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4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세 명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지난 9월 이후 치열한 정책공약 경쟁을 벌이면서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해 온지도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조만간에 후보등록을 하고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정책경쟁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일 것이다. 세 후보 모두 가장 중심 공약으로 제시한 분야이며, 동시에 당장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는 국민적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한 가지 던져보자. 가장 보수적인 새누리당의 정강까지 개정하면서 경제 민주화를 집어넣는 한편, 헌법의 경제 민주화 조항을 기초한 상징적인 인물인 김종인 전 의원을 굳이 영입을 했던 박근혜 후보의 재벌개혁 공약과 경제 민주화 공약은 무엇일까. 그리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와는 어디에서 차별성이 드러날까.

정답은 좀 엉뚱하다. 적어도 13일까지 박근혜 후보의 공식적인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공약은 ‘없다’가 정답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캠프의 공식적인 경제민주화 공약은 문자 그대로 없다. 후보 캠프의 공식적인 사이트 어디에도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 내용이 없다. 박근혜 후보가 언론을 통해 발언한 어디에도 확정적인 경제민주화 공약은 없다. 그렇게 중요한 경제민주화 공약이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선거일 한 달 남짓 시점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일까.

사실 11월 초까지만 해도, 오랜 시간 뜸을 들이던 경제민주화 공약이 ‘대기업집단법 제정’을 중심으로 거의 정리됐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예상보다 강도가 높은 수준이며, 여기에 사교육 제한과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가 추가되면서 수위가 제법 높은 공약 초안이 박근혜 후보에게 전달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말뿐이었고 공식화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더니 지난 8~9일 다시 김종인 행복추진위원장과 박근혜 후보 사이의 설전만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박근혜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는 기업 자율에 맡기자”는 얘기를 하고, 대기업집단법에 대해서는 “국민한테 도움이 되는지, 국익에 가장 합당한가를 잘 조율하고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한가한 얘기를 했다. 이쯤 되면 사실 재벌개혁 생각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이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를 신뢰한다던 지금까지의 말을 뒤집으면서 “당초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던 얘기가 조금 약세로 돌아섰다는 우려, 그런 느낌을 받는다”거나 “그러나 (박근혜 후보가) 많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로비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는 식으로 횡설수설했다.

이런 장면은 낯이 익다.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위원장의 사퇴 협박이 그랬고, 이한구 원내대표와 경제 민주화 개념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으로 그랬다. 이번에도 그 연장이다. 그 와중에 국민 앞에 책임 있는 공식 방안을 내놓은 사람은 박근혜 후보를 포함해 아무도 없었고 결국 박근혜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의 경제민주화 방안을 거부했다는 소리마저 들린다.

이제는 미뤄서는 안 된다. 박근혜 후보는 말하라. 도대체 어떤 재벌개혁안이 박근혜 후보의 공식적인 공약인가. 어떤 경제민주화 방안이 박근혜 표 경제민주화 방안인가. 특히 대기업집단법을 하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 하겠다면 대기업집단법이라는 바구니에 무엇을 담으려고 하는 것인가.

새사연은 이미 올해 초에 “향후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방향전환과 바람직한 모델로의 접근을 고려하면서 재벌개혁에 대처해야 한다. 그 동안 학계나 법조계에서 간간히 나왔던 ‘기업집단법’ 제정은 그런 차원에서 보면 한국의 재벌체제를 핵심 경제 구조 틀로 보고 공식적인 법적 틀로 이를 수용하고 성문법적 틀 안에서 규제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어 현 단계에서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새사연 “재벌개혁과 재벌규제법”, 2012년 3월14일)

그 후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기업집단법이 엉뚱하게(?) 박근혜 캠프에서 흘러나왔을 때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말만 무성하게 흘리다가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근혜 후보는 이번에는 명확히 말해야 한다. 대기업집단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인가 아닌가. 도입한다면 어떤 내용과 수준의 대기업집단법을 도입하겠다는 것인가. 아니 도대체 재벌개혁을 위해 무엇하나라도 할 생각이 있기는 한 것인가.

