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3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아베노믹스, 엔저현상 지속될 전망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이 무제한적(open-ended)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엔화는 지난 해 1078엔 대에서 현재 94엔을 넘어서 20% 가량 평가절하 되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160원까지 떨어져 원화가치는 엔화에 비해 25% 정도 평가절상 되었다 

이번 주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해서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겠지만, 정치적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미 지난 해 9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각각 무제한적 양적완화를 실시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기 위한 물가안정목표치 상향(2%) 또한 통상적인 통화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나무랄 수도 없다. 따라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재발되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엔화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엔화 약세는 긴축정책을 지속하면서 오직 수출증대에만 목을 매고 있는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에도 타격이지만,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과도한 수출의존의 우리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지난 해 4분기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 쇼크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

자본유출입 규제 강화하고 과도한 수출의존 성장전략 수정할 때 

한편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건전성 부담금과 선물환 포지션 등 일련의 자본유출입 규제가 실시되었다. 그동안 국제적인 자본자유화를 설파했던 IMF도 최근 집행이사회에서 승인된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의 자본유출입 규제를 전향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따라서 급격한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자본유출입 규제를 더욱 강화할 시점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외환투기의 온상인 역외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규제가 조속히 실시되어야 한다.

특히 파생상품과 외환거래에 적용되는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 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취임을 앞둔 박근혜 정부는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로드맵을 향후 제출할 국정운영 청사진에 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부자 및 재벌증세에는 입을 닫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복지지출 재원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금융거래세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대기업 중심의 수출중심 성장전략 또한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주기적인 외환시장 불안은 원화 약세로 오히려 대기업의 수출경쟁력은 강화된다. 그러나 원화의 지나친 평가절상은 수출경쟁력 약화로 과도한 수출의존 경제체제에서 불가피하게 성장률 하락과 경기침체를 수반하게 된다 

즉 한국경제의 외환시장 불안은 수출대기업과 외환시장 투기세력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국민경제에 긍정적 효과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외환시장 불안 해소와 수출의존 성장전략 탈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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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최근 일본 민주당은 상속세(50%)와 소득세(40%) 최고세율을 각각 5%p 인상하겠다는 부자증세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올랑드는 100만 유로 초과소득에 대해서는 75%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지난 주 끝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20 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따라서 소득세 최고세율은 35%에서 39.6%로 1993년 클린턴 정부 수준으로 복귀하게 된다. 1993년 클린턴 정부에서 최고세율을 31%에서 39.6%로 인상했을 때 재정적자는 줄어들고 투자와 고용, 성장률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되었던 경험도 부자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소득세와 법인세가 줄어들고 있다. 1980년 62%에 달하는 최고세율은 1989년 50%, 그리고 외환위기 전인 1996년에는 40%까지 떨어졌다. 두 번의 개혁 정부 시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40%에서 35%, 법인세 최고세율은 28%에서 25%까지 떨어졌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MB 정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상위 1% 소득 비중은 11~12%에 달한다. 20세 이상 인구가 4천만이라고 할 때, 상위 1%인 40만 명은 전체 소득세의 40%인 12조를 부담하고 있다. 25%를 더 부담시키면 3조원의 재정수입을 얻거나, 나머지 99%의 소득세를 평균적으로 15%만큼 줄일 수 있는 금액이다.

부자증세는 그 자체로 최상위 계층의 세후소득을 줄여 격차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복지지출 확대로 2차적인 양극화 해소 기능을 수행한다.

부자증세는 또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만약 3 조원의 재정수입으로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경제성장률은 개선될 것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이 각각 50%, 37.5%에 달하던 1980년대 후반 분배율과 성장률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1950~6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 시대 미국의 최고세율은 91%에 달했으며, 90년대 미국의 신경제도 부자증세가 배경이 되던 시기였다.

물론 부자증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확충하고, 소득과 재산에 연계된 권력 집중 해소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자증세만큼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금융거래세다.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한다. 마지막으로 부자증세와 마찬가지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천억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대선 정국에서 부자증세와 금융거래세 등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경제정책들이 거의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과연 대선 후보들은 얼마나 훌륭한 경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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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6 / 11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 용어 해설

소득분배개선율이란?

소득분배개선율이란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소득격차가 얼마나 완화되었는지 나타내는 수치이다. 다시 말해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가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에 비해 얼마나 완화됐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가처분소득이란 개인이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시장소득에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연금과 실업보험 등 복지지출을 더하고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으로, 즉 정부개입을 통한 소득재분배가 이뤄지고 난 다음의 소득이다.

