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고서2015.03.16 13:51

2015/03/16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새로운 공간이나 사람과 만나는 3월은 설레기 마련인데,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속이 탄다. 부모 소득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건강과 보육을 책임지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무상보육’ 공약이 1년 뒤도 내다보지 못하는 ‘한해살이’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에도 가시밭길 예산 전쟁을 치르면서 무상보육 논란이 재연됐다. 마치 같은 영상을 무한 반복해 돌려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1호 공약인데도 국가 예산을 짤 때마다 무상보육 예산이 위태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다. 답은 명쾌하다. 약속은 박 대통령이 했는데, 그 책임은 지방정부가 떠안는 ‘허울뿐인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가 2015년 국가예산안을 올리면서 만 3~5세 누리과정 공약은 물론 방과후돌봄 등의 교육 복지예산을 고스란히 빼버렸다. 그 비용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떠넘겨버려, 안 그래도 불경기에 세수마저 줄어든 지방교육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교육 재정을 책임지는 전국 교육감들은 올해 재정 부담을 키우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을 ‘보이콧’하고 나섰다.

정부의 반응은 의외였다. 정부는 근본 대책인 국고 지원은 손을 놓고, 오히려 자율 예산으로 집행하는 무상급식 문제를 거론하며 전국에 포진한 ‘진보 교육감’을 탓했다.

정부가 ‘큰 아이 밥그릇을 빼앗아 작은 아이 보육을 시키자’는 식의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예산 결정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불만족스러운 합의가 이뤄지긴 했다. 올해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순증가분 일부를 목적예비비 4730억원으로 우회 지원하고, 부족한 예산에 한해 지방정부가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이자 333억원가량을 정부가 보전해 총 5064억원을 배분하기로 했다. 이 약속마저 지방재정이 바닥을 드러내는 임계점에 이르렀는데도 깜깜무소식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4월 국회에서 지방채 발행을 위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약속한 목적예비비 집행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협의 중이라 이조차 불확실하다는 입장이 혼재되어 있다.

누리과정 지원을 위한 지방재정법 개정만 되면 된다는 식으로 비춰지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우선 빚에 허덕이는 지방정부가 다시 빚을 내어 국가 교육사업을 감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합의 부분이다. 이는 분명 후대의 빚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방이 감당해야 하는 교육 복지 여력이 좋아지리란 전망도 나오지 않는 마당에 한계가 분명하다. 이는 정부가 교육 복지에 더는 재원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정부는 3월초 재정개혁위원회를 열고 지방 세출의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방재정의 면면을 감사하려는 모양새다. 이는 오는 4월 국회에 제안될 지방재정법 개정 방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방정부가 더 이상 정부의 최우선 사업에 반발하지 못하게 하는 근거로 사용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무상보육은 분명 대통령이 국민과 한 약속임에도 예산에는 뒷짐지고 있다.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국가의 교육복지 사업 예산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재정교부금률을 지금보다 3~5%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지방재정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씀씀이를 단속한다고 부족한 재정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설사 4월 목적예비비가 배분되더라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똑같은 현상이 매년 되풀이될 뿐이다. 지방재정부터 공고히 해야 자신의 공약도 지킬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공동 게재되었습니다.
hwbanner_610x114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정치2013.01.09 15:32

2013.01.0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18대 대선 결과 보수 세력의 10년 집권이 굳어지자, 역사의 퇴행이 심화되었다고 개탄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노동권 회복이라고 하는 선거 공약 틀이 신자유주의적인 규제완화와 감세, 민영화, 금융화를 대체했다는 것 또한 중대한 역사적 변화다. 진보는 다수 국민과 호흡하면서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도 이 의제들을 진보적 내용으로 확장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상식은 바뀌고 있다.

특히 보편 복지와 경제민주화, 노동권 회복의 구체적 내용들을 국민과 공유하면서 ‘과거의 당연한 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적 상식들 대신에 진보적 전망과 정책을 ‘전문적 지식’이 아니라 국민 생활의 ‘당연한 상식’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은 이제 보편 복지의 상징으로서 당연한 상식이 되었다. 무상급식이 상식이 되면서 중등교육까지 무상 의무교육 실시, 대학 등록금 절반으로 인하 등 다양한 교육복지가 전파되고 있는 중이고 이를 박근혜 정부도 회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이 ‘투자자산’이며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것을 당연한 상식으로 살아왔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택 문제가 ‘주거 가치’, ‘주거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고, 점점 더 주거복지가 주택 문제를 대하는 새로운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주택 소유나 매매시장보다는 공공 임대주택의 중요성이 함께 커져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과거의 상식을 유지하기 위해 완강하게 저항하면서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얼마 남지 않은 규제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세력도 존재하지만.

