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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09 오래 산다는 건 ‘재앙’인가?
  2. 2015.03.16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2015/04/02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든든한 연금이나 언제든 채용되어 일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없다면 오래 사는 것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중1 사회 교과서에 실린 내용의 일부이다. 이에 대해 자라는 세대들이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의 도래를 앞둔 대한민국을 너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내용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물론 자녀세대에게 긍정성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오래 산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 감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불행한 노년

전 세계적으로 행복지수는 45세에 가장 낮으나, 이 시기만 넘기고 나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노년기를 보내면서 다시 ‘U자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지수는 20대 최고점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고통스런 노후를 보내는 지금 세대들, 그리고 머지않아 똑같은 미래를 맞을 우리의 불행한 현실을 말해주는 듯하다.

모든 세대가 안고 있는 고민이겠지만 특히 노년기에 겪게 되는 고통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노인성 질환, 가난, 사회와의 단절, 은퇴 이후 사회적 역할 축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점점 노인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점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이 들어가는 지구, 고령사회의 문제와 대응은 모든 나라의 고민거리다. 최근 이 네 가지 측면에서 측정한 세계노인복지지표(the global agewatch index, helpage international)가 발표되었다. 우리의 노인복지지표는 전 세계 96개국 중에 50위로 좋지 않은 편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반영한 ‘건강상태’는 42위, 사회적인 연결과 안전, 시민의 자유, 교통접근성 등을 포함한 ‘우호적 환경’은 54위, 고용율과 교육수준을 반영한 ‘역량’은 19위다. 가장 취약한 부문은 노후소득보장으로 세계 80위 수준으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개인이 노후준비해야 하는 한국

현재 노후소득은 공적이전과 고용소득, 자산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령연금이나 국민연금 등으로 인한 소득보장이 높거나, 계속 일할 수 있어 일정 소득을 얻거나, 모아놓은 자산이 부족하지 않다면 일단 경제적인 어려움은 덜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노년이 마주하는 ‘진짜’ 현실은 어떨까?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5.6%(Pensions at a Glance 201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의 전체 빈곤율(15.2%)과 유사한 미국, 일본과 비교해서도 노인의 경제적인 빈곤은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노후소득은 공적이전 16.3%, 일소득 63%, 자산 20.8%로 구성되어, 국가 지원보다는 노인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OECD 국가 평균 공적이전은 58.6%, 일 소득은 23.9%, 자산은 17.6%에 달한다. 한국의 수치와 OECD 평균을 비교해보면, 공적소득 부문에서의 격차가 42.3%p로, 그 차이가 가장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노후소득보장체계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이야기이다. 은퇴 이후 연금의 소득대체율 역시 한국 48%, OECD 평균 69%로 21%의 큰 격차를 보인다. 국가의 공적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 때문에 노년에도 일을 놓을 수가 없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노년기가 되어서도 전일제 노동을 통해 공적이전으로 부족한 필요 소득을 채워야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기대수명은 81.4세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3세로, 기대수명까지 8.4년의 공백은 궁핍하고 힘들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노인성 질환 때문에 의료기관에 기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도 가장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말 뿐인 국가 책임, 현실과의 격차 좁히려면 아직 멀어

현행 초중고 교과서에도 노후생계 대책으로서 국가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인식 조사에서도 자녀보다는 부모 본인과 국가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두는 여전히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는 당위성과 인식 사이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앞서 제시된 수많은 자료에도 드러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어렵다.

서두에서 언급한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든든한 연금도 보장되지 않고, 노년기 일자리 역시 평균 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단순노무직에 기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오래 산다는 건 정말 ‘재앙’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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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5/03/16                                                                                      이정아 / 외부필진



[새사연_이슈진단]노인을위한나라가아니다_이정아(20150316).pdf

알려져 있듯이, 코엔 형제의 2007년 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의 첫 구절을 제목으로 단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한 것이다. 그리고 또한 알려져 있듯이, 원제 ‘no country for old men’의 적절한 번역은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이다. 늙은 시인의 푸념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듯한 이 시큼한 시구는, 안타깝지만 현재 고령자가 겪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예이츠가 그리는 ‘비잔티움’과 극단적으로 거리가 멀다는 사실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미 우당탕 벌어진 사건의 끝자락을 쫓는/쫓도록 되어있는 이야기 속 늙은 보안관 벨의 신세는 현실의 고령자의 삶을 함축한다. 앞으로 분석할 고령자의 노동시장 현실은, 앞 세대가 만들어 놓은 문으로 후세대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더 젊은 세대가 함께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것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현 실태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다.

