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은/ 새사연 연구원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2-5-5-2’ 학제개편안이 여느 대권주자들의 교육 공약보다 더 자주 회자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큰 그림은 유아 2년을 공교육 과정에 포함하고, 초등학교 5년, 중고등 통합과정으로 5년, 2년제 진로탐색학교를 다니는 체계로의 개편이다. 이 내용을 담고 있는 학제개편안을 둘러싸고 전혀 다른 두 갈래의 논의가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 일찌감치 제기된 선거연령을 낮추는 움직임과 맞물리고 있다. 안 전 대표의 학제개편안이 시행되면 현행 선거 연령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출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아직 선거권을 행사하기에는 만18세는 이르다는 반대의견도 오가고 있다. 올해 대선이 앞당겨질 경우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만19세 청년들이 생길 수 있다는 현실론도 선거연령을 낮추는 움직임에 힘을 주고 있다.


한편 교육현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지 고심이 크다. 또다시 교육의 틀만 바꾼다고 지금의 실망스런 공교육이 창의, 인성, 사교육 없는 교육으로 개혁될 수 있느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유아 공교육화남은 쟁점들


사실 유아의 공교육 연령을 앞당기는 안을 현실화하는 데도 합의해야할 쟁점들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이다. 사실 만3~5세의 교육 및 보육료 일부를 지원하는 누리과정이 지자체의 예산 부족과 정부의 책임 회피로 매해 갈등을 빚고 있다. 유아 교육의 공교육이나 유아 의무교육은 결국 불안정한 예산과 이로 인한 부모들의 불신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를 먼저 합의해야 한다.


다음 쟁점은 박근혜 정부 인수위 시기부터 제안된 ‘유보통합’(유치원-보육시설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환경에서 과연 유아 2년의 공교육 과정이 도입될 수 있겠느냐는 문제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유보통합위원회가 세워져, 유보통합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부처 통합까지를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유보통합이 현재 어떤 단계에 와있는지조차 확인되고 있지 못하다. 유치원과 보육시설 간 교사 양성과정이 다르고, 이에 따라 처우도 차별화되고 운영체계도 다른 현실에서 유아 대상의 ‘누리과정’이 시설마다 동일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유아 대상의 공교육 과정이 시설마다 질적인 차이가 없도록 교사 양성과정이나 처우, 이원화된 관리 부처를 일원화하는 과정을 먼저 시행한 후 학제개편이 논의되어야지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일선 현장에 야기하는 혼란은 더 클 수 있다.



재정 지원만 더 늘리면 공교육 완성?


유아 공교육의 논의 선상에서 시행된 누리과정과 이에 대한 정부의 공적지원은 ‘국가 책임 유아 교육’의 첫 걸음이었으나, 미완의 상황에 있다.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지금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하며, 집 가까이에 국공립 기관을 확충하는 등이 절실하다. 현 유아교육은 ‘국가 완전 책임 유아교육’이나 ‘의무교육’이라는 목표를 정하고는 있지만, 목표 대비 우리의 현실은 여러 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


단순히 지금보다 공적 지원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유아 공교육의 취지를 살리는데 여러 한계가 있다.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는데 가장 많이 논의되어온 쟁점들 중 ‘유아교육의 부모 부담 경감’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정부의 공적지원 수준을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보다 국공립 유아교육 기관을 어떻게 확대해갈 것인가도 중요하다.


유아의 ‘무상교육’이라고 말하기에 정부의 공적지원은 현실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 원인에는 유아 교육 및 보육기관의 설립형태에 따라 부모의 경제적인 부담이 크게 벌어진 때문이다. 현재 유아 교육은 유치원뿐 아니라 다수의 어린이집이 책임지고 있다. 2015년 연말 기준으로 유치원을 다니는 유아(만3~5세)는 68만 2553명, 어린이집을 다니는 유아는 33만 4923명이다(표 1 참고). 부모의 비용 부담이 거의 없는 국공립기관을 이용하는 유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전체 유아의 22.3%에 불과하다. 부모들은 비용 등의 이유로 국공립기관을 선호하지만, 이용이 쉽지 않아 불만이 높다.





유아 사교육 줄이고유아 교육 내용 개편해야


이와 동시에 유아 교육 및 보육 기관 안팎으로 파고든 사교육을 관리 감독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 경감’에 대한 체감효과를 높이는 노력도 적극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유아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기본 교육이 끝난 이후에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그 가짓수는 기관마다 차이가 크며, 그 수가 늘어남에 따라 부모의 경제적 부담도 동시에 증가한다.


