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 04 / 04 새사연

지속가능한 사회국가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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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지속 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2. 시장국가에서 사회국가로

 

[본 문]

편집자 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30년 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퇴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여파로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이 악화되자 한국사회에서는 전례 없는 보편 복지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경제 민주화의 요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양대 선거를 맞아 정권교체 요구가 거센 가운데 다양한 사회개혁 의제가 정책 공약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사회가 정말 2013년 체제라고 불릴만한 사회 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자면, 강력한 경제개혁 전망을 갖고 복지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새사연의 문제의식이다.


이에 새사연은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가치와 비전, 새로운 경제모델과 성장모델, 총체적 경제개혁, 보편복지를 망라하는 정책을 모아 2012년 5월 중 단행본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출판될 원고 가운데 일부를 새사연 회원들과 미리 공유하고자 [새로운 사회 2013]이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시장의 자기조절 능력이 실패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으며, 2011년 월가점령시위는 99%의 부를 체계적으로 1%로 재분배시켜온 시장의 불평등은 폭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30여 년 간 '글로벌 스탠더드'로 간주되었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에도 급속하게 이식되었던 신자유주의는 '지속 불가능한 시장국가'로 정리할 수 있다. 이의 대안으로 우리가 제시하는 새로운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국가(Sustainable Social State)'이다.

 

1. 지속가능하다는 것의 의미

그렇다면 어떤 사회가 지속가능한가? 여러 학자들에 의하면 지속가능성은 '생태계가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첫째, 경제개발과 생태계가 양립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 삶의 질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며 셋째,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개선하고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이 공론화된 것은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 의해서다. 이 보고서는 새로운 경제발전 형태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제시하면서, "현재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들이 그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을 보장하는 방식의 개발"이라 정의하였다. 이를 경제학을 빌어 표현하자면 미래 소비의 현재가치가 줄어들지 않도록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현재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발이 전통적인 경제학의 경제개발에 대한 사회적인 목표라면, 미래 세대의 욕구에 충족되는 개발은 환경 문제를 고려하는 장기적인 관점과 관련된다.

 브룬트란트 보고서

1983년 UN은 환경과 발전에 관한 세계위원회(WECD,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를 설립하고 '변화를 위한 지구적 의제'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이 위원회에서 1987년에 2000년대를 향한 지구환경보전전략보고서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를 발간한다. 이 보고서는 인구, 식량, 생물, 종 보전, 에너지 산업 도시화, 평화 등의 사안들을 논의하면서 자원 기반을 지속시킬 새로운 경제 발전 형태를 요구하였다. 여기서 지속가능한 개발의 개념이 나왔다. 당시 노르웨이 환경부 장관을 거쳐 수상의 자리에 오른 브룬트란트가 이 위원회의 위원장이었으며, 그녀의 이름을 따서 브룬트란트 보고서라 불린다.

 

2005년 UN은 세계정상회의 결과문(World Summit Outcome Document)에서 지속가능성은 환경, 사회, 경제의 세 기둥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현재와 미래에 건강하고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제공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 세 가지 영역이 아래 그림과 같이 하나의 동심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 가지 영역이 연결되어 있으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경제는 상품의 교환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의 하나이다. 경제는 사회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에는 상품의 교환에 기반하지 않는 수많은 관계와 가치가 있다. 친구, 가족, 종교, 예술 등이 그렇다. 사회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 구성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공기, 음식, 물. 에너지, 원자재가 환경이다. 때로는 사회가 환경을 바꾸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가 환경보다 커질 수는 없다. 또한 세 영역은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경제 발전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그것이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일 수도 있다. 하나의 해결책이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세 영역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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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이슈 2011.05.12 09:54
2011 / 05 / 11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2011년 4월 고용시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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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2011년 4월 주요 고용동향
2. 중소기업 고용실태

[본 문]

1. 2011년 4월 주요 고용동향

□ 고용률,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
- 2011년 4월 고용률은 59.3%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
- 실업률은 3.7%로 전년동월대비 0.1%p 하락
- 경제활동참가율은 61.6%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
- 전년동월대비 고용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남. 금융위기 이전의 고용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음
- 상대적으로 고용률의 개선 속도가 느림. 이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대기업의 고용투자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
- 실업률은 4% 이하를 유지. 하지만 이는 실망실업자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실업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 6가지 실업과 관련된 지표를 만드는 미국과 같이 실업수준을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

