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주도 성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7.13 '줄푸세'는 경제민주화의 적
  2. 2012.05.08 지금 어떤 성장을 모색해야 하는가
2012.07.12정태인/새사연 원장

 

딱히 무엇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나는 국회에 가는 걸 싫어한다. 내 세금으로 지은 건물인데도 나를 움츠리게 하는 으리으리한 건물 때문일까, 아니면 웬만큼은 차려 입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지난 6년간, 아니 한·미 FTA의 추진에서 비준까지 공청회, 청문회, ‘끝장토론’ 등에 시달렸기 때문일까?
 
지난달부터 부쩍 국회 출입이 늘었다. 그 중 한 번은 또다른 거대경제권인 중국과 FTA 협상을 개시한 탓이고, 두 번은 요즘의 화두인 ‘경제민주화’ 때문이다.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가 이곳에서 탄생을 알렸고, 7월 5일에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경제민주화포럼’이 발족했다. 나는 시민연대 준비위의 공동대표이고 동시에 포럼의 자문위원이다.
 
지난 총선의 복지경쟁에 이어 경제민주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대표는 총선에서 누린 톡톡한 재미를 못잊었는지 대선에도 김종인 박사를 끌어들였다. 그는 현행 헌법 제197조 2항의 입안자이니 경제민주화의 원조라고 선언할 태세다. 이에 포럼의 창립기념 강연을 한 유종일 교수는 “자연산 경제민주화와 성형 경제민주화를 구별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가짜란 얘기다. 그에 앞서 축사를 한 문재인 의원은 ‘줄푸세’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적이라고 핵심을 짚었다.
 
‘줄푸세’란 5년 전인 2007년 이맘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들고 나온 경제정책기조로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뜻이다. 전형적인 ‘시장만능주의’인데,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 한국에선 곧 ‘재벌만능주의’를 의미했다. 박근혜씨 대신 대통령이 된 이명박씨가 집권 첫 해에 쏟아낸 정책들이 바로 ‘줄푸세’였다.
 
하지만 1년도 되지 않은 2008년 가을 세계 금융위기가 폭발했고 작년부터 불은 유럽으로 옮겨 붙었다. 세계적 ‘줄푸세’의 귀결이요, ‘시장만능론’의 파산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두 지역에서 모두 금융이라는 만병통치약을 믿은 부채주도성장(debt-led growth)이 문제였다. 아무리 빚을 내도 효율적인 금융시장이 위험(병균)을 분산시켜서 큰 병(위기)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광신이었다. 똑같은 믿음으로 인한 병은 한국 내부에서도 무럭무럭 자라났으니 지금 초읽기에 들어간 가계부채가 바로 그것이다. 줄푸세는 국내외 경제위기의 근원인 것이다.
 
경제민주화란 단순히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누누이 강조했듯이 ‘밖으로부터, 위로부터’의 성장(수출과 낙수효과)은 더 이상 지속불가능하다. 이제 ‘안으로부터, 아래로부터’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데, 재벌이 주역인 ‘줄푸세=시장만능론’이야말로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지난 겨울부터 다섯 번에 걸쳐 연재했듯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가 ‘재벌개혁’이니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는 물과 불처럼 어울릴 수 없다. 
 
분명 헌법 제119조 2항은 시장만능을 견제하는 조항이요, 재벌규제를 함축하고 있다. 과연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줄푸세의 포기 선언을 할까? 만일 그게 아니라면 박근혜씨의 경제민주화는 이번 대선 최대의 거짓말이 될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한·미 FTA로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미국식 FTA는 ‘시장만능론’의 통상분야판 정책이니 당연히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대답해야 할 민주당은 우물쭈물 얼버무렸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궁극적 뜻이 복지에 있었다며 은근슬쩍 복지 의제를 가로챘던 박근혜씨가 과연 이번에도 끼어들기에 성공할까? 민주당은 자신의 정책이 ‘자연산 경제민주화’임을 증명하려면 먼저 ‘시장만능론’의 폐기, 재벌 주도 성장전략의 폐기를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먼저 눈 안의 티끌부터 제거해야 박근혜씨가 어디를 고치고 분칠을 했는지 환하게 보이지 않겠는가?  

이 글은 주간경향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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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5 / 08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지금 어떤 성장을 모색해야 하는가.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이라는 난제

2. 신자유주의 두 가지 성장모델

3. 한국에서 신자유주의 성장모델

4. 소득주도 성장모델이 내수기반 경제다.