이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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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최근 일본 민주당은 상속세(50%)와 소득세(40%) 최고세율을 각각 5%p 인상하겠다는 부자증세 계획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올랑드는 100만 유로 초과소득에 대해서는 75%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 지난 주 끝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20 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따라서 소득세 최고세율은 35%에서 39.6%로 1993년 클린턴 정부 수준으로 복귀하게 된다. 1993년 클린턴 정부에서 최고세율을 31%에서 39.6%로 인상했을 때 재정적자는 줄어들고 투자와 고용, 성장률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되었던 경험도 부자증세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소득세와 법인세가 줄어들고 있다. 1980년 62%에 달하는 최고세율은 1989년 50%, 그리고 외환위기 전인 1996년에는 40%까지 떨어졌다. 두 번의 개혁 정부 시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40%에서 35%, 법인세 최고세율은 28%에서 25%까지 떨어졌다. 부자감세를 추진한 MB 정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의 상위 1% 소득 비중은 11~12%에 달한다. 20세 이상 인구가 4천만이라고 할 때, 상위 1%인 40만 명은 전체 소득세의 40%인 12조를 부담하고 있다. 25%를 더 부담시키면 3조원의 재정수입을 얻거나, 나머지 99%의 소득세를 평균적으로 15%만큼 줄일 수 있는 금액이다.

부자증세는 그 자체로 최상위 계층의 세후소득을 줄여 격차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복지지출 확대로 2차적인 양극화 해소 기능을 수행한다.

부자증세는 또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만약 3 조원의 재정수입으로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 경제성장률은 개선될 것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이 각각 50%, 37.5%에 달하던 1980년대 후반 분배율과 성장률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1950~6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 시대 미국의 최고세율은 91%에 달했으며, 90년대 미국의 신경제도 부자증세가 배경이 되던 시기였다.

물론 부자증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확충하고, 소득과 재산에 연계된 권력 집중 해소를 통해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부자증세만큼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바로 금융거래세다. 금융거래세는 거래비용 증가로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고 생산적 투자활동으로 자원을 이전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자산가격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해소로 금융 및 재정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한다. 마지막으로 부자증세와 마찬가지로 아주 낮은 세율에도 연간 수천억에 달하는 재정수입을 올려 복지지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대선 정국에서 부자증세와 금융거래세 등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시대를 상징하는 경제정책들이 거의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과연 대선 후보들은 얼마나 훌륭한 경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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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3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선 굵은 공약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대선주자들은 하나같이 경제민주화·일자리·복지를 시대 과제로 말해왔지만, 그 차이가 선명하지 않아 후보 간 차별을 두기 어려웠다. 특히 사회안전망이 열악한 한국 사회에서 보육 정책은 젊은 세대들이 절박하게 느끼는 출산과 육아,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고충과 맞닿아 있어 더더욱 화두가 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가장 먼저 여성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7월 부산 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를 방문해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성 정책을 발표하면서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위한 실천 과제로 ‘보육’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맞춤형 보육서비스 구축, 방과후 돌봄 서비스 제공 대상 확대, 아빠의 달 도입, 임신 기간 부분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 가족친화적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가사도우미 서비스 지원, 관리직 여성 일자리 확대, 자녀장려세제 신설 등을 약속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부의 무상보육 철회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무상보육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 10월3일 여성 유권자들과의 간담회 ‘여심, 문심’에서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0~2세뿐 아니라 전 아동을 무상보육한다 해도 전체 비용이 7조5000억원 정도면 감당이 된다. 사회적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첫 연도 중에 예산을 고갈시킨 정부가 무능한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10월14일 임산부와의 타운홀 미팅에서는 만 0~5세 무상보육 전면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30%·이용 아동 50% 확대, 생활권별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 확충, 아버지 휴가 2주간 제도화, 필수 예방접종 항목 확대, 출산지원을 위한 방문서비스 ‘육아 코디네이터 제도’ 도입, 장애인 출산과 육아 전담도우미 도입, 출산장려금 확대, 다문화 가정 임신과 출산 지원 등을 약속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을 펴낸 직후 정부의 무상보육 철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9월25일 안 후보는 정책 네트워크포럼 ‘내일’에 참석해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포기에 대해 “이래서 정치가 불신을 받고 또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국민들이 말하는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철회를 보고 복지란 것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정교한 계획이 필요한가를 알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는 자신이 맞벌이 시절 겪었던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중심의 보육 문제를 지적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30% 확충을 강조했다. 

세 후보 모두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 보육의 공공성을 늘리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보인다. 박 후보는 매해 50여 개씩 5년간 250여 개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턱없이 모자라는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읍·면·동만 해도 당장 전국 474개 지역에 이른다(2011년 보육통계).
 

특별활동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문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 50% 확대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국공립을 확대하면서 부실한 민간 어린이집을 과감히 퇴출하는 방안도 내놓아야 이 공약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안 후보는 10월16일 직장인들과의 도시락 번개 모임에서 “국공립 보육시설이 10%밖에 안 된다는 걸 알고 놀랐다. 선진국을 보면 50%가 아니라 70~80% 넘는 나라도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최소 30% 정도는 늘리고 이를 기준으로 민간이 따라오면 상향 평준화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담은 구체적인 정책 공약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만큼 중요한 게 노동자들의 육아휴직 제도 정착이다. 이 제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0~2세 영아들의 가정 양육이 활성화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도는 있지만 육아휴직 급여 수준이 낮고 ‘눈치’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직장인은 현실적으로 적은 형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세 후보 가운데 문재인 후보가 가장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다. 통상임금 40% 수준인 현행 육아휴직 급여를 70%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상자를 확대하고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 박근혜 후보가 내놓은 ‘아빠의 달’ 도입도 좋은 공약이다. 남성이 육아를 공동으로 담당해보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육아휴직을 제대로 쓸 수 없는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그 제도도 빛이 날 것이다.