□ 취업자
- 취업자는 2,430만 3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7만 9천명 증가. 이러한 취업자 증가세는 교육서비스업(-17만 2천명), 건설업(-5만 7천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 6천명) 등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했지만,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17만 9천명), 제조업(19만 8천명)을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들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결과임
- 제조업 취업자 수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85만명까지 감소하였다가 수출의 증대와 함께 다시 400만명 수준을 회복. 2011년 4월 현재 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411만명임
- 도소매, 음식숙박업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부터 취업자 수가 줄어들어왔고, 금융위기 기간 감소폭이 더욱 커졌음. 이후 전반적인 취업자 증가에도 취업자 수가 줄어들어 왔음
- 하지만 2011년에는 도소매, 음식숙박업의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1만 4천명 증가함. 이는 도소매업의 종사자 수 증가(3만 6천명)에 따른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크게 줄어들었던 음식숙박업의 취업자 수는 여전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2만 2천명)
-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경우 금융위기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 이는 사회서비스에 따른 시장수요의 증대에 따른 결과로 보임.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 수준의 악화가 나타나고 있는 바, 일자리 질의 개선을 위한 정책이 요구됨
- 금융위기 이후 크게 줄어들었던 건설업 고용은 2010년 회복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다시 감소함. 정부의 대규모 토목공사에도 불구하고 민간건설경기 악화가 건설업에서의 일자리를 줄이고 있음
- 교육서비스산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달에 이어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음. 금융위기 시에도 증가추세를 보이던 교육서비스업의 일자리 수가 2011년 들어 급속히 감소하고 있음
-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의 취업자 수는 금융위기 이후 희망근로 등으로 급격하게 증가. 2011년 4월은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가 관측됨. 하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보다 취업자 수가 많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음
- 연령대별로 보면 20대의 고용률만 하락함(-0.4%). 다른 연령층의 고용률은 증가. 계속되고 있는 청년층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
- 실업자는 93만 6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천명 증가함. 실업률은 하락(0.1%p)
- 성별로 보면 남성실업자는 감소(전년동월대비 2만 7천명 감소)한 반면, 여성실업자는 증가(전년동월대비 2만 9천명 증가)
- 연령대별로 보면 15세~19세, 40대, 50대에서 실업률이 하락한 반면, 그 이외의 연령계층에서는 전년동월대비 실업률이 증가함
- 실업률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고용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실망실업자로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는 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실업률을 평가해야 함
- 비경제활동인구는 1,571만 3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 1천명 증가함
- 성별로 보면 남성은 528만 9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만 8천명이 증가하였고, 여자는 1,042만 4천명으로 5만 4천명이 증가
- 활동상태별 비경제활동인구의 전년동월대비 증감을 살펴보면, 쉬었음(17만 5천명), 가사(6만 7천명)에서 증가한 반면, 연로(-8만명), 재학·수강(-3만 9천명), 육아(-2만 1천명), 심신장애(-3천명) 등에서는 감소함
- 비경제활동인구의 상당수는 실제 실업상태인 사람이 취업활동을 포기하고 집에서 쉬거나 가사활동을 담당함으로써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었기 때문(실망실업자)에 발생함. 이는 국내 고용수준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함
- 실망실업자의 규모를 파악하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나아가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실업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임
- 구직단념자는 21만 2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천명 감소
- 취업준비자는 61만 8천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만 2천명 감소

2. 중소기업의 고용실태

□ 종사자 규모별 취업자 수
- 2010년 8월 현재 임금근로자를 기준으로 종사자 규모별 취업자 수를 계산해보면, 5인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 18.8%, 5인이상 10인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 17.0%, 10인이상 30인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 22.6%, 30인이상 100인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 20.4%, 100인이상 300인미만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 9.8%, 300인이상 사업체에 종사하는 사람이 11.3%로 나타남([그림 3] 참조)
- 100인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임금근로자의 비중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78.9%임. 국내 고용은 주로 중소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
- 300인이상 대기업의 고용은 전체 임금근로자 고용의 11.3%에 불과함. 대기업이 얻는 영업이익에 비하면 이는 아주 낮은 수준임
- 최근 대기업에 대한 고용 촉구는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임. 상대적으로 큰 이익을 거두고 있는 대기업의 고용에 대한 투자 증대를 통해 고용수준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임
- 대기업의 이와 같은 고용에 대한 낮은 투자는 상대적으로 설비투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임. 이를 고용에 대한 투자, 그리고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로의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함

