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6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숨겨진 비정규직




통계청의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자료가 발표된 이 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는 591만 명이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33.3%가 비정규직 노동자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부 통계는 임시·일용직 노동자들 중 일부만을 포함하고 있다. 임시·일용직 노동자들은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들로 고용이 불안정하며, 상용직 노동자들에 비해 임금이나 복지와 관련된 처우에 있어 차별을 받는 노동자들이다. 그러므로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비정규직에 포함되지 않은 임시·일용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에 포함해 비정규직 규모를 산출하고 있는데, 이런 노동계의 방식을 따를 경우 2012년 8월 비정규직의 규모는 848만 명으로 늘어난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에 가까운 47.8%가 비정규직 노동자인 것이다.


쌓여가는 차별, 사회보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정과 함께 저임금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임금근로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37만 7천원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 277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2012년 8월 현재).

뿐만 아니다. 고용불안정과 저임금에 직면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보험지원에 있어서도 차별을 받는다. 의료보험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의 98.9%가 직장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8.4%만이 직장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국민연금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은 97.5%가 직장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2.7%만이 직장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실업보험과 연계된 고용보험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6.6%만이 이를 직장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 빈곤과 같은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히려 사회보험서비스에 있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많은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로 인해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빈곤(working poor)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소득의 소비탄력성이 큰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지속될 경우 민간소비수요의 감소를 불러와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희망은 어디서


다행인 것은 최근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관찰되고 있으며, 새 정부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나 정부의 약속이 실제 노동시장 내 만연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지 못 할 것이라 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몇몇 공공부문 사업장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의 신분으로 공공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새정부 역시 선거에서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공약을 내놓긴 했지만 실제로 어떤 정책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할지는 막연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한편, 민간부문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줄일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도록 하는 유인책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금의 비정규직법만으로는 직면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실제 지난 정권에서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또 다른 비정규직 일자리에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새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대한 고찰과 함께 법안의 수행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근 OECD 고용노동사회국 수석경제학자인 폴 스와임은 “한국의 사회정책 과제”라는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사회통합을 위한 핵심 과제로 비정규직 해소를 주장하였다. 그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화는 근로소득의 불평등과 고용불안의 원인이 된다고 하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근로의욕을 높여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며, 임금격차의 축소로 소득 형평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과 양극화, 빈곤 등 사회 문제의 해결방안인 동시에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써 한국 사회의 발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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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7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올 상반기 922조 원까지 늘어난 가계부채가 가계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 가계부채는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오히려 늘어났다. 2007년 말 가계부채가 665조 원이었으니 2008년 이후 거의 40% 가까이 빚이 늘어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1분기부터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중은행이 전년 대비 2% 이내 수준으로 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카드사도 정부 규제 등의 영향을 받아 대출을 억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사실 지금까지는 부채 증가가 가계의 취약한 소득을 보완해줘 가계의 구매력 확대를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가 증가해 단기적으로는 내수에 기여했다. 은행들도 대출을 늘리면서 수익이 증대했고, 이 역시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가계부채가 일정 부분 내수를 끌어가는 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반전이 시작된 것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돼 은행에서 가계로 흘러가는 추가 대출은 줄어든 반면, 가계가 은행에 되돌려줘야 하는 이자는 늘어났다. 한마디로 은행에 대한 부채상환 부담 때문에 구매력과 소비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들도 대출상품 판매를 추가로 할 수 없게 됐음은 물론이다. 가계부채가 상당 기간 우리 경제에 큰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채권 은행과 채무 가계의 관계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채에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상환 불능 위험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소득 부채가구, 자영업 부채가구, 내 집을 가지고 있지만 가난한 가구의 위험성이 크다. 이들이 바로 워킹 푸어, 자영업 푸어, 하우스 푸어라고 하는 3대 푸어 집단으로, 일을 해도 가난하고 자기 사업을 해도 가난하며 집이 있어도 가난한데, 여기에 빚까지 얹어지면서 고통이 가중되는 것이다.  

