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의 [잇:북]2012.10.29 14:25

2012 / 10 / 2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테마북] 재벌개혁, 구체적으로 말하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 본 책자의 글들은 새사연이 <오마이뉴스>와 함께 기획하여 2012년 7월부터 9월까지 8회에 걸쳐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기사입니다.

 

[여는 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요구가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재벌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온 국민이 피부로 느낄 만큼 명확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생산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경련을 앞세운 재계는 헌법을 들먹이며 재벌개혁이 위헌이라고 반박합니다. 어떤 이들은 재벌개혁을 무조건 재벌해체로 몰아가기도 합니다.

이제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토론해야 합니다. 무엇을 목표로 하여,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나 규제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사회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재벌개혁에 관한 전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이끌어가기에 적절하며, 또한 유력 대선후보들이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관련 내용을 입법화할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합니다.

이에 새사연이 먼저 재벌개혁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재벌개혁은 재벌의 시장지배력 해소, 독점 해소입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우선 재벌의 법적 실체를 인정하는 기업집단법(재벌규제법)을 제정하고, 사후적으로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계열분리명령제 또는 기업분할명령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존재했던 재벌규제 방안인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시키고, 순환출자를 금지해야 합니다. 또한 향후 재벌이 지주회사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도 강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법인세를 인상해야 합니다. 재벌 감시기관으로서 공정거래위원회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재벌 이외의 경제주체들이 재벌과 동등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힘을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2012년 10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김병권

 

[목 차]

◆ 여는 글
◆ 삼성, 현대, LG의 가지치기... 더 큰 공룡 만든다 (김병권)
◆ 삼성은 왜 멀쩡한 회사를 계열분리시켰나 (김병권)
◆ 옥스퍼드사전도 인정한 이 단어, 법적 실체가 없다니 (김병권)
◆ 새누리당도 싫어하는 '일감 몰아주기' 없애는 방법 (김병권)
◆ 회장님의 폭풍 질주, 누가 견제할 수 있을까 (김병권)
◆ 김종인 위원장, 경제민주화 기본을 놓치셨군요 (김병권)
◆ 삼성과 다른 엘지? 지주회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김병권)
◆ 이명박의 ‘재벌사랑’에 날아가버린 30조원 (김병권)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새사연의 [잇:북]2012.07.31 11:22

2012 / 07 / 30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테마북]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논쟁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차]

1장. 경제 자유화인가 경제 민주화인가.

2장. 재벌개혁 없는 경제 민주화는 가능한가.

3장. 경제 민주화와 시장의 역할, 국가의 역할

4장. 경제 민주화인가 보편복지인가.

 

[글머리에]

불평등의 세계화, 경제 민주화를 부활시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시민운동의 화두는 ‘불평등(inequality)’해소이다. ‘1%에 의한, 1%를 위한, 1%의’ 사회를 개혁하여 99%가 더 나은 삶을 보장받는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1990~2000년대 신자유주의 경제 성장기에 감춰졌던 소득 불평등 구조가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수면위로 부상했다. 위기에도 불구하고 상위 1%는 타격을 거의 받지 않는데 비해 서민은 심각한 빈곤으로 떨어져 생존권을 위협받고 중산층은 쪼그라드는(squeezed middle)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도 다르지 않다. 2010년 기준 한국의 상위 1%가 차지하고 있는 소득 비중은 11.2~11.5%인데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6.97%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과 상위 1%로의 부의 쏠림현상이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상위 1%인 금융회사들이 손실을 사회화시키면서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자, 2011년 카이로에서 스페인, 이스라엘, 영국, 인도, 그리고 월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1%의 탐욕과 불평등에 저항하는 시민사회의 운동이 확산되어갔다. 불평등의 세계화가 저항의 세계화를 낳은 것이다.

