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정치2013.01.09 15:32

2013.01.0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18대 대선 결과 보수 세력의 10년 집권이 굳어지자, 역사의 퇴행이 심화되었다고 개탄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노동권 회복이라고 하는 선거 공약 틀이 신자유주의적인 규제완화와 감세, 민영화, 금융화를 대체했다는 것 또한 중대한 역사적 변화다. 진보는 다수 국민과 호흡하면서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도 이 의제들을 진보적 내용으로 확장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상식은 바뀌고 있다.

특히 보편 복지와 경제민주화, 노동권 회복의 구체적 내용들을 국민과 공유하면서 ‘과거의 당연한 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적 상식들 대신에 진보적 전망과 정책을 ‘전문적 지식’이 아니라 국민 생활의 ‘당연한 상식’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은 이제 보편 복지의 상징으로서 당연한 상식이 되었다. 무상급식이 상식이 되면서 중등교육까지 무상 의무교육 실시, 대학 등록금 절반으로 인하 등 다양한 교육복지가 전파되고 있는 중이고 이를 박근혜 정부도 회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이 ‘투자자산’이며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것을 당연한 상식으로 살아왔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택 문제가 ‘주거 가치’, ‘주거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고, 점점 더 주거복지가 주택 문제를 대하는 새로운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주택 소유나 매매시장보다는 공공 임대주택의 중요성이 함께 커져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과거의 상식을 유지하기 위해 완강하게 저항하면서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얼마 남지 않은 규제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세력도 존재하지만.

전 세계의 경제가 적자와 부채문제로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특히 가계부채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인식하고 있는 가계의 신용위험 정도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서 카드 대란 시절의 위험도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10대 공약 중 첫 번째가 가계부채 대책이기도 했다. 여기에서도 ‘상식의 전복’은 일어나고 있다. ‘빚진 죄인’이라고 부채의 모든 책임을 채무자에게 덮어씌우고, 온갖 고금리 연체이자에 채권추심과 압류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던 관행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새사연의 과제는 진보 정책을 국민의 상식으로 바꾸는 것

채무자에게도 최소한의 인권과 생존권과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하며, 약탈적 대출과 터무니 없는 고금리 수익을 추구한 금융회사도 일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새로운 상식’이 확립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채의 노예로 삶이 속박된 최근의 신자유주의 금융경제의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빚을 진다는 것은 오늘날 사회적 삶의 일반적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빚을 지지 않고 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학자금 대출, 주택 구입을 위한 담보대출, 자동차 신용대출, 의료비를 위한 대출 등등. 대출이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요한 수단이 됨에 따라, 사회적 안전망은 복지 체계에서 채무체계로 나아갔다.”(안토니오 네그리,2012,『선언(Declaration)』50쪽)

대안은 다수 국민들의 생활과 생각 안에 진보의 ‘새로운 상식’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반대로 길어야 2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자유주의적 관념들, 규제완화와 시장 자율, 금융혁신과 신용거품, 자산투기 등을 비상식적인 것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그 동안 진보에서 만들어진 참신하고 진취적인 정책들을 ‘새로운 상식’의 이름으로 국민 곁에 다가서도록 하는 집요한 노력이 쌓이고 또 쌓이면 시대는 결국 바뀐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새사연은 진보 정책들이 국민 생활의 저변에서 새로운 상식으로 확립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비록 정권은 일시적으로 역사를 역행하더라도 국민의 생각은 의연히 미래를 바라보며 진보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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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0김병권/ 새사연부원장

우리나라 언론에는 극히 짤막하게 소개되었지만 지난 5월 3일 남미에서 매우 의미 있는 국유화 결정이 있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의 자회사인 YPF를 재국유화 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의회가 승인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하원은 찬성 207표 반대 32표 기권 6표로 압도적인 표차로 국유화를 승인했다. 이로써 당초 국영기업이었던 석유회사 YPF는 1993년 민영화, 1999년 외국기업에 매각을 거쳐 다시 국유기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르헨티나는 주권국가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자원을 이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의회는 대통령의 결정에 적법성을 부여했습니다.”라고 하면서 아르헨티나 정치권은 당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스페인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남미와 유럽 연합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아르헨티나를 빼자는 등 요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서방언론들도 이를 대서특필했다.

