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2 / 14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2013 세계의 시선(7) 세계적 불황에 누가 가장 취약한가?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파일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세계경제가 침체되면 경제성장, 고용, 공공지출 등 거시지표가 나빠지리라 예상을 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가 여성들의 삶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쉽게 떠올리지 못해왔다. 일자리 수 자체가 줄어들고, 일을 해도 빈곤한 계층이 늘고, 사회안전망의 혜택도 좁아지는 현실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받는 고통이 더 크다는 사실도 이제는 알아야 할 것 같다.

최근 75년 역사의 세계적 아동후원단체인 플랜(PLAN)은 2013년 1월 “소녀와 젊은 여성들에 대한 경제 위기의 영향(Off the balance sheet: the impact of the economic crisis on girls and young women)”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경제 위기가 젠더불평등을 어떻게 악화시켰는지 사례조사를 해 발표했다. 데이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플랜의 연구보고서는 다음의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전후해 전 세계 소녀와 젊은 여성들의 생존, 성장, 보호, 참여라는 기본적인 권리는 크게 후퇴했다. 경제가 어려워진 시기에 어린 소녀의 사망률이나 영양실조, 산모사망률은 크게 증가했다. 국가재정이 축소되면서 소녀들의 학업 중단이 소년들에 비해 증가하고 젊은 여성들의 실업률도 남성에 견줘 높아졌다. 불황기에 가계 소득이 낮아지면서 일터로 나간 엄마를 대신해 소녀들은 가사일을 돕거나 미성년노동시장에 내몰리기도 했다. 게다가 나라살림이 어렵다는 이유로 고통 받는 소녀와 젊은 여성들의 처지는 외면 받았다. 

올해 세계경제 전망이 밝지 않기에, 박근혜 정부는 경제위기에 젠더불평등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교훈삼아 복지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어린 소녀와 젊은 여성들의 교육과 건강권은 한번 후퇴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영유아기의 불평등은 성인기로 이어지고, 다시 자녀로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거듭되므로 초기 정책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여쪽에 이르는 보고서의 내용으로 플랜의 대표 나이젤 채프먼(Nigel Chapman)이 영국 방송 와 인터뷰한 기사를 옮겨보았다. 

  

 

세계적 불황이 여성과 여아에 큰 타격
(Girls and women 'hit the hardest' by global recession)

 

2013년 1월 21일
BBC 뉴스
존 매즐린(Jorn Madslien) 

최대 규모의 국제아동후원단체인 플랜(Plan)에 따르면, 소녀들이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고 말한다. 여성과 소녀가 세계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 침체로 여아의 사망률은 치솟고, 더 많은 여성들이 학대당하거나 굶주리게 된다고 한다. 이는 오히려 최근에 이룬 경제적 성과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플랜의 대표 나이젤 채프먼(Nigel Chapman)은 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이룬 성과는 너무 취약하다. 누군가가 이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죽어가는 아이들
 
채프만은 “문제는 소녀가 매우 어릴 때에 시작된다는 점이다. 소녀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고 말한다. 경기가 나빠질 때 어린 여아의 사망증가율은 남아에 비해 5배나 빠르다. 그는 경제총생산이 1% 하락할 때 어린 여아의 사망률은 1000명당 7.4명으로 증가한다는 세계은행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하고 있다.  

더 일하고, 덜 먹고

이번 보고서는 학술연구와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 등과 같은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특별하게 젠더에 끼친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으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러나 가능한 자료로부터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경제적 불확실성과 침체기에 더 위험한 것이 명백하다.”고 그는 언급한다. 경기침체가 빈곤을 확산하기 때문에 청년기 소녀들이 상당수 학업을 그만두게 된다. 경제위기 시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소녀는 29%나 줄어든 반면 소년은 22%로 차이가 난다.

대다수 여아들은 엄마가 저임금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기 때문에 학교를 떠나 집안을 돕는다. 그는 “소녀들은 가삿일로 학교를 빠지게 되고, 한번 학업을 중단하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고 한다. 많은 사례에서 아동 결혼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는 “극심하게 가난한 가정은 식솔들을 먹일 수 없어 일찍 결혼시킨다.”고 말한다. 이 보고서는 세계적 침체는 더 많은 소녀가 학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를 알려준다. 어떤 이들은 미성년노동자로 보내지고, 때로는 성매매를 하게도 된다. 