중국효과 덕분에 위기의 충격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던 동아시아의 불평등 심화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한국경제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에는 6%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1년7월까지 주가가 2200포인트에 도달한 한국경제지만, 그것은 삼성과 현대차 등 유력 재벌의 ‘나 홀로 성장’이거나, 세계적 과잉 유동성이 신흥국에 흘러들어온 ‘해외자본 유출입 효과’로 만들어진 것일 뿐, 국민들의 생활향상과 동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고용불안과 경제적 불평등, 불공정의 뿌리이자 부를 독점하는 1%가 있다면 당연히 그 맨 앞자리에 재벌 대기업 집단이 있어야 한다. ‘부유한 월가와 가난한 미국 국민’이 있다면 ‘부자 삼성과 가난한 한국 국민’이 우리 앞에 있는 냉엄한 현실인 것이다. 시위에 참여한 미국 시민들이 ‘월가에게 금융규제를, 증세를, 사법처리를’ 구호로 내걸고 있다. 한국에서는 재벌 대기업 집단에게 규제를, 증세를 해야 하고 불법적인 증여 상속 등에 대해 법의 엄정한 집행을 해야 한다.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는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배경으로 하여 외환위기 이후 15만에 역사적으로 부활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처럼 자본시장 범주 내에서의 일부 소액 투자자 운동이나 전문가 운동이 아니라 ‘시민적 민생운동’으로 차원을 달리하면서 상인들과 소비자, 노동자들과 중소기업의 생활현장에서 부활하고 있다.

 

경제 권력이 집중되면 경제 독재가 나타난다.

월가 시위대들의 분노의 표적이 된 월가 초대형은행에 견줄만한 대한민국의 1%는 누구일까. 바로 삼성, 현대, SK, LG로 대표되는 재벌 대기업 집단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있는가? 삼성과 현대 그룹의 공식적인 자산 총액은 한 해 국가 예산규모를 상회하는 330조원이 넘는다. SK와 LG까지를 포함하는 4대그룹의 작년 매출액 603조 원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규모의 절반을 웃돈다. 이들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그 규모를 계속 키워서 2007년 대비 계열사 수자가 최소 30%이상 늘어났다. 2012년 삼성그룹이 81개, 현대 그룹이 56개, 그리고 SK그룹이 9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너무 커져서 도저히 해체나 파산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더욱이 이들은 과거처럼 정권의 눈치나 보는 위약한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정권에게 훈수를 두고 여의도 국회에 촘촘하게 로비를 하며 자사 싱크탱크를 동원하여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낼 능력까지 보유하게 되었다. 미국의 월가가 그런 것처럼 진정한 실세로서 권력을 쥐게 된 것이다.

힘이 집중되면 그 힘은 남용될 수 있다. 정치권력이 집중되면 독재가 나타나고 시장 점유율이 집중되면 독점이 나타난다. 나아가 시장에서의 독점 권력을 넘어서 ‘선출되지 않은 사회권력’으로 진화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더 걱정스러운 것은 커져가는 재벌권력을 제어할 최소한의 법적 제도적 수단들이 모두 해제되고 마땅한 견제 세력도 없는 실정이다. 김종인 전 의원은 "정치민주화의 골자가 정치독재를 막는 것이었다면, 경제민주화의 골자는 경제독재를 막는 것"이라며 경제 민주화가 반드시 재벌개혁을 수반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정당한 주장이다.

 

헌법에 따라 국가는 시장의 경제 권력을 규제해야한다.

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의 자율에 맡긴 결과는 양극화의 심화였고 재벌권력의 비대화였다. 양극화는 더 이상 시장의 자동조절 메커니즘으로 완화되지 않으며 재벌권력도 시장에서 견제되지 않는다. 헌법의 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국가가 나서야 한다. 일부에서는 헌법 119조 2항의 경제 민주화조항 이전에 119조 1항 경제 자유화 조항이 있다면서 국가의 시장개입을 지금처럼 막으려고 한다.

그러나 시장은 신성불가침의 성역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의 헌법 제 1조 1항은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가 민주 공화국임을 선언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는 뜻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이 시장 경제와 경제 주체들의 자유를 옹호한다면 그 역시 민주주의에 가장 부합하는 경제 형태이기에 선택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시장 경제는 선험적인 절대 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이 잘 작동하는 영역이 있는가 하면 보건이나 교육처럼 시장 메커니즘으로 해결이 안 되는 생활 영역도 있을 것이다. 금융처럼 시장에서 작동시키되 일정한 규제나 공공의 참여가 필요한 영역도 있다.

모두 민주주의라는 가치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자유 시장을 해치지 않는 한도에서 경제 민주화를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시장의 자유가 있는 것이다.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화두가 경제 민주화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제 1 과제는 민주주의 허용범위를 심각한 수준에서 일탈한 동시에 자유 경쟁시장 조차 파괴하고 있는 재벌의 이익추구 행위를 개혁하는 것이다. 이제 헌법 119조 2항이 명시한 경제에서의 국가의 역할 즉, ①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② 적정한 소득의 분배, ③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그리고 ④ 경제 주체간의 조화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시점에 있다.

