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31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영어유치원이 한동안 논란거리였지만, 영유아기 사교육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그동안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영유아기는 빠져있어 간헐적으로 나오는 민간연구소의 추정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처음으로 전국 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 영유아 전체 보육과 교육비는 5조9천억 원에 달하며, 사교육비는 전체 비용의 절반에 달한다는 놀라운 결과다(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보육.교육비용 추정 및 대응방안 연구", 2012.11). 만3-5세 유아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평균 87%로 높을 뿐 아니라, 만0-2세 영아의 평균 42%도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어 충격이다. 한 아이 당 사교육비는 평균 12만7000원이지만, 소득과 지역에 따라 편차도 큰 편이다. 36개월 이하 연령대 아이들은 태어나 겨우 걸음마를 떼고 신체활동을 하며, 대소변을 가리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겨냥해 한글, 영어, 수학, 레고, 스트레칭, 리더십, 요리 등 사교육 가짓수만 100여개가 넘는다.

사교육 '열풍, 광풍'으로 표현, 원인은?

그야말로 영유아기 사교육이 '열풍, 광풍'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왜 이렇게 사교육이 영유아기까지 내려오게 된 것일까? 경기도 영유아 부모들의 인식조사에서는 사교육의 원인으로 '입시위주 교육에 편승된 영유아기 교'(37.4%)이 가장 많았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경쟁적 심리'(30.8%), '미흡한 영유아 공교육 및 보육제도'(16.7%) 순이었다(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기도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정책방안", 2011.12). 물론 대다수 부모들도 영유아 사교육이 과열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또한 영유아 사교육이 지역간,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데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부모가 내 아이는 사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들이 사교육의 폐단으로 가계 경제의 부담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주도적인 학습을 방해하고 행복수준도 낮추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 특히 영유아기는 신체, 정신, 인지 모든 면이 발달과정에 있기 때문에 장시간 반복 학습과 정답 찾기 교육은 오히려 호기심이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 영유아기 사교육 대책 없어

박근혜 당선인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운동단체가 제안한 23가지 사교육 절감 공약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초중고교는 물론 영유아를 포함한 사교육 절감 대책이 나와야 한다. 올 3월부터 영유아의 무상보육 및 교육이 전면화 될 계획이지만, 정작 부모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그 이면에 바로 사교육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난 만큼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다수의 민간 어린이집이나 사립 유치원이 외부 강사를 통한 특별활동을 부모들의 추가 비용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사 한명이 20여명의 유아를 책임지는 환경에 불만인 부모들은 소수 정예 학원이나 학습지를 이용하고, 영어 조기교육 열풍에 편승해 영어유치원을 보내기도 한다.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공공 보육 및 교육 인프라를 늘리고, 영아의 특별활동은 금지하며, 유아의 특별활동 비용과 가짓수는 제한해야 한다. 특별활동 대신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육과 유아교육 과정 안에서 내실 있게 운영되게 하는 방안도 있다. 또한 영어유치원이나 영유아 대상의 학원 운영을 규제해 사교육 과열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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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3이은경/새사연 연구원

 

올 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반작용으로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겨울은 더욱 추워진다고 합니다. 선진국과 기업, 부유층들이 주로 초래한 기후변화의 폐해는 역설적으로 저개발국가, 저소득계층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칩니다. 기후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폭염 피해는 독거노인, 주거취약층, 건강위험군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위가 추위보다 낫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난방의 문제도 있지만 식품섭취에 드는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불평등을 추계하는 지수는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니계수로 우리나라 지니계수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엥겔지수를 가지고 한국사회 불평등 상황을 보고자 합니다.

