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관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가 날마다 <문화방송>을 질타한다. 사설과 칼럼, 기사로 꾸짖고 조롱한다. 저들의 행패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비판해야 이미 들을 귀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보라. 저들이 곰비임비 '기자정신'을 부르대는 풍경을. 참으로 황당하지 않은가. 기자 정신만이 아니다. 기자 윤리나 '언론의 정도'를 들먹인다. 비단 'PD수첩'만이 아니다. 젊은 방송프로듀서들이 애면글면 개척해온 '피디 저널리즘'을 난도질한다.

인터넷 신문은 아예 '저질 언론'으로 몰아간다. 언론학 교수 박명진이 집권 세력 추천으로 위원장 자리에 앉아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은 '금과옥조'다.

피디저널리즘, 인터넷신문까지 싸잡아 '저질'로 비난

한 신문은

"PD수첩발(發) 광풍에 진실이 매도당한 두 달 반"(7월18일자 사설)이라고 개탄한다. 사설이 촛불 시위를 매도한 일은 접어두자. 다만 "정부의 어설프고 조급한 쇠고기 협상이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는 대목이나 "일부 인터넷 매체와 좌파 군소신문, 명색이 공영방송들이 한 덩어리가 되다시피 해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확대재생산했다"는 주장에 이르면 하릴없이 코웃음이 나온다.

마치 자신들만이 기자 정신을 지키고 언론의 정도를 걸어가고 있다고 부르대는 윤똑똑이들에게 묻는다. 과연 그대들은 "정부의 어설프고 조급한 협상"을 조금이라도 비판했는가? 과연 그대들은 미국 쇠고기의 위험성을 "확대재생산"하지 않고 진실을 보도했는가?

"진실이 매도당한 두 달 반"이라고 거침없이 쓴 신문을 보자. 촛불 문화제가 처음 열린 바로 다음날 이 신문은 곧장 "반미(反美) 반이(反李)로 몰고 가는 '광우병 괴담' 촛불시위" 제하의 사설(5월3일자)을 내보냈다. "일부 세력의 불순한 선동에 민심이 흔들리게 된다"고 개탄했다.

이틀 뒤에 사설 제목은 숫제 "다시 '촛불'로 재미 보려는 좌파세력"이다. 색깔공세는 마침내 극에 이른다. 사설 "광우병 촛불집회 배후세력 누구인가"(5월10일자)가 그것이다. "일부 세력이 벌이는 '광우병 공포 세뇌'는 북한의 선전선동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단다.

저들은 촛불 시위가 더 퍼져가자 슬그머니 '눈치'를 살폈다. 초기에는 순수했는데 변질됐다는 주장들을 싣기 시작했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언제 초기의 순수성을 인정했단 말인가.

'PD수첩'에 아무런 문제점도 없다는 게 아니다. 의욕 과잉으로 빚어진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언론인으로서 묻는다. 촛불 시민을 겨눠 처음부터 '좌파'니 '반미'니 '북한의 선전선동'과 연관시킨 그대들이 'PD수첩'을 훈계할 수 있는가. 이명박 정권의 굴욕 협상에 입도 벙긋하지 않던 그대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한 문제점에 아예 모르쇠 한 입으로 '확대재생산'이라고 비난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왜 그대들은 아무 문제도 없는데 대통령이 고개숙여 사과할 때, 추가협상 한다고 언구럭 부렸을 때, 침묵하고 있었는가.

검찰의 'PD수첩' 수사에 대한 침묵이 언론학자의 양심인가

같은 논리로 언론학을 공부한 학자인 박명진 위원장에게 묻는다. 과연 저 수구신문들과 <문화방송> 가운데 누가 더 저널리즘의 본령에 충실했는가. 방송에 대해 대통령부터 나서서 '대책회의'를 열고, 마침내 검찰이 제작진을 수사하고 소환하려는 이 혼탁한 탁류에서 언론학자의 양심은 무엇이어야 옳은가.

거듭 명토박아둔다.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으로 인한 광우병 위험성은 여전하다. 미국 민간업자들의 품질보증 따위는 기만이다. 언론의 길은 어디에 있어야 옳은가.