물론 1000조 원대 가계부채는 외환위기 이후 10년 넘게 누적된 결과며, 일차적으로 소득에 비해 과도하게 차입을 늘려온 가계에 더 큰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때문에 지금 고통이 따른다고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돈을 빌린 가계만 책임이 있고 돈을 빌려준 은행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까. 우리보다 먼저 가계부채로 파산을 경험한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금융개혁법에서 약탈적 대출 금지조항을 신설해 과잉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했음을 참고해야 한다. 차입자에게 감당할 수 없는 대출을 해줘 수익을 추구하고, 부실이 나면 국민 혈세나 마찬가지인 공적자금을 받아 연명하는 금융기관의 이런 행위를 포괄적으로 약탈적 대출로 간주하면서 규제를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 은행도 예외가 아니다. 엄격하게 상환 능력을 검증하지 않은 대출이나 10년 이내 단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부 일시상환대출, 과도한 수수료 등 금융소비자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는 대출 형태 등은 포괄적으로 보면 약탈적 대출 요소를 갖춘다. 가계부채 위험과 손실 부담을 은행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 또한 가계대출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가계대출이 감소되는 상황에서 우리만 가계부채가 늘어나는데도 “경제규모가 커지면 부채규모도 커질 수 있다”며 예방적 차원의 대책을 세우는 데 소홀했다. 아울러 저축은행 부실 우려나 신용카드사 과잉경쟁 등에 뒤늦게 개입함으로써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기도 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저소득층이 몰리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키웠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계부채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먼저 집 한 채가 한 가계의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인 우리 현실상 은행의 무차별적 압류조치에 대한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소한의 주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채권자인 은행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아난 우리 은행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약탈적 대출 규제하자는 움직임도 있어


지난해 우리나라 은행들이 올린 엄청난 수익에 대해 언론에서 문제 삼은 적이 있다. 금융감독원 발표를 보면 2011년 은행들의 세전수익은 19조 원이다. 2010년 대비 46%나 상승한 규모다. 세금을 내고 손실대비준비금을 적립하고도 12조 원이나 된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0년 6.2%, 2011년 3.6%였다. 그런데도 은행은 이익신장률이 50% 가깝게 뛰어오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실적은 제조업처럼 해외 수출이나 기술혁신을 통해 달성한 것이 아니다. 예금 금리는 낮추고 대출 금리는 높여서 이익을 얻는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로 큰돈을 벌었고, 그것도 해외 시장이 아니라 가계부채가 심각한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치고는 지나치게 컸기에 비판이 일었던 것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득이 늘지 않고 부동산값도 오르지 않는데 가계대출을 늘렸다면, 신용과 담보가치 평가 등 상환 능력에 대한 엄밀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추정도 가능할 법하다. 최근 상환 능력을 엄격하게 고려해 대출을 해주고, 이를 어기면 상환의무를 소멸시키는 것까지 고려한 ‘공정 대출법’을 입법화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우리 사회에선 금융, 특히 은행의 ‘공공성’을 부쩍 강조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세미나를 통해 “국내 은행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관리 체계 개선, 사회적 책임 활동 체계화,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은행에 대한 공공성 요구에 적극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은행들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을 나눠지려는 자세를 보이고, 향후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글은 주간동아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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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어떤 후보가 위기탈출을 시행할 진정한 뉴딜을 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2008년 터지고 학자들이 대침체(Great Recession)이라고 부르는 위기가 계속된 지 만 4년이 이미 지나갔다. 그러나 아직 위기가 끝날 조짐은커녕 10년 이상 장기 불황이 예견된다는 발언들만 줄을 잇는다.

그렇다고 이대로 앉아서 견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워킹푸어, 하우스푸어, 자영업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등 갖가지 이유로 가난해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일시적인 부양책이나 임시 일자리로 빠져나갈 수도 없다. ‘진짜 뉴딜’을 하여 불황을 탈출해야 한다. 과연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불황을 탈출할 강력한 뉴딜을 준비하고 있을까? 어떤 후보가 더 개혁적인 뉴딜을 할 수 있을까?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오바마보다 더 개혁적인 이유는?

역사의 시계를 과거로 돌려서 뉴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어떻게 불황을 탈출했는지를 잠깐 살펴보자. 당초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취임하면서 내놓은 제 1단계 뉴딜 정책들은 그리 개혁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개혁 보다는 경기부양정책 쪽에 가까웠다. 대표적으로 1933년 입법된 전국산업부흥법(NIRA)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 협상”을 인정(제 7조)하는 개혁 내용도 포함했지만, 대부분은 대기업의 요구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토목사업국(CWA)등이 추진하는 고용촉진 프로그램 역시 대부분 임시직 일자리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1929년 대공황 5년차로 접어들어선 1934년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난다. 풀뿌리 대중운동과 노동운동이 급격히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1934년은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적인 파업이 있었던 해로 기록되는데, 거의 150만 명의 노동자들이 1800여 건의 파업에 참여했다. 미니에폴리스에서는 수천 명의 트럭운전사들이 500여 명의 기업주 용역에 맞서 거리에서 유혈전투를 벌였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항만노동자들이 경찰의 잔인한 진압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메인에서 알라바마에 이르기까지 미국 남부지방에서 약 35만 명의 섬유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했다.

