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에 해당되는 글 53건

  1. 2011.03.28 인간의 본성과 복지 (1)
  2. 2011.03.28 부자감세와 세금폭탄의 현주소
  3. 2010.07.07 '건강보험' 아젠다 소개
2011 / 02 / 15      정태인/새사연 원장

뜨거워지는 복지논쟁

 

설을 맞아 각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했다.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복지에 관한 설문도 물론 포함됐다. 어떻게 물었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지만 놀랍게도 국민의 2/3 가량이 “증세를 해서라도 복지를 늘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가히 경천동지요,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다. 2002년 정초에 탤런트 김정은씨가 “부자 되세요”라고 외친 것이 신호탄이었을까? 우리 대부분은 그동안 투기에 목숨을 걸었다. 주식과 부동산시장에서 나만은 승리해서 떼돈을 벌 것이라고, 우리 아이만은 특목고를 거쳐 일류대에 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는 어느 재벌의 황당한 선동에 따라 우리 모두 정상을 향해 온갖 경쟁을 다 벌였고, 거기서 복지란 패자의 구질구질한 구걸일 뿐이었다. 2008년 4월의 총선이 최악이었다. 서울과 경기도의 모든 선거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선거공약은 똑같았다. “뉴타운”, 그리고 “특목고”. 이런 낯 뜨거운 공약을 내걸지 못한 진보-개혁 후보는 하나 같이 “지못미”가 되었다. 드디어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나도 패자가 될 수 있다, 아니 패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일까?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이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40대 남자들은 샌델의 “정의론”을 뒤적이고 장하준의 “23가지”를 들춰 본다.

 

하여 정치권에서 복지 논쟁이 뜨겁다. 야권의 “모두에게 복지를”(보편복지)에 맞서 한나라당은 “필요한 사람에게 복지를”(선별복지)를 내세웠고 민주당 내에서는 “증세없는 복지”와 “증세를 통한 복지”가, 그리고 진보진영에서는 “부자들의 증세”(내라)와 “우리 모두의 증세”(내자)가 맞서고 있다. 복지의 백화제방, 아름다운 풍경이다. 굳이 내 생각을 말하라면 “우리 모두의 증세에 의한 보편 복지”라고 대답하겠지만 지금은 단번에 정답을 내 놓는 경쟁을 할 때는 아닌 듯 하다. 예컨대 OECD 평균에 도달하려면 약 100조원이 필요하므로 증세를 해야 한다는 건 분명 맞는 말이지만 어떤 복지부터 늘려 나가야 하는지, 증세 이전에 국민들의 복지에 대한 믿음을 높일 방법은 없는지도 논의해야 한다. 그런 우선순위나 방식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행동경제학으로 보는 복지논쟁

 

문제를 들여다 보는 방법은 수없이 많겠지만 여기서는 지난 10년간 빛나는 성과를 거둔 행동/실험경제학, 그리고 진화심리학이라는 안경을 써 보자. 그간의 연재를 통해 “작은책”의 독자들은 이런 논리에 익숙할 것이다. 보편복지 역시 공공재나 공유자원(common pool reource)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딜레마의 성격을 띠고 있다. 가장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가 밝혀 냈듯이 이기적 인간이라면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없다.

 

다행히 이들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이기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관찰하듯, 아니 우리 스스로 그러하듯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을 고려한다. 맹자의 ‘측은지심’은 하이예크나 프리드만이 주장하듯 원시적 감정이 아니라 지금도 엄연히 우리 안에 살아 있는 인간 본성 중 하나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상호적(reciprocal)으로 행동한다. 칸트가 말한 것처럼 “내가 대접받기 원하는 것처럼 남을 대접”하려고 한다. 나아가서 눈에 띠게 공정함을 벗어나는 사람에 대해서는 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가까운 미래에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지라도 기꺼이 응징을 한다. 이런 속성이야말로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협력이 이뤄져온 이유이며 그렇게 우리는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해 온 것이다. 예컨대 인간이 정말로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라면 우리 나라에는 아직도 민주주의가 없을 것이다.