지금 경제 민주화의 가장 긴급하고 우선적 과제는 국민경제라고 하는 경제 생태계에서 재벌의 독식이 도를 넘어섬으로써 노동자, 상인, 소비자, 중소기업 등 나머지 경제주체들이 같은 공간에서 생존하고 공생할 수가 없게 되었다는 데 있다. 재벌구조 내부의 민주화를 논하기에 앞서 재벌과 여타 경제주체들이 같은 국민경제 생태계에서 공존할수 있도록 할 민주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는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남용을 억제하는 한편, 과도하게 권리가 침해된 다른 경제주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재벌들과 공기업들부터 비정규직 사용 남용이나 정리해고 남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더 많은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단체 협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아래 십 수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체계적인 노동권 약화시도를 되돌려야 한다.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재벌개혁운동을 일으킨 상인들이 지역 상권에서 생존하고 서로 협력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들을 보강해야 한다. 소매, 도매, 온라인 시장에서의 재벌들의 무차별 진입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주요 필수 품목들에 대한 재벌의 독과점 가격 횡포와 담합행위 등을 당사자인 소비자들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소비자 집단소송 요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 납품 중소기업들의 원가절감과 기술혁신, 생산성 향상 노력이 정당하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재벌들의 무리한 납품가격 인하를 억제해야 한다. 스스로 납품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중소기업 단체들에게 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

무엇보다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고 일정한 제도적 틀 안에서 경제활동을 하도록 기업집단법과 같은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각종 세금 감면 등 이미 종료했어야 할 특혜도 이젠 거둬야 한다. 이익독식을 노린 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같은 강력한 벌칙이 뒤따라야 하고 재벌을 감독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재벌 집단 내부의 의사결정체계나 소유 지배구조, 상속 관계 등이 아무래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내부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밖으로 잘못된 행동이 나오는 것이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무리한 이윤추구를 불러오는 것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주위의 이해관계자의 이익 침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경제 민주화는 한 시대의 과제다.

김종인 전의원은 "1962년부터 1987년까지 25년은 압축 성장, 1987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25년은 정치민주화의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경제민주화의 시기"라고 규정했다. 맞는 말이다. 보편 복지와 함께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는 일시적 구호가 아니다. 지금까지 수십 년 역사를 통해 누적된 구조적 문제와 시대적 전환의 산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보편복지와 경제 민주화는 2010년대 내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의제가 되어야 한다. 더욱이 경제 민주화는 금융 민주화로, 노동 민주화로 그 내용을 더욱 확장시켜 나감으로써 우리사회가 경제적 민주주의를 심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한국사회가 ‘정치 민주국가’이자 ‘경제 민주국가’, 그리고 ‘보편 복지국가’가 되려는 긴 도정을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공룡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은 초식동물을 위한 풀과 나무를 다 먹어치워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소기업 업종과 중소상인들을 괴멸시키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결국 대기업도 죽게 되어 있습니다." 2011년 재벌개혁 이슈가 부상하기 시작할 때 지식경제위위원회 위원장을 맡던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한 발언이다. 점점 더 ‘상수’가 되어가는 경제위기 국면에서 공룡의 횡포를 막아 생태계를 지켜보자는 경제주체들의 생존 움직임이 바로 경제 민주화다. 재벌 독식의 ‘약탈적 공생관계’를 개혁하고 진정한 공생이 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또한 경제 민주화의 목표와 지향이 될 것이다.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4 / 27 새사연

새로운 재벌규제 체제를 구축하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재벌을 규제할 법과 제도적 수단.

2. 강력한 감독기구-공정거래위원회 강화.

3. 재벌 개혁고 조세 수단.

4. 재벌 규제법 제정을 통한 재벌 개혁

5. 재벌을 견제할 시민연대가 필요하다.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2012년 5월 중 단행본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출판될 원고 가운데 일부를 새사연 회원들과 미리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그렇다면 재벌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을 포괄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법체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현재 총괄적인 독점 규제법이자 사실상 재벌 집단 규제를 담고 있는 기본법은 1980년 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다. 이외에 ‘하도급 법’이나‘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은 모두 공정거래법을 기초로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①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금지, ② 경쟁 제한적 기업결합 금지, ③ 공동행위 규제, ④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 일반적인 독과점과 경제력 집중 뿐 아니라, 기업집단에 대한 정의, ‘재벌 집단의 계열사’에 대한 규정, 지주회사에 대한 규정까지를 포괄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재벌개혁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기업분할 명령제, 계열분리 명령제 신설이나 순환출자 금지 조항 신설, 지주회사 지분출자 요건 강화, 벌칙 강화 등을 한다면 기본적으로는 모두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포함시키면 된다.

