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27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경제성장율을 전망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힘들었던 올해를 보내면서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바는 내년에는 경제가 활력있게 돌아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석학들과 관련 기관들에서 내놓는 전망은 또 다시 우울하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악의 경우 내년 세계 경제 GDP가 올해보다 2% 줄어드는 대규모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도 내년 미국 경제 GDP가 2%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종일관 비관적 경기전망을 해온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내년 경제성장율이 올해보다 최소한 1%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아래 소개하는 글을 통해서 최근 세계 주식시장이 증시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 밝혔는데, 증시 조정 이유이자 내년 세계 경제 침체의 이유로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선진국의 재정긴축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로존의 주변국에 속하는 남유럽에서 재정긴축이 일어났지만, 침체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중심 국가로까지 퍼지면서 재정긴축도 확산될 것이라 짚었다. 미국 역시 심각한 재정절벽은 피한다고 해도 재정지출 축소에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일본 역시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오히려 소비세를 인상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먼저 미국의 경우 재정절벽을 앞두고 양당의 합의가 필요하며, 그것을 넘어서도 양당이 합의해야 할 많은 사안이 존재하는 상태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국가에서 올해 선거를 치룬다는 점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세 번째는 주식시장에서의 평가 자체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매우 높은 반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저조하여, 주가는 올랐지만 기업의 실적은 나빠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에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중국, 한국, 일본이 포함된 아시아에서의 분쟁도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는 요인으로 언급된 위의 네 가지를 잘 해결해야 할 것이다. 재정긴축 대신 재정지출, 정쟁 대신 합의, 거품 대신 실적, 전쟁 대신 평화가 내년 세계 경제를 구하는 길이다.

 

 

보수적으로 베팅해야하는 시대

(The Year of Betting Conservatively)


2012년 11월 1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7월부터 시작됐던 세계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제 식어가고 있다. 놀랄 일은 아니다.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 경제 모두 전혀 개선된 성장 전망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주가 상승을 지탱할 여력이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최근 몇 달 동안 실망스러운 거시경제 지표가 나타났다면, 증시 조정은 더 빨리 일어났을 것이다.

선진국의 상황을 보자. 우선 유로존 침체가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다. 프랑스도 경기침체에 빠졌다. 독일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라는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성장 둔화와 남유럽이라는 또 다른 수출시장의 심각한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의 경제성장은 여전히 무기력한 상태로 1년 내내 1.5~2%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새로운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영국은 유로존과 마찬가지로 이미 더블딥에 빠졌다. 강력한 원자재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캐나다, 북유럽, 호주 등도 미국, 유럽,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경기침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한 편으로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포함한 신흥 시장국과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프리카와 같은 기타 주요 국가들 또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의 침체는 정부의 신속한 재정 및 통화 정책과 신용개입으로 몇 분기동안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경기부양은 투자와 저축은 과도한 반면 민간 소비는 매우 위축된 상태의 지속불가능한 성장 모델일 뿐이다.


2013년에는 선진국 대부분에서 진행될 재정긴축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산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침체기의 재정억제가 유로존과 영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지만 이제 유로존의 핵심으로까지 퍼질 것이다.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재정절벽을 피하는 예산 계획에 합의한다 해도, 지출 축소와 증세가 2013년 GDP의 최소 1% 정도는 떨어뜨릴 것이다. 일본은 지진 후 재건축 과정에서 정부의 경기부양이 있었지만 이는 단계적으로 철수될 것이며, 반면 새로운 소비세는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IMF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초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과도하게 발생했던 재정긴축이 2013년 세계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매우 옳다. 그렇다면 최근 미국과 세계 자산 시장에서 나타난 반등은 무엇을 말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중앙은행이 위험자산을 지원하면서 다시 유동성 공급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공격적이고 개방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은 무제한국채매입프로그램(Outright Monetary Transaction)으로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와 단일통화 붕괴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 영국중앙은행은 양적완화에 이어 신용완화를 실시했다. 일본중앙은행 역시 반복적으로 양적완화의 양을 늘려가고 있다.


많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통화당국은 정책금리를 낮췄다. 낮은 성장율, 낮은 인플레이션율, 제로금리에 가까운 단기 금리, 더 많은 양적완화와 함께, 대부분의 선진국이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 물론 국가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남아있는 유로존 주변국은 예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절망적인 심정으로 투자할 곳을 찾던 투자자들이 주식, 상품, 신용, 신흥국 통화 시장에 뛰어든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세계 시장에서 증시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심각한 침체가 전망된다. 동시에 유럽중앙은행의 과감함 행동과 은행, 재정, 경제, 정책적 단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위기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특히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는 여전히 위험하며, 유로존 중심부에서는 구제금융의 피로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재정, 부채, 세금, 규제의 측면에서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 재정에 대한 세 가지 우려가 존재한다. 우선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증세와 거대한 지출감소가 자동적으로 발생하게 될 2013년 재정절벽의 위험이다. 두 번째는 부채 한도를 두고 재개된 양당 간의 싸움이며, 세 번째는 중기 재정긴축을 두고 벌어지는 새로운 싸움이다. 중국, 한국, 일본, 이스라엘, 독일, 이탈리아, 카탈로니아 등 많은 국가에서 선거 혹은 정치적 이행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인다.

