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7.23 ‘두 개의 문’
  2. 2009.01.23 도시의 구조조정, 도심개발사업... 자영업인은 비상구가 없다 (2)

2012.07.23정태인/새사연 원장

지난주 ‘두 개의 문’을 봤다. 2009년 1월 19일 용산 4구역 철거민과 이들을 지원하러 온 전철련(전국철거민연합) 회원이 망루로 올라갔고 25시간 만에 이들 중 다섯 명, 경찰특공대원 한 명이 주검으로 내려왔다. 이 영화는 그 하루, 그리고 지루한 법정 공방을 ‘무미건조하게’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꽉 메우는 답답함, 뱃속 저 밑에서 치밀어오르는 슬픔과 분노를 토로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여느 사람과 조금 달랐다면 영화의 밑바탕에 깔린 화면 대부분을 인터넷 방송 ‘칼라티비’가 촬영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그 화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칼라티비와 사자후티비 등 인터넷 방송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자막이 떠오르길 잠깐 바란 것은 역시 내가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영화에도 잠깐 언급됐지만 용산 참사의 밑바닥에는 ‘부동산 투기’가 깔려 있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뉴타운 사업’은 가히 천재적이었다. 당시의 주먹구구 계산으로 용산 4구역 땅 주인에게 이 사업은 많게는 50배의 장사였다. 공사를 맡은 재벌 건설사들은, 저축은행 사태로 문제점을 드러낸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비용을 조달했다. 하루라도 빨리 분양을 해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니 용역을 고용해서라도 주민들을 몰아내야 했다. 이명박 정부의 ‘불관용 원칙’과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명심이 어우러져서 25시간 만의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해 겨울, 사람들은 잘 모이지 않았다. 대통령의 한마디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 소가 수입된다는 소식에 광장으로 끝없이 몰려 나와 결국 대통령의 사과 성명까지 이끌어 냈던 시민들이었다. 그런데 왜 이런 명백한 참사 앞에서 침묵했던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일 것이고, 또 경찰의 소환에 공포를 느끼기도 했으리라. 그러나 혹시 자신의 부동산 투기 열망 때문에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결국 침묵으로 정부를 옹호한 사람들도 있었던 건 아닐까?

2009년 봄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열린우리당(현 민주통합당) 후보들은 똑같이 ‘특목고’와 ‘뉴타운’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도 이런 심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 이제 부동산 가격은 폭락 직전의 벼랑 끝에서 파들거리고 시민들은 가계 부채의 덫에 신음하고 있다. 재미도 별로 없고 답답하기 짝이 없는 ‘두 개의 문’이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은 혹시 당시에 대한 참회는 아닐까?

불행하게도 2008년 총선 공약 중 나머지 하나, 특목고로 상징되는 ‘교육 투기’는 여전히 기세를 떨치고 있다. 1등이나 꼴등이나, 또는 중간이나 어느 아이가 언제 자살할지 아무도 모른다. 특별히 그 아이에게 어떤 징조를 찾으려 하거나 부모한테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짐작하면서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70만 명의 등수를 정하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발상, 상대적인 것이기에 끝이 있을 수 없는 경쟁을 용인하고, 오히려 승리할 수 있다며 아이를 채근해선 안 된다.

영화에서 ‘두 개의 문’은 어느 쪽이 망루로 연결되는지도 모른 채 작전을 감행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감독은 ‘두 개의 문’이라는 제목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철거민과 아이들을 ‘죽음의 문’으로 몰아넣었다. 죽음의 문을 폐쇄하고 ‘삶의 문’을 열어야 한다.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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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9.01.23 11:42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에 이른 사태의 출발지점에는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에 들어서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있다. 그 지구를 중심으로 주변지역은 상업, 주거, 공원 등 배후단지로 개발된다. 이번 참사가 일어난 용산4구역은 바로 그 배후단지 중 하나로 40층 높이의 주상복합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기로 되어 있다. 국제업무지구의 상징은 물방울을 연상케 한다는 152층(620m)의 드림타워다. 서울시민들이 남산타워(480m)를 올려다보지 않고 내려다보고 싶으면 드림타워 꼭대기로 가면 된다. 삼성물산은 두바이에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을 짓는 데 이어 두 번째 건물도 지은 ‘바벨탑’ 기업이 된다.

