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12.27 ‘종업원이 곧 기업’인 세계를 희망하는 2013년
  2. 2011.12.19 서민을 위한 경제 전망 (1)

2012.12.2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보수적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등 노동자와 서민들의 절망이 절벽 앞에 서게 됐다. 그런데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100% 국민행복 시대와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당선자조차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노동자들은 아예 ‘장외 국민’이라는 말일까.

끝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대선 투표에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모든 유권자 국민에게 배포된 박근혜 후보의 공약 홍보자료에는 ‘70% 중산층 재건을 위한 10대 공약’이 있었다. 이 가운데 여섯 번째 공약이 바로 ‘고용불안으로부터 일자리 지키기’다. 거기에는 분명 정년 60세 연장 등과 함께 ‘해고요건 강화’ 등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 사회적 대타협 기구 구성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 부당해고된 한진중공업 노동자에게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공약 내용이다.

또한 박근혜 당선자의 일자리 공약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상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포함하는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는 내용도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렇게 공약 내용이 국민 기억에 생생한데도 당선되자 휴지 조각처럼 무시하는 상황이라면, 시간이 지난 후라면 어떨까. 애초에 노동과 관련해 약속한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지만, 그나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천한다"고 강조해 온 박근혜 당선자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허상에 불과했던 것인가. 아니면 유독 서민·노동자에게 한 약속만 무시되는 것인가.

우리와 삶을 함께해 온 노동자들이 하나 둘씩 삶의 기대를 접는 올 겨울은 그래서 유난히 춥다. 도대체 기업에서 노동자라는 존재는 무엇일까. 또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노동자 유권자는 어떤 존재일까. 진보에서는 ‘노동 존중’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노동만을 존중할 필요 없이 헌법에 보장된 인권과 노동권·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인정해 주는 사회를 기대하는 것조차 기득권층에게는 그렇게 과도하게 보이는가.

여기서 잠시 마저리 캘리(Marjory Kelly)가 10년 전에 미국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쓴 책 <자본의 권리는 하늘이 내렸나(The Divine Right of Capital)>의 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과연 일하는 노동자가 대접받는 세상이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노동자들이 기업가로부터 흔히 듣는 얘기가 있다. “종업원은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적어도 기업 회계장부에서 보면 거짓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리해고는 불요불급한 지출요인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대량 파괴로 묘사돼야 할 것이 아닌가. 종업원이라는 자산의 대량파괴를 일삼는 정리해고를 하는 기업들은 거의 자살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한진중공업 기업가도 말로는 종업원을 가장 큰 회사의 자산이라고 말했을 것이고, 쌍용차를 포함해 정리해고를 일삼았던 적지 않은 기업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마저리 캘리는 냉정하게 우리의 현실을 지적한다. “기업 회계상으로 종업원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돈도 가치가 있고, 물건도 가치가 있으며, 아이디어(지적재산권)도 가치가 있고, 심지어 영업권처럼 뜬구름 잡는 것들도 가치가 있다. 이와는 정반대로, 종업원들의 가치는 마이너스다. 그들은 손익계산서상의 비용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비용과 관련되는 목표는 언제나 단 한 가지, ‘절감’뿐이다.”(마저리 캘리, <자본의 권리는 하늘이 내렸나>, 64쪽)

한편 저자는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현실과 정반대되는 사회를 상상하도록 해 준다. “노동법에 최고의 법적가치를 부여하면서, 주주의 소유권을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겨 놓는 자유시장을 머릿속에 그려 보라. 이는 모든 사람들이 ‘종업원들이 곧 기업’이라고 믿는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세계에서 종업원들은 기업이라는 곳을 움직이는 주인공들이다. 그러므로 종업원들만이 이사를 선출할 수 있고, 기업의 목적은 종업원들의 수입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이론적으로 주주들은 협상과 계약을 통해 정해진 수익을 갖지만 실제로는 주주들은 계약조건을 수용하든가 그게 싫으면 그 기업을 떠날 수밖에 없다. (…) 신문지상에서 어떤 기업이 잘나간다고 할 때에는 곧 종업원이 잘나가는다는 것을 뜻한다. 주주들은 매년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일부는 ‘자본해고’에 따라 수입이 종료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주주의 수익이 아니라 종업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최고 목표가 되는 그런 기업이 있는 사회, 그런 기업을 만드는 사회, 그것을 정치의 목적으로 하는 지도자를 꿈꾸고 그런 희망의 싹을 살리면서 다시 새해를 준비해 보자.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1.12.19정태인/새사연 원장

지난 12월 9일과 12일에 한국은행(이하 한은)과 정부가 각각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이번엔 두 기관의 전망이 똑같이 3.7%다. 정부가 자신의 정책 의지를 표현한다며 0.5%p 정도 성장률을 추가하던 짓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이 없다는 뜻이다.