지니계수란 계층 간 소득분배가 얼마나 공평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나타낸 수치로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다.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평등한 상태이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한 상태이다.

   

▶ 문제 현상

소득분배개선율 OECD 평균의 1/3도 못미쳐

2008년 전체가구 기준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44,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15를 기록하였다. 두 지니계수의 차이로 계산한 소득분배개선율은 8.4%로 OECD 평균인 31.3%보다 현저히 낮다. 우리보다 낮은 국가는 멕시코와 칠레뿐이다. 2011년 소득배분개선율 역시 9.1%로 2008년에 비해 0.7%p 개선되었으나 낮은 수치에 그쳤다. 정부의 조세와 복지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가 OECD 평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형편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문제 진단과 해법

조세와 복지지출의 재분배 효과 낮아

조세와 사회보험료의 재분배 효과가 낮은 것이 문제이다. 지난 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38%로 인상했지만 여전히 다른 OECD 국가에 비해서 낮은 편이다. 영국(50%), 프랑스(40%), 독일(45%), 일본(40%) 등은 우리보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높다.

선진국에 비해서 한참 늦은 사회보장 도입과 잔여적 복지정책도 소득재분배 효과가 낮은 데 기여하고 있다. GDP 대비 정부의 사회보장 지출은 OECD 평균의 37%(2007 기준)에 불과하다.

최고세율 인상하고 보편적 복지 늘려야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고 사회보험료 상한선도 단계적으로 인상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버핏세’ 도입 여부가 대선 쟁점이 되고 있고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고소득자 최고세율을 75%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하였다. 일본 또한 현행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사실상 의무교육이 되고 있는 고등학교에 대한 무상교육도 실시하지 못할 만큼 보편적 복지지출에는 턱없이 인색한 복지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등 적극적 양극화 해소 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 소득재분배 정책은 사회통합을 위한 국가의 기본 의무임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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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 12 / 05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유럽 재정위기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차]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쩔쩔매게 만든 Euro Puzzle

- 통화주권을 포기한 처절한 대가

- 국채시장 붕괴의 배경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있다.

[본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쩔쩔매게 만든 Euro Puzzle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714일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컬럼에서 유럽위기의 퍼즐은 자신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라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일본의 10년 국채금리는 1.09%인데 비해, 이탈리아는 5.76%에 달한다. 실제 나는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풀어야 할 중요한 퍼즐이다.”

지금 남유럽 위기는 재정위기라고 말하고 있지만 표현되는 방식은 국채시장의 금리가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남유럽 이탈리아나 일본이나 고령화 문제와 높은 정부부채 문제 등 두 나라가 겪고 있는 상황은 유사하다. 더욱이 일본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0%가 넘지만 이탈리아는 그 절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시장의 압력에 총리가 사임할 정도로 이탈리아의 금융 상황은 심각하다. 마찬가지로 영국의 재정적자 문제는 스페인보다 훨씬 심각하다. 하지만 영국의 국채금리는 2% 미만이지만 스페인은 이미 6%를 넘어섰다. 그리고 스페인 또한 정권이 교체되었다.

왜 그런 것일까. 노벨경제학상의 권위가 무색하게 크루그먼은 4개월이 지난 11월이 되어서야 퍼즐을 풀어낸다.

유로화에 가입함으로써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실제로 다른 나라의 통화로 차입해야 하는 제3세계 국가와 동일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특히 유로지역 국가들은 금융시장에 위기상황이 발생해도 자신의 통화를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국채시장의 자금조달 경로가 붕괴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무슨 말인가.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유로표시 국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국채금리를 조절하기 위한 통화정책에 개입할 수 없다.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단일통화인 유로화를 채택함으로써 남유럽 국가들은 통화, 환율, 재정정책을 포기했기 때문에 국채시장에서 심각한 문제를 떠안게 된다. 이는 유로시스템의 근본 문제를 연방국가인 미국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미국도 연방정부 재정적자 이상으로 주 정부 재정위기가 심각하다. 하지만 미국의 연방정부는 GDP20%에 달하는 예산을 통해 재정위기에 직면한 주 정부에 자금을 이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유럽의회의 예산은 GDP1%에도 미치지도 못하고 재정 지원 메커니즘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재정위기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이 국채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에서 주 정부의 재정위기는 연방정부와 공동으로 책임을 지지만 유럽에서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개별적으로 떠안는 것이다. 이것이 유럽위기가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첫 번째 원인인 것이다.

