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새사연 연구이사 



대중소기업 동방성장론자들이 제기하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와 불평등 심화 문제는 2차 이하 하청협력업체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과연 이들 업체에서 발생하는 저임금과 낮은 수익성, 낮은 기술력의 문제를 동반성장론자들이 제안하는 '공정한 하도급 질서 확립'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까? 물론 일부는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 해법의 한계와 범위는 명백하다. 이들 업체 종업원들의 임금수준을 높이려면 어떤 대안이 가능할까?  



원청 대기업의 하청 갑질이 심해지는 이유는?


납품선 다변화에도 불구하고 중소 하청업체들의 상황은 1998년 이후 더욱 악화되었다고 홍장표 등은 주장한다. 사실이다. 왜 그럴까? 그들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부품조달 하도급 계약에서 경쟁 입찰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시장경쟁이 격화되었다. 둘째, 복사발주(複社發注), 즉 하나의 부품을 하나의 납품업체가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2~3개의 납품업체가 동시에 납품하는 관행이 새롭게 생겼다. 이 두 가지 이유로 부품 하청 생산납품업체들의 협상력이 더욱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의 관행을 이제 와서 되돌릴 수는 없다. 뒷돈이 오갈 수 있는 불투명한 수의계약보다 경쟁 입찰이 훨씬 투명하고 완전경쟁 시장 모델에 가깝기 때문이다. 민주·진보 경제학자들 스스로가 지난 20년 동안 “시장원칙 즉 경쟁시장 원칙이 모든 경제 분야에 관철되어야 한다.”고 항상 말해오지 않았던가?


다만 복사발주에 대해서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사발주를 하게 되면 여러 개의 공급·납품 업체들 간에 품질과 기술력, 가격 등을 놓고 경쟁이 벌어진다. 경쟁적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를 달리 보면, 하청협력 업체들이 납품선을 다변화하는 것에 대응하여 최종 완성재(자동차, 전자) 업체들 역시 조달선을 다변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요독점’이 해체되는 것과 동시에 ‘공급독점’이 해체되는 것이고, 수요와 공급 양면에서 경쟁적인 시장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사발주는 과거부터 있었으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시장개혁에 따라 더욱 확산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복사발주율은 1994년에 각각 61.9%, 56.2%였는데 2001년에는 76.8%, 67.2%로 높아졌다.


복사발주를 할 때에는 아무래도 단사 발주에 비해 부품 납품업체의 협상력이 약화된다. 1개의 회사가 특정 부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2~3개의 하청 납품업체들 간에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최종 완성재 업체 입장에서는 복사발주를 통해 납품가격 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구나 하나의 납품회사가 해당 부품을 납품하지 못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다른 납품회사의 공급 물량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복사발주 그 자체를 금지 또는 제한시키는 내용의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야권 경제학자들 스스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시장개혁 시기 이래로 지금까지 일관되게 “경쟁적 시장 원리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오지 않았던가. 이제 와서 복사발주를 규제하자는 것은 자신들이 그토록 비판해왔던 독점시장으로, 즉 불공정시장으로 복귀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청 단가에 국가 규제가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


요즘 외주하청 계약(하도급 계약)은 대부분 공개경쟁 입찰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의계약이 아니라 여러 납품업체들이 경쟁하는 공개입찰에서 납품업체가 선정되어 계약이 체결된다.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수록 주류 경제학자들은 공정한 시장질서라고 부르는데, 이런 의미에서 요즘 납품시장은 공정한 시장질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납품업체들은 공개적인 입찰 경쟁에서 납품가격뿐 아니라 자사 제품의 품질과 성능, 기술력과 신뢰성, 납품 기일 준수 여부 등 다양한 항목별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승부를 겨룬다. 원청업체는 이러한 다양한 항목별 점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하청업체를 선정한다.


