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4                                                                       강세진/새사연 이사


[새사연_이슈진단]주택시장동향과여론추이_2014년11월_강세진(20141204).pdf


11월 중 주택가격동향 : 연일 고공행진 중인 주택가격 ▷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중 전국의 주택매매가격은 0.2% 증가하여 상승세를 지속하였으나 10월 중 0.29%가 상승한 것에 비해 상승폭은 둔화되었다. 지역별 상승세는 수도권 0.12%(전월 0.29%), 5개광역시 0.37%(전월 0.38%), 기타 지방 0.2%(전월 0.29%)로써 상승추세가 유지되었으나 상승폭은 축소되었다.

이제는 오르는 것이 당연하고 주택임대시장이 선진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정부의 평가를 받는[ref]10월 마지막주 정부는 '서민주거비 부담을 완화'라는 제목의 ‘10·3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였다. 시장에선 급등하는 전셋값을 완화할 대책이 아닐까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월세부담을 완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이런 맥락에는 사실상 정부가 전세시대의 종말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으며 전세가 버거우면 차라리 집을 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되고 있다(정부, 전세 아닌 월세대책 내놓은 이유 [이데일리 2014.11.1. 인터넷]). 한편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은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송도·연세 글로벌 리더스 포럼>에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월세로 바뀌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라며 “추세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 뿐더러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서승환 “부동산시장 회복 초기단계 진입”[서울신문 2014.11.22. 10면]).[/ref] 주택전세가격의 경우 11월 중 상승세가 전국 0.28%(전월 0.33%), 수도권 0.33%(전월 0.4%), 5개광역시 0.29%(0.28%), 기타 지방 0.12%(전월 0.2%)로 상승추세를 이어갔으나 다행스럽게 상승폭은 둔화되었다.

지난 6개월 간 아파트매매가격동향을 살펴보면 그림1과 같다. 이 기간에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주요 정책이 7월 24일과 9월 1일에 두 차례 발표되었다.[ref]7월 24일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취임 첫 정책으로써 LTV와 DTI 등 주택담보대출 기준완화를 포함한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되었으며, 9월 1일에는 주택재건축 사업의 기준인 재건축연한을 30년으로 낮추는 등의 규제완화가 발표되었다.[/ref] 일각에서 초이노믹스라고까지 찬사를 들었던 이러한 정부의 노력 덕분에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모처럼 들썩거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f]7월 28일 이후 아파트매매가격은 전국 1.1%, 서울 0.75%, 서울 강북 0.57%, 서울 강남 0.9% 상승하였다.[/ref] 이런 규제완화 이전에도 전국의 아파트가격은 꾸준한 상승세였는데 서울의 아파트가격은 큰 변동이 없던 상태에서 7월 28일 이후에는 전국의 주택가격 상승세와 유사한 추세를 보일 정도로 촉진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주택재건축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완화가 발표된 9월 1일 이후에 서울의 주택가격이 더욱 촉진되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10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꺾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주간 아파트매매가격동향 (2014.6.2~11.24)


한편 지난 1년간 아파트전세가격동향을 살펴보면 그림2와 같다. 2014년 2월 26일 정부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내용이 임대시장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가운데[ref]향후 3년간 신규 주택구입 후 준공공임대로 활용시 양도세 면제, 민간자금(리츠, 연기금 등) 유치하여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ref] 임대차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간 법적 근거만 있을 뿐 시행되지 않았던 2주택 이상 보유한 사람의 월세임대소득에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조치 때문이었는지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으나 아파트전세가격의 상승폭이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대자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조치는 3월 5일 발표된 방침에 따라 2주택 보유자 중 임대소득이 2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분리과세, 6월 13일 발표된 방침에 따라 임대소득이 2천만 원이 넘는 경우에만 과세하는 것 등으로 점차 후퇴되었다. 그리고 7월 24일과 9월 1일에 발표된 규제완화 이후에 다시 아파트전세가격의 오름폭이 증가한다.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조치에 전세가격만 들썩인 것이다. 7월 28일 이후 아파트전세가격은 전국 1.31%, 서울 1.5%의 오름세를 보인다.


