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6 / 04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한국은 대외적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잘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경제성장률도 회복도 상대적으로 빨랐으며고용률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되었다특히실업률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낮다지난 이명박 정부는 2012년 이후40만 명 이상 늘어나는 취업자 수를 성과로 지적하며 이미 금융위기의 충격은 해소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하지만 노동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많은 숙제들이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용률 회복의 이면에는 공공근로나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와 같은 좋지 않은 일자리 증가와 자영업자의 증가가 상당 부문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청년층의 고용률은 전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실업에 취약한 여성중고령자중소기업 노동자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상당한 위험한 상황에 내몰려 있는데이들의 상당수는 고용보험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으며일자리를 잃을 경우 더 나쁜 일자리에 직면하게 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늘 실직으로 인한 빈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실제 빈곤사회적 불평등양극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이전부터 사회안전망 강화와 저소득층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보험 지원을 강조해왔는데지난 5월 2OECD 역시 이와 같은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했다보고서에는 실직자에 대한 지원을 강조하고 있는데특히 중고령자를 비롯 저숙련 노동자중소기업 노동자 등에 대한 지원 방안과 고용보험 적용 및 지원내용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실직자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확대해야

(Korea should boost support for laid-off workers)

 

OECD

2013년 5월 2

 

OECD는 새로운 보고서에서 한국은 사회안정망을 강화하고실직자들이 더욱 빨리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지원방안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ack to Work: Korea"는 한국은 경제위기로 인한 최악의 결과는 피했으며실업률도 경제위기 이전인 3% 수준으로 다시 낮아졌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으로 인해 매년 일자리를 잃은 많은 노동자들특히 중고령 노동자들과 저숙련 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한국에서는 매년 20~64세에 해당되는 노동자들의 2.5%~5%에 해당되는 노동자들이 이처럼 일자리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는데남성(3.2%)보다 여성(3.8%)에서 그 비율이 약간 더 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데실직자의 절반 이하만이 일년 내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특히열악한 일자리나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중고령 노동자들의 경우 실직될 위험이 가장 큰 동시에실직된 이후에도 장기실업상태에 머물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실직자의 2/3이상은 이전과 동일한 일자리나 동일한 숙련을 사용하는 일자리에 종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은 새로운 일자리에서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일년 내 일자리로 돌아가는 실직자는 월평규 임금의 4% 하락,실질 연평균 총소득의 10% 하락을 경험하고 있었으며새로운 일자리에서는 정규직 계약을 할 가능성이 적어지고 사회적 급여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OECD는 한국에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권하고 있다. (※ 아래는 해당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함)

 

○ 고용노동부 고용 센터에 직업상담사와 같은 직원들을 확충해 구직자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함

 

○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증명된 (특히실업기간이 짧은 노동자들에게 효과적인직업탐색훈련과 일자리 연계 서비스가 더욱 강조되어야 함

 

○ 단기에 스스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구직자들에게는 집중적인 지원이 제공되어야 함. 6개월 이상 실업상태에 있으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실직자들에게는 취업성공 패키지 프로그램의 1단계와 동일한 서비스의 제공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임

 

○ 최근 상담과 참여자 선별기능을 강화한 직업능력개발 계좌제(the Individual Training Account Programme)가 잘 정착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함

 

○ 실업자들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은 지금 있는 직업에서의 숙련도 향상보다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지나 대인관계와 관련된 숙련이나 수학 관련 숙련 등과 같이 포괄적인 숙련을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함

 

○ 구직활동에 대한 지원직업탐색훈련직업훈련을 포함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에 대한 더욱 엄격한 평가가 필요함개별 고용 센터나 지방정부에 의해 운영되는 프로그램들 역시 평가 대상이며 모범사례는 다른 지역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전파함

 

○ 고용서비스를 제공에 있어 민간 취업알선기관의 역할 확대는 성과 측정 및 취업알선기관의 보상체계에 대한 신중함 검토가 동반되어야 함

 