또 다른 방안은 그 동안 학계 등에서 계속 제기되어 왔던, ‘재벌 집단에 대한 정의와 규제를 담은 별도의 법률’, 즉 기업 집단법, 또는 독일식 콘체른 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독립 법률을 제정해야하는 이유로는 “재벌 집단을 독립된 법인격 실체로 인정해주고 내부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양해해주는 대신, 실질적인 소유와 경영통제구조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규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일 수 있다.

기업 집단법의 모델은 독일의 콘체른 법이다. 독일 주식법 내부에 성문화되어 있는 콘체른 규정은 “단독 법인 기업이 아닌 여러 개의 법인격 회사들이 모여 구성된 기업집단 역시 하나의 기업으로 보고, 그것을 지휘, 지배하는 조직을 회사법상 조직으로 규정하여 규제하는 것”이다.

우리도 독일 콘체른처럼 기업 집단 계열사에 대한 지배 및 지휘의 권리를 일반적으로 인정하고, 부실 계열사에 대한 우량 계열사의 지원 등 기업 집단의 그룹차원의 경영 방식을 일정 한도 내에서 법적 권리로 인정해 주는 대신, 기업 집단의 그룹 경영 특히 내부 거래로 인해 발생한 계열사의 피해와 부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엄격하게 지우고 지배적 회사와 그 조직, 그리고 경영책임자(총수)의 법률적 책임을 엄격하게 묻자는 것이다.

특히 특정 계열사 종업원을 대표하는 차원을 넘어 그룹의 전체 종업원을 대표하는 이사 선출을 가능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그 전제 조건으로 콘체른 법이 입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1단계로 콘체른 법 도입, 2단계로 공동결정제도 도입이라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 것인가. 일단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과 독립적인 기업 집단법을 제정하는 방법은 모두 각기 장, 단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재벌 개혁의 국민적 의지를 모으고 재벌 규율을 변화된 환경에 맞게 새로운 수준에서 재정비해야 할 이유가 크게 제기되므로, ‘재벌(규제)법’이라는 독립적 입법을 위한 국민적 힘을 집중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재벌규제법은 상법에서 파생되는 법의 범주로 놓고, 일단 공정거래법에 포함된 기업집단에 관한 정의나, 지주회사 등에 관한 규정 등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별 주식회사 규정을 뛰어넘어 기업 집단에 속하는 기업 사이의 일반적 관계 규정, (지분) 소유 관계와 경영 통제 관계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 나아가 그룹 전체에 걸친 실질적 소유자(총수)와 실질적 경영 통제 조직(구조본)을 명확히 정의하고 통제 범위와 민,형사상 책임 범위 등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재벌 규제법은 주식 거래 등을 매개로 한 기업결합에 관한 조건과 제한 등을 명시할 수 있어야 하고, 기업 집단에서 단일 기업 범위를 뛰어넘는 주주의 이해관계와 노동자의 이해관계, 이사회의 이해관계 등을 규정해야 한다. 즉, 모기업의 주주와 계열 기업의 주주 사이의 이해관계의 상충을 정의해야 하고, 모기업의 노동자와 계열기업의 노동자의 이해관계의 상충과 노, 사 협상 관계의 규정, 실 사용자 규정, 그리고 모기업의 이사회와 계열기업의 이사회 사이의 권한과 책임범위가 정의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내부거래 등 기업 집단을 구성함으로써 목표하는 자본의 이익 범위를 어디까지 합법적으로 인정해줄 것인가 하는 내용도 중대한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전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새사연의 [잇:북]2012.04.04 10:06

2012 / 04 / 03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테마북]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2012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차]
 

◆ 칼럼 - 정운찬의 동반성장이 실패한 이유

 

◆ 출총제, 2002년으로 부활시키자.

1.주말만 쉬고 매일 하나씩 계열사 생긴다.

2.주력기업의 지분출자 -계열사 확대의 기본 수단

3.삼성그룹의 출자관계는 아직도 전자 회로기판

4.부활하려면 2002년 버전으로 부활시켜라

 

◆ 칼럼 - 동네빵집까지 장악한 재벌가문, 어찌할 것인가

 

◆ 재벌 빵집철수와 선거 없는 권력교체

1. 재벌 자녀들 취미생활 접으면 서민생활 살아나나?