 

이런 협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즉 사회적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하게 말한다면 남의 선의를 이용하려는 내 탐욕(greed)이 그 하나요, 또 하나는 남에게 이용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fear)이다. 복지에 관한 한 후자가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세금은 내지 않고 복지의 이익만 누리려 한다면 아무도 기꺼이 세금을 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는 게임 룰 바깥의 이야기이다. 사회적 딜레마 게임에는 확실한 규칙이 있다. 예컨대 공공재게임에서는 내가 얼마를 기여하면 공유자원이 그 액수의 세배만큼 늘어나므로 모두에게 확실히 이익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세금을 내 봤자 국가가 복지가 아닌 곳에 쓴다면, 예컨대 4대강 사업에 써버린다면 당연히 증세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정권이 바뀌는 것이 당연한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지금 정권은 믿는다 해도 만일 다음 정권이 복지 예산을 삭감한다면 또 어찌 할 것인가? 따라서 사회복지세와 같이 복지를 용처로 정해 놓은 목적세를 거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정권이 바뀌어도 전혀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모두에게 확실한 이익과 만족을 주는 복지부터 시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복지 수혜자(수급자)의 무임승차이다. 한나라당이 들고 나온 “공짜 점심은 없다”는 논리가 바로 그것이요, 1990년대 초 스웨덴 경제위기 때 경제학자들이 맹공한 지점이 기도 하다. 내가 낸 세금으로 누군가 놀고 먹는다면 그런 복지에는 선의를 지닌 사람도 찬성하기 어렵다. 행동경제학/진화심리학이 밝힌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도나 노력과 관계없이 가난에 빠진(빠졌다고 판단하는)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 하며 특히 그가 자립의 의지를 보일 때는 더욱 더 그렇다. 따라서 모든 복지에는 자활 프로그램이 동시에 붙어야 한다. 예컨대 실업급여에는 실효성 있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수적이고 충분한 노력이 뒤따르지 않을 때는 급여가 중단되도록 해야 한다. 아동수당과 저축을 결합시킨 아동발달계좌도 그런 유의 정책이다. 이런 복지가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산업정책과 결합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북유럽 나라들은 경제학자들이 맹공했던 “공짜 점심”이 매우 유익했다는 것을 훌륭하게 실증했다. 실제로 의료와 교육에 대한 공공지출은 장기적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투자임이 증명되어 있다.

 

이런 무임승차 문제를 복지 수혜자의 자격 제한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잔여복지/선별복지이다. 잔여복지란 시장과 가족이라는 ‘정상적 메커니즘’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에 한해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시장과 가족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사람임을 증명해야 한다. 즉 자산조사(means test)가 필수적이다. 불행히도 이런 방식은 균형해가 없는 ‘통제게임(control game)'을 만들어낸다. 정부는 되도록 수급자를 줄이려 하고 국민은 자신의 자산을 줄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사회의 불신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물론 자산조사가 필수적인 복지도 있다.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사회부조가 그러하다. 그러나 보편복지가 충분히 제공된다면 그 대상자는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자산조사의 기준도 완화할 수 있다.

 

