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5 / 18 새사연

이제는 에너지 분권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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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에너지 안보 패러다임을 넘어.

2. 탄소감축, 다양화, 탈 집중화를 위해

3. 권력 불평등을 해소하는 에너지 정책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 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리셋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단행본을 출간했다. 그 원래 원고들을 가지고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1.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을 넘어

2011년은 에너지 위기가 어떻게 도래할 수 있을지를 마치 영화 예고편처럼 다채롭게 보여주었다. 2월에는 리비아 사태, 3월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그리고 9월 한국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있었다. 이 사건들은 각각 지정학적 위험, 핵발전의 위험 그리고 허약한 전력체제의 위험을 상징한다. 과학사회학과 재난관리이론 등에서 사용하는 정상사고(Normal accidents)라는 용어로 설명하기에도 딱 맞다. 정상사고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인 기술체계가 사고의 위험을 줄일 것이라는 일반의 믿음과는 달리 오히려 필연적으로 사고를 발생시키는 경우를 뜻한다. 시작은 조그만 사건이었지만, 통합되고 집중된 기술체계를 타고 가속화되면서 거대한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 위기의 발생가능성이 상존할 뿐만 아니라 발생가능한 피해가 재난의 수준이라면 그것은 지속가능한 사회라 부를 수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정책은 값싼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핵심 목표로 하는 에너지안보의 패러다임 속에서 추진되었다. 최근에는 여기에 전력 민영화라는 패러다임이 더해졌다. 에너지안보와 전력 민영화 패러다임은 에너지 자원에 대한 금융시장, 특히 파생상품시장의 개입이 높아지고 있는 국제 환경과도 떼어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자원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 하고 있다. 유가의 상승은 지나치게 팽창한 원유 금융시장의 불안과 석유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안보의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1980년대 이후 국가 에너지 정책의 토대는 바로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에 기초해 왔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자원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해외 자원의 안정적 확보란 1970년대 발생했던 석유파동과 같이 갑작스러운 충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은 산업 생산 및 소비를 극대화시키는 것과 동일시되고 환경과 자원에 대한 가치는 배제되거나 부차화된다. 이 과정에서 중앙집중화된 대규모 전력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대규모 전력 체제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체제와 잘 조응할 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의 급격한 변동에 대처하는 잉여 전력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십 수 년 동안에는 자주 개발률제고 정책과 원자력발전소건설 정책이 한국의 중요 에너지 정책으로 부상하였다. 혹자는 이 정책들이 수입 원유 의존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도 경제 성장주의, 에너지 공급주의에 종속되어 있다. 또한 해외 자원 확보와 원자력 발전, 신 에너지 기술개발 등 최근 정부가 핵심 전략으로 채택한 사업들은 모두 대규모 자본이 주도하는 대형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에너지안보 패러다임에 종속된 에너지 정책을 지속하는 한 인류와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지난 수 십 년간 이룩한 경제적, 기술적 성취는 동시에 다수의 새로운 문제들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었으며 특히 회복할 수 없는 환경 파괴를 동반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마저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기후 온난화와 탄소 배출 감소로 상징되는 환경적 가치가 주변화되거나 파괴될 뿐만 아니라 에너지 빈곤, 에너지 수익과 분배의 불평등 같은 사회경제적 소외가 심화되고 있다.

 

