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8 / 02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차라리 홍준표가 안철수를 비판했다면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경제 민주화를 훈계하다.

2. “박근혜 후보에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3. 박근혜는 본인부터 철저히 친 재벌 정책을 반성하라.

 

[본 문]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경제 민주화를 훈계하다

최근 안철수 원장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한 검증이 관심을 받고 있다. 9년 전인 2003년, 안 원장이 당시 벤처기업가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브이소사이어티의 같은 멤버로서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되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석방 탄원서에 서명한 것이 재벌 감싸기라고 지적된 것이다. 이어 11년 전인 2001년, 결국 좌절되고 말았던 인터넷 은행 설립 시도 과정에 브이소사이어티 멤버로서 참여했던 것을 두고 금산분리를 훼손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에 살면서 친구가 법정에 갔는데 탄원서 써달라고 하면 나도 안 써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는 정운찬 전 총리의 언급처럼 기업 경영자들이 일반적으로 겪을 수 있는 사건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이 기업가가 아니라 책임이 가장 무거운 대선 후보로 거명되는 만큼 이 문제는 확인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이자 안철수 원장과 지지율 경합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거들고 나섰다. 안철수 원장이 재벌 총수의 범죄행위를 감싸는 탄원서에 서명한 사실을 비판하면서,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어요?” 라고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드디어 박근혜가 안철수 원장에 대해 경제 민주화의 원칙을 들이대며 직접 반격했다고 언론들도 일제히 다투어 보도했다. 벤처기업가 출신 교수 안철수 원장에게 박근혜 후보가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에 대해 훈계를 두게 될 줄이야.


“박근혜 후보에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재벌개혁과 관련하여 참여정부에서 재벌개혁 정책이 대폭 후퇴한 것에 대한 평가도 없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전면적 폐지, 금산분리의 점진적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재벌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재벌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위의 인용문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7년 여름. 경향신문 2007년 7월 3일자에 실렸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당내 경선에 나와서 발표한 경제 공약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에서 총괄 평가한 내용이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경제 공약 면에서는 이명박 후보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의 친 재벌 시장 지상주의 경향을 보였다. 특히 출자총액 제한제도에 대해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유독 즉각 폐지를 주장, 금산분리에 대해서서도 이명박, 박근혜 후보만이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 법인세에 대해서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즉시 인하를 주장하여 두 후보의 경제 공약에 차이가 없었다고 당시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보도했다.

“우리 경제, 어떻게 살릴 것인가?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부터 바꿔야 한다. 크기만 하고 무능한 정부, 불법파업과 집단이기주의, 기업은 규제로 묶이고 국민의 마음은 갈라져 있는 것이 우리 경제의 큰 병이다. 이 병을 고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 ...  ‘줄.푸.세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확실히 살려 놓겠다. 세금과 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법질서와 원칙은 바로 세우겠다.”

위 인용문은 당시 한나라당이 2007년 5월 29일 광주에서 대선 후보 경제 정책 토론회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가 한 발언의 일부이다. 동아일보 2007년 5월 30일자에 실렸다. 바로 ‘줄.푸.세 정책’을 정점으로 한 경제 자유화와 친 재벌 정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5년 전 박근혜 후보의 경제 공약 어디에도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들어갈 틈 자체가 없었다. 박근혜에게 경제 민주화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박근혜는 본인부터 철저히 친 재벌 정책을 반성하라

“국민 여러분에게 서민경제론을 주창한다.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재벌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까지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산법은 유지되어야 하고, 재벌의 상속세 탈세를 막아 불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없애겠다.”

위 인용문은 당시 박근혜 후보와 함께 경선에 나선 홍준표 전 의원이 자신의 경제 공약을 설명한 내용이다. 한나라당에서 다소라도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의지를 가진 후보가 있었다면 홍준표 전 의원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홍준표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를 유지한다고 했다.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투자가 살아나야 하는데, (재벌에 대한) 역차별 아닌가.” 하면서 홍준표 후보의 재벌개혁을 비판하고 재벌 옹호를 했다.

오죽하면 또 다른 대선후보였던 원희룡 의원이 “(박근혜의) 줄.푸.세가 혹시 복지는 줄이고 재벌규제와 난개발, 투기를 풀어서 생기는 시장의 실패, 약자의 저항을 공권력으로 군기 세우는 것 아닌가” 하고 비판을 할 정도였다. 원희룡 의원의 줄.푸.세 해석이 정확했음은 이 정책을 현실화시킨 이명박 정부 5년이 증명해주었다.

바로 5년 전에 자기 당 동료의 최저 수준의 재벌개혁 방안조차 비판했던 박근혜 후보가 이제 ‘경제 민주화의 전도사’로 나서서 누군가를 비판하는 엄청난 비약이 일어난 것이다. 비약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말이다.