정부정책동향 : 다음 목표는 주택투기 보장 ▷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25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적정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주거도 안정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른바 <부동산 3법>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당부하였다.[ref]朴대통령 "적정 수익구조 만들어야 주거도 안정"…부동산법안 처리 촉구 [뉴시스, 2014.11.25. 인터넷][/ref] 전 세계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주택 투기를 부추긴 정부가 존재한 적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주택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공급자 못지않게 수요자의 편익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주택의 수익은 결국 주택의 최종 수요자인 세입자들의 부담이다. 좀 더 여유 있는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을 더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10월 30일 전세대책은 쏙 뺀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ref]기업형 임대사업자 육성을 위해 규제개선, 준공공임대 지원 강화, 공공건설임대는 공사기간이 짧은 다세대, 연립을 확대, 보증부 월세가구 지원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ref]을 발표한 정부가 현재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동산 3법>은 분양가상한제 폐지 또는 완화(주택법 개정안), 주택재건축사업 조합원에게 현재 주택 수만큼 분양 허용(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현재는 조합원 1인당 1주택만 분양허용),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및 유예(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 및 개정)이다. 현재의 시장상황에서는 큰 실효성이 없지만 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상징이다. 조합원 1인당 1주택만 분양하는 것은 1가구 1주택 기조를 유지하고 주택재건축사업구역에서 무분별한 주택투기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역시 무분별한 주택투기를 방지함과 동시에 불로소득을 방지하여 공평한 사회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차대한 정책기조를 주택시장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권을 반영한 <주택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부동산 3법>의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빅딜을 제안하고 있다. 세입자 보호장치를 먼저 만들고 나서 주택시장의 규제를 풀겠다는 명분이다. 문제는 <부동산 3법>의 개정이 불러올지 모를 재앙을 현재 논의되고 있는 <주택임대차 보호법>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야당의 안대로 통과되더라도 최장 4년 동안 현재 수준의 임대료가 보장될 뿐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임대료 폭등을 우려하여, 또 다른 전문가들은 시장의 자유를 해친다는 이유로 계약갱신권 도입에 회의적이다. 이런 현실론을 떠나서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 보호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도록 보완되어 도입되어야 한다. <부동산 3법> 처리의 대가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떨어질 줄 모르고 고공행진 중인 전세가격이 그 증거이다.


여론동향 : 여전한 투기유혹, 위험한 가계부채 수준, 정신 못 차리는 정부 ▷ 주류 경제학에서는 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가격이 결정될 수 있는 근거로 인간의 합리성을 가정한다. 일부러 손해 보는 일을 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니 시장원리를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언론에 ‘부동산은 심리’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이 상황에 가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모두가 느끼는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부동산은 심리라더니 분위기에 따라 움직이는 대중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부동산은 심리 게임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출처 : 전혀 달라진 청약 열기.. 역시 부동산은 심리? [헤럴드경제 2014.11.2.]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잘 못 휩쓸리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르기도 한다. 여중생을 포함한 일가족 3명이 생활고를 비관해 숨진 사건이 인천에서 발생했다. 처음 듣고는 또 다른 ‘세 모녀 사건’인가 했는데 이 가족이 소유한 주택이 15채나 된다는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경매를 통해 과도한 빚을 지고 주택을 사 모은 결과 지니고 있는 주택을 모두 처분해도 수억 원의 빚이 남는 하우스푸어가 되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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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9정태인/새사연 원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걸음 뗄 때마다 이 땅 위의 수많은 고통에 눈을 맞췄다. 특히 아직 원인조차 알 수 없어 참척의 아픔을 추스를 수 없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서는 각별했다.

