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6 / 03 새사연

민영화의 벼랑 끝, KTX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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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공공기관, 권력의 부속물에서 시민의 벗으로

2. 과거의 공기업 민영화 역사

3. 이명박 정부가 다시 강도를 높인 민영화

4. 민영화의 최대 꼼수, KTX 민영화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 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리셋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단행본을 출간했다. 그 원래 원고들을 가지고 회원들과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1. 공공기관, 권력의 부속물에서 시민의 벗으로

2008년 촛불을 기억하는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에서 시작했던 촛불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자율화 반대, 공영방송 사수, 물·의료·가스·전기 민영화 반대로 확산되었다. 시민들이 원했던 이것들을 하나의 단어로 상징화하라면 그것은 공공성이다.

1987년 6월이 수십년 고착화 된 권위주의체제를 뛰어넘는 정치적 민주화를 분출시켰다면, 2008년 6월은 서민생활을 지키기 위한 먹고사는 문제의 민주화를 외치게 했다. 시민들은 느끼기 시작했다. 사교육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가난한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으며, 미국처럼 의료가 이윤 추구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리면 서민의 건강은 보호받지 못하고, 물, 전기, 가스, 철도마저 재벌대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도구가 되어버린다면 최소한의 생존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처럼 공공성 의제가 부상한 것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냉전의 최전선에 서 있던 탓에 어느 나라보다 시장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지배해 온 곳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시장원리를 철칙으로 배워왔다. 그런 사람들이 제아무리 시장이라 해도 넘보지 말아야 할 영역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외치기 시작했다. 그만큼 먹고 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공성에 대한 요구 증가는 시장의 권한에 한계를 두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진보를 시사하는 중요한 변화이다.

그러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여전히 약하다. 이러면 시장서비스가 성장할 수밖에 없다. 실제 보육, 의료, 장기요양 등 사회서비스 대부분이 민간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명박 정부가 촛불에도 불구하고 의료, 가스, 전기 민영화를 계속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한다. 어느 사회든 진보적 체제로 발전하기 위해선 공공서비스 생산기지인 공공기관이 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진보화로 가는 길에 반세기 동안 권위주의적 속박에 묶여 있던 공공기관을 서민의 벗으로 재편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2. 과거의 공기업 민영화 역사

19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공기업 민영화가 주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2차대전 이후에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커짐에 따라 전력, 철도, 통신 등 기간산업이 국유화되었는데 1980년대 들어서는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반대의 물결이 형성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이래 역대 정부에서 공기업 민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80년대 초반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민영화되었고, 87년에 국민주 방식으로 한국전력, 포항제철의 주식 일부가 매각되었다. 뒤이어 김영삼 정부는 집권초기에 민영화추진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대대적인 민영화를 계획하였으나 96년에 공기업 민영화정책을 사실상 포기했다. 민영화를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저항이 거셌고, 공기업 내부의 반발과 함께 대기업 특혜 시비, 경제력 집중 문제 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약한 국내 주식시장구조 때문에 한국통신이나 포항제철 등의 거대매물이 주식시장에 쏟아질 경우 주가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공기업 민영화가 대대적으로 진행된 시기는 IMF 금융위기를 겪고 난 후인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김대중 정부는 민영화대상 공기업을 즉각적 민영화기업과 단계적 민영화기업으로 구분하였는데 사실상 필수서비스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공기업을 망라하였다. 즉각적 민영화기업에는 기업성이 강하여 바로 민영화가 가능한 포항제철, 한국중공업, 한국종합화학, 한국종합기술금융, 국정교과서 등 5개 모기업과 33개의 자회사가 해당되었다. 단계적 민영화기업에는 규모가 크거나 민영화에 시간이 걸릴 한국전기통신공사, 담배인삼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송유관공사 등 6개 모기업과 28개의 자회사가 속하였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공기업 민영화가 주춤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2년 발전, 철도, 가스 노동자들의 민영화반대 공동파업 이후 등장한 민영화 반대 여론을 수용해 기존 네트워크 산업의 민영화를 재검토했다. 그 결과 철도민영화는 철회되어 철도청을 한국철도공사로 공기업화했고, 발전과 가스는 민영화 방향은 유지되고 있으나 실제 진행은 멈추었다.