오늘 저 부라퀴들이 'PD수첩'을 비난하는 행태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흉보는, 바로 그 꼴이다. 똥 묻은 개의 만용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촛불을 짓밟을 깜냥인가. 간곡히 당부한다. '개'가 아니라면 진실을 말하길. 그럴 용기가 없거든, 차라리 침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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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 시민이 엠네스티에 보내는 한국경찰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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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시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찰을 위하여 2008년 5월 25일 촛불집회 도중, 부산지방경찰청을 향해 야유를 보내다. 대단한 경찰이다. 경찰청이 엠네스티를 향해 "폭력시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목청...

    2008/07/23 22:22

이건희의 총기, 삼성의 오기


"앞으로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말란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2008년 1월 14일, 충청남도 태안군청 광장에서 열린 고 이영권씨 장례식장을 울린 절규다. 애면글면 가꿔온 양식장이 기름 쓰레기장이 된 날벼락에 절망한 이씨는 끝내 목숨을 끊었다. 장례위원장은 영결사에서 울분을 삭이며 고발했다.
 


▲ 태안 군민들은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삼성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엄청난 사고를 낸 당사자들은 침묵하고 있고,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진정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열로 이씨를 보낸 바로 다음날이다. 바지락 채취로 생계를 이어온 70대 어민이 다시 극약을 마셨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제2의 희생자다.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을 다해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아니다. 아직 지옥 같은 곳이 숱하다. 어민의 절망은 무장 깊어가고 있다. 제3의 희생자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절망과 슬픔에 잠긴 태안 어민들 자살 잇따라


그러나 보라. 장례식장을 수놓은 만장들이 삼성의 무책임을 성토했지만, 오늘 이 순간까지 삼성은 사과 한마디 없다.


왜 그럴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보았을 법한 태안반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검은 기름으로 범벅을 해놓고도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최근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은 감탄과 개탄을 섞어 말했다.


"삼성의 침묵을 보면서 참 언론플레이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으로선 사과를 할 때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요. 사과를 하는 그 순간, 태안 앞바다를 기름으로 뒤덮은 게 바로 삼성이었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알게 되니까요."


그렇다. 아직은 바다를 기름으로 오염시킨 게 삼성중공업의 배였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


왜 그럴까. 정박해있는 거대한 유조선으로 다가가 충돌한 배의 선주가 삼성중공업임을 대다수 신문과 방송이 알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과하지 않는 삼성과 보도하지 않는 언론


바로 그곳에 삼성의 오기가 있다. 원유 1만2547㎘가 바다로 콸콸 흘러 태안반도의 수려한 해안선 167㎞를 모두 유린하고, 5159㏊의 양식어장을 파괴했음에도 삼성은 모르쇠다. 아직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사고가 터진 직후에도 그 배가 삼성중공업 배임을 대다수 신문과 방송이 적시하지 않았다.


저 사과 한마디 없는 삼성의 오기는 자신들이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삼성은 지금 이 순간도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 기사를 크게 부각해온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두 달 넘도록 광고를 주지 않는 오기를 보라.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으름장 아닌가.


삼성의 서슬 새파란 오기를 새삼 고발할 뜻은 없다. 김용철 변호사와 정의구현사제단의 열정으로 삼성 비자금에 특검이 진행 중이기에 더 그렇다.


문제의 핵심은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에게 곧장 묻는다. 태안 기름 바다로 이미 어민이 삼성을 원망하며 두 명이나 목숨을 끊었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는 몰염치가 과연 이 회장의 뜻인가? 삼성 비자금 사건을 기사 비중에 걸맞게 편집해온 두 신문사에 광고 집행을 하지 않는 졸렬함이 과연 이 회장의 의지인가?


광고로 언론통제하는 게 이건희 뜻인가


이건희 회장의 총기는 삼성 그룹 내부에 익히 알려졌다. 삼성을 세습한 뒤 이 회장은 특유의 총기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삼성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명토박아 두거니와 양적으로 그럴 따름이다. 세계적 기업과 기업인이 되려면,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언죽번죽 ’나눔의 경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비자금을 적극 ’활용’해 당대에는 ’존경받는 기업인’에 꼽힐 수도 있다.