노동자들의 저항과 대중들의 비판적 시선은 당초에 노동조합에 별 관심도 없었던 루즈벨트 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개혁안을 담고 있는 두 번째 단계의 뉴딜정책을 착수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되었다. 특히 제 2단계 뉴딜은 노동대중의 소득과 구매력을 향상시켜 수요를 촉진시키는 정책 수단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그 대표적인 법안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을 명문화시키고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를 엄격히 금지하여 노동자의 협상력과 권한을 대폭 확장해주었던 전국노동관계법(NLRA; 일명 와그너법; Wargner Act)이다. 또한 공공사업촉진국(WPA)은 기존 임시 일자리를 지속적인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거의 50억 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또한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이 처음으로 만들어져 노인연금과 실업보험, 그리고 아이들을 둔 빈곤여성지원등을 시작했다. 이렇게 전국 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은 모두 1935년에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시민이 움직이야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결국 1935년부터 제 2단계 뉴딜이 나오게 된 배경을 요약하면 무엇인가? 당시의 루스벨트가 지금의 미국 대통령 오바마 보다 훨씬 개혁적이라거나 노동 친화적이어서가 아니다. 1934년에 폭발했던 대규모 노동운동과 대중의 압력이 루스벨트 대통령을 개혁으로 끌고 간 것이었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점령운동의 긍정적 압력을 받아 다시 슈퍼 부자 증세를 강력히 들고 나오면서 개혁방향을 다소 강화시킨 것과 유사하다. 다만 월가 점령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오바마에 대한 개혁 압력도 다시 풀어졌다. (Jacob Kramer(2012), "Occupy Wall Street and the Strikes of 1933-34")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사실 1935년에 루스벨트가 추진한 전국노동관계법과 사회보장법 입법을 우리 용어로 풀어보면, 경제민주화(노동권 강화)와 보편복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유력 세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를 하겠다고 하는데 진정성을 알 수 없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개혁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시민의 힘, 노동자의 힘이 원천이다. 대통령 선거가 점점 다가 오는데, 시민의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고 사회운동도 미약한 가운데 그저 어느 후보가 더 개혁적일지 답답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답답한 것은 대선 후보가 아니다. 지금의 현실이다. 시민이 움직여야 한다.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뉴딜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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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 제도를 통해 본 빈곤층의 의료보장①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보고서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차]

1. 빈곤과 의료
2. 의료급여 제도의 개요
3. 의료급여 제도개선의 문제점

[요약문]

우리나라의 빈곤층은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파도 속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지난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빈곤의 심도와 장기지속문제도 심각하여 중위소득 20% 미만의 극빈층의 경우 1996년에는 1.3%로 전체 빈곤인구의 13.7%였는데, 2006년은 7.5%로 전체 빈곤 인구의 38.9%로 증가하였다. 빈곤층 주위에 분포하고 있으면서 수시로 빈곤선을 넘나드는 차상위계층의 광범위한 분포는 우리나라 빈곤문제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2010년 1분기 기준으로 20%를 넘고 있다. 특히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워킹푸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워킹푸어 가구주가 고용이 불안정해 지거나 질병과 상해로 인해 근로능력을 상실할 경우 빈곤선 아래로 전락하게 되고 질병이 장기화되거나 중병으로 이환되면 사회 최극빈층으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이는 우리사회의 의료안전망이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임과 동시에 의료안전망이 사회통합과 빈곤퇴치의 가장 필수적 조건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빈곤과 질병의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로 의료급여가 있다. 하지만 2000년도에 처음 도입된 이후 대상자는 점차로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지원축소로 실제 내용에 있어서는 저소득층의 의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글은 의료급여를 중심으로 저소득층의 의료이용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대안을 찾아보고자 기획되었다.

빈곤층에게 건강유지와 의료이용은 일반 계층 보다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대부분의 빈곤층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거나 가족 중에 중증질환자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의료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저소득층은 병을 키우게 되어 대부분 큰 병이 발생하고 나서야 병원을 찾게 되고 이런 경우, 가계의 과도한 의료비부담으로 이어져 극빈층으로 전락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우리나라의 빈곤층은 가족의 만성질환이나 장애로 인해 심각한 빈곤의 덫에 빠지게 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이 과부담의료비이다. 과부담의료비란 소득에 비하여 지출한 의료비의 비중이 과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 과부담의료비의 발생은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파산과 빈곤화의 원인이 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수급자격을 얻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이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과부담의료비는 의료비부담으로 인한 가계경제의 어려움측면 만이 아니라 그로 인한 의료이용의 장애측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의료문제는 빈곤의 덫을 벗어나서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기 위한 핵심적 요건이다. 우리나라 빈곤의 특징은 빈곤선 주위에 있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 수시로 빈곤선을 넘나드는 빈곤위험계층의 비율이 높고 여성, 단독, 노인가구의 빈곤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또한 빈곤을 탈피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사회보장보다는 일자리를 통한 탈빈곤의 비율이 크다. 이는 물론 사회보장이 매우 불충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안정적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복지대책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따라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과 동시에 탈빈곤 이후에도 일정기간 동안은 의료비, 교육비, 주거비 등 지원을 유지하여 확실하게 탈빈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안정적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의료안전망은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이은경 eundust@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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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 년간 한국사회는 그 이전 30년간의 압축성장에 비견될 만큼의 급속한 양극화를 경험했다. 그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빈곤층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전통적 개념을 넘어 ‘워킹푸어’, 즉 ‘일하는 빈곤층’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양극화와 불안정노동, 저임금노동에 갇혀 빈곤을 탈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번에는 워킹푸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직 이렇다 할만한 국내 저작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본의 과거는 이미 거스르기 힘든 한국의 현실이다