엥겔지수란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Engel)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저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계일수록 반대가 됩니다. 식품섭취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에 어떤 가정에서든 일정량을 소비할 수밖에 없지만 무조건 많이 소비한다고 해서 만족도가 높은 재화는 아니기 때문에 가계소득이 증가하더라도 식료품비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습니다.(참고자료: 엥겔계수와 물가와의 관계 통계청)

일반적으로 한국사회의 엥겔지수는 3/4, 4/4분기에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교육비나 주거비 등 큰돈이 들어가는 지출이 주로 연초에 집중되어 전체 가계 소비 총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식품비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서 엥겔지수는 주로 3/4분기를 기점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통계가 공개되는 2003년부터 2012년 사이 3/4분기의 엥겔 계수를 소득 1분위, 10분위, 전체 평균을 비교한 것입니다.

통계를 보면 카드대란 이후 2000년대 중반에는 안정적 추이를 보이던 엥겔지수가 2008년 외환위기 이후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우려되는 것은 소득 1분위와 10분위의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4/4분기에는 앞 분기보다는 약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매우 추운 날씨로 인한 채소류 가격인상과 정권교체기 물가인상, 세계 곡물가격 인상의 여파 등으로 이례적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물론 이 영향은 저소득층에게 집중될 전망입니다.

추운 겨울, 저소득층은 낙후된 주거시설로 인해 증가되는 난방비, 식품가격 인상으로 인한 필수 식품 구입비용 등을 제외하면 건강유지, 교육,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자기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아예 없게 됩니다. 반대로 아낄 곳은 난방비나 식품비, 의료비 밖에 없기 때문에 취약한 필수재 소비를 하게 되는 이는 또 다시 건강악화와 취약한 일자리로 이어져 더더욱 빈곤의 덫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슬을 단절할 수 있는 것이 재분배와 복지입니다. 소득재분배를 통한 이전소득의 증가, 의료, 주거, 교육, 보육 등에 대한 필수적 복지 확충이 이 추운 겨울에 더욱 필요한 이유입니다. 민생을 책임진다고 당선된 박근혜 당선자에게 가장 필요한 민생현안은 저소득층의 소득재분배와 복지정책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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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7 / 09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 문제 현상

부모의 소득격차가 자녀의 교육격차로 이전

우리나라 가구 지출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비 지출이다. 우리나라 도시가계의 총 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2년 7.2%에서 1995년 10.2%를 넘더니 2010년에는 13.3%로 올라갔다. 교육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학 등록금과 함께 다름 아닌 사교육비다.

사교육비는 철저하게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득 단계를 8단계로 나누었을 때에 2011년 기준 100만원 미만 소득가정의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6만 8천원 이었는데 비해, 월 소득 700만 원 이상 가정에서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44만원이었다. 양자의 격차는 6.5배에 이른다. 주목할 것은 경제위기 이후 고소득층에서는 일부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있는데 비해 저소득층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오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 문제 진단 및 해법

소득 불평등과 교육 격차의 고리를 끊어야

“교육 격차는 소득 불균등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미래의 소득 불균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한국은행, “한국의 경제성장과 사회지표의 변화”, 2012)

소득불평등과 가장 밀접한 연관관계를 가지면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바로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다. 그리고 한국 교육 현실에서 이 둘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바로 사교육인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2010년 기준 저소득층(1분위)의 경우 정규교육비와 학원 교육비가 엇비슷한 반면, 고소득층(5분위)은 정규교육에 비해 사교육비가 1.5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소득격차가 위력을 발휘하는 지점이 사교육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국 부유층은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입하여 자녀들을 상위학교에 진학시키는 반면, 저소득층은 이를 따라가려고 무리한 소득에 비해 무리한 교육비 지출을 하지만 여의치 않다. 그 결과 부모의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를 만들고, 다시 교육격차는 이후 소득격차로 이어지면서 ‘부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이 구조화 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이렇게 소득 불평등 → 사교육지출 격차 → 교육 불평등 → 취업 불평등 → 소득 불평등으로 고착되어왔고 더욱 심화되어 왔다. 결국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중 하나는 사교육을 어떻게 통제하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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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9.11.03 10:55
얼마 전 국감에서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이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양극화가 소득양극화의 2배에 달하는 등 가계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조사를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다. 상위 20퍼센트의 자산 소유액은 7억 원을 넘었지만, 하위 20퍼센트는 57만 원에 불과했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살펴보면 소득은 0.357, 자산은 0.706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소득과 자산에 이어 소비도 불평등

