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지금은 다소 기억이 희미해졌을지 모르겠다. 지금부터 2년이 채 안 되는 2011년 8월의 일이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유럽 국가채무위기가 재점화되면서 세계경제가 다시 추락하려는 바로 그 시점이었다. 50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미국의 유명 투자자 워렌 버핏이 세금을 더 내게 해 달라고 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신선한 충격을 줬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이른바 ‘버핏세’라고 하는 증세 논쟁을 촉발시키면서 그때까지의 단선적인 재정긴축 논쟁 틀을 깨 버렸다.

버핏은 한 해 100만달러 이상을 버는 부유층에 대해 즉각 세금을 올리고, 1천만달러 이상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는 추가적으로 세금을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재정긴축과 신용등급 강등으로 궁지에 몰린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환영했다. 미국 시민의 95%가 지지했다. 그렇게 부자가 제안한 부자증세는 순식간에 뜨거운 공감대를 넓혀 갔다. 이듬해인 2012년 5월 부자증세를 공약으로 내건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됐다. 같은해 12월20일, 프랑스 의회는 연간 100만유로(약 14억5천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최대 75%의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그렇게 유럽에서 부자증세가 입법으로 확정돼 갔다.

어렵게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오바마 정부의 앞을 가로막은 가장 시급한 장애는 이른바 재정절벽(Fiscal Cliff)을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증세를 주장하는 오바마와 감세와 긴축을 주장하는 공화당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해를 넘기기는 했지만 올해 1월1일, 미국 하원은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부자증세·상속세율 인상, 실업급여 연장 등이 담긴 협상안을 찬성 257표, 반대 167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국 의회도 부분적인 부자증세 입법화에 손을 들어줬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증세에 대해 “제가 서명할 법안에 따르면 2%의 최고 부자 미국인들은 세금이 늘어나지만 중산층의 세금증가는 막았다”고 주장했다. 대체로 부부합산 연소득이 45만달러(약 4억7천만원) 이상의 소득세와 자본 이득세에 대해 각각 기존 35%에서 39.6%, 15%에서 20%로 증세가 실시되고 상속세와 급여세에 대해서도 약간의 증세가 이뤄졌다. 실질적이기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컸지만 어쨌든 북미에서도 증세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우여곡절 끝에 부자증세가 속속 입법화되는 상황에서 태평양 넘어 우리나라는 어떤가. 버핏세 논쟁이 개시되던 2011년 하반기부터 한국에서도 추가적인 감세행진은 일단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복지예산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부자증세가 활발하게 검토된 것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그 와중에서 우리나라 국회도 2012년 연말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언론들은 이를 부자증세라고 불렀다.

내역을 보면, 대략 소득세 특별공제 감면한도(2천500만원) 제도 도입과 법인세 최저한 세율 인상 등의 간접적인 증세요소들이 포함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법 개정으로 더 걷힐 세금은 올해 4천460억원, 내년 1조3천171억원을 포함해 5년간 1조9천456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국회에 보고된 이명박 정부 4년간 감세규모가 약 63조8천억원이었던 것을 기억해 보라. 5년간 고작 2조원에도 못 미치는 증세를 부자증세라고 할 수 있을까.

