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6 / 17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한국 1%대 저물가, 일본 디플레이션
   
국내 소비자물가가 작년 11월부터 7개월째 1%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는 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IMF위기 이후인 1999년을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상태다. 생산자물가는 작년 10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벌써부터 장기 저성장-저물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연간 2.3%의 물가상승률을 예상하는 한국은행의 전망처럼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가 다시 2% 대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단기 저물가 현상을 기초로 장기 물가상승률을 전망하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다만, 20여 년의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소중한 역사적 경험일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처방이다. 만약 선진국경제가 지금과 같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독특한 거시경제 현상과 여러 정책 실험들은 중요한 자료와 교훈이 될 수 있다.  

 

 

일본, 디플레이션과 장기 침체

 

아래 그림은 1991년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의 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먼저 실질GDP 성장률(파란색)을 보면, 1980년대에는 5~6%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부동산 버블이 붕괴된 이후 20여 년 동안 2010년을 제외하고 3%를 넘긴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1997년 긴축 이후 몇 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1~2% 수준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명목GDP 성장률(붉은색)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기간이 더 많다. 이는 두 변수의 차이인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연두색)을 보면 뚜렷이 확인된다. 1998년 이후 GDP 디플레이터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2년 일본의 명목GDP는 476조 엔에 달하는데, 이는 1997년 명목GDP(523조 엔)의 91% 수준으로 1991년 명목GDP에 불과하다. 명목GDP로만 보면 과히‘잃어버린 20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는 바로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통상‘디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물가수준의 하락이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물가변동률이 0이하로 떨어지는 마이너스 인플레이션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물가변동률이 플러스를 유지하면서 상승률이 감소하는 현재 한국경제와 같은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예를 들어 2% 대에서 1% 대로 하락)과는 구분된다. 즉 디플레이션이란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디플레이션은 우리에게 매우 낯선 용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할 경우, 1966년 이후 디플레이션 현상을 보인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디플레이션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대공황’과 일본의‘잃어버린 1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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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4 / 16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3 세계의 시선 (16) 아베가 쏘아 올린 세 가지 화살파일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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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지난 해 말 일본의 아베 총리가 집권하면서, ‘아베노믹스라고 부르는 새로운 경제정책을 실시하고 있다특히 일본 재무상과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를 역임한 구로다가 일본은행의 새 총재로 교체되면서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지난 해 77~78엔대에 머물던 엔-달러 환율은 최근 구로다 총재가 취임한 이후 99엔대까지 치솟기도 하였다불과 반 년 사이에 통화가치가 25% 이상 절하된 것이다일본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도요타소니와 같은 일본 주요 기업의 주가는 6개월 사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하였다일본의 종합지수인 니케이 지수도 최근 3개월 만에 20% 이상 상승하여 이미 13000 포인트를 넘어섰다.

 

자동차와 전자를 비롯하여 주력 수출제품을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아베노믹스는 달가운 정책이 아니다그럼에도 아베노믹스에 대응하는 올바른 정책 수립과 집행을 위해서는 일본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그 정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재정건전성은 좌나 우를 막론하고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다그러나 중앙은행 독립성과 재정건전성은 보수의 뿌리 깊은 신념에 다름 아니다아래 글은 그 통념에 어긋난 아베노믹스에 대한 스티글리츠 교수의 희망을 담은 평가다아베노믹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아베노믹스의 희망

(The Promise of Abenomics)

 

2013년 4월 5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프로젝트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일본경제의 회복을 위한 아베 총리의 프로그램은 일본에서 폭발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그러면 아베노믹스는 얼마만큼이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흥미롭게도지난 10년 동안 일본 경제의 성과를 면밀히 검토하면비관적 심리 상태를 지속해야 할 근거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실제로 1인당 생산성 증가를 기준으로일본 경제는 2000년 이후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아베노믹스가 등장하기 이전인 2012취업자 1인당 생산성은 3.08% 증가하였다지난 해 0.37% 증가한 미국,그리고 0.25%만큼 줄어든 독일과 비교하면 상당히 견고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대부분의 일본인이 올바르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아베노믹스만이 일본경제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아베는 (나를 포함하여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과 유럽에 요구하고 있는 정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통화정책재정정책구조정책을 포함한 포괄적 경기회복 프로그램아베는 이러한 접근을 세 가지 화살로 비유하고 있다하나만 실시하면 각각은 구부러질 수 있지만함께 실시하면 어떤 것도 구부러지지 않을 수 있다.

 

일본은행의 새 총재인 구로다는 일본 재무상과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를 역임한 풍부한 경륜을 지녔다. 1990년대 말 동아시아 금융위기 동안그는 미 재무부와 IMF가 밀어부쳤던 기존의 통념들이 실패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통상적인 중앙은행 관리들이 지니고 있는 낡은 독트린을 고집하지 않고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설정하면서 일본의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실질 금리와 부채를 증가시킨다비록 실질 금리의 조그마한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영향은 그리 크지 않더라도실질 부채에 대한 디플레이션의 효과는 상당할 수 있다.

