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2 / 0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세계 석학들의 기고 전문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실린 “유럽중앙은행 바로 잡기(Capturing the ECB)”라는 제목의 글을 요약 소개한다. 글을 쓴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는 콜롬비아대학교의 교수이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저서로 '끝나지 않은 추락(Freefall: Free Markets and the Sinking of the Global Economy)' 등이 있다.

스티글리츠는 그리스의 국가 부채 해결에 있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보이고 있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ECB는 투자자 혹은 채권자들이 손해를 보도록 하는 채무 불이행에 반대하며, 대신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투자손실 부담을 짊어져주기를 바라고 있다. 스티글리츠는 이러한 입장을 두고 특이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독일 정부는 채권자들이 최소한 50% 정도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투자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역시 이와 비슷하다. ECB가 더 많은 투명성 확보를 위해 은행의 투기를 규제하고, 은행에 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채무조정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강제적 채무조정, 민간 투자자에 막대한 손실을 물리는 방식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은행 시스템을 잘 통제하고, 국채를 보유한 은행의 보험 가입을 통해 안정성을 담보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더 강제적이고 통제된 방식이 필요하며, ECB가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유럽중앙은행 바로 잡기(Capturing the ECB)

2012년 2월 6일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그리스 국가 부채에 관한 논쟁은 지금 유럽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견해의 충돌과 근시안적 경제정책, 이익집단의 폐해를 가장 잘 보여준다. 독일은 채권소유자들이 적어도 50% 손실처리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부채 조정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의 부채위기를 생각해보자. 당시에는 상황을 부드럽게 해결하고자 했던 정부와 규제당국의 권유 혹은 강압에 의해, 주로 대형 은행이었던 채권자들을 한 방에 모아놓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짜낼 수 있었다. 하지만 부채의 증권화가 이루어지면서 채권자는 수도 없이 많아졌으며, 그 중에는 정부와 규제당국을 좌지우지할 만한 헤지펀드도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금융시장의 "혁신"은 채권자들이 (채무 불이행으로 이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 역주) 보험을 들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들은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들은 보험금을 받기를 원하는데, 그건 채무 불이행의 "신용사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ECB는 채무 불이행 상태를 막고자 "자발적인" 채무조정을 주장하고 있다. ECB의 입장은 특이하다. ECB는 채권자들이 보험금을 받지 않고 50%의 손실을 감내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

ECB의 이런 태도에 대한 설명으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사실 (채권 투자를 했던 - 역주) 은행들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그 중 일부는 투기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둘째, ECB는 금융시스템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즉, 채무 불이행의 충격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투자자들이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셋째, ECB가 보험에 가입한 은행을 위해 자금을 준비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설명 중 어떤 것도 ECB가 강제적인(비자발적인) 채무 조정을 반대하는 적절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ECB는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 규제당국은 은행이 투기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은행은 보험에 들고, 보험금 지불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채무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게다가 강제적인 채무조정이 자발적 채무조정보다 충격이 크다는 근거가 없다. ECB는 자발성을 강조함으로써 채무조정이 심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채무조정이 필수적이다.

결정적으로 ECB의 태도에서 이상한 점은 민주적 운영방식에 관한 것이다. 신용사태가 발생할 것인지 아닌지는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 International Swaps and Derivatives Association)의 비공개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ECB가 비공개 위원회에 대표를 파견하여 채무 조정방식을 어떻게 할 지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강제적인 채무조정이 금융위기의 전염 효과를 가져와 이탈리아, 스페인, 심지어 프랑스와 같은 거대 유로 지역 경제들마저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는 일면 공익을 고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시 논점을 피해가고 있다. 왜 강제적 채무조정이 자발적 채무조정보다 더 심각한 전염 효과를 가져 온다고 생각하는가? 은행 시스템을 잘 통제하고, 국채를 보유한 은행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면, 강제적 채무조정이 금융시장을 덜 혼란시킬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리스가 강제적인 채무조정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다면, 다른 국가도 그런 식으로 위기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국가의 금융시장은 이미 문을 닫았다. 그래서 충격의 연쇄반응은 제한적이다.

ECB는 예기치 않은 놀라움을 가져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기관이 특수한 이익이 사로잡혀 행동하던 모습을 이미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있다. 2008년 이전에 그러했다. 불행하게도 유럽과 전 세계 경제에는 그 때부터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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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북]2012년 경제, 유럽을 알아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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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여는글

◆ 유럽 국채시장은 왜 붕괴하고 있는가(여경훈)
1.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쩔쩔매게 만든 유로 퍼즐
2. 통화주권을 포기한 처절한 대가
3. 국채시장 붕괴의 배경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있다.