가정에서 소녀와 여성들은 ‘생계부양자’를 위해 덜 먹게 된다. 그래서 식량 부족이나 영양실조도 소년보다 소녀들 사이에서 일반적이며, 여성들은 자녀들을 위해 더 많이 희생한다. 그는 “그들은 더 약해지고 덜 건강해진다”고 말한다. 결국 여아와 여성들은 경기 하강기 이전보다 더 유린되면서 고통을 받는다. 임신기에는 경제위기 전보다 도움을 적게 받으면서 위험하며, 특히 14세~19세 임신한 소녀들은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일자리 창출
 
소녀들과 여성들은 또한 기본적인 서비스나 사회 안전망의 접근이 어렵게 된다. 그는 “소녀들의 기본적인 권리는 위험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한다. 긴축예산이나 장기적인 경제 흐름이라는 도전도 당면해있지만, 이 문제의 상당은 ‘고착화된 젠더 불평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문제를 풀기위해 전세계 프로그램은 젊은 여성들이 더 잘 먹고, 사회적으로 보호받고, 학교를 다니고, 학업을 끝내고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는 “우리는 소녀와 여성들과 소년과 남성들 간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 원문 사이트:
http://www.bbc.co.uk/news/business-21088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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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6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대선이 두 달 안쪽으로 진입하면서 주요 후보들의 공약이 조금씩 구체성을 띠고 논쟁이 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래 성장전략이다. 지금 시점에서 성장전략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5년 전 17대 대선에서 성장 지상주의 구호였던 ‘747 공약’과는 차원이 다른 성장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지 화려한 고속성장 구호가 아니라 당면한 불황의 늪에서 탈출해 심각한 고용문제를 풀어내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그런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런 말을 했다. “일부 학자들은 경제위기의 위중함을 '대불황(Great Recession)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 위기가 언제 종료될 것인지 아직 막연할 뿐 아니라 위기 종료의 조건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은행 총재조차도 장기침체를 인정할 만큼 차기 정권은 불황의 터널을 견딜 지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가장 늦게 성장론을 피력한 박근혜 후보는 ‘창조경제론’, ‘스마트 뉴딜’이라고 작명한 자신의 성장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 뉴딜은 과학기술과 IT라는 비타민을 통해 시들어 가는 여러 산업에 생기를 다시 불어넣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을 농어업에 적용해 고부가가치 농어업을 만들고, 제조업에 활용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업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발언은 스마트·정보통신·융합·고부가가치·경쟁력 등의 단어들이 반복되면서 엮어진다. 좋은 말이다. 그리고 첨단 분야에서 기업을 하려면 매일처럼 들어야 하는 단어들이고, 기업경영을 위해 꼭 필요한 개념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가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기업경영의 시야에서 잡히고 있는 이런 개념들을 ‘산업정책’을 세울 때는 모르겠지만, 국가경영전략을 세울 때도 필요하고 의미 있을까. 최근까지는 대다수가 그렇다고 생각했다. 모든 조직을 기업처럼 운영하라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지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자본주의 최대 위기라고 하는 대불황(Great Recession)을 겪고 있는 지금도 그런가.

프랑스 지리학자 질 아르디나는 최근 르몽드에 기고한 글에서 “국가는 기업과 달리 이윤추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의 운영은 시장의 순간적인 성과보다는 긴 역사의 흐름에 의존한다. 국가의 영토도 손실이 난다고 다 팔아치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 번쯤 음미해 볼 대목이다. 덧붙여 그는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지수’ 등이 얼마나 임의적인지도 지적했다. "2007~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아일랜드·아이슬란드·두바이 등은 경쟁력이 높은 국가로 소개됐지만, 이들의 국가경제는 위기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처럼 기술경쟁력이나 첨단부문의 부가가치 창출력 등에만 의존해 국민경제 비전을 세우고 성장동력을 짜는 편협함을 버려야 할 때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차기 지도자들은 여전히 여기에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경제가 위기에 빠지고 침체로 가는 것은 기술혁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부가가치 창출력이 약해서도 아니다. 상품의 공급이 취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요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상품이 발명되고 시판되면 뭐 하나. 살 돈이 없는데. 그래서 경제가 위기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기술 지상주의가 심각하긴 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공유가치성장론’도 일정하게 기업 경영학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혁신 기반 경제론’도 기술혁신을 축으로 성장전략을 고민한다는 차원에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조금 더 박하게 평가하자면 이런 논리들은 모두 신자유주의와 아무런 불편 없이 잘 어울리던 개념들이었다.

