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2 / 14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2013 세계의 시선(7) 세계적 불황에 누가 가장 취약한가?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파일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세계경제가 침체되면 경제성장, 고용, 공공지출 등 거시지표가 나빠지리라 예상을 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가 여성들의 삶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쉽게 떠올리지 못해왔다. 일자리 수 자체가 줄어들고, 일을 해도 빈곤한 계층이 늘고, 사회안전망의 혜택도 좁아지는 현실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받는 고통이 더 크다는 사실도 이제는 알아야 할 것 같다.

최근 75년 역사의 세계적 아동후원단체인 플랜(PLAN)은 2013년 1월 “소녀와 젊은 여성들에 대한 경제 위기의 영향(Off the balance sheet: the impact of the economic crisis on girls and young women)”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경제 위기가 젠더불평등을 어떻게 악화시켰는지 사례조사를 해 발표했다. 데이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플랜의 연구보고서는 다음의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전후해 전 세계 소녀와 젊은 여성들의 생존, 성장, 보호, 참여라는 기본적인 권리는 크게 후퇴했다. 경제가 어려워진 시기에 어린 소녀의 사망률이나 영양실조, 산모사망률은 크게 증가했다. 국가재정이 축소되면서 소녀들의 학업 중단이 소년들에 비해 증가하고 젊은 여성들의 실업률도 남성에 견줘 높아졌다. 불황기에 가계 소득이 낮아지면서 일터로 나간 엄마를 대신해 소녀들은 가사일을 돕거나 미성년노동시장에 내몰리기도 했다. 게다가 나라살림이 어렵다는 이유로 고통 받는 소녀와 젊은 여성들의 처지는 외면 받았다. 

올해 세계경제 전망이 밝지 않기에, 박근혜 정부는 경제위기에 젠더불평등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교훈삼아 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어린 소녀와 젊은 여성들의 교육과 건강권은 한번 후퇴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영유아기의 불평등은 성인기로 이어지고, 다시 자녀로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거듭되므로 초기 정책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여쪽에 이르는 보고서의 내용으로 플랜의 대표 나이젤 채프먼(Nigel Chapman)이 영국 방송 와 인터뷰한 기사를 옮겨보았다. 

  

 

세계적 불황이 여성과 여아에 큰 타격
(Girls and women 'hit the hardest' by global recession)

 

2013년 1월 21일
BBC 뉴스
존 매즐린(Jorn Madslien) 

최대 규모의 국제아동후원단체인 플랜(Plan)에 따르면, 소녀들이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말한다. 여성과 소녀가 세계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 침체로 여아의 사망률은 치솟고, 더 많은 여성들이 학대당하거나 굶주리게 된다고 한다. 이는 오히려 최근에 이룬 경제적 성과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플랜의 대표 나이젤 채프먼(Nigel Chapman)은 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이룬 성과는 너무 취약하다. 누군가가 이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죽어가는 아이들
 
채프만은 “문제는 소녀가 매우 어릴 때에 시작된다는 점이다. 소녀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고 말한다. 경기가 나빠질 때 어린 여아의 사망증가율은 남아에 비해 5배나 빠르다. 그는 경제총생산이 1% 하락할 때 어린 여아의 사망률은 1000명당 7.4명으로 증가한다는 세계은행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더 일하고, 덜 먹고

이번 보고서는 학술연구와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 등과 같은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특별하게 젠더에 끼친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으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가능한 자료로부터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경제적 불확실성과 침체기에 더 위험한 것이 명백하다.”고 그는 언급한다. 경기침체가 빈곤을 확산하기 때문에 청년기 소녀들이 상당수 학업을 그만두게 된다. 경제위기 시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소녀는 29%나 줄어든 반면 소년은 22%로 차이가 난다.

대다수 여아들은 엄마가 저임금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기 때문에 학교를 떠나 집안을 돕는다. 그는 “소녀들은 가삿일로 학교를 빠지게 되고, 한번 학업을 중단하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고 한다. 많은 사례에서 아동 결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극심하게 가난한 가정은 식솔들을 먹일 수 없어 일찍 결혼시킨다.”고 말한다. 이 보고서는 세계적 침체는 더 많은 소녀가 학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를 알려준다. 어떤 이들은 미성년노동자로 보내지고, 때로는 성매매를 하게도 된다. 