◆ 유럽위기: 긴축은 위기해법이 될 수 없다(여경훈)
1. 긴축, 그 위대한(?) 반전
2. 합성의 오류, 가계와 정부는 다르다.
3. 조정, 손뼉을 마주쳐야 한다.

◆ ‘하나의 통화, 하나의 시장’꿈의 좌절(김병권)
1. 그리스 디폴트를 넘어 유로 존 존립이 의문
2. ‘하나의 시장, 하나의 통화’에 대한 꿈
3. 유럽 연방과 유로 지역 해체 사이에서

◆ 유럽위기와 동아시아, 한국. (정태인)
1. “유럽의 꿈은 사라졌는가.”
2.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과 한국경제에 대한 함의

<<분열의 벼랑 끝에 몰린 유럽, 세계경제를 흔들다.>>

 “그리스는 지난해 최대 공기업 그리스 전력과 피레우스 항구, 엠포리키 은행 등 팔릴만한 정부 재산은 모조리 매물로 내놨다. 국유자산을 매각해 2015년까지 500억 유로를 마련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11월 이동통신 주파수를 3억 800만 유로에 매각한 것을 제외하곤 투자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유서 깊은 고대국가 그리스가 팔리고 있다면서 국가 채무의 늪에 빠진 그리스가 중요 국유자산을 팔아 빚을 갚아야 하는 처참한 현실을 소개한 언론의 보도 일부이다.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국가들의 생활현장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 세계가 2008~2012년까지 중앙은행 자금을 풀고 정부 빚까지 내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반짝 회복 효과에 그쳤을 뿐, 2008년 이후 세계경제는 좀처럼 성장활력을 찾지 못하고 장기 침체 국면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지난 30년 동안 누적시켰던 구조적 문제, 즉, 국내적 소득 불평등과 국제적 무역 불균형이라는 두 가지 커다란 난제 때문이다.

1%를 위한 경제가 한계에 이르다.

신자유주의 금융화, 단기 수익추구, 노동 유연화는 다수 노동자와 국민들의 소득을 억제하면서 기업과 금융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왔다. 그 결과, 사회 구성원의 1%는 소득이 비약적으로 팽창했고 99%의 소득은 제 자리 걸음이었다. 각 국가 국민경제의 소득 불평등이 구조화된 것이다. 그러나 99%의 국민들의 소득으로 소비를 늘리지 않고서는 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팔수도 없고 경제가 발전할 수 도 없다. 그것이 경제다. 빼앗기는 자가 죽어 나가면 빼앗는 자도 살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2007년까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빚을 얻어서 소비를 늘렸기 때문이다.

전 세계 소비를 주도했던 미국 시민은 매년 자신이 번 소득의 110%를 소비했다. 저축을 한 푼도 하지 않고 소득을 모두 써버렸을 뿐 아니라, 추가로 빚을 얻어 소비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외형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른바 ‘적자 호황’국면이 그렇게 1990~2000년대를 풍미하면서 미국인들이 ‘대 안정기’라고 부르는 호시절을 누렸던 것이다. 특히 구입비용이 많이 드는 주택과 자동차 등을 빚을 얻어서 구매했고 그 결과가 2008년 금융위기다. 이제 금융위기로 부채를 더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이미 늘어난 빚을 줄이는 국면으로 반전되었다. 번 소득의 최소한을 빚 갚는 곳에 쓰고 나머지를 모조리 소비해도 이제 2007년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소비가 늘지 않고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근본적이 이유다.

그러면 적자호황 뒤에 이어진 부채 축소의 긴 침체기를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상식적으로 간단하다. 이제부터라도 1%에 집중된 부를 99%에게로 되돌리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것이다. 돈을 쓰고 먹고살 수 있는 여력을 확충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1%가 과거처럼 탐욕스럽게 이익을 집중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1%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서 99%에게 재분배 해주어야 한다. 사적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공공일자리를 만들어 국민들이 일을 하고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에 전 세계 청년들과 시민들이 불평등을 혁파하기 위해 스스로 나서게 된다. 그것이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인물인 바로 ‘시위자(Protesters)'이다. 아랍의 민주화 시위자, 스페인의 분노하는자. 미국의 월가시위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우리는 99%(We are the 99%)‘라는 구호를 걸고 1%의 탐욕에 저항하는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2012년 세계경제의 희망은 99%운동이 얼마나 더 사회지형을 바꿀 것인지에 달려 있을지 모른다.