교황은 한국에서도 ‘복음의 기쁨’(2013년 11월, 교황 권고문) 이래 그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사회 비판을 다짐하듯 되풀이했다. 현재의 사회구조는 ‘규제 없는 자본주의, 곧 새로운 독재’다. 한국에서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로, 그리고 다른 강론과 글에서는 ‘무한경쟁과 이기주의의 세계’ ‘배제의 모델’ ‘쓰고 버리는 문화’ ‘죽음의 문화’ 등으로 묘사된 바로 그 사회다. 

이 사회에서 노동자와 가난한 자는 착취와 억압의 대상을 넘어서 아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말 그대로 ‘잉여’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결코 경제성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교황은 낙수경제학(trickle-down economics)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절대적 자율성과 금융 투기를 거부함으로써, 또 불평등의 구조적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 세계적 문제에 대한 해법은 찾을 수 없다. 따라서 모든 경제정책은 개인의 존엄성과 공동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국가가 정당한 재분배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사유재산은 그것이 공동선에 기여하는 한에서만 정당하다.” 이런 주장은 물론 곳곳의 비판을 불러왔다. <폭스 뉴스>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물론이고 <이코노미스트>마저 그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그 다음으로 빈번한 비판은 교황의 얘기를 아르헨티나의 사례로 국한하려는 것이다. 국내의 교황 비판에도 곧잘 인용되는 미국의 가톨릭 신학자 마이클 노백의 논지가 대표적이다. 페론주의와 정실주의 때문에 빈부격차가 더 심해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와 달리 미국에서는 노백의 할아버지처럼 무일푼 이주민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낙수경제학이나 규제 없는 자본주의에 대한 교황의 비판은 특수한 경험을 일반화한 결과라는 것이다.

확실히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험은 노백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쿠즈네츠의 ‘역U자 가설’(자본주의 초기에는 빈부격차가 심해지지만 노동자 계급의 처지가 향상되면서 격차가 완화될 것이라는 가설)이 나온 것 아니겠는가?

규제 없는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독재’는 전 세계 일반의 현상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자’라는 부당한 낙인이 찍힌 또 한 사람,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이런 주장이야말로 특수한 경험에 입각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는 낙수경제학 또는 쿠즈네츠 가설이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 것은 20세기 초 두 차례 전쟁에 의한 대규모 파괴, 1929년 대공황으로 인한 사회 개혁이라는 예외적 사건들 때문이었고 1970년대 이후 선진국 경제는 줄곧 극심한 빈부격차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장기 통계로 실증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 즉 새로운 독재’는 이제 전 세계의 일반적 현상인 것이다. 아르헨티나 등이 1970년대 이래 반복되는 위기를 겪은 것은 오히려 한 번도 빈부격차를 극적으로 해소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대로 대지주가 제조업을 소유한 동시에 금융자본가였으며 또한 정치를 좌지우지했다. 교황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조건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도 생생히 목격했을 것이다.

마이클 노백이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는 사례로 든 한국도 마찬가지다. 광복 이후의 일본인 재산 몰수, 농지개혁과 6·25전쟁은 한국 사회를 평등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은 신분 상승의 통로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빈부격차가 심해진 나라이다. 

재·보궐 선거 압승으로 자신을 얻은 박근혜 정부는 규제 완화와 민영화로 일로매진하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9월 초면 피케티도 방한한다. 토마 피케티 역시 민주주의의 질식이야말로 경제적 불평등이 초래하는 가장 큰 해악이라고 주장한다. 세계적 슈퍼스타 두 사람이 똑같은 경고를 하는 것을 그저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본 글은 시사IN Live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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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8정태인/새사연 원장


미사 마지막 순서에 ‘성찬의 전례’가 있다. 줄 서서 사제가 나눠주는 얇은 밀가루 빵을 받아먹는 순서다. 나는 “그레고리오”라는 세례명을 지닌 엄연한 신자지만 이 의식엔 참여할 수 없다. 고백성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날라리 신자’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그런 자가 경제학을 좀 안다고 해서 감히 “교황의 경제학” 운운하는 것은 불경일 테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교황께서 “유민이 아빠”의 손을 잡았을 때, 나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새사연은 공식 번역이 나오기 전에 “복음의 기쁨” 2장을 한국어로 가장 먼저 옮긴 바 있고, 더구나 이교도마저 사랑으로 감싸는 교황이 아닌가? 