가계 경제를 이야기할 때 소득, 자산과 함께 살펴봐야 할 측면이 소비이다. 소비를 함께 보아야 가계의 재정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하위 20퍼센트의 경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적자 상태에 빠져있다. 빚으로 생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수준에 내몰린 것이다.

2007년 기준 1인 인상 전국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199만 3000원이다. 소비 항목별로는 식료품이 50.3만 원(25.2퍼센트), 기타소비지출이 36.5만 원(18.3퍼센트), 교통 및 통신이 35.0만 원(17.6퍼센트), 교육이 21.8만 원(11.0퍼센트)을 차지하여 상대적으로 규모가 컸다.


당신은 어떤 분위의 소득 계층에 속하는가? 사실상 소득에 의해 소비할 수 있는 항목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만약 당신의 가계가 하위 10퍼센트(1분위)에 속한다면 매달 11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며 식료품과 교통통신비에 대부분의 돈을 지출할 것이다. 상위 10퍼센트(10분위)의 가구라면 매달 250만 원 정도를 저금하면서 교육과 교양오락에 투자할 수 있다. 아래의 조사 결과를 보자.

소득수준이 소비행태를 결정한다

1분위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8만 3000원인데 비해, 소비는 59만 4000원이다. 10분위 가계의 소득은 633만 4000원이며, 그 중 374만 1000원을 소비한다. 소득에 따라 소비 항목에 있어서도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하위 10퍼센트의 경우 보건의료비(12퍼센트), 광열수도(8.4퍼센트), 주거비(6.3퍼센트) 등 기본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들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교육(1.9퍼센트), 피복 및 신발(2.7퍼센트), 교양오락(3.3퍼센트) 등에 지출하는 비중은 낮았다.

반면 소득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비중은 역전되어서 상위 10퍼센트의 경우 교육(12.1퍼센트), 교양오락(6.5퍼센트), 피복 및 신발(6.1퍼센트)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주거비(2.4퍼센트), 광열수도(3.6퍼센트), 보건의료(4.4퍼센트)는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비 항목별 비중이 명확하게 반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득에 따른 소비 양극화, 소비 불평등을 보여준다.


저소득층 지원이 경기회복의 지름길

올해 3월 국회예산정책처가 가계소비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소비 지니계수는 0.340이다(1인 이상 전국가구). 소비 지니계수는 1982년 이후 1985년까지 상승하다가 이후에는 추세적으로 감소하지만, 2003년 이후 다시 상승추세로 돌아섰다(2인 이상 도시근로자가구). 소득과 자산에 비해서는 덜하지만 소비 역시 양극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소비의 양극화를 바라보며 정부가 각성해야 할 부분은 첫째는 저소득층에 대한 생계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둘째는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정책 역시 고소득층이나 기업 중심이 아니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보았듯이 저소득층의 경우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만을 하는 상황임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지원을 한다면 그것은 즉각 소비로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고소득층에 대한 재정지원은 소비가 아닌 저축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비 지출이 소비 불평등에 가장 큰 영향 끼쳐

그렇다면 소비 불평등이 가장 두드러지는 항목은 무엇일까? 바로 교육이었다. 교육의 전체 소비 불평등도에 대한 상대적 기여도는 152.9퍼센트로 가장 높았다. 이는 교육비 지출이 1단위 증가할 때 전체 소비불평등도가 약 1.529단위 악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비에 있어서 가장 차이를 보이는 항목이 교육비 지출이란 뜻이다. 게다가 위에서 계산된 교육비에는 해외에서 유학 중인 자녀에게 보내는 돈은 제외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다면 소득 간 교육비 지출 차이는 더 커질 것이다.


