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5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정부나 시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주민들이 스스로의 고민거리를 하나씩 들고 이야기하는 판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최근에 마포 지역의 활동과 지역 현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2015년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마포구에서 활동하는 54개 단체와 단체 안팎에서 활동하는 95명이 마음과 돈과 시간과 장소를 내어 전체 27개의 주제로, 진지한 동네잔치가 여기저기에서 벌어졌다. 이야깃거리도 생활기술, 문화예술지원, 지역공유지, 민관협력, 경의선숲길, 망원시장, 마을교육플랫폼, 석유비축기지, 마을공화국, 소통과 갈등, 공동체경제, 돌봄, 베이비부머 세대, 빈곤, 동 주민센터, 에너지자립마을 등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 화두들이다.

마포 지역의 활동과 이에 대한 평가도 주민들의 경험에 의존하다 보니 한계가 있을 법도 하다. 그럼에도 마을 안에서는 개인들의 ‘주관적’인 평가나 역사도 소중한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국정화 교과서의 논리가 좌파들이 쓴 ‘주관적’ 역사라고 꼬집는 문제와 겹쳐지면서, 마을의 지혜가 눈에 띄었다.


지역 자원들과 어떻게 연대할까?

“지역사회와 로컬리티-우리는 마포에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 심포지움으로 마포 컨퍼런스의 첫 포문을 열었다. 마포지역 활동에 대해서 스스로가 주는 점수는 다소 박했다. 마포구에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활동하지만 정작 이들을 엮는 네트워크나 사업이 지지부진한데 따른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실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마포구는 성미산마을을 위시한 마을공동체의 으뜸 사례로 손 꼽히는 곳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부터 성미산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육아가 시작되고, 동네 주민들이 나서서 성미산 지키기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자발적인 정치참여의 통로로 마포연대를 결성하기도 했다. 진보정당이 분열된 직후에도 마포구에 공동선거운동본부를 꾸려 당파를 떠나 공동후보를 내는 정치 실험도 이어갔다. 그리고 마포연대가 해산된 후 그 공백을 민중의집이 채워가면서, 이전과 다른 방식의 문화연대와 지역 현안에도 공동대응하며, 생협 등 거점 공간을 활용한 생활형 커뮤니티도 확대되었다(“2015년 마포 로컬리스트 컨퍼런스” 자료집, 2015). 그야말로 주민 주도형 자치가 15년의 역사 안에서 실험되고 만들어진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결코 짧지 않은 풀뿌리 역사 안에서 마포 지역은 큰 현안들로 여러 차례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1년 성미산 지키기운동-2009년 홍대 두리반 철거 반대 문화예술인 결집-2010년 마포지역 선거 공동대응-2013년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2015년 젠트리피케이션 공동대응 등의 지역 현안에 머리를 맞대며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 과정에서 마포구 풀뿌리 활동의 저력은 켜켜이 쌓이고 있다.


로컬리티(locality)’의 힘

지역 활동으로 관계 맺은 사람들을 아우를 말이 없을까 고심하다 ‘로컬리스트’란 용어를 차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실에서는 기존의 풀뿌리운동이나 공동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지역 활동과 사람들이 생겨나 고민하던 중 미국의 ‘Be a localist!(로컬리스트가 되자)’ 캠페인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에 내건 로컬리티, 로컬리스트 등의 외래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로컬리티를 주제로 인문학 연구를 10여년 지속한 차철욱 교수도 ‘로컬리티’ 개념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한다. 연구자의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다양했다고 하니, 어쩌면 지역의 대표 개념으로 합의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차 교수는 ‘로컬리티’의 유용성을 거든다. 그는 중앙과 지방 혹은 지역이라는 수직적 위계 구도와 다르게 ‘로컬리티’는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삶터로써 지역과 그 안의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 가치를 찾아주는 데 유용하다고 밝혔다.

