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9 / 16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 국면에 진입한 가계부채와 대처방향(2)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시면 됩니다.

 

[목 차]

1. 저축은행 다음의 부실후보는 누구일까.

2. 부채로 고생하는 저소득층, 복지차원 접근 필요

3. 고 연령대 영세 자영업자 부채의 심각성

4. 하우스푸어의 주택과 부채를 어찌할까.

5. 채권자의 의무와 채무자의 권리

 

[본 문]

1.저축은행의 다음의 부실후보는 누구일까.

총량적으로 볼 때 가계부채가 더욱 위험한 수준으로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가고 부동산 가격 하락도 속도를 더하면서 위험을 키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위험에 먼저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 어디일지 짚어보도록 하자.

가계 부채의 취약지대와 위험성 검토는 크게 채권은행 부문과 채무가계 부문으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채권은행보다는 채무 가계의 취약부문에서 위험성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채권은행 전반으로 전이되기 보다는 제 2 금융권에서 위험성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채무를 진 가계 부분은 뒤에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대출을 해 준 채권 금융회사를 먼저 진단해보자. 최근 수년 동안의 가계부채의 가장 큰 특징은 상환능력이 있는 중산층이 시중은행을 통해 비교적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는 사례가 중심이 아니라는데 있다. 즉, 소득과 신용도가 취약한 서민들이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이자가 높은 제 2 금융권에 고금리로 돈을 빌리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년(2007.2~2012.2분기) 동안 시중은행의 대출은 350조원에서 458조 원으로 108조원이 증가했는데 비해, 제 2 금융권 서민금융회사 대출은 130조 원에서 226조원으로 시중은행과 거의 유사한 96조 원이 증가했다.(그림 1 참조) 그 결과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시중은행의 비중은 52.8%에 불과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2010년에서 2011년 상반기까지 은행 대출은 8.5% 증가한데 비해서, 제2금융권은 두 배가 넘는 17.9%나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보면 가계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기준금리가 3%라는 초 저금리가 무색하게도, 실제로는 저금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대체로 10% 미만의 금리를 적용받는 시중은행 대출은 전체 가계 대출의 절반을 조금 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2년 6월 기준 시중은행 대출 잔액이 대략 460조 원인데 평균 6% 금리를 적용해보면 27조원이 연간 이자 규모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아닌 대출 나머지 대출 410조 원 가운데 저축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보험회사 등에서 풀린 100조 이상의 대출은 대체로 15%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연간 15조 원 이상의 이자부담이 발생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2011년 9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당시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9.8%였음에 비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신용대출 금리는 무려 2.5배가 높은 24.4%에 이른다는 조사를 한 바가 있을 정도로 금리 격차가 컸다.

결국 이런 고금리 고위험 대출을 확대하면서 영업을 영위해온 제 2금융권 가운데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얽히면서 2011년부터 부실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지금 계속 자본잠식, 영업정지, 파산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부터 저축은행에 이어 신용카드사의 과도한 경쟁이 재연되면서 부실위험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신용카드사의 대출이 카드대란 직후인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던 것이다.(그림 2 참조) 최근 1년 동안 신용카드 영업 감독을 집중하여 위험성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카드사를 포함한 제 2 금융권의 부실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된다. 대출을 받은 가계의 상환능력이 취약하면서 동시에 대출금융회사의 자금 동원 능력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2. 부채로 고생하는 저소득층, 복지차원 접근 필요

그렇다면 대출을 받은 가계 가운데 위험에 취약한 부분은 어디일까. 우리 가계의 62.8%가 많든 적든 부채가 있으니 10가구 가운데 6가구는 가계 부채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특히 대략 세 개 그룹을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저소득 취약 계층이고, 둘째는 고 연령대의 영세 자영업자의 부채이며, 셋째는 이른바 부채부담을 안고 집을 구입한 하우스 푸어다. 최근 정부도 유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1) 자영업자의 금융부채 문제, 2) 주택경기와 가계 부채문제, 3)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문제를 주요하게 지목하고 있다.

그럼 우선 저소득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위험성을 살펴보자. 경제위기 기간 동안 평균 15%가 넘는 고율의 이자를 물고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계층은 주로 저소득층이다. “저소득 계층의 경우 대출 잔액은 전체 가계 대출의 12%에 불과하지만 2010~2011년 상반기 중 총 대출 증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달하여 여타 소득 계층에 비해 증가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최근 1~2년 동안 하위 20%(소득 1분위) 저소득층의 대출이 급격히 팽창하다보니 이들의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에 무려 201.7%까지 올라갔으며 그 위의 20%(소득 2분위)도 123.8%까지 올라갔다.(그림 3 참조) 평균 2년 정도의 소득을 모두 쏟아 부어야 빚을 갚을 수 있는 정도이다. 이정도 수준에 이르면 소득으로 이자를 갚기도 어려워지게 되고, 민스키가 표현한 마지막 단계, 즉 빚을 얻어 이자를 갚는 지속 불가능한 단계로 들어가게 될 위험이 충분한 것이다.