박근혜 당선자는 소득세와 법인세에서의 부자증세를 극구 반대하면서 대신 금융부문에서 증세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 금융부문 증세는 실제로 어떻게 됐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을 기존의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확대하면서 약 2천억원의 증세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 범위도 다소 넓혔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현물주식이 아닌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은 무산됐다. 국경을 넘는 금융거래에 대한 토빈세 도입도 언급이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부자증세는 제대로 흉내도 못 낸 채 다시 해가 바뀌게 된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부자증세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녹아들어 있다. 당장 늘어나는 복지재정을 충당할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장기화되는 불황국면에서 재정지출을 축소하지 않으면서 재정수지를 맞출 수 있는 방안이다. 극심한 소득 불평등이라는 잘못된 분배구조를 완화하는 정부의 적극적 재분배 정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 30년 동안 신자유주의가 조직적으로 강행해 온 감세정책을 바로잡는 일이다. 박근혜 당선자 말대로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를 바로잡는 일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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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27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경제성장율을 전망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힘들었던 올해를 보내면서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바는 내년에는 경제가 활력있게 돌아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석학들과 관련 기관들에서 내놓는 전망은 또 다시 우울하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악의 경우 내년 세계 경제 GDP가 올해보다 2% 줄어드는 대규모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도 내년 미국 경제 GDP가 2%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종일관 비관적 경기전망을 해온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내년 경제성장율이 올해보다 최소한 1%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아래 소개하는 글을 통해서 최근 세계 주식시장이 증시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 밝혔는데, 증시 조정 이유이자 내년 세계 경제 침체의 이유로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선진국의 재정긴축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유로존의 주변국에 속하는 남유럽에서 재정긴축이 일어났지만, 침체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중심 국가로까지 퍼지면서 재정긴축도 확산될 것이라 짚었다. 미국 역시 심각한 재정절벽은 피한다고 해도 재정지출 축소에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일본 역시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오히려 소비세를 인상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먼저 미국의 경우 재정절벽을 앞두고 양당의 합의가 필요하며, 그것을 넘어서도 양당이 합의해야 할 많은 사안이 존재하는 상태이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국가에서 올해 선거를 치룬다는 점도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세 번째는 주식시장에서의 평가 자체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매우 높은 반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저조하여, 주가는 올랐지만 기업의 실적은 나빠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에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중국, 한국, 일본이 포함된 아시아에서의 분쟁도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는 요인으로 언급된 위의 네 가지를 잘 해결해야 할 것이다. 재정긴축 대신 재정지출, 정쟁 대신 합의, 거품 대신 실적, 전쟁 대신 평화가 내년 세계 경제를 구하는 길이다.

 

 

보수적으로 베팅해야하는 시대

(The Year of Betting Conservatively)


2012년 11월 19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7월부터 시작됐던 세계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제 식어가고 있다. 놀랄 일은 아니다.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 경제 모두 전혀 개선된 성장 전망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주가 상승을 지탱할 여력이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최근 몇 달 동안 실망스러운 거시경제 지표가 나타났다면, 증시 조정은 더 빨리 일어났을 것이다.

선진국의 상황을 보자. 우선 유로존 침체가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다. 프랑스도 경기침체에 빠졌다. 독일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라는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성장 둔화와 남유럽이라는 또 다른 수출시장의 심각한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의 경제성장은 여전히 무기력한 상태로 1년 내내 1.5~2%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새로운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영국은 유로존과 마찬가지로 이미 더블딥에 빠졌다. 강력한 원자재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캐나다, 북유럽, 호주 등도 미국, 유럽, 중국으로부터 불어오는 경기침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한 편으로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포함한 신흥 시장국과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프리카와 같은 기타 주요 국가들 또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중국의 침체는 정부의 신속한 재정 및 통화 정책과 신용개입으로 몇 분기동안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경기부양은 투자와 저축은 과도한 반면 민간 소비는 매우 위축된 상태의 지속불가능한 성장 모델일 뿐이다.


2013년에는 선진국 대부분에서 진행될 재정긴축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산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침체기의 재정억제가 유로존과 영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지만 이제 유로존의 핵심으로까지 퍼질 것이다. 미국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재정절벽을 피하는 예산 계획에 합의한다 해도, 지출 축소와 증세가 2013년 GDP의 최소 1% 정도는 떨어뜨릴 것이다. 일본은 지진 후 재건축 과정에서 정부의 경기부양이 있었지만 이는 단계적으로 철수될 것이며, 반면 새로운 소비세는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IMF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초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과도하게 발생했던 재정긴축이 2013년 세계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매우 옳다. 그렇다면 최근 미국과 세계 자산 시장에서 나타난 반등은 무엇을 말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중앙은행이 위험자산을 지원하면서 다시 유동성 공급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공격적이고 개방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은 무제한국채매입프로그램(Outright Monetary Transaction)으로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와 단일통화 붕괴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 영국중앙은행은 양적완화에 이어 신용완화를 실시했다. 일본중앙은행 역시 반복적으로 양적완화의 양을 늘려가고 있다.