마포 지역 내 활동가들의 이러저러한 고민도 ‘지역’에 천착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역은 각자의 활동무대이자, 발 딛고 사는 삶터이자, 관계망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스스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할 재주는 있는지, 먹고 살 수는 있을지를 고민하며 지속가능한 사회의 크고 작은 실험들을 펼쳐야 한다는 무게감마저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높은 임대료와 치솟는 전세가로 떠돌아다녀야 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점점 흐릿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크지도 않은 구 단위 지역에서 주민들이 주도한 이번 공론장은 나와 우리의 요구를 말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장’으로서, 지역의 필요성에 다시금 눈뜨게 하는 중요한 시도였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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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30                                                                                       배지영 / 새사연 회원


[새사연_이슈진단]독일 하노버시 마더센터 탐방_배지영(20151030).pdf




* 본 연구는 <2015 마을살이 작은연구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한국형 ‘마더센터’의 성장 가능성 탐색”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필자 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회원이자 독일 오스나브뤼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배지영 연구자의 도움으로 현지 마더센터 탐방 및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원래 오스나브뤼크(Osnabrueck) 마더센터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일정이 여의치 않아 다른 센터를 물색했다. 마침 독일의 대도시 중 하나인 하노버(Hannover)시에 30년 역사를 지닌 마더센터와 연락이 닿아 센터 대표와 인터뷰가 성사되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독일 마더센터의 모습을 보고 듣게 된 점은 본 연구와 마더센터를 만들려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30년 역사, 하노버시 마더센터 방문

인터뷰를 위해 마더센터를 방문한 날은 독일 날씨가 으레 그렇듯 비가 내리는 싸늘한 날씨였다. 초행길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을 나섰고, 생각보다 30분 일찍 마더센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걸 중시하는 독일 문화라, 잠시 밖에서 원고에 필요한 사진을 찍으며 기다릴 생각이었다. 주거지에 자리한 마더센터는 건물 입구로 들어가면 사각형 모양의 집들이 모여 있고, 건물들이 마주한 내부에 작은 정원이 있다.

약속시간보다 좀 이른 시간이라 추운 날씨에도 정원이 있는 건물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한 여성이 손을 흔들며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였다. 너무 기쁜 마음에 마더센터 사무실 입구로 걸어갔더니, 그녀는 ‘이런 추운날 밖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녀가 바로 마더센터 대표인 하이케 아이켈베르그-보테(Heike Eickelberg-Bothe)였다. 마더센터에서 27년간 활동한 하이케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온 당사자로, 마음도 따뜻하고 열정도 가득했다.

센터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은 마치 공동 거실 같았다. 넓은 공간에 넓은 책상(식탁 용도로도 사용),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늦은 아침식사를 나누는 두 명의 여성과 함께 사무실에서 한 시간 반 동안 하노버시 마더센터의 지난 30여 년의 역사를 여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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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발

하노버시 마더센터는 1985년에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추운 겨울 아이들과 함께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만날 공간을 찾을 요량이었다. 그때 마침 마더센터 설립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타 도시에 세워진 센터의 설립 과정을 조사하게 되었다. 하노버시에도 마더센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신념으로 우선은 사비를 모아 센터로 사용할 집을 임대했다. 설립자들은 어디에서 운영 지원을 받을지도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각자 출연금을 내고, 참여자들이 낸 돈과 후원금으로 운영했다. 다행히 이후에 하노버시 및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에서도 운영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집세와 전기세 및 각종 세금만 충당할 수 있는 지원금 정도였다.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주된 활동은 요리다. 아침과 점심식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오후에는 커피시간도 가졌다. 설립 초기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정에서 육아만 하고 있던 터라 센터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고, 각자 준비한 음식을 가져오기도 했다. 센터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도 열었다. 여성들이 뭔가를 하기 위해 남편이 집에 오기만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잦은 모임을 계기로 서로의 삶을 나누면서, 많은 남성들이 여성이 집밖에서 활동하는 걸 원치 않고, 이를 방해하기도 한다는 사실도 공유하게 되었다.

여성들이 마더센터에 모이면서 많은 변화가 일었다. 여성들 스스로가 남편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존재임을 알리는 등 기존 통념도 바꿔놓았다. 1980년대 독일에서는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한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 활동으로 마더센터는 여성들의 관심사에 맞춰 강좌를 열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재정 자립까지 발로 뛴 4년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설립자들은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는 일을 먼저 했다.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무작정 정치인을 찾아가 마더센터의 설립 목적과 활동 등을 소개하면서 한명씩 설득해갔다. 그렇게 발로 뛰며 노력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 결과 하노버시가 센터에 매해 정기적으로 재정지원을 시작했고,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해 센터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높여갔다.