 

3. 이명박 정부가 다시 강도를 높인 민영화

이명박 정부 들어 공기업 민영화가 다시 추진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시절 공기업 개혁에 대한 야심찬 구상을 준비했고, 당선 이후 청와대가 주도하여 기본계획을 만들었다.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을 구조조정하고 그 중 50~60개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대대적인 프로젝트였다. 이를 위해 미리 공기업 임원들을 자신의 사람들로 갈아치우고, 강도 높은 감사원 감사를 벌여 분위기를 띄워 갔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을 만났다. 5월부터 촛불이 타오른 것이다. 촛불은 의료, 물 등 공공서비스 민영화에 대한 비판으로 번져갔다. 이에 한 번에 단행하려던 공기업 민영화는 단계적 추진으로 바뀌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의료, 물, 가스, 전기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선언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 등 일부 공기업들은 예상대로 매각하나, 전통적으로 민영화 논란의 중심이 되어 왔던 네트워크 기간산업은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촛불 정국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 가스산업의 경우 한국가스공사를 민영화하지는 않았지만 에너지 재벌기업에게 시장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통해 사실상 민영화를 실현했다. 전력산업은 생산부문과 판매부문 중 판매부문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통해 민영화를 촉진했다. 철도는 유지보수분야 중심으로 민간위탁을 추진 중이었고 최근 KTX민영화로 전면화되고 있다. 상수도도 민간위탁 방식을 진행 중이다. 의료분야도 건강보험을 민영화하지 않는다는 것일뿐 영리법인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 논란이 큰 정책들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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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05.30김병권/ 새사연부원장

우리나라 언론에는 극히 짤막하게 소개되었지만 지난 5월 3일 남미에서 매우 의미 있는 국유화 결정이 있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스페인 석유기업 렙솔의 자회사인 YPF를 재국유화 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의회가 승인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하원은 찬성 207표 반대 32표 기권 6표로 압도적인 표차로 국유화를 승인했다. 이로써 당초 국영기업이었던 석유회사 YPF는 1993년 민영화, 1999년 외국기업에 매각을 거쳐 다시 국유기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아르헨티나는 주권국가입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자원을 이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의회는 대통령의 결정에 적법성을 부여했습니다.”라고 하면서 아르헨티나 정치권은 당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스페인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하겠다고 엄포를 놓는가 하면, 남미와 유럽 연합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아르헨티나를 빼자는 등 요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서방언론들도 이를 대서특필했다.

국유화가 필요한 곳에 국유화는 당연한 것이다.

국민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기간산업이나, 제한된 국가자원과 사회적 시설에 대한 국유화에 대해 이제 민감한 저항을 그만둘 때도 되었건만 신경질적 반응이 여전하다. 금융위기로 인해 씨티 그룹, GM, AIG 등 모두 한때 국유화의 경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적 시장이 필요한 곳에는 사적기업이, 그리고 공적 서비스가 필요한 곳에는 공적 기관이나 공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을 사적 시장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이야말로 얼마나 극단주의적인 위험한 발상인가.

시장을 향한 잘못된 신념을 경계하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향한 잘못된 신념이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며 통탄하는 학자가 있다. 바로 그 유명한『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다. 그는 최근 저작에서 이렇게 말한다. “금융시장의 극적인 실패로도 시장을 향한 신념은 일반적으로 거의 꺾이지 않았다.”

“금융위기는 미국과 세계 경제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상태로 몰아넣었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실업자를 양산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 관한 근본적인 재고를 촉구하진 못했다. 오히려 미국에서는, 정부를 향해 적대감을 품고 자유시장을 포용함으로써 로널드 레이건도 낯 뜨거워했을 ‘티 파티 운동’이 가장 주목할 만한 정치적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대선에서 가장 위험한 후보는 시장 찬양 후보다.

바로 그렇다.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최근에 더욱 증폭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극단적인 자유시장과 감세를 주장하는 티 파티운동이 북미대륙에서 득세하고, 경제가 침체의 악화일로를 치닫는데도 불구하고 더욱 긴축을 강요하는 정책이 유럽대륙을 휩쓸고 있는 이상, 경제위기가 끝날 수는 없는 것이다.

7개월 뒤 대선을 치르는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세금은 줄이고, 간섭과 규제는 풀고, 법치주의를 세우자’는 이른바 ’줄.푸.세‘ 공약이 선거분위기를 휩쓸었던 것이 5년 전 17대 대통령 선거였다. 시장 지상주의가 완벽하게 승리한 대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야 한다. 민영화나 감세, 규제완화, 금융화 따위로 우리사회가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라며 시장을 과도하게 옹호하는 정치세력과 후보에게 패배를 안겨주어야 한다. 올해 우리 국민이 대선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후보는 바로 ‘무분별하게 시장(Market)을 찬양하는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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