이 건물을 포함하는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자는 삼성물산과 국민연금 컨소시엄이다. 총 사업비만 28조 원에 달해 행정중심복합도시 사업비 15조 원의 거의 배에 달하는 대공사다. 정부의 4대강 개발에 이은 최대의 공사가 아닐까 싶다. 우리투자증권사의 삼성물산 평가서에 따르면, 용산 국제업무단지 건설을 수주하면서 삼성물산이 2010년부터 매년 867억 원씩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한다. 이는 삼성물산의 2007년도 영업이익의 26퍼센트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며, 이것도 분양에 따른 개발이익을 제외한 것이다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은 개발을 추진할 프로젝트회사(SPC)를 만드는 데, 여기에는 건설업체들이 최대주주가 되고 코레일이 20퍼센트, 서울시가 5퍼센트의 지분을 가지고 참여한다. 한 마디로 한국의 주요 건설자본이 거의 다 참여할 뿐 아니라 공적 성격이 강한 국민연금, 서울시와 정부가 상당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 등도 참여한다. 민간자본은 논외로 치고, 아무리 투자지만 공적기금과 지방정부, 정부 보유 은행 등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얼마나 신중한 고려가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민주노동당 용산지역위원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용산4구역의 땅값은 3.3㎡당 5~600만 원 선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최소 10배 이상 올랐고, 1억 원이 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개발에 대한 정보취득에 이골이 난 부동산 투기 세력들이 대거 토지 매입을 하기 때문에, 원주민 토지소유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용산 4구역의 토지소유자조합장은 이미 용산 5구역 토지소유자조합장을 지낸 바 있다. 전문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토지소유자로서 이러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뉴타운개발에서 드러났듯이 세입자 뿐 아니라 집주인들조차도 정든 주거지를 떠나는 등 재정착률이 20퍼센트 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않는 무식한 개발사업의 결과이다. 통째로 갈아엎고 새로 도시를 만드는 그 엄청난 일을, 아무도 살지 않는 사막에 도시를 짓는 것처럼 막무가내로 진행하고 있다. 대다수 나라들은 도시개발 과정에 그 지역의 공동체가 유지되도록 상당한 재원을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핑계로 건설자본이나 투기세력에게 개발을 맡김으로써 지역사회의 존속과 공익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개발이익의 20~25퍼센트 수준으로 걷고 있는 개발부담금도 개발지역의 기반시설을 만드는 데 쓰기에도 빠듯하다.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들이 배려 받지 못하는 근본적 이유다.

정부가 투기이익과 개발이익의 사회적 환원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지역사회의 유지와 존속에 보다 많은 노력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위기를 빌미로 전국토를 공사판으로, 나라 전체를 건설자본의 천년왕국으로, 온 국민을 건설일용노동자로 만드는 데 집착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시민의 권리를 박탈당한 세입자들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이러한 단계마다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있지만 세입자들은 철저히 배제당하기 일수다. 첫 번째 단계는 개발지역의 용도를 정하는 과정으로 주민공람이라는 절차를 밟게 되어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인데, 각 세대마다 방문하여 전수조사를 하는 방법, 일간지 2곳에 공고하는 방법, 동네에 벽보를 붙이는 방법 등이 있다. 용산4구역의 경우 일간지 공고를 통해 공람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바쁜 일상의 세입자들이 공고를 봤다하더라도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용산구청과 땅주인들의 입장이 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단계는 개발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게 지급해야할 보상수준을 결정하고 공사를 시작해도 좋다는 지방정부의 허가단계인 ‘관리처분인가단계’이다. 여기서 보상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인 감정평가는 지주조합이 고용한 감정평가사가 진행한다. 세입자는 감정평가 과정에서도 배제된다. 지주조합은 보상총액을 미리 정해놓고 공공연히 감정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다. 세입자들이 감정평가에 대해 수긍할 수 없게 되는 절차에서의 불합리함이 존재한다.