많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통화당국은 정책금리를 낮췄다. 낮은 성장율, 낮은 인플레이션율, 제로금리에 가까운 단기 금리, 더 많은 양적완화와 함께, 대부분의 선진국이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 물론 국가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남아있는 유로존 주변국은 예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절망적인 심정으로 투자할 곳을 찾던 투자자들이 주식, 상품, 신용, 신흥국 통화 시장에 뛰어든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세계 시장에서 증시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심각한 침체가 전망된다. 동시에 유럽중앙은행의 과감함 행동과 은행, 재정, 경제, 정책적 단결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위기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특히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는 여전히 위험하며, 유로존 중심부에서는 구제금융의 피로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재정, 부채, 세금, 규제의 측면에서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의 경우 재정에 대한 세 가지 우려가 존재한다. 우선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증세와 거대한 지출감소가 자동적으로 발생하게 될 2013년 재정절벽의 위험이다. 두 번째는 부채 한도를 두고 재개된 양당 간의 싸움이며, 세 번째는 중기 재정긴축을 두고 벌어지는 새로운 싸움이다. 중국, 한국, 일본, 이스라엘, 독일, 이탈리아, 카탈로니아 등 많은 국가에서 선거 혹은 정치적 이행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인다.

조정에 대한 또다른 이유는 주식시장의 평가가 과장되었다는 점이다. 주가수익비율(PER)은 매우 높은 반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저조하다. 지금과 같이 저성장과 낮은 인플레인션의 상태에서 불확실, 변동성, 꼬리위험(tail risk, 발생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발생하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증시조정은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그 보다 더 거대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협상과 재제를 통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 위험이 매우 높다. 가자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새로운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아랍의 봄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불길한 겨울로 바뀌고 있다. 중국,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에서의 지역적 분쟁 역시 민족주의자들의 힘을 강화시키고 있다.

소비자, 기업, 투자자들이 더 조심스러워지고 위험회피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반등은 2012년 하반기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하방리스크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증시 조정은 2013년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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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19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미국 대선은 오바마의 재선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오바마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 상태이고, 뾰족한 해결책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1월 1일로 다가온 재정절벽(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으로 인하 큰 폭의 재정지출 감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 터키 재무장관이자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케말 데르비스는 오바마의 당선 요인은 광범위한 중산층의 지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재분배라고 말한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살아나야 수요가 회복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소득재분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득재분배를 위한 방안으로 양질의 교육과 기술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럴 때에 실업을 막을 수 있고, 안정적 고용을 통해서 소득재분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케말 데르비스의 제안처럼 소득재분배는 지금 전세계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다. 미국 국민들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부자증세와 재정지출을 강조한 오바마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감세와 재정긴축을 주장했던 롬니는 이 문제를 실현하기에 부적절한 후보로 평가받은 것이다. 몇 달전 있었던 프랑스 대선에서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겠다고 주장했던 올랑드가 당선된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민주당이 부자증세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 국의 국민들이 선택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이제 우리의 선택이 남았다. 부자증세와 복지강화는 물론이며 근본적으로는 중산층 이하의 임금과 소득을 높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소득재분배를 이룰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일지 잘 판단해보자.

 

 

버락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

(The Second Coming of Barack Obama)

 


2012년 11월 7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케말 데르비스(Kemal Dervis)

힘든 선거였지만, 버락 오바마는 재선에 승리했다.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오바마는 새로운 4년의 임기 동안 미국과 세계를 위해서무엇을 할 것인가?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8%에 달하는 실업률을 껴안은 채 재선에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니콜라스 사르코지(프랑스 전 대통령), 고든 브라운(영국 전 총리), 호세 사파테로(스페인 전 총리)와 같은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최근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자리에서 밀려났다. 공화당 대통령 조지 부시의 8년 임기 동안 폭발한 금융 악재로 인해, 오바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회복을 위해 뛰어야만 했다.