□ 중소기업 임금근로자의 고용실태
- 사업장의 규모가 작은 곳에 일하는 노동자일수록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남([그림 4] 참조)
- 종사자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이 더 높음. 이 때 비정규직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비정규직 개념을 이용해 계산([그림 5] 참조)
- 종사상 규모가 작은 사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사회보험제공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임. 건강보험직장가입률, 국민연금직장가입률, 고용보험가입률이 낮았음(고용보험가입률의 경우 고용보험제외 대상은 고용보험미가입으로 계산됨)
- 상대적으로 종사자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경우 낮은 임금에 직면하기 쉬우며, 불안정하고 사회보험 혜택도 직장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남
- 중소기업 고용확대와 함께 중소기업 일자리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함. 또한 대기업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도 고민해야 함


김수현 sida7@saesay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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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11.04.27 20:30

2011 04 27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자본유출입규제 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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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최근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현황
2. 규제 전후 자본유입 현황
3. 자본유출입 규제의 평가와 과제
4.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본문] ※ 표와 그래프를 보시려면 원문을 다운 받으시기 바랍니다.

1. 최근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현황

지난 3월11일 일본에서 9.0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하였다. 대지진 이후 크고 작은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금융위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질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취약하다. 금융위기의 원인과 교훈에 대해서 뼈아픈 통찰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를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저축은행과 신용카드 부실,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08 금융위기가 급격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에서 비롯된 것처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 급증에 따른 위험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도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본 글은 금융위기 이후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기 위한 감독 및 규제 제도 개선의 현황을 살펴보고, 규제조치의 효과성을 검토하고 이에 대한 정책 개선 및 보완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기 발생한 1년 후, 2009년 9월 정부는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 제고 및 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2010년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외환건전성 제고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주요 방안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위의 조치들은 주로 은행의 유동성을 높여 외화 자산과 부채 간 만기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과거에 적용되던 외화유동성 비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물론 정부가 규제비율을 높였지만, 시행 이전에도 상향된 규제 비율을 준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즉 외환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을 만큼의 규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1년 초과 외화차입금을 외화대출의 100% 이상으로 규정한 중장기 외화자금관리비율과 외환파생상품거래에 한도를 설정하는 조치 등은 부채구조 장기화와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외환파생상품 거래한도란 수출업체의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조치다. 따라서 실물거래(수출대금)를 넘어서는 과도한 파생상품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거래한도를 100% 이내로 제한하였다. 그러나 국내 은행 및 외은지점으로 적용 대상 기업을 한정했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나 해외은행으로 파생상품 거래를 우회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2010년 6월 발표된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은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한 인식과 처방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한국경제가 그동안 경험한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높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한국경제는 호황기에는 자본이 과도하게 유입되고 불황기에는 급격히 유출되어 실물경제보다 더욱 큰 폭으로 금융과 외환시장이 변동하고 이로 인해 실물경제가 다시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과도한 자본유출입의 경기증폭성 등 부정적 효과를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 동안 자본시장 자유화와 시장개방만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던 금융관료들의 인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해외차입이 자유화되어 자본유출입의 제한이 거의 없어진 것이 한국경제의 가장 취약한 고리로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은행 부문을 통한 차입의 변동성이 높았고 그중에서도 외은 지점을 통한 단기차입의 변동성이 높은 점을 위기의 큰 원인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금융 측면에서만 보면 1997년 외환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국내은행의 단기차입 급증이었다. 이해 비해 2008년 금융위기는 외은지점의 단기차입 급증이 주요 원인이었다. 주체만 바뀌었을 뿐 단기 외화차입 급증이라는 동일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에서 특정 금융충격이 발생하면, 외국은행은 국내은행이 지고 있는 단기 외화부채에 대해서 차환을 거절하고 신속한 상환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은행의 외화자산은 대부분 장기이므로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원화가치는 순식간에 평가 절하된다. 따라서 은행의 실질적인 채무 상환액은 급증하게 되고 외화부채 상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국내 증권과 채권 자산을 일시에 매도하여 자본 및 외환 시장에서 ‘이중 위기(twin crisis)’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선물환 시장이 금융위기와 연결되는 경로

1) 무역의존도가 높아 무역관련 외화자금의 유출입이 빈번;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완전 개방되고 해외차입이 자유화되어 자본유출입의 제한이 거의 없음

2) 수출호황기, 수출기업(과 자산운용사)은 환율하락(원화 평가절상)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장래에 받을 수출대금(달러)을 미리 은행에 매도(선물환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

3) 수출기업의 거래상대방은 통상 국내은행(또는 외은지점)으로, 선물환을 매입. 그러나 장래에 달러를 받는 시점에서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경우 환차손을 보게 됨.