셋째는 납세자의 무임승차이다. 장관들의 청문회를 보면 이런 의심은 불행하게도 우리의 냉엄한 현실이다. 공공재게임에서 처음에 기꺼이 기여했던(납세) 사람들도 남들이 돈을 덜 낸다는 걸 확인하고 나선 자신도 기여를 줄이다가 결국엔 아무도 한푼도 내놓지 않는 비극적 결과를 맞게 된다. 이 게임에서는 돈을 안 내는 것이 무임승차자에 대한 유일한 응징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게임에 응징을 가능하게 하면 다시 기여가 늘어난다. 예컨대 스스로 100원의 비용을 물고 무임승차자를 지목하면 그 사람의 보수에서 300원을 빼앗는 제도를 도입하면 전체의 기여는 획기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을 상호적 응징자(reciprocal punisher), 또는 이타적 응징자라고 부른다.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세금을 사회 계층 별로, 또는 지역 별로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합의하고 탈세 등 무임승차자를 엄격하게 응징하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응분의 돈을 내면 나도 기꺼이 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상호적 응징자의 역할을 국가 복지의 경우에는 법이 담당하여야 하는 것이다. 즉 문제는 증세 자체가 아니다. 부담을 어떻게 배분하느냐, 또 규칙 위반자를 어떻게 응징할 것인지 합의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복지에 기여를 많이 하는 부자들을 사회적으로 존경받도록 하는 제도를 고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컨대 사회복지세 상위 기여자 명단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간접상호성, 즉 평판에 의해 협력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넷째는 나의 이익이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나도 결정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복지라면 더욱 더 기꺼이 세금을 낼 것이다. 어떤 복지냐에 따라 보편주의는 서로 다르게 적용될 수 밖에 없다. 무상급식은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학교별로,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점심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없는 사람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 한편 건강보험은 모든 국민이 대상이 된다. 그러나 모두에게 똑같은 혜택(benefit)을 주는 것은 지극히 비합리적이다. 암의 세계적 권위자도 암에 걸릴 수 있는 것처럼 건강은 지극히 불확실성이 크다. 이런 복지라면 국민 모두 기꺼이 납세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은 비용 부담의 규칙도 정해져 있는 상태이므로(물론 더 나은 쪽으로 규칙 개정에 합의할 수도 있다) 용이하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은 늙는다. 따라서 노인복지 역시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항목이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해서 절박하게 느끼지 않을 뿐이다(인간은 불행하게도 대부분 근시안이다. 담배를 아직도 피는 나도 그렇다).

 

다섯째, 서로 협력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다면 기꺼이 세금을 납부할 것이다(네트워크 상호성, 집단 선택). 진화 게임에서 협력적 인간은 이기적 인간에게 언제나 당한다. 결국 이기적 인간이 아니고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만다. 그러나 만일 협력적 인간끼리 모여 있는 네트워크나 집단이 있다면 그 단위 전체는 이기적 인간들의 집단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물론 국가 단위로 시행되는 복지라면 나라간 비교만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복지를 나라가 운영할 이유는 없다. 예컨대 근거리의 친밀 노동이 중요한 사회서비스는 국가가 자금을 지원하되 지자체가 운영할 수도 있고 나아가서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경제가 담당할 수도 있다. 만일 그런 지자체나 사회경제가 더욱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다면 다른 집단이 모방하게 될 것이다.

 

여섯째, 행동경제학과는 무관하게 우리 나라의 특성에 비춰 볼 때 복지의 공급 측면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아동수당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면 보육료가 일시에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터무니 없이 부족한 국공립 보육원의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동시에 시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점은 의료나 노인복지도 마찬가지이다. 복지 전달 시스템을 시장에 맡겨 놓은 채 수당만 늘린다면 오히려 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서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는 점도 잊으면 안 된다.

 

