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2 / 22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나 홀로 아동' 대책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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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전국 맞벌이가구가 43.5%에 달하고, 그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구가 138만 명이나 된다. 맞벌이 부모들 상당은 돌봄의 공백을 메우려고 자녀들을 사교육 학원에 내맡기고 있다. 하루 몇 시간씩 보호자 없이 지내는 ‘나 홀로 아동’도 전국 100만 명 규모에 달해, 공교육 안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

  

[본  문]

'나 홀로 아동’100만 명
 
신학기 준비로 분주한 요즘, 학령기(초등1~6학년)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초등학생 자녀의 일과가 부모들의 근로시간보다 짧다보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부모들이 대거 휴직을 하거나, 여의치 않은 경우 부모 한쪽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생긴다. 일하는 여성들은 초등학생 시기 자녀 돌봄이 가장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영유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혼여성의 20.3%(197만 명)가 결혼, 임신과 출산, 육아,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통계청, 2012).

그동안 학령기 아동의 돌봄은 공교육 안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영유아기는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종일반, 시간제, 야간반, 24시간 반 등을 도입해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학령기 아동을 둔 전일제 맞벌이가구가 학교 안팎에서 돌봄의 공백 없이 이용할만한 돌봄 서비스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 전국 대다수 초등학교에서 돌봄 교실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 아동 수는 많지 않다. 방과 후 돌봄 교실에 참여하는 학생은 2012년 현재 15.9만 명으로 전체의 5.4%에 불과하다. 저소득층과 맞벌이를 위해 이른 아침과 저녁 돌봄 교실까지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 학교의 24%로 이용 아동은 전체의 0.74%로 극소수다. 실질적으로 저소득층과 맞벌이가구를 지원할 ‘엄마 품 온종일 돌봄’(운영시간 6시30분부터 저녁 10시)은 올해 전국 3000교실 확대계획에 그쳐, 필요한 수요에 비해 그 수가 절대적으로 빈약하다. 전국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구는 138만 명(2005년 인구총조사로 추정, 김영란?황정임, 2011)으로, 현재 여러 가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30만 여명에 감안하더라도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

중고등학생과 달리 초등학생 시기는 여전히 보호와 안전을 위해 돌봄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지낼 경우 안전이나 심리적 안정의 문제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나 홀로 아동’이 전국적으로 97만 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체 초등학생의 1/3에 해당될 정도로 큰 규모다.

 ‘나 홀로 아동’은 하루에 1시간 이상 혼자 또는 초등학생 이하의 아동끼리만 집에 있는 13세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을 이르는 용어로, 그야말로 ‘자기보호아동’인 셈이다. 이들 아동은 하루에 3~5시간 보호자 없이 지내는 경우가 24.2%이며, 5시간이상도 23.5%에 달해 장시간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학령기 아동들은 기본적인 안전에 둔감하고, ‘자기보호아동’은 부모의 보호 아래 있는 아동에 비해 폭력물에 노출되거나, 폭력피해 경험도 많은 것으로 조사된다(여성가족부, 2011). 

정부의 ‘자녀 돌봄 서비스’ 정책 평가

현재 정부의 3개 부처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학령기 아동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학교 안에서는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해 현재 전국 학교 대부분이 방과 후 학교의 체계 안에서 방과 후 학교를 시행하고 있으며, 돌봄 서비스의 일환으로 ‘초등 돌봄 교실’과 ‘엄마 품 온종일 돌봄 교실’이 확대되고 있다. 학교 밖에서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영유아보육시설을 이용한 방과후보육과 저소득 자녀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아이돌보미 사업을 통해 어린 자녀들의 등하원이나 급?간식 등 시간제 보육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자녀 돌봄 서비스는 교과학습이나 특기적성 프로그램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 대상은 저소득층과 맞벌이 자녀들이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의 주된 대상자인 저소득층이나 맞벌이가 이용할 만큼 충분한 인프라가 없어, 저소득 일부 자녀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비용 부담이 큰 사교육 학원이나 조부모나 친인척 돌봄, 사교육 학원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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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이명박 정부 5년간 노동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가운데 규모 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보건·복지서비스 노동자의 급팽창이다. 전체 종사자가 74만명에서 140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동안 4대강 사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은 7만명이 순감소했고, 제조업도 9만명 정도만 늘어나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폭발적 팽창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라고 부르는 21세기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단 5년 만에 두 배의 일자리 증가라니.

