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이슈 2009.04.09 10:03
3월 고용동향을 통해 본 미국경제 현황
도표가 포함된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saesayon.org에서 PDF파일 다운로드

금융부실의 끝은 어디인가?

영국의 Times(4/7) 보도에 따르면, IMF는 4월 말(21일)에 발표하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1월에 발표한 미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추정치를 2.2조 달러에서 3.1조 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년 사이에 무려 세 배나 추정치를 늘린 것이다. 또한 유럽에서 발생한 금융 손실 0.9조 달러를 합하면 총 4조 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의 루비니 교수가 내년 중반까지 부실자산이 3.6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거의 비슷한 추정치를 IMF가 인정한 셈이다.
이는 전 세계 은행들이 보유한 자기자본(Tier1 자본 또는 기본자본) 3조 4,000억 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기관은 사실상 이미 모두 파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대략 1.3조 달러에 달하는 부실을 상각 또는 손실 처리하였다. IMF나 루비니 교수의 추정치를 근거로 하면, 금융위기는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너무 비관적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미국의 심각한 고용시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앵글로-색슨 모델의 몰락

지난 주 금요일, 미국 노동부에서 3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미국의 고용 사정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자유낙하’가 시장에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실업률은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인 8.5퍼센트까지 치솟았으며, 일자리는 한 달 사이 66만 3,000개가 사라졌다. 간단히 말해 하루 평균 3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2007년 12월 공식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그 중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절반인 250만 개가 사라졌다. 이에 따라 실업자는 3월에만 69만 명이 추가로 늘어나 1,310만 명을 넘어섰으며 경기침체 기간에만 560만 명이 늘어났다.

공식적인 실업률 통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용시장 침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구직을 원하지만 현재의 고용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하여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는, 즉 고용시장에서 아예 이탈하는 인구를 포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이후 170만 명이나 늘어난 비경제활동인구를 고려하면 사실상 실업률은 9퍼센트에 이른다.
구직을 포기했거나, 현재 시간제로 일하고 있지만 전일제 근무를 원하는 노동자를 포함한 실질실업률은 15.6퍼센트에 이른다. 경제활동인구 여섯 명 중 한 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최악의 고용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실업률 통계의 문제점을 고려하여 통상 고용률(취업자/생산가능 인구)을 노동시장의 추세를 파악하는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식 모델의 우수성으로 널리 자랑하고 인정되는 지표는 별로 없다. 그나마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높은 고용률이 앵글로-색슨 모델의 우수성을 보여준다는 지표다.
분배나 복지, 형평성의 문제보다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의 중심으로 등장한 90년대에 이 두 지표는 미국식 모델의 상대적 우수성으로 인정되기도 하였다. 특히 고용률은 2000년 4월, 나스닥 버블이 붕괴되기 직전에 64.7퍼센트까지 올라 90년대 미국식 ‘신경제’의 자랑이었다. 물론 고용률은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보다 양호한 수치로서 노동유연성 전략이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고 평가받기도 하였다. 그 우수한 고용률 지표가 3월에 60퍼센트가 붕괴되었다. 미국경제가 파산하면서 앵글로-색슨 모델도 동반 몰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고용률 통계가 발표된 1948년 이후 역사적 추세를 보면, 현재의 경기침체는 대공황 이후 가장 가파른 경기하강임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전쟁 이후 1953~4년 정점부터 바닥까지 3.1퍼센트p 하락했으며, 1979~83년 3퍼센트p 하락하였다. 그러나 2007년 12월 정점이후, 15개월 동안 수직낙하해 이미 3.5퍼센트p 추락하였다. 그리고 그 끝이 어디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에서 이런 경험이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의 자유낙하... 사실상 공황 수준

고용시장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면 미국경제의 현 주소를 좀 더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아래 그림은 고용시장의 정점에서 감소, 그리고 회복까지의 추세를 연결한 것이다.