지주조합이 감정평가 내용을 기초로 보상비를 세입자들에게 통보하면 지방정부는 ‘관리처분인가’를 내준다. 세입자들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법에도 ‘협의 조정과 합의’가 명시되어 있지만 지주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행하더라도 지방정부가 이에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 사실상 협의, 합의는 공문구에 불과하다. 이러한 개발추진 과정으로 인해 법으로 보장된 보상비용도 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경향신문, 2009.1.22일자) 세 번째 단계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지주조합이 세입자를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법원에 낸다. 이 소송에 세입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판결문을 근거로 철거가 진행된다. 세입자가 이 소송에서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07년 5월 31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용산4구역의 지주조합은 2009년 2월에 공사를 시작하기로 시공사와 계약이 되어 있었다. 공사시작 초읽기에 들어간 2009년 1월, 강제 철거가 시작되었고 참사로 이어졌다.

도시의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 당하는 자영업인

이번 참사가 일어난 용산4구역은 세입자 890여 세대 중 700세대가 상가세입자, 즉 자영업인이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면 많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한다. 이들은 퇴직금과 위로금, 그리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것도 운이 좋은 노동자들이 그렇다. 물론 정부나 기업이 공짜로 주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에서 차곡차곡 적립한 퇴직금이고 고용보험금이다. 노동자들이 그나마 노동조합을 만들어 싸웠기 때문에 정부의 세금이나 기업의 이익 중 일부가 사회안전망이라 부르는 그 재원에 포함되고 있다.

자영업인들은 그런 안정망이 전혀 없다. 자영업인들에게 지역사회는 곧 직장이다. 지역사회가 전면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은 자영업인들이 정리해고를 당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서울의 도시개발 사업은 역사가 오래되었고 철거민들의 생존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어왔다. 그래서 주거지역 개발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의 경험에 따라 주거세입자들의 보상은 제도개선이 미흡하나마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 도시개발은 주거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서울 전체에 걸쳐 1,000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제 주거문제 뿐 아니라 도시개발로 생업을 잃는 사람들이 다수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용산4구역의 세입자대책위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생존권을 요구했던 세입자들의 95퍼센트 정도가 자영업인이었다.

용산4구역의 한 상가세입자는 권리금 2억 원, 인테리어비 1억 5,000만 원이 들어간 80평 노래방을 운영해왔다. 이 노래방의 감정평가액은 불과 4,600만 원이었다. 보상에 관한 법률에는 영업이익, 영업을 하지 못하더라도 들어가는 고정비용, 시설물 등의 감손상당액 등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하게 되어 있다. 또한 이전과정에서 소요되는 광고비, 개업비 등 모든 비용도 보상하도록 되어있다. 자영업 개업을 하려면 권리금,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이 든다. 보증금이야 이전 건물주에게 받는다고 치더라도,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이 문제가 된다. 장사를 잘못해서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개발에 따라 영업을 못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자영업인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할 수도 없다.

