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2 / 07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이명박 정부 5년 사교육비 변화 추이에서 읽을 수 있는 것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요 약]

서울 수도권의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사교육비를 줄여나간 것이 전체 사교육비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본 문]

학생 숫자도 줄고, 사교육 참여도 줄었지만 

지난 2월 6일 통계청이 2012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07년부터 해왔으므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사교육비 추이를 모두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과연 이명박 정부에서의 사교육비 추이는 어땠을까? 각종 언론이 보도하는 것처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내리 사교육비 총 규모가 줄었고 지난해는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절대규모가 2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5.4% 감소다. 이것만 놓고 보면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구분

2012년 규모

전년대비 증감

1) 사교육비 총 규모

19조 원

-5.4%

2) 학생 수 전체 규모

672만 명

-3.8%

3) 전체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

23만 6천 원

-1.7%

4) 사교육 참여율

69.4%

-2.3%

5) 사교육을 받은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

34만 원

+1.6%

그런데 사교육비 총규모가 줄어든 하나의 요인은 절대 학생 숫자가 줄어들었던 탓도 있다. 학생 숫자가 줄어들었던 것을 감안하여 계산한 전체 학생 1인당 월 사교육비를 보면 실제 감소율은 불과 -1.7%로 떨어진다.(표 1 참조)  

그런데 여기에 하나를 더 생각해볼 수 있다. 사교육을 아예 받지 않는 학생들이 꽤나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이 처음으로 70%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여 “실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사교육비”를 계산해보면 오히려 + 1.6%가 증가했다. 결국 사교육을 계속해서 받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사교육비가 줄지 않고 올랐다는 것이고, 그 만큼 부모들의 부담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2010년 이후 증가추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사교육을 계속 받는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조사이후 지금껏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다.(그림 1 참조)

 

어느 가정의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줄었을까 

이명박 정부에서 사교육비 변화의 특징은 입시위주의 중 고등학교 사교육비는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랐는데 유독 초등학교 사교육비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일단 입시위주 교육정책이 전혀 완화되지 않았음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동시에 초등학교 사교육이 왜 감소했는지를 별도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떨어진 이유는 학생당 사교육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교육을 안 받는 초등학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부모의 소득이 낮은 경우에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부모의 소득이 100~200만원 구간의 초등학교 학생들은 사교육 참여율이 무려 15.7%나 하락했고, 부모 소득구간이 200~300만원인 경우의 초등학생들도 참여율 하락이 12.4%나 되었다.(그림 2 참조) 우리나라 가구 평균 소득(도시 2인 이상 실질 소득 380만원) 이하의 초등학생들의 경우 사교육을 중단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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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31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영어유치원이 한동안 논란거리였지만, 영유아기 사교육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그동안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영유아기는 빠져있어 간헐적으로 나오는 민간연구소의 추정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처음으로 전국 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 영유아 전체 보육과 교육비는 5조9천억 원에 달하며, 사교육비는 전체 비용의 절반에 달한다는 놀라운 결과다(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보육.교육비용 추정 및 대응방안 연구", 2012.11). 만3-5세 유아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평균 87%로 높을 뿐 아니라, 만0-2세 영아의 평균 42%도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어 충격이다. 한 아이 당 사교육비는 평균 12만7000원이지만, 소득과 지역에 따라 편차도 큰 편이다. 36개월 이하 연령대 아이들은 태어나 겨우 걸음마를 떼고 신체활동을 하며, 대소변을 가리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겨냥해 한글, 영어, 수학, 레고, 스트레칭, 리더십, 요리 등 사교육 가짓수만 100여개가 넘는다.

사교육 '열풍, 광풍'으로 표현, 원인은?