다만 냉철하게 성찰해보라. 기업의 잘못을 보도하는 언론에 광고를 주지 않는 기업인, 어민이 자살로 항변하는 데도 모르쇠 하는 기업인을 역사가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자명하지 않은가.


이 회장에게 정녕 총기가 있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삼성의 오기를 다스리는 일

이다. 더 늦기 전에 서둘기 바란다. 


손석춘 2020gil@hanmail.net  / 새사연 원장


필자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창립공동대표, 한겨레신문 노조위원장,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손석춘의 청년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새사연 원장입니다. 이 글은 이스트플랫폼오마이뉴스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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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안자원봉사자 노벨상 추천, 행자부 제정신인가?

    Tracked from 뒷골목인터넷세상  삭제

    태안자원봉사자 십만명, 노벨상 추천 그렇게 노벨상 타고 싶냐? 어이없는 뉴스를 접했다. 귀를 씻어야 겠다. 행자부에서 태안자원봉사자 십만명을 대상으로 노벨상 추천을 하겠다고 오늘자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뉴스에서도 잘 나와있듯, 노벨상이란 물리, 화학, 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분야에서만 국한되어 수상되고 있고 환경부문에서는 없다는 걸 인터넷 몇차례만 뒤져보면 알것을...쯧.... 상식적으로 십만명이 노벨상 받으면...어디보자, 대한민국..

    2008/01/18 10:48
  2. 대한민국은 삼성에게 고마워 해야한다...고맙습니다 삼성...

    Tracked from 까칠맨의 버럭질!  삭제

    우린 삼성에게 고마워 해야 한다.... 태안반도 주민들이 3천억원을 받을 수 있게 해줘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 오스터빈 사무국장 “태안 기름유출 3000억 보상 가능”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100만명을 노벨상 후보에 올라갈 수 있게 해줘서... 태안 자원봉사 100만명…노벨상 추천 검토 그런데 왜 자꾸 돌아가시는 분들이 생기지? 그리고 왜 눈물이 나지....ㅠ,.ㅠ 이렇게 좋은 데 말야.... 태안 어민 또 목숨 끊어… 여하간....고맙습니다....

    2008/01/18 12:13
  3. 청정바다 대학살자 삼성, 언제까지 침묵하려는가!

    Tracked from 자주시대  삭제

    환경연합 의뢰 분석 결과, 태안 모래 속 최고 34배 ‘오염’ 10일 환경운동연합 발표에 따르면,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바닷가에 퍼진 기름이 모래 속으로 스며들어 지표면 아래쪽의 오염이 굉장히 심각하...

    2008/01/18 17:38
  4. 초일류 삼성?

    Tracked from 제리의 거꾸로 보기  삭제

    오늘 삼성중공업이 태안의 유조선 기름 유출 사건과 관련해 삼성 중공업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의견서를 판사에게 제출했다고 합니다. 기상이 매우 불량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예인선을 운행했으며, 항해일지를 위조했으며, 2차례 경고도 무시하고, 핸드폰으로 경고를 했음에도 받지를 않았습니다. 국내에 5개 밖에 없다는 귀중한 장비인 크레인선을 조그만 예인선 회사에다가 모든 권한을 줬을까요? 삼성은 1월 22일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2008/01/30 22:14
  5. &lt;문창재 칼럼&gt; 뿌듯하고 부끄러운 태안 소식

    Tracked from ▒ ▒ 바실리카 (BASILICA) - 열린 공론장 ▒ ▒  삭제

    문창재 (내일신문 객원 논설위원) 태안 앞바다 기름 방제작업 자원봉사자가 100만 명이 넘었다는 소식은 자랑이고 부끄러움이다. 우리 국민도 남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끌어안을 줄 아는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걸 확인한 것은 너무 뿌듯한 감동이었다. 그런데 사고를 낸 기업과 이를 수습할 책임을 진 정부, 그리고 사고원인 조사기관의 태도는 너무 부끄럽다. 1997년 일본 시마네 현 앞바다 유조선 침몰사고로 해안이 기름범벅이 됐을 때, 일본의 자원봉사자 대열이..

    2008/02/06 11:42
 

내키지 않지만 도리 없이 써야할 글이 있다. 그럴 때는 글을 실을 매체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한겨레>에 쓰면 더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쓸 수 없는 형편이다. 더구나 꼭 <한겨레>에 대한 반론만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성찰해볼 보편적 문제다.