육아정책연구소에서 다년간 이뤄진 영유아 교육・보육비, 사교육비 추정 연구를 살펴보면, 정부의 공적 지원이 늘어났음에도 사교육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비용적인 면에서 효과가 크지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단 2015년 조사에서 사교육비 개념이 이전과 다르게 정의되면서 지난 조사와 단순 비교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야 한다(표 2 참고).


설립유형과 상관없이 대다수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는 영어, 수학 등 교과 중심의 특성화프로그램이나 특별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2015년 조사에서 영유아 사교육 개념을 달리하더라도, 유아 기관 안에서 이뤄지는 사교육 가짓수의 추이는 이전 년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부모의 자녀 양육에 지출하는 총비용이 크게 줄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유아기관 안과 밖에서 이뤄지는 교과 중심의 사교육을 줄이고, 유아 교육의 내용을 유아를 중심에 놓고 다시 세워야 한다. 현 누리과정의 취지가 지나치게 초등연계를 강조하면서 교과 중심의 사교육 프로그램이 유아들에게 강요된 면도 있다. 이는 향후 유아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기관 안에서 이뤄지는 특별활동프로그램 수를 줄이고, 누리과정의 내용을 유아의 성장에 맞게 바로잡는 방안이 동시에 마련되어야 유아 공교육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원문보기(클릭)


발행일: 2017.02.22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2 / 22 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나 홀로 아동' 대책은 없나?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요 약]

전국 맞벌이가구가 43.5%에 달하고, 그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구가 138만 명이나 된다. 맞벌이 부모들 상당은 돌봄의 공백을 메우려고 자녀들을 사교육 학원에 내맡기고 있다. 하루 몇 시간씩 보호자 없이 지내는 ‘나 홀로 아동’도 전국 100만 명 규모에 달해, 공교육 안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

  

[본  문]

'나 홀로 아동’100만 명
 
신학기 준비로 분주한 요즘, 학령기(초등1~6학년)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초등학생 자녀의 일과가 부모들의 근로시간보다 짧다보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부모들이 대거 휴직을 하거나, 여의치 않은 경우 부모 한쪽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생긴다. 일하는 여성들은 초등학생 시기 자녀 돌봄이 가장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영유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혼여성의 20.3%(197만 명)가 결혼, 임신과 출산, 육아,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경력단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통계청, 2012).

그동안 학령기 아동의 돌봄은 공교육 안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영유아기는 일하는 부모들을 위해 종일반, 시간제, 야간반, 24시간 반 등을 도입해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학령기 아동을 둔 전일제 맞벌이가구가 학교 안팎에서 돌봄의 공백 없이 이용할만한 돌봄 서비스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 전국 대다수 초등학교에서 돌봄 교실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용 아동 수는 많지 않다. 방과 후 돌봄 교실에 참여하는 학생은 2012년 현재 15.9만 명으로 전체의 5.4%에 불과하다. 저소득층과 맞벌이를 위해 이른 아침과 저녁 돌봄 교실까지 운영하는 학교는 전체 학교의 24%로 이용 아동은 전체의 0.74%로 극소수다. 실질적으로 저소득층과 맞벌이가구를 지원할 ‘엄마 품 온종일 돌봄’(운영시간 6시30분부터 저녁 10시)은 올해 전국 3000교실 확대계획에 그쳐, 필요한 수요에 비해 그 수가 절대적으로 빈약하다. 전국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가구는 138만 명(2005년 인구총조사로 추정, 김영란?황정임, 2011)으로, 현재 여러 가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30만 여명에 감안하더라도 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

중고등학생과 달리 초등학생 시기는 여전히 보호와 안전을 위해 돌봄의 손길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보호자 없이 지낼 경우 안전이나 심리적 안정의 문제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나 홀로 아동’이 전국적으로 97만 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체 초등학생의 1/3에 해당될 정도로 큰 규모다.

 ‘나 홀로 아동’은 하루에 1시간 이상 혼자 또는 초등학생 이하의 아동끼리만 집에 있는 13세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을 이르는 용어로, 그야말로 ‘자기보호아동’인 셈이다. 이들 아동은 하루에 3~5시간 보호자 없이 지내는 경우가 24.2%이며, 5시간이상도 23.5%에 달해 장시간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학령기 아동들은 기본적인 안전에 둔감하고, ‘자기보호아동’은 부모의 보호 아래 있는 아동에 비해 폭력물에 노출되거나, 폭력피해 경험도 많은 것으로 조사된다(여성가족부, 2011). 