오바마는 단지 그의 비범한 개인적 쾌활함 뿐 아니라 중산층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오바마의 경제 회복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중산층 유권자들은 부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인식된 공화당 후보 롬니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미국의 계속되는 인구 변화는 라틴계를 비롯한 소수민족에게 강력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후보의 승리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특히 롬니가 실패한 부분이다.

이번 선거는 과도한 비용 지출과 네거티브적 공격이 많았다는 점에서, 많은 유권자들을 불쾌하게 만들만 했다. 하지만 대안은 항상 존재하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싸워야만 한다는 미국 민주주의의 경쟁력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기로에 서있는 세계 경제와 함께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은 엄청난 확장적 통화정책과 거대한 재정적자를 유지함으로써 그나마 불안정하고 약한 수준의 경제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금고에는 현금이 쌓여있지만, 민간 투자는 정체되고 있다. 일본은 총리가 계속해서 깜짝놀랄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확실한 경제 회복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다.

유럽 역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리오 드라기의 기민한 임기응변과 국채시장에 무제한 개입하겠다는 약속 덕분에 겨우 연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최근 십년동안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성장은 본질적으로 침체되어 있다. 남유럽의 문제는 심지어 독일마저 경기 침체에 빠지도록 만들고 있다. 게다가 그리스는 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다. 유그리스 자체는 작은 국가에 불과하지만, 그리스가 보여주는 총체적인 붕괴는 금융과 사람들의 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세계 신흥시장의 경제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신흥국들의 잠재생산성 증가추세는 선진국보다 높다. 하지만 경기순환적 디커플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선진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 - 역자주). 세계 경제는 전체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 어떤 중요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는 전세계로 전파된다. 협소한 거시경제의 시야를 넘어서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미국 자체만으로 세계경제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어떤 경로를 밟느냐는 세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이며,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 G20 등에서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각은 전세계의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두 번째 임기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경제정책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독일 등에는 거대한 투자 자원이 있다. 기후와 자원의 제약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높은 생산력과 거대한 번영을 가져다주며 노동과 고용을 증진시키 줄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기술혁명의 시작에 서 있다.


하지만 이런 자원들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선진국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회복은 투자자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수요의 회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자본은 많은 수익을 거두었지만 거기에 부과되는 실질 세율은 높지 않으며, 현재의 저금리는 기업에게 유용하다. 또한 미국이 2011년에 이룬 경제성장의 90% 이상이 상위 1%에게 돌아가는 것과 같은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수익 배분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회복을 제한하고, 거시경제 정책은 지속적인 경기부양의 필요성과 커져가는 공공부채의 위험, 저금리로 인한 자산거품 사이에서 길을 잃게 만든다.

균형잡힌 소득재분배는 단지 사회적, 도덕적 문제가 아니다. 이는 거시경제에서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게 꼭 필요한 해법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물론이며 전세계적으로 교육과 적절한 기술 훈련이 제공되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훈련받지 못한다면 수많은 노동자들은 실업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소득재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제 북유럽이 5조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반면 남유럽의 수요는 붕괴되고 미국의 적자는 5조 달러에 이른다.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나 이상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적 협력이 요구되며, 선거 이후 미국에 대해서는 청정에너지혁명, 고용창출 투자의 확대, 새로운 성장 방식 만들기와 같은 약속을 지킬 것이 강력하게 요구된다.

미국의 길고 어려웠던 선거는 끝이 났고, 이제 포괄적인 개혁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이를 잘 깨닫고, 미국과 전세계의 수 억 명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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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1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 90년대 벤처정책 부활? 혹은 ‘삼성 스타일’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목 차]

1. 박근혜 후보만 ‘말하지 않았던’ 성장정책

2. 성장론? 잘해야 10년 전 IT산업 정책

3.‘스마트 뉴딜’은 신종 비정규 양산 정책인가?

4. 박근혜 후보는 박원순 시장에게 배워도 좋을 것.