5~70년대까지만 해도 경기침체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대략 1년 정도 지나면 바닥을 확인했고, 다시 1년이 지나면 원상태로 회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부터 회복기간이 점차 길어졌으며 2000년대 초반의 경기침체기에 고용상태가 회복되기까지에는 무려 48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최근의 경기하강 추세를 나타낸 것이 위의 검은 화살표다. 대공황 이후 그 어떤 역사적 경험보다 고용시장은 가파르게 악화되고 있다. 그리고 회복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1월에 발표한 미국경제 전망 [2009 암울한 미국경제 전망]에서, 내년 중반 2/4분기부터 미국경제는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실업률은 내년 중반 10퍼센트 중반까지 올라가고 고용시장은 2011년이 되어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판단하건대, 미국 경제는 그보다 더욱 비관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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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통계청의 ‘200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이 발표되자, 모든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며 고용대란이 본격화 되었다고 전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계속 내리막길을 걷던 신규취업자 수가 드디어 마이너스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자리의 절대적 개수가 줄어 들었음을 의미하는데,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 고용동향, 국내 고용상황 파악의 기본자료

이처럼 통계청이 한 달에 한 번씩 발표하는 ‘고용동향’은 국내 고용상황을 파악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통계자료이다. 매달 15일 즈음에 발표되며, 통계청 홈페이지에서 받아볼 수 있다. 고용에 대한 언론 보도와 다양한 연구소들의 보고서는 대체로 통계청의 고용동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고용동향은 노동법상 최저 근로연령인 15세이상의 인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며, 이들을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한다. 경제활동인구는 15세이상 인구 중 노동을 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조사기간 일주일 사이에 취업상태였던 사람(취업자)과 취업을 하지는 못했으나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실업자)을 포함한다.


비현실적 실업률, 둔감한 고용률

우리가 흔히 듣는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율을 말한다. 실업률은 고용에 관한 가장 일반적인 지표이기는 하지만, 구직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가 포함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실제로 고용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2001년 이후 실업률은 언제나 3.0퍼센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사실 3.0퍼센트대의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실업률 대신 고용률을 사용하기도 한다. 고용률은 15세이상 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주로 58.0~60.0퍼센트 내외로 실업률에 비해 좀 더 현실에 가깝다. 그러나 15세이상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변화의 폭이 너무 적어, 경기변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비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조사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로 활동상태에 따라 △육아 △가사 △통학(취업준비를 위한 통학 포함) △연로 △심신장애 △기타(취업준비, 진학준비, 군입대대기, 그냥 쉬었음)로 나누어진다. 특히 이 중 통학과 비통학의 취업준비를 모두 합친 인구와 ‘그냥 쉬었음’ 인구를 유심히 봐야 한다. 이들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실업의 상태인 경우가 높기 때문이다. 2008년 12월 취업준비생은 53만 5,000명, 그냥 쉬었다는 사람은 156만 7,000명에 이르렀다. 즉,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지만 실제 실업상태인 사람이 최소 약 200만 명 정도 더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취업준비자와 비정규직, 구직단념자 포함 실업률 11.6퍼센트

이렇듯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재의 고용 지표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기관에서는 실질실업률, 체감실업률, 유사실업률 등의 이름으로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는 아직 없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공식 실업자에 1년 이내에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거나 구직 자체를 단념한 경우와 단시간노동자를 더해서 체감실업률을 발표했다. 그 결과 2008년 1~11월의 체감실업률은 7.41퍼센트로, 공식 실업률의 2배가 넘는 수치로 나타났다.