 역내 불균형이 유로 통화권의 진짜 위기

국내적인 소득 불평등에 이어 또 하나의 구조적인 문제가 바로 국제적인 불균형이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 불균형이다. 미국은 미국 시민을 고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대신 중국의 값싼 상품을 수입해 소비했고 월가를 중심으로 금융 산업만 비대화시켰다. 그 결과 돈은 중국과 월가로 집중되었다. 중국으로 흘러간 돈은 다시 미국 국채와 교환되면서 미국으로 되돌아 왔고 미국 시민들은 그것을 빚으로 얻어서 또 소비를 했다. 그럴수록 중국에는 미국 국채로 표시된 외환 보유고가 쌓여갔고, 반대로 미국은 국가부채와 가계 부채가 늘어났다. 2008년 금융위기의 국제적인 요인이 이것이다.

한편, 중국과 미국 사이의 불균형에 비견되는 국제적 불균형이 바로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유럽의 위기 속에도 있었다. 유럽의 위기는 흔히 그리스를 필두로 한 남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로 알려졌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상에 불과하다. 정부의 방만한 살림운영과 ‘놀고 먹은’ 남유럽 시민들에 대한 과도한 복지지출 때문에 재정위기가 발생했다는 평가는 사태를 전혀 잘못 파악한 것이다. 복지지출이라면 남유럽 국가 보다는 북유럽 국가가 더 많다. 재정적자 수자만 놓고 보면 일본이 국내총생산 대비 220%로 세계 최고다. 미국도 100%에 근접했다.

유럽 국가채무위기는 유로 통화권 내부의 경상수지 흑자 국가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오스트리아와 적자국가인 남유럽 국가 사이의 무역 불균형에 있는 것이다. 유로 통화와 단일시장으로 이들 사이의 경쟁력과 무역수지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차가 커졌다. 그 결과 남유럽 국가들은 독일과 프랑스 은행 등에 국채를 발행하고 돈을 빌려왔다. 그럴수록 남유럽 국가들의 대외채무는 점점 늘어갔다. 그러나 단일 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통화정책, 금리정책, 환율정책을 사용하여 경상수지 불균형을 조정할 수도 없다. 이것이 남유럽 국가들의 대외 채무위기로, 그리고 북유럽 은행들의 채권부실 위기로 표현된 것이다. 유로 통화권의 불균형이 유럽을 위기로 몰아넣고 유로 존을 붕괴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중국만이 세계경제의 유일한 희망인가?

국내적 소득 불평등과 국제적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함으로써 세계경제는 동력을 잃고 또 다시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 2012년은 유럽의 붕괴위기가 미국으로, 그리고 중국으로 파급되면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경제는 세 개의 주요 축에 의해 움직여왔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와 유럽의 유로 통화동맹과 그리고 세계의 생산기자 중국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2008년을 분기점으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금융은 이제 미래의 성장 동력이 아니라 규제의 대상이고 구조조정의 대상이다.