 

[본 문]

1.박근혜 후보만 ‘말하지 않았던’ 성장정책

기다렸다. 한국의 보수와 박근혜 후보가 어떤 성장론을 들고 나올 것인지. 원래 성장론은 보수의 단골 메뉴 아니던가? 그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그런데 그들의 성장모델 - 중국이나 독일식으로 국내 저임금과 해외수출로 성장 동력을 삼던 수출 의존형 모델이나, 미국과 남유럽처럼 부진한 소득을 부채로 충당하여 소비하는 부채 의존형 성장 모델은 금융위기로 무너져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정부가 재정자극 정책을 사용하여 경기부양을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랬더니 보수는 성장이 아니라 균형재정과 긴축을 들고 나왔다. 증세 대신에 노동자와 국민들의 내핍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진보 세력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자극정책과 사회안전망 강화로 성장 동력을 유지하고 이를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보수는 긴축 협약을 하자고 하고, 진보는 성장협약을 하자는 것이 지금의 유럽이 아닌가. 공화당은 재정삭감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버핏세를 주장하는 것이 지금의 미국이다.

한국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경선에 나섰던 손학규 전의원이 ‘진보적 성장론’을 그리고 문재인 대선 후보가 ‘포용적 성장론’을 들고 나오면서 민주 통합당 쪽에서 새로운 성장전략에 불을 지폈다. 새사연도 대선정책을 담은 단행본 『리셋 코리아』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대안적 성장론으로 ‘소득주도 성장전략(income-led growth)'를 강력하게 제시했다. 이는 이미 세계 노동기구(ILO)와 국제연합(UN)의 각종 포럼에서 대안적 성장전략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임금주도 성장(Wage-led growth)'을 한국에 선도적으로 적용한 시도였다.

더구나 하반기로 들어오면서 한국경제의 위축은 더 이상이 가정이 아니라 확정적 현실로 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2.4%로 대폭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의 위기관리 대책과 함께, 침체로부터 어떻게 탈출하고 어떻게 회복 동력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대선후보들은 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침묵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지금까지 시종 성장론에 대해 말문을 닫고 있었다. 오직 내용이 모호한 ‘박근혜 표 경제 민주화’만 반복할 뿐이었다. 성장론이 블랙박스로 남은 가운데 일자리 정책도 덩달아 블랙박스였다. 그래서 기다렸다. ‘창조 경제론’이라 이름붙인 일자리 정책과 성장정책의 내용을 보기 위하여.

성장론? 잘해야 10년 전 IT산업 정책

드디어 10월 18일 박근혜 캠프가 ‘창조경제 스마트 뉴딜’이라는 엄청난 개념 조합으로 작명한 성장정책,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정책”이 창조경제론이라고 박근혜 후보는 정의했다. 그리고 이어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7대 전략’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

1

국민행복 기술을 전 산업에 적용하여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

(스마트 뉴딜 정책 시행)

2

소프트웨어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

3

정보의 개방과 공유를 통해 창조 정부 만들기

4

창업국가 코리아를 만들기, 대학을 창업기지로 만들기

5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만들기(정부가 인재양성)

6

청년들의 해외취업기회 확대(K-move 시작)

7

미래 창조 과학부 신설

그런데 뭔가? 어디에 성장전략이 있는가? 어디에 위기 탈출전략이 있는가? 7대 과제 중에 앞의 4가지는 IT산업에 대한 일상적인 정부지원 전략, 즉 IT산업 정책이고, 5,6번 2개는 이명박 정부시기에도 등장했던 청년 취업대책 메뉴들의 일부이다. 마지막 ‘미래 창조 과학부 신설’이야 모든 후보들이 얘기하는 정보통신부 부활과 이름과 다르지 맥락은 같은 얘기니 차별될 것도 없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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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6 / 2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1990년대 클린턴 대통령 시절 노동부 장관을 지낸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미국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 롬니 후보의 감세 주장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세계경제가 다시 흔들리면서 그린스펀(Greenspan) 전 연준(Fed) 의장조차 “전 세계적 불황이 우려된다.”고 할 정도의 상황이 전개되자 그가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회복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1% 부유층에게 집중되고 있는 부를 재분배하여 중산층에게 돌려줌으로써 중산층의 구매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요지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서 1929년 대공황 이후에 공황 극복을 위해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정부가 시행했던 과감한 정책들, 1)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들, 2) 실업 보험을 포함한 사회 안전망 제정, 3) 공공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 4) 대형 사회 인프라 구축 계획, 5) 강화된 조세 제도, 6) 금융 규제 제도 등을 들고 있다.

