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24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보육 정책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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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지난 19대 총선에서 무상보육이 대세로 떠오른 후, 보육 정책은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무상보육을 외치는 것 같지만 각 정당과 후보들 사이에는 기본적인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무상급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별복지냐 보편복지냐의 문제이다. 다음으로 보육서비스 제공을 주로 시장에 맡길 것이냐 국가가 나설 것이냐의 문제이다. 이 두가지 기본적 물음에 의해 보육 정책의 차이가 발생한다.

새누리당은 선별복지를 지향한다. 양육수당의 경우 만0-2세 차상위계층 이하 지원 계획만 있을 뿐 그 외 대상으로의 확대 방안은 없다. 또한 시장주의 보육정책을 추구한다. 민간 어린이집 지원 강화를 중심으로 하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는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이다. 민주통합당은 보편복지를 지향하면서 취약 보육을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공립 시설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취약계층 지원을 우선시하되 보편지원도 함께가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 민간 중심의 보육이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보육정책 비교와 함께 새사연이 제시하는 사회가 함께 감당하는 보육으로서의 정책을 덧붙였다.

 

[본 문 ]

이번 대선에서는 일찌감치 경제민주화 논의와 함께 복지가 시대정신으로 떠올랐다. 특히 복지 분야 중에서도 보육 정책은 2011년 6.2 지방선거와 올해 치러진 19대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대선주자들의 보육 정책은 지난 총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것들에서 크게 다르지 않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미흡하지만 이제까지 나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안철수 후보의 보육 정책을 모아서 비교해보고자 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이 올 초에 내놓은 18대 대통령이 꼭 해야 할 16가지 개혁과제를 담은 <리셋코리아>에 담긴 보육대안과도 비교해보고자 한다.


19대 총선과 현 대선주자 보육정책 비교

올해 치른 19대 총선에서는 여야가 너나할 것 없이 ‘무상보육’을 주장하면서  0-5세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을 약속하여 정책적 차이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시설 확충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민간어린이집 지원에 방점을 둔 반면, 민주당은 국공립보육시설을 확대하는 쪽을 강조했다.

여기서 보이듯이 여야가 추구하는 복지국가는 그 방향에서 차이가 있다.  대한 구상은 다르다. 새누리당은 현 시장 중심의 복지서비스 구조 위에서 소득을 기준으로 정부의 수혜 대상을 걸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선별 지원만으로는 사회안전망의 토대는 빈약하고, 개인의 경제력에 따라 기본적인 생계도 이어가지 못하는 이들이 급증할 수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투자적 관점에서 모든 소득 계층이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보편 복지를 구상한다. 다만 보편 복지를 위한 재정 확보가 걸림돌이다. 결국 세부 정책이 비슷해 보여도 두 정당이 내건 복지 정책의 지향은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18대 대선주자들의 정책은 어떨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정책은 이미 지난 총선 정당 정책에 상당 부분이 반영되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민주통합당 역시 당내 경선에 나온 각 후보들 간 차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총선 정책과 닮아있다.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의 유지도 복지국가 건설”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박 후보 역시 복지를 대선 정책의 전면에 내거는데 거리낌이 없다. 대선출마 선언문에서 국민 개개인의 꿈이 이루어지는 ‘국민행복의 길’을 위한 과제의 하나로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제도 확립이다. 박 후보는 국민 개개인이 가진 자기 역량을 뒷받침하고 끌어내서 자립과 자활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을 지향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근혜 후보의 복지 정책은 새누리당의 지향과 동일한 선별 복지다. 만0-5세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을 언급하고 있으나, 당 안팎에서는 수혜 대상을 소득하위 7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양육수당 공약은 현재 만0-2세 차상위계층 이하에 연령별로 20~10만원 지원하는 수준에서 대상과 연령을 어떻게 늘려갈지 구체적인 안은 없다. 또한 국공립어린이집은 매년 50개로 최소화하고, 민간어린이집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못 박아,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 보육정책 기조와 다르지 않다. 현재 어린이집 미설치 지역이 전국 470개가 넘는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대로 국공립어린이집을 매년 50개씩 5년간 250개로 한정할 경우 지역적 불균형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렵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무상보육 정책을 내걸고 있다. 문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와 함께 만0-5세 무상보육과 만0-2세 가정양육 환경 강화로 육아휴직급여 70% 확대, 국공립시설 이용 아동 40% 확대, 시간-야간-휴일 등 취약보육 위한 시간 이원화를 내놓았다. 최근까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손학규 후보는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반향적인 슬로건 아래 ‘맘 편한 세상’이라는 보육정책을 내놓았다. 손 후보는 만3-4세 보육료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양육수당 확대를 약속했다. 국공립시설은 이용 아동 40%로 확대한다고 해 민주당 후보들 중 최대치를 내걸었다. 이 외에도 손 후보는 협동조합형, 법인, 직장시설 등의 공익형 시설도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김두관 후보는 국공립보육시설 20%로 확대하고, 직장보육시설 확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후보는 아직 미진한 직장보육시설을 9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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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정태인/새사연 원장

