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4 / 08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목  차]

1. 협동조합은 왜 중요한가?
2. 위기에 강한 협동조합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
3. 금융위기 때 나타난 신협의 성장
4. 신협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

 

 

[본  문]

 

1. 협동조합은 왜 중요한가?

 

2013년 3월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만 180여 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협동조합 열풍에 모두가 놀라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협동조합이 제대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바람에서 제기되는 건설적인 비판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진영이 제기하는 비판 중에는 “협동조합은 특별할 것 없는 똑같은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것은 혈세낭비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협동조합을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재선에 유리한 조직을 만들고 돈을 지원해주기 위해서다” 와 같이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목들도 보인다.

 

이런 비판에 대한 답으로서 협동조합이 일반 기업에 비해 가지는 장점들이 충분히 알려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장려하는 것은 결코 혈세낭비가 아니며 (사실 현재 협동조합 육성 정책에 있어서 직접적인 재정 지원 정책은 거의 없다!) 협동조합의 활성화가 우리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협동조합의 장점으로는 공동소유와 민주적 운영을 통해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사회적 약자나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이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 있으며, 지역 공동체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들을 꼽는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제침체에서 특히 부각되는 협동조합의 장점은 경제침체로 인한 타격을 적게 받으며, 회복력 또한 빠르다는 점이다. 퀘벡 주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퀘벡과 캐나다 전체에서 협동조합 10개 중 6개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한다. 반면 일반 기업은 4개만이 생존한다. 또한 협동조합 10개 중 4개 이상은 10년 이상 생존한다. 일반 기업은 2개에 불과하다.” 고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 역시 일반 기업에 비해서 협동조합이 위기에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며, 그 중에서도 특히 신용 협동조합이 최근의 경제위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정리하고, 신용 협동조합의 촉진을 위해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2. 위기에 강한 협동조합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

 

먼저 보고서에는 경제위기 시에 협동조합이 오히려 성장했던 역사적 사례들이 많이 제시된다. 그 중에 몇가지를 뽑아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인데, 이 때는 주로 농업 협동조합이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면, 농업 협동조합에서 생산해내는 공급량이 1924년에 7600만 달러에서 1934년에는 2억 5000만 달러로 대공황을 거치면서 오히려 급증했다. 농업 협동조합의 확산에 힘입어 유제품 협동조합과 농가에 필요한 석유를 공급하는 석유 협동조합도 급속하게 증가했으며, 농업 협동조합 산하의 협동조합 은행도 만들어졌다. 1935년에는 360여만 명의 농부들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었다. 또한 농업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 협동조합, 통신 협동조합 등도 만들어졌다. 한편 뉴딜정책의 일부로 정부가 신용 협동조합(신협)과 협동조합 은행 설립을 지원하는 정책도 실시되었다. 당시 만들어진 연방신용협동조합법(Federal Credit Union Act)은 신협을 통해 사람들이 소규모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불균형한 국제 금융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같은 시기 스웨덴에서도 농산물 가격의 폭락에 대응하여 스웨덴농업인전국연합(National Union of Swedish Farmers)가 중심이 되어 농업 협동조합의 연합체를 통해서 농가들의 자금 문제, 생산과 판매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1900년대 후반에는 구조적 실업이 증가하는 과정 속에서 노동자 협동조합이 등장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서유럽에서는 산업 구조조정 속에서 노동자들이 자신이 다니던 기업을 매입하여 노동자 협동조합을 바꾼 후 일자리를 지키는 방식이 많이 활용되었다. 1990년대 소련이 붕괴될 당시에도 동유럽에서 실업이 대량 발생했는데 이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노동자 협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경제가 유지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인데 당시 핀란드 정부의 노동부와 핀란드협동조합운동(Finnish Cooperative Movement)가 이를 주도하여 1200개의 노동자 협동조합을 통해 사람들을 다시 일터로 돌려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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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명백하게 해설할 언론보도나 경제분석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새사연 여경훈 연구원이 에드 도란의 해설을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은행 파산, 뱅크 런, 청산(liquidation), 손실(haircut), Bailout, Bail-in, 구조조정 방법 등, 어려운 금융 용어를 키프로스 사태를 통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2013 / 03 / 2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뱅크 런과 구제금융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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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아일랜드아이슬란드이제는 키프로스경제규모에 비해 금융시스템이 비대해진 소규모 금융허브 국가들의 금융위기는 이제 너무 익숙해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외신과 금융시장을 통해 수많은 분석과 전망을 접하게 된다위기가 왜 발생했는지국내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떠한지향후 위기는 어떻게 전개되고 국내외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지 등등.

