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5 / 07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세계의 시선 (19) 긴축이냐, 성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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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세계 경제 정책의 향방을 놓고 벌어지는 대토론

 

재정 긴축이냐, 아니면 성장이냐? 빚을 먼저 줄어야 하느냐, 아니면 경기부양부터 해야 하느냐? 2008년 금융위기로 온 세계가 침체에 빠진 후 지금까지 세계 경제 정책의 향방을 놓고 제기되는 주요 화두이다. 특히 요즘 다시 그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실 정치와 학계에서 모두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의 대결이 팽패해지고 있다.

 

현실 정치에서는 특히 유럽 쪽에서 의견 대립이 나타나고 있다. 2012년 3월 유럽은 신재정협약을 통해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로 줄이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재정동맹을 맺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는 이를 지키기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해고,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1년 동안 긴축정책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은 재정 긴축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다. 유럽연합의 경제 정책에 관한 입장 차이가 어떻게 귀결될지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학계의 경우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라인하트(Carmen Reinhart) 교수와 하버드 대학의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가 재정긴축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 대표적 학자였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논문에 오류가 있었음이 밝혀지는 큰 사건이 있었다. 긴축을 반대하는 학자로는 노벨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클린턴 행정부 출신의 브래드포드 드롱(Brandford DeLong),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로라 타이슨(Laura Tyson) 등의 석학들과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의 마틴 울프(Martin Wolf)도 같은 입장을 강력히 피력해왔다.

 

학계의 논쟁은 현실 정치와도 밀접하게 이어진다. 유럽과 미국에서 재정 긴축을 주장했던 많은 정치가들이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논문이 오류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재정 긴축을 철회하라는 정치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 논문의 오류를 두고 나타난 상반된 견해

 

과연 무엇이 답일까? 답이 있다면 모든 국가에게 적절한 것일까? 나아가 이 논쟁을 통해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두 편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하루 차이를 두고 발표된 두 글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함께 읽기에 흥미로울 것이다.

 

첫 번째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재무장관 차관보를 지냈고 미국경제연구소(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연구원이며 캘리포니어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인 브래드포드 드롱의 글이다. 우선 그는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을 비판한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 성장률이 줄어드는 경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주장대로 GDP 대비 90%가 중요한 기점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정부 부채가 늘어나도 아무런 위험도 가져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지지 않고, 주식 시장이 하락하지 않는 한 부채가 늘어나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베네수엘라의 전 개발계획부 장관이자 미주개발은행(IDB,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의 수석 연구원이며, 하버드 대학교의국제개발센터 교수인 리카르도 하우스만(Ricardo Hausamann)의 글이다. 그는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 실수가 있었을지 몰라도, 그 논문이 담고 있는 핵심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고 옹호한다. 또한 경기침체기라고 해서 정부 부채의 수준을 무시해서는 안되며, 특히 신흥국의 경우 부채에서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경우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재정 긴축자들의 주장은 지금의 미국 현실에서는 맞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그 외 대부분의 국가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비판한다.

 

 

정부 부채는 언제 위험해지는가?

(When Is Government Debt Risky?)

 

2013년 4월 2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브래드포드 드롱(J. Bradford DeLong)

 

지출을 감당할 만큼의 세금을 거둬들이지 못하는 정부는 결국 부채로 인해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 국가의 명목 이자율은 올라가고, 채권 투자자들이 두려워하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기업가들은 법인세가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하며, 몸을 낮춘 채 기업의 부를 빼돌릴 궁리를 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정책 불확실성은 심해지고,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투자가 일어나면서 실질 이자율도 올라갈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해지면, 노동 분업이 위축될 것이다. 예전에는 가벼운 금전관계로 연결되어 있던 거대한 관계들이 개인적 신뢰나 사회적 계약 등에 의해 연결된 작은 네트워크로 세분화될 것이다. 노동 분업의 범위가 작아지는 것은 생산성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정부가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세입을 확보하지 못하면, 위와 같은 일들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때도 그러할까? 나와 다른 경제학자들 - 래리 서머스와 로라 타이슨, 폴 크루그먼 등 - 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이 활황이라면, 기업가들은 정책의 불확실성이나 세금 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금리가 낮다면, 공공부문 투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압박도 줄어든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정부의 과도한 부채는 디레버리징을 돕고 통화의 유통속도를 높여서 가치의 축적을 가져오고, 예금자들이 밤잠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도와주며, 경제가 되살아나도록 한다.

