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0                                                                                                                 송민정 / 새사연 연구원



설날이 더 이상 설레지 않는 취업준비생들

설을 앞둔 어느 점심시간, 직원들은 저마다 어린 시절의 명절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몇 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한 시골집 정경이나 손주를 보시고 반가워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세뱃돈 등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기억들이었다. 하지만 물론 모두가 명절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 테다. 그 중에서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은 특히 명절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작년 연휴 즈음인 2015년 2월에 취업연계 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응답자의 67.6%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대답했다.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첫 번째 스트레스 요인이었으며, 취업하지 못해 떳떳하지 못한 처지가 두 번째 요인이었다. 취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것이다. 친척들이 지인이나 또래 친척의 취업소식을 전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명절대피소KakaoTalk_20160203_151319511(출처 : http://www.pagoda21.com/event/eventIngDetail.do?pageIndex=1&num=128933&evt=ING)

 

이러한 취업준비생들이 증가하자 이번 설 연휴에는 그림 1과 같은 명절대피소라는 이름의 도피처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큰 규모의 어학원 중 하나인 파고다어학원은 명절대피소에 ‘대피’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SNS를 통해 참가신청을 받았다. 신청에 성공한 청년들은 설 연휴 동안 대피공간을 주전부리와 함께 제공 받았으며, 추가적으로 취업 관련 진단검사와 토익 모의고사를 치를 수 있었다. 재치 넘치는 어학원의 홍보성 이벤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 시골길과 가족애를 추억하며 설을 기다리는 청년보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압박이 심해진 청년이 늘어난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취업 다음엔 결혼결혼 다음엔 출산산 넘어 산

그렇다면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은 명절을 기다리게 될까? 취업을 성공하게 되면 결혼 문제, 결혼 한 청년이라면 출산 및 육아 문제에 대한 걱정을 안고 명절을 맞이하게 된다. 만약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계약직과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얻었다면, 흔히 그 ‘다음 단계’로 여겨지는 결혼이나 출산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개인에서 가족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라 판단하여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누구는 잘 됐더라, 이럴 때일수록 더 노력해야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들은 어찌 보면 한 고비를 겨우 넘기고 난 뒤 첩첩산중을 만난 청년들을 숨 막히게 만드는 올가미가 될 수도 있다.

청년들이 명절에 친척들의 조언에 상처받고, 스스로 잘된 가족들과 비교하며 처지를 비교하며 힘든 이유는 이제껏 일반적으로 여겨져 왔던 생애주기의 흐름이 상당히 느려졌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교육을 받는 기간이 과거에 비해 길어졌기 때문에 사회인으로 첫 발을 딛는 연령대도 높아졌다. 또한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오르는 물가 및 주거비용은 사실상 대출 없인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청년이 독립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나고 말았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시기임에도 부모세대의 기준에 너무 쳐지지 않고자 스스로를 담금질 하고 있지만, 마음에 차는 성과를 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위로도 어렵고 응원도 어렵지만 청년이 제일 어렵다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취업이나 결혼 및 출산이 어려운 이유는 경제 상황이 장기간 나아지지 않는 것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로 인해 부모세대로부터 비교적 물질적·정서인 지지를 많이 받아온 현재 20대에서 30대 청년들의 기대에 비해 선택지가 좁아진 것도 있다. 교육수준이 높아진 청년들의 대다수는 대기업, 공기업, 공공 기관 등에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청년 인구가 줄었지만 청년들이 바라는 좋은 일자리의 수는 더욱 줄어 경쟁은 훨씬 치열해 졌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를 더욱 힘들어 하는 것은 청년들이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오랫동안 안고 있었고, 그런 어려움이 제대로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청년들의 두려움 끝에는 깊은 낙담이 자리 잡았고, 이는 ‘수저론’과 같은 신조어로 표현되었다. 이번 생애에서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시 태어나 더욱 부유한 부모님, 혹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외모나 신체능력 혹은 지능을 가져야 한다는 자전적 조롱을 내포하고 있는 ‘수저론’은 ‘N포 세대’라는 단어보다도 한층 더 절망적이다.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조언보다는 진실한 공감과 고통 분담이 훨씬 절실하다. 실업문제를 비롯한 생활 전반의 청년문제는 세대의 차이가 아닌 오랜 시간 쌓여온 불안한 경제상황에 닥친 위기의 표출인 것이다. 청년들은 바로 앞선 미래를 책임질 경제주체들로서 위기상황의 맨 앞머리에 자리한 것뿐, 청년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언과 위로, 혹은 응원도 좋지만 공감을 바탕으로 사회를 장기적으로 이끌어갈 이들의 짐을 분담하고자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청년들의 명절증후군은 우리 사회가 장기간 앓아온 아픈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5-11-25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정부나 시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주민들이 스스로의 고민거리를 하나씩 들고 이야기하는 판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최근에 마포 지역의 활동과 지역 현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2015년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마포구에서 활동하는 54개 단체와 단체 안팎에서 활동하는 95명이 마음과 돈과 시간과 장소를 내어 전체 27개의 주제로, 진지한 동네잔치가 여기저기에서 벌어졌다. 이야깃거리도 생활기술, 문화예술지원, 지역공유지, 민관협력, 경의선숲길, 망원시장, 마을교육플랫폼, 석유비축기지, 마을공화국, 소통과 갈등, 공동체경제, 돌봄, 베이비부머 세대, 빈곤, 동 주민센터, 에너지자립마을 등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 화두들이다.

