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1 / 07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3년, 피할 수 없는 세계경제 장기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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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

1. 저성장의 덫에 빠진 선진국경제

2. 세계경제 3대 리스크

3. 국내외 경기 동향 및 경제정책 방향

 

[ 본   문 ]

1. 저성장의 덫에 빠진 선진국경제

1) 작년보다 소폭 개선된 성장률 전망

- 작년 세계경제는 주요 해외경제기관의 1년 전 예측보다 0.5~0.7%p 하락함. 이는 2011년 말부터 심화되어 상반기까지 지속된 유로지역 금융위기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경제의 낮은 성장률에서 주로 비롯됨. 반면 미국경제는 예상보다 0.5%p 높은 성장률을 기록함.

- 2013년 세계경제 전망을 보면, IMF(3.6%), OECD(3.4%), UN(2.4%) 등은 작년보다 0.2~0.5%p 높은 성장률 전망을 제시함. 작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에 가장 적은 오차를 기록했던 UN 전망치를 보면, 미국(1.7%), 일본(0.6%), 유로(0.3%), 중국(7.9%)으로 미국과 일본은 작년보다 떨어지고 유로와 중국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

 

2) 저성장의 덫에 빠진 선진국경제

-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 유로 등 세계 3대 선진국경제가 총수요 부족 따른 동반 경기침체에 직면함. 선진국경제는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와 기업의 부채축소, 금융시장 취약성, 고실업, 그리고 긴축정책의 악순환에 빠져 있음.

- 첫째, 가계와 기업의 과다부채 조정은 단기에 소비 및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고, 경기침체는 소득 및 이윤 감소로 부채조정을 지연 또는 어렵게 함.

- 둘째, 높은 실업률은 경기침체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총수요부족 심화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도 작용함.

- 셋째, 유로지역 재정긴축은 환율 및 금리 자율성 상실과 세계경제 침체의 대내외 환경 속에서 지역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킴. 또한 경기침체는 재정건전성 우려를 심화시켜 재정긴축 → 저성장 → 재정건전성 악화 → 금리 상승 → 재정긴축의 악순환을 초래함.

- 넷째, 금융회사의 부실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축소는 단기에 신용중개기능 약화, 금리상승, 자산 가격 하락 등 금융 및 실물경제를 위협함. 또한 실물경제 침체는 가계와 기업의 소득과 이윤을 떨어뜨리고 실업과 파산이 증가하여 채무 상환 및 여력 감소로 부실자산의 가격과 질을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음.

 

3) 실패한 긴축정책

- 작년 하반기에 발표한 유럽의 국채매입(Outright Monetary Transactions) 정책과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악순환의 일부 고리가 해소되었음. 그러나 부채동학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지속적인 부채축소, 선진국의 잘못된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통화정책 중심의 경기부양 정책은 저성장 트랩에서 벗어나는데 충분하지 못함.

- 특히 긴축정책과 저성장의 자기 파괴적인 악순환은 최근 타결된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이슈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음.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총수요 부족에 따른 경기침체는 세수 감소와 자동안정화 메커니즘에 따라 정부 이전지출 증가를 초래함. 이는 재정적자 증가로 나타나고, 국제금융기구가 부과한 재정목표 달성 미달은 추가적인 긴축정책을 요구함.

- 이는 또 다시 성장률 하락, 실업률 증가 등 경기침체의 악화로 이어짐. 특히, 환율 및 금리 자율성을 상실한 유로지역의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과도한 정부 디폴트 우려는 연쇄적인 국채 매각에 따른 금리상승으로 재정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킴.

 

2. 세계경제 3대 리스크

1) 최악의 위기를 벗어난 유로

- 작년 6월 유로지역에서 네 번째로 큰 스페인이 은행 부실로 구제금융을 요청하자, 7월 말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금리는 7.6%까지 치솟음. 9월 유럽중앙은행이 재정위기 국가의 3년 미만 국채를 무제한 매입할 수 있는 유럽판 양적완화 정책인 OMT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국채금리가 하락하여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적.