2. 탄소 감축, 다양화, 탈집중화를 위해

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에너지 정책의 과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지속가능한 환경 및 자연자본 유지를 위한 탄소 감축이 요구된다. 둘째, 1차 에너지원을 다양화해야 한다.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부터 탈피하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중앙집중식 전력 중심 체제에서 탈피한 탈집중화된 에너지 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 중앙집중식 전력 중심 체제란 에너지 생산과 분배에 있어 전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발전과 소비가 지역적으로 분리되어 각각 집중되는 구조를 말한다. 이 체제에서는 에너지 소비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에너지 손실도 매우 높다. 또한 고도로 집중화된 시스템은 의사 결정의 집중화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흔히 위계 구조의 강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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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4월까지 4%를 넘어서며 국민 생활에 주름살을 만들고 있는 것이 물가다. 소득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빠르게 올라 부담은 4%라는 숫자의 의미를 넘어선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석유와 식품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도 한몫했다. 이처럼 국민생활에 부담을 주고 있는 물가상승의 핵심 원인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원자재, 그리고 세계 곡물가격의 급상승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올해 들어 다시 100달러를 돌파한 유가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온난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최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전력이나 석유 등 에너지 산업 정책은 “높은 산업생산과 고도 경제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낮은 가격으로 충분히 공급해 준다고 하는 공급위주 정책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지속해 왔다. 70년대 이후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고 석유파동 충격을 받았지만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면서 공급위주 정책은 꺾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과잉 탄소배출에 의한 온난화가 빨라지고 화석연료 생산증대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여기에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원자력은 일본 원전사고가 명백히 입증해 주고 있듯이 당장 비용이 덜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험도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는 것이 현실로 밝혀지면서 더 이상 기존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 있는 상태다. 중앙정부에 의한 공급위주 에너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 저탄소·저에너지 소비형의 산업정책 전환을 포함하는 ‘수요관리 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요관리와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목표를 잡고 이를 녹색성장 산업이자 미래산업의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집중하려는 추세다. 물론 우리 정부는 여전히 원자력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고 수요관리정책으로 적극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도 없다.

 그렇다면 농업은 어떨까. “자동차 팔아서 밀과 옥수수를 사오면 된다”는 주장이 압축해 주고 있듯이 전 세계적으로 낮은 가격의 곡물이 무한히 공급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해 이른바 산업 비교열위에 있는 국내 농업기반을 거의 폭력적으로 축소시키면서 해외수입으로 충당해 왔다. 그 결과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이 4%에 불과한 지경까지 왔지만 저가의 해외곡물 수입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던 최근까지는 당장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한때 곡물생산 증대가 한계에 다다르자, 마치 에너지 산업에서 원자력을 도입했던 것처럼 농업에서 이른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 개발되면서 자연적 증산의 한계를 넘어 버렸다고 안일하게 인식했다. 그 결과 한국은 GMO 농산물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그러나 GMO 농산물은 원자력처럼 저비용의 대량생산이 가능한지는 몰라도 그 위험도는 무한일 수도 있을 만큼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2008년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두 번째로 곡물가격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물가불안이 이어지면서 중동에서 엄청난 저항과 시위가 발생하자 무언가 근본적이 대책이 시급한 것 아닌가 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에너지 산업에서 보여 줬던 사고 발상 이상의 발상 자체의 전환이 필요하게 된 시점에 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책을 보면 발상 전환의 조짐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해외곡물 생산기지 확보나 해외곡물조달체제 구축 등이 주요 대책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는 국내 농업기반을 재구축하기 위해 농업에 녹색산업이자 미래 핵심 전략산업의 가치를 부여하고 혁신적인 농업재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장기과정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는 어디에서도 엿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략적 접근의 대전환이 절박한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미래가 비관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밀접한 연관성은 더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하고자 옥수수 같은 곡물을 원료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게 되고, 반대로 대규모 농업생산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끌어다 쓰면서 서로 불가분하게 얽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옥수수 생산의 4분의 1은 사람의 식용이나 가축 사료용이 아니라 바이오에탄올 연료를 위해 재배되고 있고 이는 더욱 확대될 추세다. 석유 값이 뛰면 바이오에탄올 증산을 위해 더 많은 곡물이 원료로 투입된다. 옥수수가격이 동시에 뛰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다. 얼핏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에너지 산업과 농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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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3고병수/새사연 이사

일본 원전에 우리는 안전한가?

 지난 3월에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고 근처에 있던 원자력발전소가 문제를 일으키자 우리는 TV 화면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무감각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엄청나게 긴장하고 불안에 떨었던 것 같다.

그 당시 어느 날인가 진료 중에 간호사가 급한 외국 전화라고 하면서 전화 연결을 해줬다. 미국 LA에 사는 교민이었다.