○ 고용보험 준수율은 실업급여가 실직자들에 대한 소득보조금 제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확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함그리고 중소기업의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는 고용보험 적용률 확대에 성공적인지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함만약 그렇지 못하다면적용률을 개선시키는 다른 방안을 찾거나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고 빈곤에 노출될 위험이 큰 이들 저소득 실직 노동자들을 기초생활보장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해 보아야 함

 

○ 고용보험 적용률 확대에 덧붙여고용보험을 적용받는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었을 때 더 많은 이들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이루어져야 함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oecd.org/newsroom/koreashouldboostsupportforlaid-offworkers.htm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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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1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 대선은 오바마의 재선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오바마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이고, 뾰족한 해결책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1월 1일로 다가온 재정절벽(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으로 인하 큰 폭의 재정지출 감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 터키 재무장관이자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케말 데르비스는 오바마의 당선 요인은 광범위한 중산층의 지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재분배라고 말한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살아나야 수요가 회복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소득재분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득재분배를 위한 방안으로 양질의 교육과 기술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럴 때에 실업을 막을 수 있고, 안정적 고용을 통해서 소득재분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케말 데르비스의 제안처럼 소득재분배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다. 미국 국민들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부자증세와 재정지출을 강조한 오바마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감세와 재정긴축을 주장했던 롬니는 이 문제를 실현하기에 부적절한 후보로 평가받은 것이다. 몇 달전 있었던 프랑스 대선에서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겠다고 주장했던 올랑드가 당선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민주당이 부자증세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 국의 국민들이 선택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리의 선택이 남았다. 부자증세와 복지강화는 물론이며 근본적으로는 중산층 이하의 임금과 소득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소득재분배를 이룰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일지 잘 판단해보자.

 

 

버락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

(The Second Coming of Barack Obama)

 


2012년 11월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케말 데르비스(Kemal Dervis)

힘든 선거였지만, 버락 오바마는 재선에 승리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바마는 새로운 4년의 임기 동안 미국과 세계를 위해서무엇을 할 것인가?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8%에 달하는 실업률을 껴안은 채 재선에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프랑스 전 대통령), 고든 브라운(영국 전 총리), 호세 사파테로(스페인 전 총리)와 같은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최근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리에서 밀려났다. 공화당 대통령 조지 부시의 8년 임기 동안 폭발한 금융 악재로 인해, 오바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회복을 위해 뛰어야만 했다.


오바마는 단지 그의 비범한 개인적 쾌활함 뿐 아니라 중산층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오바마의 경제 회복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중산층 유권자들은 부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인식된 공화당 후보 롬니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미국의 계속되는 인구 변화는 라틴계를 비롯한 소수민족에게 강력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후보의 승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특히 롬니가 실패한 부분이다.

이번 선거는 과도한 비용 지출과 네거티브적 공격이 많았다는 점에서, 많은 유권자들을 불쾌하게 만들만 했다. 하지만 대안은 항상 존재하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싸워야만 한다는 미국 민주주의의 경쟁력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기로에 서있는 세계 경제와 함께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은 엄청난 확장적 통화정책과 거대한 재정적자를 유지함으로써 그나마 불안정하고 약한 수준의 경제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금고에는 현금이 쌓여있지만, 민간 투자는 정체되고 있다. 일본은 총리가 계속해서 깜짝놀랄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확실한 경제 회복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의 기민한 임기응변과 국채시장에 무제한 개입하겠다는 약속 덕분에 겨우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십년동안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성장은 본질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남유럽의 문제는 심지어 독일마저 경기 침체에 빠지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는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다. 유그리스 자체는 작은 국가에 불과하지만, 그리스가 보여주는 총체적인 붕괴는 금융과 사람들의 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 신흥시장의 경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신흥국들의 잠재생산성 증가추세는 선진국보다 높다. 하지만 경기순환적 디커플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선진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 - 역자주).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 어떤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전세계로 전파된다. 협소한 거시경제의 시야를 넘어서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자체만으로 세계경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어떤 경로를 밟느냐는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이며,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G20 등에서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각은 전세계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독일 등에는 거대한 투자 자원이 있다. 기후와 자원의 제약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높은 생산력과 거대한 번영을 가져다주며 노동과 고용을 증진시키 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기술혁명의 시작에 서 있다.


