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11 / 08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보건의료시스템 개혁 없이 건강보험 강화는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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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본 문]

후보들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약속, 어떻게 지킬 것인가?

보건의료시스템은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면서 의료비 부담을 없애는 과제와 건강보험의 효율성과 질을 높이면서 건강형평성을 달성하는 과제를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들은 서로 충돌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목표간 충돌상황에서 건강수준의 향상을 가장 큰 목표로 둔다. 한국에서는 각 목표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하다. 의료산업은 이미 높은 성장을 이룩하여 이해당사자의 갈등구조가 고착화되었고,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보건의료시스템은 성숙도 되기전에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대선후보들의 보건의료 관련 공약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를 산업으로만 보는 현 정부의 접근법보다는 진일보했다. 하지만 보장성 확대를 넘어 실질적 건강보장을 달성하고, 하위 목표 간의 충돌을 조율하기 위한 큰 그림이 부재하다.

한국보건의료시스템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의료이용을 위한 가계 부담이 점차 증가하면서 건강불평등은 심화되는 반면, 의료의 효율성과 질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폭증하는 의료비와 의료비 증가가 건강수준의 개선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위험한 의료공급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장기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민들의 의료이용 부담증가와 건강보험제도를 성숙시키기 위한 물적 토대가 취약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차기 정부가 과감한 의료시스템 개혁을 추진할 때만,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할 경우 미국, 멕시코 등과 같은 심각한 의료시스템 붕괴의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상업화된 의료공급체계 개선해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료시스템 개혁이 필요한지 짚어보자. 현재 한국의 보건의료시스템에서 가장 문제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두로 한 민간 의료기관의 상업적 의료공급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민간의료기관의 과도한 확대로 인한 무한경쟁에 있다. 민간병원들은 2000년경에 이미 수요를 넘어서 전반적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렀으며, 그에 반해 공공병상 비중은 더 이상 줄어들기 어려울 정도로 적다.

이처럼 공적 보건의료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보험의 공적보장 확대는 민간의료공급기관에 대한 통제기전 상실로 이어졌다. 또한 충분한 복지재정 확보없이 확대된 공적 보장은 보장수준을 매우 낮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고 반대급부로 민간공급자의 의료공급행태에 상당한 자율을 부여했다. 이 시기 민간병의원들의 전략은 진료량 증가, 의사 성과급제, 비보험 진료, 비보험 수가 인상, 건강검진 등으로 수익증대를 꾀하는 것이었다. 한국 민간 의료공급영역은 급격히 팽창해왔다.

이는 의료체계의 심각한 왜곡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수술공화국, 검진천국, 갑상선 환자 세계 1위국, 항생제 투여율 1위국 등 세계적인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유일하게 병상이 증가하고 가장 많은 약을 복용하는 나라이며 과도한 수술, 입원, 외래 이용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2006년에서 2010년 사이 시술 건 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수술 1위 갑상선 수술의 경우 2006년 2만 2천 건에서 2009년 4만 건으로 76.7%가 증가, 2위 슬관절치수술은 3만 건에서 5만 3천 건으로 73.3% 증가, 3위 일반척추 수술은 9만 3천 건에서 2009년 16만 건으로 72.7%가 늘어났다.  2009년 일반척추수술이 일본의 3배, 미국의 1.5배로 많았으며, 갑상선암 발생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5~10배 수준으로 매년 약 2만 명의 국민이 갑상선 암 환자로 새로이 진단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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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12.02.29 17:51

의료공공성 회복, 시장에 대한 규제가 필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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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민간어린이집 파업으로 돌아보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2. 의료산업의 본질
3. 민간위주 의료 구축의 역사적 배경
4. 의료산업 공공성 부재의 문제점
5. 의료 공공성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
 