  “저희 어머니가 지금 제주도에서 살고 계신데, 병원에 가면 요오드를 처방 받을 수 있나요?”

  “무슨 일이죠? 요오드는 갑상샘 질환 때나 특별한 경우 아니면 치료에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지금 한국은 괜찮아요? 일본 원자력발전소 폭발 때문에 요오드를 사느라고 지금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난리랍니다.”

 일본 원전의 사고 정도가 아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고, 바람의 방향이나 조류 등을 고려할 때 너무 염려할 정도는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래도 그 분은 반드시 어머니를 위해서 요오드를 구해드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거듭 물어왔다. 일본말로 아까징기(요오드팅크)라고 하는 빨간약이나 몇 개의 요오드 관련 약들을 본 적은 있으나 처방으로는 한 번도 써본 일이 없는 요오드를 어떻게 소개시켜 줄 방법이 없어서 약국으로 알아보라고 얼버무리면서 전화를 끊었다.

참, 어이가 없었다. 우리도 가만있는데, 왜 저 멀리 미국에서 그 야단법석을 치는지 모르겠다.

일본 원전 사고에 과연 우리는 안전한가?

며칠 전 전국에 비가 내렸다. 그 중에는 방사능 물질이 함유된 비도 있었을 것이지만, 정부에서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연일 발표하고 나섰다. 아마도 국민들이 혼란해 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였으리라.

요즘 언론에서는 방사능 관련 보도를 계속 하고 있고, 심지어 6일 청와대에서 ‘원전·방사능 관련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물통이나 곡식, 과일 등은 비에 젖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조치를 이미 각 지역에 내렸다고 한다. 지금은 문제가 없더라도 사전에 대처를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정부는 너무 안일하게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항상 그렇듯이 조류 독감이 유행할 때나 이번 구제역 파동이 일었을 때도 뒷북만 치다가 결국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불쌍한 짐승들을 땅에 생매장하는 것뿐이었다.

정부에서 관련 기관 대책회의를 한 것도 일본 원전 사고 이후 거의 한 달만에 생겼다. 멀리 있는 나라도 아니고 가장 인접한 국가로서는 너무 늦은 대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무관심했지만 점점 환자들이 자꾸 물어오고, 비까지 오면서 방사능 오염 농도가 높아진다고 하니 우려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자료들을 들춰보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방사능 오염 농도가 그다지 염려할 정도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과연 정부나 기상청의 발표가 맞느냐는 것이다. 많은 경우 우리는 나중에야 정확한 정보를 내놓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불신을 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문제는 국민의 안전에 대한 정부의 불감증이다. 정부는 북한의 문제나 안보에 관한 문제가 있으면 재빨리 국민들에게 선동하지만, 정작 그 외의 분야에서는 느리기가 달팽이같다.

안보 분야뿐만 아니라 안전에 관한 문제, 국민들의 건강에 관한 문제들은 항상 먼저 준비하고 재빠른 대처를 해줘야 한다. 무조건 말로만 안심하라고 하지 말고. 결국 난리가 나면 고관대작들이나 부자들은 피할 구멍들이 다 있지만 다치고 힘든 사람들은 모두 서민들뿐이지 않는가?

우리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이번 일본 원자력발전소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원전도 대처를 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 모든 원전을 없애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대체 에너지 개발이나 에너지 효율성에서 만족할 수준이 안 되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두더라도 안전성과 원전 확대 계획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는 일본 원전 문제도 다소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 방사능 오염은 단기간 강한 피폭도 문제지만 오염된 공기, 혹은 어패류, 곡식들을 통해서 시간이 한참 지나서라도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는 것도 문제이다.