<한겨레>는 12월 26일자에 "이명박 당선자를 도와야 한다"는 칼럼을 내보냈다.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가 쓴 글이다. 정치부장을 지낸 성 선임기자는 사적으로도 잘 알고 있다. 훌륭한 기자다. 성 기자의 진의가 무엇인지도 짐작은 한다.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 있다. 나를 포함해 진보적 지식인을 겨냥한 대목에 날이 서있기 때문이다.


성 기자는 “선거가 끝난 뒤 이명박 당선자에게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 저주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썼다.


“머지않아 부동산 값은 폭등하고 물가가 오를 것이다.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다. 이명박은 독단과 오만의 정치를 할 것이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에게 보내는 쓴소리가 과연 ’저주’인가


성 기자는 이어 “그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성공해야 한다며 그 이유로 실패하면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고 썼다. 이어 강조했다. “우리 모두 그를 도와야 한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바로 그날, 12월 19일 밤에 개표방송이 진행되던 한국방송(KBS)에 출연해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안타깝고 아쉽다”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고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을 진단한 나로선 정면으로 비판 받은 셈이다.


먼저 분명히 전제할 게 있다. 정치인 이명박의 후보 시절과 대통령 당선자 시절은 엄연히 다르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은 후보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상이 높고 크다. 이명박 정권이 실패하면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는 말은 두말할 나위 없이 옳은 말이다.


다만, 당선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저주를 퍼붓는다는 주장은 섣부르고 옳지 않다. 만일 그것이 이명박 당선자를 바라보는 <한겨레>의 전반적 분위기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명박 후보의 공약을 보라. 후보시절부터 그리고 당선된 뒤에도 지며리 써왔지만 그의 공약이 고스란히 추진될 때 양극화가 심화될 게 불을 보듯 또렷하다. 신자유주의 정권의 연장임을 강조한 까닭이다. 그것은 결코 ‘저주’가 아니다. 경제학이고 과학이다.


부동산 값이 폭등한다는 우려도 이미 한국경제학회에서 제기하고 있다. 보라. 그런 비판이 곰비임비 이어지기에 이명박 당선자 쪽에선 폭등을 우려하는 대안을 고심하고 있지 않은가. 양극화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공약으로는 양극화가 심화될 게 틀림없다. 마땅히 그 진실을 보도하고 논평해야 옳다. 그래야 양극화 심화를 막을 대책을 서두르지 않겠는가.

   

KBS 개표방송에 출연해 당선된 바로 그날 ‘레임덕’을 경고한 것은 그를 저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다수가 당선자에 축하를 보낼 때 쓴 소리를 할 사람이 필요해서다. 언론인이 할 일은 거기에 있다.


물론, 볼썽사납다.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없다. 하지만 비판을 싫어하는 권력에 맞서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옳다. 바로 그곳이 언론인이 설 자리다. 찬가를 읊거나 두남둘 사람은 언론인이 아니어도 쌓여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들을 귀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미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비판을 해도 쇠귀에 경 읽기를 절감한 바 있어서다. 하지만 그렇기에 비판언론은 더 절실하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지만 언론인의 본령은 비판


더러는 노 정권의 대선 참패를 진보세력의 비판 탓으로 돌리는 참으로 해괴한 주장도 한다. 하지만 시간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억지인가를 심판해준다. 언론인이, 아니 그 이전에 지식인이 할 일은 권력에 대한 비판이다. 그 권력이 비판을 새겨듣지 않아 몰락하는 풍경을 바라보기란 안타까운 일이다.


바로 그렇기에 지식인의 권력 비판은 더 절실하다. 이명박 당선자의, 이명박 정권의 문제점을 그때그때 적실하게 지적하는 일, 그것이 언론이 정권을 돕는 길이다. 언론인이 충성해야 할 곳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이다.


