특히 지난 10년 가까이 현장 인터뷰를 하면서 수많은 노동자를 만났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데 왜 열심히 일해도 봄을 맞을 수 없을까, 회사에서 성실한 근무자라는 평가를 받아도 1년이나 2년 후에 해고되어야 한다면 도대체 그 원인은 무엇이고 대안은 없을까.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과 고민을 한번쯤 매듭짓고 싶었으며 노동자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다운 존엄성과 권리를 찾는 실마리로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 출처: 알라딘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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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