조정에 대한 또다른 이유는 주식시장의 평가가 과장되었다는 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매우 높은 반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저조하다. 지금과 같이 저성장과 낮은 인플레인션의 상태에서 불확실, 변동성, 꼬리위험(tail risk, 발생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발생하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증시조정은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그 보다 더 거대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협상과 재제를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 위험이 매우 높다. 가자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새로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아랍의 봄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불길한 겨울로 바뀌고 있다. 중국,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의 지역적 분쟁 역시 민족주의자들의 힘을 강화시키고 있다.

소비자, 기업, 투자자들이 더 조심스러워지고 위험회피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반등은 2012년 하반기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하방리스크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증시 조정은 2013년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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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3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흔들리고 있는 세계경제가 명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 지 3개월이 넘어간다. 올해 8월5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전후해 위험해진 세계경제는 남유럽 채무 국가들의 부실 우려가 한껏 증폭된 뒤로 근본적인 대책은 고사하고 임시방편들도 국면을 진정시키는 데 역부족이다. 결국 세계경제의 문제해결과 미래 방향 제시를 위한 포괄적인 협력을 하기로 된 G20 정상회의가 다가왔건만 어떤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어떤 합의를 해낼지 실마리도 잡히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G7을 역사적 유물로 만들고 새로 탄생한 G20에 대한 기대가 지금처럼 낮은 적도 없었다.

한국 금융시장은 세계경제가 흔들리는 정도에 거의 실시간으로 반응하면서 3개월 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주가와 채권가격·환율 등 주요 금융가격 변수들이 상당히 높은 폭으로 변동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 금융시장이 충분히 유럽발 금융위기 충격을 견딜 수 있는가를 두고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불안 요소는 있겠지만 2008년에 비하면 충분히 충격을 흡수할 만한 여력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고, 금융시장에서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근거는 있다. 2008년 기억을 돌이켜 보면 당시 외국에서 한국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두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 비중이 외환 보유고의 80%로 너무 높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은행의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중)이 125% 이상으로 높고 당연히 고객 예금 이외에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단기 외화차입 비중이 49%로 낮아졌고 시장성 수신 비율도 절반 정도 떨어진 12% 남짓에 불과하니 웬만한 금융충격이 와도 견딜 만하다는 것이다. 외환보유고도 당시보다 700억달러쯤 더 늘어났다. 외환보유고는 3천100억달러가 넘는데 이미 한·일, 한·중 통화스와프까지 맺어 둔 상태다.

그러나 3년 동안 여건이 개선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과거의 경험이 말해 주듯이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고 규모가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불어나는 특성을 감안하면 약간의 개선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장 불안한 요인은 금융위기 이후 2년 넘게 우리 자본시장으로 유입된 해외자본 규모가 불안을 걱정할 만큼 너무 크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유입된 자금을 보자. 2009년 3월 저점 대비 지난 7월까지 45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그동안 주가도 올라서 잔액평가 가치로 늘어난 금액은 무려 1천700억달러다. 우리나라 증권 투자자금 순유입이 다른 신흥국의 두 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는 것이 한국은행 설명이다.

채권시장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채권시장에서는 증권시장과 비슷한 규모인 410억달러가 유입됐다. 최악의 경우 지금까지 유입됐던 자금이 금융위기로 저점을 이뤘던 상태로 되돌아간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800억~900억달러가 빠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천500억달러에 달하는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까지 포함하면 우리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규모다. 그동안 유입이 많아서 주가가 오르고 채권금리가 내려가서 좋았을지 모르겠으나 유출 가능성에 대한 위험부담도 같이 올라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이런 자금유입은 우리 국민경제를 위해 우리가 원했던 것인가. 지난 수십년 동안 ‘외자 유치’가 경제발전의 필수조건인 것처럼 당연히 여겼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우리 증권시장에 들어온 외국자금은 자국의 경제위기 대처 방편으로 미국과 선진국이 과잉 유동성을 공급하고, 이것이 아시아와 한국으로 흘러 들어온 것에 불과하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 외에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만한 요인이 없다. 불안정성만 키울 뿐이다. 흔히 외자유치라고 말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9~2010년 동안 320억달러에 머물렀다. 흥미로운 사실은 같은 기간 우리의 해외투자는 410억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미 외자 유치국이 아니라 해외 투자국이 된 것이다.