북유럽 나라들이 이런 세세한 제도를 다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많은 부분을 신뢰(trust)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규범(social norm)이 상호적 응징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믿는다면 많은 경우 거래비용을 비롯한 각종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무임승차자가 사회의 제재를 받게 되고 이런 규범이 내면화한다면 (국가) 제도가 져야 할 부담, 즉 감시비용이나 처벌비용은 훨씬 더 줄어들게 된다. 보편복지의 모범인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이 사회적 신뢰를 측정하는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항상 최상위를 차지하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우리의 복지제도도 잔여복지의 자산조사처럼 상호 불신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쌓는 쪽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어쩌면 위에서 말한 모든 것보다 이 사항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역진불가능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이런 점들을 다 고려하면 어떤 순서로 복지를 시행하고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조달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진 바 없지만 스웨덴 국민을 상대로 한 20여년에 걸친 반복 조사에서는 일관되게 1위는 의료, 2위는 초중등교육, 3위는 노인복지, 4위는 아동수당, 5위는 고용정책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부조와 주택수당은 최하위로 나타났다. 물론 이미 기본 복지가 갖춰진 스웨덴과 우리를 바로 비교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소득보장이라는 기본복지도 갖추지 못한 우리에게는 사회부조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해야 하고 부동산 가격이 지금처럼 흔들린다면 주택 수당 역시 스웨덴보다는 더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논의가 예측하는 바와 그리 다르지 않은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행동경제학/실험경제학이 밝혀낸 인간 본성에 맞춘 복지제도에 관해 아주 거친 그림을 그렸다. 우리는 복지국가를 향한 몇가지 큰 경로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어느 경로가 완벽하게 우월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다른 경로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이제는 체계적인 논리와 수치를 갖춘 구체적인 논쟁이 필요하다. 이 논쟁에 우리 모두 참여해서 합의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는 역진불가능한 복지국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월간 '작은책'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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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03.28 14:39
2011 / 01 / 25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1. 복지확대 VS 세금폭탄

 

■ 최근 정치권에서 복지논쟁이 뜨겁게 전개


- 최근 정치권에서 복지 방향, 재원 규모 등을 중심으로 복지논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음.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필두로, 최근에는 보육과 교육, 그리고 의료 부문까지 복지논쟁이 확대되고 있음.

-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보수주의자들은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격렬히 반대. 심지어 “부자한테 공짜 점심을 줄 필요가 없다”며 무상급식 정책을 ‘부자급식’으로 왜곡하기도 함.

- 대통령 또한 지난 1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1년 여성계 신년인사’에서 “대기업 그룹의 손자, 손녀는 자기 돈 내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사람들 손자 손녀는 용돈을 줘도 10만원, 20만원 줄 텐데 5만원 내고 식비 공짜로 해준다면 오히려 그들이 화가 날 것”이라고 복지논쟁에 가세.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또한 지난 18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무상복지는 “서민들 주머니를 털어 부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를 전개함.

- 기득권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은 복지정책 왜곡에서 ‘세금폭탄’ 논리로 복지정책 확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 시작함. “민주당의 무상시리즈는 공짜로 포장한 세금폭탄, 국민 기만극”이라는 한나라당 대변인의 논평은 이를 간명하게 드러냄.

 

[표1] 2009년 종합부동산세 납부 현황

 

인원

세액

주택분

종합합산토지분

별도합산토지분

2007

482,622

2조7671억

1조2611억

9170억

5890억

상위10%

48,262

1조9599억

(70.8%)

6196억

(49.1%)

7667억

(83.6%)

5735억

(97.4%)

2009

212,618

9677억

1946억

4413억

3318억

상위 10%

21,261

8292억

(85.7%)

996억

(51.2%)

3994억

(90.5%)

3302억

(99.5%)


-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상위2%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세금폭탄’으로 호도하여 실제 현 정부에서 이를 무력화시킨 사례를 다시 활용하고 있음.

 

 

- 2005년 도입된 종부세는 2007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48만 명을 대상으로 2.76조 원을 부과함. 1인당 평균 570만원으로 과세 대상 48만 명은 인구 대비 1%, 경제활동인구 대비로는 1.9%에 해당하는 수치.

- 주목할 것은 부동산 보유 상위 계층 내에서도 자산집중도가 심각하여, 상위10%인 4만8천명이 전체 세금의 70.8%를 납부함. 4만8천명은 인구 대비 0.1%, 경제활동인구 대비 0.2%에 해당하는데, 이들이 1인당 평균 4060만원을 납부함. 나머지 43만 명(90%)은 1인당 평균 223만원을 납부한 셈.

- 2008년 11월 종부세 헌재 판결 이후 2009년 과세대상자는 21만 명으로 2007년 대비 56% 감소. 세금은 2007년 대비 1조8천억(65%) 감소한 9677억을 부과.

