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3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아베노믹스, 엔저현상 지속될 전망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이 무제한적(open-ended)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엔화는 지난 해 1078엔 대에서 현재 94엔을 넘어서 20% 가량 평가절하 되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160원까지 떨어져 원화가치는 엔화에 비해 25% 정도 평가절상 되었다 

이번 주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해서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겠지만, 정치적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미 지난 해 9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각각 무제한적 양적완화를 실시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한 물가안정목표치 상향(2%) 또한 통상적인 통화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나무랄 수도 없다. 따라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재발되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엔화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엔화 약세는 긴축정책을 지속하면서 오직 수출증대에만 목을 매고 있는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에도 타격이지만,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과도한 수출의존의 우리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지난 해 4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 쇼크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

자본유출입 규제 강화하고 과도한 수출의존 성장전략 수정할 때 

한편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건전성 부담금과 선물환 포지션 등 일련의 자본유출입 규제가 실시되었다. 그동안 국제적인 자본자유화를 설파했던 IMF도 최근 집행이사회에서 승인된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의 자본유출입 규제를 전향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급격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자본유출입 규제를 더욱 강화할 시점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외환투기의 온상인 역외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규제가 조속히 실시되어야 한다.

특히 파생상품과 외환거래에 적용되는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 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취임을 앞둔 박근혜 정부는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로드맵을 향후 제출할 국정운영 청사진에 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부자 및 재벌증세에는 입을 닫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복지지출 재원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금융거래세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수출중심 성장전략 또한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주기적인 외환시장 불안은 원화 약세로 오히려 대기업의 수출경쟁력은 강화된다. 그러나 원화의 지나친 평가절상은 수출경쟁력 약화로 과도한 수출의존 경제체제에서 불가피하게 성장률 하락과 경기침체를 수반하게 된다 

즉 한국경제의 외환시장 불안은 수출대기업과 외환시장 투기세력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국민경제에 긍정적 효과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외환시장 불안 해소와 수출의존 성장전략 탈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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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0 / 0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지금부터 2년 전인 2010년 10월, 더블 딥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차 양적완화를 발표하고 중국에 대해 환율절상을 촉구하면서 이른바 ‘환율전쟁(Currency Wars)’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되었다. 당시 서울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고, 한국도 환율을 절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국내 관심도 매우 높았다.

당시에 환율전쟁을 두고 미국과 신흥국들 사이에 입장이 매우 명확히 엇갈렸다. 미국은 중국, 한국 등 신흥국이 인위적으로 환율을 절하하여 수출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대로 중국이나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기축 통화 보유국인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해 대규모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되어 신흥국의 환율을 절상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한국은행 최근 보고서에서도 확인된 바 있는데, 위기 이후 선진국의 “대규모 공적 유동성 공급으로 증가된 글로벌 유동성의 일부가 신흥국으로 유입”되어 신흥국의 자본유입 변동성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의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2012.9)

그런데 2년 뒤인 최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앞 다퉈 확장적 통화정책을 결정하면서 또 다시 환율전쟁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은 무제한적인 국채매입을 선언했고, 일본 중앙은행도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10조엔 증가시켰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3차 양적 완화를 결정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특히 2년 전 환율전쟁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꺼낸바가 있던 만테가 브라질 재무 장관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달러화 가치를 낮춰 미국의 수출을 늘리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주장하면서 “보호무역주의적인 조치”이며 “통화전쟁이 재점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지난 9월 26일 미국 하원에 속해 있는 미쇼드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과 론 커크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한국이 원화를 달러대비 10% 가량 평가 절하하는 등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낮춰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한국도 환율전쟁에서 비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쨌든, 선진국의 양적 완화 -> 글로벌 유동성 팽창 ->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 -> 신흥국 환율 절상효과 발생 -> 상품 수출경쟁력 약화 -> 신흥국 경상수지 악화라는 기제가 작동하는 것은 사실이고, 우리나라도 이런 메커니즘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컬럼비아 전 재무장관이자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올랐던 현 컬럼비아 대학 교수인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는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도 정당성이 있고, 신흥국의 환율전쟁 우려도 정당성이 있다고 인정한다.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자면, 단기적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합의된 자본이동 규제안을 만들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달러를 대체할 진정한 국제준비통화체제를 창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최근에 실린 그의 컬럼을 요약한다.