특히 교육비는 경제위기를 거칠 때마다 소비 불평등에 대한 상대적 기여도가 큰 폭으로 커졌다. 위 그림을 보면 80년대 후반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던 것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이라는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경기가 어려워지면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에서는 교육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고소득층과의 교육비 격차가 더욱 큰 폭으로 벌어진다는 뜻이다.

가계 소득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년새 2배 이상 올랐다는 뉴스와 올해 신규 임용된 판사의 3분의 1 이상이 특목고와 강남 출신이라는 뉴스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중위층 가계들은 사교육비에 짓눌리고, 하위층 가계들은 아예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어 줄이는 상황에서 점점 증가하는 교육비 지출은 결국 고소득층의 주머니에서 나오고 있다. 그 결과로 특목고와 강남 출신들은 사회 고위층이 된다는 말이다.

경기회복 소식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


이 외에도 교양오락(131.1퍼센트), 가구집기 및 가사용품(129.9퍼센트), 피복 및 신발(116.6퍼센트), 교통 및 통신(109.7퍼센트), 기타 소비지출(105.7퍼센트) 등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비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항목으로 꼽혔다. 교육비를 비롯한 위의 항목들은 경제적 양극화가 소비를 통해 사회적, 문화적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 경제를 지탱해주는 두 축인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그리고 소비의 양극화는 심각한 문제이다. 단지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차이가 커진다는 것 뿐 아니라, 결국 생계를 위협받고 사회문화적으로 밀려나는 하위 계층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늘고, 기업들의 실적이 최고치를 쳤다는 경기회복의 소식을 전혀 체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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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09.10.28 11:43

한국 경제의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2.9퍼센트를 기록하며 2분기의 놀라운 성장률마저 뛰어넘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0.6퍼센트 성장해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물론 이 지표는 4분기 재정까지 미리 당겨서 지출한 결과다. 즉, 3분기의 놀라운 성장률은 정부의 지출 능력을 보여준 것일 수는 있어도 우리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 동안 생산을 늘리지 않고 창고에 쌓인 재고를 팔던 기업들이 다시 생산을 시작함으로써 줄어든 재고를 채우는 바람에 생긴 효과인 ‘재고조정 효과’가 민간 부분에서 크게 나타난 측면도 있다.

가계 경제 회복과 따로 노는 GDP 성장률

2.9퍼센트라는 경제성장률을 보며 떠오르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늘어난 GDP만큼 가계경제도 회복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다. 유감스럽지만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의 활황에 편승해 일부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 외에 실제로 가계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국민 경제지표와 가정경제가 따로 노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 생활형편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소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의 실질 소득은 올해 1분기에는 4퍼센트가 줄고, 2분기에는 3.8퍼센트가 줄어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의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부가 발표하는 협약임금인상률을 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8년에 평균 4.9퍼센트를 기록하던 임금인상률은 올해 3월부터 1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지난 9월에도 1.5퍼센트로 바닥을 기고 있다(노동부 협약임금인상 통계자료). 여기에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인 셈이다. 이렇듯 국민들의 지갑으로 들어오는 돈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에 비하면 줄어든 월급이라도 안정적으로 받는 사람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9월까지 정부의 희망근로사업을 빼면 지난해에 비해 약 2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매출이 늘어 소비가 회복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추석 특수가 있던 지난 9월에도 자영업 종사자는 함께 일하는 가족을 포함해 1년 전에 비해 무려 40만 명이나 줄었다(통계청 9월 고용동향).

국민들의 가계 소득에서 경제 회복의 흔적을 찾기란 어렵다.