전 세계의 경제가 적자와 부채문제로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특히 가계부채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인식하고 있는 가계의 신용위험 정도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서 카드 대란 시절의 위험도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10대 공약 중 첫 번째가 가계부채 대책이기도 했다. 여기에서도 ‘상식의 전복’은 일어나고 있다. ‘빚진 죄인’이라고 부채의 모든 책임을 채무자에게 덮어씌우고, 온갖 고금리 연체이자에 채권추심과 압류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던 관행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새사연의 과제는 진보 정책을 국민의 상식으로 바꾸는 것

채무자에게도 최소한의 인권과 생존권과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하며, 약탈적 대출과 터무니 없는 고금리 수익을 추구한 금융회사도 일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새로운 상식’이 확립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채의 노예로 삶이 속박된 최근의 신자유주의 금융경제의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빚을 진다는 것은 오늘날 사회적 삶의 일반적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빚을 지지 않고 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학자금 대출, 주택 구입을 위한 담보대출, 자동차 신용대출, 의료비를 위한 대출 등등. 대출이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요한 수단이 됨에 따라, 사회적 안전망은 복지 체계에서 채무체계로 나아갔다.”(안토니오 네그리,2012,『선언(Declaration)』50쪽)

대안은 다수 국민들의 생활과 생각 안에 진보의 ‘새로운 상식’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반대로 길어야 2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자유주의적 관념들, 규제완화와 시장 자율, 금융혁신과 신용거품, 자산투기 등을 비상식적인 것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그 동안 진보에서 만들어진 참신하고 진취적인 정책들을 ‘새로운 상식’의 이름으로 국민 곁에 다가서도록 하는 집요한 노력이 쌓이고 또 쌓이면 시대는 결국 바뀐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새사연은 진보 정책들이 국민 생활의 저변에서 새로운 상식으로 확립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비록 정권은 일시적으로 역사를 역행하더라도 국민의 생각은 의연히 미래를 바라보며 진보하도록 할 것이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10 / 09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복지정책 비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이제 복지국가는 표면적으로는 온국민이 합의하는 한국사회의 미래가 되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대선 후보들 사이에 차별화 되는 정책이나 쟁점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 재정 문제, 복지 포퓰리즘 문제는 뜨거운 쟁점이 되어야 할 지점이다. 복지 재정을 확충하고, 복지 포퓰리즘을 넘어서 공공성을 확립하는 포괄적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분명 이를 반대하는 세력들과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은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구체화하고, 그에 대한 지지세력을 모아내어 다음 정권이 복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만드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 대선 후보들에게는 이 지점이 부족하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후보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시장중심 복지정책과 민주통합당의 재정확충식 복지정책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복지정책과 배치는 사회, 경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중간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쟁점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해야 한다.

 

[본 문 ]

복지 재정 논란, 현명하게 풀어야

모두가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실질적인 복지논쟁은 사라지고 있다. 무상급식에서 촉발된 보편복지 논쟁이 서울시장 선거로 이어질 때 만해도 2012년 대선은 복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심각해지는 경제상황과 통진당 사태 및 안철수 바람 등 정치권의 혼란으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다행히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후보로 대선구도가 명확해지면서 쟁점은 다시 한국사회의 미래 비전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있다.

복지논쟁의 가장 핵심에는 재정 문제가 있다. 재정 문제는 실제 실현가능성과 사회연대 원칙이 살아있는 복지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재정 논쟁은 복지확대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에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조세연구원이 4.11 총선에서 나온 복지 공약들을 실현하려면  재정파탄이 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복지를 재정논란에만 국한시키려고 하는 의도이다.