마포 지역의 활동과 이에 대한 평가도 주민들의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한계가 있을 법도 하다. 그럼에도 마을 안에서는 개인들의 ‘주관적’인 평가나 역사도 소중한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국정화 교과서의 논리가 좌파들이 쓴 ‘주관적’ 역사라고 꼬집는 문제와 겹쳐지면서, 마을의 지혜가 눈에 띄었다.


지역 자원들과 어떻게 연대할까?

“지역사회와 로컬리티-우리는 마포에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 심포지움으로 마포 컨퍼런스의 첫 포문을 열었다. 마포지역 활동에 대해서 스스로가 주는 점수는 다소 박했다. 마포구에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활동하지만 정작 이들을 엮는 네트워크나 사업이 지지부진한데 따른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마포구는 성미산마을을 위시한 마을공동체의 으뜸 사례로 손 꼽히는 곳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부터 성미산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육아가 시작되고, 동네 주민들이 나서서 성미산 지키기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자발적인 정치참여의 통로로 마포연대를 결성하기도 했다. 진보정당이 분열된 직후에도 마포구에 공동선거운동본부를 꾸려 당파를 떠나 공동후보를 내는 정치 실험도 이어갔다. 그리고 마포연대가 해산된 후 그 공백을 민중의집이 채워가면서, 이전과 다른 방식의 문화연대와 지역 현안에도 공동대응하며, 생협 등 거점 공간을 활용한 생활형 커뮤니티도 확대되었다(“2015년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 자료집, 2015). 그야말로 주민 주도형 자치가 15년의 역사 안에서 실험되고 만들어진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결코 짧지 않은 풀뿌리 역사 안에서 마포 지역은 큰 현안들로 여러 차례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1년 성미산 지키기운동-2009년 홍대 두리반 철거 반대 문화예술인 결집-2010년 마포지역 선거 공동대응-2013년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2015년 젠트리피케이션 공동대응 등의 지역 현안에 머리를 맞대며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마포구 풀뿌리 활동의 저력은 켜켜이 쌓이고 있다.


로컬리티(locality)’의 힘

지역 활동으로 관계 맺은 사람들을 아우를 말이 없을까 고심하다 ‘로컬리스트’란 용어를 차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기존의 풀뿌리운동이나 공동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지역 활동과 사람들이 생겨나 고민하던 중 미국의 ‘Be a localist!(로컬리스트가 되자)’ 캠페인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에 내건 로컬리티, 로컬리스트 등의 외래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로컬리티를 주제로 인문학 연구를 10여년 지속한 차철욱 교수도 ‘로컬리티’ 개념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한다. 연구자의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다양했다고 하니, 어쩌면 지역의 대표 개념으로 합의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차 교수는 ‘로컬리티’의 유용성을 거든다. 그는 중앙과 지방 혹은 지역이라는 수직적 위계 구도와 다르게 ‘로컬리티’는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삶터로써 지역과 그 안의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 가치를 찾아주는 데 유용하다고 밝혔다.