 

경제위기의 해법과 대선 후보들

세계금융위기 속에서도 그럭저럭 암초를 피해가던 한국경제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수출증가율이 서너달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건 이미 10년 이상 거짓으로 판명난 낙수효과(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아래로 돈이 흐를 것이다)에 이어 수출 신화도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밖으로부터, 위로부터”의 경제를 “안으로부터, 아래로부터”의 경제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이미 시민들은 구체적 해법까지 내 놓았다. 2010년 지자체 선거로부터 서울시장 선거에 이르기까지 새누리당을 굴복시킨 보편복지, 지난 총선부터 이슈가 되어 박근혜후보가 김종인씨를 영입하게 만든 경제민주화, 그리고 전국을 몰아치고 있는 협동조합의 열기가 바로 그 답이다.  

문제는 누가 이런 시대적 요구를 수행할 것인가이다. 한 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1974년 이미 “사법살인”으로 국제적 지탄을 받았지만 2007년에 이르러서야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 박근혜후보는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는가? 어떤,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김종인씨와 이한구 원내대표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의 어록에 나오는대로 ”내가 말했으니 끝“이니 토달지 말라는 투다. 결국 역사도 현실도 자신의 판단에 따라 진위가 결정되고 국민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자기 확신을 넘어 과대망상에 이른 것이다.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수용한다고 말은 했지만 어떻게 해석해서 실행할지는 박근혜후보만 알고 있다. 과연 재벌-경제관료-조중동이라는 한국의 지배계급의 뜻에 반하는 ‘최종 해석’을 할까?

문제는 나머지 유력 후보, 두 사람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안철수교수는 우유부단한 듯 하고  문재인후보는 참여정부의 실정을 되풀이할 것 같다. 안교수가, 모피아의 대부로 유명한 이헌재씨를 영입했다는 보도, 그리고 문재인후보가 “노무현과 이명박의 한미 FTA는 다르다”고 주장한 사실 때문에 우리는 불안하다.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바대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시민들이 나서면 된다. 특히 “경제는 전문가가 알아서 하는 것”이란 생각이 문제다. 가령 아동수당을 얼마나 어떻게 주는 게 최선일지, 재벌개혁의 구체적 방법은 무엇일지는 분명 전문적인 지식과 정치적 힘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정답을 전문가들이 이미 알고 있다고 전제하는 건 명백한 오류이다.

예컨대 재벌개혁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공통의 해법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다. 진보개혁진영에 속하는 학자들마저 설왕설래 중이다. 최근에 장하준교수는, ‘재벌개혁론자들’의 주장이 “1주 1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주주자본주의를 실현하자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상조교수는 현재의 “1주 다표”(총수일가가 전체 주식의 1%에 불과한 의결권으로 계열 전체를 지배하는 것)를 “1주 1표”로 바꾸는 것도 개혁이라고 맞섰다.

분명 재벌개혁론자들의 당면 목표인 “1주 1표”가 글로벌 스탠다드는 아니다. 적어도 숫자로만 보면 세계적으로 가족기업이나 “1주 다표”가 더 일반적이다. 또한 외부 시장에 의한 통제(예컨대 주식시장에 의한 인수합병 위협)가 모든 나라에서 효과적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장하준교수가 주장하는 “1주 다표”(재벌들에게 주당 더 많은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부여하자는 주장)가 민주주의에서 더 먼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재벌이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그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가족기업집단이 더 효율적인지, 아니면 주식시장에 의해 통제되는 회사가 더 효율적인지 확실하지 않다.

세계 학계에서도 정리되지 않은 이런 복잡한 논쟁에 보수적인 경제학자까지 가세하면 어느 한 쪽이 깨끗하게 ‘승리’하는 사건은 벌어질 수 없다. 즉 지극히 전문적인 것처럼 보이는 경제문제, 그러나 나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문제에도 시민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어야 한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우리가 명백히 아는 사실들이 있다. 예들 들어 한국의 재벌은 너무 커서 “대마불사”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더욱이 관료는 물론, 정치와 사법부까지 장악했으니 큰 문제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재벌은 누구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영원한 권력이 됐다. 자신의 경제권력을 이용해서 하청기업을 수탈하고 기업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보루인 노조마저 인정하지 않는 것 역시 명백한 사실이다. 우리는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견제받지 않는 절대 권력이 매우 위험하며 장기적으로 경제적 효율성도 저해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시민연합정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시민 대다수가 합의하는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즉 경제문제에도 시민참여가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푸는 길이다. 내 청와대 근무 경험을 되새겨보면 시민들의 요구가 뒷받침 됐을 때만 정부는 지배동맹과 대결할 수 있다. 