4) 따라서 국내은행은 선물환을 매입하는 시점에서 외은지점(또는 역외은행)으로부터 달러를 차입하여 이를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자본수지 계정에 은행의 대외부채로 기록됨]

5) 외은지점은 외은본점 또는 단기자금시장에서 달러를 차입하여 선물환을 매입하고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를 매입

6) 국내은행이나 외은지점은 원화 자금으로 국내 증권 및 채권시장에 투자

7) 금융위기 발생 시 외은본점이나 역외은행이 외화부채를 회수하면, 달러매입 급증에 따라 원화가치 폭락. 외화부채 상환을 위한 증권 및 채권시장에서 자산매각으로 자산가격 폭락.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정부는 금융회사의 선물환 포지션(선물, 외환?통화스왑, NDF 등 통화관련 모든 파생상품) 한도를 자기자본에 따라 국내은행(증권/종금사 포함)은 50%, 외은지점은 250%로 설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 조치는 단기 금리 및 환차익을 노리는 캐리자금의 주요 경로로 인식되는 역외선물환(NDF) 포지션도 포괄하기 때문에 변동성 완화 측면에서 한층 진전된 조치라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외은지점은 자기자본의 50% 정도(77억 달러)를 줄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에 비해 매우 온건하게 적용되고 있는 외은지점에 대한 규제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외은지점은 국내은행에 비해 단기채무의 비중이 매우 높고 대부분이 투기성 단기 캐리자금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금융회사 및 외은지점으로 적용대상 기업을 한정했기 때문에, 국내기업이 해외은행과 직접 파생상품 거래를 우회할 수 있는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위의 두 조치가 주로 은행의 단기 외화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면, 작년 12월에 발표된 거시건전성부담금(Macro-prudential Stability Levy) 방안은 상시적이고 예방적 차원에서 더욱 진전된 조치라 평가할 수 있다.

거시건전성부담금은 지난 4월 열린 임시국회에서 외환건전성부담금으로 명칭이 바뀌어 (외국환거래법 일부 법률 개정안) 통과되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은행세(bank levy)를 신흥국인 우리나라의 구체적 실정에 맞게 적용한 사례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조치의 핵심 내용은 비예금성외화부채(외국통화 표시 부채)에 대하여 만기에 따라 요율을 차등 부과하여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적립하는 것이다. 또한 적립 재원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회사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용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부채(2584억 달러)의 95% 이상을 은행권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 62%를 국내은행이 38%를 외은지점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외은지점은 1년 이하의 단기부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에 논의된 만기에 따른 차등세율(0.2%~0.02%)을 적용할 경우 국내은행과 외은지점에 각각 1억 달러 이상의 부과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기 부채에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단기부채 억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은행권에만 부여하기 때문에 우회조달 및 규제차익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금융위기의 핵심적 교훈 중의 하나는 기관보다는 자산 및 부채 형태에 따라 통일적으로 규제를 적용하여 규제차익을 방지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이 조치는 은행세의 본래 취지인 비예금성 원화부채에는 적용되지 않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은행세는 원래 금융회사의 비예금성 부채가 신용 사이클에 따라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을 억제하여 시스템 리스크를 해소할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따라서 은행세를 도입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위의 표에서 보는 것처럼 비예금성부채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또한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은행의 비예금성부채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금융 및 외환위기의 주요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비예금성부채란 주로 단기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도입된 RP, CP 등 단기성 부채를 말한다. 그리고 은행보다는 증권사 등 비예금수취기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비예금성 외화부채뿐만 아니라 모든 비예금성부채에 부과금을 부과하고 외화부채에 상대적으로 높은 부과요율을 부과하는 것이 은행세 본래 취지와 우리 현실에 적합한 방안이다.

2. 규제 전후 자본유입 현황 

■ 단기부채 규모와 비율 축소는 긍정적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금융위기 이후 국내은행과 외은지점의 단기부채 규모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국내은행의 경우 금융위기 전 최고치였던 2008년 2분기 667억 달러에서 2009년 1분기에는 378억 달러로 44%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상승하여 작년 2사분기 460억 달러로 상승한 이후 작년 말 기준 430억 달러로 최고치 대비 6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은지점의 경우 2009년 3분기 939억 달러에서 작년 말 583억 달러로 62%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기부채 규모가 떨어진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금융위기에 따른 역외은행의 부채회수와 조선사 수주실적 악화에 따른 파생상품 거래 위축 등 실물적 요인이다. 따라서 이는 일시적이거나 경기변동적 요인으로 2009년 2사분기 이후 단기부채 규모가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작년 2사기분기부터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부채 규모가 줄어든 것은 파생상품 거래 한도와 선물환포지션 한도 설정 등 규제적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대외부채 총액에서 단기대외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의 하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외은지점은 위기 직전 96.4%에 달하던 단기부채 비중이 86.8%로 대략 10%p 만큼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외은지점은 부채의 80% 이상을 1년 이하의 단기부채 형태로 거래하는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외화표시 부채로 단기자금을 조달하여 금리 및 환차익을 노리는 재정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이 여전히 저평가 된 상태이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추세는 쉽게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은지점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높이고 외환건전성부담금 부과요율도 재정거래 유인을 떨어뜨릴 정도로 충분히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자본유입의 총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오히려 더 큰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 규모의 최고치는 국내 증시 활황기이자 서브프라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2007년 4분기였다. 당시 7766억 달러에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2008년 4분기에는 5840억 달러로 1990억 달러 이상 감소하였다. 그러나 2009년 1분기부터 지난 2년 동안 2770억 달러가 추가로 유입되었다. 이 중 90% 정도는 증권 및 채권투자로 같은 기간 2469억 달러가 유입되었다.