 

물론 처음에 개인들이 낸 돈으로 운영하던 것보다는 큰 발전이었죠. 1990년 당시 시로부터 받은 1년 예산은 5000~6000마르크(유로화 이전의 독일 화폐)였어요차츰 예산 지원이 확대되어 7000마르크까지 되긴 했죠그럼에도 이 지원은 공간 운영을 위한 비용 정도밖에 되지 못했어요여전히 다른 활동을 위한 운영비는 자체적으로 모아야 했죠.”

 

그러다가 마더센터는 정부와 EU의 협력으로 진행하는 ‘여러 세대의 집 (Mehrgenerationshaus)’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EU의 협력은 2013년까지 이루어졌고, 이후에는 독일 가족부의 프로젝트 사업으로 진행되었다. 이 사업 지원을 통해서 1년에 약 4만유로(한화 약5천만 원) 정도의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운영비의 절반은 인건비로, 마더센터 대표자가 시간제로 일하면서 받는 급여다. 나머지 절반은 운영비로 사용한다. 이렇게 마더센터의 재정은 차츰 해결되어 가고, 동시에 사회적 위상도 확대되었다.

 

마더센터가 여러 세대의 집’ 사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재정적 자립을 위해서였어요그렇다고 이 사업이 완전히 새로운 활동은 아니었죠. 1989년 센터 차원에서 해오던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활동이 정부가 주체하는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더불어 센터의 재정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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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센터를 운영하는데 정부 지원 운영비 이외의 모든 것들은 자발적인 참여로 해결한다.

 

대표자인 저만 시간제로 일하며 임금을 받아요앞서 말한 대로 4만유로의 절반인 2만유로가 운영비로 확보되어 있어요정부 지원금으로 해결하는 집세 및 각종 세금을 제외하고는 활동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댈 수밖에 없고그 외 비용은 자급자족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마더센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회비는 받지 않는다. 센터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득이 낮은 취약 계층인데다 센터의 존립 목적이 그들을 돕는데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센터를 방문한다. 성별이나 연령, 자녀의 유무와 상관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온다. 예를 들면, 이력서를 쓰는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도 센터를 방문해 자원 활동가의 도움으로 이력서를 쓰기도 한다. 집을 구하기 어려운 이들도 오면 돕는다. 부부 문제가 있거나,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센터를 들른다. 마더센터에서는 각자의 어려움을 꺼낼 수 있고, 같이 고민하면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아침엔 타인, 점심엔 친구, 저녁엔 가족’이 되는 활동

하노버시 마더센터는 ‘아침엔 타인, 점심엔 친구 그리고 저녁엔 가족’이 되는 센터(Morgens Fremde, mittags Freunde, abends ein Zweck der Familie)라는 기치로 시작되었다. 주요 활동은 2007년부터 독일정부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산하의 ‘여러 세대의 집(Mehrgenerationenhaus)’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면서, 하노버시의 많은 사람들(나이가 다른 여러 세대 및 다양한 사회 계층)을 지원하게 되었다. 주로 세대의 통합(아동, 청소년, 성인 그리고 노년층, 특히 젊은 노년층과 도움이 필요한 노년층), 세대를 통합하는 프로그램, 아동돌봄 서비스, 자원봉사 활동을 통한 사회적 유대 형성, 지역사회에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 지역사회 경제와 연대 활동, 카페나 간이식당을 통한 만남의 장소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센터가 지속하는 일 중의 하나가 아침식사 서비스다. 또 매 해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 사업 신청서를 가족부에 제출하는 일도 한다. 만일 센터가 정부 사업 지원을 받지 않으면 운영을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주된 사업은 ‘여러 세대의 집’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밖의 활동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에요어떤 활동과 사업을 계획하면 많은 일들을 다른 활동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해야 되거든요저는 이미 여러 세대의 집’ 사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어서 현실적으로 다른 활동에 집중할 여유가 없긴 해요.”