마포 지역 내 활동가들의 이러저러한 고민도 ‘지역’에 천착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역은 각자의 활동무대이자, 발 딛고 사는 삶터이자, 관계망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스스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할 재주는 있는지, 먹고 살 수는 있을지를 고민하며 지속가능한 사회의 크고 작은 실험들을 펼쳐야 한다는 무게감마저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높은 임대료와 치솟는 전세가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점점 흐릿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크지도 않은 구 단위 지역에서 주민들이 주도한 이번 공론장은 나와 우리의 요구를 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으로서, 지역의 필요성에 다시금 눈뜨게 하는 중요한 시도였음은 확실하다.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칼럼, 보고서2015.10.16 11:41

2015-10-16                                                                                     송민정 / 새사연 연구원

‘올바르다’라는 말은 ‘옳고 바르다’는 뜻을 갖고 있다. 옳고 바른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준을 세워야 하고, 그 기준의 당위성이 다수에게 납득되어야 한다. 지난 12일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역사(중학교), 한국사(고등학교) 교과서를 정부가 직접 개발하여 2017년부터 보급하겠다고 발표 하였다. 이후 관련 이슈는 국정교과서라는 키워드로 포털사이트, SNS 및 언론을 뒤덮었다. 치열한 논쟁의 주인공인 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부총리는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이하 올바른 역사교과서)』라고 지칭하였다. 즉, 현재 중고등학생이 사용하고 있는 역사, 한국사 교과서는 오류투성이의 이념 편향적인 ‘올바르지 않은’ 교과서이며 그것을 종식시킬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의 기준에 대한 합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장관의 브리핑 내용과 교육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과거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바친 열사들의 혼보다는 놀라운 속도로 산업화를 이루어낸 불도저 같은 기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교과서들이 북한이 내세우는 주체사상이나 김일성이 활동한 동북항일연군에 대한 서술을 자세히 다루는 것을 두고 ‘분단국가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 판단, 기존 교과서들의 편향성을 바로 잡겠다며 호언장담을 하였다.

문제는 기준에 대한 합의 뿐만이 아니다. 공정한 집필진의 구성의 어려움, 균형 서술에 대한 불확실성, 2017년에 사용될 교과서를 만들기엔 부족한 시간 등을 이유로 사회각계에서 반대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각 대학의 사학과 교수들과 역사학계에서도 국정교과서 집필에 관해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한 주간의 각계 동향을 살펴보면 다수에게 납득된 기준과 올바른 역사교과서에 중심이 될 기준의 온도 차이가 몹시 큰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국정교과서에 대해 첨예한 논쟁이 있는지 교과서의 발행방법과 국제추세를 통해 살펴보자. 교과서의 발행방법은 국정도서, 검정도서, 인정도서 그리고 자유발행제로 나누어진다. 먼저 국정도서는 국가 단위의 통일성이 필요하거나 경제성이 없는 교과서를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직접 제작하고 발행하여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발행방법이다. 저작권은 교육부에 귀속된다. 검정도서는 발행수요가 많은 교과서를 민간이 제작하여 국가나 공기관이 마련한 기준에 따라 심사를 받는 제도이다. 즉, 저작권은 발행출판사에 있지만 교육부장관의 검정을 받은 도서이다. 다음으로 인정도서는 국정도서나 검정도서에 없는 교과서나 기존 교과서의 보충 도서를 민간이 제작하여 발행한 도서이다. 국가나 지자체가 교과서로서 인정하게 되면 목록을 만들어 각 학교에 배포된 후 학교별로 채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유발행제는 앞선 세 종류와 달리 교과서가 마치 일반 출판물처럼 취급되어 정부가 교과서의 제작에서 채택까지 관여하지 않는 방법이다.