아래 그림은 GDP 대비 외국인 투자자금의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1994년 4분기 연간 GDP 대비 외국인 투자자금의 비중은 24.3%에서 현재 77.4%로 세 배 이상 증가하였다. 아래 그림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구성상 변화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1997년과 2008년에 공통적인 특징은 기타투자 수지의 큰 폭 증가와 하락이라는 점이다. 은행의 단기외채가 급격히 증가한 다음, 역외은행의 외화부채 회수로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둘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가 GDP 대비 3%에서 2005년 12.5%까지 증가한 이후 정체되고 있다. 사실상 2000년대 이후 국내기업의 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 직접투자 항목은 수년째 마이너스 상태다.

셋째, 최근 외국인의 채권 및 증권투자 자금의 급증이다.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GDP 대비 비중은 증시 활황기인 2007년 3분기 43%였다. 이후 원화가치 상승과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2008년 3분기 32.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009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어 현재 46%에 달한다. 이미 위기 이전 최고치를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기간별 특징을 요약하여 도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한편 아래 그림은 국제수지의 금융계정에서 총자본유입과 순자본유입의 추세를 2003년부터 나타낸 것이다. 총자본유입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투자행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최근 외국인 자본유입의 분명한 특징은 금융위기 이전에는 기타투자가 주도했다면, 이후에는 증권 및 채권 투자인 포트폴리오 투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는 2009년 2사분기부터 매분기 100억 달러 정도의 큰 규모로 유입되고 있다.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는 2008년 금융위기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은행의 단기차입(기타투자)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타투자가 줄어드는 대신 채권 및 증권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자본유입의 총규모를 축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금융위기와 외환위기가 연결되는 주요 고리가 자본수지에서 기타수지 항목이므로, 이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해 정책의 목표를 맞추는 것은 방향에서 옳다고 본다. 그러나 대규모의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입 또한 환율변동성 확대, 가격경쟁력 약화, 자산시장 버블, 통화정책의 자율성 침해, 그리고 통화안정증권 발행 등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할 것이다.

3.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평가와 과제

1980년대 말~90년대 초반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기구는 개발도상국에 대해서, 자본시장 자유화를 핵심 개혁정책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한국경제도 90년대 초반부터 ‘국제경쟁력’을 모토로 개방화와 국제화를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1991년 8월 31일 ‘외환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등 자본 및 외환시장 자유화 조치를 급격하게 실시하였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도 IMF 정책처방을 더욱 급격히 추진하였다.

외환위기 방지를 위한 IMF의 대표적인 정책처방은 외환보유고 축적이었다. 따라서 이를 충실히 따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997년 20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2600억 달러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GDP의 30%가 넘는 막대한 금액으로 3개월 수입금액은 물론, 1년 미만 대외부채 총액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3사분기에도 외환보유액은 단기부채보다 26%나 많았다.