 

간략히 말해 경제학자들은 단지 수량, 즉 정부 부채의 양에만 집중해서는 안되며 그것의 가격(역주 : 부채가 발생할 때 감수해야 할 비용)도 살펴야 한다. 채권 거래는 사람들이 상품, 현금, 주식을 구하는 과정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정부 부채의 가격은 인플레이션율, 명목 이자율, 주식시장의 수준이 된다. 이 세 가지 요인들은 현재 모두 좋은 상태로, 시장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부 부채를 바라고 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부채 시기의 성장(Growth in a Time of Debt)”이라는 그들의 유명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거대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은 침체를 막기 위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정부 부채가 장기적으로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사회 보험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말이다.”라인하트와 로고프는 “GDP의 90%가 공공 부채의 문턱”이라고 표현하며, 그 문턱을 넘으면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그들의 분석에서 저지른 주된 실수는 ‘문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문턱이라는 언어의 선택은 그들이 제시한 그래프와 함께 많은 혼란을 가져왔다.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역주 : 재정 긴축 반대자들의 주장에 대해) 미국의 예산 적자와 정부부채를 두고 “걱정하지 말고, 기뻐해라(Don't worry, be happy)”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그 배경에는 “지속가능한 경제적 성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학자들이 문턱이라고 말한 90%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깔려 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2000년대 이후부터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증적 근거가 없다. “부채 시기의 성장”의 내용은 유럽위원회의 올리 렌(Olli Rehn)과 많은 이들이 “정부 부채가 GDP의 80~90%에 도달하면 구축 효과가 발생한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도록 만들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연구는 많은 이들이 믿는 것처럼 GDP 대비 부채가 90% 이하이면 경제가 안전하지만, 90%를 넘게 되면 성장은 위험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모수에 근거하지 않은 방식으로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다. 90%가 하위 그룹에 속하도록 데이터를 4개로 구분하였다. (역주 : 드롱은 부채 비율에 따라 50% 미만, 50~100%, 100~150%, 150~200%의 그룹으로 나누어 재분석하였다. 라인한트와 로고프의 논문은 부채 비율 30%에서 90%까지만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GDP 대비 부채가 증가할수록 성장률은 점차적으로 완만하게 줄어들었다. 80%와 100%의 차이는 매우 미미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높은 부채와 낮은 성장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부채가 위험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조사해야 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어떤 경우는 그럴 수 있다. 부채와 성장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가들 중 일부는 이자율이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하락 중인 상황이었다. 이들은 GDP 대비 부채가 높았으며 실제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 중 정부 부채가 높은 경우도 성장률이 하락하는 상관관계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국가들은 이미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었으며, 래리 서머스가 계속 주장하듯이 GDP 대비 부채가 높아지는 것은 분자(부채)의 문제가 아니라 분모(GDP)의 문제로부터 나온 결과이다. (역주 : 성장이 정체되어 GDP가 낮아지면서 분모가 줄어들어 전에 비해 부채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금리가 낮고, 인플레이션도 없고, 주가가 상승 중이며, 이전까지 건강한 성장을 해온 국가들의 경우 부채와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설명의 여지는 그렇게 많지 않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율이 정상 수준보다 높아지고, 주식시장이 하락하기 전까지는 정부 부채가 조금 더 축적되어도 전혀 위험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바로 지금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 - 낮은 고용과 약해진 경제력 -을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잠재적 가능성이 존재한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impact-of-public-debt-on-economic-growth-by-j--bradford-delong

 

 

 

 

누가 거대한 나쁜 부채를 두려워하는가?