그리고 방사능 물질의 특성이 수 년, 혹은 수 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체내에 머물면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며 기형아를 낳게 하거나 암을 유발하는 것이 더 심각하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할 것 없이 항시적인 원전 관련 대책팀을 꾸리고, 늘 방사능 오염 상황을 점검하면서 국민들에게 시시각각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서도 농산물이나, 가축, 어장들에 대해서 주의를 하도록 하고, 위험이 감지되면 재빨리 각 학교에 야외활동을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준다든지 해야 한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정보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항상 상황을 알려주면서 혹시나 있을 상황에 대한 대처를 교육하고 홍보한다면 왜 불안해하겠는가? 지금은 괜찮더라도 혹시나 후쿠시만 원전에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방사능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 여러 국제기구에서도 방상성 물질 피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수치이면 괜찮다고 규정해 놓은 것들이 있다. 대부분 차단되지만 태양으로부터 방사선이 오고 있고, 병원에서는 X-ray 등을 찍고 있다. 사실 이 정도로는 우리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웃기는 것은 관련 국제기구들이 인체에 영향을 끼치는 방사능 오염 정도를 규정해 놓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험에 의한 추측일뿐이라는 것이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 규정한 1년에 노출되는 방사선량 1밀리시버트(mSv)가 안전한 범위라는 것도 사실은 안심할 수치라고 장담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그 기준이 더 높았었는데,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괜찮다고 하는 수치가 몇 년이 지나면 문제가 있는 수치로 바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방사능 오염은 태아에게 해로운데 그 양도 아직은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2~18주 내에 있는 태아인 경우 그 위험성은 아주 크기 때문에 되도록 주의에 주의를 더하는 것이 좋다. 임산부의 경우 방사능 오염이 우려될 때에는 외출을 삼가고, 혹시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따뜻한 물로 헹궈내면서 비누로 씻어주도록 한다. 보통 사람들도 새삼 손씻기가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다시 한번 국민들의 ‘안전’이나 ‘건강’에 관한 문제만큼은 책임 있는 관계자라면 많이 걱정하고, 미리 많은 준비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하고 싶다. 그리고 미국의 질병관리본부(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 말하는 그들의 생각을 옮기면서 글을 마치겠다.

 “방사능 오염은 아무리 그 양이 적을지라도 이익(의학적 이득 등)이 되지 않는 한 피해야 한다”

(Any radiation dose should be avoided unless there is some benefit from that dose.)

 이 글을 쓰면서도 참 한심한 것은 저 멀리 있는 미국도 누리집에서는 도배하다시피 방사능 오염과 주의할 것에 대해서는 온갖 경고와 자료를 올려놓고 있는데,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누리집에는 눈 씻고 보려고 해도 방사능 관련 소식은 보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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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1이상동/새사연 연구센터장

일본의 원자력 발전 사고가 점점 수습 불능의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일본 정부가 몰래(!) 태평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고 원전 불안감 확산에 놀란 한국 정부는 연일 ‘우리는 문제 없다.’를 외치고 있다.

문제의 본질로 거슬러 올라가 원자력 발전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나라가 왜 여전히 원자력 발전을 늘리려고 하는지, 전력 체제 전환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일인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전력의 50%는 산업계가 사용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효율이 낮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국민경제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평가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에너지원단위’를 기준으로 할 때, 2005년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 7위이다. 우리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6개국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쿠웨이트, 터키이다. 이른바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비교할 만한 경제는 없어 보인다. 에너지원단위는 부가가치, 즉 GDP를 생산하는 데 있어 사용되는 에너지의 규모를 측정하는 수치이다. 세계 4위의 에너지수입국인 한국은 역시 에너지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보다 약 3배가 높은 에너지원단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의 에너지 효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들이 에너지 절약을 솔선수범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꼭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최종에너지의 83%가 수송과 난방에너지인데 이는 가계의 에너지 소비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전력을 놓고 보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력소비의 50%는 산업계이다. 특히 제조업이 압도적인 비율의 전력을 소비한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에너지집적도가 매우 높은 중화학공업 중심이기 때문이다. 수출의존형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는 산업계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에너지정책의 최고 목표로 삼아 왔는데 원자력 발전이 급속히 확대된 배경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2008년에 나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도 이런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원전을 2030년까지 추가로 10기 건설하고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의 36%에서 59%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값싼 산업용 전력 요금