새사연에서도 공식 실업자 78만 7,000명에 ①일주일에 18시간 미만 일하는 노동자 중 추가취업을 희망하는 인구 13만 2,000명 ②취업준비 인구 53만 5,000명 ③그냥 쉬었다고 대답한 인구 156만 7,000명을 추가하여 2008년 12월의 실질실업률을 구해보았다. 그 결과 실질실업률은 11.6퍼센트에 달해서 공식 실업률의 3배가 넘었다. 또한 같은 방식으로 구한 2007년 12월의 실질실업률은 10.7퍼센트와 비교하면, 1년 사이에 0.9퍼센트P의 실질실업률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표 1]공식실업률과 실질실업률 비교(단위 : 명)

2007.12

2008.12

경제활동인구

2,399만 3천

2,403만 2천

실업자

73만 6천

78만 7천

18시간미만 추가취업희망자

9만 5천

13만 2천

취업준비

54만 5천

53만 5천

쉬었음

140만 4천

156만 7천

(새사연이 구한) 실질실업률

10.7%

11.6%

실업률

3.1%

3.3%



미국은 공식실업률을 보조하는 유사실업률 지표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우리 역시 정확한 현실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새로운 실업률 지표의 정립이 필요하다. 늘 똑같은 3.0퍼센트의 실업률을 두고, 다른 나라보다 낮으니 괜찮다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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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고용

정부는 지난 6일 ‘녹색 뉴딜’ 사업을 발표했다. 4대강 살리기, 녹색교통망 구축, 대체 수자원 확보 및 친환경 중소댐 건설 등 36개 사업에 2012년까지 50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를 통해 약 9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녹색 뉴딜 사업을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96만 개 일자리, 어떻게 나왔나?

녹색 뉴딜 사업이 진짜 녹색이 맞는지, 창출되는 일자리가 얼마나 양질의 일자리인지 따지는 것은 제쳐두자. 대신 정부의 주장대로 약 96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살펴보자.

정부는 ‘취업유발계수’를 이용하여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계산했다고 한다. 취업유발계수는 한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인원수를 그 산업의 매출액으로 나눈 것이다. 보통 매출액(혹은 투자액) 10억 원 당 몇 명의 인원이 고용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농림어업 분야의 2005년 취업유발계수가 51.1이라며, 이는 매출 10억 원 당 51.5명의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고용되어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각 산업별 취업유발계수에 투자비용을 곱하여 합하는 방식으로 약 96만 개라는 답을 얻은 것이다.


[표1] 산업별 취업유발계수 추이(한국은행)

1995년

2000년

2005년

농림어업

75.6

62.9

51.1

광업

15.3

9.8

10.4

제조업

19.3

13.2

10.1

전력, 가스, 수도

8.1

5.3

3.6

건설업

17.5

17.0

16.6

서비스업

29.5

21.5

18.4

전산업

24.4

18.1

14.7



원래 취업유발계수는 과거의 고용창출력을 비교하는 데 사용하는 지수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2000년에 13.2이고, 2005년에 10.1이 되었을 때, 2000년에 비해 2005년에 제조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줄었다고 말할 수 있다.

취업유발계수로 신규 일자리 예측 불가능

그런데 정부는 미래의 고용 효과를 추정하는 데 취업유발계수를 사용하고 있다. 쉽게 말해 2005년 어떤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10이어서 10억 원 투자할 때마다 10명이 취업을 하게 된다면, 2010년에도 변함없이 10억 원 당 10명이 취업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산했다는 뜻이다. 해마다 다양한 정치, 사회, 경제 조건들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기계적인 대입은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이를 좀 더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취업유발계수는 사후적으로 분석하는 지수로서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값’(average)이다. 하지만 미래에 늘어날 일자리수는 한 시점에서 추가되는 신규매출액 당 정해지는 ‘한계값’(margin)이다. 머리가 조금 아프지만 수학시간에 배운 곡선의 기울기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프 상에 볼록하거나 오목한 곡선이 있을 때, 곡선 전체의 기울기는 ‘평균값’이지만 곡선의 한 점에서의 기울기(접선의 기울기)는 ‘한계값’이 된다. 따라서 평균값인 취업유발계수로 한계값인 신규 창출 일자리수를 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림1> 곡선의 기울기


물론 그래프 상의 곡선이 직선일 경우에는 곡선 전체의 기울기와 한 점에서의 기울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평균값’과 ‘한계값’이 같아져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의 산업은 대체로 규모가 커질수록 신규 고용 인원수는 줄어드는 볼록한 모양의 곡선에 해당한다.