- 2009년만 보면, 상위10%인 2.1만 명이 85.7%인 8300억을 납부. 상위10%는 경제활동인구 대비 불과 0.08%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들이 평균 3900만원을 납부. 특히 상위10%는 전체 토지 대상 종부세의 90.5~99.5%를 납부하였는데, 주택보다 토지의 집중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남.

- 상위10%인 4만8천명(2007년)의 부동산 부자들은 2009년(4만2천명) 8800억을 납부했는데, 이들이 전체 감세 혜택(1.8조)의 60%인 1조원, 1인당 평균 2540만원의 감세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남.

- 사실상 경제활동인구의 0.1~0.2%의 극소수 부동산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종부세가 ‘세금폭탄’이라는 현실을 왜곡시키는 폭력적 언어를 통해 무력화 됨.

- 2005년 종부세 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8.31 부동산 대책에 대해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중산층의 세금을 짜는 것은 재정파탄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

 

- 복지논쟁은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의 특성상, 세금 등 재원 확보 논쟁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음. ‘세금폭탄’에서 보듯, 중산층과 서민에게 세금 증가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려 하기 때문.

- 따라서 실제 세금을 계층별로 어떻게 납부하고 있으며,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어떤 계층이 얼마만큼의 수혜를 입었는지 밝힐 필요가 있음.

- 2008년 이후 현 정부가 대대적으로 감세정책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감세 규모에 대해 계층별로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임.

- 2008년 이후 2009년 8월까지 있었던 세제개편 결과, 정부는 전년대비 방식으로 2008~2012년 5년 동안 총 33조 8,826억의 세수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 그러나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이를 기준년도 대비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90조 1,533억원으로 늘어남.

- 그러나 극소수의 연구조차 전체적인 감세규모만을 추정할 뿐, 소득 계층별로 감세혜택의 차이를 밝히는 연구는 거의 없음. 따라서 본문에서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를 통해 먼저 어떤 계층이 얼마만큼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실제 2009년에 2008년 대비 감세혜택이 계층적으로 어떻게 분배되었는지를 주로 분석함.

- 주요 분석 세목은 소득세, 종합소득세, 법인세를 대상으로 하며, 세법개정이 없었더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세수의 변화를 과세표준에 따라 계층별로 분석함.


5. 결론 및 정책함의

 

■ 경제력에 비해 형편없는 복지후진국

 

- 위 그림은 OECD 30개 국가의 2005년 기준, 1인당 순국민소득(NNI)과 사회복지지출 비중을 비교한 것임. 2005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순국민소득은 18385 달러로, OECD 평균 24925달러의 74%에 달함.


- 그러나 NNI 대비 사회복지비중은 8%로, OECD 평균 24.4%의 1/3 수준에 불과함.

- 우리나라와 필적할 만한 국가는 멕시코인데, 1인당 NNI가 9911달러로 우리나라의 54%에 불과함. 1인당 NNI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국가는 뉴질랜드(19677), 포르투갈(16227) 등의 국가인데, 복지지출 비중은 각각 24.3%와 18.2%로 우리보다 훨씬 높음. 따라서 추세선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사회복지 비중은 순국민소득 대비 22.5%로 14.5%p 상승해야 함.


- OECD 평균 또는 추세선에 비추어, 우리나라는 경제력에 비해서 복지지출은 형편없는 복지후진국. 즉 국민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시스템의 열위로 국민들은 국가로부터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음.

- 현 정부의 감세정책 결과, 2009년에만 2008년 대비 원천징수 소득세 1.6조, 종합소득세 0.5~0.6조, 법인세는 2.4조, 종합부동산세는 1.8조(2007년 대비) 감소함. 이를 4대 세목만 모두 합해도 2009년에만 전년대비 6.4조 감소함.

   

- 현 정부의 ‘감세’, ‘작은 정부’, ‘선별적 복지’는 OECD 국가에 비해서 형편없는 복지수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세부담률 증가, ‘보편적 복지’ 등 시대적 추세와 전혀 조응하지 못함.