 

시기마다 새로운 관심사가 생기면 참여와 조직화가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주된 관심사 중의 하나는 난민이다. 센터도 난민들이 지역사회에 안정된 생활을 찾도록 다양한 가능성을 살피고 준비하고 있다. 다른 단체와 연대한 지원 체계도 고민하고 있다. 그 첫 걸음으로 난민들이 머물 집이나 공간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공간이 마련된다면 난민들을 위한 독일어 수업, 아이들의 놀 공간, 지역사회와의 교류 등을 마련해 도우려고 한다. 센터가 할 수 없는 일들은 타 단체와 협력해 연결해준다.

아동돌봄서비스는 여전히 제공하고 있으나, 지금은 많이 줄었다. 예전에 센터에서 15명의 아이들을 돌보려고 했으나, 센터 공간이 법적으로 10명의 아이들만을 수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역 유치원과 연대해서 15명의 아이들을 그곳에 보냈고, 지금도 아이들이 이용한다. 현재 센터가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는 없지만, 많은 여성들이 아동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면 다시 제공하고 싶다. 그러나 요즘 들어 아동돌봄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다.

 

* 표와 그림을 포함한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연구보고서 다운 받기’ 배너를 클릭해주세요.hwbanner_610x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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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6                                                                                                  강세진/새사연 이사


[새사연_이슈진단]공동체주택;도시재생,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활성화의기반_강세진(20141216).pdf


저물어 가는 택지개발과 뉴타운의 시대 ▷ 주택가격이 공식적으로 조사되어 공표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주택매매가격이 변동되는 추이를 살펴보면 외환위기의 영향이 짙었던 시기(1997~2001년)를 전후로 흥미로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림1의 실질주택매매가격(주황색 선)의 추세를 보면 외환위기 이전인 1990년대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즉 물가의 오름세에 비해 주택매매가격의 오름세가 낮았던 의미 있는 시기였다. 이렇게 주택매매가격이 안정된 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겠으나 <토지공개념>이라는 정책기조 아래 1980년대 후반부터 토지과다보유세, 종합토지세, 공시지가제도와 같은 규제가 도입되고 <주택 200만 호 건설>이 본격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대도시 주변에 분당, 일산과 같은 대규모 외곽신도시가 건설되는 이른바 <택지개발>의 시대였다. 이러한 택지개발은 교통비용과 에너지소비 증가라는 또 다른 도시문제의 원인이기도 했지만 1990년대 전반에 걸친 주택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반면에 외환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01년 이후의 실질주택매매가격은 2003년까지 급격하게 증가하다가 이후에는 다소의 부침이 있지만 1990년대의 변화폭에 비하면 큰 변동이 없는 편이다. 2007년 실질주택건설수주액이 사상최대인 63조원에 이를 정도이므로 1990년대에 비해서 2003년 이후의 주택공급량은 오히려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주택공급량이 늘었음에도 1990년대와 달리 실질주택매매가격이 감소되지 않은 것은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토지공개념제도가 완화되고 양도소득세면제, 아파트분양가자율화와 같은 부동산경기활성화대책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이후 10여 차례에 이르는 부동산시장안정화대책과 대규모 국민임대주택 공급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가격이 낮아지지 않은 것은 1990년대의 주택공급이 택지개발을 통한 신규주택 공급이었던 것에 비해 2000년대에는 대도시의 기성시가지에서 주택재개발사업, 주택재건축사업 등을 통해 기존 주택을 허물고 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있던 집을 부수고 다시 집을 지으면 당연히 집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강세진(2014), “주택시장동향분석(2) : 매점된 주택의 비극 <끝없는 전세가 상승>,” 이슈진단(75),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2000년대 중반부터는 높은 주거비용을 야기하는 도시재개발의 광풍이 <뉴타운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휩쓴다. 2000년대는 <재개발의 시대> 더 나아가 <뉴타운의 시대>였다.