사뭇 신중해 보이는 이 수치들은 과연 믿을만 할까? 작년 예측이 1% 이상 틀렸듯이(작년 이맘때 정부는 금년 성장률이 5%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년에도 답은 “아니오”다. 나는 작년보다 훨씬 더 자신있게 내년 경제성장률은 2%대에 머물 것이라고, 상황이 나쁘면 마이너스 경제성장의 위기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은과 정부는 세계경제가 내년에 3.6% 성장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 수치는 IMF(국제통화기금)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11월 초 전망을 받아들인 것이다. 특히 OECD는 유럽 재정위기의 전개를 기본(baseline), 낙관, 비관 시나리오로 나눠 각각 세계경제성장률이 3.4%, 4.0%, 2.1%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비관시나리오의 가정대로 유럽 일부 국가가 무질서한 국가부도에 빠지고 이들 나라의 국채를 대량으로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독일의 은행들이 파산하는데도 세계경제성장률이 2.1%를 유지한다는 게 합리적인 전망일까?

필자가 보기에 가장 그럴듯한 것은 UN의 최근 전망(“World Economic Situation & Prospect", 2011.11) 이다. 똑같이 유럽의 상황을 기준으로 세 시나리오 별로 UN은 각각 2.6%, 3.9%, 0.5%로 예측했다. 낙관 시나리오의 경우 OECD와 유사하지만 기본인 경우 0.8%p, 그리고 비관은 1.6%p나 차이가 난다.

한은과 정부는 각각 내년에 수출이 5.0%, 7.4%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실 경제에서 통용되는 주먹구구 계산법에 따르면 세계경제성장률이 1% 줄어들 때 우리 수출 증가율은 4%가량 감소한다. EU가 그럭저럭(muddling through) 사태를 수습하는 기본 시나리오라 해도 UN의 예측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6%p 정도 낮춰 잡아야 한다.

한은과 정부의 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끌어 올리는 주된 국내 요인은 민간 소비다. 내년 우리의 소비는 3.2% 증가한다니 금년의 2.5%에 비해서 약 0.7%p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져서 실질소득이 증가한다거나 교역조건이 나아져서 실질구매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민간소비가 금년 수준에 머무른다고 가정하면 정부의 경제성장율 예측에서 약 0.35%p 정도를 줄여야 한다. 수출과 소비의 변동만 합쳐도 2%p 가량이 낮아져야 한다. 물론 수입도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전체로는 이보다 덜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면 2%대 성장이 합리적인 예측일 것이다.

그러나 이 얘기 역시 내년 세계경제가 그럭저럭 지뢰밭을 통과한다는 걸 전제한다. UN의 음울한 전망대로 우리는 또 다른 위기로 향하는 모퉁이를 돌아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구나 우리는 부동산거품과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747 비행기는 이륙도 못하는 고물이라는 게 판명났지만 금년에도 정부의 항로는 똑같다. 수출이 어려우니 “내수활력제고”를 위해 경제자유구역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민자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상향 조정하고 창업 중소기업과 에너지 절약시설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며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단다.

물론 전가의 보도인 “서비스산업 선진화”, 즉 개방, 민영화, 규제완화도 빠지지 않는다. 새롭다면 “국유지 수의매각 요건 완화”라는 이름으로 국가 소유 땅도 팔아먹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지난 4년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MB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지경이니 국민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빚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총수요 감소에 대한 단기해법은 과감한 소득재분배, 자산재분배 외에는 없다. 부자감세가 아니라 부자증세가 가장 쉬운 답이다.

내년의 총·대선에 나설 후보들은 금년 또는 늦어도 내년에 터질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발표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버블 폭발에 따른 서민경제 위기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는가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PD저널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