공정거래법상 하도급 규제법 강화를 통한 하청단가 정부 규제가 겨냥하는 목적은 결국 1차적으로 가장 높은 납품가격을 제시한 하청업체가 하도급 계약을 따내도록 원청업체의 구매부서 행위를 규제하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공정한 시장질서란 무엇인가? 보다 높은 납품 단가를 제시한 납품업체가 무조건 하청 계약을 따내는 것이 공정한 (납품) 시장질서는 아닐 것이다. 물론 가장 높은 납품가를 제시한 하청업체를 원청 발주업체가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그 납품업체가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보여줄 때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른 하청업체들이 ‘불공정 거래’를 문제 삼을 것이다. “내가 더 낮은 납품가를 제시했고 더구나 경쟁업체와 품질력, 기술력이 비슷한데 왜 그 경쟁업체가 선정되었나?”고 항의할 것이다. “이것은 원청업체 구매부서 임직원과 하청계약을 따낸 납품업체 사장 사이에 뭔가 부정한 거래가 있지 않고서는 설명이 안 된다.”고 하면서 원청업체에 엄중한 감사를 요청할 것이다.


그래서 야권 경제학자들과 같은 ‘공정시장 경제민주화론자’들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하나의 해법을 내놓았다. 납품업체들이 서로 경쟁하지 말고 담합하면 해결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즉 특정 부품을 공통으로 납품하는 여러 납품업체들이 서로 담합(카르텔)하는 행위를 공정거래법상 예외적으로 허용하자고 그들은 말한다. 약자인 납품업체들이 하나로 뭉쳐서 담합하는 것을 국가가 허용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 같은 공공단체가 그 담합체의 하청 계약에 개입하여 중재하면 된다는 식이다. 한마디로, 수요자 독점(원청업체 전속거래)에 대응하여 공급자 독점체를 만들자는 해법이다. 경쟁적 시장질서는 여기서 사라진다.


그런데 이 해법에는 치명적 허점이 있다. 먼저 부품 납품시장에는 국내업체들만 있는 게 아니며 외국계 기업들이 많다. 예컨대 자동차 엔진 전자부품 납품시장에는 국내 기업만이 아니라 보쉬와 지멘스, 델파이 같은 다국적 업체들이 있다. 이들 해외 업체들은 납품업체 간 담합(독점)에 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자사 제품의 월등한 품질력과 기술력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공개 입찰 경쟁을 해야 국내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약 보쉬와 델파이 등을 원천적으로 배제한 채 국내 하청업체들 사이의 담합(독점)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법제도가 국회를 통과한다면 WTO협정 또는 미국 및 EU와의 FTA협정 위반으로 곧바로 제소당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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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연의 [잇:북]2013.07.19 10:57
2013 / 07 / 19 새사연 경제연구센터




[잇:북] 불평등과 경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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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여는 글 3

 

신자유주의의 반대말은 민주주의 6

Watch Out, George Osborne, 장하준

  

미국 불평등의 현 주소, 소득불평등보다 심각한 재산불평등 11

Building a Better America-One Wealth Quintile at a time, Psychological Science

 

ILO가 제시하는 공정한 성장을 위한 길 16

Global wage report 2012/13, ILO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조세회피 25

FDI and offshore finance, UNCTAD

 

고용회복 위해서는 새로운 국제 정책 필요 33

Ryder warns that prospects for jobs recovery are receding, ILO

 

EU, 심각한 청년고용문제 해결에 나서 37

Commission proposes rules to make Youth Employment Initiative a reality,

AEGEE EUROPE

 

규제가 없다면 선한 자본도 없다. 애플도, 구글도 41

Global Capital and the Nation State, Robert Reich



 

[여는 글]


신자유주의 광풍이 전 세계를 휩쓴 지 30년이 흘렀습니다. 한국에서도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입된 지 15년 남짓 지났습니다. 우린 그동안 신자유주의가 우리 삶을 어떻게 파괴시켜왔는지를 한 해, 한 해 지켜봐왔습니다. 희망보다는 절망을, 용기보다는 좌절을 먼저 느낀 것이 그간 한국 사회의 역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새사연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 사회의 대안을 찾고 구체적인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는 세계의 흐름에 고립된 외딴 섬이 아니기에 새사연은 2012년부터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잇북 :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 불평등과 경제민주화]는 2013년 상반기 신자유주의의 현실을 진단하고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서 기획되었습니다.