확실한 이해를 위해 정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2005년 취업유발계수를 이용하여 2006년 건설업에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계산해보자. 2005년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6.6으로 이 중 10.5는 건설업 자체에, 6.1은 타산업에 미치는 취업유발계수이다. 그리고 2006년 건설업은 전 년에 비해 매출액이 8조 7,369억 원 증가했다. 따라서 정부 계산대로라면 건설업에서는 9만 1,738명(8조 7,369억 원×10.5/10억 원)의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실제 2006년 건설업에서는 오히려 1,344명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정부의 진지한 고용 대책 필요

같은 방법으로 2007년 건설업을 살펴보아도 정부 계산 방식과 실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의 계산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다. 현 정부 내에는 취업유발계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가슴마저 답답해진다.


[표2] 2005년 취업유발계수로 계산한 건설업 일자리 증가 수

2006년

2007년

정부 계산 방식으로 구한 일자리 수(A)

91,738명

161,441명

실제 늘어난 일자리 수(B)

-1,3344명

10,699명

차이(A-B)

93,083명

150,742명



올해 우리 경제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일자리는 우리 국민들의 생존과 생활, 그리고 꿈을 보장하는 문제이다. ‘얼마를 투자하면 몇 개가 나온다’는 식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녹색 뉴딜’ 사업으로 발생할 신규 일자리수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가장 정확한 방법은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규 인력을 얼마나 고용할 계획인지 직접 조사하는 것이다. 정부가 그렇게 중점을 두는 핵심 사업이고 우리 경제에 그토록 중요한 사업이라면, 그 정도 조사는 하고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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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고용, 취업
주제별 이슈 2008.11.19 10:20
늦은 한파가 시작되었다. 계절만 겨울로 들어선 것이 아니다. 일하는 직장에서 실직의 한파가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시 구조조정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11년 전 환란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실물경제 ‘꽁꽁’, 고용대란의 계절이 오다

세계 실물경기 침체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이미 감원과 해고의 충격이 거세게 시작되었다. 공식적인 실업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고 매월 20만 명 이상의 고용감소가 진행되어서 올해에만 100만이 넘는 실업자가 새로 생겼다. 금융위기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가 10개월 동안 14만 8,000명에 이르렀고, 제조업에서도 15만 명이 감원되었다. 미국 연방정부는 자칫 수백만 명의 실업자를 양산할 수도 있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회생에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월가와 미국 제조업의 구조조정 한파는 거의 시차도 없이 국내로 직수입되고 있다. 시공능력 41위인 신성건설이 신청한 법정관리를 신호탄으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을 필두로 금융업계의 감원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내구재 소비 위축의 여파로 미국 본사가 생사기로에 처한 GM대우의 감산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잔업과 특근 축소에 이어 다음은 구조조정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자나 반도체 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는 최근까지 초호황을 누려왔던 조선업마저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될 정도다.

‘비정규직 기간 연장’이라는 안이한 발상

이미 올해 초부터 임시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었다. 추가 일자리 증가가 20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다시 9만 명으로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다. 올 겨울을 분기점으로, 곧 정규직 일자리도 안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고용대책이라고 해서 현행 2년의 비정규직 기간을 연장하자는 주장도 들린다. 어이 없는 주장이다. 지금은 비정규직뿐 아니라 자영업, 청년, 정규직을 포함해 국민경제의 고용 틀 전부가 흔들리고 있는 말하자면 고용대란 국면이다. 안이하게 비정규직의 고용 편리성을 조금 늘려서 해결될 시국이 아니다. 기업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외환위기 아니라면서 구조조정은 왜 꺼내나

