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길/ 새사연 연구이사 


보수! 너무나 익숙한 용어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마치 자연 질서의 한 부분을 표현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던 세력의 호칭이다. 어느 학자는 보수는 인간의 욕망이기 때문에 어느 곳에든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맞다. 이런 식이라면 보수는 늘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수가 오랫동안 우리 사회 다수를 차지하면서 큰 소리 쳐 온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데가 있다. 보수의 역사에 아로새겨져 있는 대표적 단어들은 친일, 분단, 독재, 부패 등이다. 모두 부정적 이미지를 가득 담고 있다. 보수의 정당성을 뒷받침 해온 유일한 업적은 산업화 성공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엄밀하게 따지면 상당히 과장된 것이다. 한국의 산업화는 기본적으로 엄청난 교육열, 높은 저축률, 중소기업들의 왕성한 투자 열기 등을 원동력으로 빚어진 것이었다.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힘이 없었다면 그 누가 나섰어도 산업화는 결코 성공할 수 없었다.


보수의 위기1. ‘독재세력이라는 낙인


30년 전 보수 세력은 존폐 위기에 내몰린 적이 있었다. 민주화투쟁의 승리 여파로 청산되어야 할 독재 세력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당시 보수 세력은 숨을 죽인 채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보수 세력을 기사회생시킨 일이 벌어졌다. 민주화투쟁을 이끈 김대중․김영삼 양김씨가 갈라선 것이다.


양김씨의 분열은 1987년 대선에서 군부 출신 노태우의 당선으로 이어졌다. 보수 세력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반전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어서 3당합당을 통한 민주자유당(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을 거쳐 새누리당에 이르렀음)이 출범했다. 보수 세력은 정치 영역에서 민주자유당을, 경제 영역에서 재벌을 구심으로 가까스로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었다.


3당합당 과정을 통해 보수는 이질적인 세력의 동맹을 구조화함으로써 그 외연을 크게 넓일 수 있었다. 동맹은 크게 세 가지였다, 먼저 과거 군부독재의 주요 기반이었던 대구경북 (TK)과 민주화투쟁의 기지였던 부산경남(PK)이 같은 ‘영남’이라는 카테고리로 지역동맹을 결성했다. 두 번째로 산업화에 몸 바쳤던 지금의 60대와 어느 정도 민주화투쟁의 세례를 받았던 50대가 나이 들면 보수적인 된다는 단순한 이유를 바탕으로 세대동맹을 결성했다. 마지막으로 박정희식 국가주의와 자유주의적 시장주의라는 이질적인 이념을 지닌 두 세력이 보수라는 끈 하나로 묶어 이념동맹을 형성했다.