어쨌든 안철수 원장은 9년 전 기업가 커뮤니티 회원의 일원으로 최태원 SK 회장 구명 탄원서에 서명했던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5년 전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수없이 반복한 친재벌 정책 공약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반성을 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야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다른 사람을 훈계할 처지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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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그동안 학계 등에서 계속 제기돼 왔던 재벌집단에 대한 정의와 규제를 담은 별도의 법률, 즉 기업집단법 혹은 독일식 콘체른법을 새로 제정하자는 것이다. 독립법률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는 재벌집단을 독립된 법인격 실체로 인정해 주고 내부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양해해 주는 대신 실질적인 소유와 경영통제구조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규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새사연이 펴낸 <리셋 코리아>에서 기업집단법을 만들자는 제안의 도입부분이다. 지금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정치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맞춰 각종 개혁법안들도 준비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소유·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 폐지된 출자총액제한 제도의 부활·순환출자 금지·지주회사 지분요건 강화·금산 분리 등이 거의 단골메뉴로 거론되고 있다. 각 제도의 실효성과 효과성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재벌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렇게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재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규제의 틀이 모두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무런 규제도 없어진 시장에서 재벌이 공룡이 돼 이익을 독식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동자·상인·중소기업·소비자 등 나머지 경제주체들이 살아갈 수 없는 상태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른바 산업생태계의 파괴다. 다시 재벌이라는 공룡에게 규제의 틀을 씌우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미 한국의 재벌집단은 15년 전 외환위기를 일으킨 재벌집단에서 한참 진화해 왔다. 글로벌 경제환경도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그러다 보니 출자총액제한 제도·순환출자 금지·지주회사 요건 강화 등 과거식의 사전적 자본규제만으로는 실효적이지 않은 측면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과거식 규제제도를 다시 부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후 미래까지를 감안해서 새로운 규제의 틀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 중심에 기업집단법이 있다.

기업집단법은 “개별기업 범위를 넘는 기업집단이 독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실체라는 점을 상법적 각도에서 인정하고 그 존재와 구성요건을 법률적으로 규정하는 새로운 재벌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회사법인 상법의 범주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특수한 실체로서 기업집단을 규정하는 ‘상법의 특별법’으로서 기업집단법을 새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업집단법 안에는 기존 공정거래법 안에서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기업집단, 즉 재벌의 정의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다만 기업집단법에서는 규모에 관계없이 기업집단의 일반적 정의를 한 후 공정거래법에서 자산규모 5조원 이상과 같은 독점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을 지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기업들, 즉 계열사 관계 성립과 해지 요건, 계열사 편입의 법적 허용 범위 등이 규정돼 있어야 한다. 현재 출자 지분율 요건 등에 대해 대통령에 정하도록 유보된 것을 법률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때 명목적인 출자지분에 의한 계열사 편입과 함께 실질적 지배개념을 적용해 위장 계열사 등의 논란을 가급적 축소시킬 수 있어야 한다.

순환출자 구조 등을 아예 합법적인 기업집단 구성요건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나아가 기업집단 전체의 지휘통제 구조를 규정해야 한다. 지휘통제의 동일인이 재벌총수인지 지배기업인지 등에 대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지휘통제 조직의 존재와 법적 지위를 규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기업집단법에 대해 여당과 야당이 검토만 하고 제대로 공론화 과정을 거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잠재적 대권 후보인 안철수 교수가 기업집단법을 재벌개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안 교수는 최근 발간한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재벌그룹은 사실 현행 법규상 초법적인 존재”라며 “현행법에는 재벌체제에 대한 규정이 없고 주주 중심의 개별회사만이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집단법을 만들어 제대로 규제하자는 논의가 있고, 저도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놔두지 말고 기업집단법을 만드는 게 옳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상당히 의미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고, 정당들도 더 이상 기업집단법을 서류뭉치 속에 던져 놓지 말고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 기회에 기업집단법 논의가 미래의 재벌체제를 개혁하는 중요한 대안으로 공론화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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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정태인/새사연 원장

 

<안철수의 생각>은 훌륭하다. 평생 정책만 다룬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그렇다. 물론 적잖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끔 자기의 생각을 섞어서 여러 사람의 의견 짜깁기한 것과 <안철수의 생각>은 다르다. 일관된 생각의 다발이 굵은 흐름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재벌개혁에 대한 그의 생각이 그렇다. 그는 놀랍게도 학계에서도 채 소화되지 않은 ‘이해당사자 이론’에 입각해서 재벌 문제를 진단하고 법조계에서도 아직 내용을 채우지 못했지만 방향이 뚜렷한 ‘기업집단법’을 대안으로 내세웠으며 그 생각의 틀은 ‘산업생태계’이다.