2008년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는 무려 6개월을 넘게 매일 광장에 모였다. 여중생의 “살고 싶어요”라는 절규로 시작된 촛불은 “한반도 대운하”(4대강 사업), 공기업 민영화, 한미 FTA 반대 등 공공성 이슈로 진화했다. 하지만 당시 취임한 지 6개월도 안된 대통령에게 “물러가라”는 요구는 누가 봐도 무리였다.

글머리에 말했듯이 이번 대선은 세계적 위기 속에서 치르고 있으며 앞으로 수년간 우리 경제는 2% 내외의 성장률에 묶일 것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으면 시민들의 경제해법은 무시되고 수출증대-낙수효과라는 구시대의 주문, 박근혜 후보가 5년 전에 정식화한 “줄푸세”를 다시 실행할 것이다. 바로 그 “줄푸세”가 현재의 위기를 만들었는데도 그는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다르지 않다”고, 자신 만의 ‘최종 해석’을 내놓았다. 2013년 5월, 촛불을 들고 일어나 봐야 이미 엎질러진 물일 것이다.

왜 후회할 일을 지금 하면 안되는가? 이미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관철하기 위한 시민들의 모임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고 협동조합 설립의 열기도 뜨겁다. “우리가 지지할테니, 국가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정책 목표가 확실해지면 그 임무를 수행할 내각 역시 윤곽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이헌재씨처럼 시장만능주의를 앞장서 실천해온 경제관료, 통상관료가 내각에 들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삼성 장학생들이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사법부와 입법부를 장악해서도 안 된다. 이런 요구에 부응하는 정부가 곧 “시민연합정부”다.

낙선운동과 투표참여운동, 그리고 야권 단일화 협상을 넘어서 “시민정부 만들기”에 우리가  나서야 한다. 아이들의 안전하고 따뜻한 삶을 우리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2008년 촛불의 정신을 되살려 서울 광장에 모여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고 우리 모두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밝힐 수 있다.

<안철수의 생각>은 훌륭하다. 평생 정책만 다룬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그렇다. 물론 적잖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끔 자기의 생각을 섞어서 여러 사람의 의견 짜깁기한 것과 <안철수의 생각>은 다르다. 일관된 생각의 다발이 굵은 흐름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재벌개혁에 대한 그의 생각이 그렇다. 그는 놀랍게도 학계에서도 채 소화되지 않은 ‘이해당사자 이론’에 입각해서 재벌 문제를 진단하고 법조계에서도 아직 내용을 채우지 못했지만 방향이 뚜렷한 ‘기업집단법’을 대안으로 내세웠으며 그 생각의 틀은 ‘산업생태계’이다.

더구나 그는 종업원지주제나 이윤공유, 경영참가라는 미시적 실천 방안을 이미 실행해서 성공해본 사람이다. 그는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보편적 증세가 필요한 이유 또한 정확히 지적한다. 당장 표에 도움이 되는 복지정책을 나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책<안철수의 생각>을 읽기 전까지 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의 높은 지지율도, 확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 국민의 장점이자 단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팬덤 현상으로 간주했다. 하여 간간히 보도되는 그의 ‘공자 말씀’도 곧 사라지려니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내 선입견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그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 폭발적 매력이란 면에선 뒤처질지 몰라도, 정책에 관한 한 2001년 내가 처음 만난 노무현을 훨씬 능가한다. <안철수의 생각>은 바이러스처럼 국민 안에 퍼질 것이고 현재까지의 대통령 후보 그 어느 누구도 마땅한 백신을 내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 스스로가 가장 뛰어난 백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흔히 언론은 안철수 교수를 중도로 분류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쯤이라는 뜻일테고 <안철수의 생각>이 나온 뒤에는 민주통합당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굳이 자리를 따지자면 이 책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중간쯤, 아니 진보파의 일부 그룹보다 더 왼쪽에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연구원 6년의 연구와 내 뼈저린 실패의 경험이 결합되어 금년 초에 나온 <리셋 코리아>와 ‘싱크로율’ 거의 100%라는 게 그 증거다.