하지만 이런 자원들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선진국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은 투자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수요의 회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본은 많은 수익을 거두었지만 거기에 부과되는 실질 세율은 높지 않으며, 현재의 저금리는 기업에게 유용하다. 또한 미국이 2011년에 이룬 경제성장의 90% 이상이 상위 1%에게 돌아가는 것과 같은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수익 배분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회복을 제한하고, 거시경제 정책은 지속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과 커져가는 공공부채의 위험, 저금리로 인한 자산거품 사이에서 길을 잃게 만든다.

균형잡힌 소득재분배는 단지 사회적,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이는 거시경제에서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게 꼭 필요한 해법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물론이며 전세계적으로 교육과 적절한 기술 훈련이 제공되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훈련받지 못한다면 수많은 노동자들은 실업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소득재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제 북유럽이 5조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반면 남유럽의 수요는 붕괴되고 미국의 적자는 5조 달러에 이른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나 이상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적 협력이 요구되며, 선거 이후 미국에 대해서는 청정에너지혁명, 고용창출 투자의 확대, 새로운 성장 방식 만들기와 같은 약속을 지킬 것이 강력하게 요구된다.

미국의 길고 어려웠던 선거는 끝이 났고, 이제 포괄적인 개혁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이를 잘 깨닫고, 미국과 전세계의 수 억 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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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8 / 0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 선거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올해 11월 치러지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롬니 의원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 El Erian)은 아직 두 후보 사이의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거의 유사하다고 본다. 실제로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지금 미국 경제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일자리를 만들고 금융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책의 목표는 같더라도 그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에리언은 경제 정책은 결국 사회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며, 특히 재분배를 고려한 사회적 판단을 중요하게 보았다. 이런 점에서 다음 대통령은 개별 경제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포괄적인 경제 정책 세트를 내놓아야 하며, 그 과정에서 부합하는 사회 정책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리고 이것이 두 후보 사이의 차이점이 될 것이라 보았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의 핵심은 결국 사회적 책임감에 관한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노력하는 사람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를 강화하며, 부자들에게 공정함과 평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안하고 있지만 그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 핌코(PIMCO)의 CEO이다. IMF에서도 일했으며 영국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2008년 선장한 최고의 책 <새로운 부의 탄생(When Markets Collide)>의 저자이다.

 

미국의 제한된 선택

(America's Constrained Choice)


 2012년 8월 1일

모하메드 엘 에리언(Mohamed El Eria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일반적 통념은 부분적으로 옳다. 경제 문제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은 맞다. 하지만 그 다음은 매우 불확실하다. ‘못난이 대회’에서 승리한 사람은 상대방과 자신의 정책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다음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1월에 시작된다. 지금 큰소리를 치는 오바마(Obama)와 롬니(Romney) 후보의 모습과 달리 새 당선자는 자신이 경제정책에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되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미국을 위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들의 차이점은 유권자들에게 아직 전달되지 않고 있다. 후보들은 매우 비슷한 경제 대책을 제시하면서 사회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점이 후보들 사이의 차이이다.