과연 경제위기와 보편복지의 분출은 복지서비스 종사자, 특히 노동자를 거의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한 것이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국민들의 복지서비스도 늘고 동시에 복지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도 폭발했으니 말이다. 그동안 진보가 복지를 늘리라고 정부를 압박하면서 줄기차게 주장했던 이중의 효과(복지와 일자리 증가)가 액면 그대로 실행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복지서비스가 늘어나는 방식이 공적 인프라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었다. 보육이나 요양 등의 분야 민간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게 방치한 상황에서 정부가 복지서비스 이용 시민들에게 바우처 형식으로 현금을 지원해 주는 정책을 폈다. 통계청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노인요양 복지시설은 2007년 900개에서 2011년 3천개 이상으로 3배 이상 팽창했다. 보육시설도 같은 기간 2만4천개에서 3만4천개로 급증했는데 대부분이 영세 민간업체였다. 이에 따라 노인요양 복지시설 종사자는 같은 기간 120% 증가했고, 보육시설 종사자는 52% 늘어났다.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겼는가. 양적인 복지인프라는 사적부문 중심으로 팽창했고 정부 재정지원도 늘어났지만, 복지서비스 질은 개선되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복지서비스 노동자들은 1천700만 노동자들 가운데 가장 나쁜 노동환경에서 노동권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비율이 69%에서 55%로 격차가 급격하게 확대된 유일한 분야가 복지서비스 분야다. 이명박 집권기간 동안 비정규직의 임금 절대액수가 하락한 유일한 분야도 다름 아닌 보건·복지서비스 분야다. 신자유주의 유연 노동시장은 이렇게 복지서비스 분야에서 또 하나의 거대한 주변 노동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노동시장 왜곡이 건설 분야가 아니라 보건·복지서비스 분야라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가장 진보적인 해법은 사적 복지서비스 업체의 난립을 억제하고 공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동시에 정부 복지정책도 현금지원 방식보다는 공적 인프라 확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공적 인프라의 구체적 구현방법이 국공립인가 아니면 사회적 협동조합과 같은 지역공동체 방식인가 정도의 고려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국민들도 공공어린이집을 선호하는 등 공적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지지는 높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의 난제가 있다. 이미 들어선 사적서비스 업체들을 어찌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수만 개의 사립 보육시설을 포함해 상황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계속 이들에게 현금지원을 할 것인지, 또는 경영이 쉽지 않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점차 공적소유 경영구조로 이전을 유도할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의 사적업체 난립을 억제하면서 공적 인프라 확충을 직접 시도할 것인지 현실적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복지서비스에서 급팽창하고, 대부분 여성·비정규직인 이들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그들에 의해 불가피하게 공급될 낮은 복지서비스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둘은 매우 긴밀한 상관관계에 있다. 그러면 복지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노동복지를 보장하면서도, 동시에 이들에 의해 제공되는 복지서비스의 질을 올리는 선순환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그 열쇠는 복지서비스 노동자들 자신이 쥐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들이 스스로 노동권을 회복시켜 나가고 노동환경을 개선해 나가되, 그것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에게 좋은 복지서비스를 위하여’ 단결해 가는 것이다. 사업체당 평균 10명도 안 되는 복지서비스 산업구조의 특성상 사업장별 조직화는 처음부터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다. 청년유니온과 유사하게 사업장을 뛰어넘어 지역별로 노동자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지자체 및 지역단위 사용자집단과 노동권 및 좋은 복지서비스 제공에 대해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 이 점에서 볼 때 앞으로 5년 동안 우리 사회의 보편복지 발전은 복지서비스 노동자에게 상당부분 좌우될 것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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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2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성장과 분배의 관계 다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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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잡나?