그야말로 영유아기 사교육이 '열풍, 광풍'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왜 이렇게 사교육이 영유아기까지 내려오게 된 것일까? 경기도 영유아 부모들의 인식조사에서는 사교육의 원인으로 '입시위주 교육에 편승된 영유아기 교'(37.4%)이 가장 많았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경쟁적 심리'(30.8%), '미흡한 영유아 공교육 및 보육제도'(16.7%) 순이었다(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기도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정책방안", 2011.12). 물론 대다수 부모들도 영유아 사교육이 과열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또한 영유아 사교육이 지역간,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데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부모가 내 아이는 사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들이 사교육의 폐단으로 가계 경제의 부담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주도적인 학습을 방해하고 행복수준도 낮추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 특히 영유아기는 신체, 정신, 인지 모든 면이 발달과정에 있기 때문에 장시간 반복 학습과 정답 찾기 교육은 오히려 호기심이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 영유아기 사교육 대책 없어

박근혜 당선인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운동단체가 제안한 23가지 사교육 절감 공약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초중고교는 물론 영유아를 포함한 사교육 절감 대책이 나와야 한다. 올 3월부터 영유아의 무상보육 및 교육이 전면화 될 계획이지만, 정작 부모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그 이면에 바로 사교육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난 만큼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다수의 민간 어린이집이나 사립 유치원이 외부 강사를 통한 특별활동을 부모들의 추가 비용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사 한명이 20여명의 유아를 책임지는 환경에 불만인 부모들은 소수 정예 학원이나 학습지를 이용하고, 영어 조기교육 열풍에 편승해 영어유치원을 보내기도 한다.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공공 보육 및 교육 인프라를 늘리고, 영아의 특별활동은 금지하며, 유아의 특별활동 비용과 가짓수는 제한해야 한다. 특별활동 대신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육과 유아교육 과정 안에서 내실 있게 운영되게 하는 방안도 있다. 또한 영어유치원이나 영유아 대상의 학원 운영을 규제해 사교육 과열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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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4정태인/새사연 원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해서 48% 중 얼마쯤이 ‘멘붕’에 빠졌다 해도 첫사랑이 깨졌을 때보다 더할까? 이런저런 발버둥이 치유의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도 의문이지만 결국 영원할 것 같던 시간도 지나지 않았던가? 다음으로 ‘먼저 패배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극히 옳다 해도, 아직 관련 통계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민주진보진영’의 재편은 족히 1년은 걸릴 텐데 ‘정확한’ 진단을 지금 내놓아야 할 이유도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48%의 ‘힐링’에 당장 필요한 일은 뭘까? 어쩌면 박근혜 당선인이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이 아닐까? 예컨대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쓸 만하고, 동시에 본인에 대한 지지를 넓히는 데도 방해가 되지 않는 것들을 인수위에서 확정하면 어떨까? 당선인도 ‘맞춤형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내세우지 않았던가?

당장 현재의 ‘장기침체’를 벗어나려면 일단 소비가 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서민층의 소득이 증가해야 하고 동시에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을 없애야 한다. 그렇다고 최저임금 획기적 인상, 노동조합 강화, 하청업체 단체협상권 인정 등 시장에서 양극화를 억제하는 정책은 박 당선인의 정책기조에 비춰 차마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맞춤형 복지’를 늘리는 만큼 경제는 더 빨리 회복된다. 민주당 역시 이런 목적의 적자재정이라면 48%를 위해 찬성해야 한다. 증세냐 국채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물론 ‘부자증세’가 훨씬 낫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복지인 동시에, 소비 방해 요인을 제거하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다. 이 정책에 관한 한 문 후보의 정책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4대 중병만 중병인가’를 넘어서 만성병 환자 역시 절망적이다. 보장성을 90%까지 올리는 데 얼마 정도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한가는 이미 시민단체에서 정리해 두었으니 계산하느라 뜸을 들일 이유도 없다. 재정 문제나 급작스러운 국민 부담에 신경이 쓰인다면 연간 상한액은 200만원 정도로 조정해도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서민의 소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역시 가계부채다. 만일 집값까지 폭락한다면 우리 경제는 위기상태에 빠질 것이다. 금년과 내년 역시 2%대의 성장에 머물 것이기에 지금 정부나 언론처럼 안이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이 역시 문 후보 쪽의 정책 방향이 옳았다. 당선인의 ‘국민행복기금’은 기실 ‘은행행복기금’이다. 은행의 채권회수에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일단 ‘약탈적 대출’을 통해 그동안 천문학적 수익을 올린 금융권이 책임져야 한다. 번번이 금융소비자에게만 이른바 ‘도덕적 해이’의 책임을 묻고 그 원인을 제공한 금융기관, 그리고 감독당국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는다면 이런 금융위기는 또 일어날 것이다.
 