가정에서 소녀와 여성들은 ‘생계부양자’를 위해 덜 먹게 된다. 그래서 식량 부족이나 영양실조도 소년보다 소녀들 사이에서 일반적이며, 여성들은 자녀들을 위해 더 많이 희생한다. 그는 “그들은 더 약해지고 덜 건강해진다”고 말한다. 결국 여아와 여성들은 경기 하강기 이전보다 더 유린되면서 고통을 받는다. 임신기에는 경제위기 전보다 도움을 적게 받으면서 위험하며, 특히 14세~19세 임신한 소녀들은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일자리 창출
 
소녀들과 여성들은 또한 기본적인 서비스나 사회 안전망의 접근이 어렵게 된다. 그는 “소녀들의 기본적인 권리는 위험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한다. 긴축예산이나 장기적인 경제 흐름이라는 도전도 당면해있지만, 이 문제의 상당은 ‘고착화된 젠더 불평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문제를 풀기위해 전세계 프로그램은 젊은 여성들이 더 잘 먹고, 사회적으로 보호받고, 학교를 다니고, 학업을 끝내고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는 “우리는 소녀와 여성들과 소년과 남성들 간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 원문 사이트:
http://www.bbc.co.uk/news/business-21088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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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3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선 굵은 공약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대선주자들은 하나같이 경제민주화·일자리·복지를 시대 과제로 말해왔지만, 그 차이가 선명하지 않아 후보 간 차별을 두기 어려웠다. 특히 사회안전망이 열악한 한국 사회에서 보육 정책은 젊은 세대들이 절박하게 느끼는 출산과 육아,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고충과 맞닿아 있어 더더욱 화두가 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가장 먼저 여성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부산 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를 방문해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위한 실천 과제로 ‘보육’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맞춤형 보육서비스 구축, 방과후 돌봄 서비스 제공 대상 확대, 아빠의 달 도입, 임신 기간 부분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 가족친화적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가사도우미 서비스 지원, 관리직 여성 일자리 확대, 자녀장려세제 신설 등을 약속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부의 무상보육 철회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무상보육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0월3일 여성 유권자들과의 간담회 ‘여심, 문심’에서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0~2세뿐 아니라 전 아동을 무상보육한다 해도 전체 비용이 7조5000억원 정도면 감당이 된다. 사회적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첫 연도 중에 예산을 고갈시킨 정부가 무능한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10월14일 임산부와의 타운홀 미팅에서는 만 0~5세 무상보육 전면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30%·이용 아동 50% 확대, 생활권별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확충, 아버지 휴가 2주간 제도화, 필수 예방접종 항목 확대, 출산지원을 위한 방문서비스 ‘육아 코디네이터 제도’ 도입, 장애인 출산과 육아 전담도우미 도입, 출산장려금 확대, 다문화 가정 임신과 출산 지원 등을 약속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직후 정부의 무상보육 철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9월25일 안 후보는 정책 네트워크포럼 ‘내일’에 참석해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포기에 대해 “이래서 정치가 불신을 받고 또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국민들이 말하는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철회를 보고 복지란 것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정교한 계획이 필요한가를 알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는 자신이 맞벌이 시절 겪었던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의 보육 문제를 지적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30% 확충을 강조했다. 

세 후보 모두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 보육의 공공성을 늘리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보인다. 박 후보는 매해 50여 개씩 5년간 250여 개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턱없이 모자라는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읍·면·동만 해도 당장 전국 474개 지역에 이른다(2011년 보육통계).
 

특별활동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문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 50% 확대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공립을 확대하면서 부실한 민간 어린이집을 과감히 퇴출하는 방안도 내놓아야 이 공약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안 후보는 10월16일 직장인들과의 도시락 번개 모임에서 “국공립 보육시설이 10%밖에 안 된다는 걸 알고 놀랐다. 선진국을 보면 50%가 아니라 70~80% 넘는 나라도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최소 30% 정도는 늘리고 이를 기준으로 민간이 따라오면 상향 평준화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담은 구체적인 정책 공약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만큼 중요한 게 노동자들의 육아휴직 제도 정착이다. 이 제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0~2세 영아들의 가정 양육이 활성화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도는 있지만 육아휴직 급여 수준이 낮고 ‘눈치’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직장인은 현실적으로 적은 형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세 후보 가운데 문재인 후보가 가장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다. 통상임금 40% 수준인 현행 육아휴직 급여를 70%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상자를 확대하고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박근혜 후보가 내놓은 ‘아빠의 달’ 도입도 좋은 공약이다. 남성이 육아를 공동으로 담당해보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육아휴직을 제대로 쓸 수 없는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그 제도도 빛이 날 것이다.