누가 이기든지 내년 경제 성장률은 2% 미만일 것이다. 실업은 여전히 높고, 그 중 절반 정도는 해결하기 힘든 장기 실업 상태에 처할 것이다

금융 역시 우려의 대상이다. 재정 적자는 GDP의 10% 수준으로 지속될 것이며, 중기적으로 부채가 주는 위험을 더해질 것이다. 은행 부문도 여전히 위험하다. 은행은 중소기업의 신용 대출을 제한하여, 고용과 투자에 방해가 되고 있다. 주택 부문은 오직 고통스러운 디레버리징(부채 조정)이 부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시행되는 정책은 모두 똑같이 불안정할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언쟁에 매몰되어 있었던 탓에 미국 의회가 위기에 대한 행동을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렵다. 반면 연방준비은행(Fed)이 제시하는 실험적인 대응책과 적극적 행동은 경제에 이롭지 않으며, 비용과 위험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미국 경제가 처한 세계 경제의 환경도 더 어려워질 것이다. 향후 몇 달 동안 유럽의 부채 위기는 매우 나빠질 것이다. 신흥국 경제도 침체되면서 다자간 정책 조정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고, 정체된 파이를 위해 주요 무역 대국이 경쟁하면서 보호주의 압력은 증가할 것이다.

결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트 롬니 중 누가 11월에 승리한다 해도, 다음 대통령은 시급한 경제적 안정과 장기적 개혁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 가로막힐 것이다. 유럽의 침체, 그리고 그로 인한 세계경제의 침체 앞에서, 역동적인 일자리 창출과 금융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 외에 후보들이 택할 수 있는 다른 선택은 없다.

즉각적인 경제 부양책과 중기적인 재정 안정성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재정절벽(역주-재정절벽이란 지금까지 집행하던 예산이 갑자기 삭감되거나 중단되어 경제에 큰 충격이 오는 것으로 미국은 2013년 1월부터 Budget Control Act에 따라 1조 2천억 달러 재정 지출이 자동으로 삭감될 예정이어서 재정절벽을 맞게 된다.)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다. 특히 현재처럼 세금 감면 기한이 끝나가고 전반적으로 소비 감소하는 때에는 더욱 그렇다. 만약 실패한다면 미국 경제의 침체가 매우 심화될 것이 명확하다.

중기적으로 예산 개혁이 필요하다. 의회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세금의 올바른 책정과 지출 개혁에 관해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은 정치적 수사로 표현되는 것보다 훨씬 더 협소하다다. 다음 대통령 역시 이를 곧 깨달을 것이다.

재정 개혁은 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일 때 가장 잘 이루어진다. 따라서 오바마와 롬니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주택이나 노동시장, 신용중개, 사회기반시설과 같은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은 대부분의 정치가들이 믿는 것보다 매우 적다.

그렇다고 해서 두 후보 사이에 차이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전체 경제의 방향은 다양한 수준과 속도를 가진 원동력에 의해서 결정된다. 기술과 교육 수준에 따라 실업률이 달라지며, 소득 수준이 달라지고, 부의 불평등까지 이어진다. 즉, 경제적 결정은 재분배가 가져오는 영향을 고려하여 사회적 판단을 필요로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최고조에 달했던 과도한 레버리지와 부채의 시대 이후, 미국은 여전히 투자, 일자리, 경쟁력이 성장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누적된 손실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였다. 지금까지 의회는 과도한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부채 조정을 강요해왔다.

이상적이지만 미국의 다음 대통령은 일자리 역동성을 회복하고 금융 안정성을 회복하는 두 단계를 신속하게 시작해야 한다. 우선, 그는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경제 정책을 포괄적인 세트를 고안해야 한다. 이것이 두 후보 간의 중대한 차이점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그는 경제 정책과 함께 사회 정책을 하나의 명확한 세트로 제시해야 한다. 그 사회 정책은 사회의 손실을 공평하게 공유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여기서 잠재적 차이점이 나타난다.