2. 재벌 경제력 집중이 핵심 문제다.

3. 재벌 가문에 의한 경제력 집중 승수 효과

4. 3세 분할 승계 앞둔 경제력 집중 우려

5. 자율 대신 포괄적 규제가 필요하다.

 

◆ 칼럼 - 범죄 저지르고 자수하면 면책받는 재벌게임

 

◆ 재벌개혁 최후수단, 계열분리 명령제를 도입하자

1. 유실될 위기에 몰린 재벌개혁 의제

2. 재벌규제법과 재벌개혁 시민연대, 계열분리 명령제

3. 계열분리 명령제란 무엇인가.

4. 계열분리 명령제의 ‘잠재적 규율효과’가 중요하다.

5.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체급을 올려주자.

 

◆ 칼럼 - 국민연금의 자본시장 투자를 생각한다.

 

◆ 재벌개혁과 재벌 규제법

1. 한국경제구조 변화를 향한 재벌체제 개혁

2. 미국과 유럽의 경험이 모두 필요하다.

3. 재벌 규제법에 대한 기존 논의

4. 독일 콘체른법이 모델이 될 수 있나.

5. 재벌 규제법의 성격과 내용

 

◆ 칼럼 - 미국 정치인들은 애플이 아니라 GM이 기특하다

 

◆ 제언: 재벌개혁 시민연대를 제안한다.

1. 위험수위에 도달한 재벌의 경제력 집중

2. 경제력 집중이 과도하면 사회 권력이 된다.

3. 과도한 권력이 견제세력조차 없다.

4. 재벌개혁을 위한 시민들의 연대를 만들자.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2 / 03 / 29김병권/ 새사연 부원장

 

재벌개혁 최후수단, 계열분리 명령제를 도입하자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목 차]

1. 유실될 위기에 몰린 재벌개혁 의제

2. 재벌규제법과 재벌개혁 시민연대, 계열분리 명령제

3. 계열분리 명령제란 무엇인가.

4. 계열분리 명령제의 '잠재적 규율효과'가 중요하다.

5.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체급을 올려주자.

 

[본 문]


1. 유실될 위기에 몰린 재벌개혁 의제

3월 29일부터 4.11 총선이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에 돌입했다. 한국사회 변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비상한 관심과 기대를 집중시켰던 2012년 양대 선거의 첫 총선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역사의 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우리 연구원은 이번 양대 선거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보편 복지’와 ‘재벌 개혁 경제 민주화’, ‘노동 민주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함께 ‘부자 증세’와 ‘공공 복지 서비스’, ‘노동자 경영참여’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편 복지는 지난 지방 선거에서 이미 최대 쟁점이 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치열한 논쟁으로 부상하지 않고 있고, 노동 민주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에 쟁점의 전면에 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총선 중심 쟁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재벌개혁과 경제 민주화, 그리고 부자증세’라고 판단된다.

일단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 모아진 각 당의 총선 정책 10대 공약 자료를 보더라도 모든 정당들이 공식적으로는 ‘경제 민주화’를 핵심 공약으로 배치하고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연초에 뜨겁게 가열되었던 재벌개혁 의지와 경제 민주화 공약 경쟁에 비하면, 총선을 앞두고 이에 대한 정책 경쟁의 강도는 매우 떨어졌고 의지도 상당히 약해져서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이번 선거 역시 이데올로기 공세나 후보 신상 털기 등으로 집중되면서 정책선거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개혁 의지가 이미 상당히 후퇴한 인상이 짙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재벌개혁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을 만큼 내용이 삭제되고 껍데기만 남게 되었고, 민주 통합당도 구체적 실행계획은 주요 사전 규제 장치 3년 유예를 포함하여 대단히 약화되었다. 따라서 다시 한 번 2012년 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재벌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이후 15년 만에 의제로 부상한 재벌개혁 기회를 이대로 흘려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2. 재벌 규제법과 재벌개혁 시민연대, 그리고 계열분리 명령제