세 후보의 공약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현실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쟁점도 많다. 보육 교사 처우 개선과 보육료 현실화 문제이다. 새누리당은 표준 보육비를 다시 산정해 가격을 현실화하자고 주장해왔다. 일부 타당한 면도 있으나, 보육료를 올리는 것만으로 교사의 처우가 획기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먼저 호봉에 따른 교사 월급이 보장되고, 시간외 수당 지급, 원장과 교사의 일방적 계약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의 무상보육 방침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육료 부담은 줄지 않는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기본 보육료 외 특별활동비 때문이다. 지역별로 상한선을 두고 있지만 10만~20만원씩은 기본으로 부담하는 실정이다. 영유아 시기까지 내려온 과도한 조기교육의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부모의 욕심과 민간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 해결 방안을 내놓은 후보는 아직 없다.

세 대선 후보의 보육 공약은 언뜻 보기에 모두 비슷해 보인다. 아직 단순 나열식이고 우선순위를 두지도 않아 선심성 공약으로도 비친다. 사실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 확대,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와 민간 지원은 정해진 예산 안에서 우선순위를 가리고, 타협보다는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이명박 정부 보육 정책의 가장 큰 한계는 서비스 기반이 시장화된 데 따른 불만족이다. 이런 근본 문제를 누가 잘 인식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지, 국민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이 글은 시사인에 기고한 글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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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8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불황의 그늘이 지속되면서 대선주자들도 '성장'에 대해 적잖이 고민할 터이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성장'을 여러 차례 언급해 전 세계적 침체기 속에서의 성장에 대한 고심이 큼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5 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몇 퍼센트 경제성장'구호가 대선에서 통했다면 이제는 양극화 사회의 불평등을 누가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실제 내 형편이 어떻게 나아질까와 관련된 '경제민주화'와 '복지' 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5 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몇 퍼센트 경제성장'구호가 대선에서 통했다면 이제는 양극화 사회의 불평등을 누가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실제 내 형편이 어떻게 나아질까와 관련된 '경제민주화'와 '복지' 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대선이 두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고리로 '사회서비스'가 자주 오르내린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사회보험과 공공부조와는 또 다른 사회안전망으로 고용창출에도 효과적이라 주목을 받는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이 타 분야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월등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산업연구원, "사회복지서비스 지출의 생산 및 고용파급효과와 시사점", 2012.10.9). 사회복지서비스의 생산파급효과는 전체 산업 중 상위권일 뿐 아니라, 이 분야의 취업유발계수는 38.5(2009년)로 건설업 14.2의 2.7배, 제조업 8.0의 4.8배에 이를 정도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구상으로 사회공공서비스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려 고용과 복지, 내수를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이면에는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을까.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양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 분야 노동자들의 실상은 열악하다.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처한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정작 스스로의 복지는 소외당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도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에서도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실태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노인 돌봄, 가사 및 간병 도우미, 장애인활동지원 등의 종사자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법정연장근로시간을 부지기수로 넘기거나, 산재보험 미가입도 상당하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메디컬투데이>, "노인 돌봄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 종사자들, 수당 없이 초과근로 태반", 2012.10.8).

특히 사회서비스는 돌봄 서비스의 성격이 짙다보니 여성 일자리 창출에는 효과적일 모르지만 일자리의 안정성 수준은 낮은 형편이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부문의 여성 일자리는 2009년부터 매년 10만개 이상 늘고 있다(통계청, '2010년 92만 3천명 → 2011년 104만 4천명'). 그러나 36시간미만의 단시간 근로자가 많고, 이들의 2/3이상이 영세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된다(삼성경제연구소, "여성취업자 증가 원인 분석 및 시사점", 2011.10.4).

사회서비스는 사회적 요구가 빗발침에 따라 잠재력이 큰 분야이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 정책과 여성의 고용지원책이 복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할 부문이다. 지금처럼 숫자 늘리기 식 사회서비스 정책으로는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가 없다. 사회서비스의 질 개선이나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비스 노동자의 처우가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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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23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우리는 언제까지 경제성장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가? 경제성장이 더 나은 삶의 질을 보장해주는가?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교수는 이 같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면서 이런 의문이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우리는 대체로 1인당 소득이 높아지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주 기본적인 요구들이 해결되는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과 사람들의 행복은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의 행복은 소득의 절대값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 크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스키델스키 교수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설명하면서 성장이 행복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며, 지금과 같은 양극화의 상황에서는 평등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평등은 사회안전망과 건강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기도 하고, 더 많은 여가를 즐기고, 더 많은 시간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고, 동료 간에 더 많은 존경을 받으며,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래, 이제 좀 다르게 살아야 한다. 국민총소득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가 중요한 시대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편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요구하는데에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갈망이 숨어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논의하고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은 평등이다
(Happiness Is Equality)

2012년 10월 1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부탄의 국왕은 우리 모두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는 정부는 국민들의 국민총소득(GNP)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를 최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행복을 강조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은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유행인걸가?