2010년부터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한 유로 통화동맹도 점점 더 근원적인 문제들을 노출하고 있다. 유로 존의 해체냐 유럽 합중국을 향한 재정통합이냐의 갈림길에 들어선 것이다. 유럽 시민의식(European citizen)이라는 연대의식도 갖춰지지 않은 채 자유 시장 논리에 의해 유럽의 통합을 기대했던 희망은 무너졌다. 현재로서는 유럽 주변국을 향한 거대한 마샬플랜 정도가 아니라면 재정통합은 불가능하다. 유로 존의 해체가 임박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세계경제 지탱축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규모 10%를 차지하면서 2위 경제권으로 부상한 중국이 세계경제의 마지막 지탱축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수출을 매개로 글로벌 무역불균형에 편승하여 10%대의 안정적인 고성장을 구가해왔다. 신자유주의 세계경제호황의 덕을 보면서 그 한 축을 담당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대외적 요인에 의지해 성장할 수 없게 되었다. 유럽 위기가 현재화되자 2011년 말부터 중국 수출은 10%대로 줄었고 2012년은 한자리 수를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표현대로 ‘중국 경제발전 모델을 전환‘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과연 중국은 2012년에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를 지탱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어쨌든 2012년 세계경제 향방은 일단 유럽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세계경제를 알려면 유럽을 먼저 파악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긴박해지는 유럽위기 국면을 해부하고자 시사 주간지 <시사 IN>에 4차례에 걸쳐 유럽위기를 연재하고 유럽은 구조적 결함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어 전망이 매우 비관적임을 예시한 바가 있다. 올해 유럽의 향방을 판단하는 준거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테마북으로 엮어 보았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12년 1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김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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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주요 기관에서 내년 경제전망을 잇달아 발표했다. 한국경제가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기관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정책의지를 실어 늘 평균보다 높게 발표했던 정부조차도 3.7%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성장률이 6.2%였고 올해는 3.8% 정도로 반토막 났지만 일자리가 40만개 이상 늘어나 체감정도가 약했던 데 반해 내년에는 성장률·고용·소득 모두 확연한 침체를 체감할 것이 예상된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또 어려운 살림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낮게 잡은 성장률 3.7%도 내외적 경제환경을 비춰 볼 때 상당히 낙관적 시나리오에 기초해 있다는 사실이다.

내년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는 결정적인 요인은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로존 경제의 침체는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유럽의 위기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이나 경기조정 국면이 아니라 상당히 구조적인 문제를 노출시키면서 장기적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유로통화동맹을 더욱 강화해 재정동맹으로 갈 것인지 반대로 유로통화동맹을 깨고 통화주권을 각 국가에게 돌려주는 해체로 갈 것인지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이든 유럽경제와 세계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면서 침체의 골을 깊게 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유럽의 위기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그럭저럭 유지되다가 내년 하반기에는 수습과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경제전망을 짜고 있다. 때문에 내년 세계경제가 3.6% 정도의 성장을 하고 세계 교역도 5%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가정해 우리의 성장 추세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실현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UN은 내년 세계경제가 기본 시나리오로 봐도 2.6%, 비관적으로 보면 0.5% 정도로 추락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이명박 정부 집권 이후 GDP 대비 수출비중이 50%를 넘어섰다. 2007년 기준 40% 수준에서 10% 이상 커진 것이다. 그만큼 외부 경제환경에 큰 영향을 받게 됐다는 뜻이다. 무역 1조달러 돌파를 마냥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없다. 정부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세계경제가 나빠지면 수출에 타격을 주고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다. 특히 우리의 핵심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 내년 수출 증가율을 0%로 잡고 있다. 정부가 예상한 5~10%의 수출 증가율 전망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민간소비·설비투자·정부소비 등 내수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돈을 풀 것을 예상한다고 하더라도 민간소비의 위축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민간소비가 올해 2.5%에서 내년에는 3.1%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가 다소 떨어져 실질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 측면은 충분히 강조하지 않았다. 내년에 국민들의 소득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2009년 식으로 임금 동결이나 삭감을 피할 수 있으면 다행이기 때문이다. 소득이 늘어나지 않으면 저축으로 소비를 할 수 있지만 한국 국민들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저축이 적은 형편이다. 저축통장에서 꺼내 쓸 돈이 없다. 또한 자산 가격이라도 상승하면 소비 증가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정적으로 최악으로 치닫는 가계부채가 소비를 근원적으로 제약할 것이다. 올해보다 주머니를 더 닫을 가능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과 민간소비가 매우 비관적인 상황에서 경제를 살리고 국민들의 생활형편 추락을 방어하기 위해 남은 두 경제주체의 책임이 크다. 하나는 정부이고 다른 하나는 대기업이다. 먼저 정부는 지나치게 ‘재정균형’ 이데올로기에 갇혀 경제를 살리는 책임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벌써부터 경제 주무부처 장관이 ‘추경예산 편성 가능’을 운위하는 것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는 듯하다. 문제는 재정지출을 또다시 토목건설 등에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호주머니에 정부지출이 제대로 들어가도록 하는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축 여력이 있는 기업의 책임이 중요하다. 수출 둔화와 경기침체를 핑계로 비용을 줄인다고 임금동결이나 구조조정 카드를 쉽게 꺼내는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4년 기간 가장 큰 혜택을 봤고 경제위기 와중에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렸던 대기업들이 어려운 경제 국면에서 국민들과 고통을 나누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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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12 / 12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유럽 재정위기②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차]
1. 긴축, 그 위대한(?) 반전
2. 합성의 오류, 가계와 정부는 다르다.
3. 조정, 손뼉을 마주쳐야 한다.