어쨌든 지금 위기에 몰린 것은 재벌이 아니라 재벌개혁 의제임에 틀림없다. 출발부터 재벌개혁의 목표와 방법을 재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재벌개혁의 출발은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규제 풀린 재벌 권력이 해외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시장에서도 중소기업, 자영업, 노동자, 소비자들의 이익을 잠식하면서 ‘나 홀로 성장’함으로써, ‘적하 효과’대신 ‘빨대 효과’만 작동했다는 현실에 기초한다. 따라서 “소득 불평등과 사회 양극화의 정점에 재벌 대기업 집단이 있으므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살고, 노동자가 살고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벌개혁”이라는 원칙아래 재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무소불위의 재벌 권력을 규제의 틀 안에 묶고 경제력 집중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여 각 경제주체들의 살 길을 열자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① 법과 제도적 수단 ② 강력한 독립 감독기구 ③ 조세 수단이라는 3대 정책 수단을 “포괄 패키지로 구성”하여 재벌개혁을 해야만 한다. 혹자는 법만 제대로 집행해도 재벌개혁을 상당부문 할 수 있다거나 하나의 제도라도 실효적으로 강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할 수 있다. 그 만큼 재벌개혁이 어렵기 때문에 각종 정책수단과 제도를 수 없이 나열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바로 재벌개혁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필요하다면 역사의 박물관 속으로 잊혀간 모든 방안들을 되살려서라도 재벌개혁 대안을 찾아내야한다. 특히 이번에는 무너진 재벌 규제 체제를 총괄적으로 정비하고 향후 미래적인 고려까지를 포함하여 재벌규제 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차원에서 ‘재벌 규제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자고 제안했다.

동시에 모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개혁이 그렇듯이 개혁 동력과 힘이 최종적으로는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④ 재벌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을 키워서 지금부터라도 재벌과의 사회적 힘과 세력의 균형을 이뤄가도록 해야 한다. 기존에서는 주주자본주의 틀 안에서 소액주주를 동원하여 지배주주인 총수를 견제하는 방식들이 주로 제시되었지만 이는 한계가 너무 많다.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대폭 확장하여 노동자뿐 아니라, 골목상권 잠식으로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 부당납품가로 어려움을 겪는 하청기업, 독과점 가격 횡포로 피해를 받는 소비자를 포함하는 민생연대 성격의 재벌 개혁 시민연대를 형성하여 상설화된 시민적 견제세력을 만드는 한편, 제도적인 견제 장치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재벌개혁 시민연대를 제안했다.

그러나 여기에 덧붙여 재벌에 대한 최후의 견제 수단으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계열분리 명령제”를 쥐어주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3. 계열분리 명령제는 무엇인가.

다시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버린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규제의 틀을 복원하기 위해서, 이미 과거부터 수차례 검토되었던 재벌 경제력 집중 억제의 주요 세 가지 사전 장치들이 있다. 출자총액 제한 제도를 2002년 수준으로 복귀시키는 것, 변형된 상호출자에 다름 아닌 순환출자를 금지시키는 것, 그리고 지주회사 자회사 최소 지분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그것인데 이를 재벌 규제의 출발로 삼을 수는 있다. 느슨한 형태지만 현재 민주통합당에서 재벌개혁 안에 포함시켜 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수단은 재벌 집단이 주로 자금 여력이 부족했던 과거에 설계되었고 유효했던 수단들이다. 또한 사전 규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서 이미 기업결합이 과도하게 되어 있는 상태에서 독과점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경우에 막을 방법이 없다. 사후적으로 단순히 가격규제와 같은 ‘행태 규제’만으로는 실효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를 구조적으로 되돌리는 수단과 장치가 있어야 한다. 바로 ‘계열분리 명령제’와 ‘기업 분할 명령제’를 공정거래법 안에 신규로 포함시켜 개정하는 것이 그 수단과 장치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다소 낯선 계열분리 명령제와 기업분할 명령제란 무엇인가. 정부의 명령만으로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인가? 물론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독점과 확장을 억제하자는 것이다. 원리적으로는 독점을 규제하는 두 가지 방법, 원인 금지주의와 폐해규제주의가 있다. 원인 금지주의는 “독과점 그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그 형성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일단 독과점이 발생한 경우에도 기업분할 명령, 시장구조 개선 등을 통해 독과점 시장을 경쟁시장으로 규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폐해규제주의는 “독과점 그 자체를 당연히 위법한 것으로 보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반하여 폐해를 초래하는 경우, 그 독과점 사업자의 남용행위만을 규제하는 입장이다.