- 그러나 유로지역 긴축정책은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키고, GDP 대비 부채비율과 국채금리 상승으로 자기 파괴적인 악순환에 빠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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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13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테마북]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대침체 속의 세계경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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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사연은 올해 1월부터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번역하고 요약하여 소개하는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을 연재하고 있다. 그 중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되고 있는 경제 침체 속의 세계 경제에 대해 다룬 10편의 글을 모아 테마북으로 엮었다.

 

[여는 글]

세계 경제 침체가 2008년 이후 5년을 지나고 있다. 5년 전 미국의 투자은행들을 줄줄이 무너뜨렸던 금융위기는 집과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을 타고 실물경제를 잠식했다. 소비는 줄어들었고, 수출은 부진했다. 정부가 경기부양에 뛰어들었으나 긴축재정을 외치는 목소리에 발목이 잡혔다. 재정운영에 관한 논쟁 속에서 그리스와 스페인 등이 휘청이면서 2011년에는 유럽위기의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일본 경제는 이미 오래 전에 침체에 빠졌고, 이후 미국과 유럽마저 위기에 빠졌다. 그나마 중국이 존재하는 아시아가 가장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률도 주춤하는 추세일 뿐 아니라 아시아의 수출 시장이던 미국과 유럽이 침체일로를 겪는 상황에서 아시아만 독자행보를 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니 2018년까지는 침체 상태일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최소한 2018년까지라고 예측한 것이니 훨씬 더 긴 안목으로 경기 침체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간 소개했던 세계 석학들의 글 중 경기침체 시대에 필요한 경제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10편의 글을 모아서 테마북으로 엮었다.  

세계의 석학들은 경제 위기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긴축정책을 손꼽았다. 경제를 돌릴 원동력이 사라진 상태에서 누군가 먼저 마중물을 부어야 하는데, 현재 그럴 수 있는 경제주체는 정부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마저 지출을 줄인다면 경제는 더욱 위축되고 부채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는 복지의 확충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확충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중산층 이하의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스키델스키는 소비 진작과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를 과감하게 탕감할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로치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아시아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서 소비와 무역을 증진시키라고 제안한다.

우리의 경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요구가 소비 회복과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필요한 조치이다. 일부에게 집중되어 있는 부를 재분배하고, 더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받을 수 있도록 일터에서, 골목상권에서, 하청관계에서 경제민주화가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 편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은 한국사회가 그리고 전 세계가, 무너진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틴 울프가 제안한 거시 불안정성 관리, 금융시스템 개선, 불평등과 일자리 문제 해결, 기업 지배구조 변화, 조세 재도 개선, 정경유착 근절, 공공재의 세계화라는 7가지 개선책은 눈여겨 볼 만하다. 물론 아무리 좋은 방안도 결국 실현하려는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는데, 다가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현할 수 있는 이를 잘 골라보자.


2012년 11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수연

 

[목  차]

◆ 여는 글   -------------------------------------------- 2

◆ 미국 경제, 침체를 탈출할 구멍이 없다 --------------------- 6
    곤경에 처한 미국 / 누리엘 루비니

◆ 살아남은 아시아, 잃어버린 소비를 찾아라 ------------------ 10 
    위험에 노출된 아시아 / 스티븐 로치 

◆ 중국 경제발전 방향 전환할 때이다 ------------------------ 14
    중국은 경기둔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 위용딩

◆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7가지 개선 ---------------------- 18 
    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치기 위한 7가지 방법 / 마틴 울프 

◆ 법인세일까? 주주 배당세일까? --------------------------- 23 
    까다로운 법인세 문제 / 로라 타이슨

◆ 통 큰 부채 탕감이 경기 회복의 지름길 --------------------- 27 
    부채를 탕감하라 / 로버트 스키델스키 

◆ 긴축재정은 독일까, 약일까 ------------------------------ 32 
    긴축이 경제 성장을 촉진시킬까? / 로버트 쉴러

◆ 미국의 3차 양적완화는 두 번째 ‘환율전쟁’을 부르나? ---------- 37 
    연방준비제도(미국 중앙은행)와 환율전쟁 /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 루비니, 미국경제의 3차 양적효과 실망스러울 것 -------------- 41 
    회의적인 양적완화 효과 / 누리엘 루비니 