<한겨레>만이 아니다. <경향신문>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과제도 그렇다. 이명박 당선자의 잘못을 더 치밀하게 비판하는 일, 그것이 참된 언론이, 지식인이 정권을 돕는 방법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따위가 장악하고 있는 여론 시장이기에 더 그렇다. 서슬이 한창 시퍼런 이명박 정권 인수위원회도 가슴에 새겨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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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연구원 가까이에 미용실이 두 곳 있다. 처음 다닌 곳은 밖에서 보아도 깨끗한 미용실이다. 어느 날 그곳 문이 닫혀서 다른 곳을 들렀다. 값은 두 곳 다 5천원이다. 그런데 먼저 다니던 곳이 한결 쾌적했다. 그럼에도 덜 친절하고 솜씨도 다소 떨어지는 미용실을 달마다 가고 있다. 처음 찾았을 때 일하고 있는 엄마 치마를 흔들며 훌쩍이던 어린 딸 때문이다. 딸  아이에게 눈 부라리던 미용사는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을 개탄했다.

그래서다. 늘 다녔던 미용실로 가고 싶은데 지금까지 그러지 못했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미용사의 한숨을, 어린 딸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어서다.

투표일을 앞두고 들렀을 때 미용사가 조심스레 물었다. 누굴 찍을 것인가를. 난 반문했다.

서슴없이 이명박이란 답이 돌아왔다. 까닭도 분명했다. 노무현 정권 아래서 너무 살기 힘들단다. 그러면서도 말끝마다 양극화가 문제라는 노무현이 꼴 보기 싫단다. 부자인 이명박이 집권하면 잘 살게 해줄 거 같단다.


입으로만 양극화 해소하는 정권, 꼴 보기 싫다


이명박이 BBK는 자신이 설립했다고 주장한 동영상을 보았느냐고 묻자 얼굴이 굳어지면서 내게 항의하듯 따졌다.

“거짓말 하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요? 안 그래요? 손님은 거짓말 안하세요?” 

본디 잘 모르는 이에게 말 건네지 않는 성격이지만 차분하게 되물었다. 이명박 공약을 짚어 보면 가난한 사람을 잘 살게 해주지 못할 것 같다고. 미용사는 그럼 누가 있느냐고 물었다. 부익부빈익빈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후보로는 가령 민주노동당이 있다고 답했다. 미용사의 답은 간단했다.

“권영길은 당선 가능성이 없잖아요.”


대구에 강연을 갔을 때다. 민심을 살필 겸 오랜만에 택시를 탔다. 60대 택시기사는 단연 이명박이었다. 이유는 같았다. 아들 하나, 딸 하나 뒀는데 먹고 살기 힘들단다. 공부 잘해 늘 자랑이던 아들은 서울대를 졸업했다. 아들 학비를 위해 딸은 고등학교만 보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취업을 하지 않고 있단다. 서울대 나오지 않은 아들 친구들은 취업해 있는데 정작 아들은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숨 쉬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물었다. 이명박이 가난한 사람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할까를.

늙은 택시기사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도 노무현 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가난한 사람을 참으로 잘 살게 해줄 정당은 진보정당 아니냐고 떠보았다. 택시기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대답은 같았다.

“민주노동당은 당선 가능성이 없잖아요.”

이명박을 줄곧 비판하는 칼럼을 쓰면서도 그의 당선을, 압승을, 예감한 까닭이다. 부익부빈익빈으로 대다수 민중을 고통에 잠기게 한, 신자유주의에 앞장서면서 말로만 진보를 외쳤던 정권에 대한 냉엄한 심판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 심판의 열매가 왜 신자유주의를 반대해온 진보정당에 가지 않았을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3%, 창조한국당은 5.8%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표다. 하지만 절망할 일은 결코 아니다.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을 따름이다. 자칫 표가 분산되면 현 정권이 연장될까 우려했을 따름이다.

바로 그 점에서 이명박의 압승은 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문제는 진보세력이 그 심판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없었다는 데 있다. 고백하거니와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정책을 공부하고 글을 써온 먹물의 한 사람으로서 대선 결과 앞에 참담한 까닭이다.


부익부빈익빈의 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심판


그렇다. 국민의 저 엄정한 심판 앞에서 진보세력 또한 비껴나 있지 않다. 대구택시기사와 서울미용사가 참으로 갈망하는 정치인은 이명박이 아니라고 나는 확신한다. 진보적이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오는 정치인, 표를 모아주면 당선 가능성이 보이는 정치인이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고통 받는 민중은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했을 따름이다. 언죽번죽 진보를 자처해온 노무현 정권 못지않게 진보세력이, 이 땅의 진정한 민주세력이, 그 심판 앞에서 겸손하게 성찰해야 할 절실한 까닭이다. 고통 받는 민중 앞에 더 성실하고 더 미더운 세력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민중과 더불어 아래로부터 새로운 희망을 조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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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박이 대통령 되다..