계열분리 명령제와 기업분할 명령제는 원인금지주의 원칙에 입각해 있다. 사실 이미 역사적으로 2003년 참여정부 인수위원회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한 적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2003년 당시 국책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도 완화된 형태로 도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낸 바가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민주당도 경제특위에서 계열분리 명령제를 검토했고 지금도 재벌개혁 정책 범주에서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지금까지 계열분리 명령제는 재벌집단에서 지배주주가 주로 ‘금융계열사’를 이용하여 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교란하는 행위가 적발되거나 또는 그럴 우려가 있을 때, 정부(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 집단 지배주주에게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명령(또는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로서 구상되었다. 참여청부 초기에 시행을 준비했으나 반발로 좌절된 바가 있다.

그런데 계열사 지분 매각 처분 명령으로 계열사를 떼어내는 방식은, 현재의 경우에는 꼭 금융계열사로만 국한할 필요가 없다. 최근 MRO사업의 사례 등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중소기업 영역에 무분별하게 침투하여 해당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계열분리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지 독과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금융,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 등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재벌 계열사의 영향이 미칠 때"라는 식으로 '공익'을 명시하면서 동시에 금융을 포함하되 거기에 한정하지 않고 의료나 사회서비스, 중소적합업종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것을 지정할 수 있다.

아울러 계열분리명령제가 재벌집단의 계열사를 해당 기업의 지분매각을 명령하여 분리해내는 제도라고 한다면, 기업분할 명령제는 단일 거대 독점기업을 쪼개는 명령을 하는 제도다. 거대 독점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독점 폐해를 구조적으로 막기 위해 미국, 일본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서 낯설지 않다. 기업분할(또는 계열분리)을 공정위가 직접 행정명령으로 실행할 것인지, 아니면 기업분할을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리게 할 것인지에 따른 방법상의 차이에 따라 ‘명령제’냐 ‘청구제’냐로 나눌 수 있지만 지금은 핵심 쟁점이 아니다.

 

4. 계열분리 명령제의 “잠재적 규율 효과”가 중요하다.

매우 직접적으로 기업집단의 경제 집중도를 분산시키는 과감한 방법이라고 할 계열분리 명령제나 기업분할 명령제는, 한국에서는 재벌집단이라는 존재의 특수성 때문에 하나의 맥락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데, 특히 지금처럼 이미 너무 높은 수준으로 진행된 독점화와 집중화를 구조적으로 완화하는 방법으로는 거의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반독점법처럼 비록 명령제 자체가 실제 시행되는 것이 매우 드물다 하더라도 이 법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재벌 집단이 규율되는 “잠재적 규율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분할, 분리 명령제도는 “비록 수십 년에 한두 차례의 조치가 발동된다 하더라도 ‘잠재적 규율효과’는 엄청날 것”인데, “미국에서도 법원에 의하여 실제로 기업분할 명령이 내려진 경우는 과거 10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몇 건에 불과하였지만 그 잠재적 규율효과는 매우 컸다고 평가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할, 분리할 것인가. 재벌의 분할, 분리는 ‘지분관계 해소’의 방식이 기본이 될 것이고 일시적으로 ‘의결권만을 제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미국 스탠더드 오일 그룹이나 AT&T의 기업분할 사례에서는 지주회사와 자회사 관계에 있던 기업 집단의 분할이 주식교환과 매각을 통해 이루어 졌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해체된 독일의 콘체른은 원칙적으로 콘체른을 다수의 기업으로 분할하고 기존 주주들의 권리는 분할 된 개별 기업 중 하나에 집중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일본의 재벌 해체 역시 먼저 재벌에 대한 친족 지배력을 배제한 가운데 일본 재벌의 기본 구조였던 지주회사의 지분정리를 했다. 구체적으로 순수 지주회사는 완전 해체하고 사업지주회사는 자회사 증권을 양도시키고 대신 원래 사업부문은 계속하게 했다. 지주회사정리위원회라고 하는 기구를 만들어 재벌해체과정에서 주식을 인수 받았는데, 이때 양도 받은 막대한 주식에 대하여, 종업원에게 우선적으로 매각할 것, 지주회사 및 재벌 동족에 대해 매각하지 않을 것, 지주회시의 자회사 등에도 매각하지 않을 것 등의 원칙에 따라 주식을 처분했던 경험이 있다.