[본문]
긴축, 그 위대한(?) 반전

내년 세계경제 전망이 어둡다. 최근 OECD는 회원국들의 성장률이 올해 1.9%에서 내년에는 1.6%로, 유로지역의 경우 1.6%에서 0.2%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 마저도 유로지역의 “무질서한 디폴트, 급격한 신용붕괴, 체계적 은행파산, 그리고 과도한 재정긴축을 피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충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은 스페인(0.3%)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했다. 세계경제 이상으로 유럽 재정위기 해결이 어둡다는 것을 말해준다.

재정위기의 바로미터인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재정적자, 금리, 그리고 성장률에 주로 의존한다. 따라서 정부가 균형재정을 유지하더라도 금리가 성장률을 상회하면 이 비율은 증가하게 된다. 현재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7%를 넘고 있는데, 성장률이 마이너스이면 부채 비율이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그리스의 경우 작년에 트로이카(EU, ECB, 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2014년까지 GDP의 3% 이내로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가부채 비율은 2008년 118%에서 내년에 181%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왜인가? 재정위기에 대한 트로이카의 처방, 즉 긴축정책이 지극히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 대세였다. 그런데 어느 사이에 재정지출 축소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 전체와 미국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그리스 재정위기가 방만한 복지지출 탓이라면서 이를 교훈삼아 한국정부도 과도한 복지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하고 재정균형을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과연 긴축이 재정위기의 해법이고 경제위기를 막기위한 적절한 처방인 것인가.

그렇다면 긴축정책이 세계적으로 확산된 분기점은 언제일까. “선진국 경제는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적어도 절반으로 줄이고, 2016년까지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줄이거나 안정화시킬 재정계획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던 2010년 6월 G20 토론토 정상회의라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180도로 경제정책의 기조가 바뀐 것일까? 당시 경기부양에서 재정긴축으로 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뀌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중요한 경제적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우선 성장률이 예상보다 너무 좋을 정도로 회복속도가 빨랐다. 2009년 4월 런던 정상회의 즈음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1.9%였으나 그 해 9월에는 2.6%로 상승했고 토론토 정상회의가 열리던 작년 6월에는 3.5%까지 증가했다. 일시적인 경기회복 분위기에 편승해 안이하게 정책기조를 틀어버린 것이다.

다음으로 토론토 G20회의 직전인 2010년 3월부터 그리스와 남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기 시작했고, 영국의 우파정부 집권과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의 재정위기 논란이 정치적으로 국제적 여론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1936년 재선에 성공하고서 재정지출을 삭감하고 금리를 인상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경제정책 실수에 비견할 만하다. 그리고 ‘작은 정부’의 기치를 내건 대처와 레이건의 ‘보수 반혁명’에 필적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큰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위기를 예상하지도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며 숨죽이고 있던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국가재정위기’라는 용어를 빌려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분명 ‘위대한 반전’이다. 그러나 그릇된 정치는 경제적으로 심각한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 세계적인 성장률 하락, 그리고 실업률 상승이 바로 그 징표들이다.

합성의 오류, 가계와 정부는 다르다

경제학에 능통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자신의 개인적 상황을 사회 또는 경제 전체의 상황으로 추론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가계의 일시적 적자는 저축이나 빚을 활용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자가 지속되면 빚이 늘어나고 원리금 상환액이 눈사태처럼 불어나면서 파산에 빠지게 된다. 보수적인 정치인이나 언론은 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를 가계의 예산 문제에 빗대어 “지금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언뜻 그럴싸한 소리다.