 

그러나 언론 보도와 경제 분석들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생소한 금융 용어와 개념을 전제하고 있다일반인들은 이해를 더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궁금증만을 쌓아갈 때가 더 많다도대체 haircut이 무슨 말이야? bailout과 bail-in은 무슨 차이가 있는 거지정부가 구제금융을 하면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득을 보는 걸까?

 

이는 비단 일반인뿐만이 아니다경제학 전공자도 생소한 금융 용어와 파생상품 구조에 대해서 난처한 이해를 할 때가 적지 않다이는 마치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가득한 오페라를 관람할 때와 동일한 경험일 것이다키프로스 구제금융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우리를 도와줄 그 무엇이 필요하다오페라나 연극의 팜플렛처럼 말이다여기 금융 전공 경제학자 Ed Dolan이 자신의 블로그에 실은 깔끔한 해설서를 소개한다이는 비단 키프로스만이 아닌모든 금융위기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개념과 이론이 되기에 충분하다.



키프로스 은행 연극을 위한 팜플렛

(Bailouts, Bail-ins, Haircuts and All that)

 

2013년 3월 22

Ed Dolan's Econ Blog

에드 도란(Ed Dolan)


1, 1막 은행 파산

1장 2뱅크 런(Bank run)

2막 1청산(Liquidation)과 손실(Haircut)

2막 2구조조정의 방법들

2막 3, Bailouts 과 Bail-ins

3은행 위기와 관련한 두 가지 최종 원리



원문 게재 사이트:

http://dolanecon.blogspot.kr/2013/03/bailouts-bail-ins-haircuts-and-all-tha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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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2 / 18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2013 세계의 시선(8) Helicopter Money: 선진국 양적완화정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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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 목 차 ]

1. 저자와 보고서에 대한 간단한 소개
2. 보고서의 주요 내용
3. 보고서의 시사점 
 

 

[ 본 문 ] 

1. 저자와 보고서에 대한 간단한 소개

 - 이 보고서 저자의 한 사람인  맥컬리(McCulley)는 세계적인 채권투자회사 핌코(PIMCO)에서 경영이사를 역임, 2007~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스키 시점(Minsky Moment)과 그림자금융체제(Shadow Banking System)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유명해진 경제학자.
콜롬비아 대학에서 MBA를 받은 후 25년 동안 UBS, 핌코 등 채권 분야에서 전문 펀드매니저를 경험함. 1999년 이후 핌코의 단기채권 부서를 이끌면서 경제포럼 개최, 주기적인 칼럼(글로벌 중앙은행 포커스) 등을 작성하여 명성을 떨침.
2010년 12월 핌코에서 은퇴한 후, 현재 비영리 싱크탱크인 Global Interdependence Center에서 Zoltan Poszar와 함께 공동 작업을 수행하고 있음.
맥컬리는 특히, 포스트 케인지언(Post-Keynesian) 경제학자로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하여 명성을 날린 민스키의 영향을 많이 받음.

 

- Pozsar는 뉴욕연방준비은행 시장 감독 부서에 근무하면서 그림자금융 시스템을 해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유명해지기 시작함.
뉴욕연준의 스텝 보고서(Staff Report) 형태로 발표한 보고서(Shadow Banking System; http://www.ny.frb.org/research/staff_reports/sr458.pdf)를 통해, 최초로 그래픽 도해를 통해 베일에 가려진 그림자 금융의 작동 방식을 알기 쉽게 설명함.[그림1]
2008 금융위기 이후 미 재무부, 백악관, FOMC, BIS 등에 글로벌 금융의 발전과 그림자금융 감독 등에 대하여 조언함. 현재 IMF 방문학자로 그림자금융 규제에 대한 정책 자문을 수행하면서, 폴 맥컬리와 함께 GIC를 통해 양적완화와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는 정책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음.
 

