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31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영어유치원이 한동안 논란거리였지만, 영유아기 사교육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그동안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영유아기는 빠져있어 간헐적으로 나오는 민간연구소의 추정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처음으로 전국 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 영유아 전체 보육과 교육비는 5조9천억 원에 달하며, 사교육비는 전체 비용의 절반에 달한다는 놀라운 결과다(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보육.교육비용 추정 및 대응방안 연구", 2012.11). 만3-5세 유아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평균 87%로 높을 뿐 아니라, 만0-2세 영아의 평균 42%도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어 충격이다. 한 아이 당 사교육비는 평균 12만7000원이지만, 소득과 지역에 따라 편차도 큰 편이다. 36개월 이하 연령대 아이들은 태어나 겨우 걸음마를 떼고 신체활동을 하며, 대소변을 가리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겨냥해 한글, 영어, 수학, 레고, 스트레칭, 리더십, 요리 등 사교육 가짓수만 100여개가 넘는다.

사교육 '열풍, 광풍'으로 표현, 원인은?

그야말로 영유아기 사교육이 '열풍, 광풍'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왜 이렇게 사교육이 영유아기까지 내려오게 된 것일까? 경기도 영유아 부모들의 인식조사에서는 사교육의 원인으로 '입시위주 교육에 편승된 영유아기 교'(37.4%)이 가장 많았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경쟁적 심리'(30.8%), '미흡한 영유아 공교육 및 보육제도'(16.7%) 순이었다(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기도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정책방안", 2011.12). 물론 대다수 부모들도 영유아 사교육이 과열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또한 영유아 사교육이 지역간,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데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부모가 내 아이는 사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들이 사교육의 폐단으로 가계 경제의 부담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주도적인 학습을 방해하고 행복수준도 낮추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 특히 영유아기는 신체, 정신, 인지 모든 면이 발달과정에 있기 때문에 장시간 반복 학습과 정답 찾기 교육은 오히려 호기심이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 영유아기 사교육 대책 없어

박근혜 당선인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운동단체가 제안한 23가지 사교육 절감 공약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초중고교는 물론 영유아를 포함한 사교육 절감 대책이 나와야 한다. 올 3월부터 영유아의 무상보육 및 교육이 전면화 될 계획이지만, 정작 부모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그 이면에 바로 사교육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난 만큼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다수의 민간 어린이집이나 사립 유치원이 외부 강사를 통한 특별활동을 부모들의 추가 비용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사 한명이 20여명의 유아를 책임지는 환경에 불만인 부모들은 소수 정예 학원이나 학습지를 이용하고, 영어 조기교육 열풍에 편승해 영어유치원을 보내기도 한다.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공공 보육 및 교육 인프라를 늘리고, 영아의 특별활동은 금지하며, 유아의 특별활동 비용과 가짓수는 제한해야 한다. 특별활동 대신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육과 유아교육 과정 안에서 내실 있게 운영되게 하는 방안도 있다. 또한 영어유치원이나 영유아 대상의 학원 운영을 규제해 사교육 과열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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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김수현/새사연 연구원

 

500만 명 넘던 20대 취업자 365만 명으로 줄어들어

청년층 취업자 수는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97년 경제위기 이전 500만 명이 넘던 20대 취업자 수는 2011년 현재 365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90년대 중반 이전까지 경제성장과 함께 증가추세를 보이던 청년일자리의 규모가 감소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더욱이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과 같은 주요 고용지표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감지되었는데, 이는 청년층 인구감소 이상으로 취업자 수, 일자리 수가 감소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청년층의 고용문제, 일자리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에는 청년고용문제가 청년실업자 뿐만 아니라 대학졸업장을 가지고도 취업을 포기한 청년층 구직포기자나 청년빈곤층, 대학등록금으로 인한 청년신용불량자의 확산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청년고용문제, 2013년엔 더 심각할지도

이처럼 점점 악화되는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여러 청년일자리 정책을 시행했다. 청년창업지원, 청년인턴제, 청년층 해외취업지원, 단기일자리 창출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대책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지표들에 따르면 여전히 청년층 취업자 수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지난 정부의 노동공급 중심의 단기 성과위주 정책이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경기불황은 향후 청년고용문제에 대한 우려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청년층보다는 해고가 쉽고 즉시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비정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경기불황을 이유로 많은 기업들이 2013년 청년층의 신규고용을 줄일 것이란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계속되고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은 청년층 일자리, 청년층 고용문제에 대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정부가 적극적인 해결방안 마련해야

계속되는 청년고용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시장이 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기업에 대한 지원만으로는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음을 우리는 지난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거나, 기업에 대한 지원이 고용과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사회서비스산업에서의 일자리 창출방안과 공기업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청년고용할당제를 검토해 볼 수 있다.