왜 정부가 경제성장을 덜 강조해야 하는지는 경제성장이 어려울수록 잘 알 수 있다. 올해 유로존은 전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영국 경제는 긴축 상태에 들어갔으며, 그리스 경제는 몇년 동안 위축되어 있다. 심지어 중국도 침체에 들어설 전망이다. 성장을 포기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살면 안되는 걸까?

경제성장이 회복된다면 이런 분위기는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강조하는 태도에 대한 진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서 성장은 덜 중요한 미래 가치가 되고 있다.

성장을 강조하던 태도가 변하게 된 첫번째 요인은 지속가능성에 관한 관심이다. 과연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이전과 같은 속도로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1970년대 사람들은 성장을 계속 하기에는 자연의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했다. 식량의 고갈이나 재생불가능한 천연 자원이 걱정거리였다. 최근에는 탄소 배출이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2006년 스턴보고서(Stern Review)가 강조했듯이 미래에 뜨거워진 지구에서 튀겨지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는 오늘날의 성장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만 한다.

신기하게도 이 토론에서 한가지 금기시되는 내용은 인구에 관한 것이다. 인구수가 적을수록 뜨거워지는 지구 위에서 우리가 직면하게 될 위험은 줄어든다. 하지만 선진국 정부는 자연스러운 인구의 감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임금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흡수하고 있다. 그래서 선진국은 더 빨리 성장한다.

최근 들어 성장이 가져오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드시 더 많은 성장이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계속 성장해야 하는가?

이 질문의 시작은 몇십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974년 경제학자 로버트 이스터린(Robert Easterlin)은  "경제 성장은 인간의 삶을 개선시키는가? 몇가지 실증 증거들" 이라는 유명한 논문을 발표한다. 많은 국가에서 1인당 소득과 스스로 느끼는 행복의 정도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던 상황에서 그는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낸다.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는 정도의 최소 소득이 충족된 상황이라면, 행복과 1인당 GNP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서 GNP는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기에 매우 부족한 지표라는 뜻이다.이후 대체 지표를 고안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1972년 두 명의 경제학자 윌리암 노드하우스(William Nordhaus)와 제임스 토빈(James Tobin)이 순경제적후생(Net Economic Welfare)이라는 지표를 도입한다. GNP에서 환경오염과 같이 나쁜 생산물을 제외시키고, 여가와 같이 시장 밖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추가한 것이다. 더 많은 여가를 즐기고 더 적은 노동을 하는 사회가 더 많이 일하고 따라서 GNP도 높지만 여가를 덜 즐기는 나라만큼 후생이 높다는 것을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수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삶의 양은 측정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삶의 질을 측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양과 질을 어떻게 종합하여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지표를 만들어낼 것인가의 문제는 경제학보다는 윤리학의 문제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양을 측정하는 후생 지표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또 다른 발견이 있다. 한 국가 안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보다 덜 행복하다는 것이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확보된 경우 사람들의 행복 수준은 그들의 절대 소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집단과 비교한 상대적 소득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다른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우월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열등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결국 후생은 성장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분배되는가에 달려 있다.

삶의 만족도는 평균 소득의 성장이 아니라 중위 소득의 증가, 다시말해 일반인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10명의 사람이 있는데 이 중 1명은 관리자로 1년에 15만 달러를 번다. 다른 9명은 노동자로 1년에 1만 달러를 번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2만 5천 달러이다. 하지만 90%는 1만 달러를 벌 뿐이다. 이런 식의 소득 배분에서는 성장이 되어도  일반인의 후생이 높아질 리가 없다.

특수한 사례를 든 것이 아니다. 지난 30년간 이어진 부자들의 사회에서 평균 소득은 꾸준히 늘어났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소득은 정체되거나 심지어 하락했다. 즉, 미국이나 영국에 거주하는 매우 소수의 사람들이 성장의 과실을 대부분 가져갔다. 이런 경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장이 아니라 평등이다.

더 많은 평등은 사회안전망과 건강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기도 하고, 더 많은 여가를 즐기고, 더 많은 시간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고, 동료 간에 더 많은 존경을 받으며,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진다.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고 끊임없이 자극당하면서 더 많은 상품을 구매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다. 우리는 터보엔진을 단 아빠와 호랑이 같은 엄마가 아이들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끊임없이 외치는 빡빡한 사회에 살고 있다.