‘구조조정’은 업계에서만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정부쪽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에 외환위기도, 금융위기도 없다고 수차례 확언을 해왔던 정부가 어째서 외환위기 정도가 와야만 있을 법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얘기하고 있는가. 사실 위기는 이미 외환과 금융시장에서, 수출시장에서, 내수시장에서, 그리고 고용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위기의 심각성은 뚜렷한 해결의 돌파구가 없기 때문에 한두 해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명박 정부 집권 내내 지속될 수도 있다. 사실, 외환위기 당시에는 한국과 아시아를 제외하고는 세계경제가 호황세를 누리던 시기였다. 미국도 신경제 활황의 정점을 향해가던 시기였다. 그래서 수출을 통해 한두 해만에 외형적으로나마 환란을 넘어서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과 유럽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은 물론, 10퍼센트를 넘는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까지도 성장 하락세가 점쳐지고 있다. 전 세계의 소비, 특히 우리가 주력 수출품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 같은 내구재 소비 축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도 2009년 수출증가율을 3퍼센트 내외로 보고 있다. 2000년 평균의 1/5도 되지 못하는 극적인 추락이다.

유일한 돌파구였던 수출마저 봉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금, 결국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내수를 살리는 것 이외에 선택지는 없다. 토목 건설 같은 내수가 아니라 국민의 구매력을 높여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살아나 경기가 회복되는 길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고용이 있다. 고용이 늘어야 소득이 올라가고 구매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조조정된 상황, 뭘 얼마나 더 하려고

하지만 고용은 오래 전부터 이미 부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3년 카드 대란 여파로 늘어나는 일할 사람(경제활동가능인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채, 고용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취업자 수는 이미 내부적으로 소리 없는 인력 구조조정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전년대비 취업자 증가수가 20만 명을 밑도는 방향으로 추락하고 있다. 늘어난 경제활동가능인구(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반대로 2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던 시기는 2003년 카드 대란 시기와 지금 뿐이다. 그나마 카드대란 시기는 그 전해인 2002년 과잉 신용팽창으로 취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뒤의 반작용 측면도 있고, 바로 이듬해부터는 회복세를 보였다.

                                 [그림1] 2001년 이후 취업자수 증가 추이(천명)

* 자료: 통계청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2005년 이후 3년 동안 그나마 유지되어온 28만여 명의 취업자 증가 추세도 꺾여서 아예 1/3수준인 9만 명 수준으로 추락했다. 현재의 추세를 볼 때, 전년 대비 취업자가 조만간 마이너스 증가로 돌아서고 취업자 절대규모가 감소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판단된다.

원래 저조했던 고용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입한다면 그 충격은 외환위기를 사실상 넘어서게 될 것이다. 정부가 내년 목표로 잡은 20만 명 고용창출이 어림없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대마불사’, 은행도 대기업도 아닌 국민이어야

그렇다면 더 고용을 줄여 구조조정을 한다는 발상이 현재 우리 경제 실정에는 무모한 일이 아닐까. 그런데도 여전히 정부나 재계에서는 대기업이 살아야 고용이 유지될 것 아니냐는 이른바 대마불사 논리에 집착하는 듯하다. 국민경제에서 진정 불사해야 할 대마는 무엇인가. 은행도 수출 대기업도 아니다. 바로 국민이다.

11년 전에도 대마불사의 논리에 따라 은행과 대기업을 살려주었다. 그러나 대마(대기업, 은행)가 기사회생한 후에 국민에게 일자리를 다시 준 것은 아니었다. 그 탓에 환란으로 일자리를 잃은 대다수 노동자들은 이후 비정규직을 전전했고, 퇴직금으로 대출을 받아 직장인 월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영업에 주 50시간 이상을 바쳐야 했다. 대기업에서 쏟아진 수많은 인력들을 채산성도 좋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떠안아야 했다.