(Who's Afraid of the Big Bad Debt?)

 

2013년 4월 30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리카르도 하우스만(Ricardo Housmann)

 

얼마 전 주요 언론을 통해 전해진 경제학자들 사이의 논쟁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논쟁의 한 편에는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가 있고, 다른 한 편에는 폴 크루그먼이 있었다. 최근의 일들은 텔레비전 코메디 쇼에 사용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로고프와 라인하트가 2010년에 발표한 유명한 논문이 문제였는데, 높은 공공 부채는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애머스트의 매사추세츠 대학의 대학원생 토마스 헌던(Thomas Hordon)과 그의 교수인 마이클 애쉬(Michael Ash), 로버트 폴린(Robert Pollin)은 논문을 통해서 로고프와 라인하트의 주장에 의문을 던졌고, 폴 크루그먼이 이를 유명하게 만들어줬다.

 

헌던, 애쉬, 폴린은 라인하트와 로고프가 얻어낸 결과가 코딩 에러와 미심쩍은 방법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같은 트집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들의 주장은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 내용을 완전히 반박하지는 못한다. 대체 왜 이렇게 소란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논쟁은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적자 축소와 경기부양 사이에서의 선택에 있어서 많은 의미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그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논쟁은 케인즈주의자와 (크루그먼의 표현에 의하면) “긴축주의자(Austerians)”, 즉 정부 부채를 막기 위해 재정 긴축을 주장하는 이들 사이의 논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케인즈주의자들의 처방은 간단하다. 경제가 침체되면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하고, 경제가 과열되면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려서 경기를 가라앉혀야 한다. 공공부채의 수준은 올라갈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으니, 정책가들이 여기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특히 미국과 영국을 보면 그렇다. 높은 재정 적자와 부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으며 장기 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추세이다. 경기를 부양하고 미래에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흥미롭게도 라인하트와 로고프도 위와 같은 제안에 광범위하게 동의했다. 적어도 미국에 대해서만은 그랬다. 그들은 심지어 주택담보대출을 상각하고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한 이단적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의 논문은 전혀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다. 높은 수준의 공공 부채가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다루고 있으며, 결론적으로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결론은 정부 부채 수준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크루그먼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의미한다. 크루그먼은 경제가 침체상태라면, 부채가 증가해도 금리는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위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 불리는 이들에 의한 투기적 공격에 대한 두려움은 잘못된 것이라 주장한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은 높은 공공 부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을 담고 있으며, 전 세계를 포괄하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부채가 높은 국가들은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논쟁은 경제 침체기에는 정책가들이 부채 수준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고 않다. 실제로 거대한 나쁜 부채가 존재한다. 그러한 사례는 세계에 널려 있다. 이 부채는 늑대 같아서 언제 굴에서 나와서 혼란을 만들지 알 수 없다.

 

스페인을 생각해보라. 2008년 위기가 터졌을 때, G20은 그해 11월에 각 국 정상들을 소집하였고 케인즈주의자들의 처방을 따르기로 합의했다. 모든 국가들이 재정 확대를 하여 경제를 부양시켜서 침체를 뚫고 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스페인의 재정장관인 페드로 솔베스(Pedro Solbes)는 재빨리 공공 부문의 투자와 지출을 늘렸다.