동네의 영세한 자영업인들은 낮은 보증금을 찾아서 단골도 없는 낯선 곳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야 하는데, 영세할수록 그 일은 ‘미션 임파서블’이 된다. 일찍 보상을 받고 이주한 세입자들도 철거를 위한 갖은 협박이 두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낮은 보상비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단지 마지막까지 남아서 저항하고 있는 일부의 세입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2008년 3/4분기 이후 일자리 창출력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200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만 2,000명이 감소했다. 그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업종은 자영업인이 많이 종사하는 도소매ㆍ음식 및 숙박업으로 취업자 수가 2007년보다 4만 9,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현상의 원인으로 흔히 내수부진을 꼽고 있지만, 여기에 도시의 구조조정 작업이 단단히 한몫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소 자산규모가 있는 자영업인들도 이러한 도시개발과정에서 영세한 자영업인으로 추락하고 영세한 자영업인은 아예 퇴출당하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자신의 이해를 대변할 변변한 집단을 형성하지 못한 자영업인들이 생존의 벼랑 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03년부터 자영업은 자살자가 가장 많은 직업이 됐다. 2005년에는 스스로 세상을 등진 자영업자가 1,016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2.2배가 늘었다. 자영업인들에게 는 재난이 생겼을 때 비상구가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참사의 책임을 철거민들의 과격시위에 돌리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논리는 문제의 본질과 심각성을 보지 못한 것으로 더 큰 재앙을 불러올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이런 모든 사태의 근본원인은 정부가 도시개발에 투입한 재정부족을 이유로 민간에게 개발을 내맡겨 놓는 데 있다. 지역 커뮤니티의 붕괴를 막으면서 개발을 점진적으로 해나가도록 유도하지 않고 대규모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최선의 경제정책이라고 생각하는 이명박 정부가 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부득이하게 민간을 통한 개발을 하더라도 원주민이나 세입자들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관리 감독해야하는 최소한의 의무가 정부에게 있다. 용산4구역 사태 이후 서울시 관계자들이 ‘세입자의 상당부분이 보상을 받고 떠났으며, 법대로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 식의 변명을 내놓았다. 보고서 숫자에 만족하고 있을 때, 현장의 시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이미 뉴타운 개발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되었음에도 제도개선은 늦장이다.
이렇게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고 책임을 방기하면서 서민들의 하소연을 물리력으로 제압하려 한다면, 서울은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흉흉한 도시가 될 것이다.

‘생떼거리’를 부리면 죽는다

용산구청 앞에는 대형버스만한 입간판이 있다. 담장을 대신하던 낮은 화단 위에 흉물스럽게 서있는 이 시설은 매일같이 주거권과 생존권을 요구하는 용산의 철거민들을 겨냥해서 세워졌다.

"구청에 와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제발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용산미군기지 이전계획이 발표되면서 용산은 서울 도심의 최대개발지역으로 떠올랐다. 용산의 서쪽을 관통하는 한강로 일대는 부동산중계업소가 한 집 건너 하나 꼴로 있을 만큼 부동산경기가 가열되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가격이 떨어져도 거래가 줄어들 뿐 용산의 부동산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개발의 광풍에 삶터를 잃은 세입자들이 인허가권을 가진 용산구청 앞에서 억울한 사연을 해결해 달라고 매일 시위를 했다. 용산구청은 그들을 ‘생떼거리를 쓰는 비민주시민’으로 규정했다. 박장규 용산구청장, ‘떼법방지법안’을 만들겠다는 한나라당, ‘떼법지수’를 개발하겠다는 검찰 중 누가 이 ‘떼’ 관련 아이디어의 특허권자인지 모르겠지만, 주민을 상대로 생떼거리라는 속어를 써가며 힐난하는 것이 위정자들의 본분에 맞는지 묻고 싶다. 서울경찰청장의 무리한 진압지시에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생때같은’ 목숨을 잃은 그 날, 용산구청은 하얀 페인트로 그 ‘생떼거리’간판의 글자를 모두 지워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그 입간판에는 철거민들이 죽어간 그 자리에 들어설 용산국제업무단지와 그 배후 시설의 조감도가 설치되었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생때같은 목숨이 두 개가 아니라면 생떼 부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생떼라도 부리지 않으면 앉아서 굶어죽을 수도 있다. 우리는 국민을 생때같은 자기 목숨보다 아끼는 마음으로 시급해 대책을 강구하는 위정자들을, 대통령을 간절히 바란다.
주거의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자영업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도시의 구조조정은 앞으로 더욱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양산할 것이다.

김일영/새사연 정치사회연구센터장

* 생때같다 : 몸이 튼튼하여 통 병이 없다
* 생떼거리 : 당치도 않은 일에 억지를 부리는 것을 이르는 속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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