 

백 마디 주장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 하나의 숫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인식하는 불평등의 정도는 실제보다 낫다고 합니다. 본 책에 수록되어있는 “미국 불평등의 현 주소, 소득불평등보다 심각한 재산 불평등”에서 역시 미국인들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불평등, 양극화가 익숙해져버린 탓일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보다 현실에 밀착한 연구,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찾는 시간이 되길 빕니다.

 

책에 수록되어있는 총 7편은 개별적인 보고서이지만 소득, 자산, 노동에서의 불평등을 지적하고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큰 흐름을 갖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반대말은 민주주의”라는 보고서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면서 얼마나 많은 비민주적, 반민주적 요소가 사회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지를 지적한 보고서입니다. “미국 불평등의 현 주소, 소득불평등보다 심각한 재산불평등”은 재산, 즉 부의 불평등이 소득불평등을 야기하며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음을 주장합니다. “ILO가 제시한 공정한 성장을 위한 길”에서는 우리는 소득불평등이 가져오는 여타 문제점과 이것이 국가 경제 성장에 큰 위협을 가하며 사회의 지속성을 저해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조세회피”는 최근 뉴스타파의 보도로 세간을 들썩인 조세피난처 문제가 비단 한국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며 금융화의 이면을 드려내고 있습니다. “고용회복 위해서는 새로운 국제정책 필요”와 “EU, 심각한 청년고용문제 해결에 나서”에서는 여성, 청년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노동 정책의 필요성과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규제가 없다면 선한 자본도 없다. 애플도, 구글도”에서는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 새사연의 [잇북]을 읽으면서 다가 올 가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은 바로 이 책을 읽는 시민들과 함께, 시민주도의 연구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13년 7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임 경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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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1김병권/새사연 부원장


경제 민주화, 두 번째 라운드로 진입하나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민주당 전당대회가 치러지던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시대정신이라고 떠받들던 경제 민주화는 시대의 쓰레기통에 처박히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는 국정운영을 책임진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 취임 이전부터 경제 민주화 과제의 위상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박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대기업을 옥죄고 때리고 이런 것은 옳지 못하다"거나, "제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스스로 국민과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춰 사회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는 것"이라면서 이른바 재벌의 '자율적 개혁'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대선 공약에 담겨 있었던 경제 민주화 공약에서 완전히 일탈하는 내용들이었다.

 

여당의 정책적 후퇴가 이토록 심각하면 당연히 야당이 이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다당제 정치일 터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 5월 4일 개정한 당 강령에서 명백히 우클릭이라고 할 만한 행태를 보였다. 강령 전문에 "경제민주화와 함께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존중과 지원",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국가의 완성 추구 및 복지와 함께 선 순환하는 질 좋은 성장 지향",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 실현"을 의도적으로 넣었기 때문이다. 정국을 주도하는 정부 여당도, 이를 비판해야 할 야당도 시대를 바꾸기 위해 경제 민주화를 추진할 방향도 의지도 상실한 순간이었다.

 