◆ 세계 경기 침체에서 살아남는 국가의 조건 ------------------- 46 
    새로운 세계 경제의 승자 / 데니 로드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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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05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11월 6일,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바마와 롬니의 접전 속에서 오바마의 재선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새사연은 이미 미국 대선과 관련하여 오바마를 공개지지한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http://bit.ly/TsrE1r)을 소개한 바 있다. 또 미국 대선의 핵심은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의 싸움이라 평했던 라구람 라잔 교수의 글(http://bit.ly/RAk2xJ), 사회적 책임감의 문제로 보았던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 핌코(PIMCO)의 CEO 에리언의 글(http://bit.ly/WoyxsP), 롬니 후보의 탈세가 문제인 이유를 지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의 글(http://bit.ly/TsrDKX)을 소개했었다.

미국 대선 전 마지막 글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의 글을 소개한다. 그는 미국의 선거는 미국만의 선거가 아니라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라고 규정하면서, 전세계적 의제로 기후변화와 금융규제, 환율을 비롯한 무역의 문제를 꼽았다. 그리고 이 세가지 의제에서 왜 롬니 후보가 부적격한지를 비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롬니의 정책은 부시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롬니 자신이 금융세력이기 때문에 올바른 규제 정책을 기대할 수 없고, 중국과의 환율전쟁을 불러 일으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오바마의 재선이 전세계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전세계적인 미국의 선거

(America's Global Election)

 

2012년 11월 1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다가오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는 세계 많은 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치지만,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표권을 갖지 못한다. 미국 시민이 아닌 이들 중 대부분이 버락 오바마가 미트 롬니를 이기고 재선에 승리하기를 바란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롬니가 펼치려는 정책은 더 많은 불평등과 사회적 대립을 만들어낸다. 물론 이것이 직접 해외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거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사례를 따라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1930년대 전 세계의 경제 침체를 가져왔던

로날드 레이건의 규제없는 시장이라는 주문을 많은 나라들이 따라했다. 미국을 따라한 국가들은 점점 심각해지는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다. 상위층에게는 점점 더 많은 돈이 가고, 하위층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중산층은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

롬니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허약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빠른 재정 감축을 추구하는 긴축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이미 약해진 미국의 성장을 확실히 더 약화시킬 것이며, 만약 유로 위기가 악화된다면 또 다른 침체를 맞게 될 것이다. 세계의 다른 국가들은 미국의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통해 미국 대통령 롬니가 가져온 경제적 효과를 매우 빠르게 직접적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국제 사회 공동체에서 많은 측면에서 협력해야만 하는 세계화의 시대이다. 하지만 무역, 금융, 기후변화와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위해 필요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리더쉽 부족이 실패의 이유 중 일부라고 탓한다. 하지만 롬니는 무모하고 강한 수사를 사용하고 있어, 세계의 다른 지도자들은 그를 따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미국을 그리고 자신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이는 옳은 판단이다)

미국의 예외주의는 국내에서는 인기가 있을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조지 부시의 이라크 전쟁, 국제 법을 위반했다고 비판받는 이 전쟁은 미국이 세계의 다른 곳에서 사용하는 군사비만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인구의 10%에 미치지 못하고 미국 GDP의 1%에 미치지 못하는 한 나라도 평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미국식 자본주의는 효율적이지도 안정적이도 않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공식적이 GDP 수치야 어쨌든지 간에 대다수 미국인의 소득이 근 15년 동안 정체되었고, 미국 경제 모델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실제로 부시가 대통령에서 물러나기 전에 이미 미국 경제 모델은 파산했다. 부시의 정부 하에서 인권은 침해되었고, 그의 경제 정책이 가져올 것으로 충분히 예측되었던 대침체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외교력, 문화적 지배력 등 - 역자 주)를 매우 약화시켰다. 마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 것처럼 말이다.