 

전력 수급정책이 산업계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은 가격 체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먼저, 전기에너지의 가격 자체가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 가운데 전기의 가격이 가장 낮은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일본과 비교해 달러 기준 가격이 약 1/2에 불과하며, 반대로 (난방용) 등유는 약 2배에 이른다. 등유와는 달리 전기생산을 위한 에너지는 고도로 중앙집중화되어 소비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논리적으로 필연이라 할 수는 없겠으나, 자본이 고도로 집중되는 중화학공업의 발전을 위해 한국의 에너지 종류별 가격이 설정되었다는 것은 현실에서 필연으로 보인다.

또한 잘 알려져 있다시피 산업용 전기 요금을 낮게 설정하여 2차적인 혜택을 부여한다. 현재 산업용전력 요금은 주택용전력 요금의 약 70%에 불과하다. 값싼 경부하 요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산업계가 애써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필요가 별로 없다. 여기서 하나 더 기억해야 할 점은 한국의 전기 요금은 정부가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휘발유, 가스 등과는 달리 사실상 동결되어 왔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전력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산업계에 먼저 적용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

 

다시 원자력 발전으로 돌아가자. 원자력 발전 중심의 전력 체계는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 그 이유는 첫째, 발전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최초 투입된 에너지 대비 최종 소비된 에너지의 비율이 약 75% 정도이다. 나머지 25%는 어떤 형태로든 손실된 것이다. 이 비율은 지난 1970년대에 90% 수준이었는데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손실되는 에너지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와 전력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가 일치하고 있다. 전력 발생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이 막대하고 특히 원자력 발전에서 그러하다.

 

둘째, 심야전력의 과잉소비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은 그 특성상 한번 발전을 시작하면 중간에 멈추기가 대단히 어렵다. 하루 24시간 가동되어야만 하고 따라서 심야 또는 저소비 계절의 전력 과잉을 발생시킨다. 정부는 이 때문에 심야전력 요금의 할인을 수차례 반복해 왔다. 그 결과 발전의 효율이 높아졌을까? 그렇지 않다. 심야전력 요금의 할인은 심야전력 소비를 늘리고, 이는 다시 원자력 발전 설비 증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어느새 ‘녹색 성장의 에너지’로 둔갑해 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은 에너지 소비를 더욱 늘리게 할 것이고 현재의 중앙집중식 산업구조에 더욱 의존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화석연료로부터 탈피하는 것의 답이 원자력에 있지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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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31     이상동/새사연 연구센터장

원전 이슈, 안전성에서 발전 체제로

 

이제 원자력 발전의 전환을 이슈화하자. 일본 동북부의 참사가 방사능 공포로 이어지면서 원전의 ‘안전신화’가 산산이 깨지고 있으나 우리의 관심은 ‘안전 그 이상’에 있어야 함을 감히 주장한다. 과학적으로 원전이 얼마나 안전한가, 경제적으로 원전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가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과학적 평가와 경제적 평가의 내용이 틀렸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방식 자체가 틀렸음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본질은 거대 과학기술이 만들어 낸 ‘위험사회’에 있으며, 경제 이해의 관성에 따라 가속화되는 ‘불평등 사회’에 있다. 위험사회, 불평등사회의 질적인 수준은 아무리 정교한 것일 지라도 수치만으로는 평가될 수 없다.

보다 적절한 평가 방식은 ‘사회적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원자력 발전에 있어서는 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747’을 달성한 국가라 할 만하다. 발전규모가 세계 6위의 선진국이며 추가 건설 규모가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인 선도국가이기 때문이다. 원자력을 둘러싼 극심한 사회갈등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원전이 계속 확대되어 온 것은 왜일까? 그것은 현재의 에너지체제를 유지하려는 강력한 이해당사자들이 있고 이러한 체제에 대다수 사회구성원들이 적응해 있기 때문이다. 원전 공포를 해소하는 것은 원전에 얽힌 이해(利害)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과 달리 갈 수 없다. 따라서 적절한 평가 방식은 문화적 가치, 제도적 조직 그리고 권력적 이해득실을 분석하는 ‘사회 과학’과 관련되어야 한다.