안 교수의 또 하나의 장점은 그의 생각이 진보적이라 하더라도 ‘색깔공세’에 시달릴 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물론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야 세가 불리하면 어떻게든 붉은 색을 덧칠하겠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삶 어느 편린에도, 책 속의 어떤 낱말 하나에도 그럴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억지춘향은 역풍을 맞을 뿐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고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데 필수적인 지지세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안 교수의 취약점이다. 갑자기 정당을 만들고 현재의 팬덤을 조직적인 정책지지 집단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실로 난감한 일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을 알고 싶은 분들에겐 오연호와 김헌태가 쓴 <안철수>를 권한다. 한마디로 이번 대선을 통해 ‘시민정부’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기존 정당도 환골탈태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내각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보기에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후보, 그리고 안철수가 정책의 위치를 놓고 겨루는 것은 말다툼 이상의 의미가 없다. 같은 정책 목록 안에서 누가 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 놓는가, 어떻게 반대편 국민을 끌어들일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강준만 교수가 <안철수의 힘>에서 역설한대로 이제 증오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 반대 쪽 후보에 표를 던진 국민이라 하더라도 흔쾌하게 승복할 수 있는 정책을 내 놓고 소통과 타협으로 실천해야 한다. 물론 안철수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더더구나 아니다. <안철수의 생각>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는 협동은 세계와 한국의 장기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날 길인 동시에 대선 승리의 유일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글은 작은책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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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정태인/새사연 원장

 

<안철수의 생각>은 훌륭하다. 평생 정책만 다룬 나 같은 사람이 보기에도 그렇다. 물론 적잖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끔 자기의 생각을 섞어서 여러 사람의 의견 짜깁기한 것과 <안철수의 생각>은 다르다. 일관된 생각의 다발이 굵은 흐름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재벌개혁에 대한 그의 생각이 그렇다. 그는 놀랍게도 학계에서도 채 소화되지 않은 ‘이해당사자 이론’에 입각해서 재벌 문제를 진단하고 법조계에서도 아직 내용을 채우지 못했지만 방향이 뚜렷한 ‘기업집단법’을 대안으로 내세웠으며 그 생각의 틀은 ‘산업생태계’이다.

더구나 그는 종업원지주제나 이윤공유, 경영참가라는 미시적 실천 방안을 이미 실행해서 성공해본 사람이다. 그는 ‘보편 복지’와 ‘선별 복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보편적 증세가 필요한 이유 또한 정확히 지적한다. 당장 표에 도움이 되는 복지정책을 나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책<안철수의 생각>을 읽기 전까지 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의 높은 지지율도, 확 달아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우리 국민의 장점이자 단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팬덤 현상으로 간주했다. 하여 간간히 보도되는 그의 ‘공자 말씀’도 곧 사라지려니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내 선입견을 단숨에 날려 버렸다. 그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 폭발적 매력이란 면에선 뒤처질지 몰라도, 정책에 관한 한 2001년 내가 처음 만난 노무현을 훨씬 능가한다. <안철수의 생각>은 바이러스처럼 국민 안에 퍼질 것이고 현재까지의 대통령 후보 그 어느 누구도 마땅한 백신을 내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 스스로가 가장 뛰어난 백신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흔히 언론은 안철수 교수를 중도로 분류한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쯤이라는 뜻일테고 <안철수의 생각>이 나온 뒤에는 민주통합당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 않다. 굳이 자리를 따지자면 이 책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중간쯤, 아니 진보파의 일부 그룹보다 더 왼쪽에 있다. 새로운 사회를 연구원 6년의 연구와 내 뼈저린 실패의 경험이 결합되어 금년 초에 나온 <리셋 코리아>와 ‘싱크로율’ 거의 100%라는 게 그 증거다.

안 교수의 또 하나의 장점은 그의 생각이 진보적이라 하더라도 ‘색깔공세’에 시달릴 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물론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야 세가 불리하면 어떻게든 붉은 색을 덧칠하겠지만 불행하게도 그의 삶 어느 편린에도, 책 속의 어떤 낱말 하나에도 그럴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억지춘향은 역풍을 맞을 뿐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하고 반대 세력을 설득하는 데 필수적인 지지세력이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 안 교수의 취약점이다. 갑자기 정당을 만들고 현재의 팬덤을 조직적인 정책지지 집단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실로 난감한 일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답을 알고 싶은 분들에겐 오연호와 김헌태가 쓴 <안철수>를 권한다. 한마디로 이번 대선을 통해 ‘시민정부’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기존 정당도 환골탈태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내각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보기에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후보, 그리고 안철수가 정책의 위치를 놓고 겨루는 것은 말다툼 이상의 의미가 없다. 같은 정책 목록 안에서 누가 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 놓는가, 어떻게 반대편 국민을 끌어들일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강준만 교수가 <안철수의 힘>에서 역설한대로 이제 증오의 정치는 끝내야 한다. 반대 쪽 후보에 표를 던진 국민이라 하더라도 흔쾌하게 승복할 수 있는 정책을 내 놓고 소통과 타협으로 실천해야 한다. 물론 안철수만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테고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더더구나 아니다. <안철수의 생각> 곳곳에서 강조하고 있는 협동은 세계와 한국의 장기 위기 속에서 우리가 살아날 길인 동시에 대선 승리의 유일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글은PD저널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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