▲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마조리 켈리 지음, 제현주 옮김, 북돋움 펴냄). ⓒ북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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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랬던 것처럼,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킨 것은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인 경제 현실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기가 퍽퍽한 시민들이었다. 편의점 점주들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잇달아 발생하던 와중에 남양유업 대리점 폭언 사태까지 공개되면서, '슈퍼 갑'에 대항하는 '힘없는 을'을 보호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갑자기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 민주당의 수장이 된 김한길 대표는 "자본과 노동의 문제라는 전통적인 갑을관계보다 훨씬 광범위한 갑을 문제가 많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을'을 위한 경제 민주화의 전의를 불태웠고 그 분위기는 6월 임시국회까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20만 편의점과 80만 대리점 점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가맹사업법 개정안과 신규 대리점법이 과연 입법화될 것인지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재벌 내부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비생활적 경제 민주화가 주종이던 지난해와 달리 '생활 밀착형 경제 민주화'로 진입했다면서, 최근 부활된 경제 민주화의 차별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어쨌든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경제 민주화가 이번에는 일정한 성과와 지속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규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 민주화 운동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특히 2011년 월가 점령운동을 전후로 세계적인 불평등 개혁운동과 긴축 반대운동, 복지축소 반대운동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세계 운동의 일환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경제 민주주의'라는 높은 추상 수준의 담론 아래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여기에 매달린 사례는 없었다.

 

이에 대해 이미 10여 년 전에 주주자본주의 비판과 경제 민주화를 내용으로 한 저서 <주식회사 이데올로기(The Divine Right of Capital)>(제현주 옮김, 북돋움 펴냄)를 써서 유명해진 미국의 마조리 켈리(Majorie Kelly)는, 최근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시대정신으로 격상된 경제 민주화 현상을 두고 "오늘날 어떤 나라에서도 이런 강력한 구호가 내걸리는 것을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놀라워했다.

 

그런데 10년 전 "정부를 변혁하거나 폐지할 권리가 시민에게 있듯이,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주식회사를 변혁하거나 폐지할 권리 역시 시민에게 있다"면서 대단히 강력한 경제 민주화 의제를 제기했던 저자 자신이 10년 후인 오늘은 이렇게 말한다. "경제 민주주의가 해결책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듯하다." 그녀가 지난해에 출간하고 최근 우리나라에 번역된 신작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Owing Our Future: The Emerging Ownership Revolution)(제현주 옮김, 북돋움 펴냄)은 바로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물론 터무니없이 강도가 낮은 것이기는 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에 미국을 필두로 하여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금융 규제를 검토하거나 실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세계 금융과 경제가 달라지고 있고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유럽위기에서 보이듯 글로벌 채권시장을 매개로 하여 금융 자본은 남유럽 국가들의 운명을 쥐고 흔들고 있는 중이며, 초유의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이 여전히 실물경제가 아닌 주식시장으로 몰려서 주가만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는 경제력 집중과 독과점 행태의 주범인 재벌에 대한 규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비록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재벌개혁만으로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국민들의 삶이 달라지는 조건이 형성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것 역시 사실이다. 지나치게 폭주하던 기존의 금융시스템과 기존의 독과점 시스템에 대한 규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윤리(Business Ethics)>라는 잡지의 대표이자 기업 컨설턴트로서 수십 년 동안 좋은 기업에 대해 연구하고 컨설팅하고 현장 조사를 해왔던 저자 마조리 켈리는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에서 이렇게 운을 뗀다.

 

"규제는 물론 필요하다. 언제나 그럴 것이고, 지금은 보다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더 심오한 꿈을 꿀 때다. 공정성과 공동체, 지속 가능성과 같은 이상을 중심에 둔 경제,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 공정한 결과를 창출해내는 경제, 소수보다는 다수에게 유익한 경제, 번성하는 지구위에서 인류가 오래도록 머물 수 있게 하는 경제를 꿈꿔야 한다. 그런 세상은 가능하다. 신전의 파수꾼이 입 밖에 내고 싶지 않는 이단의 말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대안은 있다."

 

새로운 대안 가치를 제시하라

 

▲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마조리 켈리 지음, 제현주 옮김, 북돋움 펴냄). ⓒ북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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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자는 경제학자 하먼 데일리를 빌어 현재의 세계경제가 한계상황에 도달했으며 과거의 규칙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다. "물리학에서처럼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고전적 이론은 한계에 가까운 영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금융경제가 실물경제의 4배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여기에 더하여 파생상품시장이 세계 GDP의 10배까지 커진 한계상황이 오게 되면서 이제 시스템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한계를 깨고 어떤 대안 구조를 고려해야 하는가? 어쩌면 지금 모든 진보적 사회세력의 고민이 멈춰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선뜻 '이것이다'라고 확신을 갖지 못하고 주저하는 대목 역시 여기가 아닐까? 그렇다면 세계의 진보가 더 이상 진보하지 못하고 멈춰선 바로 그 장벽을 저자는 도대체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일까?