세 후보의 공약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현실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쟁점도 많다. 보육 교사 처우 개선과 보육료 현실화 문제이다. 새누리당은 표준 보육비를 다시 산정해 가격을 현실화하자고 주장해왔다. 일부 타당한 면도 있으나, 보육료를 올리는 것만으로 교사의 처우가 획기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먼저 호봉에 따른 교사 월급이 보장되고, 시간외 수당 지급, 원장과 교사의 일방적 계약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정부의 무상보육 방침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육료 부담은 줄지 않는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기본 보육료 외 특별활동비 때문이다. 지역별로 상한선을 두고 있지만 10만~20만원씩은 기본으로 부담하는 실정이다. 영유아 시기까지 내려온 과도한 조기교육의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 부모의 욕심과 민간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이런 문제의 해결 방안을 내놓은 후보는 아직 없다.

세 대선 후보의 보육 공약은 언뜻 보기에 모두 비슷해 보인다. 아직 단순 나열식이고 우선순위를 두지도 않아 선심성 공약으로도 비친다. 사실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 확대, 그리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와 민간 지원은 정해진 예산 안에서 우선순위를 가리고, 타협보다는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이명박 정부 보육 정책의 가장 큰 한계는 서비스 기반이 시장화된 데 따른 불만족이다. 이런 근본 문제를 누가 잘 인식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지, 국민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 이 글은 시사인에 기고한 글임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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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12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일-가정 양립, 여성고용개선과 종일제 보육으로 해결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본 문]

최근 세계포럼이 발표한 2012년 젠더 불평등 지수는 한국의 경우 135개국 중 108위를 기록해 3년 연속 악화되었다. 여성의 경제참여나 기회는 116위, 교육수준은 99위, 건강과 수명은 78위, 정치력은 86위로 전반적으로 뒤쳐져 있다. 특히 한국 고용시장 안에서 여성의 임금수준이나 직위는 동일직종 내 남성에 견줘 턱없이 낮다보니 여성의 경제참여나 기회 측면에서 불평등지수는 나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은 50%도 못 미치는 여성 고용률로 대변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들은 여성 문제를 푸는 데 가장 우선해야할 과제로 ‘양질의 일자리’를 꼽는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고용 이슈가 우리나라 사회정책의 코어 이슈다. 여성 이슈가 해결되면 저출산 고령사회 이슈나 일가정 생활의 균형, 소득보전, 빈곤, 평등과 다양성, 육아 이슈 등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지금 경제민주화가 한창 논의되고 있으나 정작 여성노동의 문제는 빠져있는 것도 문제이다. 여성고용이 풀리지 않으면 일-가정 양립이나 보육정책 또한 제 효과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대선후보들의 정책은 여성의 일자리 불안을 줄여주기에 미흡한 점들이 많다. 특히 일과 가정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여성의 현실을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고용, ‘경력단절’ 해결이 시급

먼저, 여성고용의 큰 난관인 경력단절을 사전에 막는 방안을 중심으로 여성 일자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감당하는 시기에 고용시장을 떠났다가 이후 재진입하면서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30대 여성의 경력단절은 여성고용의 아킬레스건이다. 2000년과 2010년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면 극명해진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2000년 54.7%에서 2010년 65.5%로 10%p이상 상승한 데 반해, 30대의 여성은 2000년 54.05%에서 2010년 55.25%로 1%p 내외 증가에 그쳤다. 2010년 30대의 경활률은 20대 보다 10%p 낮다. 자녀 출산과 양육기를 맞은 30대 여성의 경력단절을 보여주는 ‘M자형 곡선’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여성 고용률은 정체되어 있다.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이 같은 일자리로 돌아오더라도 근속한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고, 여성의 임금과 승진에도 경력단절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경력단절 이전과 이후에 해당하는 20대와 40대 여성 임금근로자들을 비교해보면, 20대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46.2%이지만, 40대 여성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63.0%로 경력단절 이후 여성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30대 여성이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을 이어가도록 돕는 정책이 절실한 가운데, 대선주자들이 제시하는 세부 정책 내용은 후보별로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한 강연회에서 “좋은 직장을 다니다가도 아이를 키워야하는 문제로 떠나야하는 경력단절의 여성들이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되느냐에 고민을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여성정책 구호는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나라 만들기’이다. 그러나 여성정책의 상당이 보육에 맞춰져있고, 임신기간에 단축근무를 제한하는 정도에 그쳐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미연에 막을 대안은 빠져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0여 명의 온라인 여성카페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성 고용률이 아주 낮은데 그것은 그만큼 우리의 사회적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라며 “M자 곡선이라고 부르는 중간 경력 단절 문제, 출산과 보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자리를 떠나게 되는 문제를 막아주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문 후보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정책에 가장 잘 담았다. 문 후보는 근본적으로 성평등을 제도화하기 위해, 여성발전기본법을 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하고 성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했다. 근본적으로 여성일자리 확대를 위해 고용상 성차별을 해소하고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불이익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 여성근로자의 임신과 출산후 계속고용지원금을 2배 인상하는 안을 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며 여성고용 문제를 언급했다.  여성 고용대책으로 육아휴직수당 및 보육시설 재정지원 확대, 직장 보육시설 설치 지원, 여성 경력단절 방지 위한 재고용·계속고용 활성화 등이 담겼다. 또한 그는 성인지 예산제 등을 언급했다.