셋째로는 사교육비인데 당선인은 심야 사교육과 선행학습의 규제만 제시하고 있다. 이 문제는 사실 대학입시를 개혁해서 ‘경쟁교육’을 뿌리뽑아야 해결될 문제지만 거기까지 기대하는 건 정책기조상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입시제도를 간소화하고 더 획기적인 사교육 규제를 하면 소비는 대폭(학원 관계자와 학부모의 한계소비성향 차이만큼) 증가할 것이다. 이 정책에는 돈도 들지 않는다.
 
쓴 김에 팁 하나 더. 우리나라 사람 중 어느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고 세수를 확보할 방법도 있다. 바로 토빈세(돈이 국경을 넘을 때 물리는 세금)다. 단 0.01%만 부과해도 약 2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탄소세까지 검토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건 그냥 꿈으로 간직하겠다.
 
이 정도만 인수위에서 확정한다면 48%는 절망을 거두고 생업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을 원한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엄동설한에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분들이 기꺼이 내려올 수 있도록 중재한다면 어느 누가 당선인을 ‘100%의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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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0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 문제 현상

부모의 소득격차가 자녀의 교육격차로 이전

우리나라 가구 지출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비 지출이다. 우리나라 도시가계의 총 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2년 7.2%에서 1995년 10.2%를 넘더니 2010년에는 13.3%로 올라갔다. 교육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학 등록금과 함께 다름 아닌 사교육비다.

사교육비는 철저하게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득 단계를 8단계로 나누었을 때에 2011년 기준 100만원 미만 소득가정의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6만 8천원 이었는데 비해, 월 소득 700만 원 이상 가정에서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44만원이었다. 양자의 격차는 6.5배에 이른다. 주목할 것은 경제위기 이후 고소득층에서는 일부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있는데 비해 저소득층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 문제 진단 및 해법

소득 불평등과 교육 격차의 고리를 끊어야

“교육 격차는 소득 불균등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미래의 소득 불균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한국은행, “한국의 경제성장과 사회지표의 변화”, 2012)

소득불평등과 가장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면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바로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다. 그리고 한국 교육 현실에서 이 둘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바로 사교육인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2010년 기준 저소득층(1분위)의 경우 정규교육비와 학원 교육비가 엇비슷한 반면, 고소득층(5분위)은 정규교육에 비해 사교육비가 1.5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소득격차가 위력을 발휘하는 지점이 사교육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부유층은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입하여 자녀들을 상위학교에 진학시키는 반면, 저소득층은 이를 따라가려고 무리한 소득에 비해 무리한 교육비 지출을 하지만 여의치 않다. 그 결과 부모의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를 만들고, 다시 교육격차는 이후 소득격차로 이어지면서 ‘부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이 구조화 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이렇게 소득 불평등 → 사교육지출 격차 → 교육 불평등 → 취업 불평등 → 소득 불평등으로 고착되어왔고 더욱 심화되어 왔다. 결국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중 하나는 사교육을 어떻게 통제하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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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가정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내지 못한 대학 중퇴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등록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자녀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부모가 서러움에 자살을 하거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유괴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에 접어 들면서 이제 대학은 ‘우골탑’이 아닌 부모의 등골을 팔아먹는 ‘모골탑’이 되었다.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은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도 이룰 수 없는 사회에 분개하며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이에 새사연은 두 차례에 걸쳐 대학등록금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이유가 무엇인지 진단하고, 당면한 과제를 도출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봄은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건만 우리네 경제상황은 아직 겨울이다. 꽃이 피기를 시샘하기는커녕 새싹이 돋아나긴 할지 불안한 요즘이다. 서민들은 과거 외환위기를 떠올리며 가계소비를 바짝 조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조여도 줄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자녀교육비이다.

‘내 자식만큼은’ 혹은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늘어나는 사교육비도 이제는 선택사항이라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하지만 대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에게 등록금 문제는 더욱이 피해갈 수 없는 부담이다. 84퍼센트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을 따져봤을 때 값비싼 대학등록금은 전 사회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다.