복음의 기쁨, 그리고 국내외에서 행한 강론들은 일관된 논리구조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당대의 사회구조에 맞서 형제애의 공동체(즉 연대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이번에 복자의 지위에 오른 순교자들은 조선후기의 봉건적 사회구조에 맞서, 사제 없이도 스스로 “연대의 공동체”를 만들어냈다. 교황은 그 행동이야말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일치시킨 것이라고 칭송했다. 즉 예수님의 뜻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는 우리 마음속의 “우리”를 되찾는 길이다(칼리에리 강론). 이것이 곧 공공선, 진보, 발전이다.

둘째, 그렇다면 현재의 사회구조는 어떠한가? 바로 “규제 없는 자본주의, 곧 새로운 독재”(복음의 기쁨)다. 이 사회는 여러 강론에서 “비인간적인 경제모델” “무한경쟁과 이기주의의 세계” “배제의 모델” “쓰고 버리는 문화” “죽음의 문화” 등으로 묘사됐다. 여기서부터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생태 파괴가 비롯됐다.

셋째, “자본의 세계화”는 전 지구적인 차원의 사회구조라고 할 수 있다. 교황은 자본의 세계화를 “연대의 세계화”로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인 발전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넷째, 이런 국내외의 사회구조 안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이 만들어지고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소외되고 있다. “새로운 가난”은 “새로운 독재”에 조응하는 말일 것이다. 생산력은 충분한데도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면서 생긴 사회적 배제를 말한다. 

다섯째, 하여 신자와 사제의 사명은 가난한 자의 편에서 당대의 사회구조와 맞서 싸우는 것이다. 특히 사제들은 거리로 나서야 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은 착취나 노예, 그리고 다른 사회적 질병에 대해 공모하는 것이다. 침묵을 통해, 행동하지 않는 것을 통해, 무관심을 통해 우리들은 그것들과 공모하는 것”이다.

교황은 지난 5월9일 유엔 사무총장과의 만남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얘기를 했다. 개인과 국가, 국제의 모든 차원에서 우애와 연대의 정신이 과학적인 능력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우애의 정신에 입각해서 가장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 수준에서는 “경제적 수익을 국가가 합법적으로 재분배하고, 동시에 사적 부문과 시민사회가 불가결하게 협동”해야 한다. 교황은 정신적, 도덕적 운동과 동시에 국내외의 제도 개선을 촉구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재·보선에서 대승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이래 잠시 미뤄뒀던 규제완화, 투자활성화의 칼을 뽑아들었다. 지난 8월12일의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앞으로 “기업 맞춤형”으로 규제완화가 일어날 것임을 보여주었다. 

교황은 연대와 공공선을, 대통령은 경쟁과 성장을 제도 개선의 지침으로 삼았다. 박 대통령에게 “규제는 없애야 할 암덩어리”인데 교황은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독재”라고 정의했다. 교황의 말씀이 맞는다면 박 대통령의 숙원이 이뤄지는 순간 우리는 정치와 더불어 경제에서도 독재를 맞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비록 예포와 예도라지만 대포와 칼로 교황을 영접한 것일까?

 


 

*본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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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정치2013.01.09 15:32

2013.01.09김병권/새사연 부원장

 

18대 대선 결과 보수 세력의 10년 집권이 굳어지자, 역사의 퇴행이 심화되었다고 개탄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보편 복지와 경제 민주화, 노동권 회복이라고 하는 선거 공약 틀이 신자유주의적인 규제완화와 감세, 민영화, 금융화를 대체했다는 것 또한 중대한 역사적 변화다. 진보는 다수 국민과 호흡하면서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도 이 의제들을 진보적 내용으로 확장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미 상식은 바뀌고 있다.