국유화가 필요한 곳에 국유화는 당연한 것이다.

국민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기간산업이나, 제한된 국가자원과 사회적 시설에 대한 국유화에 대해 이제 민감한 저항을 그만둘 때도 되었건만 신경질적 반응이 여전하다. 금융위기로 인해 씨티 그룹, GM, AIG 등 모두 한때 국유화의 경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적 시장이 필요한 곳에는 사적기업이, 그리고 공적 서비스가 필요한 곳에는 공적 기관이나 공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을 사적 시장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이야말로 얼마나 극단주의적인 위험한 발상인가.

시장을 향한 잘못된 신념을 경계하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향한 잘못된 신념이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며 통탄하는 학자가 있다. 바로 그 유명한『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다. 그는 최근 저작에서 이렇게 말한다. “금융시장의 극적인 실패로도 시장을 향한 신념은 일반적으로 거의 꺾이지 않았다.”

“금융위기는 미국과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상태로 몰아넣었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를 양산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 관한 근본적인 재고를 촉구하진 못했다. 오히려 미국에서는, 정부를 향해 적대감을 품고 자유시장을 포용함으로써 로널드 레이건도 낯 뜨거워했을 ‘티 파티 운동’이 가장 주목할 만한 정치적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대선에서 가장 위험한 후보는 시장 찬양 후보다.

바로 그렇다.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최근에 더욱 증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극단적인 자유시장과 감세를 주장하는 티 파티운동이 북미대륙에서 득세하고, 경제가 침체의 악화일로를 치닫는데도 불구하고 더욱 긴축을 강요하는 정책이 유럽대륙을 휩쓸고 있는 이상, 경제위기가 끝날 수는 없는 것이다.

7개월 뒤 대선을 치르는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금은 줄이고, 간섭과 규제는 풀고, 법치주의를 세우자’는 이른바 ’줄.푸.세‘ 공약이 선거분위기를 휩쓸었던 것이 5년 전 17대 대통령 선거였다. 시장 지상주의가 완벽하게 승리한 대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야 한다. 민영화나 감세, 규제완화, 금융화 따위로 우리사회가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을 과도하게 옹호하는 정치세력과 후보에게 패배를 안겨주어야 한다. 올해 우리 국민이 대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후보는 바로 ‘무분별하게 시장(Market)을 찬양하는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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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8.04.22 09:59


규제 풀린 금융자본이 과잉유동성 아래에서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금융거래를 지속한 결과, 주택 시장 거품 붕괴와 맞물려 심각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금융의 투기화가 낳은 결과라는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금융에 대한 규제논의도 점차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후 온난화와 바이오 에탄올 사용 증가 등의 요인과 함께, 경색된 금융시장에서 빠져나온 금융자본이 곡물시장에서 투기적 수요를 일으키면서 세계 곡물가격 폭등을 부채질 하고 있고 세계 식량위기를 몰고 오고 있다.


금융 투기화로 인한 금융위기와 식량위기가 동시에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서 유럽과 유엔에서 세계 금융거래에 대해 0.01퍼센트의 최소 세금을 부과하여 이를 개발도상국의 식량위기 대처에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의 스테판 슐마이스터에 의하면,  “전 세계 금융 거래에 최소한의 세금만 부과해도 한 해에 2,300억 달러 가량을 거둬들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금융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70여 년 전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식 시장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최초로 제안한 바 있으며, 1970년대에도 외환 거래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해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제임스 토빈(James Tobin)에 의해 비슷한 아이디어가 제시된 바 있다.


