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7 / 26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최근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가 그녀의 책 린인(lean in: 기회에 달려들어라와이즈베리, 2013)을 들고 한국을 찾아왔다이제까지 그녀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실리콘밸리의 성공아이콘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이 책은 샌드버그 개인의 성공신화를 담은 회고록이나 자기계발서류는 아니다린 인에는 샌드버그 자신이 고위층에 올랐으나 여전히 일하는 여성으로서,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겪은 애환좌충우돌기극복 방법들을 솔직한 화법으로 털어놔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의 책 내용은 생소하지 않다이미 셰릴 샌드버그의 유명한 테드(TED) 강연 왜 여성 리더는 소수인가(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를 통해 책의 요지는 충분히 전해졌다왜 여성 리더가 소수인지에 대해 샌드버그는 자신을 포함한 여성 개인의 소극적인 태도결혼과 육아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 걱정하는 자세 등으로 인해 리더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여성들이 성공할 기회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녀의 책은 이제 갓 한국어판으로 번역돼 나왔다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나한국 사회 내에서 어떠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그러나 미국 사회에서는 이미 1년 전에 샌드버그의 주장에 대해 한차례 격렬한 논쟁이 일었다.

 

시작은 이렇다아틀란틱 커버스토리에 앤마리 슬로터(Anne-Marie Slaughter)가 왜 여성은 여전히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가?(Why Women Still Can't Have It All, Atlantic 2012.7)”라는 글에서 샌드버그가 포춘지에 기고한 글 떠나기 전에 떠나지 마라(Don't Leave Before You Leave, Fortune 2009.10)”를 언급하며 페미니즘 논쟁이 촉발되었다.앤마리 슬로터는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의 수석 고문을 역임한 바 있으며프린스턴대 공공·국제관계대학원 교수로성공한 한 명의 여성이다.

 

그러나 슬로터와 샌드버그의 어법은 다소 달랐다슬로터는 그녀의 글 제목과 같이 여성이 일과 가정 모두를 가질 있을까에 대해 회의적인 얘기를 쏟아내었다슬로터는 힐러리 클린턴을 보좌하며 여성 최초로 국무부의 정책기획국 국장으로 지낸 생활담을 생생히 전하면서십대인 두 아들을 돌보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고백했다이 글에서 슬로터는 샌드버그의 기고 글을 언급했다샌드버그가 여성 리더가 소수인 것에 대해 지나치게 여성 개인의 자세를 문제 삼아 비난하는 것처럼 들렸다고 지적했다이후 각 언론에서는 슬로터와 샌드버그의 대결구도로 만들면서 여성 논쟁이 불붙었다.

 

슬로터의 관점은 이렇다여성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기업과 사회 구조의 문제로여성들이 유연한 시간과 친가족적 근무환경이 주어진다면 리더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다샌드버그의 주장처럼 여성의 적극성만으로 극복되지 않는 근본적인 사회와 가정환경에 처한 여성이 많으며미혼모이거나아빠가 가사분담을 나눌 수 없는 등을 지적했다슬로터의 의견에 동조하는 많은 글들이 줄을 이었다샌드버그는 인종이나 미국 외 지역출신에 대한 차별까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또한 샌드버그가 가족과의 식사를 위해 5시 반에 퇴근하라는 말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했다자신의 시간과 경력을 만들 수 있는 샌드버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과연 얼마나 많은 여성이 실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린 인에서 샌드버그가 밝혔듯 스스로도 그 논쟁을 모르고 있지 않다현재 여성 리더의 한계도 인지하며여성 리더가 소수인 상황에서 인구 절반의 여성을 대변하기 어려운 현실도 인정하고 있다그럼에도 샌드버그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사실 성공한 여성 중 한 명인 샌드버그가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해 절절히 고민하고여성의 입장을 이해하고여성의 적극성을 자극하며남성의 역할을 강조한 점은 매우 높이 살만하다.

 

샌드버그와 슬로터의 논쟁 역시 긍정적으로 보인다성공신화의 두 주인공의 목표는 다르지 않다보다 많은 여성들을 위해 평등한 기회와 환경을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으며발전적 과정에서 생겨나는 의견 차이로 보인다앞으로 샌드버그의 새 책이 가부장적 인식이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영향을 줄 지 기대되기도 한다아래에 샌드버그와 슬로터의 논쟁이 한창인 때 나온 글을 옮겨본다.

 

 

슬로터 대 샌드버그여성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나?

(Slaughter vs. Sandberg: Can women have it all?)

 

  2012년 6월 25

패트리시아 셀러스(Patricia Sellers, 포춘 수석 편집자)

씨엔엔머니 포춘(CNNMoney Fortune)

 

여성과 일에 관한 논쟁은 시작일 뿐이다여성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아니면 가질 수 없는 경우이거나?