특히 보편 복지와 경제민주화, 노동권 회복의 구체적 내용들을 국민과 공유하면서 ‘과거의 당연한 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자유주의적 상식들 대신에 진보적 전망과 정책을 ‘전문적 지식’이 아니라 국민 생활의 ‘당연한 상식’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은 이제 보편 복지의 상징으로서 당연한 상식이 되었다. 무상급식이 상식이 되면서 중등교육까지 무상 의무교육 실시, 대학 등록금 절반으로 인하 등 다양한 교육복지가 전파되고 있는 중이고 이를 박근혜 정부도 회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이 ‘투자자산’이며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것을 당연한 상식으로 살아왔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택 문제가 ‘주거 가치’, ‘주거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고, 점점 더 주거복지가 주택 문제를 대하는 새로운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주택 소유나 매매시장보다는 공공 임대주택의 중요성이 함께 커져가고 있다. 물론 아직도 과거의 상식을 유지하기 위해 완강하게 저항하면서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얼마 남지 않은 규제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세력도 존재하지만.

전 세계의 경제가 적자와 부채문제로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특히 가계부채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인식하고 있는 가계의 신용위험 정도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서 카드 대란 시절의 위험도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10대 공약 중 첫 번째가 가계부채 대책이기도 했다. 여기에서도 ‘상식의 전복’은 일어나고 있다. ‘빚진 죄인’이라고 부채의 모든 책임을 채무자에게 덮어씌우고, 온갖 고금리 연체이자에 채권추심과 압류를 상식으로 받아들이던 관행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새사연의 과제는 진보 정책을 국민의 상식으로 바꾸는 것

채무자에게도 최소한의 인권과 생존권과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하며, 약탈적 대출과 터무니 없는 고금리 수익을 추구한 금융회사도 일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새로운 상식’이 확립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채의 노예로 삶이 속박된 최근의 신자유주의 금융경제의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빚을 진다는 것은 오늘날 사회적 삶의 일반적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빚을 지지 않고 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학자금 대출, 주택 구입을 위한 담보대출, 자동차 신용대출, 의료비를 위한 대출 등등. 대출이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주요한 수단이 됨에 따라, 사회적 안전망은 복지 체계에서 채무체계로 나아갔다.”(안토니오 네그리,2012,『선언(Declaration)』50쪽)

대안은 다수 국민들의 생활과 생각 안에 진보의 ‘새로운 상식’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반대로 길어야 2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자유주의적 관념들, 규제완화와 시장 자율, 금융혁신과 신용거품, 자산투기 등을 비상식적인 것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그 동안 진보에서 만들어진 참신하고 진취적인 정책들을 ‘새로운 상식’의 이름으로 국민 곁에 다가서도록 하는 집요한 노력이 쌓이고 또 쌓이면 시대는 결국 바뀐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때문이다. 새사연은 진보 정책들이 국민 생활의 저변에서 새로운 상식으로 확립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비록 정권은 일시적으로 역사를 역행하더라도 국민의 생각은 의연히 미래를 바라보며 진보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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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2 / 2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기업 친화적 성장’에서 ‘노동 친화적 성장’으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목 차]

1.박근혜 정부는 친 기업 정책을 펴지 않을까?

2. 침체된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유엔의 대안

3. 줄어드는 소득기대가 국내수요을 억제한다.

4. 임금과 노동시장 정책을 통한 재 균형과 수요 진작

 

[본 문]

1. 박근혜 정부는 친 기업 정책을 펴지 않을까?