최근 “토빈세(Tobin taxes)”를 지지하는 움직임은 국제 원조와 구호 차원에서 시작되어 세계화 반대 운동과 결합되어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세계 금융 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에 대해 시장이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금융 투기화를 제어하고 세계 식량위기에 대한 최소 안전장치로서의 신종 토빈세가 70년대는 실패했지만 21세기에는 성공적으로 도입될지 지켜볼 일이다. 아래 번역 글은 최근 유엔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금융 거래세 내용을 실은 파이낸셜 타임즈 4월 16일자 기사이다.


(선진국 최소) 금융 거래세가 세계 빈곤을 구할 수 있다.

(Financial markets tax could aid world’s poor)



파이낸셜 타임즈 4월 16일

 Harvey Morris
번역 : 이수연 새사연 연구원


전 세계 금융 거래에 0.01%P의 세금을 부과할 경우 물가 급등과 기후변화로 고통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수천억 달러를 지원할 수 있다고 이번 주 유엔이 밝혔다.


유엔과

세계은행, IMF의 관계자들은 뉴욕에서 특별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세계 가난한 나라들이 식량가격 급등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주류 세력)이 금융 시장을 통해 ‘최소한의 기부(최소 세금:micro-contributions)’를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UN은 선진국 경제계가 개도국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책임자로 필립 두스테-블래지 전 프랑스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그는 세계 시장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주식과 파생상품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전 오스트리아 정책 고문이었으며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의 스테판 슐마이스터도 월요일 회동에 참석하여 이와 같은 제안을 했다. 그는 전 세계 금융 거래에 최소한의 세금만 부과해도 한 해에 2,300억 달러 가량을 거둬들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충고를 따라 이번 주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식량 위기가 점차 확대되어 위급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지난 7년 동안 빈곤과의 싸움에서 이루었던 성과가 모두 사라질 위협에 처했다고 말했다.


슐마이스터는 오스트리아 경제연구소의 최소 세금 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금융 시장의 엄청난 거래량 때문에 금융 거래세(FTT: Financial Transaction Tax)를 매우 낮은 비율로 책정하더라도 엄청난 수입을 거둘 수 있다. 이 수입으로 개발 원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초국가적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초국가적 기관을 설립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 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70여 년 전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가 주식 시장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제안했었다. 1970년대에도 외환 거래에서의 투기를 막기 위해 노벨상을 수상자인 미국의 제임스 토빈(James Tobin)에 의해 비슷한 아이디어가 제시된 바 있다.(이른바 ‘토빈세’ 제안 -역자)


최근 “토빈세(Tobin taxes)”를 지지하는 움직임은 국제 원조와 구호 차원에서 시작되어 세계화 반대 운동과 결합되어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세계 금융 시장의 개방으로 인해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에 대해 시장이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개발도상국의 가난을 뿌리 뽑기 위한 노력에서 세계 부자 국가들은 한 발짝 물러서 있었다. 금융 거래세는 다시 주요 이슈로 떠올랐고 유럽과 남미, 그리고 캐나다 의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각 나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금융 거래세에 대한 찬반 토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슐마이스터는 말했다. 또 그는 금융 거래세 도입을 위한 제안들이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의회에서도 지지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제안은 주식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에까지 확장하여 세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세원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으며 기존의 세율을 이에 상응하여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이 제안은 시장의 급변성을 조장하는 단기성 투자에 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금융 거래세는 거래 기간이 짧을수록 거래비용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갈수록 시세차익을 노리는 가격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 인위적인 투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슐마이스터는 말했다.


올해 UN의 개발을 위한 혁신적 파이낸싱 특별 고문으로 임명된 두스테-블래지는 경제학자와 금융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회의론에 대해서도 전했다. 사람들은 과연 이런 식의 세금이 효력을 발휘할 것인가, 오히려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을 것인가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누군가는 이를 실행하고 누군가는 실행하지 않는다면, 시장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술적 혁신이 아이디어를 더 현실성 있게 만들어 줄 것이며, ‘최소한의 기부’에 대해 전 세계적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연구소의 계획은 세금이 국제 시장에서 부정적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기부’를 실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UN 사무총장을 대신하여 조만간 그들과 함께 실행에 옮길 것이다. 시장의 왜곡이 없는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할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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