<워킹푸어 - 빈곤의 덫, 열심히 일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시대>
가도쿠라 다카시 지음 | 상상예찬 | 2008-02-28
 

<워킹푸어 -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
NHK ‘워킹푸어’ 촬영팀 지음 | 열음사 | 2010-04-05

 
한때 누구도 넘보기 힘든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이었지만 90년대 이후 끝모를 장기불황을 거치는 사이 빈곤의 골도 그만큼 깊어져 갔다. 1억 중산층을 자랑하던 일본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워킹푸어>라는 같은 제목을 가진 이 두 권의 책들은 우리보다 조금 앞서 ‘일하는 빈곤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을 겪으며 그 심각성을 깨달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출간된 것들이다. 굳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주제를 다룬 두 권의 책 모두를 소개하는 이유는 각각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씌어져 모두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BRICs경제연구소 대표인 가도쿠라 다카시가 쓴 <워킹푸어 - 열심히 일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시대>는 전문 연구자의 시각에서 일본 내 워킹푸어라는 사회 문제를 폭넓게 조망한 책이다. ‘일하는 빈곤층’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중장년층의 대규모 정리해고, 종신고용의 붕괴와 비정규직의 확산, 청년층 일자리의 감소 등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180여 쪽에 불과하지만 ‘워킹푸어’ 분야의 고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이다.

두 번째 책 <워킹푸어 -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는 일본 NHK방송국이 두 차례에 걸쳐 제작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본 사회 전체를 조망하기보다는 다큐멘터리 카메라가 초점을 맞췄을 ‘일하는 빈곤층’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노숙자 신세가 된 청년들, 생계와 양육까지를 짊어진 여성들, 하루하루 죽음을 떠올리는 노인들, 꿈 꿀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절망적인 지방과 중소기업의 상황 등 경제대국의 짙은 그늘을 고스란히 책으로 옮겼다. 엄마와 아이가 유일하게 함께 보낼 수 있는 하루 3시간의 풍경을 묘사한 대목에서는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감히 오늘 한국의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워킹푸어의 최종도달점, “가난을 엄벌하다”

<가난을 엄벌하다>
로익 바캉 지음 | 시사IN북 | 2010-05-20

“경제 규제 완화와 형벌 규제 강화는 한 쌍을 이루고 있다.”

이것이 저자인 로익 바캉이 1980년대 이래 20여 년간 신자유주의와 빈곤의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든 끝에 얻은 결론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빈곤의 문제를 아주 독특한 시각에서 다루고 있는 책이다.

우리보다 앞서 불안정노동의 확대와 사회양극화, 여기에 전통적인 사회복지의 축소를 경험했던 유럽과 미국의 사례는 우리의 미래가 일본보다 훨씬 더 암울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어쩌면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바로 이 책 <가난을 엄벌하다>에서 말하고 있는 “빈곤을 처벌”하는 현실일지 모른다. ‘빈곤을 처벌한다’는 것은 상시적인 실업과 저임금,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근로빈곤층을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규정하고 극소수의 부자들의 안전과 부의 안정적 재생산을 위해 이들을 철저히 격리ㆍ엄벌함으로써 기득권을 유지하는 행태를 가리킨다. 책에서 잘 설명하듯이 “톨레랑스 제로” 정책은 미국의 뉴욕에서 출발해 이미 유럽, 중남미 등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불편한 현실이 한국에서는 먼 이야기일까? 이미 한국의 불안정노동 증가와 사회양극화는 유럽이나 미국의 수준을 능가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 사회는 복지제도조차 미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법치국가’, ‘불법에 대한 엄정 대처’ 따위의 말을 들먹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 대해서는 물론, 심지어 용산참사 농성자들에게까지 엄벌을 내리는 현 정부와 체제를 보고 있으면 이미 우리도 빈곤을 처벌하는 단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참고로 이 책은 1999년 프랑스에서 첫 출간된 이후 무려 19개 언어로 번역ㆍ출간되었다.

* 윤찬영 조성주 연구원이 함께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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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