최근 부채에 대한 가계의 현실적인 부담 정도를 알아보는 지표로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률(DSR; Debt Service Ratio)이 사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DSR은 2010년 11.4%에서 2011년 12.9%로, 그리고 올해는 14%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터졌던 2007년 미국 가계의 DSR과 같은 수준이다. 그런데 저소득층인 1분위의 경우 DSR이 23.3%까지 올라갔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평가다. 소득의 1/4를 지금 현재 빚 갚는 데 쓴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분류 기준에 의하면 상환부담 비율이 20% 미만이면 적정부담가구, 20~40%면 다소 부담가구, 40%이상이면 과다부담가구로 구분한다. 이미 저소득 층은 평균적으로 부담이 있는 그룹으로 들어갔으며 전체 과다부담 가구 162만 가구 가운데 저소득 계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소득, 저 신용자 가운데 적지 않은 부분이 다중 채무자일 개연성이 높다. 다중 채무자는 2003년 카드대란에서 입증되었듯이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그룹으로 위험도가 매우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616만 명이었던 것이 지난해인 2011년 말 기준으로 722만 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처럼 부채가 있는 저 소득 계층은 대체로 저 신용이어서 제 2 금융권이나 대부업의 고금리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2개 이상의 금융권에서 차입을 한 경우가 많으며, 때문에 원리금 상환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이들에 대해 프리 워크아웃(Pre -Workout; 사전채무조정)제를 확대하자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고, 더 나아가 시민 사회단체에서는 ‘채무 대리인 제도’를 입법화하여 가계 채무자에게 최소한의 인권과 생활권을 보호받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나 이들에 대해서는 과거처럼 서민금융이라는 이름아래 여전히 높은 대출을 지속시키기 보다는, 원천적으로 채무부담 경감과 함께 사회복지 차원에서 채무 없이 최소 생활이 가능하도록 기초생활이나 보육과 교육, 의료 복지, 그리고 일자리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서민 채무자에 대한 복지정책을 세부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고 연령대 영세 자영업자 부채의 심각성

한국은행이 2011년 가을에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최근 가계 대출은 주택 구입목적 보다 생활형 자금 성격이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 담보대출 중 주택 구입 이외 목적 대출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1년 상반기 중 48.4%를 기록했다.” 이전에 없는 우리 가계 대출자들의 또 다른 중요 단면이다.

*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눌러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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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5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개인부문 금융부채를 기준으로 1천조원을 넘어선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한 결과 금융시스템의 핵심 위험요인은 유럽국가 채무위기(75.7%)였고, 그 다음으로 가계부채 문제(67.6%)를 지목했다. 정치 및 지정학적 리스크(50.0%)나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위험(36.5%)보다도 가계부채가 훨씬 더 높았다. 채무의 대부분은 고소득자들이 안고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고 한 정부 발표와는 달리 금융시장에서는 위험도를 높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계부채 절대규모도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점이 최근까지 추가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2010년 말까지는 잔액 기준으로 소득이 3천만원 미만인 가계가 안고 있는 부채 비중이 30% 정도였는데, 지난해 4분기 새로 늘어난 부채의 40%는 3천만원 미만 가계의 것이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생활자금이 모자라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점도 걱정이다. 이 정도가 지난해까지 한국은행에서 적시해 왔던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 4월 한국은행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내면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 ‘고연령층 가계부채’ 문제를 지목한 것이다. 직접 인용해 보자.

“은퇴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50세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11년 말 현재 46.4%에 달하고 있다. 이는 2003년에 비해 13.2% 포인트 상승한 것인데 같은 기간 중의 인구비중 상승 폭(8.0%포인트)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인구고령화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에 55~65세대라는 신조어가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직장생활에서 정년이 돼 소득은 없는데 유일한 국민적 노후보장 시스템인 국민연금은 아직 받을 나이가 되지 않아, 일자리와 소득이 공백상태로 있게 되는 10년간의 연령대에 속하는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다. 55~65세대는 곧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관련된다. 한국전쟁 이후 출산장려정책이 시행된 55년부터 63년까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인 712만명에 이른다. 55년생의 정년 연령인 55세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문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경제생활 밖으로 쏟아지는 이들을 받아 줄 사회적·경제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는 이들이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다시 사회에 발을 내딛는 방식으로 자영업을 창업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기업에서는 받아 주지 않고 사회적으로 다른 길을 만들어 주지 않으니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당연히 목돈이 필요하고 금융권 대출을 이용하게 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이를 인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창업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은퇴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이 2008년 47.1%에서 2011년 53.9%로 높아졌으며 은행에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중 주택구입 이외 목적 대출도 50세 이상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제 교집합이 명확히 들어온다. '저소득층-50~60대 고연령층-자영업'으로 묶여지는 일련의 인구 군이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지대가 될 수 있고 이들이 가계부채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는 이 문제를 비중 있게 할애해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고액 등록금으로부터 유래된 청년들의 부채부담에 못지않게 세대별로는 50~60대의 가계부채 문제를 사회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가지 진보개혁세력이 유념할 것이 있다. 통상 50~60대는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일 것으로 간주된다. 고연령층 가운데 자영업의 교집합이 더해지면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자영업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가정은 최근 SSM 저지운동 등으로 상인들의 대기업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면서 상당히 완화됐다. 역으로 진보개혁세력은 무조건 20~30대에게 정치적 호소를 하는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현재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보건데 과연 50~60대가 기존 질서와 시스템에서 이익을 보고 있는가. 오히려 기존 질서와 시스템에서 가장 생활의 위험에 노출된 세대가 아닐까. 진보개혁세력은 이들에게 적절한 대안을 찾아 호흡하려는 노력보다는 쉽게 보수라고 치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그렇게 행동하기 때문에 점점 이들과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대선을 앞두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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