 

이 대목에서 마조리 켈리는 전통적인 경제학자가 아닌 현장 전문가로서의 자신만의 특유한 장점을 발휘한다. 경제학의 학술적 개념을 동원한 논리구조나 통계해석을 동원한 설명이 아니라, 잘 기획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문제의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추적해 나가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흔히 국지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원래의 핵심 문제의식에서 벗어나기가 일쑤이지만, 저자는 많은 경험과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핵심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미국의 어느 마을 협동조합에서 영국의 거대 백화점, 시골의 작은 어촌에 이르기까지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사례들을 어지럽게 좇아가면서도 일관된 맥락을 쥐려고 노력한다. 바로 '소유'의 문제다. 논리적 체계로만 대안을 설명하는데 익숙한 한국의 진보세력들도 이런 유형의 대안 고민 방법론은 그 자체로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저자가 대안을 설계하기 위해 넘나드는 영역의 반경이 엄청나게 크다. 저자는 "사람이 지구의 지배자나 소유주가 아니라, 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 우리가 창조하거나 건설한 모든 것은 지구위에 있는 게 아니라, 지구에 속한 것"이라면서, 대안 경제 모델이 기본적으로 생태경제의 토대 위에 있어야 함을 전제하고 있다.

 

동시에 저자는 단순히 새로운 대안 경제구조 모델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른바 추구하는 '가치'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앞의 생태경제의 전제와 연동시키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까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단선적 고속 성장은 최근 100~200년 산업사회에서만 일시적으로 가능한 것일 뿐 절대 영원히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책연구소(IPS) 수석연구원 척 콜린스 역시 최근에 "우리는 가치를 바꾸지도 않고, 권력의 엄청난 불균형을 해소하지도 않은 채, 규칙(rule)만 바꿔서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와 일맥상통한다.

 

"오늘날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구조는 개인주의, 성장지향, 최대의 금전적 이익 추구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세워져 있다. 그러나 새롭게 떠오른 생태적 감수성은 새로운 핵심가치들을 형성해내고 있다. 지속 가능성, 공동체, 충족성 등이 그 가치다. 이러한 가치의 전환은 새로운 종류의 생성적 소유구조, 근본적으로 새로운 종류의 경제를 길러낼 온상을 창출해낸다."

 

대안 모델을 제시하기 이전에 대안 가치를 제시하라는 저자의 주장은 직관적으로도 상당한 호소력이 있어 보인다. 최근 진보 노선과 가치논쟁이 활발한 우리에게도 생각해볼 여지가 꽤 있기도 하다.

 

대안은 우리 곁에 있었으며 커질 것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주주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존 모델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새로운 가치들을 충족시켜줄 경제 모델은 무엇일까? 저자의 답은 여기서 의외로 너무 친숙한 해법을 제시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도 열풍(?)이 일고 있는 협동조합 모델이 저자가 중시하는 대안 모델의 하나인 때문이다.

 