국제적으로 교과서를 제작하고 채택하는 데에 한 가지 방법만 고수하는 나라는 드물다. 우리나라 중등과정의 경우 과목에 따라 국정, 검정, 인정도서를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북한, 필리핀, 핀란드만 현재 교과서를 국정도서로만 사용하고 있고,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은 국정도서와 검정도서를 혼용하고 있다. 유럽은 대부분 자유발행제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교과서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수록 다양성을 없애는 후진적 움직임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는 집필자의 역사인식이나 역사관이 강하게 반영되는 분야이므로 국정도서로 지정하게 되면 집필진이나 주도기관의 영향이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는 과목이다.

몇 가지 당시 정부의 영향이 나타난 교과서의 예시를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한국 근현대사 중 5.16에 대한 서술이 시기별로 다르다.  1972년 박정희 정권 시기의 근현대사 교과서는 5.16에 대해 ‘박정희 장군이 주축이 되어 일으킨 혁명’이라 서술하고 있다. 이후 1982년 전두환 정권에서는 ‘장군’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지만 같은 입장을 견지한다. 하지만 현재 쓰이고 있는 근현대사 교과서에는 5.16을 ‘군사정변’으로 서술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두 번째로 5공화국에 대한 평가이다. 1982년 교과서에서는 5공화국을 두고 ‘정의사회를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정부’라고 표현하고 있다. 반면 현재 근현대사 교과서는 전두환 정권에 저항했던 6월 민주항쟁에 대해 다룸과 동시에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5공화국의 강압적인 면모를 강조하고 있다.

그림1. 2차·4차 교과과정의 국정 역사 교과서가 다루는 5.16 군사정변
칼럼2출처 : 우리역사넷 (http://contents.history.go.kr)

그림2.  2차·4차 교과과정의 국정 역사 교과서가 다루는 제5공화국
칼럼1출처 : 우리역사넷 ( http://contents.history.go.kr)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 한 가지가 드러난다. 올바른 역사교과서의 편찬위원장인 김정배 위원장이 유신정권과 5공화국에 대해 우호적인 서술을 했던 1982년 국정교과서의 편찬위원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새로 만들고자 하는 올바른 교과서가 기준이 정말 ‘올바른 기준’에 의해 집필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저명한 역사학자 E.H.Carr는 그의 대표저서인 “역사는 무엇인가”에서 역사를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내리고 있다. 2014년 1월 교학사의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논란을 기억하는가? ‘친일사관 역사교과서’라고 불리는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사태 직후 여당은 역사교과서를 단일 국정교과서로 돌리는 방안에 대하여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다. 그리고 외신에서는 일본의 아베총리의 교과서 왜곡과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움직임은 그들의 아버지의 오점을 지우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Politicians and Textbooks”, the New York Times, 2014.2.13.)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제작 움직임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아닌 ‘답정너(답은 정해져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의 준말)’식의 단절이다. 우리는 눈부시고 빠른 산업 발전의 결과, 현재의 사회 및 노동의 병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역사는 일기장이 아닌 후손들에게 남겨줄 ‘실수방지 매뉴얼’이 되어야 한다.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공지사항2015.07.29 17:17

2015-05-18                                                                                     김수현 / 새사연 연구원


이슈진단_2015년4월노동시장분석.pdf




2015년 4월 주요 고용동향

▣ 고용률,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

– 2015년 4월 고용률은 60.3%로 전년동월대비 0.3%p 하락
– 실업률은 3.9%로 전년동월과 동일
– 경제활동참가율은 62.8%로 전년동월대비 0.2%p 하락
– 전년동월에 비해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하락. 정부(기획재정부)에서는 조사대상기간 
  우천으로 인해 기상의 영향을 받는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함

– 하지만 2014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 2015년 들어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속도가
  둔화된 것이 사실임

– 이와 같은 고용지표 개선 속도 둔화가 앞으로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함.
  2015년 들어 나타나고 있는 고용둔화는 기후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2014년에 비해 고용증가 속도가 둔화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으며,
  2014년에 있었던 큰 폭의 고용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일 수도 있음

