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모든 지표가 아래를 향해 달리고 있다.

경제 형편이 나빠지고 있는 징후가 이제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는 중이다. 스페인까지 구제 금융 반경 안으로 들어오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 되고 있는 유럽은 유로 존 시스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의외의 회복을 기대했던 미국경제도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본은 할 줄 알았던 중국경제의 성장 동력마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외부 여건이 이런데 한국경제가 무사할 리 없다. 2000을 탈환했던 주가는 다시 1800 밑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해서 자본시장 전체가 다시 불안정하다. 실물 측면의 수출 둔화도 뚜렷하다. 연속 3개월 수출이 작년보다 줄었다. 사실 2월만 빼면 올해는 계속 마이너스인 셈이다.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매년 적어도 두 자리 수 수출 신장이 되어야 경제가 어느 정도 활력을 가질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타격으로 2009년 수출이 크게 감소했던 다음으로 상황이 나쁘다.


 

2009년 이후 경제상황 가장 안 좋다.

내수로 들어가 보자. 국내 민간소비는 1% 수준의 낮은 성장률만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부채 부담을 안고 추가로 주택구입을 할 리가 만무하다. 정부가 5.10 대책 등 각종 부동산 부양대책을 세워도 안 되는 이유다. 심지어 올해 1분기에는 가계 부채 규모가 약간 줄어들기도 했다. 이 역시 금융위기 정점이던 2009년 1분기 이래 처음이다. 부채가 줄어들어 반갑지만, 그 만큼 경기위축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안 좋은 경제 여건에 직면해 있음이 확실하다.

급격히 악화되는 경제상황 속에서 대선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쯤 이면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경제 개혁 플랜을 경쟁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당장 침체를 막을 대책과 함께, 향후 긴 안목에서 경제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개혁 방안과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긴축과 성장 논쟁, 감세와 증세 논쟁, 에너지 자원 대책 등 분야에서 치열하게 논쟁이 붙고 있는 해외와 달리 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시장국가를 넘어서는 대안 모색을 해야

며칠 전 마이클 샌델이 방한하여 ‘시장 사회’를 비판했다. 우리 새사연은 시장국가를 벗어나 지속가능한 사회국가를 비전으로 국민들의 소득을 늘려 성장을 촉진하는 발전 모델을 제안했다. 자본통제, 재벌개혁, 자산거품 규제 등 3대 규제를 하면서 동시에 적극적 소득정책과 노동권 보호 정책, 사회적 경제의 지속적 확대, 그리고 새로운 중소기업 네트워크라고 하는 3대 정책을 통해 내적인 발전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라면 이런 유형의 의제들을 짚어내야 할 시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재차 찾아오는 위기 앞에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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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정치2012.04.10 17:50

2012.04.10정태인/새사연 원장

내가 운좋은 사람이란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지만 역사로 공부를 시작한 건 틀림없는 행운이다. 순간 순간 내가, 우리가 역사의 흐름 어디쯤 서 있는가를 점검하도록 훈련을 받은 건 그야말로 천운이다.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스위지는 “역사로서의 현재”라는 책 제목에 그의 도저한 역사의식을 담았다.

 

신기하게도 역사의 굽이는 가장 단순한 장기 시계열 그래프에 간명하게 나타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모든 사회경제지표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그 이전에도 학자들이나 관료들이 듬성 듬성 시장만능론을 우리 사회에 적용하려 시도한 적은 있지만 우리 나라가 본격적으로 “시장국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세계화” 이후였다.  무분별한 자본시장 개방으로 97년 외환위기를 맞았는데 “준비된 대통령”은 IMF의 요구로 인해 그 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탄대로 그는 “구시대의 막내”였고 “한미 FTA"는 시장국가의 완성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그 ”구시대“는 마지막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2008년 사망 진단을 받았다. 이명박 현 대통령은 시대가 바뀐지도 모르고 식어버린 사체에서 호흡의 흔적을 뒤적이고 있다.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 국민은 “치명적 경쟁”을 거부하고 “보편적 복지”를 택했다. 이제야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문을 연 것이다. 그리고 금년에 우리는 두 번의 선거를 치른다. 다시 양극화의 길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사회통합의 새 길로 들어설 것인가? 앵시앵 레짐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뉴 레짐에 맞는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책을 선택할 것인가? 아이들을 죽음의 경쟁에 계속 내맡길 것인가, 아니면 신뢰와 협동 속에서 살아가도록 할 것인가? 어르신들들 질병과 가난의 늪 속에서 전전긍긍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편안한 노후를 즐기도록 할 것인가?

이제 우리가 선택할 시간이 왔다. 한 표, 한 표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한다. 우리 아이들과 자연의 삶과 죽음을 가른다. “역사로서의 현재”는 엄중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선택이 우리 역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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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4 / 04 새사연

지속가능한 사회국가를 제안한다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지속 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2. 시장국가에서 사회국가로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2012년 5월 중 단행본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출판될 원고 가운데 일부를 새사연 회원들과 미리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시장의 자기조절 능력이 실패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으며, 2011년 월가점령시위는 99%의 부를 체계적으로 1%로 재분배시켜온 시장의 불평등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30여 년 간 '글로벌 스탠더드'로 간주되었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에도 급속하게 이식되었던 신자유주의는 '지속 불가능한 시장국가'로 정리할 수 있다. 이의 대안으로 우리가 제시하는 새로운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국가(Sustainable Social State)'이다.

 

1. 지속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그렇다면 어떤 사회가 지속가능한가? 여러 학자들에 의하면 지속가능성은 '생태계가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첫째, 경제개발과 생태계가 양립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 삶의 질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며 셋째,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개선하고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이 공론화된 것은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 의해서다. 이 보고서는 새로운 경제발전 형태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제시하면서, "현재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들이 그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을 보장하는 방식의 개발"이라 정의하였다. 이를 경제학을 빌어 표현하자면 미래 소비의 현재가치가 줄어들지 않도록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현재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발이 전통적인 경제학의 경제개발에 대한 사회적인 목표라면, 미래 세대의 욕구에 충족되는 개발은 환경 문제를 고려하는 장기적인 관점과 관련된다.

 브룬트란트 보고서

1983년 UN은 환경과 발전에 관한 세계위원회(WECD,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를 설립하고 '변화를 위한 지구적 의제'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 위원회에서 1987년에 2000년대를 향한 지구환경보전전략보고서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를 발간한다. 이 보고서는 인구, 식량, 생물, 종 보전, 에너지 산업 도시화, 평화 등의 사안들을 논의하면서 자원 기반을 지속시킬 새로운 경제 발전 형태를 요구하였다. 여기서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이 나왔다. 당시 노르웨이 환경부 장관을 거쳐 수상의 자리에 오른 브룬트란트가 이 위원회의 위원장이었으며, 그녀의 이름을 따서 브룬트란트 보고서라 불린다.

 

2005년 UN은 세계정상회의 결과문(World Summit Outcome Document)에서 지속가능성은 환경, 사회, 경제의 세 기둥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현재와 미래에 건강하고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제공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 세 가지 영역이 아래 그림과 같이 하나의 동심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 가지 영역이 연결되어 있으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경제는 상품의 교환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의 하나이다. 경제는 사회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에는 상품의 교환에 기반하지 않는 수많은 관계와 가치가 있다. 친구, 가족, 종교, 예술 등이 그렇다. 사회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 구성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공기, 음식, 물. 에너지, 원자재가 환경이다. 때로는 사회가 환경을 바꾸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가 환경보다 커질 수는 없다. 또한 세 영역은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경제 발전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그것이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일 수도 있다. 하나의 해결책이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세 영역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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