저자는 자연과 동반자적 관계를 이루면서 지역 공동체가 관리하는 다양한 소유구조를 수년 동안에 걸쳐서 탐색한다. 지역 공동체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멕시코의 '마을산림', 일종의 무허가 이동주택에서 살고 있는 뉴햄프셔 저소득층 주민들이 지역은행에서 대출받아 살고 있는 토지를 공동으로 매입한 '거주민 소유 공동체' 모델도 있다. 또한 덴마크와 독일, 미국에서 발견되는 협동조합 소유 풍력발전 모델도 있다. 공동체 풍력은 청정에너지 개발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고, 거주민 소유 공동체는 부를 널리 확산하며, 마을 산림은 삼림파괴를 막는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2009년 여성으로서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이 강조했던 공동체에 의한 성공적인 공유지 관리이론에 천착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적 속성과 공적 속성을 가진 제도가 풍성하게 혼합되어 자연 친화적이고 공동체 밀착적인 다양한 소유 모델, 운영 모델, 성장 모델들이 탄생할 수 있을까로 고민을 이어간다. 이 대목에서도 역시 저자는 또한 체계적인 논리구조와 법칙 규명 보다는, 새로운 현상에 대한 과감한 개념화와 패턴 모델링을 주로 시도한다. 건축학이나 IT분야에서 주로 적용되었던 패턴 이론을 대안 사회모델링에 적용한 것은 특히 흥미를 끄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네 가지 소유 모델을 제시한다. 우선 바다, 숲, 토지, 공원, 공공 발전소 등과 같은 공유자원에 대해 적용되는 '공동 소유와 공동관리' 모델이다. 둘째는 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파트너십, 종업원소유기업 등을 모두 묶어서 '이해당사자 소유기업' 모델로 불렀다. 그리고 셋째로 사회적 기업을 따로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사기업이지만 사회적 사명을 경영목표로 내걸고 있는 기업들, 북유럽에서 발견되는 재단경영기업 모델까지를 미래적 모델에 과감히(?) 포함시키고 있다.

 

사람들의 일반적 생각과 달리 이런 유형의 미래적 모델은 지금 현실에서도 의외로 많다는 점을 저자는 덧붙인다. 전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은 모든 다국적 기업을 합한 것보다 많은 사람을 고용한다. 미국에서는 1만개가 넘는 종업원 소유 기업이 있고 총 참여인원이 14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어쩌면 논리학에 익숙한 사람들이나 경제학적 엄밀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저자의 주장들이 너무 큰 얘기들을 넘나들면서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절충적으로 섞어놓은 대안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을 냉정히 판단해봐야 한다. 미래사회의 소유구조, 기업구조에 대한 기존 논리들은 대부분 폐기처분된 상태가 아닌가? 지금은 섣부른 논리의 재구성보다는 현실에서 맹아적으로 발견되고 있고 곳곳에서 실험되고 있는 작은 경험들을 발로 뛰며 찾아내고 살펴보는 것이 아닐까? 이를 기초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일지 모른다. 발로 뛰면서 새로운 싹을 조사하는 한편, 인문학적 상상력을 극대화하려고 시도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저자의 노력은 평가 받을 만하다.

 

"이익 극대화를 위한 기업 구조라는 단일 문화가 특정한 상황에만 들어맞고 다른 상황에서는 해로운, 산업화 시대만의 산물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 구조는 어디에나 산재해 있지만 나는 그 시대가 끝날 수도 있다는 희미한 신호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바로 우리 시민이 깨어날 때 그 시대의 막이 내릴 것이다."

 