그런데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좀 다른 화두를 던졌다. 박 시장은 “사회혁신이야말로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며 “사회혁신을 위해서는 국가와 시장·사회의 경계를 넘어선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사회 공동체 역할의 강화, 협동조합의 활성화 등에서 차기 10년의 혁신을 발견하는 것은 어떨까.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김성오 연구위원은 한 기고에서 다음과 같은 기대를 표시했다.

“두레와 계·향약을 통해 전통사회에서 다져진 한국인들의 협동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여기에 한국 사람들의 진취적인 역동성이 더해진다면, 단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 강국으로 우뚝 선 경험이 협동조합에서도 반복될 것이다.” 필자도 그의 기대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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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8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불황의 그늘이 지속되면서 대선주자들도 '성장'에 대해 적잖이 고민할 터이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성장'을 여러 차례 언급해 전 세계적 침체기 속에서의 성장에 대한 고심이 큼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5 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몇 퍼센트 경제성장'구호가 대선에서 통했다면 이제는 양극화 사회의 불평등을 누가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실제 내 형편이 어떻게 나아질까와 관련된 '경제민주화'와 '복지' 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5 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에는 '몇 퍼센트 경제성장'구호가 대선에서 통했다면 이제는 양극화 사회의 불평등을 누가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즉, 실제 내 형편이 어떻게 나아질까와 관련된 '경제민주화'와 '복지' 가 화두일 수밖에 없다.

대선이 두 달 남짓 남은 시점에서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 고리로 '사회서비스'가 자주 오르내린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사회보험과 공공부조와는 또 다른 사회안전망으로 고용창출에도 효과적이라 주목을 받는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이 타 분야에 비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월등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산업연구원, "사회복지서비스 지출의 생산 및 고용파급효과와 시사점", 2012.10.9). 사회복지서비스의 생산파급효과는 전체 산업 중 상위권일 뿐 아니라, 이 분야의 취업유발계수는 38.5(2009년)로 건설업 14.2의 2.7배, 제조업 8.0의 4.8배에 이를 정도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구상으로 사회공공서비스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려 고용과 복지, 내수를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이면에는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을까.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양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 분야 노동자들의 실상은 열악하다.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처한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은 정작 스스로의 복지는 소외당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도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에서도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실태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노인 돌봄, 가사 및 간병 도우미, 장애인활동지원 등의 종사자들이 초과근무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법정연장근로시간을 부지기수로 넘기거나, 산재보험 미가입도 상당하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메디컬투데이>, "노인 돌봄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 종사자들, 수당 없이 초과근로 태반", 2012.10.8).

특히 사회서비스는 돌봄 서비스의 성격이 짙다보니 여성 일자리 창출에는 효과적일 모르지만 일자리의 안정성 수준은 낮은 형편이다.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부문의 여성 일자리는 2009년부터 매년 10만개 이상 늘고 있다(통계청, '2010년 92만 3천명 → 2011년 104만 4천명'). 그러나 36시간미만의 단시간 근로자가 많고, 이들의 2/3이상이 영세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된다(삼성경제연구소, "여성취업자 증가 원인 분석 및 시사점", 2011.10.4).

사회서비스는 사회적 요구가 빗발침에 따라 잠재력이 큰 분야이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 정책과 여성의 고용지원책이 복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할 부문이다. 지금처럼 숫자 늘리기 식 사회서비스 정책으로는 성장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가 없다. 사회서비스의 질 개선이나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비스 노동자의 처우가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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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불황형 고용증가’라는 이상 현상, 대선 후보들의 대책은?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되

 

[목 차]

1. ‘대선정책 트라이앵글’에서 10월은 ‘일자리’가 초점

2. 성장률이 떨어지는데 취업자 수가 늘어난다.