정부의 ‘자녀 돌봄 서비스’ 정책 평가

현재 정부의 3개 부처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학령기 아동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학교 안에서는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해 현재 전국 학교 대부분이 방과 후 학교의 체계 안에서 방과 후 학교를 시행하고 있으며, 돌봄 서비스의 일환으로 ‘초등 돌봄 교실’과 ‘엄마 품 온종일 돌봄 교실’이 확대되고 있다. 학교 밖에서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영유아보육시설을 이용한 방과후보육과 저소득 자녀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아이돌보미 사업을 통해 어린 자녀들의 등하원이나 급?간식 등 시간제 보육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자녀 돌봄 서비스는 교과학습이나 특기적성 프로그램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 대상은 저소득층과 맞벌이 자녀들이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의 주된 대상자인 저소득층이나 맞벌이가 이용할 만큼 충분한 인프라가 없어, 저소득 일부 자녀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비용 부담이 큰 사교육 학원이나 조부모나 친인척 돌봄, 사교육 학원에 의존하고 있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01.31최정은/새사연 연구원

 

대학등록금보다 비싼 영어유치원이 한동안 논란거리였지만, 영유아기 사교육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그동안 통계청의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영유아기는 빠져있어 간헐적으로 나오는 민간연구소의 추정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처음으로 전국 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 영유아 전체 보육과 교육비는 5조9천억 원에 달하며, 사교육비는 전체 비용의 절반에 달한다는 놀라운 결과다(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보육.교육비용 추정 및 대응방안 연구", 2012.11). 만3-5세 유아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평균 87%로 높을 뿐 아니라, 만0-2세 영아의 평균 42%도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어 충격이다. 한 아이 당 사교육비는 평균 12만7000원이지만, 소득과 지역에 따라 편차도 큰 편이다. 36개월 이하 연령대 아이들은 태어나 겨우 걸음마를 떼고 신체활동을 하며, 대소변을 가리고, 말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을 겨냥해 한글, 영어, 수학, 레고, 스트레칭, 리더십, 요리 등 사교육 가짓수만 100여개가 넘는다.

사교육 '열풍, 광풍'으로 표현, 원인은?

그야말로 영유아기 사교육이 '열풍, 광풍'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왜 이렇게 사교육이 영유아기까지 내려오게 된 것일까? 경기도 영유아 부모들의 인식조사에서는 사교육의 원인으로 '입시위주 교육에 편승된 영유아기 교'(37.4%)이 가장 많았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경쟁적 심리'(30.8%), '미흡한 영유아 공교육 및 보육제도'(16.7%) 순이었다(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기도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정책방안", 2011.12). 물론 대다수 부모들도 영유아 사교육이 과열되어 있다고 인식한다. 또한 영유아 사교육이 지역간,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데도 동의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부모가 내 아이는 사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들이 사교육의 폐단으로 가계 경제의 부담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주도적인 학습을 방해하고 행복수준도 낮추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 특히 영유아기는 신체, 정신, 인지 모든 면이 발달과정에 있기 때문에 장시간 반복 학습과 정답 찾기 교육은 오히려 호기심이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 영유아기 사교육 대책 없어

박근혜 당선인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운동단체가 제안한 23가지 사교육 절감 공약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초중고교는 물론 영유아를 포함한 사교육 절감 대책이 나와야 한다. 올 3월부터 영유아의 무상보육 및 교육이 전면화 될 계획이지만, 정작 부모의 보육 및 교육비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불만이 크다. 그 이면에 바로 사교육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난 만큼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다수의 민간 어린이집이나 사립 유치원이 외부 강사를 통한 특별활동을 부모들의 추가 비용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사 한명이 20여명의 유아를 책임지는 환경에 불만인 부모들은 소수 정예 학원이나 학습지를 이용하고, 영어 조기교육 열풍에 편승해 영어유치원을 보내기도 한다.

과도한 영유아 사교육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공공 보육 및 교육 인프라를 늘리고, 영아의 특별활동은 금지하며, 유아의 특별활동 비용과 가짓수는 제한해야 한다. 특별활동 대신 특성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육과 유아교육 과정 안에서 내실 있게 운영되게 하는 방안도 있다. 또한 영어유치원이나 영유아 대상의 학원 운영을 규제해 사교육 과열을 막아야 한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용어해설

국제학업성취도(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란?

OECD가 의무교육 종료 시점에 있는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영역의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것이다. 3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 국가의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제공된다.

학습시간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학교 안팎에서 개인이 스스로하는 자율학습, 학원 등에서 과외강습을 받는 사교육시간 등으로 나누어 조사되었다.

▶문제현상

한국 사교육시간, 핀란드 13배

2003년 PISA와 2005년 OECD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청소년의 학습시간을 핀란드, 일본, 캐나다, 벨기에 영국과 비교해보았다. 이들 나라는 PISA에서의 수학성적이 한국과 비슷한 나라이다. 2003년 PISA 수학 영역 평균 성적을 보면 핀란드가 544점으로 1위였으며, 한국이 542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일본이 532점, 캐나다가 529점, 벨기에가 524점, 영국이 508점으로 뒤를 이었다.