2. 불평등이 성장의 지속성에 주는 영향은?

3. 불평등 완화와 성장을 함께 이끌 정책들

 

[본 문]


1. 박근혜 정부,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잡나?

  대표적인 시장주의자인 경제 부총리를 포함하여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이 면모를 드러내고 국정과제가 발표되면서 나오고 있는 공통적인 비판은 ‘시작부터 경제 민주화의 실종’이다. 이미 지난 대선 선거운동 후반기부터 ‘경제 민주화냐 성장이냐’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위기를 핑계로 경제 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으로 기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경제 민주화 없이 박근혜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부동산 경기부양을 통해서? 수출 대기업을 지원해서? 금융 규제완화로 신용창출을 통해서? 과거의 성장 기제로 작동하던 이런 방식들은 이제 불가능해진 것이 아닌가? 그럼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경제 민주화라고 하는 과제들은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사실 불평등 문제와 관련이 있다. 2011년 월가점령 운동이후 글로벌 이슈로 부각된 문제가 99%의 불평등 문제다. 더욱이 현재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는 핵심 요인이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수요제약이라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단지 불평의 심화 정도에 대한 분석에 머무르지 않고, 불평등과 경제위기, 소득 불평등과 가계 부채의 관계, 불평등과 소비의 관계, 그리고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에 대한 의제로 넓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불평등과 성장의 관계 문제는 불평등 문제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던 아서 오쿤(Arthur M. Okun) 같은 1960대의 경제학자들은 사회가 평등과 성장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오랜 동안 고속 성장을 위해 일정한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한국의 선성장 후분배 논리도 그런 맥락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좀 다른 것 같다. 예를 들어, 세계은행 경제학자인 브랑코 밀라노빅(Branko Milanovic)은 현대사회에서 보편적인 고등교육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어왔는데, 사회가 상대적으로 균등한 소득분배를 이루어야 교육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고, 그래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 불평등이 성장 지속성에 주는 영향은?

 그리고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은 빈부격차를 좁히는 사회는 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이 보고서의 저자이기도 한 국제통화기금 경제학자 오스트리(Jonathan D. Ostry)에 의하면, 현재 미국 소득격차 추세로 보면 앞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1960년대의 1/3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경기 활황은 4.8년 동안 지속되었는데 이는 앞으로 점점 더 줄어들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경기활황은 불평등이 큰 사회에서 금방 수그러드는데, 그것은 불평등한 사회가 금융위기와 정치적 불안정성 양쪽에서 모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국가들은 외부 충격이 가해졌을 때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굵직한 정책들을 합의해내지 못하고 쉽게 교착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국제통화기금 전 수석경제학자 라잔(Raghuram G. Rajan)은, 경제적으로 격차가 큰 사회의 정치적 시스템은 극단화되며 지금 워싱턴이 그런 것처럼 일종의 제로섬 게임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를 점점 어렵게 하고, 다시 성장을 점점 어렵게 만든다.”“제기되는 어떤 해법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개하는 2011년 국제통화기금 스탭 토론 노트인 “불평등과 지속 불가능한 성장: 동전의 양면인가?(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는 불평등 완화가 경제 성장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논문이다.  

우선 논문은 경제성장이라는 것이 시작하기는 쉽지만 지속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고, 단기적인 성장과 침체를 불평등과 연계시키기 보다는 최소 8년 이상의 장기 지속적인 성장세에 불평등 정도가 주는 영향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림 1]이 예시하는 것처럼, 직관적으로 보아도 불평등과 성장이 반비례 관계에 있음을, 다시 말해 불평등 정도가 커질수록 경제 성장 지속기간이 짧아진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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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출범 앞둔 박근혜 정부,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 하라. 