어찌 보면 현재의 위기가 실질적으로 1929년의 대공황에 비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1929년 당시와 달리 2008년 이후 신속하게 취해진 각종 구제 금융과 경기부양책이 단지 위기를 지연시킨데 머무른 것이었다면, 위기를 타개하는 해법들도 명실상부하게 1929년 이후에 실행되었던 대규모 조치와 견줄 수 있는 그런 혁신적인 해법들이 제시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약간의 경기 자극정책’ 이후 소란스런 ‘긴축’과 ‘통화 완화’정책이 사실상 전부였다.

특히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을 명문화하여 보호하고 사용주들의 부당노동행위를 적극적으로 금지하여 ‘노동자 권리장전’이라고 불렀던 1935년의 ‘와그너법(Wagner Act)’을 위기 극복의 주요 대책으로 거명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독립성을 가진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해주면 이들이 이윤의 적정한 분배를 요구하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의 경제사정이 호전되어서 시장에서 높은 구매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와그너법은 기대했기 때문이다. 노동자 임금 깎고 파업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단결권을 보장해줘서 임금 올리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불황 타개책이라는 것이다.

아래 소개하는 로버트 라이시의 글은 1929년 대공황과 그를 극복해왔던 일련의 정책들에서 지금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지 간결하면서도 복합적인 암시를 주고 있다.

 

경기회복 여부는 중산층의 구매력에 달렸다

(Recovery depends on middle-class spending power)


 

2012년 6월 22일

샌프란시스코 게이트(www.sfgate.com)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현재 미국 경기 회복세가 매우 부진한 원인은 단순히 유럽의 부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구나 우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기업이나 부자들에게 물리는 세금이 너무 높다거나, 빈곤층에게 주는 사회 안전망이 너무 관대하다거나, 기업에 대한 규제가 너무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도 아니다. 심지어는 오바마 행정부가 케인즈주의적 경기 부양정책을 충분히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도 진정한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회복부진의 진짜 원인은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그것은 미국 경제활동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를 활성화시킬 만큼 충분히 소비 할 현금이 없기 때문이고, 그렇다고 2008년 위기 이전에 했던 것처럼 더 이상 부채를 동원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혹시 의심스러우면, 연준에서 발표한 소비자 금융조사 결과를 보라. 중위 가구 소득이 2007년 49,600 달러에서 2010년에 45,800달러로 7.7%가 감소한 것으로 나와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모든 소득은 1% 부유층에게로 집중되어왔고, 그래서 부자가 된 그들은 벌어들인 소득의 절반도 소비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국내에서 소비하지 않은 나머지 소득으로 고수익이 보장되는 세계 어느 곳이라도 찾아서 투자한다.

2차 대전 후 30년 동안에는 미국 중산층의 소득 증가가 미국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 이후 최근 수십 년 동안 중산층의 상대적 소득 부진이 미국 경제의 붕괴로 이어졌다. 1980년대가 시작되면서 세계화와 자동화는 중위 임금에 대한 하방 압력을 높였다. 사용주들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노동조합을 파괴했다. 규제가 풀려간 금융시장은 실물경제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대부분 가정에서 임금은 고통스럽도록 조금밖에 인상되지 않았다. 여성들은 가정 소득을 지탱하기 위해 임금 노동의 대열로 뛰어들었다. 실직을 하게 된 가정들은 주택 값이 올라가고 있었기에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부채를 늘려갔다. 그 때 주택거품이 터졌던 것이다. 연준의 가장 최근 보고서는 주택거품 붕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보여준다. 자료에 의하면 2007년에서 2010년 사이에 미국 중위 가구의 순자산 가치는 거의 40%가 떨어져서 1992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전형적인 가구의 자산은 주식이 아니라 주택인데, 2006년 이후 주택가치가 3분의 1 까지 떨어졌던 것이다.