5년 전인 2007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성장전략은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이었고, 그 논리는 대기업에게 규제완화와 감세, 수출위한 환율여건 조성을 해주면 낙수효과(trickle-effect)에 따라 전체 국민경제 구성원이 혜택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후에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래서 한국의 재벌 대기업들은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놀라운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재벌의 성장은 ‘나 홀로 성장’이었을 뿐 낙수효과는 작동하지 않았고 양극화는 심화되었으며, 다수 국민은 세계경제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5년이 지난 2012년, 친 기업 정책으로 심화된 양극화와 경제위기 장기화 현실 앞에서 모든 대선 후보들이 경제 민주화와 복지, 고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 중 가장 보수적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정부와 달리 과연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인가? 그녀는 정말 경제 민주화를 어디까지 실천할 것인가? 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좋은 일자리로 질을 올리는(이른바 ‘늘.지.오’ 정책) 고용정책을 실천할 것인가. 공공부문의 상시적 근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최저임금을 크게 상향조정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지금까지 한국 역대 정부 가운데 ‘공약’과 ‘실제’사이의 괴리가 가장 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태생이자 토양인 새누리당이 원천적으로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경제 민주화의 국민적 여론에 떠밀려 숨죽이고 있었던 재벌과 거대 자본들의 역습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다. 그에 대한 대처 방식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전략은 그 일단을 드러낼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에 경도 가능성이 높은 정권이 재창출되었건만, 지금 세계적으로는 일종의 ‘노동 친화적(Labour - Friendly) 성장’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패러다임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이미 새사연이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제안한 ‘소득 주도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우리의 성장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도 이미 이와 같은 주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2(Trade and Development Report 2012)"에서는 소득 불평등이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소득주도 성장 전략의 전환과, 이를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의 폐기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바로 우리에게 절박한 과제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기업 친화적(Business Friendly) 성장’을 폐기하고, 글로벌 경제위기로 실패가 입증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폐기해야 한다. 그 대신에 노동시장의 안정성과 노동권을 강화, 노동자와 자영업의 소득 증대를 통한 구매력 강화, 정부의 적극적인 소득정책을 통한 지원이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차별되는 박근혜 정부를 원한다면 박근혜 당선자도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2. 침체된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유엔의 대안

여기서는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짧은 정책 브리핑으로 발표한 “Policy Brief No.26: Greater Income share for labour - The Essential Catalyst for Global Economic Recovery and Employment", 2012.12를 요약해서 소개해 보겠다. 2013년 한국경제 전망과 진보적 성장 전략을 위한 중요한 시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핵심 요약 

- 국민소득에서의 임금비중은 2차 대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실업률은 가장 높아졌다.

- 노동자 가구는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자이지만, 낮은 임금과 높은 실업 상황에서 이들이 경제 회복을 지원할 만큼의 소비를 할 여력이 없다.

- 정부는 “유연 노동시장”의 주문을 폐기하고 대신에 적극적인 소득정책을 시작해야 한다.

- 생산성에 비해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국가들의 행위는, 진정 바닥으로의 경주라고 하는 총체적인 궁핍화로 치달을 것이다.

선진국 경제에서의 지속적인 허약성은 세계 경제의 회복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문제제기를 하게 된다. 개발도상국들의 국내 수요도 지금까지의 성장 경로를 유지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 한 동안 개발도상국들은 글로벌 경제의 엔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서구 선진경제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만 성장해보려는 노력은 소진되고 있다. 분명하게 지금까지 성공적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재정긴축이 중산층과 장기 성장을 위해 긴요한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이고 중기적으로 세계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은 결국 장기적인 전망도 밝게 할 수 없다. 실제로는 정반대로, 단기 전망이 어두울수록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충격이 커지고, 다른 나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전달된다.

통화정책의 소진에 이어 성장을 자극하기 위한 재정정책 실행을 반대하는 정치적 행위는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분석과 수단을 요구하고 있다.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2(Trade and Development Report 2012)"에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현재의 문제가 주요 선진국들에서 노동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고실업과 임금하락의 압력을 받고 있는 민간 가계들은 더 이상 소비를 할 수 없고, 기업들은 가동률도 낮은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과 결합되어 고수익에 현금이 넘쳐나는데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 2차 대전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과 가장 낮은 임금 몫으로 인해, 악화된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함에 있어서 ”더 유연한 노동시장(more flexible labour markets)"로 가야 한다는 광범위한 신화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대신에 정부가 적극적 소득정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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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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