시민들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재개발사업에 뛰어든 것은 당연히 집값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2000년대에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와 같은 요인들에 의해서 주택매매가격이 조금 내리면 ‘이제 가격이 바닥을 찍었으니 주택을 살 때’라는 주택건설업체들의 광고가 도배되면서 다시 주택매매가격이 조금 오르는 식의 흐름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주택은 고가의 재화이다. 주택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주택의 실수요자 계층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택 실수요자의 경제적 역량에 맞게 주택가격이 낮아지지 않으면 시장이 정체되는 것은 당연하다. 강세진(2014), “값이 떨어져야 시장이 살아난다,” 이슈진단(65),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2008년 이후의 주택건설수주액 감소와 주택매매가격의 정체가 나타나는 요인은 세계경제위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2000년대, <뉴타운의 시대>에 너도 나도 비싼 주택의 유혹에 넘어간 결과이다. 그리고 이런 심리를 이용하여 주택가격을 부추긴 주택산업계의 자승자박인 셈이다.

도시재생의 시대 ▷ 아파트를 지으면 불티나게 팔리던 시기에는 머지않아 대도시의 모든 기성시가지가 재개발을 통해서 새로 지은 깨끗한 아파트단지로 변모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바람이 헛된 것이었음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뉴타운사업지구가 곳곳에 지정될 때는 도시 내에 단독주택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것이 큰 걱정이었지만 지금은 점점 낡아가는 주거지를 어떻게 정비해야 할 것인지가 큰 걱정이다. 비싼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니 사업성이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주택재개발사업의 추진을 더 이상 바라지 않게 되었다. 뉴타운사업을 통해서 고급 아파트단지로의 변모를 꿈꾸던 많은 주거지들이 이제는 그냥 노후주거지가 된 것이다. 이런 노후주거지들을 재생하는 것이, 서구의 많은 국가들이 겪었던 것처럼, 큰 과제인 <도시재생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뉴타운의 시대>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주택가격만 남기고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2013년 6월 4일, 수 년 간의 논의를 거쳐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입법취지는 다음과 같다.


전체 인구의 91퍼센트와 각종 산업기반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의 주거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환경을 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재생하는 것이 국가경제 성장과 사회적 통합의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는데 필수불가결 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로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각종 물리적ㆍ비물리적 사업을 시민의 관심과 의견을 반영하여 체계적ㆍ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바, 이 법을 제정함으로써 계획적이고 종합적인 도시재생 추진체제를 구축하고, 물리적ㆍ비물리적 지원을 통해 민간과 정부의 관련 사업들이 실질적인 도시재생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속적 경제성장 및 사회적 통합을 유도하고 도시문화의 품격을 제고하는 등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려는 것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문>


특별법에 담겨있는 주요내용은 ①도시재생을 종합적ㆍ계획적ㆍ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국가도시재생기본방침을 10년마다 수립하고<제4조>, ②도시재생을 지원하기 위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각 지자체에 설치하며<제11조>, ③도시재생전략계획을 수립하여 광역적인 도시재생의 틀을 갖추고<제12조>, ④구체적인 도시재생의 추진을 위한 도시재생활성화계획과 근린재생형 활성화계획을 수립한다<제19조>는 것이다.

도시재생의 주요 전략 마을공동체 ▷ 특별법 제4조에 따라 수립된, 2014~2023년 사이의 도시재생에 대한 기본지침인 <국가도시재생기본방침>(이하 기본방침)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민역량 강화 및 공동체 활성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도시의 일부분이 아닌 전반적인 쇠퇴문제에 공공의 역량만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시민들이 직접 도시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역량 있는 주민’을 육성하고 ‘참여하는 주민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이 기본방침이 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2013), 국가도시재생기본방침 

이어서 도시재생의 추진전략을 살펴보면 ‘지역․주민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계획수립과 사업시행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몫으로 두고, 국가는 재정지원․제도개선 등을 통한 포괄적 지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상황을 잘 아는 주민, 민간단체, 기업,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조체계를 이루어, 지역자원에 기반한 자율적 재생을 추진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공공정책에서는 단순히 수혜자에 머물렀던 주민이 도시재생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기본방침에 기술된 주민의 역할을 다음과 같다.


