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8.07.02 10:49

세금은 정치적으로 매우 오래되면서도 예민한 이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동양에서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봉건왕조가 오랫동안 통치를 해왔다. 봉건왕조는 각종 세금을 매개로 민중의 경제적 생산물을 가혹하게 거두어 갔고 이른바 가렴주구에 이기지 못해 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세금은 민중에 대한 국가 착취의 상징이었다. 다수 국민의 복지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럽과 달리 공감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 정부가 촛불집회에 몰려 민생수습책으로 내놓은 안이 놀랍게도 ‘세금환급’이었다. 감세도 아니고, 이미 낸 세금도 아니고, 내야 할 세금을 현금으로 국민에게 직접 주다니!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 경험하는 사건이다. 나라에서 국민에게 돈을 나눠준다는 것이다. 그것도 10조 5,000억이라는 엄청난 규모를 말이다. 5년 동안 경부대운하 건설 예상비용이 16조 원가량이니 대운하를 절반이상 건설할 비용을 국민에게 나눠주는 셈이다.

‘세금환급’이라는 파격적 조치.... 그러나 싸늘한 민심

그러나

파격적 조치에 비하면 국민의 반응은 매서울 정도로 싸늘하다. 따지고 보면 근로자에게 최대 24만 원, 자영업자에게 최대 34만 원이 돌아온다. 이 정도로 고유가를 비롯해 갈수록 나빠지는 경제상황에서 먹고살 형편이 나아지리라는 생각을 하는 국민은 없다. 그만큼 경제상황이 나쁜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영역에서 진짜 실속 있는 대규모 감세가 진행되고 있다. 바로 법인세 인하다. 사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감세 정책’ 아니겠는가. 우리의 오랜 전통에서 보면 세금을 깎아 준다는데 보수세력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이상할 수도 있겠다.

사실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한 해에 걷는 국세 160조 원 가운데 덩치가 큰 세금은 국민이 번 돈을 가지고 내는 소득세, 기업이 번 돈으로 내는 법인세, 상품을 구매할 때 내는 소비세(부가가치세) 그리고 부동산과 같은 재산보유와 이동에 붙는 재산관련 세금 등이다. 이중에서 일반 서민과 관련된 세금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다. 그런데 이 영역은 감세를 안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명박 정부가 줄기차게 감세를 밀어붙이고 있는 부분은 법인세와 재산 관련 세금이다. 말하자면 기업과 부자들이 내는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법인세를 매년 약 7~8조 가량 줄여 주겠다고 한다. 2007년 기준으로 법인세 납부액이 약 35조 원이니 전체 법인세의 1/5가량을 감세해주는 셈이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정말 실속 있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오히려 ‘증세’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은 단순하다. 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면 기업은 덜 내는 세금으로 투자를 할 것이고, 투자를 하면 고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의 일거리도 늘어나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대기업은 지금도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1000대 대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이미 300조 원을 넘는다.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과연 8조 원 정도가 더 생긴다고 지금껏 하지 않았던 투자를 기대할 수 있을까. 올해 상반기에도 고환율 덕택에 엄청난 순익을 챙긴 대기업들에게 감세혜택을 얹어주는 격이 될 뿐이다.

지금은 양극화 사회구조에서 승승장구한 대기업과 재벌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다. 책임을 다할 가장 간단한 방법은 세금을 더 내서 국가가 서민과 중소기업의 경제 활동력을 부양해주는 것이다. 진보가 증세를 논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병권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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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7.12.24 10:13
 

고단했던 2007년도 저물어간다. 역대 가장 재미없는 선거로 평가되는 대통령 선거도 끝나고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는 정권 인수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들도 한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2008년 새해, 과연 우리 국민의 삶은 나아질까?


먹고 사는 문제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한 문제다. 한 나라의 살림을 책임진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는 더 말해 무엇하랴. 그 어떤 고결한 이념이나 가치도, 또 정치나 사회도 먹고 사는 문제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것은 없다. 우리 국민이 이번 대선에서 최고의 가치로 여긴 것 역시 경제였고 이명박 당선자도 ‘경제 대통령’을 모토로 지지를 호소해 당선되었다.


법인세 줄이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까?


한마디로 표현한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공약은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는 세우겠다”는 것이다.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국민에게 반가운 소식으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명박 당선자의 감세 정책은 다수 서민에게 방점이 있지 않다. 기업의 법인세를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0%까지 줄이면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약 4조 7,000억 원 가량 늘어난다고 한다. 기업의 이윤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기업은 늘어난 이윤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그로 인해 성장이 3% 포인트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이명박 당선자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10대 대기업은 이미 150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군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현금 보유액은 300조 원으로 늘어난다. 다시 말해 지금껏 돈이 없어서 투자가 부진했던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법인세를 인하해서 기업이 더 많은 이윤, 더 많은 투자 여력이 생기면 과연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창출되며 임금이 올라갈까? 기대를 갖기 쉽지 않은 일이다.


20조 원 예산 절감과 경부운하 건설


세금을 줄이면 나라의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래서 이명박 당선자는 국가 예산을 10% 줄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나라 예산이 약 200조 원쯤 되니 20조원 이상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국방비와 같은 경직성 예산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예산의 10%는 매우 큰 규모다.


그렇다면 어디서 예산을 절감하려는 것일까? 대체로 공익적 성격을 지닌 사회복지 예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짐작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다수 국민에게 돌아갈 복지혜택이 줄어들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나라 예산이 대폭 절감되는데 도대체 4년간 16조 원 가량이 소요된다는 경부대운하와 같은 대규모 토목사업은 무슨 돈으로 하겠다는 것일까? 이명박 당선자에게는 걱정할 일이 아닌 듯싶다. 정부 예산 한 푼 안들이고 민간예산으로 건설하겠다고 하니 말이다. 투자자나 건설회사에게는 호재이겠지만 그 순간 경부대운하는 국민의 것이 아니게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통 신자유주의가 다가온다


이명박 당선자는 지금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대우 인터내셔널, 쌍용양회, SK 네트웍스 등도 모두 민간에게 매각하고 특히 우리은행 민영화를 서두르며 중소기업과 산업은행 조차도 민영화 절차를 밟겠다고 한다.


나라 경제를 모두 민간자본, 정확히 표현하면 사적 자본이 운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나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이것이 바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정통 신자유주의주의'란 것이다.


분명 대기업과 금융 관련 기업들이 기업활동을 하기는 좋아질 모양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이 이익을 남는 경영을 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을 듯하다. 더욱이 직장인들이 ‘일하기 좋은 경제’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은 마음을 굳게 먹고 연말연시를 지내야 할 듯싶다.


김병권 bkkim21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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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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