더구나 그는 종업원지주제나 이윤공유, 경영참가라는 미시적 실천 방안을 이미 실행해서 성공해본 사람이다. 그는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보편적 증세가 필요한 이유 또한 정확히 지적한다. 당장 표에 도움이 되는 복지정책을 나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책<안철수의 생각>을 읽기 전까지 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의 높은 지지율도, 확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 국민의 장점이자 단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팬덤 현상으로 간주했다. 하여 간간히 보도되는 그의 ‘공자 말씀’도 곧 사라지려니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내 선입견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그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 폭발적 매력이란 면에선 뒤처질지 몰라도, 정책에 관한 한 2001년 내가 처음 만난 노무현을 훨씬 능가한다. <안철수의 생각>은 바이러스처럼 국민 안에 퍼질 것이고 현재까지의 대통령 후보 그 어느 누구도 마땅한 백신을 내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 스스로가 가장 뛰어난 백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흔히 언론은 안철수 교수를 중도로 분류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쯤이라는 뜻일테고 <안철수의 생각>이 나온 뒤에는 민주통합당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굳이 자리를 따지자면 이 책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중간쯤, 아니 진보파의 일부 그룹보다 더 왼쪽에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연구원 6년의 연구와 내 뼈저린 실패의 경험이 결합되어 금년 초에 나온 <리셋 코리아>와 ‘싱크로율’ 거의 100%라는 게 그 증거다.

안 교수의 또 하나의 장점은 그의 생각이 진보적이라 하더라도 ‘색깔공세’에 시달릴 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물론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야 세가 불리하면 어떻게든 붉은 색을 덧칠하겠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삶 어느 편린에도, 책 속의 어떤 낱말 하나에도 그럴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억지춘향은 역풍을 맞을 뿐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고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데 필수적인 지지세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안 교수의 취약점이다. 갑자기 정당을 만들고 현재의 팬덤을 조직적인 정책지지 집단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실로 난감한 일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을 알고 싶은 분들에겐 오연호와 김헌태가 쓴 <안철수>를 권한다. 한마디로 이번 대선을 통해 ‘시민정부’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기존 정당도 환골탈태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내각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보기에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후보, 그리고 안철수가 정책의 위치를 놓고 겨루는 것은 말다툼 이상의 의미가 없다. 같은 정책 목록 안에서 누가 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 놓는가, 어떻게 반대편 국민을 끌어들일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강준만 교수가 <안철수의 힘>에서 역설한대로 이제 증오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 반대 쪽 후보에 표를 던진 국민이라 하더라도 흔쾌하게 승복할 수 있는 정책을 내 놓고 소통과 타협으로 실천해야 한다. 물론 안철수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더더구나 아니다. <안철수의 생각>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는 협동은 세계와 한국의 장기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날 길인 동시에 대선 승리의 유일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글은PD저널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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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1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재벌대기업 실효세율 17%에 불과

이명박 정부의 편향된 감세정책에 따라 재벌대기업의 최고세율이 200927.5%에서 24.2%로 인하되었다. 2010년 총 법인세 세수는 29.6조로 200837.3조에 비해 7.7조나 감소하였다. 또한 실효세율은 200820.6%에서 201016.6%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는 과표가 높을수록 실효세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500억 초과 대기업부터 과표가 늘어날수록 실효세율은 오히려 감소한다. 특히 5000억 초과 대기업의 실효세율은 과표 100~200억 기업보다 1%p 정도 더 많이 감소하였다.

재벌대기업의 평균 감면율은 22.8%로 전체 감면액 규모 7.4조 중 38%2.8조를 재벌대기업이 독자치하였다. 기업수로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41개 재벌대기업이 평균 686억 원을 감면 받은 것이다.

그 중 42개 재벌대기업이 감세혜택 독차지

산출세액에서 부담세액의 차이는 세액 공제와 감면으로 구성된다. 세액 공제 5.56조 중 주로 재벌대기업에 이득이 돌아가는 임시투자세액공제와 R&D세액공제가 전체의 65.5%를 차지하였다. 올해부터 임시투자세액공제를 폐지하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바꾸었다고 하지만 고용을 유지하면 설비투자액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해주는 기본공제 제도는 임시투자세액공제의 성격을 그대로 담고 있다.

또한 감세정책에 따라 법인세 최고세율을 3%p 내렸는데, 불과 0.08%에 불과한 500억 초과 364개 대기업이 전체 감세혜택의 54.8%3.9조를 차지하였다. 특히 42개 재벌대기업은 2010년 전체 31.9%에 달하는 2.3조의 감세혜택을 독차지하였다.

