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6                                                                                                               최정은 / 새사연 연구원



여러 고비를 넘기며 20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재외국민투표를 시작으로 드디어 막을 올렸다. 국민의 한 표 한 표로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뽑히고 나면, 새로운 국회는 오는 5월 30일부터 향후 4년간 의정활동을 바쁘게 이어나갈 계획이다. 유권자들은 투표 직전까지도 과연 어떤 선택이 옳은 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앞으로 국민의 대표로 활동하게 될 20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으나, 기대만큼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19대 국회 평가, ‘절반의 성공

19대 국회 임기가 아직 두 달여 남아있지만, 현 국회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지역구 국회의원 239명의 8481개 공약을 지난 2월초까지 검토해본 바에 따르면(매니페스토실천본부, “19대 총선공약 완료율 51.24%로 분석”, 2016.2), 예산까지 확보해 시행을 앞둔 공약은 4366개(51.24%)뿐이다. 전체 공약 중 3525개(41.56%)는 추진 중이며, 보류 혹은 폐기 되거나 기타 이유로 추진되지 못한 공약이 610개(13.9%)에 이른다. 19대 국회의 입법발의 건수는 1만5000여건이 넘는다고 한다. 이 중에서 지난 1월 중순까지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은 4843개(31.54%)에 그쳤다. 임기 종료까지 남아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남은 공약들을 현실화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관행처럼 굳어진 ‘쪽지예산’과 정확한 재정 추계가 뒷받침되지 않은 ‘묻지마’ 입법 활동이 대표자들의 공약이행을 낮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중앙당과 해당 정당의 지역 후보의 정책이 맞지 않는 문제도 드러났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러나 지역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은 재개발, 재건축, 산업단지 조성 및 유치, 도로 등에 관련된 것들이 다수였다. 정작 표심을 움직였던 복지나 일자리, 서민경제 관련한 정당의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지역 정치의 한계와 현실이 소홀히 다뤄진 탓이다.

 

20대 국회 진정성에 투표

그렇다면 공약으로 본 20대 국회는 이전과 얼마나 다를까. 경실련 20대 총선 유권자운동본부가 주요 4개 정당의 공약을 재벌, 농업, 노동, 서민주거, 복지, 정치, 재원 조달방안 및 배분 계획에 따라 평가한 결과를 내놓았다(경실련, “20대 총선 정당 공약평가”, 2016.4). 각 정당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전에 강조된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실종되거나 후순위로 밀려나고, 시장경제활성화 비중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일자리 정책에서 새누리당은 내수산업 활성화 위주로 일자리를 ‘양적’으로 늘리는데 집중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실업 해소에, 국민의당은 신성장산업 육성에, 정의당은 일자리 나눔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과 규모에서도 정당별로 차이가 크다. 새누리당은 공약이행에 연간 1조1000억원을 세입구조 조정으로 이뤄갈 방안인데, 이는 19대보다 1/10 규모로 축소된 것에 해당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약에 연 29.7조원을 쓰고, 국민연금을 주요하게 활용해 31조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은 건강보험 재정 등을 활용해 연 9조2500억원을 공약에 활용하고, 정의당은 법인세, 소득세 등 과세를 높여 49조원을 마련해 공약이행에 38.3조원 쓸 계획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재정 등을 활용해 예산을 마련하는 방안들이 공약에 등장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각 정당마다 재원 마련을 위한 단계별 전략이 빠져 구체성이 떨어지고, 예산 밖의 공약도 많다는 비판을 맞고 있다.