보수의 위기2. 경제관리의 무능함


3대 동맹을 바탕으로 탄탄대로를 걷는가 싶었던 보수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이했다. 보수가 자랑하던 경제관리 능력에서 치명적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그 결과 정권을 내주어야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보수는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보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를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했다. 보수 세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경제적 무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문제는 대안이었다. 바로 그 때 이명박이 급속히 부각되었다. 이명박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청계천 복원공사와 대중교통 혁신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보수 세력은 이명박의 두 가지 사업 성공을 통해 과거 박정희 시대를 관통했던 높은 효율성을 발견했다. 보수 세력은 이명박이 바로 그 효율성을 바탕을 한국 경제를 되살릴 것이라고 믿었다. 보수는 이명박을 선택했다. 경제 회생을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여기에 가세했다. 이명박은 200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명박은 보수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잘못 해석했다. 이명박은 청계천 복원공사 성공에 대한 보수의 지지를 과거 1970년대 식 개발주의에 대한 지지로 착각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청계천 공사의 전국판이라고 할 한반도 대운하였다. 이명박은 한반도 대운하가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자 4대강 살리기로 슬쩍 우회했다. 당시 한국 경제는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할 중대한 시기였다. 하지만 이를 주도해야할 정부는 4대강에서 삽질만 하느라 시간을 다 허비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 회생에서 완전 실패했다. 보수는 실망하지 않고 히든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정희 딸 박근혜였다. 보수는 박근혜를 통해 박정희 시대의 정신으로 경제를 되살릴 것이라 기대했다. 박근혜는 경제 회생의 비책으로 창조경제를 앞세웠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조차 창조경제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박근혜 정부가 방향을 못 잡고 헤매는 사이 한국 경제는 하릴 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앞선 김대중․노무현에 비해서도 형편없이 저조했다. 장하성 교수가 어느 신문 칼럼에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경제 성적표를 조사 발표한 적이 있는데 대략 이렇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누적 경제 성장률은 60퍼센트 정도 된다. 그에 반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8년 동안 누적 경제 성장률은 그 절반도 안 되는 28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국민총생산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김영삼 정부가 초래한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4천 달러 이상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1만 1천 달러 늘어났다. 반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 8년 동안 1인당 국민총생산은 4100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민의 살림살이는 어떠한가? 가계소득은 김대중 정부 시절 1998년 외환위기로 크게 감소했지만 이후 4년 동안 19퍼센트 늘어났다. 노무현 정부 5년을 거치며 10퍼센트 증가했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8년 동안 가계소득은 누적 경제성장률의 3분의 1 수준인 10퍼센트 증가에 머물렀다.


이번에는 가계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보자. 해당 수치는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에는 97퍼센트,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에는 105퍼센트였다. 그러던 것이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에 125퍼센트로 크게 증가했고 박근혜 정부 4년째인 2016년에는 150퍼센트를 넘어서고 말았다. 액면 그대로 국민부채시대가 열린 것이다. 빡빡해진 것은 가계살림만이 아니었다. 나라살림 사정 또한 다르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에 정부 재정은 6.8조 원 흑자였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8년을 거치며 매년 재정적자를 기록해 누적 재정적자가 무려 166조 원에 이르렀다.


보수 세력은 당면한 한국 경제의 위기를 타개할 비책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동안 보수가 축적해온 노하우는 새로운 상황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음이 명확해졌다. 경제는 보수가 유능하다는 신화는 맥없이 깨져 나갔다. 보수 세력 내부에서 심각한 동요와 이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보수의 위기3. 동맹의 균열


다급해진 박근혜 진영은 4.13총선을 앞두고 전가의 보도였던 좌우 대결 구도를 재현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한국사 교과서의 검인정을 폐지하고 국정교과서로 단일화시키는 역사전쟁 불을 지핀 것이다. 좌우 진영이 한국사 그중에서도 근현대사를 두고 첨예한 입장 대결을 보여 온 점을 주목한 것이다. 역사전쟁을 계기로 우파가 총결집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념동맹의 한 축을 형성했던 자유주의 세력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이들의 눈에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개인의 선택권을 억압하는 획일화의 극치였던 것이다.


4.13총선은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관측을 뒤엎고 새누리당의 참패로 나타났다. 4.13총선 결과는 세력을 떠받쳤던 각종 동맹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음을 드러냈다. 지역동맹의 한 축인 부산경남 지역과 세대동맹의 한 축인 50대에서도 이탈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수의 위기4. 국가의 사유화


심각한 균열로 인해 한없이 위태로워져 있던 보수 세력 위로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덮쳐 왔다.


최순실 사태는 보수 세력을 힘겹게 유지해 주던 정치적 끈을 가차 없이 절단시켜 버렸다. 최순실 사태는 최고 통치자의 무식과 무능, 무책임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의심을 받아 왔던 유능한 보수라는 신화는 완벽하게 깨져 나갔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국가라는 공적 기구가 어떻게 사유화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국가관을 중시했던 보수 진영의 가치 체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것이었다. 보수가 안겨다줄 수 있는 권위와 안정감마저도 환상에 불과했음에 드러났다.