-  이 보고서를 통해 5년 전(2008년) ‘금융’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수정한 것처럼, 이제는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 또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함.  
즉 “장기적 부채 사이클이 존재하는 한 중앙은행 독립성은 정거장일 뿐 최종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함.
최근 집권한 일본 아베 총리는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의 이중목표제, 무제한적 양적완화, 물가목표치 상향 조정(1%→2%) 등 중앙은행에 대한 적극적인 경기부양 역할을 강조함.
또한 3차례 양적완화의 실효성 여부에 대한 연준 내부의 이견, 긴축정책 지속에 대한 정치적·이론적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중앙은행 독립성’ 패러다임 또한 수정해야 한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여 생산적인 논쟁 및 담론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함.
최근 일본과 미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중앙은행 독립성과 재정건전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한국의 정치담론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
통화정책이 작동하지 않는 유동성함정에 대한 이해, 다양한 QE 정책 간 비교 분석, 1913년 연준 창설 이후 최근 QE에 이르기까지 미 연준과 재무부 간 권력투쟁의 역사 등을 통해 현대 거시금융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대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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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3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신자유주의는 사적 재산권에 대한 모든 규제를 철폐해 극단적인 재산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다. 기업의 소유자를 주주로 한정하고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 지분의 소유자인 주주의 이익에 맞추고자 했다. 통상 이를 ‘주주 이익의 극대화’라고 불렀다. 주주들의 재산은 주가로 표현됐다. 기업이 무엇을 생산하고 장기적으로 어떤 전망을 가져야 하는지에 앞서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기업이 평가될 정도였다.

‘잔여 청구권’이라고 하는 그럴듯한 이론적 명분을 업고, 기업은 오직 지분을 소유한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므로 당연히 기업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업이라는 존재 안에 파묻히게 된다. 주주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기업의 비용은 최소화돼야 했다. 그리고 노동자는 최소화시켜야 할 비용의 하나에 불과했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 아래 비용 최소화에 저항하려는 노동자의 모든 권리는 철폐됐다. 노동자에게 신자유주의 규제철폐는 노동권 자체의 철폐였던 것이다.

이처럼 노동권을 철폐하고 최상의 지위를 누리게 된 신자유주의 소유권과 재산권은 국민이 국가로부터 보장받아야 할 또 다른 권리인 주거권 역시 희생시키게 된다.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의 가치보다는 기업의 재산청구권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가치를 더 중시하는 것처럼, 신자유주의는 주택에 대해서도 ‘주거’라고 하는 본래의 사용가치를 종종 무시하고 ‘자산가치’만을 중시하게 된다. 살기(Living) 위해서가 아니라 자산을 불리기 위해 사는(buying) 것이 주택이 됐다.

주가가 끝없이 올라 줘야 하는 것처럼 주택가격도 끝없이 올라야 했다. 주택이 끊임없이 스스로 가치가 불어나는 자산이 되면서 한 번도 살지 않은 주택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전체 가구의 8%에 달하는 140만 다주택 가구들은 그렇게 형성됐다. 심지어는 부동산 펀드를 통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집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매입했다가 또 매도하는 일까지 흔하게 벌어졌다. 이런 주택거래를 방해하는 모든 규제들은 역시 철폐돼야 했다. 세금도 낮아져야 했고 거래제한도 완화돼야 했다.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어야 할 주택을 가지고 이처럼 거대한 자산시장이 형성되고 자산증식을 위한 매매거래가 복잡하게 진행된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더욱이 이러한 시장의 규모를 끝없이 키우기 위해 금융시장의 막대한 자금까지 동원한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다름 아닌 주택가격의 급등과 거품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99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평균 2.5배 이상 폭등했다. 그리고 주지하는 것처럼 미국에서, 스페인과 아일랜드에서 거품이 붕괴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한국은 급격한 거품붕괴 수준은 아니지만 2008년 이후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투자한 자산이 하릴없이 줄어드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자 재산권을 가진 주택 소유자들은 자신들의 자산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정부를 압박해 세금·금융·건축 등에 남아 있는 규제를 풀어 왔고, 지금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오직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물론 국민에게는 실수요자의 거래 활성화나 경기회복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그런데 그걸로 끝이었을까. 지난 10여년 동안 주택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면서, 서울시민들은 8~10년 정도의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소득 대비 집값 격차가 커졌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는 주택이라는 자산구입은 진작에 포기한 꿈이 됐다. 턱없는 소득에도 불구하고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주택소유자가 된 서민과 중산층 일부 가정들은 지금 ‘하우스푸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자산가치 증식을 위한 주택 소유자들의 무모한 질주로 인해 집 없는 45% 국민의 주거권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무리하게 빚을 얻어 집을 소유한 10% 정도의 하우스푸어에게도 주거권은 은행에 빼앗길 처지 직전에 와 있게 됐다. 지금이라도 이들에게 주거권이 보장되려면 주택가격이 소득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더 내려야 하건만, 주택소유자들의 가격상승 요구에 아직도 밀리고 있는 중이다. 주거권이 보장되려면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 이전에 공공임대주택 등의 정책에 집중해야 하지만, 아직 5% 남짓에 그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무제한으로 풀린 재산권이 노동권뿐만 아니라 주거권까지 국민에게서 빼앗아 간 것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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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1 / 25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역시 심각한 불황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13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저점에서 약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으나, 경제위기의 부담이 서민층에게 전가되는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되면서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체감도는 더욱 취약해질 전망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대선 기간 다양한 복지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의료부분에서는 4대 중대질병 보장 강화 등과 같은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사회복지 예산의 증액없이 일부 보장성을 확대하는 정책은 오히려 저소득층의 혜택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포괄적인 정책비전 없이 추진되는 개별 정책은 왜곡되어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높다.