며칠 후면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지난해 경제가 2.0% 저성장 늪에 빠진데 이어 올해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집권 첫해를 시작하는 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같은 정당이면서도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해왔고 경제 정책도 경제 민주화를 모토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와 경제정책 면에서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명하게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박근혜 정부가 바로잡고, 주력해야 할 경제정책의 시작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 산업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논문 “한국경제의 가계 기업간 소득성장 불균형 문제”(2012)는 이명박 정부 정책의 단면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지독히 ‘친 기업적 결과’를 초래한 ‘친 기업적 정책’ 

논문은 외환위기 이후, 특히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가처분 소득이 이례적으로 비약적인 증가를 했지만, 가계의 소득은 경제성장률을 훨씬 밑도는 성장밖에 하지 못한 점이 이명박 정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은 대침체의 경제위기 시기여서 통상 기업 소득이 크게 떨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오히려 기업소득이 훨씬 크게 증가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00~10년 사이 가계소득 대비 기업소득 비율이 OECD국가 가운데에서 헝가리를 제외하고 가장 클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논문은 “기업 부문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임금 등으로 가계에 충분히 환류하지 못한데다 자영부문이 침체하고 여기에 조세나 준조세를 통한 2차 분배도 가계보다는 기업에 유리하게 작동한데 따른 결과”라고 요약했다. ▶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한 기업의 임금비용 절감과 노동자의 임금 몫 감소, ▶ 감세효과의 대기업 편중적 수혜, 그리고 ▶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생계형 자영업의 경쟁격화와 유통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인한 시장 잠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친 기업적인 성장전략’이 낙수효과를 통한 성장 과실의 공유가 아니라 반대로 철저한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친 기업 정책의 결과가 기업소득의 극적인 증가와 가계소득의 정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지극히 친 기업적 결과를 낳았다고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게 ‘친 노동 정책’을 요구하면 무리일까?  

“친기업적 정책 중심의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가계. 노동. 자영 부문에 대한 배려를 늘리는 정책 전환이 요청”된다고 논문은 제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노동권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 유연 노동시장에 규제를 시작하여 추락하는 노동소득 분배율을 반전시켜야 한다. 기업소득 성장이 아니라 가계소득 성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친 기업 정책이 아니라 친 노동정책에 의해 뒷받침 될 것이다.  

또한 대기업으로부터 중소상인의 상권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을 통해 조세를 통한 기업과 가계의 격차를 완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양극화와 격차의 진원지가 기업과 가계 사이의 격차라는 사실은 법인세 증세가 왜 우리나라에서 특히 필요한 것인지를 간명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보수적인 박근혜 정부에게 이명박 정권의 ‘친 기업 정책’을 버리고 ‘친 노동 정책’으로 접근하라는 요구를 하면 무리인가? 문제는 보수정권이라 하더라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질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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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1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주민들의 건물 공동소유로 높은 임대료 극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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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동네에서 작은 되살림 가게를 하는 청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되살림 가게란 기증받은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우리 동네의 가게는 중고물품 외에도 친환경 제품이나 동네 주민이 직접 만든 제품들을 판매한다. 가게에서 다양한 강좌나 강연도 주최하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 청소년을 후원하기도 한다. 동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며 시작했지만 몇 달째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건물 임대료라고 했다. 인건비야 본인이 좀 덜 받으면서라도 줄일 수 있지만 임대료는 그럴 수도 없어서, 한 달 살림을 꾸릴 때 가장 먼저 마련해두어야 할 비용이라고 했다. 이런 사정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조직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소수 정당 등 지역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이다. 높은 집값, 땅값, 전세 값이 젊은 세대들의 결혼과 독립만 늦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씨앗들이 자라나는데도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 되살림 가게의 청년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게나 단체들이 함께 돈을 모아 건물을 사버리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 같다고 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영국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에서는 지방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공간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구매하여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리즈시의 마을 헤딩리에서는 시의회 소유의 낡은 학교 건물을 지역 주민들이 사들였다. 그리고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지역의 예술가와 기업을 위해 공간을 제공하는 센터로 만들었다. 1000명의 주민들이 각각 5파운드(약 8400원)씩 출자금을 내어 헤딩리개발신탁을 설립한 후,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였다.  