줄어든 소득, 줄일 수 없는 교육비

주머니로 들어오는 소득이 줄고 있음에도 줄일 수 없는 지출이 있다. 교육비가 그것이다. 이미 우리 국민이 지출하는 교육비는 식생활비를 추월한 수준까지 올라가 있다. 2009년 상반기 기준으로 도시 근로자가 매달 교육비는 34만 원이 넘는다. 식생활비 29만 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먹고 사는 데 드는 비용보다 자녀 교육에 쏟아 붓는 비용이 더 큰 셈이다.

혹시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의식주와 같은 기초적인 생활비보다 교육비 등의 서비스 구매에 드는 지출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은 아닐까. 그러나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계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턱없이 높다. 한국은 2008년 기준 7.3퍼센트, 프랑스는 0.8퍼센트, 독일 0.8퍼센트, 일본 2.2퍼센트, 미국 2.6퍼센트 등으로 나타났다(<이데일리> 2009.10.18).

교육비 가운데 당연히 가장 큰 부담은 사교육비다. 2008년 기준 매달 지출하는 공교육비는 10만 7,000원으로 2003년에 비해 약 3만 원이 올랐다. 이는 대부분 대학 등록금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사교육비는 약 8만 원이 오른 20만 4,000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육비에서 학원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63퍼센트로 커졌다.

여의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초ㆍ중ㆍ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성인 가운데 사교육을 시키는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은 월 평균 50만 원 이상인 경우가 40퍼센트에 달했다. 매달 150만 원을 쓰는 경우도 3.7퍼센트에 달했다.

미국에는 의료비, 한국에는 사교육비

미국 오바마 행정부 앞에 놓인 최대 현안은 금융위기 탈출과 함께 단연 의료개혁이다. 사적 의료보험시장에 장악 당한 미국 의료시스템은 4,000만 미국 시민을 의료보험의 사각지대로 몰아넣었을 뿐 아니라 의료보험에 가입돼있다 해도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 결과 미국의 가계 총지출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15퍼센트를 넘어섰다.

이렇듯 막대한 의료비 지출은 가계지출 구조를 왜곡시켰을 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불황 국면에서 소비구조마저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다. 보건 시스템의 정상적 작동이 불가능함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결국 오바마정부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의료개혁, 특히 사적 의료보험 체계의 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의료비가 미국 경제와 미국의 가정을 짓누르고 있는 가장 큰 짐이라면 미국 의료비에 버금갈 정도로 한국 가정에 심각한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이 바로 교육비다. 한국에서 교육비가 부담이 된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그 경향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20년 전인 1990년에 가계 총지출 가운데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퍼센트를 넘지 않았지만 2008년에는 10.7퍼센트까지 상승했고 다시 올해 11퍼센트까지 늘었다.

다시 말해 획기적인 개혁조치가 없는 한 우리나라의 교육비는 미국의 의료비와 마찬가지로 걷잡을 수 없이 오를 것이 확실하다. 어쩌면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의 국론 분열을 감수하면서 힘겹게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언젠가 한국에서도 재연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미국의 의료와 한국의 교육 사이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양자 모두 공적 체계가 무너지면서 비용부담이 팽창하고 있다는 점,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 그리고 이미 오랜 기간 누적되어 쉽게 개혁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그렇다.

교육비 지출 줄여야 내수 회복될 수 있어

이처럼 사교육 문제는 단순한 교육 문제의 차원을 넘어 경제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혹자는 교육비 지출도 결국 내수를 살리는 소비지출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교육과 의료 서비스 구입에 드는 비용은 다른 서비스 품목에 비해 타 산업에 미치는 전후방 연쇄효과가 약해 내수를 살리려면 오히려 교육과 의료부문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이데일리> 2009.10.18).

이쯤 되면 결론은 명확하다. 국민경제를 위해서든, 가계경제를 위해서든 지나친 교육비 지출은 결코 유익하지 않다. 정부는 이미 지나가버린 3분기 GDP 실적은 그만 잊고 진정 국민들의 시름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살펴주길 바란다. 어제 이명박대통령도 GDP에 담기지 않은 ‘국민의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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