사회서비스산업은 고용유발계수가 높고, 민간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산업으로 정부는 사회서비스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통해 청년층을 위한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년고용할당제는 고용의 일정 부분을 청년고용으로 할당하는 것으로 공기업은 경영성과에 반영하는 방안을 통해, 대기업은 현재 낮은 수준의 법인세를 정상화한 후 청년고용할당제를 시행할 경우 고용기여 세금감면을 주는 방안 등을 통해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한 이와 같은 정부의 정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노동수요 측면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청년들 스스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함으로써 노동공급 측면의 문제도 해결한다는 장점을 가진다.

계속되고 있는 청년고용문제의 해결의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정부는 노동공급 측면뿐만 아니라 노동수요 측면에서의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통해 사회적 문제, 경제성장에 있어서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청년고용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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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최근 일본 민주당은 상속세(50%)와 소득세(40%) 최고세율을 각각 5%p 인상하겠다는 부자증세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올랑드는 100만 유로 초과소득에 대해서는 75%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지난 주 끝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20 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따라서 소득세 최고세율은 35%에서 39.6%로 1993년 클린턴 정부 수준으로 복귀하게 된다. 1993년 클린턴 정부에서 최고세율을 31%에서 39.6%로 인상했을 때 재정적자는 줄어들고 투자와 고용, 성장률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되었던 경험도 부자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소득세와 법인세가 줄어들고 있다. 1980년 62%에 달하는 최고세율은 1989년 50%, 그리고 외환위기 전인 1996년에는 40%까지 떨어졌다. 두 번의 개혁 정부 시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40%에서 35%, 법인세 최고세율은 28%에서 25%까지 떨어졌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MB 정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상위 1% 소득 비중은 11~12%에 달한다. 20세 이상 인구가 4천만이라고 할 때, 상위 1%인 40만 명은 전체 소득세의 40%인 12조를 부담하고 있다. 25%를 더 부담시키면 3조원의 재정수입을 얻거나, 나머지 99%의 소득세를 평균적으로 15%만큼 줄일 수 있는 금액이다.

부자증세는 그 자체로 최상위 계층의 세후소득을 줄여 격차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복지지출 확대로 2차적인 양극화 해소 기능을 수행한다.

부자증세는 또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만약 3 조원의 재정수입으로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경제성장률은 개선될 것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이 각각 50%, 37.5%에 달하던 1980년대 후반 분배율과 성장률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1950~6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 시대 미국의 최고세율은 91%에 달했으며, 90년대 미국의 신경제도 부자증세가 배경이 되던 시기였다.

물론 부자증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확충하고, 소득과 재산에 연계된 권력 집중 해소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자증세만큼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금융거래세다.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한다. 마지막으로 부자증세와 마찬가지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천억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대선 정국에서 부자증세와 금융거래세 등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경제정책들이 거의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과연 대선 후보들은 얼마나 훌륭한 경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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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성취업자 천만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2001년까지만 해도 900만명이 되지 않던 여성취업자의 수가 10년 사이 1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여성취업자 수 증가를 이끈 것은 다름아닌 사회서비스산업의 확대이다.

여전한 노동시장 내 차별과 배제

하지만 여전히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차별과 배제에 직면해 있다. 2012년 9월 현재 여성 고용률은 49.1% 로 남성 고용률 71.3%보다 20% 이상 낮다. 또 남성이나 다른 선진국 여성들의 경우 20대보다 30대에 더 높은 고용률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책임으로 인해 오히려 30 대 고용률이 20 대보다 낮아진다. 이는 결혼, 출산, 육아의 책임이 여성에게 전적으로 부과됨으로 인해 노동시장으로부터 배제되는 현실을 반영 된 현실이다.

또한 임금이나 노동환경에 있어서도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49만 7천원으로 남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255만 9천원보다 100만원 이상 적으며, 절반 이상인 59.4%가 고용이 불안정하고 사회보험 혜택을 제공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일자리에 종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차별은 여성의 교육수준이 남성과 비슷한 경우에도 존재한다.