    Tracked from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 그러나 그걸 모르는 바보들  삭제

    흠...결국 그리 됐군... 별 관심이 없어 방송도 안보고 투표도 안했지만 명박이가 대통령된건 나쁘지 않은 결과라 생각한다. (투표할 권리가 있다면 투표안할 권리도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내가 투표 안했다고딴지걸지 말길... 어떤것이 의무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권리를 강요할순 없다. 의무와 권리는 다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을 의무라고 착각

    2007/12/20 17:04

"솔직히 말해 한국노총의 지지를 얻기가 어려운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이명박 후보의 말이다. 한국노총이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해서다. 그랬다. 이 후보로선 예상 못했던 지지다. 축복을 보낼 게 당연하다. 이미 한국노총에 노사 상생을 들먹이며 함께 경제를 살리자고 부추겼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노동운동의 자기 정체성 부정"으로 평가했다. 더 신랄한 비판은 이회창 후보 쪽에서 나왔다. 한국노총이 "과거 노조를 탄압한 경력이 있는 이명박을 지지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요 어불성설"이란다.


이회창조차 비판하는 한국노총의 선택


물론, 이명박의 과거를 새삼 들먹일 생각은 없다. 과거를 덮자는 윤똑똑이들에 동의해서가 결코 아니다.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는 사람들과 더 소통하고 싶어서다. 이명박이 노동 현실을 바라보는 눈은 산별노조 움직임에서 또렷하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산별교섭은 그동안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았다. 노조는 사용자에게 부담스러운 각종 의제를 들고 나왔고 이중교섭이나 이중파업을 해왔다."


이어 대기업 노조를 정조준했다. 중소기업 노동자와 대기업 노동자 사이를 교묘하게 분열시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대기업 노조의 집단적 이기주의가 수천 개가 넘는 중소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하고 있다. 구시대적 노사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적 노동운동은 최대한 보장하고 지원하되, 대기업노조의 불법적인 정치파업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서 바로 잡겠다."


얼핏 중소기업을 걱정하는 듯 하지만 논점은 분명하다. 대기업 노조의 불법 정치파업에 법집행을 엄정히 하겠다는 뜻이다. 한국노총으로선 민주노총과 경쟁관계를 의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찬찬히 톺아볼 일이다. 대기업 노조의 ’집단적 이기주의’를 비난한 이명박이 곧장 과녁으로 삼은 ’불법 정치파업’이란 게 대체 무엇일까.


이명박의 노동정책이 한국노총에 이로울까?


대기업 노조, 곧 민주노총이 자신들의 ’이기주의’를 벗어나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비롯해 공공적 요구에 나설 때를 이른다. 앞뒤 모순이 선명한 이명박의 노동’정책’은 철저한 법집행을 내세워 민주노총을 탄압하겠다는 의도임에 틀림없다. 과연 그런 상황이 한국노총에 이로울까. 아니면 중소기업에 이로울까.


한국노총이 아직도 ’노총’이라는 이름을 쓴다면 냉철한 성찰을 권한다. 한국노총이 이명박 지지를 공식화할 준비를 할 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대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스웨덴 대사는 "노조 조직률이 높아지면 경제부담이 커진다는 오해가 있는데, 오히려 산업계에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산별 노사 사이에 협약이 지켜지고 그것이 경제문제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스웨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주장이다. 산별 교섭을 바라보는 이명박의 시각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노동운동 전반을 재구성할 때

 

굳이 스웨덴 대사의 말을 인용한 까닭은 더 있다. 한국노총의 존재 이유를 묻고 싶어서다. 현재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기껏해야 12% 수준이다. 그 가운데 얼추 절반은 한국노총이다. 바로 그 한국노총이 이명박 지지를 공식화했다. 어찌 한국노총을 애도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래서다. 오래전부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단결을 촉구해왔지만, 그것이 과오였음을 절감한다. 과연 뿌리는 중요하다. 한국노총 내부의 온전한 노동조합들에 묻는 까닭이다. 아직도 한국노총에 남아 모색할 일이 있는가. 