보수 세력은 일제히 멘붕 상태에 빠졌다. 보수를 보는 사회적 시선도 싸늘해졌다. 스스로 보수라고 말했다가는 일거에 왕따 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올해 초 한 일간지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가 원하는 대통령 리더십은 진보가 64퍼센트, 보수가 26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비슷했던 수치가 확 달라진 것이다. 이 와중에서 추진된 박근혜 탄핵은 보수 세력을 산산 조각냈다. 박근혜 탄핵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보수가 사분오열된 것이다.


보수 세력은 붕괴되었다. 물론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쉽게 끝날 일도 아니다. 보수 세력 붕괴의 파장은 꾀 길게 이어질 것이다. 보수의 붕괴는 한국 정치 나아가 사회 전반을 혁신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는 기회이다. 과연 그 답은 무엇일까? 정치권부터 먼저 나서서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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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요 정당 네 곳 중 두 곳에서 여성이 당 대표직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에서 여성은 여전히 남성과는 다른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새사연 10월 확신광장은 ‘젠더와 정치’ 라는 주제로 여성이 정치 속에서 어떻게 다뤄지는가를 정치학자 ‘서복경’ 교수님의 강연을 통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정치권에서 여성은 과연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하오니, 본 행사에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본 행사는 새사연 여성주의 소모임과 함께합니다.)

  • 강사: 서복경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 일시: 2016년 10월 6일 (목) 저녁 7시
  • 장소: 아현동 주민센터 (5,6호선, 중앙선 공덕역 3번 출구)
  • 비용: 새사연 정회윈 & 소모임 활동회원 무료 / 일반회원 비회원 5천원

  • 계좌: 우리은행 1006–201-427253 (입금 순으로 신청 완료됩니다. 잔여석에 한해 현장접수 가능합니다.)
  • 신청하기: https://goo.gl/forms/cANaxmT5J2OSN7252
  • 문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02.322.4692 / edu@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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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8                                                                                   박세길/ 새사연 前 부원장




전쟁이 시작되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 여당과 여기에 반대하는 국민들 사이에 물러설 수 없는 전쟁이! 이 전쟁은 나날이 확전 일로에 있다. 새누리당 수뇌부에서는 교사 지침서와 참고서로까지 전선을 확대시키고 있다. 전쟁은 새로운 국정 역사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한 2017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도대체 이 전쟁은 왜 시작된 것일까? 누가 무슨 의도로 이 전쟁에 불을 붙인 것일까? 이 전쟁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지난 10월 8일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은 “‘단일 국사교과서’ 박대통령이 결정했다”였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최고 통치자의 의중이 강력히 반영된 것임을 입증한다. <한겨레> 등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인 박정희의 친일 독재 전력을 미화하려는 의도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해 왔다. 유신독재에 항거했던 1970년대 민주화운동 출신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본능적으로 나올 수 있는 시각일 수도 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단순히 아버지에 대한 연민의 정만으로 이처럼 엄청난 전쟁을 감행한 것일까? 친박․비박으로 갈려져 있는 새누리당 수뇌부가 역사 교과서 전쟁에 대해서만큼은 일치단결해 있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일까?

지난 2012년 4월 총선 때의 일이다. 총선을 앞둔 몇 달 전만 해도 대부분의 분위기는 야당이 이긴다는 쪽이었다. 심지어는 여당 안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만연해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워낙 죽을 쓰는 바람에 여당 심판론이 널리 확산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서 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두고 한미FTA 국회 비준이 이루어졌고, 제주 해군기지 공사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구럼비 바위 폭파가 강행되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두 가지 조치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했다.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별 인기 없는 일을 강행하는 정부의 처사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나는 그 즈음 서울 모처에서 원로 선생님 두 분을 뵌 적이 있었다. 두 분 모두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말씀드렸다.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야당이 질 것입니다.” 두 분 선생님은 몹시 실망스런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총선 결과는 나의 예상대로 여당인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당시 여당의 총선을 지휘했던 인물은 당 대표를 맡고 있었던 박근혜였다. 세상은 박근혜를 향해 선거 여왕이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도대체 박근혜는 무슨 재주로 지극히 불리한 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을까?