 

하지만 2009년 봄이 되자 솔베스는 정반대의 길로 돌아섰다. 세수가 급감하고 지출이 팽창되자, 정부는 거대한 적자를 떠안게 되었고, 국채 가격은 급락했으며, 금리는 치솟았다. 정부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금융의 역사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가득 차 있다. 1994년 멕시코, 1998년 러시아, 1999년 에콰도르, 2001년 아르헨티나, 2002년 우르과이, 2003년 도미니크 공화국, 1976년 미국. 모두 경기 침체와 실업율과의 싸움이었으며, 재정 적자에 빠져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한 국가가 이러한 위기에 빠졌을 때, 재정을 축소하는 것은 재정건정성을 강화하고 금리를 낮춤으로써 결국은 경기 확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크루그먼이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은, 긴축주의자들과 케인즈주의자 사이의 논쟁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적절성이 떨어진다. 크루그먼은 재정 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말하지 않았다.

 

정부 부채의 수준은 중요하다. 특히 부채의 통화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자체 통화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있다. 연방준비은행은 정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 게다가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로 매우 특수한 위치에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적자를 감당할 수 있다. 엄청난 공공 부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충분히 엔화를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스페인의 부채는 유로화이다. 스페인은 유로화를 찍어낼 수 없으며, 그나마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갖고 있다. 많은 신흥국들이 비슷한 처지이다. 제네바 대학교의 개발학 대학원(Graduate Institute of Development Studies)의 우고 파니자(Ugo Panizza)는 최근 논문을 통해서 2008년 이후 크루그먼이 신봉하는 케인즈주의적 경기역행적 정책을 펼친 신흥국가들은 낮은 수준의 외환 부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 이전에 긴축적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위기 이후에 케인즈주의적 정책을 펼 여력이 있었던 것이다.

 

라인하트와 로고프의 논문에서 찾아낸 약점이 무엇이던 간에 상관없이, 경기침체 시의 국가들이 언제나 적자나 부채 수준에 신경 쓰지 않고 경기부양에만 집중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미국의 상황에는 맞는 말일지 몰라도 그 외의 대부분의 국가들에게는 완전히 잘못된 정책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limited-relevance-of-the-austerity-debate-by-ricardo-haus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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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성장과 분배의 관계 다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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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잡나?

2. 불평등이 성장의 지속성에 주는 영향은?

3. 불평등 완화와 성장을 함께 이끌 정책들

 

[본 문]


1.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잡나?

  대표적인 시장주의자인 경제 부총리를 포함하여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이 면모를 드러내고 국정과제가 발표되면서 나오고 있는 공통적인 비판은 ‘시작부터 경제 민주화의 실종’이다. 이미 지난 대선 선거운동 후반기부터 ‘경제 민주화냐 성장이냐’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위기를 핑계로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으로 기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경제 민주화 없이 박근혜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부동산 경기부양을 통해서? 수출 대기업을 지원해서? 금융 규제완화로 신용창출을 통해서? 과거의 성장 기제로 작동하던 이런 방식들은 이제 불가능해진 것이 아닌가? 그럼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과제들은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사실 불평등 문제와 관련이 있다. 2011년 월가점령 운동이후 글로벌 이슈로 부각된 문제가 99%의 불평등 문제다. 더욱이 현재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는 핵심 요인이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수요제약이라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단지 불평의 심화 정도에 대한 분석에 머무르지 않고, 불평등과 경제위기, 소득 불평등과 가계 부채의 관계, 불평등과 소비의 관계, 그리고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에 대한 의제로 넓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 문제는 불평등 문제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아서 오쿤( Arthur M. Okun) 같은 1960대의 경제학자들은 사회가 평등과 성장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오랜 동안 고속 성장을 위해 일정한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한국의 선성장 후분배 논리도 그런 맥락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좀 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 경제학자인 브랑코 밀라노빅(Branko Milanovic)은 현대사회에서 보편적인 고등교육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어왔는데, 사회가 상대적으로 균등한 소득분배를 이루어야 교육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고, 그래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 불평등이 성장 지속성에 주는 영향은?