그러나 2008년 2분기에서 4분기까지 외환보유액 630억 달러를 소진하고도 급격한 원화가치 폭락을 저지할 수 없었다. 4분기에만 일시에 500억 달러 가량의 외국인의 자본유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즉 IMF 정책처방인 경상수지 흑자나 외국자본 유입을 통한 막대한 외환보유고 축적으로는 자본 및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유출입 변동성 완화 방안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정책적 흐름에서 적지 않은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국내외적 배경과 한국경제의 미래에 던지는 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IMF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위기의 원인과 대응 방안에서 이전과는 뚜렷한 차이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자본시장의 발달 미비, 외환유동성 부족에서 주요 원인을 찾았고 따라서 규제완화와 개방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불을 불로 다스렸기 때문에 위험이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하였다. 이에 비해 자본유출입 변동성, 특히 외은지점의 단기차입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선물환포지션 한도와 외환건전성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인식과 정책 방향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국제적 차원에서 거시건전성과 자본유출입 규제를 위한 국제적 논의와 정책 추진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와 ADB(아시아 개발은행) 등에서는 신흥국에서 자본유입 규제가 정책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를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과거에 미국과 월가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던 IMF는 자본통제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주류경제학 내에서도 2000년대 중반부터 자본통제에 대해 다시 평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브라질, 인도, 중국 등 BRICs 국가를 중심으로 새로운 자본통제 조치를 실시하거나 강화하였다. 그리고 G-20 정상회의에 신흥국이 다수 참여하면서 서울에서 열린 2010년 11월 정상회의에서는 “신흥국은 과도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Macro Prudential Measures)를 취할 수 있다”고 선언하였다. 위와 같은 국제적 흐름과 논의가 있었고 G-20 재무장관회의, 금융안정포럼 등 국제적 무대에 참여한 정책당국이 국제적 흐름과 이탈할 수는 없었다.

셋째, 2008 금융위기의 교훈이 사회경제적 담론과 정책 실현에서 나타난 가장 큰 성과는 자본유출입 규제와 복지국가 담론이라는 점이다. 1997년 외환위기는 오히려 자본시장의 자유화와 국제화를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외환위기를 겪은 정책당국은 외국자본을 사실상 ‘절대선’으로 간주하였고 금융산업의 이해관계가 규제완화를 매개로 전적으로 관철되는 시기였다. 그리고 국제적 신자유주의 대세 속에서 이에 대한 수동적이고 소극적 대안으로 기초생활보장법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였다.

이에 비해 자본유출입 규제는 외국인의 급격한 단기자본 유입을 ‘투기’ 또는 ‘위험’ 요소로 간주하는 인식 전환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복지국가 담론은 신자유주의 부작용을 국내적으로 완화하는 차원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대안으로서 새로운 사회경제적 질서 또는 체제, 즉 비전 창출 의미한다. 따라서 수출중심에서 수출과 내수의 균형발전, 경제성장 중심에서 고용, 삶의 질, 소득분배로 경제적 패러다임의 적극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유출입 규제 방안은 인식과 정책집행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정책적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규제의 강도가 너무 낮고 규제차익의 공간이 여러 곳에서 존재하여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선물환포지션 한도의 경우, 외은지점은 자기자본의 250%까지 허용하였다. 따라서 총부채에서 단기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80%를 넘는다. 외환건전성부담금 또한 요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단기 투기성 자금을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반기에 시행되므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미국과 정책금리가 3% 차이나고 달러대비 원화의 평가절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에 비해서 0.2%의 낮은 부과요율은 투기자금 억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RP, CP 등 금융 및 외환위기의 주요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 국내은행의 비예금성 원화부채를 제외하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비예금성 원화부채는 은행보다는 증권사 등 비예금수취기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금융위기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향후 비예금성 외화부채뿐만 아니라 모든 비예금부채에 부과금을 부과하고 외화부채에 상대적으로 높은 부과요율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자본유입의 총규모를 억제하고 있지 못하며,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초래하는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기에 따른 재무제표 손실과 규제의 영향으로 기타투자가 줄어들었지만 채권 및 증권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유입이 초래하는 문제가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및 증권투자는 원화가치의 평가절상을 초래하고 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킨다.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은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그리고 경상수지 관리에 부정적이다. 또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통화안정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과 대외부채 증가의 적지 않은 비용이 수반된다. 무엇보다 자산시장 버블과 일시적 이탈에 따른 자산시장 붕괴는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의 동향을 면밀히 감독하고 금융시장의 쏠림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환율의 정상화와 자본거래세 부과다.