1996년에서 2006년 10년 동안 300인 미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220만 명이 늘어난 반면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꾸로 78만 명이 줄어들었다. 11년 전 환란으로 대기업이 인력을 대폭 줄인 후에 지금까지 거의 고용을 늘리지 않았음을 통계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림2] 기업규모별 고용정도 추이(사업체 기준, 천명)

* 자료: 통계청

 
실패한 인력 구조조정 다시 반복하지 말자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은 정확히 말해서 인력 구조조정이었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더 이상 구조조정을 해야할 인력도 없다. 어려운 시기 인력 구조조정을 감내했다고 해서 시절이 좋아져 남긴 수익을 공유한 것도 아니었다. 다시 말해 인력 구조조정으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이미 실패했다. 실패한 방법을 다시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사실 외환위기 이후 줄곧 강조되어온 것은 고용이 아니라 기업의 수익이었다. 특히 은행들의 수익 창출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그 수익은 고용을 줄여서 얻은 수익이었고 미래의 투자를 포기한 대신에 만들어진 단기수익에 불과했다. 개인들의 소득도 마찬가지다. 일해서 번 노동소득을 늘리는 대신에 손실 가능성이 높은 각종 위험 펀드에 가입하여 투기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일시적인 소득증대의 착시현상을 심어주었다.

인력을 줄이고 미래의 장기 수익을 포기하며 얻은 기업의 단기 수익, 지금의 노동 소득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의 소득을 담보 잡아 부채를 끌어 쓴 소비와 구매력이 결국에는 거품으로, 파산으로 귀결된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미국 발 금융위기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선진국이나 한국에서나 경제위기 극복의 실마리는 모두 정부가 쥐고 있다. 이미 시장의 해결능력은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금을 재원으로 재정지출을 가장 효율적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할 시기다. 지금은 정부가 대마불사 논리에 사로잡혀 대기업과 금융기업 자금투입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고 국민의 구매력이 커질 수 있는 곳에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 나아가 고용에 가장 직접 영향을 주는 중소기업 회생을 위해 강도 높은 공적자금 투입을 추진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대기업 주주들에게는 스스로 자본을 확충할 것을 요구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직접 지분매입을 하는 등 자본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국민의 노후를 담보한 국민연금이 굳이 쓰여야 한다면, 막아봐야 별 효과도 없는 주가 떠받치는데 쓸 것이 아니라 자본의 구조조정을 하는데 쓰여야 한다. 정부가 보증할 일이 있다면 고용확대 위험에 대한 보증을 해야 한다.

11년 전에는 금모으기 운동을 벌여 외환위기 탈출에 힘을 보탠 적이 있다. 이번에는 서민들의 ‘돌반지 금모으기’가 아니라 대주주들이 가진 ‘금송아지 모으기’ 운동을 요구해 경제 위기의 난국을 돌파해 보자.

김병권/새사연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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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08.04.18 13:50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심각한 경기침체국면에 빠져든 미국이 지난해 12월부터 고용의 급격한 감소와 실물경제의 침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의 고용창출력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신규 취업자수는 지난해 7월부터 9개월째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이어 3월에는 기어이 2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3월의 신규취업자 수는 18만 4,000명으로 1년 동안 증가한 인구의 49%에 불과했다.

또한 고용창출력의 하락으로 1/4분기 비경제활동인구는 사상 최초로 1,5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비경활인구는 1,6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열악한 고용사정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세계경제가 내년까지도 불안정한 상태를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가고 있어 수출입 의존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경제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용사정의 급격한 악화는 한국 경제가 빠르게 불황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현재의 고용 악화가 단순한 경기 요인을 넘어서는 구조적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극도로 유연화 된 노동시장이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주의 일자리를 취약하게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대외여건이 촉발시킨 경기하강 효과가 이들의 고용을 덮치고 있는 것이다.


그림 1. 고용창출력 9개월 연속 하락

출처: 통계청, 고용동향 각 월호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고용사정의 악화 속도가 호황기의 호전 속도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즉 ‘호황기의 약한 상승-불황기의 강한 하강’이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대규모 고용방출과 비정규직의 대량 채용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고용상황이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기 시작한 탓이다.


한국 경제가 처한 심각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기적으로는 저소득층의 실질소득 확대에 초점을 둔 내수확대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재벌 수출기업의 성장에 초점을 둔 ‘1%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한국경제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상동 | 새사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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