  그리고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은 빈부격차를 좁히는 사회는 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이 보고서의 저자이기도 한 국제통화기금 경제학자 오스트리(Jonathan D. Ostry)에 의하면, 현재 미국 소득격차 추세로 보면 앞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1960년대의 1/3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경기 활황은 4.8년 동안 지속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경기활황은 불평등이 큰 사회에서 금방 수그러드는데, 그것은 불평등한 사회가 금융위기와 정치적 불안정성 양쪽에서 모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국가들은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굵직한 정책들을 합의해내지 못하고 쉽게 교착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국제통화기금 전 수석경제학자 라잔(Raghuram G. Rajan)은, 경제적으로 격차가 큰 사회의 정치적 시스템은 극단화되며 지금 워싱턴이 그런 것처럼 일종의 제로섬 게임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를 점점 어렵게 하고, 다시 성장을 점점 어렵게 만든다.”“제기되는 어떤 해법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개하는 2011년 국제통화기금 스탭 토론 노트인 “불평등과 지속 불가능한 성장: 동전의 양면인가?(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는 불평등 완화가 경제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논문이다.

 

우선 논문은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시작하기는 쉽지만 지속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고, 단기적인 성장과 침체를 불평등과 연계시키기 보다는 최소 8년 이상의 장기 지속적인 성장세에 불평등 정도가 주는 영향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림 1]이 예시하는 것처럼, 직관적으로 보아도 불평등과 성장이 반비례 관계에 있음을, 다시 말해 불평등 정도가 커질수록 경제 성장 지속기간이 짧아진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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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성장과 분배의 관계 다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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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잡나?

2. 불평등이 성장의 지속성에 주는 영향은?

3. 불평등 완화와 성장을 함께 이끌 정책들

 

[본 문]


1.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잡나?

  대표적인 시장주의자인 경제 부총리를 포함하여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이 면모를 드러내고 국정과제가 발표되면서 나오고 있는 공통적인 비판은 ‘시작부터 경제 민주화의 실종’이다. 이미 지난 대선 선거운동 후반기부터 ‘경제 민주화냐 성장이냐’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위기를 핑계로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으로 기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경제 민주화 없이 박근혜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부동산 경기부양을 통해서? 수출 대기업을 지원해서? 금융 규제완화로 신용창출을 통해서? 과거의 성장 기제로 작동하던 이런 방식들은 이제 불가능해진 것이 아닌가? 그럼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과제들은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사실 불평등 문제와 관련이 있다. 2011년 월가점령 운동이후 글로벌 이슈로 부각된 문제가 99%의 불평등 문제다. 더욱이 현재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는 핵심 요인이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수요제약이라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단지 불평의 심화 정도에 대한 분석에 머무르지 않고, 불평등과 경제위기, 소득 불평등과 가계 부채의 관계, 불평등과 소비의 관계, 그리고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에 대한 의제로 넓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 문제는 불평등 문제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아서 오쿤(Arthur M. Okun) 같은 1960대의 경제학자들은 사회가 평등과 성장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오랜 동안 고속 성장을 위해 일정한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한국의 선성장 후분배 논리도 그런 맥락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좀 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 경제학자인 브랑코 밀라노빅(Branko Milanovic)은 현대사회에서 보편적인 고등교육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어왔는데, 사회가 상대적으로 균등한 소득분배를 이루어야 교육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고, 그래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 불평등이 성장 지속성에 주는 영향은?

 그리고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은 빈부격차를 좁히는 사회는 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이 보고서의 저자이기도 한 국제통화기금 경제학자 오스트리(Jonathan D. Ostry)에 의하면, 현재 미국 소득격차 추세로 보면 앞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1960년대의 1/3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경기 활황은 4.8년 동안 지속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경기활황은 불평등이 큰 사회에서 금방 수그러드는데, 그것은 불평등한 사회가 금융위기와 정치적 불안정성 양쪽에서 모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국가들은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굵직한 정책들을 합의해내지 못하고 쉽게 교착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국제통화기금 전 수석경제학자 라잔(Raghuram G. Rajan)은, 경제적으로 격차가 큰 사회의 정치적 시스템은 극단화되며 지금 워싱턴이 그런 것처럼 일종의 제로섬 게임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를 점점 어렵게 하고, 다시 성장을 점점 어렵게 만든다.”“제기되는 어떤 해법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개하는 2011년 국제통화기금 스탭 토론 노트인 “불평등과 지속 불가능한 성장: 동전의 양면인가?(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는 불평등 완화가 경제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논문이다.  