[요약]
민간어린이집 집단파업이 심각해지고 있다. 파업을 한 어린이집은 폐업조치하겠다는 복지부의 강경발언과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을 외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제 휴원률은 높지 않으나 파급력은 크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가? 민간어린이집들은 정부 국공립어린이집 우선지원에 반발하고 있다.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을 함께 주장하지만 본질은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바라는 공공어린이집 확충이 어려운 것은 민간어린이집들의 반발이 가장 큰 이유이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공공성을 담보해야 한다. 의료, 교육, 보육, 돌봄 등 전통적으로 개인과 가정에서 담당해왔던 서비스들이 여성의 사회진출과 사회발전에 조응하여 사회화되는 과정은 모든 산업사회에서 관찰되는 현상으로 서구 대부분 국가들은 사회서비스를 공적으로 제공, 관리하고 있다. 이는 사회서비스가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기 때문이다. 의료나 교육, 보육 등과 같이 사회전체의 이익에 기여하면서 민간시장을 통해서만은 제공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공공재정과 공적 기관에서 제공하여 저소득층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계층에 대한 형평성을 달성하고 적절하고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업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달성한 이래 사회서비스 영역은 크게 확대되어 왔다. 건강보험도입과 공교육, 보육료 지원 등의 정부재정 확대는 이러한 발전을 견인해왔으며 90년대 중반이후 크게 확대된 사회서비스 산업은 국가의 재정투입에 기반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은 국가에서 담당한 반면, 서비스제공은 철저히 민간에 의지해 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취약한 서비스인프라를 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과 그 당시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시장우선의 신자유주의 철학이 주 원인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서비스 산업은 경제성장을 위한 블루오션으로 취급되고 있다. 의료산업화는 삼성 등 재벌의 미래성장동력이 되고 있으며 사교육시장은 이미 상장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정부 정책 역시 표류하고 있다. 복지를 확충하고 공적 사회서비스를 확충한다고 하면서도 정책수단은 시장을 활용하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더 나아가 사회서비스 산업의 경제성장 가치에 더 주목하는 상황이다. 선거시기 복지논쟁에서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민간시장에 대한 합리적 규제정책은 거의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시장은 공공의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해지고 있으며 공급분야의 구조조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복지국가 건설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의료산업은 과도한 시장중심, 독점으로 인해 치료서비스 중심의 의료서비스, 왜곡된 의료정보, 불필요하거나 유해한 치료 강제, 고가의 의료비 지출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와 국내 제약회사의 연계로 인한 약제비 문제, 병원자본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산업화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현상을 낳고 있다. 특히 병원의 문제가 심각하다. 병원은 환자 진단 및 치료, 보건 전문가들이 훈련받는 장소 이상의 사회적 역할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병원은 병원 소유자의 개인 자산으로 인정되어 왔으며 대형 병원의 출현 이후 효과적인 자본 축적의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병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지난한 과제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① 병원의 지속적 증가와 병상과잉 해소 ② 의료기관간 기능 재정립으로 대형병원 환자 집중현상 해소 ③ 질적으로 낙후된 병원의 개혁 ④ 병원서비스의 질개선과 병원인력 확충 등이 있으며 가장 강력하게 제시되는 방안은 일차의료 강화와 공공의료 확충이다. 매우 고착화된 민간의료기관의 영리적 운영을 건강보험 수가만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건강보험 수가 협상 과정이 의료인의 영향력 하에 장악되어 있기 때문에 영향력 있는 정책은 추진조차 불가능했다.

따라서 건강보험 강화를 통한 의료질서 확충이 갖는 한계를 명확히 봐야 한다. 건강보험 강화는 보장성 확대라는 다른 정책목표를 위해 추진되어야 하며 공급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공공의료의 확충을 통한 합리적 의료시스템의 구축과 민간의료의 선도, 일차의료의 강화이다. 또한 대부분 해체된 병원개설과 운영에 관한 직접적 규제를 부활시켜야 한다.

1) 공공병상 확충
2) 기존 국공립병원을 포함한 공공의료기관의 공익적 운용
3) 공공의료기관 의료전달체계 구축
4) 민간병원 규제 부활 및 공공성 견인

이상의 과제들은 선거시기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은 되지 못한다. 복지를 확충하고 혜택을 늘리는 것은 재정을 일부 충원하면 달성할 수 있는 과제이나 서비스산업의 구조를 개혁하고 공공의 직접 공급을 늘리며 민간병의원에서 최소한의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과정은 매우 지난하다. 하지만 의료공공성의 회복없이 무상의료나 보장성 확대정책은 실현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민간 시설의 파업과 같은 강경한 집단행동에 맞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적 영역이 존재해야 하고 시장과 경쟁해 올바르게 견인해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분야의 핵심 논쟁 중 하나는 한국 사회서비스가 시장중심구조로 고착화되었는지, 아니면 구조개혁이 가능한지 여부이다. 이미 고착화된 민간시장구조를 전환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많다. 하지만 재벌에 대한 개혁, 신자유주의에 대한 개혁이 필수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사회서비스 분야의 개혁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오히려 이러한 과제를 정치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 복지논쟁에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선거시기 보다 근본적인 사회개혁의 이슈가 전면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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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