-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확대로 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했음. 그러나 2008년과 2009년에, 경기침체와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이 비율은 오히려 하락함.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국민부담률은 26.5%에서 0.9%p 감소하였고, 조세부담률은 21%에서 1.2%p 감소함.

 

■ 고소득/대기업 증세와 보편적 복지를 통해 양극화와 차별 해소해야

 

- 2009년 기준 종합부동산세는 2.1만(경제활동인구 대비 0.08%)명이 85.7%를 납부하였고 이들이 전체 감세의 60%인 1조원의 혜택을 입음.

- 소득세는 전체 납세대상자의 0.56%(과표 8800 초과)가 전체 소득세의 30.2%를 납부. 전체 납세대상자의 2.84%(과표 4600 초과)가 소득세 비중 52.5%를 차지함. 이들이 전체 소득세 감세의 21~22%를 차지함.

- 종합소득세는 전체 납세대상자의 2.6%(과표 8800초과)가 종합소득세의 70.2%를 차지함. 이들이 전체 종합소득세 감세의 5% 정도를 차지함.

- 법인세는 전체 42만 개 법인의 0.01%인 48개 대기업이 총 법인세의 37.7%를 차지함. 과세소득 100억을 초과한 대기업 1729개(0.4%)가 총 법인세의 77.2%를 차지함. 이 중 과표 5000억 초과 44개 대기업의 법인세는 14.2조에서 13.1조로 1.14조 감소하여 전체 감세 총액의 46.7%를 차지함.

- 2010년 또한 과표 1200~4600 구간과 4600~8800 구간에서 추가로 1%p 세율이 감소함. 내년 2012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35%→33%)이 2%p 인하되고, 법인세 최고세율(22%→20%) 역시 2%p 인하가 예정되어 있어 감세규모는 해마다 더욱 늘어나고 고소득층에 집중될 것으로 보임.


- 소득이 올라갈수록 세율이 확대되는 누진세의 특성상, 전반적 감세와 증세는 모두 상위계층에 집중될 수밖에 없음. 따라서 복지확대를 ‘세금폭탄’이라 주장하며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겁주는 것은 사교육 학원의 ‘공포마케팅’ 상술에 불과한 것으로 전혀 근거 없음.

- 종합부동산의 경우, 부동산 거품과 더불어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로 인해 보수 정치권과 언론의 ‘세금폭탄’ 공세가 실제 효과를 발휘함. 그러나 소득세나 법인세는 ‘거품’이 발생할 수 없고, 계층별 소득 및 세금 납부 현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세금폭탄’을 통한 복지확대 반대는 재고할 필요가 있음.

- 복지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현 정부의 감세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 우선 내년 예정된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하를 폐기해야 함. 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에도 전혀 부응하지 못한 조치임.

- 오히려 고소득 계층에 대한 증세를 추진할 필요가 있음. 실제 2004년 대비 과표 8000만 이상 고소득자는 14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세율 변화나 과표 조정이 이루어지지 못함.

 

- 같은 기간 종합소득세 8000 초과 고소득자는 77,565명에서 150,365명으로 94% 증가함. 이 중 2억~3억은 17,791명, 3~5억은 10,901명, 5~10억은 5,890명, 10억 초과는 3,037명으로 나타남.

- 특히 현행 법인세는 과표 기준 2억을 기준으로 두 단계로 되어 있는데, 5000억을 초과하는 대기업과 2억을 초과하는 중소기업에 같은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 등의 측면에서 매우 문제가 많다고 지적되어 왔음.

- 실제 2008년 세제 개편에서 감세 규모가 가장 큰 분야가 법인세로 과표 100억을 초과하는 대기업이 집중적으로 혜택을 입음. 대기업에 이윤이 집중되는 경제구조에 비추어, 과표와 세율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음.

- 즉 고소득자 및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양극화를 시정하고, 보편적 복지를 통해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조세와 재정지출을 전면 개편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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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10.07.07 11:55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은 아젠다를 중심으로 이슈를 분석, 토론합니다. 첫번째 아젠다로 <건강보험>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해 봅시다.