그간의 궤적을 추적해 보면 박근혜의 정치를 지배해 온 것은 철저한 좌우 구도 형성이었다. 박근혜 입장에서 볼 때 좌우 대결 구도는 필승 구도였다. 좌우 구도 안에서 기득권 세력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본색을 감출 수 있다. 나아가 우파가 안정적인 다수를 점할 수 있다. 보수 성향의 영남 지역과 역시 보수 성향이 짙은 50~60대가 인구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을 전후하여 한국 사회가 좌우 대결 구도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던 이슈는 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 건설이었다. 두 개의 이슈는 매우 정확하게도 한국 사회를 좌우 두 세력으로 갈라놓았다. 2012년 정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한미FTA 국회 비준과 제주 해군기자 구럼비 바위 폭파를 강행한 것은 좌우 대결 구도를 재생시키기 위한 의도였다. 자연스럽게 총선은 그 같은 좌우 대결 구도 안에서 치러졌고 결과는 박근혜가 의도한 대로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지금의 여당은 오랫동안 권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야당 신세로 내몰리면서 권력을 빼앗기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해야 했다. 오랫동안 야당 생활을 하면서 권력 없이 사는데 익숙한 지금의 야당과는 체질이 확연히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여당은 권력 획득에 대한 절실함에서 야당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그런 여당 입장에서 볼 때 향후 전망은 심히 어둡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도 지표로 드러난 경제 성적이 그들 스스로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보다도 못하다. 통상 경제는 보수가 강하다고 믿고 표를 몰아 준 국민들 입장에서 여간 실망스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대선 주자들의 경쟁력을 놓고 보더라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김무성인데 보수 언론에서조차 정치인 김무성은 보이는데 정치 지도자 김무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과연 이러한 조건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위시한 집권세력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꺼내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무엇일까? 좌우 대결 구도를 재현시키는 것 말고 달리 길이 있을까? 관찰자 입자에서 볼 때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좌우 이념 대결을 부추기는 최상의 수단일 수 있다. 이 점은 여당 수뇌부의 발언이나 <조선일보> 등의 기사 내용을 통해 비교적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10월 8일자 <조선일보>는 역사 교과서 현대사 필진 36명 중 31명이 좌파 성향이라며 우파의 분발을 촉구하는 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새누리당 수뇌부는 우익 교과서를 만들자면 노골적으로 우익의 총궐기를 선동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수뇌부가 의도한대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가 좌우 이념 대결로 치닫는다면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매우 유리한 환경에서 치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일 가능성도 매우 크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수뇌부를 자신들이 판 함정에 빠트릴 수도 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둘러싼 반응은 한미FTA와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민주주의의 본성인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부정하고 획일성을 추구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보수적 역사학자들조차도 광범위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보수 성향의 매체인면서도 <중앙일보>가 강력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속내가 확연해지겠지만 작금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다분히 ‘대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좌우 이념 대결의 함정에 빠지는 어리석음을 엄중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대립을 다양성 대 획일성, 민주주의 대 전체주의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면서 합리적 보수층까지를 결집한다면 한국 사회 특유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의 전진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보는 관점에서 역사적 시각이 절실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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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 미디어센터에서는 최근 이슈의 쟁점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보고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는 슬라이드형태로 상업적인 목적을 제외하고 출처를 표시하시면 자료 활용이 가능합니다. (편집자 주)     

                         


2014년 예산안으로 본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란? 
박근혜 정부가 고용율 70% 달성을 위해 제시한 새로운 일자리. 새로 증가되어야 할 취업자 238만명 중 93만명을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채용할 예정 (파트타임 식의 일자리)
2014년 예산 중 시간제 일자리 관련 예산 101억원 227억원 일자리 창출 지원 사회보험료 지원 총 328억
    - 반듯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지원 월 인건비 60만원에서 80원 인상, 컨설팅 등 지원, 총 227억원 
   - 상용형 시간선택제 일자리 사회보험료 지원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채용시, 국민연금 4.5%, 고용보험 0.9% 지원, 총 101억원