4.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마지막으로 자본유출입 규제와 한미FTA 간의 상충관계다. 이러한 우려는 한미FTA 협상을 시작할 때부터 국내에서 제기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스티글리츠 교수를 비롯한 양심적, 진보적 경제학자 250명 이상이 미국의 재무부장관과 국무장관, 그리고 무역대표부 대표에 자본통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정문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신흥국 정부가 자본통제 조치를 실시할 수 있는 정책능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항이 미국이 체결한 FTA와 투자협정(BIT)에 포함된 것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 외국인 투자의 송금(transfer) 부문에서 적용대상투자에 관한 모든 송금이 “자국 영역 내외로 자유롭고 지체 없이 이루어지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하는 조항을 대표적으로 제기하였다. 이는 한미FTA 협정문 11장 7조 ‘송금’ 조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또한 투자자-국가 소송제가 한미FTA 협정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본통제가 이러한 조항을 위반할 경우 외국인투자자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G-24와 최근 IMF 보고서에도 나타나 있다. IMF는 자본통제의 일부 조치들은 미국과 추진한 FTA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FTA와 BIT에서는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자본의 유출입 규제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항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나프타를 제외하고) 미국이 협정 당사자인 FTA와 BIT는 자본의 유입 또는 유출에 대한 제한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최근 IMF에 따르면 ‘자본통제(capital control)'를 다소 엄격하게 정의하고 있다. 통상 자본통제라고 하면, 한 나라의 정부가 자본계정을 통한 자본의 유출입을 규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조치를 포함한다. 이에 비해 IMF는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고안된 모든 조치를 자본유출입 관리조치(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 CFMs)로 정의한다. 그리고 거주자에 기초하여 국경 간 자본거래에 대해 내국인과 외국인의 권리를 차별하는 조치를 자본통제(residency-based CFMs)로 구분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외국인의 채권 및 주식투자에 대한 차별적 과세, 사전예치금 제도(URR), 최소보유기간 제도(Minimum stay requirement; MSR) 등이 ‘자본통제’에 해당한다. 따라서 최근 정부가 실시한 자본유출입 규제는 엄격한 의미의 ‘자본통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외국인 투자를 차별하는 조항이 없으며, 선물환포지션 한도와 외환유동성 비율 규제 등에서 오히려 외은지점을 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분석적으로 유용할 뿐이다. 예를 들어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인 외환건전성부담금 또한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역외은행이나 외은본점에 의존하므로 ‘자본통제’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본통제’ 조치들을 한미FTA 협정문에 적용할 경우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적용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칠레와 콜롬비아, 그리고 최근 대만에서도 실시했던,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자본의 경우 일정 비율을 일정 기간 중앙은행에 무이자로 예치하도록 한 URR 제도다. 왜냐하면 외국인투자자가 투자자금을 회수할 경우, 자본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URR이나 MSR 등에 의해 자본거래가 제한될 경우 ‘송금’ 조항을 위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자본유출에 대한 규제의 경우 ‘송금’ 조항의 위반뿐 아니라, ‘수용(expropriation)’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실시했던 자본유출에 대한 과세의 경우나, 2001~2년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시 취했던 조치들은 ‘수용’으로 해석되어 정부가 소송에서 패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인 외환건전성부담금 또한 원화부채를 외화부채보다 우호적으로 대우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에 대해서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요구하는 내국민대우나 최소 대우기준을 위배했다고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최근 신흥국의 자본통제에 대해 우호적인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한미FTA 협정문과 자본통제가 상충되는 지점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개정해야 할 것이다. 한미FTA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체결되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에 환율 변동성이 가장 심한 나라가 한국이었다. 따라서 높은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식했다면, 자본유출입 규제에 대한 정부의 정책실현 공간을 제약할 수 있는 한미FTA는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자본유출입 규제는 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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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1 / 04 / 25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물가 상승과 소득개선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 보고서 제목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요약] 

1. 물가상승으로 인한 체감경기의 악화

- 국민 경제 성장률이 6.2%, 수출이 30%이상 늘어났으나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나아진 것이 없음.

- 정부는 올해 전망치를 5%성장 - 3% 물가상승률에서 4%성장 - 4% 물가상승률로 수정할 것이 예상됨. 특히 농축산물이 14.7%, 석유류 15.3%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압박이 심해지고 있음.

2. 수입물가가 물가 상승을 주도하다.

-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각 국가가 금리를 내리고 재정지출을 확대 하면서 유동성 공급이 과잉됨. 국제적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석유나 곡물의 불안정한 공급이 수입물가를 끌어 올리고 있는데 국내 물가는 이 지점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음.

3. 수입물가 상승은 왜 발생하는가

- 중국과 인도 등 BRICs 국가들의 높은 성장률에 따른 원자재와 곡물 수입수요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 되는 가운데 물가상승을 지속적으로 견인할 가능성이 높음.

- 미국 국내경기 부양을 위해 취해진 양적완화와 달러 공급이 달러가치의 하락을 가져옴으로써 달러표시 원자재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한편, 아시아 등의 신흥시장으로 자본유입을 가속화 시키면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음.

- 결국, 글로벌 경제위기의 대응과정 등에서 나타난 파생적 불안정성의 문제로 대처가 쉽지 않을 것임.

4. 수입 물가상승 주요 수단, 환율

- 물가관리를 위해 안정위주의 정책 전환이 필요. 특히 수입물가 상승의 측면에서 환율을 하락시키는 것이 중요함.