자장면 500원 오를 때, 등록금은 50만 원 인상

유행처럼 번진 ‘등록금 천만원 시대’라는 말처럼, 2008년 기준 우리나라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국립대 417만 원, 사립대 738만 원이다. 사립대는 2006년부터 해마다 6퍼센트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 의대나 공대, 예체능계 대학의 경우에는 1000만 원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대부분의 사립대들이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등록금 수준이 낮은 건 아니다.

지난해 초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들이 애용하는 라면, 두부와 같은 생필품 50여개를 놓고 ‘MB물가’라는 말까지 써가며 가격 상승을 잡으려 했지만, 이들 품목들은 오히려 소비자물가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라면과 같은 상품은 비싸도 대체품이 있을 수 있지만 대학은 돈 없으면 안 가면 될 것 아니냐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정작 서민가계에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등록금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무심했다. 그 결과, 자장면 값이 500원 오를 때 등록금은 50만 원이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3.9퍼센트였으나 사립대 등록금 인상률은 6.7퍼센트로 두 배에 가까웠던 것이다.

이제 사립대 등록금은 서민 가정의 월급 두 달치를 고스란히 모아야 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지난해 3/4분기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약 347만 원이었던 것에 비해, 사립대 등록금은 738만 원으로 두 배에 이르렀다. 두 달간 아무것도 먹지도 사지도 않아야 등록금을 낼 수 있다. 하루 벌어 사는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 역시 대학생 자녀가 한두 명만 되어도 노후를 대비한 저축은 꿈같은 얘기다. 그나마 자녀 중 한 명이 남학생이면 일찍 군대를 가는 방법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그림1] 2003-2008 국공공립/사립 등록금 및 물가 인상률


국공립대도 예외가 아니다. 2007년도 국공립대 등록금이 10.3퍼센트나 인상되는 등 2003년 이후 7~10퍼센트의 높은 인상률을 보여 최근에는 사립대 등록금 인상까지 주도하는 추세다. 이렇듯 대학의 등록금이 급격히 오른 것은 1989년, 2003년 각각의 사립대와 국공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치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은 해방 후 계속 ‘우골탑’이라 불릴 정도로 높았지만,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로 등록금 상한제가 풀리면서 인상 요구는 가속화되었다. 등록금 가격책정의 기준을 제시하던 교육부의 역할이 대학에 넘어가자 안 그래도 삐죽삐죽 터져나오던 인상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재산불리기에 ‘올인’한 대학, 교육의 질 향상에는 소홀

그렇다면 각 대학이 해마다 등록금 인상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대학들은 물가상승과 학교의 어려운 재정상태 때문에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물가상승률보다 2~3배 높은 등록금 인상률과 각 대학에 과도하게 쌓인 적립금 현황을 살펴봤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임해규 의원(한나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2조 6,860억 원이었던 적립금은 2007년에는 5조 5,833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 7년간 해마다 4,000억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7년 대학의 총 등록금에서 학부모가 부담한 비율이 6조 8,000억 원임을 감안했을 때, 5조 6,000억 원의 적립금은 전국의 대학생이 학비를 조금만 내도 마음 놓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어마어마한 액수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대학은 누적적립금은 뒤로 챙겨놓고 재산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여유 자산이 많음에도 재정상 어려움을 주장하며 해마다 등록금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 학교별로 살펴봤을 때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의 누적이월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 중 2007년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는 이화여대로 적립금이 5,115억 원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이화여대는 2008년에 등록금을 5.9퍼센트나 인상했다.

또다른 문제는 대학이 이렇게 모아둔 적립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적립금의 목적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사립대 적립금의 세부내역은 대부분 연구기금, 장학기금, 퇴직기금, 건축기금, 기타기금으로 나뉘어진다. 그러나 대학은 교육의 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연구기금이나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학기금 등의 적립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 전체 적립금의 84퍼센트가 건축기금(43퍼센트)과 용처를 알 수 없는 기타기금(41퍼센트)으로 적립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의 기금 운용계획도 명확하지 않다. (참여연대, ‘대학 재정운영과 등록금 책정 타당성 관련 실태 보고서’).