 

[본 문]

1.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이라는 난제

지금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앞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커다란 난제가 가로막혀 있다.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심화된 소득 불평등을 어떻게 완화시키면서 지금의 경제 위기 국면을 탈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아가 우리 경제를 다시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1%에 맞서는 99%저항운동에 나섰던 월가 점령운동에 대한 전 세계적 호응을 보건데, 경제적으로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으로도 소득 불평등은 이미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 성장체제가 명확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을 기준으로 본다면 2007년 경기침체 이후 5년이 지나도록 경제가 위기의 늪에서 빠져나와 확실한 회복을 도모할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성장 동력이 효력을 다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한계에 도달한 자본주의가 기존의 성장체제를 폐기하고 신자유주의를 대신하는 새로운 성장모델, 성장전략을 찾아야 함을 말해준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악화된 소득 불평등과 파국에 몰린 신자유주의 성장체제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외형적으로는 규제 풀린 금융과 위험한 파생상품 거래가 2008년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 배경에는 신자유주의 성장체제 자체가 악화시킨 소득 불평등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채 번번이 위기가 재발하는 것도 실업 개선이 극히 부진한데서 알 수 있듯이 소득 불평등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의 소득불평등 개혁 없이 자본주의 위기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90년대 미국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다. 라이시는 자본주의의 위기가 상위 1%로 소득이 집중되었을 때 발생했으며, 반대로 자본주의의 안정적 발전과 성장은 소득 격차가 낮아졌을 때 실현되었음을 강조한다. 그런데 총 소득 중 상위 1%에게 돌아간 몫이 1928년과 2007년 둘 다에서 23퍼센트를 넘으면서 최고치에 달했다는 것이다.(그림 1참조) 이 점에서 보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는 필연적이었던 셈이다. 소득 불평등은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나은 아시아에서도 매우 중대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결국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과 기존 성장체제의 한계라는 당면한 한국경제의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한국경제의 개혁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기존에 한국경제를 추동해왔던 성장체제를 세계 경제적 범주에서 다시 조망해보고 그 한계를 검토해보도록 하겠다. 동시에 기존 성장모델을 뛰어넘기 위해서 가장 유력한 대안체제로 제기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전략을 제안해볼 것이다.

 

2. 신자유주의 두 가지 성장모델

우리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전면적으로 수용되었지만 이미 1980년부터 미국과 영국에서 확립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자본 활동을 극대화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정책면에서 규제완화와 감세를 함으로써 자본으로 하여금 투자를 촉진하자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투자가 촉진되면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른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작동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론적인 신자유주의 논리였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논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확신했던 투자 촉진은 대체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가 추진했던 금융 규제완화로 자본시장이 팽창하면서 투자자의 단기 수익추구 요구에 의해 기업 이윤이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배당 몫이 팽창하거나 주가관리 비용으로, 또는 실물이 아닌 금융 자산투자로 이윤의 상당부분이 돌려졌다. 결국 낙수효과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자유주의가 이처럼 자본의 이윤주도 성장(profit-led growth)을 추구했기 때문에, 설비 투자를 위한 이윤 몫 확대가 우선이었고 이를 위해 노동자의 임금은 줄여야 할 비용으로 간주되었다. 당연히 신자유주의는 임금 상승 억제를 추구했고 이를 위한 포괄적 정책이 ‘노동시장 유연화’였다. 따라서 임금인상 -> 소득증대 -> 총수요 확대 -> 설비투자 확대라고 하는 연쇄 효과는 처음부터 작동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규제완화, 감세, 임금인상 억제를 통해 최대한 자본의 이윤 몫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만들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실제 신자유주의가 작동시킨 경제 발전모델, 성장 모델은 무엇이었을까.

신자유주의 시대에 현실에서는 두 개의 불균형 성장과정이 있었다. 하나는 신용주도 성장(credit-led growth), 금융주도 성장(finance-led growth), 또는 부채주도 성장(debt-let growth)이다. 이것은 임금상승 억제 ->소득 불평등 -> 국내적 수요 부족 ->외국자본 유입과 신용팽창 -> 부채에 의한 소비의 경로를 밟게 된다. 선진국에서는 영국과 미국이 대표적이고 유럽을 위기에 몰아넣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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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