오히려 19세기에 살았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이 더 훌륭한 시민의 소양을 보여준다.

"나는 다른 이를 짓밟고 밀어제끼며, 다른 이와 충돌하고 싸우는 방식을 통해 유지되는 삶을 바라지 않는다. 사회적 삶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인간...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좋은 상태는 아무도 가난하지 않고 아무도 더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 앞으로 나가기를 강요당하며 뒤처질까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상태이다."

부탄의 왕을 비롯하여 수량화할 수 있는 부의 한계를 깨달은 많은 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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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1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 90년대 벤처정책 부활? 혹은 ‘삼성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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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박근혜 후보만 ‘말하지 않았던’ 성장정책

2. 성장론? 잘해야 10년 전 IT산업 정책

3.‘스마트 뉴딜’은 신종 비정규 양산 정책인가?

4. 박근혜 후보는 박원순 시장에게 배워도 좋을 것.

 

[본 문]

1.박근혜 후보만 ‘말하지 않았던’ 성장정책

기다렸다. 한국의 보수와 박근혜 후보가 어떤 성장론을 들고 나올 것인지. 원래 성장론은 보수의 단골 메뉴 아니던가? 그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그런데 그들의 성장모델 - 중국이나 독일식으로 국내 저임금과 해외수출로 성장 동력을 삼던 수출 의존형 모델이나, 미국과 남유럽처럼 부진한 소득을 부채로 충당하여 소비하는 부채 의존형 성장 모델은 금융위기로 무너져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정부가 재정자극 정책을 사용하여 경기부양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랬더니 보수는 성장이 아니라 균형재정과 긴축을 들고 나왔다. 증세 대신에 노동자와 국민들의 내핍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진보 세력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자극정책과 사회안전망 강화로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이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보수는 긴축 협약을 하자고 하고, 진보는 성장협약을 하자는 것이 지금의 유럽이 아닌가. 공화당은 재정삭감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버핏세를 주장하는 것이 지금의 미국이다.

한국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경선에 나섰던 손학규 전의원이 ‘진보적 성장론’을 그리고 문재인 대선 후보가 ‘포용적 성장론’을 들고 나오면서 민주 통합당 쪽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에 불을 지폈다. 새사연도 대선정책을 담은 단행본 『리셋 코리아』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대안적 성장론으로 ‘소득주도 성장전략(income-led growth)'를 강력하게 제시했다. 이는 이미 세계 노동기구(ILO)와 국제연합(UN)의 각종 포럼에서 대안적 성장전략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임금주도 성장(Wage-led growth)'을 한국에 선도적으로 적용한 시도였다.

더구나 하반기로 들어오면서 한국경제의 위축은 더 이상이 가정이 아니라 확정적 현실로 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2.4%로 대폭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의 위기관리 대책과 함께, 침체로부터 어떻게 탈출하고 어떻게 회복 동력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대선후보들은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침묵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지금까지 시종 성장론에 대해 말문을 닫고 있었다. 오직 내용이 모호한 ‘박근혜 표 경제 민주화’만 반복할 뿐이었다. 성장론이 블랙박스로 남은 가운데 일자리 정책도 덩달아 블랙박스였다. 그래서 기다렸다. ‘창조 경제론’이라 이름붙인 일자리 정책과 성장정책의 내용을 보기 위하여.

성장론? 잘해야 10년 전 IT산업 정책

드디어 10월 18일 박근혜 캠프가 ‘창조경제 스마트 뉴딜’이라는 엄청난 개념 조합으로 작명한 성장정책,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정책”이 창조경제론이라고 박근혜 후보는 정의했다. 그리고 이어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7대 전략’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

1

국민행복 기술을 전 산업에 적용하여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

(스마트 뉴딜 정책 시행)

2

소프트웨어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

3

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통해 창조 정부 만들기

4

창업국가 코리아를 만들기, 대학을 창업기지로 만들기

5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만들기(정부가 인재양성)

6

청년들의 해외취업기회 확대(K-move 시작)

7

미래 창조 과학부 신설

그런데 뭔가? 어디에 성장전략이 있는가? 어디에 위기 탈출전략이 있는가? 7대 과제 중에 앞의 4가지는 IT산업에 대한 일상적인 정부지원 전략, 즉 IT산업 정책이고, 5,6번 2개는 이명박 정부시기에도 등장했던 청년 취업대책 메뉴들의 일부이다. 마지막 ‘미래 창조 과학부 신설’이야 모든 후보들이 얘기하는 정보통신부 부활과 이름과 다르지 맥락은 같은 얘기니 차별될 것도 없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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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