우선 한국 청소년의 1일 사교육 시간은 78분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6분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핀란드, 벨기에에 비하면 13배나 높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 12분, 영국 18분, 일본 24분으로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낮았다.

총 학습시간 역시 최대, 핀란드 2배

한국 청소년의 1일 총 학습시간 역시 8.9시간으로 비교 국가들 중 가장 길었다. 캐나다가 7.9시간으로 2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일본이 6.6시간, 영국이 6.1시간, 벨기에가 5.9시간, 핀란드가 4.5시간을 기록했다. 그 외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시간 역시 각각 1일 4시간, 1.5시간으로 한국이 가장 많았다. 자율학습 시간의 경우만이 다른 국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1일 2.1시간을 보였다.

결국 같은 학업성취도를 낸다 해도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 청소년의 자기주도 학습시간은 짧고, 사교육 시간은 길었다. 또한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비해 성취도는 높지 않았다.


▶문제 진단과 해법

입시경쟁 교육이 낳은 비효율성

한국 사회에서는 학업시간이 길수록 성적이 높을 것이라는 상식이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방과 후에도 더 많은 사교육을 받는 것이 성적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국제 비교를 통해 드러나듯이 학업시간과 성적 간에는 큰 관련성이 없다. 특히 사교육시간의 경우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성적과 부(-)의 관계마저 보인다.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발굴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더 근본적으로는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를 사용하여 상위권 대학 입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으로 집중되는 한국사회의 교육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1.10.18정태인/새사연 원장

아이를 둔 보통 부모에게 교육만큼 절박하면서도 그저 막막하기만 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 과외시키고 애들 닦달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 사회에서 아이가 과연 승리(?)할지 자신이 없다. 행동경제학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운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마저 없었더라면 벌써 희망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지난번에 말한대로 우리는 모두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고 개인이 홀로 이 함정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모두 남이 시키니 어쩔 수 없이 나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사교육에 들인 돈만큼 등수가 올라가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그렇게 믿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똑같은 사교육을 시킨다면 등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로지 아이들을 괴롭히기 위해 돈을 썼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더 나쁘다. 우리는 등수를 올리는 ‘더 좋은’ 사교육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 사교육은 더 비쌀 거라고 확신한다. 이제 사교육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요즘 그러하듯 부동산 가격은 주춤거릴 수도, 그리고 곧 곤두박질칠 가능성도 있지만 사교육 값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들이 아이들 대학교육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할아버지의 재산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은 정확히 이 게임의 성격을 짚고 있다. 높은 사교육 가격은 물론 부자들에게 유리하며, 서울대에 가보면 이 농담이 단순한 우스개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로또 심리라는 가느다란 희망 줄에 매달려 가망 없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만 절망적인 게 아니다. 나라 전체로 보면 더 심각하다. 세습귀족이 생긴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게 그 첫째요, 어떻게든 승률을 높이려고 하나만 낳아 인구가 줄어드는 게 그 둘째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아이들이 머릿속에 구겨넣은 지식이란 게 구글 검색으로 언제든지 즉각 찾을 수 있는 것들뿐이다. 미래에 필요하다는 창조력과 상상력은 암기에 밀려 체계적으로 말살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과연 ‘밝은 미래’가 있을까?

상위 10%를 빼고는(장기적으로는 이들에게도 불행이다) 모두에게 불행인 이런 게임에서 벗어날 길은 과연 없을까? 있다. 지난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오스트롬 여사가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주제로 평생을 연구한 것이 바로 과거에 인류를 죄수의 딜레마에서 해방시켰던 지혜, 그리고 그 논리적 해명이다.

또다시 게임이론으로 단순화하자면 그것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사슴사냥 게임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는 남이 협동하는 경우 나도 협동하는 게 이익이 된다. 즉 남이 배반할 경우엔 나 역시 배반하는 게 낫지만 협동한다면 탐욕에 의해 이를 이용하지는 않는 것이다. 실제로 남들이 안 시킨다면 나도 애들 놀리고 싶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믿는가? 해서 엄마들은 외친다.

“제발 국가라도 나서서 모두 사교육시키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렇게만 된다면 아무리 입시제도가 비합리적이라 해도 최소한 공정경쟁은 확보하는 것이 아닌가? 지난번 교육감 선거의 결과는 그런 엄마들의 소원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아이들의 불행이니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다음 글의 주제이다.

이 글은 '주간경향' 에도 실린 글입니다.


신고
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