재정은 복지정책의 핵심이기는 하나 전부는 아니며, 전체적인 복지정책의 로드맵과 조응하는 수단일 뿐이다. 실현가능성 측면에서는 재정논란보다는 철학적 방향성, 전체적 중장기 로드맵, 세부 정책수단, 강력한 집행의지, 강력한 지지세력 등 보다 전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논란속에 각 대선 후보들은 재정확충방안 등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을 넘어

복지정책은 정책나열을 넘어서야 한다. 흔히 복지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실제 한국의 복지정책은 포퓰리즘적 성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0-2세 무상보육을 발표했다가 1년도 되지 않아 재정난으로 중단한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복지정책은 사업의 나열이 아닌 사회구조의 변화를 담아내야 한다. 복지정책의 목표는 사회의 핵심적 위험요소를 해결하고 시장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국민의 욕구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동보육문제는 여성의 사회활동 확대, 아동의 질높은 보육, 보육비 부담으로 인한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이 정책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질높은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대, 노동시장의 변화를 통한 부모권의 실현, 사회전체의 비효율적인 고비용 보육비용 감소,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질관리 등 다양한 정책수단이 필요하다.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는 기존 보육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민간 보육시설에 대한 구조조정, 재원확보, 노동시장에 대한 통제기전 마련, 표준 영유아 보육 프로그램의 적용 등 세밀한 정책수립과 강력한 집행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번 해프닝은 이러한 전면적 기획에서 출발하지 못한 채, 선심성 나열식 사업을 추진한 필연적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복지정책은 어떠한가?

 

문재인, 기존 정부에 대한 평가와 전체적 로드맵 필요

먼저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구호를 앞세웠다.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에 대한 지출이 성장을 위한 최선의 투자라는 입장이다.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 실현과 한국형 복지국가를 앞세워 분배문제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르게 문재인 후보는 성장을 빼놓지 않는다.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위해 비정규직, 청년,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확충을 우선으로 하고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구축하여 기회의 평등과 재기가 가능한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복지영역에서 문 후보는 ▲내 삶에 강한 복지 ▲민생에 강한 복지 ▲일자리에 강한 복지 ▲지역균형에 강한 복지 라는 매우 추상적인 원칙을 들고 있다. 세부적 내용으로는 깨알복지라는 이름으로 다음의 정책을 내놓았다.

① 질 높고 저렴한 산후조리 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② 임신에서부터 초기 발달과정을 지켜주는 <아동 건강발달 종합관리 서비스>
③ 다시는 통영 초등학생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 지킴이 네트워크>
④ 아이들의 등하교를 안전하게 지키는 <안심 통학 동행 길잡이> 제도 확산
⑤ 심각한 청년 주택문제 해결 <대학 기숙사와 대학생 공공원룸텔> 확충
⑥ 취업 준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업 지원 종합서비스> 제공
⑦ <돌봄 휴가지원제도> 지원
⑧ 여성의 밤늦은 귀가를 지켜주는 <여성 안심귀가 지킴이 서비스> 실시
⑨ 자살을 막기 위해 <자살 예방 생명지킴이> 확대
⑩ 동네 구석구석 안전시설을 지킬 수 있는 <우리 동네 목수 사업> 시작
⑪ 어르신의 건강을 찾아가 돌봐드리는 <건강 100세 방문관리 서비스> 제공

그러나 아직 내용이 매우 추상적이며 정책 나열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후 보다 포괄적인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 후보라는 점에서 노무현 정권의 복지정책에 대한 평가와 민주통합당의 복지정책을 같이 짚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정책의 비중은 증대되었으나 심각한 양극화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 복지영역에서는 새로운 시스템 개혁보다는 복지지출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에 치중하면서 사회서비스 영역의 시장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특히 적극적으로 시도한 의료민영화, FTA 등은 사회서비스 영역을 시장에게 맡기는 정책이었으며 공공영역의 확충과 시스템 개혁은 제외되었다. ...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9 / 24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2012 대선 주요 후보별 보육 정책 비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이번 대선이 수개월 전인 4.11 총선처럼 상호 비난과 폭로전을 반복하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되길 기대한다. 특히 나라의 운명과 방향을 결정할 대선 국면인 만큼 폭넓은 시야와 방향에서 우리 국민이 살아갈 비전이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제시되길 바란다. 아직은 정책과 공약이 추상적이고 다듬어지지 못한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의 저서와 발언을 중심으로 정책 맥락을 짚어보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정책선거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요 약]

지난 19대 총선에서 무상보육이 대세로 떠오른 후, 보육 정책은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무상보육을 외치는 것 같지만 각 정당과 후보들 사이에는 기본적인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우선 무상급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선별복지냐 보편복지냐의 문제이다. 다음으로 보육서비스 제공을 주로 시장에 맡길 것이냐 국가가 나설 것이냐의 문제이다. 이 두가지 기본적 물음에 의해 보육 정책의 차이가 발생한다.