‘(약칭)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가 7월 14일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민회의는 국민 1인당 1만 1천원의 국민건강보험료를 더 내서 모든 국민이 ‘질병으로 인한 가계 파탄’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운동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자는 최종적인 목표 아래, 보험료 인상이라는 경로를 국민적 캠페인으로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시도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토론을 통해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가로 막고 있는 실체는 무엇인지, 어떤 경로를 찾아가는 것이 올바른 운동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1. 현황 :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중증 질환으로 의료비가 크게 들어가는 경우를 우리는 주위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하게 된다. 큰 질병이 아니더라도 각종 의료비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추이와 규모를 확인해 보자.
 
○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 정도

(그림) GDP대비 국민의료비 추이

*출처: e-나라지표

특히 의료비 지출 부담은 저소득층일수록 크다. 최근 연구를 보면 저소득 계층의 의료비 지출이 고소득 계층에 비해 더욱 빨리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극화 현상이 의료비 지출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 소득 계층별 의료비 부담
[보고서] 소득 계층별 의료비 부담의 추이 바로보기
_ 허순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2. 문제의 근원 : 낮은 공적 보장

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미래 질병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적인 의료보험을 이용하는 것이다. 공적인 보험은 모든 국민들이 위험을 조금씩 나누어짐으로써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부담을 사실상 ‘0’으로 만드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국민건강보험이 담당하고 있는 의료비 지출은 전체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자기 부담금을 빼면 보장성 수준은 더 떨어진다.) 보장성 수준이 낮은 탓에 많은 국민들이 고액의 민간의료보험을 이용해 불안감을 덜고자 한다. 이미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은 1인당 12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수준 추이
[한겨레 기사] “건강보험 보장성 MB정부서 뚝” 바로보기
 

3. 대안 : 시민회의의 목표

“모든 병원비를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가 내건 모토는 이상의 상황에서 매우 적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시민회의의 주장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진보 진영과 보건의료단체, 그리고 환자단체가 주장해 왔던 것이다. 다만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 자신의 이익을 침해받지 않으려는 집단들의 저항 또는 거부가 한 편에 있고, 또 다른 한편인 진보 진영에서는 목표를 달성해 가는 경로에 있어 다소의 이견이 있었을 뿐이다.

이번에 시민회의는 ‘보장성 강화’로 가는 경로에 있어 보험료 인상을 강하게 내세우면서 이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 국민적 주목을 이끌어내고 있다. 시민회의의 제안 설명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자료의 뒷부분에는 Q&A 코너도 있어 궁금한 점에 대해 쉬운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 ‘건보 하나로’ 시민회의 제안
[해설서]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Q&A 바로보기


4. 정책 검토

한국에서 많은 국민들이 모르는, 그러나 너무나 쉬운 사실 하나. “건강보험료를 소폭만 올리면 비싼 민간보험료를 낼 필요 없다.” 그동안 묻혀 있었던 사실이 시민회의의 노력으로 보다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다.

하 지만 당연한 사실도 복잡한 현실 속에서 존재하는 법. 새사연은 시민회의의 제안에서 몇 가지 점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험료 인상이 궁극적인 목표인 ‘보장성 강화’로 나아가기 위해, 시민회의의 진정성이 현실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짚어 보자.

○ 새사연의 정책 브리핑
[이슈브리핑] “만천원의 기적이 실제 기적이 되기 위한 방법은?” 바로보기
 

5. 추가 공부거리

보험료 이외에도 국민건강보험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이 있다. 2009년 11월 곽정숙 의원실 주최 국회 토론회 자료를 통해 공부해 보자.

국민건강보험 재정확충 및 획기적 보장성 확대를 위한 전략개발연구보고서 발표 국회토론회 발제문 바로보기

※ 새사연에서 발표한 각종 관련 보고서와 칼럼은 '이 아젠다의 다른 보고서'를 참조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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