우선 논문은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시작하기는 쉽지만 지속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고, 단기적인 성장과 침체를 불평등과 연계시키기 보다는 최소 8년 이상의 장기 지속적인 성장세에 불평등 정도가 주는 영향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림 1]이 예시하는 것처럼, 직관적으로 보아도 불평등과 성장이 반비례 관계에 있음을, 다시 말해 불평등 정도가 커질수록 경제 성장 지속기간이 짧아진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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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01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국제노동기구(ILO)는 세계임금리포트를 통해 전세계 국가들의 주요 임금 추이와 노동, 임금과 관련된 주요 이슈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이번 2012/13년 세계임금리포트(Global wage report 2012/13)의 주요 주제는 점점 심화되고 있는 소득불평등이다. 본문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노동몫이 줄어들고, 임금소득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한편, 그로 인한 유효수요 부족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과 관련해 생산성과 연계된 노동몫 배분 정책, 최저임금제 등과 같은 임금관련 제도의 개선, 사회보장제도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세계임금리포트 2012/13 : 임금과 공정한 성장

(Global wage report 2012/13 : Wages and equitable growth)


1. 주요 임금 추이

□ 위기 이후 임금성장율에 있어 약세가 계속되고 있음

- 전세계적으로 실질임금성장률은 위기 이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음

- 상대적으로 보았을 때 개발도상국에 비해 선진국에서 더 낮은 임금성장률을 보이고 있음

-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실질임금으로 보았을 때, 2011년의 임금성장률은 1.2%로 나타남. 이는 2010년 2.1%, 2007년 3%보다 낮은 수치임

- 여기서 중국을 제외할 경우, 2011년의 임금성장률은 0.2% 밖에 되지 않음. 2011년의 임금성장률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임금성장률은 지역간 차이를 보임

- 실질임금성장률은 지역간 큰 격차를 보이고 있음

- 선진국들은 더블딥을 겪으면서 임금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음

- 반면,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수준의 임금증가세를 보임

-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임금성장률에는 중국의 기여도가 큼. 중국을 제외할 경우 2011년의 임금성장률은 -0.9%임

- 임금변동폭이 가장 큰 것은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로 나타남. 하지만 이는 경제위기 이전 시장경제로의 변화로 인한 임금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보임

- 중동에서는 2008년 이후 임금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2000년에서 2011년까지로 관측 연도를 확대할 경우 임금성장률의 지역 간 격차는 더욱 두드러짐

- 선진국들이 이 기간 5%의 임금성장률을 보이는 동안, 아시아 국가들은 거의 두 배로 임금이 증가함

-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의 실질임금은 이 기간 동안 거의 세 배로 증가함. 하지만 이는 시장경제로의 이행으로 인한 임금상승 때문이기도 함.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는 임금의 실질가치가 1990년대의 40% 수준으로 떨어짐

 

□ 임금수준의 지역별 격차는 여전히 큼

- 개발도상국의 임금이 크게 증가하기는 했지만,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임금수준의 격차는 여전히 큼

- 제조업 노동자들의 시간당 평균임금을 비교해보면, 필리핀 1.4달러, 브라질 5.4달러, 그리스 13달러, 미국 23.3달러, 덴마크 34.8달러로 지역별 큰 격차를 보임을 알 수 있음

 