익숙하고 우울한 지표부터 살펴보자. 2010년 인구 10만 명당 33.5명이 자살하는 세계 최고의 자살대국 한국(OECD 평균은 12.62명)에서 특히 고령자 자살률은 압도적이다. 다음 표 1은 2005년의 연령대별 자살률을 나타낸 것인데, 한국의 55세 이상 자살률은 눈을 씻고 봐도 표 안의 다른 국가들 중에서는 비슷한 수치를 발견할 수 없을 정도이다. OECD 평균으로 봐도 65세 이상의 자살률이 가장 높으나, 연령대와 자살률 간에 일정한 관계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29개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연령대가 75세 이상인 국가의 수가 9개로 가장 많지만, 25-34세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의 수도 8개이다. 사실 OECD 평균 자살률을 한국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고연령대의 자살률은 현저히 낮아진다(마지막 행 참조). 한국에서 자살 위험은 노동시장의 핵심 연령대(25-54세)를 넘어서면 연령구간마다 2배씩 커진다.

OECD 다른 회원국들과는 달리 한국의 자살률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다른 국가들의 자살률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자살률은 1990년 초를 지나며 꾸준히 늘었다. 상기하였듯이 더 최근 자료에서는 33.5명으로, 상승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승 추이는 고령층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림 2는 15세부터 5세 간격으로 연령 구간을 나누어 자살률의 추이를 살펴본 것이다. 범례를 표시하지 않았으나 2013년 현재 가장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고연령 구간이다. 따라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80세 이상이다. 그러나 자살률과 연령대의 이러한 관계가 한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자살률이 증가하였으나, 고연령대에서 자살률의 증가폭이 훨씬 컸던 결과이다. 한국 사회는 예전부터 고령자들이 살기 힘든 사회였던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부터 유난히 고령자에게 더욱 혹독해졌다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 고령자의 삶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단 말인가?

고령자 자살률과 함께 언급되는 또 하나의 심각한 지표는 바로 빈곤율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이전소득을 포함한 세후 소득의 중위 50%를 빈곤선으로 정의할 때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2011년 현재 48.6%로 회원국 내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해당 년도 평균인 11.6%의 네 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국의 고령자들을 자살로 내모는 상황을 경제적인 이유로 환원할 수는 없겠지만, 경제적 빈곤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또한 고령자에 대한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social expenditure) 비중이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2.1%였다는 사실은 한국의 고령자 빈곤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고령자의 다수가 빈곤하고 빈곤을 해결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은 노동시장 내 고령자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킨다. 표 2는 60세 이상의 고령자 임금노동자 평균 임금이 59세 이하의 임금노동자 평균 임금과 비교하여 어땠는지를 배율로 나타낸 것이다. 임금 노동자 중 고령자의 비중은 대체로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연공서열제로 특징지어지는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고령자의 임금은 평균을 끌어올리는 위치에서 끌어내리는 위치로 변하였다. 이는 상용직 5인 이상의 사업장만을 표본으로 하는 자료의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다수의 고령자가 노동시장 내에서 주변부 위치에 놓이게 되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유선(2014)의 분석에 따르면 35세 이상의 비정규직 비율은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높고, 남성은 60세 이상에서 크게 높아지는 반면 여성은 비교적 완만하게 꾸준히 높아진다. 60-64세의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은 67.4%, 여성은 86.1%이다.

다음의 그림 3은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를 산출 기반인 로렌츠 곡선(Lorenz curve)과 유사한 방식으로 그린 분리 곡선(segregation curve)이다. 그래프 양축의 숫자는 관리직부터 단순노무직까지 직종군을 의미하며,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얼마나 균등하게 분포하고 있는지를 보인 것이다. 즉 45°선에 빨간 색의 분리 곡선이 가까울수록 직종별로 균등하게 분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990년대 초중반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비교한 1988년과 1998년의 분리 곡선은 언뜻 보기에도 1998년에 분리가 심화된 듯 보인다. 45°선과 분리 곡선 사이의 넓이가 더 넓어진 것은 더 작은 숫자로 표현되는 고위 직종군에 더 적은 비중의 고령자가 분포하고 최하위 직종군에 쏠려있음을 의미한다. 지니계수와 같이 상이함을 하나의 숫자로 나타내는 상이지수(Dissimilarity index)는 1988년에 0.4237이었으나 1998년에는 0.5260으로, 고령자의 직종 분리는 심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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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