가치의 관점에서, 롬니와 그의 런닝메이트 폴 라이언이 제시하는 가치는 별로 훌륭하지 않다. 다른 선진국들은 의료보험(health care)을 제공 받을 수 있는 권리와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법안(Affordable Care Act)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목할 만한 성과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하지만 롬니는 이런 노력을 비판하면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미국은 이제 선진국 중에서 적어도 시민들이 평등한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국가라는 특징을 갖게 되었다. 빈곤층과 중산층을 타겟으로 한 롬니의 급격한 예산 삭감은 사회 이동성을 방해한다. 동시에 롬니는 존재하지 않는 적을 향한 무기를 사는데 더 많은 돈을 들이면서 군사력을 확대시킨다, 이는 사회기반시설과 교육에 있어서 공적 투자가 절실하게 필요한 속에서 할리버튼(이라크 유전개발 및 복구기업)과 같은 군수산업자들을 부자로 만든다.

부시가 후보자는 아니지만, 롬니의 정책은 부시와 큰 없다. 오히려 롬니의 선거운동은 높은 군사비 지출, 부자를 위한 세금 감면이 모든 경제 문제의 해결책이라는 같은 믿음, 정확하지 않은 예산 계산 등 부시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제기되었던 세계 공통 문제 중 핵심인 기후 변화, 금융 규제, 무역의 3가지 의제를 살펴보자. 롬니는 첫번째 사안인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공화당의 많은 이들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climate denier)들이다. 때문에 세계는 롬니로부터 참된 리더쉽을 기대할 수 없다.

금융규제에 관해서도, 최근의 위기는 파악하기 어려운 더 많은 금융 문제에 대해 더 엄격한 규칙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과 너무 가까웠던 것도 문제의 일부 원인 중 하나였다. 그런데 롬니는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그 자체가 금융부문이다.

금융에 있어서 국제적 합의가 필요한 문제 중 하나는 주로 탈세, 세금 회피, 돈 세탁, 부패를 위해 존재하는 해외 금융 피난처의 폐쇄이다. 그러나 롬니는 케이먼 군도에 있는 은행을 이용한 일에 대해 사죄하지 않았고, 우리는 이 부문에서 롬니가 진보를 만들어낼 것이라 볼 수 없다.

무역에 있어서 롬니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선언하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명명했다. 그는 최근 몇년 동안 있었던 인민화의 상당한 평가절상에 주목하지 못했다. 또한 중국의 환율 변화가 양국 무역 적자 및 미국의 다국 무역 적자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위안화의 강화는 중국으로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낮은 가격의 섬유, 의복 및 기타 생산물의 가격을 상승시킨다.

게다가 다른 국가들이 환율 조작국으로 미국을 고소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은 무엇보다도 실질 경제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는 유일한 채널이지만, 이는 미국 달러의 평가절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미국의 선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선거의 영향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은 결과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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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04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에서는 11월 열릴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 미트 롬니(Mitt Romney)의 탈세 혐의가 집중 부각되고 있다. 롬니와 그가 만든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케이먼 군도와 같은 조세피난처에 가짜회사를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세금을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펀드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입은 35%의 소득세율이 적용되어야 하지만, 이를 다시 투자 펀드에 넣어서 15%의 자본이득세율을 적용받도록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가 또 한 번 롬니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간 스티글리츠는 롬니 후보가 불평등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롬니의 긴축정책은 경기를 둔화시키고 일자리 부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스티글리츠의 글을 요약하자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롬니의 탈세를 비판하고 있다. 우선 현대 경제를 유지하는데 교육이나 기술과 같은 공공재가 필수적인데, 공공재의 생산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구성원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유지에 필요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제도가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데, 탈세는 그러한 믿음을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셋째, 불평등이 악순환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자의 탈세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은 악화되고, 이는 금권정치를 통해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다시 정치적 불평등은 특권층에게 유리한 사회경제적 제도를 만들어냄으로써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롬니의 탈세 혐의에 대한 스티글리츠의 비난은 결국 공정하지 못한 사회가 어떤 문제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지 세금 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 문제에 적용될 수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롬니가 내야 할 공정한 몫

(Mitt Romney's Fair Share)