 

경성(hard) 에너지 체제의 황태자, 원자력 발전

 

모리슨과 라드윅(Morrison and Lodwick, 1981)은 사회과학의 (진정한) 과제는 에너지체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저자들에게 크게 영감을 준 라빈스(Lovins, 1976)는 일찍이 화석연료에 기반한 현재의 세계 에너지체제는 ‘경성 에너지 경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경성 에너지 경로(hard energy path)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바탕으로 거대자본과 거대기술로 구성되는 공급위주의 대규모 중앙집중화된 에너지 이용방식’을 말한다.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 경제성장의 관건이라는 믿음 하에 에너지원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한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채택되고 통제권은 권위주의적 관료에 주어지며 운영 및 관리는 기술엘리트와 사적기업에 의존한다.

 

최근 이명박 정부에 의해 황당하게도 녹색성장의 에너지원으로 지목된 원자력은 이상의 경성 에너지 경로의 결정판이다.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원자력은 환경친화성, 공급지속가능성, 형평성과 민주성 등에 커다란 한계를 가지게 된다. 예컨대 환경친화성의 문제점은 최근 일본 원전 사고의 사례가 웅변하고 있고 공급지속가능성은 자원의 고갈가능성에 의해 의심받고 있다. 에너지 과잉소비는 다음 세대의 선택을 제약한다는 의미에서 세대간 형평성을 훼손시키고 가격 부담의 차이는 동시대 저소득층에게도 생계비의 압박으로 나타난다. 에너지 빈곤층은 전력공급 인프라의 사각지대에서 구조화되고 값싼 공공전력 대신에 값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데로 내몰린다.

원자력 발전은 어떤 측면에서는 화석연료 발전보다 훨씬 민주성이 결여되어 있다. 의사결정의 중앙집중, 생산 및 소비 공간집중 수준-우리나라는 이 수치에서 세계 1위이다-이 매우 높기 때문에 에너지정책결정과정에 사회구성원이 참여하는 것이 훨씬 제한되는 것이다. 발전시설, 폐기물처리 시설은 지방의 일부 지역에 밀집되지만 전력소비는 대도시지역에 밀집된다. 이는 위험부담이 불평등하게 분배됨을 의미하며, 대의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불평등을 시정하고자 하는 노력은 투표권의 격차에 의해 무위로 돌려지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필자는 전력체제의 전환에 있어 가장 큰 산은 산업부문이라고 본다.

첫째는 규모에 있어 그러하다. 최종 소비부문에 있어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는 약 60%로 가정용의 약 3배에 이른다. 둘째로, 산업부문이 현재 에너지경제체제의 하부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원의 변화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산업부문에서 생산되는 재화의 변화가 동반해야만 새로운 소비구조가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전과 산업부문의 관련성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를 가동해야 하는 산업부문은 그 특성상 대규모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원자력은 기초 전력을 담당하고 있는데(전체 발전량의 약 40%) 이는 한번 가동하면 멈추지 않고 24시간 내내 지속되는 원자력의 특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원자력을 기초 전력으로써 대규모 산업전력에 대응시키고 있는데 이것이 원전 확대에 현실적 정당성을 강화시킨다. 그런데 원자력이 기초 전력이 됨에 따라 전력소비가 적은 시각이나 계절에 막대한 잉여전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경성 경로를 벗어나 연성 경로로 진입하는 것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른바 ‘자원 안보’의 논리가 강화됨에 따라 문제는 한층 국내외적으로 복잡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다수 국민들의 참여와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선의에 호소하는 것만으로 생활 패턴을 바꿀 수는 없다. 원자력의 공포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그리고 평화롭고 정의로운 체제 전환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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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글을 쓰는데 큰 도움을 얻은 논문 윤순진(2009), “한국의 에너지체제와 지속가능성”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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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