유력한 대선주자들 중 문 후보의 정책이 가장 눈에 띄지만, 여성들이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강제로 쫓겨나는 현실을 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대선후보들이 말하지 않았지만, 경력단절을 근절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들이 있다.

우선 업무 공백에 따른 기업과 근로자 서로간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육아기 근로자의 업무공백을 다른 인력으로 대체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공무원의 경우 육아휴직에 들어간 여성 공무원 수를 감안해 새 인력을 충원하는 방안도 일부 활용하고 있다. 일반 직장에는 대체인력을 지원하고, 계속고용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여성근로자의 퇴사를 종용하는 회사에는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 ...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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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1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대의제도 아래에서 선거는 아주 드물고 짧게 자신의 정치적 주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는 기회다. 따라서 아무리 정치가 후진적이라고 해도 이 때 만큼은 가능한 민의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비록 투표 뒤에 또 다시 긴 시간 동안 자신들이 뽑은 대표가 당초의 공약을 어기고 민의를 배신한다고 하더라도.

특히 지역별, 직업별, 성별, 연령대별 실제 인구구성의 형태를 비교적 가장 가깝게 반영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인구 구성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을 고민한다거나, 소선구제의 민의 왜곡 여부 검토, 비례대표제나 정당 명부제, 여성 할당제 등 다양한 보완제도를 고민하는 것은 가능한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려는 것과 결부되어 있다.

[그림 1] 16대 대선(2002년)과 17대 대선(2007년)의 연령대별 투표율 비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투표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서, 특히 연령대별 민의 반영이 상당히 왜곡되어 나타난다. 투표율이 떨어지면 모든 연령대에서 고루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청년층들만 집중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2년 대선에 비해서 2007년 대선의 전체 투표율이 약 8%정도 떨어졌다. 그런데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는 12%이상 투표율이 떨어진 반면 60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 주로 취업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직장 초년생일 가능성이 높은 30대 연령대에서 투표율이 낮아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연령대별로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것은 30대였지만, 실제 투표를 한 유권자 수는 30대 보다 60대가 더 많은 ‘왜곡’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20~30대는 유권자에 비해서 투표자 비율이 낮고, 50대 이상은 유권자에 비해서 투표자 비율이 더 많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청년들은 장년 이상 층에 비해 확실히 민의가 과소 대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림 2]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유권자와 실제 투표자 사이의 연령대별 격차

사실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와 비슷한 정도로 투표에 참여한다고 해도 충분히 그들 세대의 의사가 대표되지 않을 개연성마저 있다. 갈수록 커져가는 세대 사이의 경제적 환경 경험의 격차와 사회 문화적 경험의 격차로 인해, 정치권의 기성세대들이 청년들의 의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호응 속에  ‘안철수 현상’이 만들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들은 자신을 대변해줄 이로 기성 정치인이 아닌 벤처기업가 출신 안철수 원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사실 최근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청년후보를 지역구에 전진 배치하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에서 청년들을 배려하는 등 정치공간에서 청년들에게 직접 자기 세대의 의사를 대표하도록 하는 흉내라도 냈던 이유도 다른데 있지 않다.

투표는 민의를 왜곡하지 않고 가능한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특히 기성세대와의 단절이 깊어지면서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청년세대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진보와 개혁, 보수를 뛰어넘어 정치의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시간 연장에 일부 정치권이 반대한다면 청년들로 하여금 정치 환멸을 일으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18대 대통령선거,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 연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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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