 

2012년 9월 3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미트 롬니의 소득세가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단순한 정치적 공세일까? 아니면 진짜 중요한 문제일까? 답하자면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미국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토론의 밑바닥에 깔린 주된 주제는 국가의 역할과 공동체 행동의 필요성이다. 현대 경제의 핵심이라 할 민간부문조차 혼자서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을 포함한 효과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대 경제는 기술적 혁신 위에 세워져있다. 기술적 혁신은 정부에 의한 기본연구기금 덕분에 가능했다. 이는 생산될 경우 모두가 이익을 얻지만, 민간부문에만 맡겨놓을 경우 적게 공급되거나 아예 공급되지 않을 수 있는 공공재 중 하나이다.

미국의 보수당은 공적으로 제공되는 교육, 기술, 기반시설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재를 제공하는 경제는 그렇지 않은 경제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

하지만 공공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신고된 소득(케이먼 군도나 다른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자산은 미국 정부에 신고되지 않는다)의 15%만을 세금으로 지불하는 고소득자들은 분명 공정한 몫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물고기는 머리부터 썩는다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이 공정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른 이들이 그러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모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에게 필요한 공공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는 세금 납부를 통해 이루어지는 신뢰와 협동의 정신에 기반하고 있다. 부자들이 그러듯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조세 회피에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한다면, 조세 제도는 무너져버리거나 훨씬 더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구조로 바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모든 약속이나 계약이 법을 통해 강제되어야 지켜질 수 있다면, 결국 시장 경제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지 제도가 공정하다는 믿음만 존재한다면, 신뢰와 협동은 유지될 수 있다. 최근 한 연구결과는 경제제도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협동과 노력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의 경제제도가 불공평하며, 조세 제도는 불공정의 상징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그가 내야 하는 세금을 모두 납부하고 있지만 그의 비서보다 그의 소득 세율이 더 낮으며, 이는 제도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옳다. 세금을 면제 받은 롬니도 워렌 버핏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 실제로 닉슨이 중국에 방문했던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부자에게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했던 최고 권력의 위치에 선 부유한 정치인이 역사의 진로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롬니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낮은 세율로 인한 세금 투기가 결국은 경제를 망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상위층의 세금 투기는 경제학자들이 ‘지대(rent)'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는 경제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파이의 큰 조각을 집어 가는 것일 뿐이다.

소득 상위층에는 경쟁을 저해하고 생산을 제한하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들의 소득을 늘리려는 많은 독점가들이 존재하고 있다. 협동으로 얻은 수익 중 자신이 더 많은 부분을 얻기 위해서 노동자를 위한 몫은 거의 남겨두지 않은 채 회사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CEO들,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약탈적 대출을 자행하고 신용카드 남용을 부추긴 은행들이 그들이다. 이들의 지대추구행위와 불평등은 소득 상위층의 세율이 낮아지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규제는 사라져버렸고, 그나마 존재하는 규제는 약화되었다. 지대추구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났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부당한 이득도 매우 커졌다.

오늘날 총수요의 부족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괴로운 문제이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엄청난 불평등을 가져왔으며, 악순환은 이어져서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불평등과 경제적 불안정과 취약성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기 또 다른 악순환이 있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며, 다시 정치적 불평등은 롬니와 같은 사람들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제도를 만들어 내면서 경제적 불평등을 강요한다. (롬니는 지난 10년 간 최소 13%의 세율로 세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에 의한 정치가 가져온 경제적 불평등은 오늘날 전세계 경제를 약화시키는 중요 원인 중 하나이다.

롬니는 조세 회피를 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결과는 국세청의 조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최고 한계 소득세율이 35%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는 상당 규모의 조세 를 회피한 것이 분명한다. 물론 문제는 단지 롬니만이 아니다. 이같은 수준의 조세회피는 공공재의 생산과 분배를 어렵게 한다, 공공재 없이 현대 경제는 번영할 수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롬니와 같은 규모의 조세 회피는 제도의 근본적 공정성에 대한 믿음을 훼손한다는 것, 그리하여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 연대의식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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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