영국에서는 이를 자산관리 혹은 자산이전이라 부른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민간이 소유한 토지나 건물을 개발신탁에서 싼 가격에 매입하거나 대여해서 수익사업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토지나 건물을 활용하고 여기서 창출되는 수익을 지역 주민의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 정권인 노동당 정부가 ‘자산을 일하게 만들기’라는 차원에서 강력하게 지지했던 정책이며. 현 정권인 보수당 정부도 2011년 ‘지역주권법(Localism Act)’을 제정하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역주권법은 공공소유의 토지나 건물을 매각할 때 지역공동체가 먼저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고 있다. 또한 영국 사회적 투자사업 펀드 등은 토지나 건물의 공동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헤딩리개발신탁의 대표는 주민들의 출자금을 통해 자본 마련을 수월히 할 수 있음은 물론이며, 이 과정을 통해 헤딩리개발신탁은 명실상부한 주민들의 대표조직이 될 수 있었고, 주민들 또한 이렇게 마련된 건물에 더 많은 소속감과 애착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으로 주의할 점도 있는데, 실제로는 주민들을 대표하지 못하는 조직이 이런 제도를 악용하여 건물을 구매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 보다 더 근본적인 어려움은 주민들이 스스로를 건물의 주인이라고 느끼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며, 운영과정에서 주민들 모두에게 책임과 권리가 동등하게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건물의 공동체 소유
(Community ownership of public buildings)

 

2013년 1월 17일
가디언(Guardian)
앤드류 비비(Andrew Bibby)
 

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공공건물의 관리를 협동조합에 위탁하고, 지방 정부는 운영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돕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지역 의회에서 공동체로의 ‘자산 이전(asset transfer)’은 지난 노동당 정부가 2007년 ‘자산을 일하게 만들기(Making Assets Work)’라는 보고서를 통해 강조했던 정책이며, 현재의 (보수당) 정부로부터도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공동체를 통해 단지 돈을 모으는 것뿐 아니라, 공동체의 의지와 창조력을 통해 공공건물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  

리즈(Leeds)시의 마을 헤딩리(Headingley)에서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리즈 시 의회에서도 방치해두었던 오래된 학교가 변화했다. 허트(Heart)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를 위한 편의시설과 카페를 갖춘 현대적이고 산뜻한 예술 및 기업 센터로 거듭난 것이다. 최근 로칼리티(Locality, 토지와 건물의 공공소유를 주장하는 런던의 시민단체)가 주최한 공동체 소유의 시민 건물에 관한 토론회에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헵덴 브릿지(Hebden Bridge)의 작은 마을 페닌(Pennine)과 리버풀(Liverpool)의 마을 톡스테스(Toxteth)에서도 공동체가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두 마을에서는 버려져있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마을회관을 이제 마을 공동체가 소유하고 관리한다.  

허트의 모기업인 헤딩리개발신탁(Headingley Development Trust)의 회장 레슬리 제프리(Lesley Jeffries)는 낡은 학교의 소유권을 시의회로부터 가져오기까지 힘겨운 5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헤딩리개발신탁은 로칼리티와 코오퍼러티브스 유케이(Cooperatives UK, 영국 최대의 생활협동조합)에 모두 속해 있으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마을 공동체의 다양한 분야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는 1000명의 회원이 있으며 각각 5파운드의 회비를 낸다. 이를 통해 마을 사람들이 허트의 존재를 (더 강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제프리는 말한다. “회원 조직이 된다는 것은 강력한 소속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람들은 지방 정부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지는 않는다.” 