국회의원의 활동은 입법과 예결산심의 등을 통해 평가받는다. 지난 국회에서 겪은 무수한 갈등의 중심에는 ‘예산’이 있었다. ‘증세 없는 복지’의 한계를 절감해온 과정이기도 했다. 정당 공약집만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예산이 있고 없고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지’의 문제다. 자신이 뽑은 정당과 대표자가 약속을 실천할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제2, 3의 대안 마련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표심을 움직일 나머지 절반의 정보는 사실상 각 정당과 후보들이 이전까지 얼마나 신뢰를 주며 실천해왔는지를 반영한 ‘진정성’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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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4정태인/새사연 원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해서 48% 중 얼마쯤이 ‘멘붕’에 빠졌다 해도 첫사랑이 깨졌을 때보다 더할까? 이런저런 발버둥이 치유의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도 의문이지만 결국 영원할 것 같던 시간도 지나지 않았던가? 다음으로 ‘먼저 패배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극히 옳다 해도, 아직 관련 통계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민주진보진영’의 재편은 족히 1년은 걸릴 텐데 ‘정확한’ 진단을 지금 내놓아야 할 이유도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48%의 ‘힐링’에 당장 필요한 일은 뭘까? 어쩌면 박근혜 당선인이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일이 아닐까? 예컨대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쓸 만하고, 동시에 본인에 대한 지지를 넓히는 데도 방해가 되지 않는 것들을 인수위에서 확정하면 어떨까? 당선인도 ‘맞춤형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내세우지 않았던가?

당장 현재의 ‘장기침체’를 벗어나려면 일단 소비가 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서민층의 소득이 증가해야 하고 동시에 소비를 가로막는 요인을 없애야 한다. 그렇다고 최저임금 획기적 인상, 노동조합 강화, 하청업체 단체협상권 인정 등 시장에서 양극화를 억제하는 정책은 박 당선인의 정책기조에 비춰 차마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복지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맞춤형 복지’를 늘리는 만큼 경제는 더 빨리 회복된다. 민주당 역시 이런 목적의 적자재정이라면 48%를 위해 찬성해야 한다. 증세냐 국채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물론 ‘부자증세’가 훨씬 낫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복지인 동시에, 소비 방해 요인을 제거하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다. 이 정책에 관한 한 문 후보의 정책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4대 중병만 중병인가’를 넘어서 만성병 환자 역시 절망적이다. 보장성을 90%까지 올리는 데 얼마 정도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한가는 이미 시민단체에서 정리해 두었으니 계산하느라 뜸을 들일 이유도 없다. 재정 문제나 급작스러운 국민 부담에 신경이 쓰인다면 연간 상한액은 200만원 정도로 조정해도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서민의 소비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역시 가계부채다. 만일 집값까지 폭락한다면 우리 경제는 위기상태에 빠질 것이다. 금년과 내년 역시 2%대의 성장에 머물 것이기에 지금 정부나 언론처럼 안이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이 역시 문 후보 쪽의 정책 방향이 옳았다. 당선인의 ‘국민행복기금’은 기실 ‘은행행복기금’이다. 은행의 채권회수에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일단 ‘약탈적 대출’을 통해 그동안 천문학적 수익을 올린 금융권이 책임져야 한다. 번번이 금융소비자에게만 이른바 ‘도덕적 해이’의 책임을 묻고 그 원인을 제공한 금융기관, 그리고 감독당국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는다면 이런 금융위기는 또 일어날 것이다.
 
셋째로는 사교육비인데 당선인은 심야 사교육과 선행학습의 규제만 제시하고 있다. 이 문제는 사실 대학입시를 개혁해서 ‘경쟁교육’을 뿌리뽑아야 해결될 문제지만 거기까지 기대하는 건 정책기조상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입시제도를 간소화하고 더 획기적인 사교육 규제를 하면 소비는 대폭(학원 관계자와 학부모의 한계소비성향 차이만큼) 증가할 것이다. 이 정책에는 돈도 들지 않는다.
 
쓴 김에 팁 하나 더. 우리나라 사람 중 어느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고 세수를 확보할 방법도 있다. 바로 토빈세(돈이 국경을 넘을 때 물리는 세금)다. 단 0.01%만 부과해도 약 2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탄소세까지 검토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건 그냥 꿈으로 간직하겠다.
 