– 성별로 보면 남성 고용률은 71.4%, 여성 고용률은 49.8%로 나타남
– 전년동월대비 남성 고용률은 0.3%p, 여성 고용률은 0.1%p 하락함

– 2015년 들어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여성 고용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남.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위기 이후 남성에 비해 여성의 고용률 개선 정도가 여전히 큰 것으   로 나타나고 있음

– 2014년과 같은 빠른 여성 고용률 상승도 의미를 가짐. 하지만 고용이 불안정하고 임금 수   준도 상대적으로 낮은 일자리가 많은 한국의 여성 노동시 장 특성을 고려했을 때 여성 일   자리의 질적 수준을 개선하는 정책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임. 여성 노동시장 개선 정   책이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촉진과 함께 여성 노동시장   의 질적 측면 개선이 이루어져야 함

▣ 취업자

– 취업자는 2,590만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1만 6천 명 증가.
  취업자 증가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산업별로 보면 전년동월대비 제조업(16만 7천 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8만 2천   명),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6만 9천 명), 건설업(6만 3천 명), 숙박 및 음식점   업(5만 6천 명)등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한 반면,농업, 임업 및 어업(-13만 5천 명), 공공행   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7만 명), 금융 및 보험업(-7만 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감소함

– 2015년 들어 전년동월대비 제조업에서의 취업자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음.
  제조업 취업자 수는 금융위기 직후 40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이후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5년 4월 현재 445만 5천 명으로 증가함

– 사회서비스 산업 역시 취업자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민간부문의 서비스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금융위기와 관계없이 취업자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음. 2007년 4월 71만 9천 명이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2015년 4   월 175만 9천 명으로 증가함

– 가장 많은 취업자 수가 감소한 산업은 농업, 임업 및 어업임. 농업, 임업 및 어업 종사자 수   는 2007년 4월 180만 4천 명에서 2015년 4월 142만 8천 명으로 감소

– 금융 및 보업업 취업자 수 역시 2015년 들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2013년 4월     86만 4천 명까지 늘어났던 금융 및 보험업 취업자 수는 2015년 4월 현재 78만 4천 명으로   감소함. 이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금융산업에서의 구조조정과 관련된 것으로 보임

–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에서 역시 취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남. 2015년 4월     현재 취업자 수는 95만 6천 명임. 하지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     은 수준 유지

 

불안정 노동자의 개념과 규모

▣ 불안정 노동자(Precarious Worker)

– 현재 일을 하고 있지만 해고나 폐업, 저임금 또는 저소득으로 인해
  불안정한 삶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노동자들이 존재함

– 여기서는 이러한 노동자들을 불안정 노동자(Precarious Worker)로 정의하고 이들에 대해   고찰하고자 함

– 유사한 범주를 가리키는 비정규직 노동자(Irregular Worker)라는 개념이 이미 있음.
  정부와 노동계의 정의가 다르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 일자리가 아닌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킴

– 본고에서 불안정 노동자는 일자리 측면에서가 아닌 삶, 생활 측면에서 불안정에 직면할 수   있는 취업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괄함. 또한 임금근로자   가 아닌 전체 취업자를 대상으로 그 규모를 고찰함

–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최근 이와 같은 불안정 고용(Precarious Employment),
  불안정 노동자(Precarious Worker) 측면에서 노동시장을 조망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음

▣ 불안정 노동자는 누구인가?

– 불안정 노동자의 일반적인 의미는 불안정한 삶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노동자들을 의미함.
  하지만 불안정 노동자에 대한 개념은 여전히 논쟁적인 측면이 있음. 사용되는 국가마다,     또는 연구자마다 다른 개념으로 불안정 노동자를 규정하고 있음

– 불안정 노동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할 필요가 있음
– 그러므로 여기서는 다음과 같은 노동자들을 불안정 노동자들로 보고,
  이에 대해 분석하고자 함

– 첫째,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에 해당된다고 봄

– 현재 정부는 고용형태에 있어 계약기간이 정해진 “한시적 노동자”, 노동시간이 상대적으     로 짧은 “시간제 노동자”, 파견 및 용역 등과 같은 정규직과 다른 특성을 가진 “비전형 노   동자”들을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류함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