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6.07 삼성전자 윤슬기님의 죽음을 보며
  2. 2012.05.17 사회적살인, 누가해결할 것인가.

2012.06.07정경진/새사연 이사장

 

새사연 회원님들! 안녕하신지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하지가 얼마 안 남았군요. 아침 저녁으로는 그래도 습기가 적어 선선하지만 금새 더워지고 목에 땀이 흐르곤 합니다. 건강 잘 챙기셔야 겠습니다.

어제는 삼성전자 LCD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13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돌아가신 고 윤슬기님의 장례기사를 읽었습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시절에 남의 어려움을 자기 문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그 자체 만으로 오지랍이라고 타박당하기 일쑤입니다. '지 코가 석자인데 지나 잘하지" 라고 말하면서 괜히 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나와 너"가 만나 또 다른 우리가 될 때 남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일터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의심된다면 이는 나 자신의 건강에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도합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하루를 대부분 직장에서 보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늘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일도 열심히 하고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아낌없이 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기 의지대로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내가 태어나고 싶다고 태어난 게 아니라 부모님의 은덕에 의해서 태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직장은 우리의 의지대로 계약을 합니다. 그 계약은 불변한 게 아니라 유지 되기도 하고 취소 되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 그에 맞는 돈을 받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집도 사고 자동차도 삽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산도 하고 소비도 하면서 살아가는 거지요. 생산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인 생활인이 만일 그 기초인 건강을 잃는다면 생산도 소비도 되지 않는 죽은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지요. 돈을 벌기 위해서 뼈빠지게 일을 해야만 하는 사정을 이해못하지는 않지만, 사용자와 노동자가 욕망의 수레바퀴에 올라타서 멈추지 않는 질주를 한다면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고 결국은 공멸의 길로 접어들게 되지요.

더구나 그 작업장에서 56번째의 희생자가 나왔다면 이는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무슨 유령의 집도 아니고 56번째 죽임을 당했다면 삼척동자라도 진상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모두 다 쉬쉬하고 근로계약의 대리업체인 노동조합도 못 만들게 하고, 더구나 산재처리도 안해준다는 사실을 목도했을 때는 고 윤슬기님의 한에 서린 몸부림이 떠오르게 됩니다. 괜찮은 회사를 다닌다고 혹 질시하거나 홀대할 수는 있지만 같은 처지의 생활인들에게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 사람의 영혼과 몸뚱아리가 대부분 투영되는 직장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노력은 사용자도 동참해야만 합니다. 생산과 놀이 그리고 쉴 수 있는 생활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제 2의 고 윤슬기님을 만들지 않겠다는 사회적인 다짐이고 출발이어야 합니다.

인간의 삶속에서 일은 1/n입니다. 자기 직장의 삶이 건강해야 일도 하고 돈도 벌고 나라가 부강해집니다. 경영은 사람을 부리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말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속에서, 정치적인 법률속에 녹아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윤슬기님의 아픔과 고독을 서로 지지하고연대하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 윤슬기님께 고맙고 감사함을 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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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5.16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총선 이후 멘붕이란 단어가 인터넷 글에서 자주 보입니다. 총선에서의 아쉬운 결과와 이어진 진보정당의 내분, 그리고 방향을 잡지 못하는 야권의 모습은 화창한 봄날을 우울하게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안타까운 생명이 사그라지는 모습입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22번째 죽음과 이어진 삼성전자 노동자의 사망소식...

제임스 길리건의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시절을 분석하면서 공화당 시절, 일관되게 강력범죄와 자살이 충격적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내용의 책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강력범죄와 자살은 동전의 양면이며 사회적 불안과 양극화, 그로 인한 인간소외의 결과물로 정의합니다. 어떤 정치지도자가 이끄는지, 사회를 관통하는 질서가 어떠한지에 따라 그 사회의 성격은 달라지며 개인의 삶 역시 강력한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과학적 데이타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으며 유일하게 자살자가 증가하는 나라입니다. 2009년 여름, 시작된 쌍용자동차의 해고는 벌써 22명의 자살자를 낳았습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사람 중 140명이 직업병으로 신고했고 그 중 55명이 사망했습니다. 삼성은 전혀 직업연관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우리의 눈을 속이고 있습니다. 총기가 자유로운 미국에 비해 강력범죄는 많지 않지만 학교내 집단따돌림, 노인과 저소득층의 사회적 배제, 인간관계의 파편화는 이미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확한 사회적 살인이며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입니다.

사회를 개혁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의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살만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단순히 모든 것은 **탓이며, 정권이 바뀌면, 진보적 정치집단이 집권하면 좋아진다고 이야기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나약해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고 도덕교육이 필요하다는 보수층의 주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제임스 길리건은 그의 책에서 사회적 병리현상의 이유는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있으며 분배문제 해결과 복지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미국 민주당의 전략이 효과적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 민주당의 한계, 좋다는 시기에도 다른 선진국보다 심각한 수준이며 정권과 사회 병리현상 사이에 엄격한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등 할 말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진보가 주목해야 하는 점은 하나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살인을 누가 해결할 것인가? 진보가 집권하면 다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양산을 막고 분배를 개선해야 합니다. 건강한 노동환경을 보장하며 삼성을 비롯한 재벌에게 합당한 역할을 강제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보가 존재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이윤정씨를 비롯해 부당하게 살해당한 생명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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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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