미국경제는 여전히 헤매고 있는 중인데, 그것은 미국 중산층들이 여전히 바닥에서 탈출할 만큼 충분한 소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단기적으로 보면 바닥에서 뒤로 미끄러지지 않기만 바랄 뿐 경기회복의 단순한 해법은 없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성장으로부터 발생하는 결과를 중산층들이 훨씬 더 많이 갖도록 하는 것이 해법이다.

어떻게?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1920년대에도 전 기간 내내 소득은 최상층에게 집중되었다. 1928년까지 1%부자들의 소득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94%까지 올라갔다. (2007년에 다시 1% 소득 비중은 23.5%에 근접했다.) 바로 그 시점에서 거품이 터지고 대공황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미국은 사용자들에게 조직노동자들과 신뢰의 협약을 요구하는 와그너 법(Wagner Act)*을 만들었고 사회 안전망과 실업보험을 도입했다. 공공사업국(Works Projects Administration)과 시민보전단(Civil Conservation Corps)**을 만들었다. 최저 임금제도를 만들었다. 금융에서는 증권법과 글래스-스티걸법을 만들었다.

1941년에 미국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신체 건강한 미국 성인들이 대규모 동원되었고 그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채워주었다. 전쟁이 끝난 후, 제대군인원호법(GI bill)***에 따라 퇴역하는 수백만의 군인들을 대학에 보냈다. 고등교육을 받은 거대한 층이 형성된 것이다. 1956년 전미주계간방위고속도로망법(National Interstate and Defense Highways Act)과 같은 법으로 인해 대규모 인프라투자가 시행되었다. 부자에 대한 세율은 1981년까지 최소 70% 까지 유지되고 있었다.

결과 1957년까지 1%부자의 소득비중은 전체 소득 가운데 10.1%로 떨어졌다. 세계사에서 가장 호황기를 누릴 수 있는 동력이 되었던 중산층을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대부분의 소득이 분배되었다. 이제 이해가 되었을 것이다. 적어도 생산성이 향상되는 수준 이상의 분배 몫을 주장하기위해, 2차 대전 이후 30년 동안 중산층이 보유했던 협상력 수준을 다시 회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기 바닥에서 탈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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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와그너 법(Wagner Act): 정식명칭은 전국노동관계법(National Labor Relations Act)이다. 1933년에 제정된  노동권을 보장한 전국산업부흥법이 오히려 노동분쟁을 촉발하자 1935년 상원의원 R.F.와그너가 제안하여 만들어진 법이다. 노동자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사용주의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였다. 이 법률로 말미암아 미국의 노동자 권리와 노동운동은 획기적인 발전을 보았다.

** 공공사업국(PWA; Works Projects Administration)과 시민보전단(Civil Conservation Corps): 1933년 6월 공공사업국이 발족되어 도로와 학교 건물과 같이 단순한 토목 건설 공사부터 댐, 전함, 잠수함과 같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들을 담당했다. 우리가 잘 아는 요크타운(Yorktown)과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항공모함도 PWA 프로젝트였다. 또한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실업상태에 있는 청년들로 시민보전단(CCC·Civilian Conservation Corps)을 조직해 조림, 산불감시, 산림휴양 공간 조성 등 산림사업에 투입하여 300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오늘날 애팔래치안 트레일과 요세미티 옐로스톤 숲 등 아름다운 국립공원은 이러한 사업의 산물이다.

*** 제대군인원호법(GI bill): 미국의 퇴역군인들에게 교육, 주택, 보험, 의료 및 직업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1944년에 개시한 제반 법률과 프로그램 등을 말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돌아온 퇴역군인들을 사회에 통합시키고 미국의 노동인구(work force)를 증가시키기 위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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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