특히 재벌체제인 한국경제의 특성상 재벌대기업에 이윤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표 2억 초과 중소기업과 과표 5000억 초과 재벌대기업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세 형평상에도 문제가 많다. 많이 버는 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은 자본주의가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원리다. 과표 100억을 초과하는 중소기업보다 과표 5000억을 초과하는 재벌대기업의 실효세율이 낮은 현실은 개탄할 일이다.

몽준세와 철수세를 기대한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 버핏은 자기가 고용한 비서의 실효세율이 본인보다 높다며 부자증세를 제안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벌 중에 하청의 실효세율보다 원청의 실효세율이 낮다며 재벌증세를 제안하는 양심적 재벌총수는 찾아볼 수 없다.

마침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이 429일 대선 출마선언을 하며 대기업은 혜택을 많이 받았는데 그에 걸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하였다.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정신에 맞추어 재벌대기업의 최고세율을 상징하는 몽준세, 부자의 최고세율을 상징하는 철수세 제안 등 대권후보 반열에 오른 기업인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기대한다. 특히 버스요금 70으로 서민들의 조롱과 지탄을 받은 정몽준이 그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임을 상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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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3정태인/새사연 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5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회에 환원했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가치가 있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보다 큰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 왔다.” 더 말을 보탤 것 없이 훌륭하고 또 훌륭하다. 금융권 인사들도 이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고 하니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자 정치인들이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내놓는 돈이나 재벌들이 범죄를 면하려고 토해낸 돈과 비교하는 건 말 그대로 언어도단이다. 그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안철수 원장의 기부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1500억원은 적은 돈이 아니지만 이자율을 10%로 쳐도 유량(flow)으론 150억원 정도이다. 우리의 재정과 기금 등 예산은 1년에 300조원 정도니까 2만분의 1에 해당하는 돈이다. 즉 안철수 원장 같은 부자 2만명이 비슷한 액수의 돈을 내면 우리는 매년 두 배의 예산을 운용할 수 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7000명 정도가 동참해서 유량으로 100조원을 내놓는다면 OECD 수준의 복지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국가가 강제로 내게 하는 세금과 비교하면 개인의 만족도로 보든 사회적 인정이라는 면에서 보든 더 나은 방안임에 틀림없다.

“깨몽”이라고 외칠 분들이 많을 것이다. 영미권은 기부에 의한 복지를 추구해온 나라이고, 북유럽은 세금에 의한 복지를 이뤄왔다. 현실에서 어느 쪽 복지가 더 나은가는 두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하여 미국의 부자인 워런 버핏이 부자 증세(버핏세)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물론 기부와 세금을 섞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데 일정 액수의 기부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는 제도가 그러하다. 나아가서 일정 규모 이상의 세금에는 예컨대 ‘안철수 세’라고 이름을 붙여주고 “보육시설에 쓰라”는 식으로 용도를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안철수씨는 뭐가 그리 잘나서 돈을 그렇게 많이 번 것일까? 내가 아는 한 경제학의 답은 그리 신통치 않다. 사회에 대한 한계기여에 따라 돈을 버는 것이라는 답은 그럴 듯할까? 예컨대 김태희씨가 광고에 나가면 1000만원어치 1회용 커피가 더 팔린다고 하자. 그럼 기업 입장에서 김태희씨의 한계기여에 따라 출연료를 1000만원 준다는 게 정당할까? 다른 탤런트가 출연하면 500만원어치가 더 팔리기 때문에 두 사람의 몸값 차이가 500만원인 게 당연하다는 경제학의 주장은 정당할까? 김태희씨가 드라마 한 편에 수천만원의 출연료를 받는데, 그 드라마를 쓴 보조작가는 굶어 죽는다면 그게 정의로운 일일까?

어쩔 수 없이 한계기여를 시장에서 측정한다 하더라도 안철수씨나 김태희씨한테 내재해 있는 그 능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특히 안철수씨의 경우 V3를 제작할 때 수많은 지식을 공짜로 이용했을 것이다. 예컨대 아무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사용할 때 돈을 내지는 않는다. 아마도 안철수씨가 스스로 창안해낸 지식의 수천만 배의 지식을 공짜로 사용했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들이 만들어낸 지식은 거의 모두 공공재이다. 즉 그의 사회적 기여의 한계 시장가치가 1000만원이라면 그 중 999만원 이상이 인류 역사로부터 나온 것이다.

나는 기부가 여러 모로 세금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부는 사회로부터 입은 혜택을 사회로 되돌리는, 말 그대로 ‘사회환원’이어야 한다. 또한 우리가 안정적인 복지를 원한다면 당연히 내야 할 기부액수의 일부를 세금으로 확보하는 것 또한 훨씬 합리적이다.


이 글은 '주간경향' 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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