저자가 내리고 있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제 민주화가 목표로 하는 방향은 어디일까? 어떤 대안일까? 적어도 그 하나의 해법을 저자는 제시해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그들은 왜 회사의 주인이 되었나>는 경제 민주화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또 하나의 교과서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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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2013 / 05 / 24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최근 조세피난처로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한국 대기업들이 적발되고 있어 경제민주화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과연 외국의 대기업들은 어떨까. 신자유주의 탐욕의 끝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국제적인 조세 피난처 버진 아일랜드에 재산을 숨겨둔 부자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여론이 뜨겁다.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재정마저 빡빡하여 긴축이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우리도 뒤늦게 사회 안전망을 늘리기 위한 복지지출 규모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부자들이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안내면서 조세 피난처에 재산을 은닉해두고 있으니 국민적 분노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상황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규제완화가 확대된 이래 더 심화되었다. 특히 ‘사악하지 말라’는 사훈으로 유명한 세계적 IT기업 구글, 그리고 애플과 아마존 등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구글은 이미 2011년 세전 수익의 80%에 해당하는 98억 달러를 법인세가 전혀 없는 버뮤다로 옮겨 세율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는 것이 밝혀져 세계적인 논란거리가 되었다. 또한 영국에서 32억 파운드(2011년)의 돈을 벌었으나 법인세는 600만 파운드만 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아이폰 제조사 애플 역시 2012년 아일랜드 자회사를 이용하여 미국에서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납부를 지난해 90억 달러 정도 덜 냈다고 알려져 미국 의회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2012년 현재 미국계 다국적 기업의 해외 자회사들이 해외 취득 소득을 본국에 돌려보내지 않아 1조 7천억 달러의 현금이 해외에서 보관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마침 미국 진보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조세회피와 법인세 감세 주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어 소개한다. 그는 일관되게 미국 공화당의 긴축 주장에 반대하면서 부자 증세를 적극 주장해온 학자다. 라이시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조세 회피와 감세가 결국 평범한 국민들의 세금으로 매워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대 자본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이 서로 협조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오히려 반대로 극우 국수주의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는 최근 경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세계화가 글로벌 자본에게만 특히 어떤 이익을 주고 있는지, 이들이 ‘국가 경쟁력’ 운운하며 애국적인 발언을 하고 있지만, 실은 어떻게 세계적으로 임금을 깎는 경쟁을 부추기고 세금을 회피하여 이익을 확장하는지에 대해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짧은 블로그 글에 압축적으로 담아놓고 있다. 결국 애플과 구글, 아마존처럼 선할 것만 같은 글로벌 첨단 기업도 제대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절대 선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자본과 국민국가(Global Capital and the Nation State)

 

2013년 5월 20일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로버트 라이시 블로그(http://robertreich.org/)

 

 

글로벌 자본이 그 어느 시기보다도 막강해짐에 따라, 거대 기업들은 국가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면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타내고 세금을 깎아서 몸집을 유지하려고 정부와 시민들을 협박하고 있다.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조세 피난처에 이윤을 숨겨두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과 시민들은 이제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세금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포괄적인 조세 협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

 

구글, 아마존, 스타벅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 그리고 모든 월가의 거대은행들은 가능한 많은 이익을 해외에 숨겨두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낮은 법인세가 필요하다고 워싱턴을 압박한다.

 

물론 헛소리다. 사실은, 글로벌 기업들은 (자신의 국가의 국가 경쟁력 운운하면서 자국에 대한 애국적인 표현을 쓰지만 - 역자)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아무런 충성심도 갖지 않는다. 그들의 목적은 오직 가능한 돈을 많이 버는 것이며 세금을 낮추고 보조금을 늘리기 위해 국가 사이의 경쟁을 조장하는데 불과하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평범한 국민들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낮은 임금을 찾아 해외공장을 이전하는 등 각 국가의 노동자들에게 저임금 경쟁을 조장한 탓에 그 평범한 국민들은 이미 월급이 쪼그라들어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며칠 런던에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영국정부와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담합을 하는지에 관한 얘기뿐이다. 구글은 세금이 낮은 아일랜드 자회사를 이용해서 영국에서 세금을 거의 내지 않기 위해 영국매출을 조작했다.(이 문제를 조사한 영국 의회 위원회 의장은 ‘사악하지 말라’는 사훈을 가진 구글에게 ‘기만적이고, 계산적이며,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했다.) 아마존은 세금이 낮은 룩셈부르크의 자회사로 영국 매출을 돌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때문에 영국에 내는 세금보다도 더 많은 보조금을 영국 정부로부터 받게 되었다. 스타벅스의 세금회피 전략은 너무 노골적이어서 영국 소비자들은 문제가 시정될 때까지 스타벅스 보이콧을 시작했다.