주민은 도시재생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역 자원을 새롭게 발굴하고,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사업 시행과 이후 운영․유지관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방자치단체․정부․민간투자자 및 기업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물론 주민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고 도시재생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본방침에 기술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주민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도시재생전략계획과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다. 이 과정에서 부서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협업함으로써, 다양한 사업들이 목표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리하고 도시재생사업의 각 참여 주체간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한다. 또한, 도시재생특별회계를 설치하는 등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건축규제 완화 특례의 부여, 주민교육과 전문가 파견 등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촉진한다.


지역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의 실현을 위해 국가는 관계 법령을 정비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다음은 공동체 기반의 도시재생을 위해서 국가가 중점적으로 시행해야 할 시책들이다.


주민참여형 도시계획의 제도화 ▷ 주민이 스스로 도시재생 등 마을 현안을 도출․제시하고, 해결하기 위한 마을 단위 재생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이를 도시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한다. 도시 내부에 다양한 계층의 주거기능 확보 ▷ 신혼부부․대학생․청년 등을 위한 임대주택과 1~2인 가구, 노인 등을 위한 주택을 도시 내 교통이 편리한 지역 위주로 공급하도록 하여 도시 내부의 주거기능을 강화한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및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주택개량 등을 시행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 법인을 육성한다. 사회적 경제 법인에 대한 재정지원과 대출보증 등 지원제도를 발굴․지원하고, 지역 사회적 경제법인의 공동브랜드 사업화, 공익광고 등 미디어 홍보, 대기업과 지역 사회적 법인을 연결해 주는 캠페인 등을 전개한다.


안정적 마을공동체를 위한 공동체주택 ▷ 도시쇠퇴 문제를 우리보다 일찍 경험한 서구의 사례를 살펴보면 도시재생은 단순히 도로나 공원과 같은 공공시설을 확충한다거나 낡은 주택을 개선한다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정적인 지역공동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도시재생이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의미의 도시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문제는 사회적 경제의 기반이 되는 지역 공동체의 자본을 형성하는 것이다. 공공의 재정지원을 통해서 간신히 버티는 상황에서 공동체 기반의,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시 내부에 다양한 계층의 주거기능을 확보>하는 것은 여러 모로 의의가 있다.

일단 주택은 부동산이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가 어렵게 모은 자본을 통해 주택을 마련한다고 해서 소진되는 것이 아니다. 유동자산이 고정자산으로 전환되는 것이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주택사업이 다른 사업에 대해 갖는 차별성이다. 예를 들어 공동구매와 같은 사업은 물품의 소비와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자본이 소진될 수밖에 없다. 물론 주택의 경우에도 건물이 낡아감에 따라 감가상각이라는 비용이 발생하지만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하며 최종적으로 토지는 남는다. 비영리방식으로 운영되는 공동체주택(사회주택)을 개념적으로 표현하면 그림2와 같다.

또한 주택은 그 자체가 편익이다. 일정한 관리만 이뤄지면 장기간에 걸쳐서 주거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다. 이 또한 사업의 유지를 위해서 끊임없이 비용을 투여해야 하는 여타의 사업에 비해서 주택사업이 갖는 장점이다.

부동산이라는 특성과 주택사업의 유지를 위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주택임대사업을 벌이는 사회적 경제주체는 다른 사업을 벌이는 것에 비해서 금융지원을 받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담보능력이 부족하여 금융지원을 포기하는 사회적 경제주체가 많은데 만약 마을공동체가 일정 규모의 공동체주택을 마련할 수만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해당 마을공동체가 꿈꾸는 마을사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여러 주택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 마을이라고 본다면 일정한 규모의 공동체주택이 곧 마을공동체, 지역공동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라고 할 정도의 수효가 되면 그 공동체주택의 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 교육, 문화, 돌봄, 기타 다양한 사업이 창출될 수 있다. 공동체주택의 집합이 사회적 경제의 무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그림3).