새누리당은 선별복지를 지향한다. 양육수당의 경우 만0-2세 차상위계층 이하 지원 계획만 있을 뿐 그 외 대상으로의 확대 방안은 없다. 또한 시장주의 보육정책을 추구한다. 민간 어린이집 지원 강화를 중심으로 하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는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이다. 민주통합당은 보편복지를 지향하면서 취약 보육을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국공립 시설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취약계층 지원을 우선시하되 보편지원도 함께가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 민간 중심의 보육이 문제라는 점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보육정책 비교와 함께 새사연이 제시하는 사회가 함께 감당하는 보육으로서의 정책을 덧붙였다.

 

[본 문 ]

이번 대선에서는 일찌감치 경제민주화 논의와 함께 복지가 시대정신으로 떠올랐다. 특히 복지 분야 중에서도 보육 정책은 2011년 6.2 지방선거와 올해 치러진 19대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대선주자들의 보육 정책은 지난 총선에서 각 당이 내놓은 것들에서 크게 다르지 않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미흡하지만 이제까지 나온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안철수 후보의 보육 정책을 모아서 비교해보고자 한다. 이와 함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이 올 초에 내놓은 18대 대통령이 꼭 해야 할 16가지 개혁과제를 담은 <리셋코리아>에 담긴 보육대안과도 비교해보고자 한다.


19대 총선과 현 대선주자 보육정책 비교

올해 치른 19대 총선에서는 여야가 너나할 것 없이 ‘무상보육’을 주장하면서  0-5세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을 약속하여 정책적 차이가 잘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시설 확충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민간어린이집 지원에 방점을 둔 반면, 민주당은 국공립보육시설을 확대하는 쪽을 강조했다.

