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운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1.18 금융위기와 가계부채, 그리고 신용 협동조합
  2. 2012.10.31 누가 더 개혁적인 후보냐고?

2013 / 01 / 1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 
 

올해도 우리경제의 국내적 위험 요인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당연히 가계부채다. 한국은행은 최근 시중은행들의 대출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가계의 신용 위험도가 카드사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잔뜩 겁을 줬다. 1000조원의 양적인 부채 규모도 문제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더 문제다. 이미 각 가정의 가처분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은지 오래되었고, 2012년 기준 자영업자들의 원리금 상환비중은 23.1%에 이른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생각할 때 지적되는 문제가 바로 고율의 이자다. 현재 기준 금리는 2.75%로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 2금융권의 대출 이자는 10%를 훨씬 넘는다. 또한 양성화된 사채라고 할 수 있는 대부업 대출은 39%까지 이자를 받아도 법적으로 합법이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대선에서 25%대 수준 이하로 이자율을 제한하겠다는 공약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박근혜 당선자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박근혜 당선자는 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서 300여 만 명의 서민 다중채무자의 부채를 경감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제도적으로 서민들에게 저금리 조건으로 금융서비스를 해주는 구조는 여전히 부재한 형편이다.

기억하는가? 2011년 10월 월가 점령운동이 절정에 올랐을 때, 월가의 거대 은행 탐욕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2011년 11월 5일을 ‘은행 계좌 옮기는 날’(Bank Transfer Day)로 정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한 사실을. 그리고 실제로 캠페인 한 달 동안 65만 명이 45억 달러(약 5 조원)의 계좌를 옮겼고, 그 결과 당시에 직불카드 수수료를 인상하려는 월가의 거대은행(Bank of America)은 수수료 인상을 철회해야 했다. 그런데 과연 그 45억 달러는 어떤 계좌로 옮겨졌을까? 바로 미국 각 지역에 산재한 8000여개의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계좌 옮기기 운동을 한다면 어느 은행으로 옮겨야 할까?

신용협동조합은 금융 분야에서 조직되는 대표적인 협동조합 형태다. 우리는 이미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등의 사례에서 협동조합이 경제위기에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시장 실패의 충격을 일정하게 흡수할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금융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2008년 월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금융 협동조합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미국은 리먼 브라더스나 씨티은행 같은 거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외에 소규모 신용 협동조합의 존재 역시 상당하다는 것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미국에 존재하는 엄청난 신용협동조합들이 금융위기 속에서 그나마 미국 시민들의 신용수요를 보완해주었던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금융과 실물 모두에서 최악의 바닥에 도달했던 시점이 바로 2009년 3월이었다. 이 시기에 월가 은행을 대변해온 월스트리트 저널이 신용협동조합에 관한 짧은 글을 실었다. 금융위기로 거대 은행들이 무너지는 와중에서 그나마 신용협동조합들이 위기의 피난처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기사다. 비록 시일이 지난 기사지만 위기의 한 복판에서 전달해주고 있는 긴박감과 생생함이 장점이다. 가계부채로 올해도 씨름을 해야 할 우리나라 상황에서 서민금융 시스템 대안을 생각하면서 돌아봐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하여 소개한다. 

 


위기의 복판에서 피난처가 되어준 신용협동조합
(Safe Havens: Credit Unions Earn Some Interest)

 

2009년 3월 15일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현금이 과거처럼 제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소규모 은행들이 일주일에 한 개씩 파산하고 있고 대형 은행들은 정부가 제공한 병실 신세를 지고 있다. 예금자들은 자신들의 돈을 예치한 은행을 걱정하고 있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출해줄 은행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계속되는 금융 위기 태풍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점점 더 많은 예금자와 대출자들이 금융의 세계에서 혼란스럽지 않는 안전한 피난처를  찾고 있다. 그것이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신용협동조합(Credit Union)이다.  