3. ‘불황형 고용증가’와 직장 밖으로 쏟아지는 베이비부머

4. 5년 동안 복지 일자리 두 배, 자영업 다시 팽창

5. 고용의 ‘양’이 아니라 ‘질’을 보고 정책 세워야

 

 

[본 문]

1. ‘대선 정책 트라이앵글’에서 10월은 '일자리‘가 초점

‘보편 복지 -> 경제 민주화 -> 노동개혁’은 2012년 대선의 핵심 ‘정책 트라이앵글이’다. 새사연은 올해 초, “크게 진보 의제구도는 보편복지에서 경제 민주화로 나아가고 있고 2012년 현재 이것이 노동 민주화로 더 전진할 수 있을 것인지의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라고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새사연이 기대한 노동권 강화와 노동조합 협상력 강화에 무게가 실린 노동 민주화 수준은 아니지만 ‘일자리’ 문제가 핵심 의제로 포함되기는 했다.

예컨대 박근혜 후보는 출마 선언문에서 “저는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그리고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삼겠습니다.”고 하여 정책 트라이앵글 구도를 그대로 차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 역시 후보수락 연설문에서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다섯 개의 문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것은 일자리 혁명의 문입니다. 복지국가의 문입니다. 경제민주화의 문입니다. 새로운 정치의 문입니다. 그리고 평화와 공존의 문입니다.”라고 하여 정치개혁과 남북관계 개혁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핵심 뼈대는 트라이앵글이다. 물론 그 가운데 일자리 혁명을 제일 앞에 내세우면서 차별성을 시도했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국가가 기본적인 안전망을 제공해서 불안을 해소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시장에서의 경쟁에는 공정한 기회와 규칙이 보장되어야 하고요.” “또 복지와 정의는 평화가 전제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으니 남북의 통일을 추구하면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과제도 절실합니다. 결국 복지, 정의, 평화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여 대표 슬로건에는 노동이 빠져 있다. 그러나 『안철수의 생각』을 보면, “기업에도 독이 되는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장을 별도로 할애하여 고용과 노동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역시 노동개혁의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결국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모두 강조점만 약간씩 다를 뿐 정책 트라이앵글 구도 안에서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9월에는 하우스푸어 의제가 사회적으로 조명을 받더니, 이번 10월에는 일자리 창출이 상당히 쟁점이 될 조짐이다. 정책 트라이앵글 가운데 노동과 고용의제가 부각 될 시점이라는 예상을 할 수가 있다. 우선 박근혜 후보가 조만간 일자리 정책 구상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는 지난 9월 28일 "기존의 제조ㆍ서비스업 등 많은 부분이 IT(정보통신)ㆍ과학기술과 활발히 융합돼 그로 인해 부가가치가 올라가고 서비스업의 생산성도 향상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창조 경제’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이른 시일 안에 창조경제가 제시하는 일자리의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정책 경쟁이 예고된다.

그런데 미리 하나 지적해둘 것이 있다.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마치 특별히 새로운 기술혁신을 이뤄야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처럼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의 ‘혁신 경제’도 이런 뉘앙스가 다소 있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혁신 기술의 첨단을 여전히 구가하고 있는 미국경제는 실업률이 떨어지고 좋은 일자리가 쏟아져야 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도 계속 기술혁신이 되고 있지만 이것이 일자리를 늘렸다는 증거가 사실 없다.

우리 국민이 살고 있는 현장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최근 일자리 문제의 핵심은 일자리 개수가 부족한 데 있지 않다. 이미 있는 일자리들에 대해 자본이 비용절감에 집착하여 비정규직 저임 일자리로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며, 여기에 대해 노동자들이 저항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각종 제도들이 해체되어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좋은 일자리는 새로운 산업, 새로운 기술 도입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금 존재하는 바로 그 직장과 일터에서, “노동자의 노동권을 강화하고 노동조합의 협상력을 제고하며 노동자의 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노사 관계를 개혁해서”, 바로 그 장소에서 좋은 일자리를 소생시켜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과 일터에서 일자리 변화의 혁신’, 이것이 일자리 문제의 키워드다. 그런데 대부분의 후보들의 공약 초점이 ‘일자리 바꾸기’가 아니라 ‘일자리 만들기’로 되어 있는 점만 보더라도 이러한 인식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현실 인식과 진단부터 어긋나 있다.