그러나 여기에 치명적 오류가 숨겨져 있다. 바로 거시경제학에서 말하는 합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다. 케인즈가 ‘일반 이론’에서 지적했듯이 “총량으로서 경제적 행위에 대한 이론과 개별 단위의 행동에 대한 이론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케인즈는 ‘저축의 역설’을 통해 합성의 오류를 설명한다. 한 개인은 소비를 줄여 저축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빵집에서 매일 빵을 아침으로 먹는 길동이가 일주일에 한 번은 빵을 사지 않고 저축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물론 배고픔을 대가로 그의 저축액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그와 같이 행동하면 총저축은 늘어날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빵 판매가 줄어들면 점원을 줄이고, 밀가루, 고기, 야채 등의 주문도 줄어 고용이 줄어 들 것이다. 일자리를 잃은 점원은 소득이 줄어들어 오히려 저축을 줄여야 할 것이다. 이 사례에 담겨 있는 함의는 개인의 저축행위가 타인의 소득에 미치는 효과를 간과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정부는 개인과 달리 총수요의 한 부문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경제주체다. 특히 남유럽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정부지출은 GDP의 40%를 초과한다. 경제는 크게 가계와 기업을 포함한 민간, 정부, 그리고 해외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경제 전체적으로 이 세 부문의 지출의 합은 소득의 합과 반드시 같아야 한다. 물론 어떤 한 부문만을 놓고 보면, 소득보다 덜 지출하여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부문이 흑자를 이루면 다른 부문은 반드시 적자가 발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해외 부문이 균형(경상수지 균형)이라면, 민간 부문이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 부문이 적자 지출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경우, 해외부문 수요 부족(GDP 10% 수준의 경상수지적자) 상황을 정부가 10% 적자 재정지출로 메우고 있는 중이고 민간 부문은 거의 균형을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만약 경상수지가 10% 적자 수준에서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GDP의 3% 수준으로 ‘긴축’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게 민간 부문이 7% 수준으로 적자를 내서 지출을 늘려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출이 축소된 만큼 국민소득이 줄어들고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즉 손바닥이 마주쳐야 박수를 치듯이 재정적자 축소가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부문에서 그 만큼 지출 확대가 수반되어야만 한다. 민간 부문이 더 지출하거나 해외에서 남유럽의 재화를 더 구입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에 긴축을 강요하는 트로이카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한 손으로 손뼉을 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게으르고 방탕한 너희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다그칠 뿐이다. 이는 도덕일지언정 경제정책이 아니다.

물론 1990년대 스웨덴이나 캐나다의 경우 긴축재정을 통해 재정위기를 돌파한 사례가 있다. 당시 이들 국가는 금리나 환율 조정을 통해 내수와 수출 증대를 달성할 수 있었다. 더욱이 당시 세계경제는 미국의 신경제를 필두로 잘나가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유로화에 가입된 남유럽 국가들은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를 낮출 수도, 명목환율의 조정을 통해 수출을 늘릴 수도 없다. 개별 국가의 관점에서 유일하게 남은 선택은 임금을 깎아 가격을 떨어뜨리는 내부 평가절하 방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핍’은 남유럽 국민들의 엄청난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리스의 실업률이 2008년 7.7%에서 긴축정책을 실시한 이후 두 배 넘게 상승하여 16.6%를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

조정, 손뼉을 마주쳐야 한다.

 가혹한 내핍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유럽 국가의 물가상승률을 독일보다 낮춰야 한다.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현재 1.5% 수준인데, 남유럽 국가는 이보다 더 낮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내핍을 강요하는 것으로 디플레이션에 따라 오히려 부채의 실질가치가 늘어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가능한 해법은 유럽중앙은행이 남유럽의 상황에 맞게 현재 2% 수준의 목표물가를 상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제로금리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기준금리가 1.25%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중앙은행은 중앙은행 본연의 임무인 ‘최종대부자’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미국, 일본, 영국의 중앙은행이 실시했던 양적완화 정책은 바로 유럽중앙은행에 필요하다. 남유럽 국채 발행의 차입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무제한적인’ 국채매입 계획을 발표하여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중심국으로의 전염을 차단해야 한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가 예상을 넘어 확산된 데에는 유럽채권의 디폴트에 배팅하는 투기세력의 개입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유럽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왑 (CDS)등 파생상품과 헤지펀드에 대한 강력한 규제, 급격한 자본의 유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토빈세 도입 등을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

 아울러 개별 국가의 긴축에 따른 ‘지출 갭’을 극복하기 위해서 유로화의 최대 수혜국인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의 적극적인 내수확대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경기 침체는 재정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이는 또 다시 긴축을 강요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모든 노력에는 유럽 정상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유럽 위기의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이 2016년까지 재정균형을 달성하여 유럽의 본보기가 되려는 야심찬 ‘긴축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된다. 여하튼 12월 초로 예정된 유럽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와 유럽 정상회의에서 유로 금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유럽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정책에 대한 전환이 있을 것인지의 여부가 갈수록 긴박해지고 있는 유로 붕괴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은 주간지 시사인에 기고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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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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