이번 선거는 아웃소싱, 증세, 사회복지개혁, 정부 통제냐 민간 활동 촉진이냐, 일자리 창출이냐 무임승차자냐와 같은 이슈들이 뜨거운 논쟁이 되는 선거는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이야기되는 것은 사회적 공평성, 권리, 평등, 부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 시민사회에 관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사회적 책임감에 관해 이야기하는 선거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돕고, 그들이 일자리를 찾고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돕는 것은 사회적 의무이다.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문을 보호하기 위한 것다. 취약계층이 더 적절한 건강 보장을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을 실패로 몰아가는 교육 제도의 개혁에 관한 것이다. 공정함과 평등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자신들에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부를 가져다주는 체계로 회귀하고자 하는 부자들에 관한 것이다.

오바마와 롬니의 차이점은 여기에 있다. 이는 중요하다. 이에 대한 캠페인과 토론이 더 빨리 진행될수록, 미국 유권자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으며, 국가적 불안을 탈출하기 위해서 집단적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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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27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세계 경제는 장기 침체에 들어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한다. 이런 시기에 그래도 다른 국가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국제정치경제학과 교수이며, <더 나은 세계화를 말하다>, <자본주의 새판짜기> 등의 저서를 쓴 바 있는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공공부채가 적은 국가. 둘째, 대외의존도가 낮은 국가. 셋째, 민주주의가 발전한 국가.

과도한 공공부채는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는데 방해가 된다.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에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필요한 투자에 나서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공공부채뿐 아니라 민간부채도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민간부채가 과도해지면 결국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 대한 의존도, 즉 국제 무역이나 국제 금융에 기대는 정도가 높을수록 세계 경제 상황에 휘둘리게 된다. 새사연이 꾸준히 주장해왔으며, <리셋 코리아>에서도 썼듯이 내수중심, 소득중심의 경제가 필요한 때이다.

민주주의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분배 문제를 두고 정치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러한 충돌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지,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에 대한 참여와 이해가 가능한지가 향후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이다.

대니 로드릭은 이런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 향후 세계 경제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국가로 브라질, 인도와 함께 한국을 꼽고 있다. 왜일까? 한국은 세 가지 조건을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2011년 기준 우리의 국가채무는 420조 원으로 GDP 대비 34% 수준이다. 일본 199.7%, 프랑스 94.1%, 미국 93.6%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채무 외에 공공기관 부채가 463조 원 존재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세계 경제에 대한 의존도의 경우,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해온 만큼 대외무역의존도는 100%에 가까우며, 외환위기 이후 실시된 자본유출입 자유화로 국제금융자본의 ATM(현금자동인출기)로 불릴 정도이다. 마지막 조건이었던 민주주의의 발전 정도에 대해서는 각자 판단해보도록 하자.

 

새로운 세계 경제의 승자

(The New Global Economy’s (Relative) Winners)

 

2012년 7월 3일

대니 로드릭(Dani Rodrik)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세계 경제는 단기적으로 심각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유로존은 문제를 해결하고 파국을 면할 수 있을까? 미국은 새로운 성장경로를 찾을 수 있을까? 중국은 경제성장의 둔화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앞으로 몇 년 간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결정해 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당면한 위기를 해결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세계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느 때보다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어려운 상태이다.

현재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하던지 심각한 부채, 낮은 성장률, 국내 정책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 등은 여전히 유럽과 미국에 남겨진 숙제이다. 유로존이 온전히 유지될 것이라는 최상의 경우에도, 유럽은 망가진 유럽연합을 재건설하기 위한 작업에 발목이 잡힐 것이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이데올로기 양극화가 경제 정책에 있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할 것이다.

실제로 모든 선진국은 실업과 재정적자라는 문제와 함께 불평등의 심화, 중산층의 축소, 인구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문제가 급격하게 움츠러들수록, 그 국가는 국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파트너가 되기는 어렵다. 그런 국가는 다자간 무역 체계를 유지하는데 덜 우호적이며, 그들에게 손해라고 여겨지는 경제 정책을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국, 인도, 브라질 같은 거대 신흥시장이 그 공백을 채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들은 자신들의 국가 주권과 정책 사용 역량을 지키기 위해 날카로운 상태로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제 및 다른 문제에 있어서 국제 협력의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모든 국가의 잠재적 성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의 20년 동안 경험했던 세계 경제의 성장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세계 전체의 경제적 불균형은 더 심해질 것이다.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국가와 유리한 국가가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국가들은 세 가지 특징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것이다. 첫째, 공공부채가 높지 않을 것이다. 둘째, 세계경제에 과도하게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경제성장의 동력은 외부보다 내부에 존재할 것이다. 셋째, 민주주의가 튼튼할 것이다.