* 무엇이 문제인가 
1. 현실반영이 미비한 정책 
   - 현재 시간제 일자리 노동자들의 현황, 월 평균 65만원 수준
   - 사회보험 지원도 제대로 못 받는 현실 
   - 민간부문에 반영이 어려움 인건비 비중이 큰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의 지원금 없이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유지 할 수 없음
2. 우선수위가 고려되지 않은 정책 
    - 시간제 노동자의 꾸준한 증가, 문제는 지금의 차별
      어떤 차별? 앞서 언급한 임금, 사회보험 등의 차별과 함께, 고용이 불안정하고 전일제 노동자에 비해 일하는 시간이 적어 승진, 교육훈련이 제한됨. 따라서, 시간제를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먼저!
3. 노동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책 
    - 저소득은 물론, 승진과 교육훈련에 제한이 있는 시간제 일자리가 좋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없음. 구체적인 일자리 구성과 지속적인 지원없이는 양적인 시간제 일자리만 생산하는 꼴. 독일의 시간제 일자리인 미니잡의 경우에도 노동의 질을 악화시켰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음.

*해외에서의 시간제 일자리 
정부가 우수하다고 꼽는 네덜란드 
1. 시간제와 상용직 일자리의 임금차이 적음 
2. 사회보험 지원의 차이가 없음 
3. 기타 사회보장시스템 우수

* 정책적 제언 
1. 현 비정규직, 시간제 일자리의 질적 수준 제고
 2. 중소기업 지원 방안 시스템 구축 및 대기업 규제
3. 사회보장시스템 지원 수준 확대
4. 경제의 선순환 구조 재구성 최저임금 및 임금인상 좋지 않은 생산성 향상 비정규직 축소 및 일자리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 • 연구 : 김수현 연구원 sida7@saesayon.org 
• 연구 원문 : http://goo.gl/yGjV5x 
• 제작 : 미디어팀 media@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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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10 / 14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새사연 이슈진단(23) 시간제 일자리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없는 이유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고용률 70% 달성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내놓았던 주요 공약 중 하나이다. 선거기간 동안 박근혜 후보는 기존의 일자리 정책과 다른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통해 고용률을 증진시키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시킬 것을 약속했다. 당선 이후 지난 5월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공약의 실천을 위해 ‘2017년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한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적인 정책 중 하나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로드맵”에 따르면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238만 명(연평균 47.6만 명)의 취업자를 증가시켜야 하는데, 이 중 93만 명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늘린다는 것이다. 이는 증가되어야 할 취업자의 약 40%에 해당되는 규모로, 정부는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여성의 경제적 참여를 높여 고용률을 크게 증대시킨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면서 양질의 (혹은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통해 여성과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시켜 고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의 긴 노동시간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의 규모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29일 발표된 내년 예산안은 이런 정부의 정책이 내년 더욱 확대 실시될 것임을 보여준다. 예산안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시간당 보수가 최저임금 대비 130%~300%인 상용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국민연금 4.5%, 고용보험 0.9%) 전액을 2년간 지원하는데 101억원 투입하는 계획이 새롭게 수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반듯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 한도도 월 60만원에서 월 80만원으로 인상하고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위한 시간선택제 직무 개발과 근무체계 개편 컨설팅에 대한 지원 역시 확대되는 등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 올해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청년층, 중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시켜 고용률을 상승시키고 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 정부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 정책은 발표 이후 계속해서 우려 섞인 비판들에 직면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시간제 일자리라는 용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시간선택제 일자리”라는 용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예산안도 이를 반영해 기존의 시간제 일자리 대신 시간선택제 일자리란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들이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 이전부터 추진되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에서도 보였던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나 성과에 대한 의문들이 박근혜 정부의 양질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서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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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