5. 물가억제와 동시에 실질임금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 물가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국민들이 물가충격을 흡수하기에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지점. 대기업 집단의 평균 순이익은 68% 증가한 반면 임금 인상율은 1/10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 실질임금, 실질소득의 상승을 바탕으로 국민들이 물가상승 압력에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 나아가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소득개선을 위한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이 실현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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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0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올해 우리경제의 가장 큰 부담은 물가상승이다. 이미 소비자 물가가 한국은행의 관리범위인 3±1을 훌쩍 넘어 4.7%까지 올랐을 뿐 아니라 신선식품 등이 25%가까이 오르는 등 생활관련 물가는 그 이상이다. 가뜩이나 소득 개선이 안 되어 체감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뒤늦게 정부도 물가안정을 위해 성장률을 높이는 것 보다는 물가 안정 쪽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지만 아직은 두고 볼 일이다.

소비자들의 물가부담은 언론 매체 등을 통해서도 자주 보도가 되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같은 물가압력에 시달리면서도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중소기업의 원자재 가격 폭등이다. 늘 그랬다. 기업은 주로 대기업들의 동향만이 주목의 대상이 되고 아니면 소비자나 노동자들로 관심이 옮겨갈 뿐 중소기업은 언론에서도, 정책당국자들에게서도 늘 소외지대였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영상태가 곧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소득개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매번 망각된다.

현재 물가상승이 주로 수입물가 상승에 의해 주도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소비자 물가가 4.7%올랐을 때 수입 물가는 무려 19.6%나 뛰었다. 그 가운데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훨씬 높은 35.8%가 인상되었다. 중소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얼마나 클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면 실제로 중소기업들이 올해 느끼는 원자재 가격부담은 어떨까.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해보자. 93.3%의 중소기업에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올랐다고 응답했고 91.3%이상의 중소기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매우 부담스럽다는 응답도 72%나 된다. 거의 모든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이 올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면 이를 재료로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가격도 비례해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비교를 해보기 위해 대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할지를 검토해보자. 우선 대기업들은 수입원자재 가격변동에 대처하기 위해 각종 방법으로 환헤지를 하여 환율 변동에 대처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고비축을 하여 완충을 하기도 한다. 또한 가격 경쟁력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한 제품가격에 반영한다. 심지어 시장 지배력이 높은 대기업들은 임의적인 독과점 가격을 설정하거나 담합행위를 통해 초과적인 수익을 노리기도 한다.

대체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완충할 장치가 있거나 제품가격 상승을 통해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유사들의 석유가격 인상이 대표적이다. 대기업 친화적인 정부조차도 국민의 물가상승 불안을 외면하지 못하여 정유사들에게 가격 인하압력을 넣어 생색내기용으로 임시적인 가격인하를 하기도 했다. 물론 실제 소비자들에게 효과는 알려진 대로 거의 없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어떤가. 앞의 조사에 의하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자사 제품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무려 62.6%나 되었다. 왜 반영하지 못했을까. 대기업 납품처의 가격 인상거부 때문에 반영을 못했다는 기업이 무려 42.9%로 조사되었다. 주로 대기업 납품을 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만으로 국한하면 납품가격을 전혀 인상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64.6%나 되었다. 이 대답은 50인 미만의 소기업으로 좁히면 다시 70%를 웃돈다.

하나 더 확인할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은 원자재를 대기업으로부터 조달 받아서 제품을 만들고 이를 다시 다른 대기업에 납품한다. 앞서본 것처럼 대기업에 납품하는 가격을 인상시키지 못한 것은 물론 대기업으로부터 원자재를 구입할 때에는 절반 이상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일방적인 원자재 가격 결정 때문에 고생을 한다고 대답했다. 중소기업은 원자재를 조달하는 대기업으로부터 피해를 당하고 납품하는 대기업으로부터도 피해를 당하는 형편인 것이다.

이런 어려움은 경제위기 초반기인 2008년에도 중소기업들이 심각하게 경험한 바가 있다. 때문에 당시 중소기업들은 ‘납품가 원자재가격 연동제’를 법제화해달라고 정부에 강력하게 요청하고 심지어 집단행동에 돌입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겨우 얻은 제도가 2009년 4월에 도입된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였다. 그러나 제도 실행 1년 후 납품단가가 평균 1.7%오르는데 그쳤다는 사실은 그 제도의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본래 중소기업이 요구했던 납품가 원자재 가격 연동제를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왔다. 이것이 동반성장위원장이 밝힌 ‘대기업과 협력사의 이익 공유’를 하기 위한 기본 전제다.

이 글은 매일노동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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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