 

구로다의 스탠스는 이미 상당한 엔화 약세를 초래하여 일본 상품의 수출 경쟁력을 증가시키고 있다이는 통화정책이 상호 의존하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이른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달러를 약화시킨다면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의 부당한 평가절상을 억제하기 위해 대응해야만 한다언젠가는 세계적으로 더욱 협조하는 통화정책 공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비록 늦었지만일본이 정책 대응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신용 장애(credit blockages)-예를 들면주택담보대출의 저리 차환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애로 사항 등-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면 통화정책은 더 큰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희망컨대일본의 통화정책은 그와 같은 중요한 이슈에 관심을 집중하기를 바란다.

 

아베는 정책 패키지에 두 가지 화살을 더 가지고 있다단지 쓸모없는 인프라 투자에 재정을 낭비하여 과거 일본의 재정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실수를 범하고 있다첫째재정정책이 없었다면 일본 경제는 어떤 성과를 기록했을 것인지 상상해 보아야 한다. 1990년대 말 금융위기에 뒤 이어 신용공급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재정지출이 성장을 회복시키는데 실패했다고 해서 결코 놀랄 일은 아니다재정정책이 없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그러나 일본의 실업률은 5.8%를 넘긴 적이 없으며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5.5%가 최고치였다둘째일본을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인프라 투자의 편익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미국은 여기에서 소중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실제 도전은 아베가성장이라 부르는 세 번째 화살을 디자인하는데 있을 것이다여기에는 경제의 구조조정생산성 향상, (특히 여성경제활동 참여율 제고 정책들을 포함한다.

 

일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명예를 제대로 뒤집어쓰고 있는 단어,‘규제완화를 얘기하기도 한다실제 일본의 환경 규제의료와 사회안전망 규제를 후퇴한다면 정책 실수가 될 것이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올바른 규제다어떤 영역에서는 더욱 효과적인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고용 제도와 같은 개혁이 필요한 상당수의 영역에서정부규제가 아니라 민간 부문의 관행 변화를 필요로 한다아베는 결과를 지시하기 보다는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예를 들어 그가 기업들이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라고 요구하자많은 기업들이 회계연도 3월말 통상적으로 주던 것보다 더 많은 상여금을 지급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기업의 노동정책 변화와 결부하여가족 정책을 실시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를 달성할 수 있다일본 학생들은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상위권에 들어가지만무역과 과학 방면에서 영어와 국제 통용어 구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따라서 교육과 연구 방면의 투자를 늘리면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일본의 전략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들이 있다.일본은 제도가 견고하며최고의 숙련된 기술과 디자인 감수성을 지닌 교육받은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으며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많은 선진국들이 요즈음 고통 받고 있는 불평등 또한 심각하지 않으며오래전부터 환경 보존을 공약하고 있다.

 

아베가 제시한 포괄적 아젠다들이 제대로 실행된다면오늘날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신뢰는 입증될 것이다실제로오늘날 다른 선진국에서 보이는 침울한 풍경들에서 몇 안 되는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shinzo-abe-and-soaring-confidence-in-japan-by-joseph-e--stigl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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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아베노믹스, 엔저현상 지속될 전망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이 무제한적(open-ended)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엔화는 지난 해 1078엔 대에서 현재 94엔을 넘어서 20% 가량 평가절하 되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160원까지 떨어져 원화가치는 엔화에 비해 25% 정도 평가절상 되었다 

이번 주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해서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겠지만, 정치적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미 지난 해 9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각각 무제한적 양적완화를 실시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한 물가안정목표치 상향(2%) 또한 통상적인 통화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나무랄 수도 없다. 따라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재발되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엔화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엔화 약세는 긴축정책을 지속하면서 오직 수출증대에만 목을 매고 있는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에도 타격이지만,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과도한 수출의존의 우리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지난 해 4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 쇼크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

자본유출입 규제 강화하고 과도한 수출의존 성장전략 수정할 때 

한편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건전성 부담금과 선물환 포지션 등 일련의 자본유출입 규제가 실시되었다. 그동안 국제적인 자본자유화를 설파했던 IMF도 최근 집행이사회에서 승인된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의 자본유출입 규제를 전향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급격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자본유출입 규제를 더욱 강화할 시점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외환투기의 온상인 역외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규제가 조속히 실시되어야 한다.

특히 파생상품과 외환거래에 적용되는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 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취임을 앞둔 박근혜 정부는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로드맵을 향후 제출할 국정운영 청사진에 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부자 및 재벌증세에는 입을 닫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복지지출 재원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금융거래세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수출중심 성장전략 또한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주기적인 외환시장 불안은 원화 약세로 오히려 대기업의 수출경쟁력은 강화된다. 그러나 원화의 지나친 평가절상은 수출경쟁력 약화로 과도한 수출의존 경제체제에서 불가피하게 성장률 하락과 경기침체를 수반하게 된다 

즉 한국경제의 외환시장 불안은 수출대기업과 외환시장 투기세력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국민경제에 긍정적 효과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외환시장 불안 해소와 수출의존 성장전략 탈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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