자금사정에 쪼들리는 노동자와 자동차 구매자, 크리스마스 저축 예금자들에게 오랫동안 피난처가 되어왔던, 전국적으로 8000개에 달하는 신용협동조합이 폭풍에 시달리는 신용시장에서 믿음직은 대출원으로서 새로운 위상을 획득해가고 있는 중이다. 신용협동조합은 대다수 은행들과 비교해서 예금자들에게는 더 높은 예금 이자를, 대출자들에게는 더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윈-윈 조합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의 금리를 분석하는 조사기관인 데이터 트랙(Datatrac)에 따르면, 현재 시점(2009년 3월 시점)에서 신용협동조합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2.29%인데 반해 일반 상업은행은 1.74%에 불과하다. 신용협동조합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4.41%이지만 은행은 4.77%이다. (하지만 30년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 대출은 상업은행들이 5.33%를 약간 밑도는데 비해 신용협동조합은 5.39%로 다소 높다.)  

신용협동조합 조합원은 2004년에 8,500만 명에서 2008년에 약 9천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났다. 대출 총액도 2007년 5,39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5,75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8300개의 미국 은행들은 2008년에 310억 달러라는 엄청난 대출자산 감소를 겪었는데 2007년 7조 9,070억 달러에서 2008년 7조 8,760억 달러로 줄었던 것이다.

플로리다 주 잭슨빌의 신용협동조합 CFCU에 가입한 버클배치씨는 3년 전에 자동차를 구매했다. “단지 금리 조건이 좋다는 것뿐이 아닙니다.” 그는 카펫 세탁사업 계좌도 신용협동조합으로 옮겼다. “고객 서비스와 솔직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아서 그들에게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1년 뒤 그는 신용협동조합에서 빌려서 트럭도 구매했고 2009년 1월에는 주택모기지 대출을 신용협동조합으로 갈아탔다. 그는 신용협동조합에서 받는 4.25%대출 조건과 유사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다른 금융기관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다른 금융기관들과 마찬가로 신용협동조합이 신용위축을 해소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신용협동조합은 안정성을 유지해주고 있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다른 은행들처럼 정부지원으로 겨우 지탱되는 그런 상태는 아니다. (다만, 소규모 ‘소매’ 신용협동조합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 28개의 ‘대규모 도매’ 협동조합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 계획은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올해에 단 2개 정도의 소매 신용협동조합이 문을 닫았을 뿐이다. 전국신용협동조합감독청(National Credit Union Administration, NCUA)에 따르면, 2008년에 청산되었던 15개 신용협동조합 가운데에서 9개는 부동산 문제 때문이었다. “현재 시점에서 신용협동조합 업계는 견고합니다.” 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을 분석하는 기업 바우어파이낸셜(BauerFinancial)의 대표인 도어웨이(Karen Dorway)의 말이다.  

신용협동조합은 조합원로부터 예금을 받아서 다시 조합원들에게 대출해주는 단순한 사업모델을 고수함으로써 금융계의 대 혼란을 피해갈 수 있었다. “신용협동조합은 업무기준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5년 전에 대출을 받았다면 지금도 비슷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의 신용협동조합의 업계분석가인 펜라드(Daniel Penrod) 의 말이다.

신용협동조합의 신용대출 신장률은 견고했다. 특히 제 1 모기지 대출(first mortgages)과 중고차 대출이 그렇다. 신용협동조합 전국협회 선임 이코노미스트 센크(Mike Schenk)에 따르면, 2007년 대출 신장률 2%보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 7%로 더 많은 대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는 말한다. “우리는 게임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림1] 미국 신용협동조합의 유형별 대출 규모추이