* 골드만삭스 영국 법인이 2013년 연초로 예정됐던 2010~2012년분의 보너스 지급 시기를 오는 4월 초로 연기하는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다. 4월 6일부터 시작하는 2013회계연도부터 영국 소득세의 최고 세율이 45%로 기존보다 5%포인트 낮아지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처럼 지급을 연기하면 골드만삭스 임직원들은 수천만 파운드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서 "이렇게 많이 버는 사람들이 지급 시기를 조정, 세율에서 이득을 취하는 데 골몰한다는 것은 우울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가 있다.

 

* 아마존은 2012년 영국에서 43억 파운드 매출을 올렸는데 법인세는 매출의 0.1%만 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영국에서 법인세로 240만 파운드를 냈지만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이보다 많은 250만 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연합뉴스 2013.5.22)

 

* 스타벅스는 영국에 진출한 1998년부터 총 30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860만 파운드만 낸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홍역을 치렀다. 스타벅스는 결국 2013∼2014년 1천만 파운드의 세금을 더 내기로 했다. (연합뉴스 2013.5.22)

 

 그러는 사이, 각 국가들이 함께 뭉쳐서 글로벌 자본에 대항하여 협상력을 높이기를 기대할 시점에서, 정 반대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외국인 혐오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영국독립당(UKIP)이 점점 더 강력해지면서 영국에서 세 번째로 대중적인 정당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영국 유권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다음 총선에서 독립당에 투표할 생각을 하고 있다. 유럽연합 탈퇴 논쟁에 대한 데이빗 캐머런 영국 총리의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독립당 지지율은 4% 포인트가 상승하여 19%가 되었던 것이다.

 

우익 국수주의 정당들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세를 확장시키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자들도 이민 반대나 보호주의 뿐 아니라 기업들에게 낮은 세금 많은 보조금을 주도록 국가 간 경쟁을 부추기는 압박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열 양상은 글로벌 자본의 힘만 강화시켜줄 뿐이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social-europe.eu/2013/05/global-capital-and-the-nation-s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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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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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 05 / 22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목  차]

 

1. 국회 앞에서 멈춘 경제 민주화
2. 다시 던지는 질문, “경제 민주화는 무엇인가”
3. 경제 개혁 없이 경제 민주화 없다.
4. 복지국가 대신 창업국가가 대안이 될 수 있나.
5. 한국경제 구조개혁 비전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요 약 문]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까지 경쟁적인 정책 좌클릭’ 시기였다고 한다면 2012년 양대 선거가 끝나자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국민에게서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좌 클릭했던 정책들을 하나둘씩 버리기 시작하더니이제 여당은 최악의 보수 정책인 ..에 근접해가고 있고 야당인 민주당도 중도라는 이름아래 실질적으로 2010년 지방선거 이전 버전의 정책으로 되돌아가려는 조짐인 것이다그리고 그 결과가 4월 임시국회가 만들어낸 초라한 경제 민주화 입법 실적이다.

 

물론 6월 임시국회가 남아있다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6월 국회는 모든 을()들을 위한 국회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던 만큼 4월 국회에서 미처리된 프랜차이즈법전속고발권 완화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포함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처리되어야 한다더 나아가 순환출자 금지지주회사법 개정집단소송제 도입사면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과 노동 관련법 개정을 최대한 포괄해야 한다그런데 6월 임시국회에서도 실적이 초라하면?

 

앞서 확인한 것처럼 경제 민주화는 지금까지 우리 경제구조와 성장의 동인이 되었던 신자유주의적 경제재벌독식 경제를 구조 개혁하고 새로운 경제체제와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일부 국회의원들의 헌신적인 경제 민주화 관련한 입법 활동이나 상황 대응적 정치행위 만으로는 달성되지 못한다시민사회와 정당이 조직적 차원에서 비전과 제도설계정책기획을 수행하면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제는 경제 민주화가 경제적 불평등 해소 차원을 넘어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지킨다는 인권문제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중요한 지적이다하지만 불평등을 넘어 국민의 기본권과 사회권을 지키는 차원으로 확장하려면 게임의 룰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사고를 해야 한다더 나아가 새로운 게임의 룰을 받아들일 우리사회의 가치를 완전히 바꾸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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