분리, 분할 명령제에서 특히 쟁점이 될 사안은 바로 어떤 상황과 국면에서 명령제 시행을 허용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에 대한 예로서 “특히 개별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성이 근본적으로 재벌 구조 및 집단적 행태에 기인하는 경우에, 개별 계열기업의 분리가 문제될 수 있으며, 재벌과의 관계를 차단하는 것만이 당해 시장에서 경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동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또한 법적 근거로서 입법화가 요구되지만, 당해 계열 기업의 형태가 독점 규제법 제 3조의 2에서 규정한 시장 지배적 지위의 남용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 동 규정에 의한 시정조치로서 계열기업의 분리를 명령할 수 있는지도 고려될 수 있다. 즉, 충분히 법률적인 요건을 정의한다면 가능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각하다 하더라도, 과연 일정한 기업 집단을 이뤄서 경제활동을 하는 재벌 그룹사를 쉽게 쪼개거나 분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기업 활동이 유지되고 생산 활동을 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닐까. 국민들이 이런 우려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우려할 필요 없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기업들의 분할과 합병은 지금도 기업 세계에서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고 반복되고 있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분할이나 계열분리가 매우 과격한 주장처럼 들리지만, 사실 기업세계에서는 사적 자본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거의 일상적으로 기업 결합과 기업 분할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공적 이해관계에 따라서도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계열분리의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2011년 상반기, 그 동안 주로 중소업체들이 사업해오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사업 규모를 재벌계열사들이 팽창시키자 재벌 비판의 표적이 되었다. 해당 분야에서 업계 1위는 엘지 계열사이고 (주)엘지 지분이 100%인 서브원이 매출 2.5조원이었고, 다음으로 삼성 계열의 아이마켓코리아(IMK)(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이 58.7%)인데 매출이 1.5조원이었다.

국민의 비판여론이 거세고, MB정부도 “대기업이 이런 일을 하라고 출총제를 푼 것이 아니다”면서 압력을 가하자, 2011년 8월 1일, 삼성그룹은 IMK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수순을 밟아가면서 해당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자진하여 계열사 지분 정리를 통한 계열분리를 실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리고 2011년 연말에 지분을 처분했다. 계열분리 명령제 등은 재벌그룹이 위와 같이 중소기업과 자영업, 소비자의 경제활동에 크게 위협이 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팽창시켜갈 때, 그러고도 위의 사례와 달리 자진해서 계열 분리할 의사가 없을 때,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막는 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5.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 체급을 올려주자.

마지막으로 국민의 의지를 대변하여 이토록 막강한 권한인 계열분리 명령제를, 그토록 막강한 재벌집단에게 들이댈 수 있는, ‘더 막강한 기구’이어야 하는 ‘명령 조직’은 누구인가. 공정거래위원회다. 과연 공정거래위원회가 할 수 있을까.

현재 재벌규제가 ‘법치주의’만 확립되어 있어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안 되는 이유는 정치, 관료, 검찰, 언론이 모두 재벌의 영향권 아래 있다는 엄연한 현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재벌 감독기관이자 ‘재벌의 검찰’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을 감독할 수단과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더욱 문제이다. 1981년 이후 재벌은 놀라운 변화를 겪으면서 권력을 키웠는데 재벌의 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의 힘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당장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적 구성에서 공정성과 독립성, 권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형식상 “중앙행정기관으로써 합의제 행정 관청”이고 “독립된 규제위원회로서 각종 고시, 규정. 규칙 제정권을 갖는 준 입법기관이자 이의신청에 대한 재결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준 사법기관”이다.

우선 위원장 포함 9인 위원회 모두가 대통령 임명으로 되어 있는 현행 구조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임명 위원 외에 정당 추천과 국회 동의로 지명되는 위원을 추가할 필요도 있다. 동시에 정부 기관인 공정위에 상응하는 국회 차원에서의 ‘재벌 규제위원회제도’를 한시적으로 두는 것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필요하다. 나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독과 조사 권한을 대폭 보강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 시민사회단체에서 제기된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은 폐지하여 일반 중소기업이나 소비자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전속 고발제도라는 것이 당초에 “고발권의 남발로 기업인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 기관의 판단에 따라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를 가려”낸다는 명분으로 1996년부터 도입된 것인데 지금의 성숙한 사회문화 환경을 감안할 때 오히려 국민들의 고발권을 제약할 소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대신 공정위는 ‘강제 조사권’을 부여 받아 재벌집단에 대한 실효적인 조사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이상의 ‘준 사법권’적 권한도 보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공정위는 강제력이 없는 ‘자료제출 요구권’만을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커져버린 재벌집단의 권력에 맞게 공정거래위원회의 독립성과 권력을 줄 필요가 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