공공부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은 중요하다. GDP의 80~90%를 차지하는 부채는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심각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부채는 재정정책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고, 세금에 관한 정치적 싸움을 촉발시키며, 분배에 관한 충돌을 유발한다. 부채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는 정부는 장기적 구조적 변화에 필요한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호주나 뉴질랜드와 같은 몇 개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의 선진국의 대부분은 이러한 문제에 빠질 것이다.

브라질, 터키와 같은 많은 신흥국 경제는 최근 공공부채의 증가를 제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민간 부문에서의 대출 급증을 막지 못했다. 민간 부문의 부채는 공적 책임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공공부채가 낮다고 해서 생각만큼 안전한 것은 아니다.

과도하게 세계 시장과 세계 금융에 의존하여 경제성장을 이루어온 국가 또한 불리할 것이다. 현재의 세계 경제는 취약해서 대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상황은 좋지 않다. 터키와 같이 경상수지 적자가 막대한 국가는 시장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 세계 경제에 휘둘리는 인질이 될 것이다. 중국과 같이 흑자가 큰 국가는 무역보복과 같이 중상주의 정책을 억제하라는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다.

국내 수요 주도의 성장은 수출 주도 성장보다 더 믿을 만한 전략이 될 것이다. 거대한 내수 시장과 풍부한 중산층을 가진 국가가 유리하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는 더 발전할 것이다. 왜냐하면 권위주의적 체제가 사라지면서 충돌을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민주주의는 아주 천천히 변화하거나 정체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협의와 협동의 장을 만들고, 사회를 동요와 충격으로 몰아갈 수 있는 사회적 집단에 반대하면서 다양한 사회 주체 간의 양보와 협의를 만들어 갈 것이다. (역주-인도는 지역 중심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잘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적 제도가 부족하다면, 분배문제를 두고 일어나는 충돌은 쉽게 사회적 저항이나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나 남아프리카의 민주주의는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우월한 조건이다. 독재적인 지도자의 통치 속에 있는 아르헨티나와 터키 같은 국가는 향후 세계 경제에서 불리하다.

이러한 세 가지 요구조건을 만족시키는 국가는 거의 없는데, 이는 지금 세계에 닥친 새로운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우리 시대에 가장 장대한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경우인 중국도 이 중 한 가지 조건만을 만족한다. 모두에게 힘든 시기가 다가올 것이다. 그나마 브라질, 인도,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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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6 / 11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에서 2009년에서 2010년 동안 증가한 소득 중 93%가 상위 1%의 몫이었다. 이는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닥친 침체 속에서도 상위 1%는 엄청난 소득 증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양극화와 불평등은 심해졌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은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우선 빈곤층과 중산층에 속한 이들이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문제라고 본다. 사람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 기술, 사회기반시설과 같은 곳에 투자해야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상위층은 정부가 소득 재분배나 재정 지출을 통해 투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비판한다.

더불어 상위층의 엄청난 소득은 그들이 사회에 기여한 대가가 아니라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라 비판한다. 독점력을 남용하거나 정부와의 유착을 통해 비리를 저지르고, 기업의 발전보다 주주의 배당을 먼저 고려하고, 약탈적 금융대출로 서민들의 돈을 탈취한 결과라 꼬집고 있다. 또한 지금의 시장경제는 정치에 의해 움직이고, 정치는 돈에 의해 움직인다고 표현하고 있다.