이 정도만 인수위에서 확정한다면 48%는 절망을 거두고 생업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을 원한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엄동설한에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분들이 기꺼이 내려올 수 있도록 중재한다면 어느 누가 당선인을 ‘100%의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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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1 / 08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보건의료시스템 개혁 없이 건강보험 강화는 불가능

보고서 원문을 보시려면 위의 제목을 누르면 됩니다.

 

편집자 주 > 새사연은 9월에 일차로 대선후보들의 주요 정책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물론 이들 후보들의 정책 평가 기준은 대선후보 16대 정책과제를 실은 책 『리셋 코리아』에 있다. 주요 7대 정책 평가를 한 내용은 테마북으로 엮었으니 참조 바란다. (http://bit.ly/UXuL8X )


새사연이 준비한 두 번째 대선정책 시리즈는 <대선 후보들이 '말하지 않는' 중요 정책>이다. 박근혜 후보,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10월에 접어들면서 정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대선은 특히 중복되는 공약이 유독 많은 상황이어서 유사한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가 되었던지, 후보들이나 캠프에서 거의 다루지 않거나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 새사연은 이런 '외면받는', 그러나 '중요한' 정책들을 발굴하여 다시 국민과 후보들에게 환기시킴으로써 해당 정책이 조명받도록 할 목적으로 두 번째 시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새사연 회원들과 독자들의 성원을 바란다.

 

[본 문]

후보들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약속, 어떻게 지킬 것인가?

보건의료시스템은 국민의 건강을 보장하면서 의료비 부담을 없애는 과제와 건강보험의 효율성과 질을 높이면서 건강형평성을 달성하는 과제를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들은 서로 충돌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목표간 충돌상황에서 건강수준의 향상을 가장 큰 목표로 둔다. 한국에서는 각 목표 간 갈등이 더욱 첨예하다. 의료산업은 이미 높은 성장을 이룩하여 이해당사자의 갈등구조가 고착화되었고,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보건의료시스템은 성숙도 되기전에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대선후보들의 보건의료 관련 공약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를 산업으로만 보는 현 정부의 접근법보다는 진일보했다. 하지만 보장성 확대를 넘어 실질적 건강보장을 달성하고, 하위 목표 간의 충돌을 조율하기 위한 큰 그림이 부재하다.

한국보건의료시스템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의료이용을 위한 가계 부담이 점차 증가하면서 건강불평등은 심화되는 반면, 의료의 효율성과 질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폭증하는 의료비와 의료비 증가가 건강수준의 개선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위험한 의료공급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장기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민들의 의료이용 부담증가와 건강보험제도를 성숙시키기 위한 물적 토대가 취약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차기 정부가 과감한 의료시스템 개혁을 추진할 때만, 건강보험 보장성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할 경우 미국, 멕시코 등과 같은 심각한 의료시스템 붕괴의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상업화된 의료공급체계 개선해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료시스템 개혁이 필요한지 짚어보자. 현재 한국의 보건의료시스템에서 가장 문제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두로 한 민간 의료기관의 상업적 의료공급행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민간의료기관의 과도한 확대로 인한 무한경쟁에 있다. 민간병원들은 2000년경에 이미 수요를 넘어서 전반적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렀으며, 그에 반해 공공병상 비중은 더 이상 줄어들기 어려울 정도로 적다.

이처럼 공적 보건의료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보험의 공적보장 확대는 민간의료공급기관에 대한 통제기전 상실로 이어졌다. 또한 충분한 복지재정 확보없이 확대된 공적 보장은 보장수준을 매우 낮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고 반대급부로 민간공급자의 의료공급행태에 상당한 자율을 부여했다. 이 시기 민간병의원들의 전략은 진료량 증가, 의사 성과급제, 비보험 진료, 비보험 수가 인상, 건강검진 등으로 수익증대를 꾀하는 것이었다. 한국 민간 의료공급영역은 급격히 팽창해왔다.