통화주권을 포기한 처절한 대가

또 하나는 유럽과 달리 미국은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통해 장기국채 매입을 함으로써 정부가 부담해야 할 국채 이자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본과 영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유럽중앙은행은 구제금융 금지 조항’(리스본 조약 125)에 따라 회원 국가의 국채를 원칙적으로 매입할 수 없다. 더구나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독일이 매입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유럽 국채시장에서 개별 국가는 회사채나 지방채를 발행하는 기업이나 주정부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시장 논리에 따라 이자를 물어야 한다. 더욱이 가능하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민간 경제주체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재정위기로 시장의 불신을 산 남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가 천정부지로 뛰어올라도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그리스 위기가 심화되기 시작한 20105월부터 유럽중앙은행은 채권매입 프로그램(Securities Market Programme)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위기가 확산되자 시장의 압박에 못 이겨 다시 국채를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매입한 총액이 2000억 유로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 연준이 1, 2차 양적완화를 통해 2조 달러가 넘는 채권을 매입하였고 적어도 2013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한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그 결과 최근 그리스 포르투갈은 물론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가 4% 수준에서 2%p 이상 상승하여 7%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리가 1%만 상승해도 연간 80억 달러 상당의 이자비용이 증가한다. 금리상승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은 추가 증거금(margin call) 확대와 신용등급 강등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로 인해 유럽과 미국,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은 남유럽 국채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앞 다퉈 인출하고 있다. 뱅크런(Bank run)과 비슷하게 이른바 국채런(Bond run)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물 만난 고기처럼 신용부도스왑(CDS)의 투기적 거래는 국채시장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남유럽 위기의 현재인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등 중심국으로 위기가 확산되려는 조짐이 뚜렷하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경우 국채금리가 3.5%까지 상승하여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1.6%까지 확대된 것이다. ‘유로존 붕괴의 리스크가 국채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프랑스와 독일이 자국의 은행이나 유로화를 방어하기 위해 구제금융에 개입하면 신용평가기관은 프랑스와 독일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개입에 따라 국채금리가 하락하면 시장이 안정을 찾고, 다시 금리가 상승하면 시장이 불안에 떠는 것도 유로체제의 본질적 문제점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지금 유럽의 위기는 유로화에 갇혀있는 국채시장이 나라별로 차례로 붕괴되면서 유로 존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국채시장 붕괴의 배경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있다.

그런데 유로 채권시장의 붕괴 뒤에는 이를 촉발시킨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바로 유로체제 내부 국가 사이의 경상수지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로 17개국을 하나로 보면, 2010GDP대비 0.1% 수준의 흑자를 이룰 만큼 경상수지는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경상수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로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유로 통화 통합이후 독일 등 산업경쟁력이 있는 국가와 남유럽 국가들 사이에 경쟁력 격차가 줄어들기 보다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경상수지가 적자인 남유럽 국가들은 국채 발행을 통해서 흑자 국가로부터 자본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 통상 이러한 불균형은 적자국의 명목환율을 평가절하 하고, 흑자국은 평가절상 하여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통화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명목환율의 조정은 불가능하다. 명목환율의 조정 메커니즘이 사라진 후부터 적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된다. 이에 비해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의 흑자는 더욱 늘어났다. 독일의 경우 1990년 통일 이후 -1%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유로화를 채택한 이후 2002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하여 현재 GDP5%가 넘는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로 무역불균형을 조정할 수 없다면 유로지역 내부의 수출경쟁력은 물가의 상대적 수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단일통화가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되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남유럽 국가들은 유로화를 사용함에 따라 금리와 환율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포기하게 되었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유로화로 표시된 국채를 발행할 수 있었고, 상업은행은 이를 담보로 유럽중앙은행에서 아주 저렴하게 유로화를 빌릴 수 있었다.

각국 정부는 저렴하게 국채를 발행하여 재정지출을 늘리고, 상업은행 또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버블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여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적극 활용하였다. 지속적인 금리인하 또한 투자 및 소비 수요를 진작시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유로화 편입에 따른 일시적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이른바 저금리 특수를 누리게 되었고, 남유럽 국가들의 물가 또한 상승하게 되었다. 이에 비해 독일은 금리 특수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작았고, 전통적인 수출주도 성장정책에 따라 저임금 정책을 고수하여 독일의 수출경쟁력은 갈수록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품이 꺼지고 경제가 침체되면서 이러한 순환은 끝나게 되고 감춰졌던 유로체제의 약점이 전면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유럽의 위기는 이미 일시적인 복지지출 축소나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수습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나버렸다. 유로 단일 통화체제가 가지는 근원적인 제약성이 국채시장의 붕괴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상수지 불균형이 확대되는 한 남

유럽 국가들이 국채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 해결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위기는 눈앞에 있는데 재정통합이나 경상수지 조정과 같은 해법은 긴 시간을 요하는 과제다. 남은 길은 강력한 정치적 결단일 텐데 정권이 잇달아 바뀌고 있는 지금도 정치력은 복원되지 않고 있다.