경제위기는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보건의료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경제위기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위기는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극화와 빈곤확대로 인한 자살이나 우울증 등 사회심리적 취약성의 증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의료이용의 감소, 생존에 필수적인 사회경제적 필수재 접근성 취약, 복지축소로 인한 의료이용 및 돌봄 서비스 취약 등이 경제위기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게다가 한국의 보건의료 정책은 복잡한 과제를 안고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수요 폭증, 높아지는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의료의 질 담보와 건강보험 재정 간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그를 위해 공급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여기에 불평등의 심화 속에 건강형평성을 달성하는 과제도 추가된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을 경제 침체기에 달성해야 한다는 2중, 3중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 경우 원칙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방향은 매우 달라진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연합(EU)가 공동으로 발간하는 분기 보고서 유로헬스(EUROHEALTH)에 실린 "금융위기의 건강 정책(HEALTH POLICY IN THE FINANCIAL CRISIS)"을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경제위기에 대응하여 다양한 정책조합을 추진했고 그 결과에 대한 실증적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와는 다른 조건, 다시 말해 건강보장 수준이 매우 높고, 재정부담원칙이 정립되어 있으며, 공공의료시스템이 튼튼하다는 등의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경제위기로 인한 복지위기론이 확산되는 현실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기의 건강 정책

(HEALTH POLICY IN THE FINANCIAL CRISIS)


2012년 1분기

유로헬스(EURO HEALTH)

WHO에서는 2008년 경제위기가 각 국의 보건의료시스템과 건강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WHO는 경제위기의 맥락 속에서 각국의 보건당국이 직면한 세 가지 주요한 도전과 그에 대응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 그 결과를 조사했다. WHO 유럽 지역 53개 회원국의 보건 정책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서 45개국의 답변을 받았다. 보고서에서는 일차적으로 이러한 정책적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를 근거에 기반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현 경제위기 상황에서 보건 당국은 세 가지 주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위기와 주변환경의 변화는 보건의료에 악영항을 미치게 된다. 공적 재원의 급격한 혼란은 적정한 의료 수준의 유지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경제위기시 실업률 증가로 인한 건강수준 저하 때문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한 시기에 발생하는 보건의료에 대한 공공 지출 감소는 상황을 매우 어렵게 한다. 필수의료에 대한 비용 삭감은 양질의 의료에 대한 합리적 접근을 어렵게 하여 보건의료시스템을 위태롭게 할 수 있으며 결국 보건 및 기타 비용들의 장기적 상승을 가져 온다. 비용 삭감은 새로운 비효율성을 야기함과 동시에 기존의 비효율성도 타개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재정적 압박을 더욱 가중시킨다.


경제위기에 대응한 보건의료정책의 전환은 크게 세 가지로 진행되어왔다. 지출영역의 조정, 재원조달/서비스의 수준/지불비용 등과 같은 정책 수단의 재조정, 그리고 보건의료 정책의 목표에서의 수정이다. 이러한 시도들은 일관된 방향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재정만 보더라도 각 국 정부는 보건의료지출의 감소/증대/유지 등의 정책을 다양하게 집행해왔으며 일방적 재정삭감은 많지 않다. 질개선, 근거에 기반한 보험정책, 일차의료 강화와 같은 지출구조 개선 정책을 추진했으며 의료비와 약제비 통제 역시 강조되어 왔다. 특히 민간-공공 파트너쉽이 적극 도입된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경우에 단기 재정목표 달성에는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감소시킨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건의료시스템을 조정하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진행되었으나 실제 가치를 상승시킨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또한 보건의료정책은 전통적으로 각국 정부에 의해 주도되었으나 현재는 IMF, ECB, EC와 같은 국제금융기구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으며 누가 주도를 하든지 보건의료 정책의 가치는 비용절감이 아닌 건강증진에 기초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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