반복되는 문제들

여성이 겪고 있는 노동시장 내 차별과 배제는 그 자체로서도 문제이지만 불평등, 양극화, 빈곤과 같은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 저임금은 여성이 주소득원인 여성 가구주 가구의 빈곤 노출위험을 증대시키며, 여성과 남성 사이의 임금격차 확대는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의 원인이 된다. 나아가 고령화시대로 접어드는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여성에 대한 노동시장 내 차별과 배제는 노동력 부족이나 노동생산성의 저하를 가져와 국가경쟁력의 제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의 일, 가정 양립을 이야기하며 출산과 육아의 책임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육아지원정책과 출산휴가제도를 이전보다 확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은 같은 문제들을 반복해서 겪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일 · 가정 양립정책이 필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에게만 전가되고 있는 결혼, 출산, 육아의 책임을 실질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의 정부 정책 역시 이 책임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별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출산과 육아에 있어 사회가 지는 책임을 더욱 증가시키는 한편, 가구 내에서 남성이 그 책임을 같이 지도록 하는 '양성의 일·가정 양립정책'으로의 전환을 통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여성의 책임을 경감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여성 스스로 일·가정 양립을 추구하도록 하는 양질의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사회서비스업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정책을 통해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여성에게 제공함으로써 여성 스스로가 경력단절이 아닌, 자신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것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여성을 배제하려는 기업을 처벌하는 규정을 강화해 여성의 의지에 반하는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일·가정 양립정책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일·가정 양립정책을 통해 반복되는 여성의 노동현실을 개선하는 한편,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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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어떤 후보가 위기탈출을 시행할 진정한 뉴딜을 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터지고 학자들이 대침체(Great Recession)이라고 부르는 위기가 계속된 지 만 4년이 이미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 위기가 끝날 조짐은커녕 10년 이상 장기 불황이 예견된다는 발언들만 줄을 잇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서 견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워킹푸어, 하우스푸어, 자영업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등 갖가지 이유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일시적인 부양책이나 임시 일자리로 빠져나갈 수도 없다. ‘진짜 뉴딜’을 하여 불황을 탈출해야 한다. 과연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불황을 탈출할 강력한 뉴딜을 준비하고 있을까? 어떤 후보가 더 개혁적인 뉴딜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오바마보다 더 개혁적인 이유는?

역사의 시계를 과거로 돌려서 뉴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어떻게 불황을 탈출했는지를 잠깐 살펴보자. 당초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취임하면서 내놓은 제 1단계 뉴딜 정책들은 그리 개혁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개혁 보다는 경기부양정책 쪽에 가까웠다. 대표적으로 1933년 입법된 전국산업부흥법(NIRA)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 협상”을 인정(제 7조)하는 개혁 내용도 포함했지만, 대부분은 대기업의 요구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토목사업국(CWA)등이 추진하는 고용촉진 프로그램 역시 대부분 임시직 일자리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1929년 대공황 5년차로 접어들어선 1934년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난다. 풀뿌리 대중운동과 노동운동이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934년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적인 파업이 있었던 해로 기록되는데, 거의 150만 명의 노동자들이 1800여 건의 파업에 참여했다. 미니에폴리스에서는 수천 명의 트럭운전사들이 500여 명의 기업주 용역에 맞서 거리에서 유혈전투를 벌였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항만노동자들이 경찰의 잔인한 진압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메인에서 알라바마에 이르기까지 미국 남부지방에서 약 35만 명의 섬유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동자들의 저항과 대중들의 비판적 시선은 당초에 노동조합에 별 관심도 없었던 루즈벨트 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개혁안을 담고 있는 두 번째 단계의 뉴딜정책을 착수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다. 특히 제 2단계 뉴딜은 노동대중의 소득과 구매력을 향상시켜 수요를 촉진시키는 정책 수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그 대표적인 법안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을 명문화시키고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를 엄격히 금지하여 노동자의 협상력과 권한을 대폭 확장해주었던 전국노동관계법(NLRA; 일명 와그너법; Wargner Act)이다. 또한 공공사업촉진국(WPA)은 기존 임시 일자리를 지속적인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거의 50억 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또한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이 처음으로 만들어져 노인연금과 실업보험, 그리고 아이들을 둔 빈곤여성지원등을 시작했다. 이렇게 전국 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은 모두 1935년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시민이 움직이야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결국 1935년부터 제 2단계 뉴딜이 나오게 된 배경을 요약하면 무엇인가? 당시의 루스벨트가 지금의 미국 대통령 오바마 보다 훨씬 개혁적이라거나 노동 친화적이어서가 아니다. 1934년에 폭발했던 대규모 노동운동과 대중의 압력이 루스벨트 대통령을 개혁으로 끌고 간 것이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점령운동의 긍정적 압력을 받아 다시 슈퍼 부자 증세를 강력히 들고 나오면서 개혁방향을 다소 강화시킨 것과 유사하다. 다만 월가 점령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바마에 대한 개혁 압력도 다시 풀어졌다. (Jacob Kramer(2012), "Occupy Wall Street and the Strikes of 1933-34")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사실 1935년에 루스벨트가 추진한 전국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 입법을 우리 용어로 풀어보면, 경제민주화(노동권 강화)와 보편복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유력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를 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알 수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개혁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시민의 힘, 노동자의 힘이 원천이다. 대통령 선거가 점점 다가 오는데, 시민의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고 사회운동도 미약한 가운데 그저 어느 후보가 더 개혁적일지 답답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답답한 것은 대선 후보가 아니다. 지금의 현실이다. 시민이 움직여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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