이 글은 주간지 시사인에 기고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 PDF파일 원문에서는 그래프를 포함한 본문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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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재정균형 조기 달성과 일자리 예산 확대”를 핵심 기조로 한 정부의 내년 예산 계획이 지난 9월27일 발표됐다. 정부는 "2008년 경제위기 때 나라 곳간을 풀어 위기를 잘 극복했는데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게 경제위기를 완전히 극복하는 완결판이란 의미가 있다"면서 당초 2014년까지 달성하려던 재정균형을 1년 앞당겨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예산계획에 반영했다.

또한 내년 나라살림의 틀은 일을 중심에 두고 성장과 복지를 연계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최근 나라 안팎의 가장 중요한 핵심 화두인 ‘재정’과 ‘복지’에 대한 정부 나름대로의 답을 예산안에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예산안에 투영된 정부의 ‘재정균형’에 대한 관점이 현재의 상황에 부합하는 먼저 살펴보자. 지금 세계는 재정적자 문제로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는 중이다. 미국이 지난 7월까지 정부 채무한도를 증액하는 문제로 정치권 갈등에 휘말려서 결국 경제위기를 재발 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리스는 경제위기로 급격히 불어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로 사실상 부도상태에 이르렀고 그 여파가 유로통화권 전체로 번지기 직전에 있다. 과연 정부가 재정균형을 주요 초점으로 삼아 예산 편성을 했던 것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의 초기 쟁점이 재정균형을 위한 긴축으로 이동하자 곧 금융 불안과 실물경제 침체가 이어졌다.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경제가 긴축으로 더 악화될 것이고 조세 수입을 축소시켜 재정균형마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 구제 금융의 조건으로 긴축을 강요받고 있는 그리스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150%였던 GDP대비 정부 부채비율은 200%까지 팽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9월부터는 재정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긴축기조에서 다시 실물경기 침체를 막으려는 경기부양으로 선회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9월8일 발표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일자리 법안(American Jobs Act)이다. 이 법안은 지난 2009년 경기부양책에 이은 2차 경기부양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4천700억달러의 경기부양 대책을 담고 있다. 그리고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국가는 조건에 맞는 다양한 증세 정책들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 워렌 버핏의 이름을 딴 버핏세(Buffet Tax)도 그 사례의 하나다.

지금은 더블 딥 위기가 우려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는 중이고 우리나라도 올해 말부터 그 반경 안에 들어가면서 수출둔화를 포함해 경기둔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국제기구들과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기전망을 4% 밑으로 낮게 보는 것만 보아도 이는 명확하다. 당연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예산 계획이 가장 중요하고, 재정균형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다소 장기적으로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이 “앞으로 금융불안이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균형 재정은 경기안정 이후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두 번째로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복지를 달성하겠다”는 복지관이 예산에 투영된 지점이다. 지금 정부가 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는 매우 절실하고 타당하다. 그런데 내년 예산에 반영한 정부의 4대 핵심 일자리 즉 △청년 창업(5천억원) △고졸자 취업(6천억원) △문화·관광·글로벌 일자리(1만2천개) △사회서비스 일자리(17만5천개) 등은 일자리 예산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과장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상 최초로 10조원이 넘었다고 하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 일자리 예산이 특별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아니고 고용보험기금 이외에 일반회계 예산을 대폭 투입하는 것도 아니다. 4대 일자리 예산 가운데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고용 증가 효과가 큰 것도 없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그 동안 매년 15~20만개 정도 늘어나던 것으로서 이 분야의 핵심 문제는 양적인 일자리 개수가 아니라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근무 등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일자리를 통한 소득개선과 복지는 분명 가장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이지만 거꾸로 이로 인해 복지 자체가 전부 포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육아나 보육 그리고 노인 요양 등 주요 복지과제는 고용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복지가 해결해야 할 고유 영역이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최근 복지지출 확대 요구가 사회적으로 크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복지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일자리 복지’로 축소시켜 대응한다는 인상이 짙다. 결국 ‘재정균형’과 ‘일자리 복지’라는 총론적으로 매우 정당한 화두를 담아 발표한 정부의 예산안은 실제 내용에서는 상당히 이데올로기적 편향을 담았다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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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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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