그러나 신용협동조합이 경제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주택거품이 심했던 네바다, 캘리포니아, 아리조나, 플로리다 등지에서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협동조합은 아직 대부분 은행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어려움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전국적으로 2009년 1월 기준 신용협동조합의 연체율은 1.45%인데 이는 2006년 연체율 0.68%의 두 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동시에 은행들의 연체율 2.93%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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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어떤 후보가 위기탈출을 시행할 진정한 뉴딜을 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터지고 학자들이 대침체(Great Recession)이라고 부르는 위기가 계속된 지 만 4년이 이미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 위기가 끝날 조짐은커녕 10년 이상 장기 불황이 예견된다는 발언들만 줄을 잇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서 견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워킹푸어, 하우스푸어, 자영업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등 갖가지 이유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일시적인 부양책이나 임시 일자리로 빠져나갈 수도 없다. ‘진짜 뉴딜’을 하여 불황을 탈출해야 한다. 과연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불황을 탈출할 강력한 뉴딜을 준비하고 있을까? 어떤 후보가 더 개혁적인 뉴딜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오바마보다 더 개혁적인 이유는?

역사의 시계를 과거로 돌려서 뉴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어떻게 불황을 탈출했는지를 잠깐 살펴보자. 당초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취임하면서 내놓은 제 1단계 뉴딜 정책들은 그리 개혁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개혁 보다는 경기부양정책 쪽에 가까웠다. 대표적으로 1933년 입법된 전국산업부흥법(NIRA)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 협상”을 인정(제 7조)하는 개혁 내용도 포함했지만, 대부분은 대기업의 요구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토목사업국(CWA)등이 추진하는 고용촉진 프로그램 역시 대부분 임시직 일자리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1929년 대공황 5년차로 접어들어선 1934년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난다. 풀뿌리 대중운동과 노동운동이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934년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적인 파업이 있었던 해로 기록되는데, 거의 150만 명의 노동자들이 1800여 건의 파업에 참여했다. 미니에폴리스에서는 수천 명의 트럭운전사들이 500여 명의 기업주 용역에 맞서 거리에서 유혈전투를 벌였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항만노동자들이 경찰의 잔인한 진압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메인에서 알라바마에 이르기까지 미국 남부지방에서 약 35만 명의 섬유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동자들의 저항과 대중들의 비판적 시선은 당초에 노동조합에 별 관심도 없었던 루즈벨트 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개혁안을 담고 있는 두 번째 단계의 뉴딜정책을 착수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다. 특히 제 2단계 뉴딜은 노동대중의 소득과 구매력을 향상시켜 수요를 촉진시키는 정책 수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그 대표적인 법안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을 명문화시키고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를 엄격히 금지하여 노동자의 협상력과 권한을 대폭 확장해주었던 전국노동관계법(NLRA; 일명 와그너법; Wargner Act)이다. 또한 공공사업촉진국(WPA)은 기존 임시 일자리를 지속적인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거의 50억 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또한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이 처음으로 만들어져 노인연금과 실업보험, 그리고 아이들을 둔 빈곤여성지원등을 시작했다. 이렇게 전국 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은 모두 1935년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시민이 움직이야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결국 1935년부터 제 2단계 뉴딜이 나오게 된 배경을 요약하면 무엇인가? 당시의 루스벨트가 지금의 미국 대통령 오바마 보다 훨씬 개혁적이라거나 노동 친화적이어서가 아니다. 1934년에 폭발했던 대규모 노동운동과 대중의 압력이 루스벨트 대통령을 개혁으로 끌고 간 것이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점령운동의 긍정적 압력을 받아 다시 슈퍼 부자 증세를 강력히 들고 나오면서 개혁방향을 다소 강화시킨 것과 유사하다. 다만 월가 점령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바마에 대한 개혁 압력도 다시 풀어졌다. (Jacob Kramer(2012), "Occupy Wall Street and the Strikes of 1933-34")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사실 1935년에 루스벨트가 추진한 전국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 입법을 우리 용어로 풀어보면, 경제민주화(노동권 강화)와 보편복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유력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를 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알 수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개혁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시민의 힘, 노동자의 힘이 원천이다. 대통령 선거가 점점 다가 오는데, 시민의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고 사회운동도 미약한 가운데 그저 어느 후보가 더 개혁적일지 답답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답답한 것은 대선 후보가 아니다. 지금의 현실이다. 시민이 움직여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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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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