민주노총 또한 한국노총 내부의 건강한 노동조합과 연대를 적극 구상할 때다. 물론, 여기에는 민주노총 자신의 거듭나기가 전제돼야 옳다. 한국노총의 이명박 지지가 노동운동 전반을 아래로부터 재구성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 차라리 잘 된 일이다. 한국노총을 애도하되 결코 애도만 할 일은 아닌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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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깨끗해졌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그렇다. 검찰이 그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혐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증거가 없단다.


그래서다. 수많은 사람들이 안도하고 있다. 단순히 지지자들만이 아니다. 그동안 자신의 명운을 이명박 후보에 건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안도하는 뇌물 검사, 뇌물 관료


누구인가. 다름 아닌 ’뇌물 검사’들이다. 삼성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는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챙긴 검사들에게 옷을 벗어야 할 위기를 몰고 왔다. 신임 검찰총장도 수뢰 혐의를 받고 있어 더 그렇다.


이 후보에게 자신의 명운을 건 간절한 사람들은 더 있다. 김 변호사는 검사들에게 준 뇌물보다 더 크게 준 곳이 정부의 경제부처 관료들과 국세청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의 검은 돈을 챙긴 재경부와 국세청의 고위관료들에게 최근 한 달은 목을 옥죄오는 시간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삼성으로부터 독립을 활자로 선언한 <중앙일보>는 ’위장 독립’이라는 폭로 앞에서 신문의 이미지가 먹칠당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만일 그것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중앙일보>는 진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으로서 존재 의미가 없는 신문일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부터 해마다 수백억 원의 광고를 받고 있는 언론사들로서도 삼성 특검 상황은 악몽일 수밖에 없다. 삼성의 뇌물을 받은 고위 언론인은 또 얼마나 속이 복잡하겠는가.


한 숨 돌렸을 이건희 회장


하지만 누구보다 간절했을 사람은 이건희 회장일 법하다. 자신을 구속하라는 민주노동당의 주장에 얼마나 불쾌했던가. 자칫 검찰에 소환돼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만은 없어 더 그렇다. 진보금융네트워크가 연 토론회에서 삼성그룹을 이건희와 분리시켜 공공화 하는 방안이 깊이 있게 논의된 것은 얼마나 괘씸한 일인가. 다행히 모든 신문과 방송이 그들의 불온한 주장을 보도하지 않았기에 여론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생각만 해도 울뚝밸이 치솟을 일이다. 


물론, 이 회장 나름대로 굳게 믿는 바는 있었다. 삼성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을 때, 이 회장은 사뭇 대한변협에 기대를 걸었을 터다. 과거와 달리 대한변협의 현 집행부가 보수적 인사들로  구성된 게 얼마나 다행인가. 


더구나 대한변협의 한 임원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공익적으로 볼 수 없다고 당당하게 주장하지 않았던가. 바로 그 대한변협이 특검 후보 세 사람을 추천한다면, 모든 문제를 슬그머니 덮을 수도 있다.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을 임명할 노무현 대통령도 어쨌든 혐의 의혹을 받고 있어 더 그렇다.


변수가 있다면, 12월 19일에 치를 대통령선거다. 만일 그 선거에서 삼성 비자금과 탈법 세습에 엄정한 법 집행을 공약한 후보가 당선된다면, 자신의 명운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무리들이 세력화를 이룬다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인가. 다만, ’엄정한 법 집행’을 내세워도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다면 문제는 쉽게 풀릴 터다. 그가 입으로 주장하는 ’법 질서’란 기실 자기 편한 대로 적용할 ’고무줄 법’ 아니던가.


그래서다. 이명박의 당선은 김용철의 폭로로 옷을 벗거나 감옥에 가야 할 위기에 몰린 저 숱한 부라퀴들에게 간절한 염원이다. 구원의 길이다. 잘만 넘기면 되레 떵떵거리며 벅벅이 호의호식할 수 있다.


부라퀴들이 호의호식할 이명박 정권


결코 헛된 기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