 

2. 성장률이 떨어지는데 취업자 수가 늘어난다.

어쨌든 대선 핵심 정책 트라이앵글의 한 꼭짓점을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노동개혁)이 10월부터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될 예정인 가운데, 막상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이상 현상이 발견되고 있어 주목된다. 성장과 고용의 관계가 동조화 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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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집권여당의 참패로 막을 내린 후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국민은 천안함 북풍의 정치적 이용에 저항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계획 수정, 그리고 MB식 특권 교육을 명확히 거부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민심을 받아서 세종시 수정안을 포기할 뜻을 비치면서도 여전히 4대강 사업에는 집요한 추진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지방선거 이후 사회적 통합과 민심 수습을 어렵게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비용대비 경제적 효용성이나 환경영향, 국가재정 운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은 이미 재론할 여지없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강조해야 할 대목이 바로 고용창출 효과다. 당초 정부는 2009년 1월, 4대강 사업을 포함 국가 토목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기 4년 기간 동안 96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공언한 바가 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났다.

그런데 실제 고용창출 효과는 어떠한가. 그러나 2009년 이후 건설업의 취업자 수 증가실적은 모든 산업을 통틀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에 건설업 종사자 수는 증가는 고사하고 10만 명 이상이 감소했다. 양적으로 빠르게 고용이 회복되었던 올해 5월의 전체 취업자 수 증가가 60만 명에 육박하고, 제조업 취업자 수도 19만 명이나 늘어났던 데 반해 건설업 취업자 수는 고작 4만 9천명 밖에 늘지 않았다.

물론 공공토목건설 외에 민간 주택건설 경기 등이 부진했던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재정적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총 예산 24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책토목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데 관련 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4대강 사업의 재검토 사유가 되어야 한다. 지금 일자리 창출보다 중요한 국가 사업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는 일본 정부의 경제정책 자문인 오노 요시야스 오사카대학 교수의 다음과 같은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는 일본이 지난 1990년대 이후 장기불황 대처에 실패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장기불황 상황에서) 잉여 노동력을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데 그런 발상이 없었다. 대신 돈을 뿌리면 수요가 회복한다고 생각해 감세, 내실을 생각하지 않은 공공사업에 투자했지만 큰 효과 없이 국채만 늘었다.” 이명박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감세 정책이나 4대강 사업에 대한 통렬한 반박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언급했다.

“ 이번에는 비효율이 불황의 원인이라고 착각해 생산 효율화를 추구했다. 정부의 낭비가 문제라며 공공사업을 축소했다. 고이즈미 정권의 구조개혁이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력이 남는데 생산효율화를 추구하고 공공사업을 줄이면 실업이 늘어날 뿐이다. 그 때문에 디플레가 더 악화해 고용불안은 커지고 수요는 더 줄어 경기가 얼어붙는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남는데 더 사람을 줄이는 효율화였거나 재정규모만 따졌지 노동자원 유효활용이라는 원래 생각해야 할 부분을 잊고 있었다." 이 역시 이명박 정부가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영화 정책이 고용창출 입장에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정확히 적시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불황의 늪을 탈출하고 체감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고용창출 과제가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 4대강 사업,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민영화로는 전혀 이룰 수 있는 정책목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경기가 큰 폭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나마 외형적인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그것이 4대강 사업의 결과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동안 진보에서 주장한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정부의 외면 속에서 나쁜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 하루빨리 민심이 요구한 4대강 사업 중단을 받아들이고,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질 좋은 일자리가 안착되도록 정부의 역량을 돌려야 할 것이다. 토목건설 뉴딜이 아닌 소프트 뉴딜로 전환하자는 말이다..

김병권 bkkim21kr@saesayon.org

* 진보정치 2010년 6월28일자 칼럼으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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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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