또한 그녀는 헤딩리개발신탁이 헤딩리 주민들에게 공동체로서의 자부심을 일깨운다고 말한다. 한 때 헤딩리에서는 다양한 (외부) 사람들이 토지와 건물을 소유했다. 이는 반사회적 행태의 증가로 이어졌다. “헤딩리는 고비를 넘어섰다. 아직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마을에 기쁨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 살기 좋은 곳이 되고 있다.” 라고 그녀는 말한다.  

재산세에 부담을 느끼는 일부 지방 의회들에서는 이런 흐름에 우호적이기도 했지만, 대체로성공적인 자산 이전을 가능하게 했던 힘은 공동체 바닥에서부터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자원이 부족하지만 신뢰는 돈독한 공동체의 사람들 스스로가 문제가 되는 건물의 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또 있다. 19세기 후반에 발달한 지방 정부는 공공건물의 소유권에 대해 민주주의적인 메커니즘을 제공했다. 헤딩리에서 만들어진 공동체 협동조합을 통한 공동체 소유제도가 (건물에 대한) 민주주의적 책임을 구성원 모두에게 똑같이 적절하게 나눠줄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자산 이전과 관련하여 로칼리티의 수석 관리자인 안네마리 네일러(Annemarie Naylor)는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그녀는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을 대표하지 못하는 일부 세력에 의해 공공 건물이 관리될 때 발생하는 문제를 알고 있다. 때문에 그녀는 의회가 시의 자산을 하나의 이익단체나 종교집단과 같은 조직, 다시 말해 개방성이 떨어지는 단체에 넘겨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이 같은 정책적 조건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미 자산 이전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영국 의회의 소수 의원들을 칭찬했다. 그녀는 성공적인 자산 이전이란 결국 공공 이익을 위해 자산을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협동조합 컨설턴트이자 코오퍼러티브스 유케이의 공동체공유사업단(Community Shares Unit)의 고문인 짐 브라운(Jim Brown)은 자산 이전에 참여하고 싶은 조직이라면 자신들이 공동체를 진정으로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권위의 문제이다. 지방 정부가 당신에게 자산을 이전하도록 설득하려면, 당신은 (주민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회원조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는 또한 지방 선거에서 투표로 의사를 표명할 수 있을만큼 많은 주민들이 회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이다. 더불어 지방 의원과 관료들은 하루 빨리 이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한다.  

브라운은 또한 모두에게 열려 있는 회원가입의 개방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협동조합의 일곱 번째 원칙 중 첫 번째이기도 하다. 물론 자산 이전과 관련된 모든 공동체들이 협동조합 운동의 일환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는 못하겠지만, 코오퍼러티브스 유케이의 보고서에 의하면 자산 이전을 맡은 공동체로 인해 늘어나는 협동조합 조합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공동체를 통한 자산 관리가 가지는 또 하나 장점은 회원들로부터 자본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헤딩리에서는 이렇게 하고 있다. 낡은 학교를 수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은 총 100만 파운드였는데, 개발신탁에 참여한 회원들로부터 걷은 자본금이 10만 파운드를 넘었다. 같은 방법으로 리즈 서부의 마을에서는 지역의 수영장 운영을 맡은 브라믈리 배스(Bramley Bath)라는 단체가 시의회로부터 자산 이전을 받았다.  

공동체가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서 지지자들로부터 돈을 모으는 과정은 조직을 진정한 주민의 대표체로 만들어 줌으로써 신뢰를 높인다. 하지만 앞서 제프리가 명확히 지적한 것처럼, 자산 이전이 공공 건물을 장기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협동조합을 잘 만드는 기술이 확보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관리구조와 책임감이 담보되도록 도입 초기부터 노력해야 한다. 그녀는 허트를 이용하는 사람 중에도 이곳이 공동체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보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제 “우리는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고 (다음 목표를) 밝혔다. 

 
▶ 원문 사이트:
http://83.138.163.233/en/articles/social-enterprise-network/2013/jan/17/community-ownership-public-building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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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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