   

연방준비제도(미국 중앙은행)와 환율전쟁

(The Federal Reserve and the Currency Wars)

 

2012년 10월 2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Jose Antonio Ocampo)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결정한 세 번째 “양적 완화(quantative easing)"에 대해, 브라질 재무장관 만테가(Guido Mantega)는 미국이 ”환율전쟁“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흥국들은 이미 빠르게 절상되는 자국통화가치 충격이 (자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줄까 고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 주 동안 유럽 중앙은행과 일본 중앙은행들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잇달아 발표한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결정으로 환율전쟁 우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결정한 것이나 만테가 장관이 환율전쟁 우려를 표명한 것은 모두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미국연방준비제도는 더딘 미국경제 회복속도에 직면하여 확장적 통화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맞다. 더 나아가 특히나 노동시장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은 중요하며 유럽중앙은행도 그렇게 해야 한다.

물론 선진국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은 조금 덜 긴축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수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선진국들에서는 2007~2008년에 비해 재정적 수단을 동원할 여지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고,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정치적 교착상태가 악화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 예산 확대를 통한 경기 자극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만테가 주장대로 3차 양적완화 효과가 상당히 제한될 것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로서는 그것 말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 완화가 환율전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만테가의 주장 역시 정당하다. 세계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에게 주어진 역할에 비추어 볼 때 연방준비제도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확실히 일부러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세계경제에 중요한 외부성을 발생시킨다. 그것은 특정 국가(미국) 통화를 세계의 주요 준비통화로 사용하는데 따른, 현재 국제통화체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결함에 기초한다.

이 문제는 일찍이 1960년대의 벨기에 경제학자 트리핀(Robert Triffin)에 의해 제기된 바 있고, 뒤에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도아 스키오파(Tommaso Padoa-Schiopa)에 의해서도 제되었다. 스키오파에 따르면, “대체로 국제 통화시스템이 안정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국내적 이유 하나에 기반하여 구축된 경제정책이나 통화정책과는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실제로는 모든 선진국들)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이 실시되면 신흥국들에게 위험성이 높아진다. 선진국들은 적어도 앞으로 수년 동안 매우 낮은 금리가 유지될 것이므로,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팽창한 선진국) 자본이 상대적 고금리의 신흥국으로 수출될 강력한 유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국 입장에서) 그와 같은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은 자국통화가치를 절상시킴으로써 경상수지 적자를 키우게 되며 자산 가격 거품을 만들어낸다. 이런 것들은 모두 과거에 신흥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것들이다.

즉,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미국경제가 빠르게 성장력을 회복해서 중기적 관점에서 볼 때 신흥국이 수혜를 입게 될 수도 있겠으나, 그 이전에 브라질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가 “자본 쓰나미(capital tsunami)"라고 명명한 단기적 위험에 의해 중기적 이익이 묻혀버리게 된다.

기본적인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다른 신흥국들 사이에 공유할 수 있는 좀 더 폭 넓은 아젠다가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한 아젠다는 아직 풀지 못한 채 남아있는 두 가지 글로벌 통화개혁 이슈를 포함한다. 하나는 단기적으로 국제적 자본이동에 대한 글로벌 규제 방안을 합의하는 이슈이고, 다른 하나는 IMF의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과 같은 진정한 글로벌 준비통화에 기반한 새로운 국제통화체제를 향해 장기적인 전환을 하는 이슈다.

미국도 위의 두 가지 정책으로 이익을 보게 될 것인데, 우선 자본계정 규제는 (미국) 투자자들로 하여금 자국에서 투자기회를 찾도록 강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달러를 대체할) 진정한 글로벌 준비통화가 만들어진다면, 미국은 자국통화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신흥국들은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신흥국들의 대미 수출을 위한 미국내 수요를 증대시킬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부터 (지금처럼 위험이 아니라)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글로벌 경제 회복을 지탱하기 위한 합의된 행동을 요구해왔다. 특히 이번 10월에 국제통화기금은 자본계정 규제에 대한 공식적인 규범(rules of the road)을 발표할 예정이다. 10월 12~13일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연차총회는 보다 광범위한 국제통화 아젠다를 시작하는 이상적인 기회가 될 것이다. 국제적 자본이동에 관한 합의된 규제를 승인하고, 국제 통화체제의 미래에 관해 토론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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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