2. 노동몫의 감소

□ 전세계적으로 경제성장에 대한 노동자들의 몫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남

- 1999년에서 2011년 사이 선진국의 평균노동생산성은 평균임금의 두 배 만큼 증가함

- 미국에서는 비농가경제 부문에서의 실질시간당 노동생산성이 1980년 이후 85%가 증가했지만, 실질보수는 약 35% 증가하는데 그침

- 독일의 경우 지난 20년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거의 25%가 증가했지만 실질임금은 이전과 같은 수준임

-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노동의 몫이 줄어들고 자본소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임. 자본의 몫이 더욱 빠르게 증가한 것임

-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임. 지난 10년 사이 임금이 거의 세 배나 증가했지만, GDP는 임금수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함. 이에 따라 노동의 몫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

- 노동몫의 감소의 이유로는 기술의 발전, 전지구적 차원의 무역, 금융시장의 팽창, 노동조합의 쇠퇴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금융의 세계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

 


□ 노동몫 감소의 영향

- 노동몫 감소는 소득 분배의 공정성을 악화시키며 가구의 소비를 줄이고 유효수요 부족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 유효수요의 부족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

- 실제 일부 국가들에서는 이와 같은 유효수요 부족을 순수출의 증대로 매워왔음. 하지만 모든 국가가 순수출을 증대시킬 수는 없음

-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한 국가의 경우 단위노동비용 감소 전략으로 인해 수출의 증가보다 국내 소비감소가 더 커져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음

- 순수출 증대를 위한 방안으로 여러 국가들에서 경쟁적으로 임금감소전략을 실시할 경우, 노동몫은 더욱 작아질 것이고 유효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임

 


3. 공정한 성장을 위해

□ 노동몫 감소, 임금불평등 심화

- 세계임금리포트는 국가별 소득분포와 임금수준의 변화에 대해 다루고 있음

- 이를 통해 소득불평등이 더욱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

- 우선 여러 국가들에서 자본과 노동 사이에서 노동의 몫이 줄어들고 자본의 몫이 늘어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음

- 그리고 개별 임금소득자들 사이에서도 불평등이 심화되었음을 찾을 수 있음. 상위 10%의 임금과 하위 10%의 임금 사이의 격차는 과거보다 더욱 증가했음

- 이러한 내적 불균형은 저임금으로 인한 부족한 유효수요를 부채나 순수출로 매워야 하는 외적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

 


□ 생산성 증대가 임금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함

- 내적, 외적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 혹은 전지구적 수준에서 균형을 다시 맞추는 재균형 정책이 수행되어야 함

- 외적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정책입안자들은 노동생산성과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이 잘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함

- 특히, 경상수지 흑자폭이 큰 국가의 경우, 생산성 증가 수준과 임금 증가 수준을 잘 연계할 경우 국내 소비수요를 활성화시키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임

- 재정이 적자일 경우 정책입안자들은 유효수요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노동몫 감소 정책을 실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함. 특히, 사회적 파트너들의 동의를 건너뛴 외부로부터 강요된 긴축정책은 효율적인 노사관계를 해칠 수 있음

 

□ 임금결정 관련 제도의 강화

- 임금결정과 관련된 제도의 강화를 통해 내적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임

- 노동자들을 조직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 가속화된 노동시장 분단, 급속한 기술 변화 등과 같은 현실을 감안했을 때, 노사간 제대로 된 단체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환경을 지원하고 만들어 줄 필요가 있음

-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우 임금 결정에 있어 더욱 강한 보호가 필요함. 최저임금제는 제대로 시행될 경우 적절한 수준의 최저임금 제공을 통해 저임금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 주는 효과적인 정책임이 증명되었음

- 최저임금제를 통한 저임금 노동자 지원정책이 필요함

 

□ 노동시장 밖의 제도 개선 역시 필요함

- 노동시장 정책만으로 소득불평등을 개선할 수 없음

- 소득재분배를 위해서는 금융시장으로 하여금 생산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등 노동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제도들의 변화 역시 필요함

