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2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든든한 연금이나 언제든 채용되어 일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없다면 오래 사는 것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중1 사회 교과서에 실린 내용의 일부이다. 이에 대해 자라는 세대들이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의 도래를 앞둔 대한민국을 너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내용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물론 자녀세대에게 긍정성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오래 산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 감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불행한 노년

전 세계적으로 행복지수는 45세에 가장 낮으나, 이 시기만 넘기고 나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노년기를 보내면서 다시 ‘U자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지수는 20대 최고점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고통스런 노후를 보내는 지금 세대들, 그리고 머지않아 똑같은 미래를 맞을 우리의 불행한 현실을 말해주는 듯하다.

모든 세대가 안고 있는 고민이겠지만 특히 노년기에 겪게 되는 고통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노인성 질환, 가난, 사회와의 단절, 은퇴 이후 사회적 역할 축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점점 노인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점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이 들어가는 지구, 고령사회의 문제와 대응은 모든 나라의 고민거리다. 최근 이 네 가지 측면에서 측정한 세계노인복지지표(the global agewatch index, helpage international)가 발표되었다. 우리의 노인복지지표는 전 세계 96개국 중에 50위로 좋지 않은 편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을 반영한 ‘건강상태’는 42위, 사회적인 연결과 안전, 시민의 자유, 교통접근성 등을 포함한 ‘우호적 환경’은 54위, 고용율과 교육수준을 반영한 ‘역량’은 19위다. 가장 취약한 부문은 노후소득보장으로 세계 80위 수준으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개인이 노후준비해야 하는 한국

현재 노후소득은 공적이전과 고용소득, 자산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령연금이나 국민연금 등으로 인한 소득보장이 높거나, 계속 일할 수 있어 일정 소득을 얻거나, 모아놓은 자산이 부족하지 않다면 일단 경제적인 어려움은 덜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노년이 마주하는 ‘진짜’ 현실은 어떨까?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5.6%(Pensions at a Glance 201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우리의 전체 빈곤율(15.2%)과 유사한 미국, 일본과 비교해서도 노인의 경제적인 빈곤은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노후소득은 공적이전 16.3%, 일소득 63%, 자산 20.8%로 구성되어, 국가 지원보다는 노인 개인의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OECD 국가 평균 공적이전은 58.6%, 일 소득은 23.9%, 자산은 17.6%에 달한다. 한국의 수치와 OECD 평균을 비교해보면, 공적소득 부문에서의 격차가 42.3%p로, 그 차이가 가장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우리의 노후소득보장체계가 그만큼 열악하다는 이야기이다. 은퇴 이후 연금의 소득대체율 역시 한국 48%, OECD 평균 69%로 21%의 큰 격차를 보인다. 국가의 공적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 때문에 노년에도 일을 놓을 수가 없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노년기가 되어서도 전일제 노동을 통해 공적이전으로 부족한 필요 소득을 채워야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기대수명은 81.4세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3세로, 기대수명까지 8.4년의 공백은 궁핍하고 힘들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노인성 질환 때문에 의료기관에 기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도 가장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말 뿐인 국가 책임, 현실과의 격차 좁히려면 아직 멀어

현행 초중고 교과서에도 노후생계 대책으로서 국가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인식 조사에서도 자녀보다는 부모 본인과 국가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두는 여전히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는 당위성과 인식 사이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앞서 제시된 수많은 자료에도 드러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어렵다.

서두에서 언급한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든든한 연금도 보장되지 않고, 노년기 일자리 역시 평균 임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단순노무직에 기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오래 산다는 건 정말 ‘재앙’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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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4 / 05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2013 세계의 시선 (14)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백년만의 영국 연금개혁파일받기

위의 PDF 아이콘을 누르시면 파일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1. 논란중인 한국 노후소득보장

 

박근혜 정부의 65세 이상 노인 1인 1연금 제도 도입(국민행복연금)으로 노후소득보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율과 생활고가 매우 극심하기 때문이다.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노인빈곤률은 45.1%로 OECD평균 13.5%의 3.4배에 달하고, 그 결과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등 노인들의 삶의 질이 매우 낮다.

 

노후소득보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미 성숙해가고 있는 국민연금은 지나치게 광범위한 사각지대로 보편적 소득보장시스템이라 할 수 없고,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은 월 7만 원 정도로 노후 생활비를 책임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정부가 택한 방식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으로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2014년 7월부터 하위 소득 70% 중 국민연금 미가입자만 20만원 지급하고 나머지는 차등지원, 재원은 국고와 지방비 부담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노후소득보장시스템의 장기적 방향 부재가 제일 크다. 국민행복연금으로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사회보험방식의 국민연금과 조세기반 기초노령연금을 통합해 보편적 노후소득보장시스템을 만드는 문제는 기존 가입자와의 형평문제, 부과식 vs 적립식 문제 해결, 동 세대간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부유층 노인과 저소득층 노인의 소득 재분배와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소득 재분배를 어떻게 제도화 할 것인지, 더 근본적으로는 고령사회 속에서 노후소득보장에 사회 전체가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 것인지 등등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2. 각자도생해야하는 한국의 노인들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 해결은 대부분 민간영역에 맡겨져 왔다. 의료와 자녀양육, 교육문제를 사회 전체적 책임으로 보는 인식은 일정정도 확산되어 있고 그에 따라 공적 영역도 점차 증가해왔다. 아직 OECD 평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총사회지출에서 의료와 양육, 교육 관련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소득보장은 여전히 개인의 몫이다. 

아래 [그림 1]과 [그림 2]는 총사회지출에서 노령부분과 보건부분 추이를 국제 비교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민주의 국가로 국가 공적영역이 큰 스웨덴, 다층적 구조로 민간/공공 역할분담을 갖고 있는 영국, 자발적 민간부분이 큰 미국이 비교대상이다. 내용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노령부분의 지출이 매우 취약하다. 그나마 법정민간사회지출에 법정퇴직금이 포함되어 베이비부머가 은퇴하는 2000년대 후반부터 노령부분 지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주된 대상이 정규직 노동자에 국한 되어 있다.

 

즉, 노후생활비의 대부분은 개인적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대표적 노후소득보장수단인 “국민연금 + 법정퇴직금”은 정규직 노동자, 중산층 이상 계층에 집중돼 사회적 노후관련 지출이 증가할수록 노인 소득 양극화가 증가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한국사회에서 노후소득보장문제가 개인의 책임이거나(개인저축, 보험, 가족부양) 기껏해야 본인 노동의 결과물(법정 기업퇴직금)에 국한되어 있는 한 노인층의 빈곤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특히 노동시장 이중화로 인해 정규직과 기타 비정규직/자영업간의 불평등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정규직 중심의 노후보장시스템은 젊은 시기의 양극화를 노후에 더욱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261880/155-pension-boost-stay-home-mothers-incredibly-pro-family-says-Iain-Duncan-Smith.html

http://www.guardian.co.uk/commentisfree/2013/jan/14/sustainable-pension-plan

http://www.guardian.co.uk/money/state-pen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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