 

처음으로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포춘 회의에서 쉐리 블레어가 일하는 여성과 모성에 대해 말했다.

 

그 다음 차례로 아틀란틱 잡지 커버 스토리에 앤마리 슬로터(Anne-Marie Slaughter)왜 여성은 여전히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가?(Why Women Still Can't Have It All)가 이어졌다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의 수석 고문으로 지낸 바 있는 앤마리 슬로터는 유능한 상사에 도전하면서동시에 그녀처럼 일하는 엄마로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지금 이 논쟁이 인터넷에서 한창이다젠더 격차에 대해 누구를 비난할 것인가슬로터는 기업가나 정책가를 그 대상으로 하면서의도하지 않게도 글에 언급된 셰릴 샌드버그와 대결구도에 놓였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지난 2년간 일과 삶의 균형 문제에서 여성이 책임 있게 나서도록 독려해왔다그녀는 떠나기 전에 떠나지 마라(Don't Leave Before You Leave)”라는 글을 2009년에 포츈지에 실었다샌드버그는 여성들의 용기 있게 일의 기회로 뛰어들기를 요구했다그녀는 대학이나 회의에서 이 메시지를 전해왔다.

 

샌드버그의 연설 중 하나가 유투브에 올라 257천 뷰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보았으나,슬로터는 페이스북의 경영자가 여성들에게 경력에서 뒤로 물러서지 마라고 요구한 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슬로터는 격려하는 용어를 썼으나샌드버그의 권고는 비난 이상의 것이었다.”고 썼다...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1.04  이상동/새사연 연구센터장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나 인도가 아닙니다. 여성입니다.”

지난 2008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라는 학술잡지가 ‘여성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싣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의 소득이 2008년 현재 약 13조 달러에서 2014년에 이르면 18조 달러로 약 50%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뛰어 넘는 속도다. 그렇다면 이런 표현이 결코 과장된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의 여성 마케팅 움직임은 매우 발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성 소비자, 기업 마케팅으로 ‘여성 경제학’을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여성의 구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성의 경제적 지위에 있다. 여성은 세계 노동력의 66%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입은 10%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자산을 보면 여성의 경제적 지위는 더욱 열악한데, 겨우 1% 수준에 머무른다.

우리 시대가 지향해야 할 지속가능한 발전은 이러한 사회경제적 지위의 지독한 성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발전이 될 것이다. 여성이 그들의 존엄을 인정받으면서 경제 성장의 기여와 분배에 정당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 경제학"은 여성의 지위를 높이기 위한 것

여성 경제학은 물론 그 자체로 정당하지만 단순히 도덕적인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이야말로 발전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길임이 증명되고 있다.

가장 흔히 언급되는 사례가 1990년대 네덜란드가 아닐까 한다. 1980년대 후반까지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여성 고용률이 낮은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1990년대 들어 네덜란드는 자녀를 둔 여성의 일자리 기회와 노동권을 보장하는 강력한 국가정책을 시도하게 된다. 강력한 국가정책과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되자 여성의 고용률 제고는 곧바로 높은 성장율이라는 경제적 성과를 국민들에게 돌려주게 된다. 당시 10년 동안 여성 고용률은 38.2%에서 61.9%로 급상승하였다.

좁은 의미의 경제적 성과 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의 흥미로운 사례를 보자. 어머니가 가계 소득을 관리하는 가족 집단을 그렇지 않은 가족 집단과 대조하는 조사가 있었다.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족의 영아 생존율이 대조 집단에 비해 20%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즉 가족 내에서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높을 때에 사회적 성과가 높았다는 사실이다.

'성평등 투자'는 가장 수익성 높은 투자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이기 위한 투자를 우리는 '성평등 투자(Investments in gender equality)'라 부른다. 성평등 투자는 여성에게 남은 떡고물 몇 개를 나누어주는 투자가 아니다. 적극적인 사회투자를 의미한다. 많은 종류의 무슨무슨 투자가 있겠으나 성평등 투자야말로 가장 높은 (사회경제적)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여성의 소득이 증가할수록 교육과 건강 그리고 영양 에 대한 재투자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본다. 이러한 분야는 장기 성장을 이끄는 사회투자 분야들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근시안적 투자가 아니라 ‘현명한 투자’이어야 함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새해 벽두에 여성의 경제학을 언급한 것은 실은 새해의 한국경제가 매우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올해 유럽재정위기, 미국의 장기 경기침체 그리고 중국의 성장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다. 당연히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경제도 걱정이다. 이러한 전망들을 들을 때마다 여성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이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지난 금융위기 때에도 여성 일자리가 가장 큰 고통을 짊어지지 않았던가?

미리 외쳐 보자.

‘여성에 주목하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다.’
목청껏 외치는 것 자체가 바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여줄 것이다.

※ 이 글은 여성신문 (http://www.women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