공동체주택(협동조합주택) 기반 사회적 경제 마을


지금까지 논의한 경제적 중요성에 더해 공동체주택은 그 자체로써 마을이나 지역 공동체의 안정성을 강화한다. 주민들에게 주거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인 제이콥스는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공동체사업을 통해서 마을의 가치가 향상되게 되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불러오고 그로 인해 마을을 직접 가꾸었던 주민들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마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우려한 적이 있다. 이런 위협에서 주민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 중 하나가 공동체주택일 수 있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동체주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공동체주택은 단순히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면서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지역공동체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고 사회적경제 활성화, 더 나아가 도시재생의 주요 기반이 될 수 있다. 정부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건설경기부양의 매개체로써의 주택이 아니라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활성화, 안정적 공동체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공동체주택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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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4 / 08 / 25 강세진/새사연 이사


 새사연 이슈진단 (59) 마을프로젝트의 활성화, '비전문가주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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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정책과 마을

서울특별시는 201381<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등에 관한 조례>(이하 마을지원조례)를 제정하여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체계를 갖추었다. <마을지원조례>에 정의된 개념을 살펴보면 마을이란 주민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경제,문화,환경 등을 공유하는 공간적·사회적 범위를 뜻하고, 마을공동체란 주민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대등한 관계 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자치 공동체를 뜻하며, 마을공동체 만들기란 지역의 전통과 특성을 계승 발전시키고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을 말한다. 정리하자면 마을은 <울타리>, 마을공동체는 마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풀뿌리 민주주의>, 마을공동체 만들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구현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을지원조례>에는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지원활동을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①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5년 단위로 수립

②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시행계획>(이하 시행계획)을 수립하

    여 시행

③ <시행계획>에 따라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지원

④ 마을공동체 만들기 정책에 대한 논의를 위해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위원회> 설치, 운영

⑤ 마을공동체 만들기 정책 집행을 위한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설치, 운영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활동인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마을지원조례 제9).

 

① 주거환경 및 공공시설 개선

② 마을기업 육성

③ 환경경관의 보전 및 개선

④ 마을자원을 활용한 호혜적 협동조합

⑤ 마을공동체 복지증진

⑥ 마을공동체와 관련된 단체기관 지원

⑦ 마을 문화예술 및 역사보전

⑧ 마을학교 운영

⑨ 마을공동체와 관련된 연구, 조사

⑩ 그 밖에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사업

 

지금까지 이루어진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성과에 대해서 서울특별시에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서울특별시, 2014). 

첫째, 주민의 등장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마을과 관련된 공공활동에 주민이 등장하였다는 것이다. 어쩌면 주민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고 공공활동을 독점하던 주체들이 마음을 열었다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3인 이상의 주민이 뜻을 모아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에 신청하도록 한 결과 서울시 실·국 주민제안사업이 2012957, 20132,233건이었으며,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추진한 우리마을프로젝트는 201282, 2013156건이었다. 신청한 주제도 육아, 돌봄, 마을카페, 도서관, 마을축제, 마을미디어, 마을예술창작소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둘째, 마을활동가의 성장이다. 여기에서 활동가란 특별한 대상을 지칭한다기보다 주민의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구태여 의미를 한정짓는다면 공공활동에 <등장>한 주민을 뜻한다고 볼 수도 있다. 단순통계로만 살펴보면 2012년에 선정된 82건의 우리마을프로젝트 중에서 2013년에도 계속해서 진행된 활동은 70건으로써 86%에 이른다. 70건 중에는 작은 모임에서 시작하여 마을기업으로 발전한 경우도 있다. 물론 사업의 활발함과 주체의 성장은 다르지 않겠는가라는 엄격한 잣대도 있을 수 있지만, 일이라는 건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이 활발하고 지속적이라는 건 그 주체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셋째, 주민주도형 공공사업체계의 실험이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공공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요구를 수시로 접수받는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마을사업을 추진하다보면 돌봄, 주거, 경제, 문화 등과 같은 뚜렷한 영역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산항목을 특정하지 않는 포괄예산제를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처지와 사업여건에 따라 현장조사, 상담, 심사, 컨설팅 등 다양한 단계에 맞추어 지원을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마을 전반에 걸친 공공이슈의 발굴과 활동을 위해서는 다양한 주민들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지난 2년 동안의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주민주도형 공공사업체계모델을 구상하고 실현해봤다는 것도 큰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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