 

불평등의 대가

(The Price of Inequality)

 

2012년 6월 5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린다.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미국인들의 사례를 많이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통계수치들은 부모의 소득과 교육 수준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수치들은 ‘아메리칸 드림’이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뜻한다. 오늘날 미국은 유럽보다 기회의 평등도가 낮다. 이 자료가 존재하는 선진국 중 가장 낮다.

때문에 미국은 선진국 중 불평등도가 가장 높으며, 이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던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증가한 소득 중 93%를 미국의 상위 1%가 가져갔다. 소득 뿐 아니라 자산, 건강, 기대수명 등에서도 불평등 정도는 심화되고 있다. 소득과 자산은 상위층으로 집중되고, 중산층은 사라지고 있으며, 빈곤층은 증가하고 있다.

상위층이 높은 소득을 얻게 된 이유가 사회에 기여한 대가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위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 경제를 파산 직전까지 끌고 갔던 은행들조차 막대한 보너스를 받았다.

이 외에도 상위층은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독점력을 키워서 자산을 모으고, 과도한 배당으로 기업에 손실을 가져온다. 정부와의 정치적 커넥션을 이용하여, 정부에게 팔 때는 비싸게 팔고(약품류) 정부에게 살 때는 싸게 사는(광물 채굴권) 식이다.

금융자산 역시 마찬가지다. 약탈적 대출과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을 통해서 가난한 이들을 착취하고 있다. 빈곤층을 직접 희생하여 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상위층이 부자가 되면 모든 이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간다는 이상한 이론인 적하효과가 작동했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997년과 비교해서 실질 소득은 더 낮아지면서 지금 대다수 미국인의 삶은 나빠졌다. 성장의 모든 과실은 상위층에게 돌아갔다.

미국의 불평등을 옹호하는 이들은 빈곤층과 중산층이 불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과거에 비해 분배되는 파이의 비중은 줄었지만, 부자들과 슈퍼부자들 덕분에 파이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후 10년 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이 때는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시기였다. 하지만 성장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부터 성장속도는 줄었다.

불평등의 근원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이는 놀랄 일이 아니다. 상위층의 자기 이익 챙기기는 경제를 왜곡시켰다. 물론 시장경제에 따라 움직였지만, 미국에서 시장은 정치에 의해 만들어진다. 정치는 돈이 만든다. 부정이 많은 선거자금 모금이나 정부와 기업 사이에서 일어나는 회전문 인사가 그런 사례이다.

파산법은 금융파생상품에는 특권을 주지만, 정작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적절한 교육이 제공받아야 할 권리와는 상관없이 은행들의 배를 불리고 수많은 빈곤층을 가난하게 만든다. 돈이 민주주의를 이기는 나라에서는 이런 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불평등의 심화는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다. GDP 성장률과 함께 대다수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더 나은 시장경제가 있을 수 있다. 어떤 나라는 불평등을 줄여가고 있다.

미국은 반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높은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불평등은 낮은 성장률과 비효율을 가져온다. 기회의 부족은 가장 중요한 자산인 사람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많은 빈곤층과 심지어 중산층들까지 그들의 잠재력을 펼치면서 살고 있지 못하다. 상위층은 공공 서비스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으며, 정부가 소득 재분배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서 세금이나 정부지출을 삭감하기를 원한다. 이는 교육, 기술, 사회기반시설과 같은 곳의 투자를 줄이면서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공공지출의 감소, 저임금, 실업으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IMF와 금융시스템 개선을 위한 UN의 전문가 위원회에 의하면 불평등은 경제적 불안정을 가져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불평등이 미국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평등이 극단적 수준에 도달하면 통화 정책부터 예산 배분까지 모든 공적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은 “모두를 위한 정의”가 숨쉬는 나라가 아니라 부자를 위한 정의가 숨쉬는 나라가 될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 기회의 땅이 아니다. 하지만 바꿀 수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회복하기에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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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