- 이와 관련해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과 노동소득에 대한 세율을 조정해 분배를 개선하는 정책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임

 

□ 임금소득자 외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도 마련되어야 함

- 임금소득자는 전체 노동자의 절반 수준임. 다른 절반을 이루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생산성과 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이 필요함

- 전반적인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교육수준을 높이고, 생산성 향상과 경제발전에 필요한 능력을 강화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함

- 제대로 된 사회보호시스템이 갖추어질 경우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예방차원의 저축을 줄이고, 자녀의 교육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해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편, 더 많은 소비를 통해 국내소비수요의 증대와 생활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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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22 이수민/새사연 연구원

[테마북]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여는 글]
     
            진정한 정책은 가장 소외된 곳부터 돌볼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5년 전 겨울 춥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는 심정으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었지만 우리는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더 추운 바람 속에 촛불을 들고 내던져져야 했습니다. 길고도 험난한 5년이었고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8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 되었습니다.

약 한 달 전 새사연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명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이 내어놓은 공약과 주장을 비교분석한 글들을 모아 <18대 대선후보 기초 정책비교>라는 제목의 테마북을 만들었습니다. 한 나라와 한 시대를 이끌어갈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의 공약 치고는 기대보다 부족하고 부실한 부분들이 많아 평가에 곤란을 겪기도 했지만, 일방적인 지지나 비난만으로는 새사연이 이야기하는 '시대교체'는 고사하고 '정권교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9월까지 발표된 공약을 기준으로 세 후보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해보았습니다.

그 후 새사연은 세 후보들이 기존의 공약들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고, 새로운 공약들을 제시하리라 기대하면서 대선정책 두 번째 시리즈로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이명박 정권 속에서, 그리고 더불어 장기화 되는 세계적 대침체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의한 양극화와 불평등이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주는지 경험한 국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요구를 경제 민주화와 보편복지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모았고, 그 결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 온 세 후보의 공약마저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공약들의 유사함이 국민의 목소리와 후보들의 진정성을 제대로 담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단순히 표를 위한 선전 전략이 아닐까 걱정이 일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후보들이 내어놓은 공약을 읽어나가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그치지 않고, 국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거나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은 정책들을 짚어보았습니다. 1) 경제 민주화, 2) 경제 성장론, 3) 공공부문 민영화, 4) 사회적 경제, 5) 저소득층 지원, 6) 보건의료, 7) 여성 일자리의 7가지 분야를 살펴보았습니다.

소외된 정책들은 중소상인과 중소기업, 저소득가구, 비정규직, 청년, 여성 등 주로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필요하고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대선 정책 두 번째 시리즈를 준비하며 대통령 후보의 진정성이란 자신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기 이전에, 반대로 표를 줄 것이라 기대되지 않지만 소외받고 있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어놓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런 '외면 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부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소외받는 정책, 근본적으로는 소외받는 국민과 계층에 대한 정책이 조명받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총 7편의 글을 테마북으로 엮었습니다.

2012년 11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원 이수민

 

[목  차]

◆ 여는 글                                                             

◆ 경제 민주화(김병권)
    : 재벌개혁의 중요수단, '계열분리 명령제'                             

◆ 경제 성장론(김병권) 
    :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 90년대 벤처정책 부활? 혹은 '삼성 스타일'   

◆ 공공부분 민영화(김병권) 
    : 대선 후보들은 과감히 민영화를 전복시켜라                           

◆ 사회적 경제(이수연) 
    : 한국 사회적 경제의 올바른 시작을 위해                               

◆ 저소득층 지원(김수현) 
    : 하우스 푸어보다 심각한 푸어를 위한 대책은?                       

◆ 보건의료(이은경) 
    : 보건의료시스템 개혁 없이 건강보험 강화는 불가능                

◆ 여성 일자리(최정은) 
    : 일-가정 양립, 여성고용개선과 종일제 보육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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