열악한 고등교육재정, 대학들 등록금 의존율만 높여

사실 대학이 재정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재정의 열악함도 한 몫을 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예산 전체 규모는 연평균 9.2퍼센트씩 증가했지만, GDP 대비 교육비 구성을 봤을 때 정부 부담 비율은 4.3퍼센트로 2005년 OECD 평균 5.0퍼센트에 비해 부족하다.

안 그래도 정부의 지원이 모자란 상황에서 교육비를 초중등교육단계와 고등교육단계로 나누어 지원하다보니 고등교육단계에는 정부 지원이 더 적게 돌아간다. 부문별 투자 배분을 볼 때, 초중등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비중이 86.9퍼센트로 대부분을 차지해 정부 부담 비율이 OECD 평균치와 유사한 반면, 고등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는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고등교육예산은 늘 후순위로 밀리고 형국을 보여준다. 이에 2005년 OECD 30개 국가들은 고등교육에 정부가 부담한 평균 비용이 GDP 대비 1.1퍼센트였지만 한국은 0.6퍼센트로, OECD 평균의 절반밖에 못 미치는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다.

                                     [표1] GDP 대비 교육단계별 교육비 구성
* 출처 : OECD. Education at a Glance. 각 년도

그렇다면 정부는 왜 고등교육재정을 확보하는데 의지를 보이지 않는 걸까. 그것은 정부가 시장주의적 대학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은 고등교육에 수혜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교육비용을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정부는 비용 부담을 분산해 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국립대 민영화’와 다름없는 국립대 법인화 계획을 추진하고 2010년부터 연간 4조 원을 이상의 교육세를 폐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우리나라의 대학 예산에서 정부지원금 비율은 1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대학 예산의 70퍼센트 이상을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낮은 정부지원은 곧 높은 등록금 인상으로 귀결된다. 우리나라에서 정부보조금 외에 대학 재정을 충당할 수 있는 항목으로는 등록금, 재단전입금, 기부금, 대학 자체 수익(자산 및 부채수입) 등이 있다.

그런데 이 중 재단전입금은 운영수입대비 전입금 비율이 1퍼센트 미만인 대학이 전체 대학의 37.2퍼센트(2005년)에 달하는 등 재단이 전입금 부담 의무를 방기하는 대학이 많고, 기부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또한 대학 자체 수익구조를 보면,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수익용 기본재산 역시 부동산(토지)이 대부분이어서 수익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각 대학은 재정확충 방안을 근본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선차적임에도 불구하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등록금을 올리는데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사립대는 재정 수입의 3분의 2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최순영 전 의원(민주노동당)이 발표한 2006년 ‘대학교 등록금, 재정실태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4년제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77.4퍼센트였다. 2001년 70.1퍼센트에서 6년 사이 7.3퍼센트 상승했다. 외국의 경우 등록금 의존율은 평균 30~5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대학 재정의 70퍼센트 이상을 학부모와 학생의 몫으로 전가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등록금 인상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오를대로 오른 등록금, 대출이자만 낮춘다고 되나

치솟는 등록금과 극심한 경제불황으로 인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통은 한계를 넘어섰다. 얼마전 어려운 가정형편에 등록금을 내지 못해 자퇴한 후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리며 전전하던 20대 청년이 다리에서 투신해 숨진 사건은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지난 2월 한 구인구직 포탈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대학생 및 휴학생은 ‘등록금 및 학비 마련’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응답이 33.3퍼센트가 나왔다. 생계비 마련이나 부수입 마련 등의 기타 항목에서 10퍼센트 대의 응답이 나온데 비해 월등히 높아,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정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의 등록금 관련 대책은 대부분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장학금의 액수를 늘리고, 학자금 대출을 받은 후에 가계수입이 크게 줄면 대출 이자를 낮춰주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책은 충분히 오를대로 오른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며, 당장 각 가정의 등록금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이 -4퍼센트까지 추락하며 선진/신흥 20개국(G20) 중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고 전망했다. 이에 정부는 각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산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계지출 중 가장 부담이 큰 것은 자녀교육비 부분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가계의 실질소득을 증가시키고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교육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에게까지 지출되는 사교육비와 서민들이 감당하기 힘든 대학등록금에 대한 대안 마련이 곧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 중 하나인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대학 등록금 문제의 진정한 해법이 무엇인지 정부가 다시금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최민선/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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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