증권시장에 대규모 자본 유출입이 빈번해 불안을 조장한다 하더라도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최근의 국제 추세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투기적 단기자본의 이동을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자본통제(capital control)’ 정책이 각 국가의 거시건전성 안정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정당한 경제정책으로 수용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 개방을 선도해 왔던 IMF조차 ‘최후의 수단’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자본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단계에 와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G20 정상회의 성명에도 이미 자본 유출입 통제에 대해 용인한 문구가 삽입된 바 있다.

국내 자본시장으로의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이 국민경제에 유익한 측면보다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이 더 크다면, 외자유치가 이제 우리경제 발전에 절대 명제가 아니라면, 더욱이 이에 대한 규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용인하는 상황이라면, 자본 유출입 변동에 불안해하면서 그때그때 연기금을 동원해 주가를 떠받치거나 외환보유고를 투입하면서 환율 방어에 나서는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을까. 적절한 자본통제 장치를 도입하면 그뿐이 아닌가. 그렇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 자유시장에 대한 무모한 신념 정도가 남아 있을 것이다. 마치 갖가지 위험성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는 것처럼.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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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금융시장 대혼란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는 2008년처럼 자산시장 거품이나 금융시스템 그 자체라기보다는 실물경제 침체와 정부 대응력 불신이 금융시장에 반영된 것인 만큼 무한정 붕괴는 당초 예상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심각성이 덜한 것은 아니다. 양상이 다를 뿐이다.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 중 어느 것이 더 심각한가 하는 질문과 비교될까. 당초 문제가 실물에서 시작됐으니 이제 실물로 다시 돌아가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금융패닉을 심하게 겪은 지금은 그 이전에 비해 실물경제 진단도 혼란의 크기만큼 많이 변했다. 더블딥 가능성이 50%를 넘으며 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루비니 교수의 진단이 주요 언론에 비중 있게 소개되기 시작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도 달라진 진단을 이렇게 표현했다. “시장이 지금까지는 더블딥 확률이 아주 낮은 것으로 평가했는데 지금은 그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몇 달 전에 15~20%였던 것이 지금은 35~45%까지 뛰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식변화를 잘 보여 주는 것은 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9일 회의를 갖고 다음과 같은 발표문을 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경제성장세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느리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각종 지표는 전반적인 노동시장 상황이 최근 몇 개월간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으며, 실업률도 높아졌다. 가계의 소비지출은 둔화되고 있으며, 비(非)주거용 건축물에 대한 투자도 여전히 취약하고 주택시장도 계속 침체돼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장비·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논조는 7월에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일시적이어서 추가 국채 매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던 것과는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원래 급변동하는 금융시장과는 전혀 다른 실물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이 이처럼 1개월 만에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FOMC는 어두운 경기전망 진단에 이어 적어도 향후 2년 동안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이 역시 장하준 교수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2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적어도 2년 동안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라고 평가한 것을 수긍하게 만든다.

이 모든 상황은 금융시장이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완전히 바뀌어 버린 실물경제에 대한 인식과 전망을 제자리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블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다. 물론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경기침체(recession)는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여야 한다. 아직 누구도 당장 하반기에 미국 경기가 마이너스로 진입할 것이라고 확언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자 그대로 기술적인 문제일 뿐 실제 경기는 예상을 넘는 하향세를 타고 있는 중이며 금융불안으로 인한 자금경색 경향이 이를 강화시킬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 현재의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사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크게 할 역할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문제는 신뢰를 잃은 정부의 역할이다. 사태를 악화시킨 핵심 이슈는 재정위기라고 표현하지만 좀 더 다르게 보면 재정위기 자체보다는 ‘긴축’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문제는 미국이나 유럽이나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긴축’만을 얘기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실질구매력 향상에 도움이 될 서민의 복지지출을 긴축한다는 것이다.

다른 긴축도 있다. 예를 들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방비 지출 긴축이다. 올해 미 국방부 예산은 5천29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국방비 축소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으며 공화당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방안은 세입을 늘리는 것이다. 기업과 부유층을 상대로 한 증세다. 그런데 상황은 거꾸로 가고 있다. 감세 일몰 연장에 미국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수출 비중이 50%가 넘는 한국경제도 미국경제의 더블딥 현실화로 인해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올해 정부가 전망한 4.5% 성장은 고사하고 4% 성장률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미국경제가 1% 하락하면 한국경제는 약 0.44%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한다. 최근 각 기관들이 미국경제 성장률을 1%이상 낮게 수정하고 있으니 이는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효과가 있는 재정지출정책을 세우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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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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