여기서 보이듯이 여야가 추구하는 복지국가는 그 방향에서 차이가 있다.  대한 구상은 다르다. 새누리당은 현 시장 중심의 복지서비스 구조 위에서 소득을 기준으로 정부의 수혜 대상을 걸러내려고 한다. 그러나 선별 지원만으로는 사회안전망의 토대는 빈약하고, 개인의 경제력에 따라 기본적인 생계도 이어가지 못하는 이들이 급증할 수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투자적 관점에서 모든 소득 계층이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보편 복지를 구상한다. 다만 보편 복지를 위한 재정 확보가 걸림돌이다. 결국 세부 정책이 비슷해 보여도 두 정당이 내건 복지 정책의 지향은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18대 대선주자들의 정책은 어떨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정책은 이미 지난 총선 정당 정책에 상당 부분이 반영되어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민주통합당 역시 당내 경선에 나온 각 후보들 간 차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총선 정책과 닮아있다.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의 유지도 복지국가 건설”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박 후보 역시 복지를 대선 정책의 전면에 내거는데 거리낌이 없다. 대선출마 선언문에서 국민 개개인의 꿈이 이루어지는 ‘국민행복의 길’을 위한 과제의 하나로 ‘한국형 복지의 확립’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제도 확립이다. 박 후보는 국민 개개인이 가진 자기 역량을 뒷받침하고 끌어내서 자립과 자활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을 지향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근혜 후보의 복지 정책은 새누리당의 지향과 동일한 선별 복지다. 만0-5세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을 언급하고 있으나, 당 안팎에서는 수혜 대상을 소득하위 7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양육수당 공약은 현재 만0-2세 차상위계층 이하에 연령별로 20~10만원 지원하는 수준에서 대상과 연령을 어떻게 늘려갈지 구체적인 안은 없다. 또한 국공립어린이집은 매년 50개로 최소화하고, 민간어린이집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못 박아,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 보육정책 기조와 다르지 않다. 현재 어린이집 미설치 지역이 전국 470개가 넘는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대로 국공립어린이집을 매년 50개씩 5년간 250개로 한정할 경우 지역적 불균형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렵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무상보육 정책을 내걸고 있다. 문 후보는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와 함께 만0-5세 무상보육과 만0-2세 가정양육 환경 강화로 육아휴직급여 70% 확대, 국공립시설 이용 아동 40% 확대, 시간-야간-휴일 등 취약보육 위한 시간 이원화를 내놓았다. 최근까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손학규 후보는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반향적인 슬로건 아래 ‘맘 편한 세상’이라는 보육정책을 내놓았다. 손 후보는 만3-4세 보육료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양육수당 확대를 약속했다. 국공립시설은 이용 아동 40%로 확대한다고 해 민주당 후보들 중 최대치를 내걸었다. 이 외에도 손 후보는 협동조합형, 법인, 직장시설 등의 공익형 시설도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김두관 후보는 국공립보육시설 20%로 확대하고, 직장보육시설 확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후보는 아직 미진한 직장보육시설을 9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9.24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올해 선거는 좀 독특하다. 우선 정당들의 정책이 서로 맞서는 대결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유럽처럼 긴축이냐 아니냐 하는 방식의 대결도 아니고 미국처럼 증세냐 감세냐 하는 모양도 아니다. 모두다 복지이고 모두 다 경제 민주화를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진짜 경제 민주화냐 가짜 경제 민주화냐,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다소 맥없는 논쟁만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도 난감하다. 국민들에게 각 정당과 후보들의 차별성을 비교해서 알려줘야 하는데, 차별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진정성 여부를 글로 비교해 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언론은 국민에게 익숙하고 단답형 방식으로 단순화 할 수 있는 몇 가지를 뽑아 정책비교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을 새누리당은 반대, 민주통합당은 찬성한다는 식으로 차별화한다.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은 신규 순환출자만을 금지, 민주통합당은 기존 순환출자도 금지한다는 식으로 구분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마치 출자총액 제한제도 부활여부가 되고 순환출자 금지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정말 그런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다. 출자총액 제한, 상호 출자와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지분요건 강화, 금산 분리 등은 기업 집단형태로 존재하는 재벌들로 하여금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무분별한 계열사 확대로 부실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재벌개혁 영역이다. 당연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의 큰 맥락에서 볼 때 필요한 조치들이다. 재벌들이 대거 부실화됐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특히 중요했던 개혁과제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 과제가 여기에만 국한되지는 않으며 어쩌면 2012년 버전의 경제 민주화에서 중심 영역이 아닐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왜 지금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시대의 요구로 부상했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 단순히 정치권에서 선거용 구호로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 깊어진 양극화와 불평등 때문이다. 5년 전 대선에서는 대기업 성장을 통한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로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고, 이명박 정부는 실제로 친 기업 정책을 폈지만 양극화와 불평등은 오히려 심화되었다. 그 때문에 이명박 정부 스스로가 2009년부터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을 정책과제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재벌의 자발성에 기대는 동반성장은 처음부터 실패를 예정한 것이었고, 이는 동반성장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총리가 위원장 자리를 1년 만에 사퇴한 데서 증명된다.

물론 양극화와 불평등을 복지정책 확대를 통해서 완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다. 2010년 무상급식을 매개로 급격히 확산된 국민의 보편적 복지 요구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개혁하지 않은 채, 정부가 재정을 동원해 복지정책을 확대한다고 불평등이 제대로 해소될 수는 없고, 조만간 재원의 한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결국 보편복지에서 경제 민주화로 국민들의 관심이 확장됐던 것이고 시장의 개혁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경제에서 시장의 지배자이자 독식자인 재벌에 대한 개혁 요구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국민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시장의 곳곳에서 재벌 대기업의 횡포와 독식, 힘의 논리가 작동하면서 경제적 약자들의 몫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가 제기된 것이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으로는 이러한 횡포와 독식이 오히려 강화되고 고착되기 때문에 국가가 시장에 개입해 재벌을 규제하고 노동자와 중소상인, 소비자와 중소기업의 권리를 지켜주는 경제개혁을 실시하자는 것이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다. 국민들이 경제 민주화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선거 공간에서 경제 민주화나 언론에서 보도되는 경제 민주화는 나의 생활과는 꽤 멀리 떨어진 문제처럼 느껴진다. 국민 생활 한 가운데로 경제 민주화 논의를 다시 보내야 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에 기고된 글입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