이는 의료체계의 심각한 왜곡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수술공화국, 검진천국, 갑상선 환자 세계 1위국, 항생제 투여율 1위국 등 세계적인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 유일하게 병상이 증가하고 가장 많은 약을 복용하는 나라이며 과도한 수술, 입원, 외래 이용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2006년에서 2010년 사이 시술 건 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수술 1위 갑상선 수술의 경우 2006년 2만 2천 건에서 2009년 4만 건으로 76.7%가 증가, 2위 슬관절치수술은 3만 건에서 5만 3천 건으로 73.3% 증가, 3위 일반척추 수술은 9만 3천 건에서 2009년 16만 건으로 72.7%가 늘어났다.  2009년 일반척추수술이 일본의 3배, 미국의 1.5배로 많았으며, 갑상선암 발생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5~10배 수준으로 매년 약 2만 명의 국민이 갑상선 암 환자로 새로이 진단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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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10 / 22 이은경/새사연 연구원

복지부예산 제약산업 지원, 과연 정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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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겉으로는 공공의료 확충, 실제로는 제약산업 육성
2. 한미 FTA 보건의료 대응, 제약산업 지원이 유일?
3. 올바른 의약품 정책, 제약산업 육성은 하위목표여야
4. 공적 R&D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
5. 규제완화,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에 신중해야
6. 제약산업 육성은 국민 건강증진의 수단이어야 한다

 

[본 문]

1. 겉으로는 공공의료 확충, 실제로는 제약산업 육성

2013년 복지부 예산 중 보건의료에 관한 예산을 살펴보면 제일 앞머리에 있는 것이 공공의료 확충이다. 내년도 보건의료에 관한 예산은 총 9조326억 원 규모다. 하지만 대부분은 건강보험 지원으로 들어가고 실제 보건의료정책으로 사용되는 금액은 1조 8천억 규모다. 세부내용으로는 중증외상센터를 9개소로 늘리고 취약지역 분만 산부인과도 4개소 더 확충하는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예산 3,61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실시하기 위한 예산 169억 원, 아동 필수예방접종 항목에 뇌수막염 백신을 추가하는데 필요한 예산 144억 원도 편성했다. 그 외에도 정신보건 강화, 의료급여환자 보장성 확대 등도 눈에 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약산업육성방안이다. 공공의료 영역에 대한 지원 외에 산업계에 대한 지원은 주로 R&D 분야와 보건산업지원 부문으로 계산되는데 보건의료 R&D 분야가 총 4,362억 원으로 전년대비 9.5%인상이며, 보건산업육성에는 총 3,372억 원으로 2012년 2천468억 원 대비 36.6% 증액된 수치다. 물론 첨단의료복합단지 건설에 대한 지경부, 교과부 예산이 통합 반영되어 있기는 하지만 제약산업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이 눈에 띈다. 이는 전체 보건복지 분야 증가액이 4.8%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액수이며 13년 계획으로 내세우고 있는 공공의료에 관한 예산 증액분 19.8%의 2배 가까운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글로벌 신약개발지원(360억 원), 개량신약 및 글로벌 제네릭 개발지원(239억 원), 백신 등 전문의약품 개발지원(205억 원), 글로벌 헬스케어 활성화(65억 원), 의료산업 생태계 발전형 의료시스템 수출(40억 원) 등을 통해 해외진출 활성화를 지원한다. 특히, 글로벌 제약 M&A 전문펀드 조성에는 정부 출자분 200억 원을 포함, 연간 1천억 원, 오는 2014년까지 총 2천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는 국내외 VC, 기관투자자 자금 유치를 통해 마련하고 유망벤처 M&A와 기술제휴 등을 지원키로 했다. 제약산업 관련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641억 원이 투입된다.

신약과 고급의료기술 개발 등을 위한 보건의료 R&D 투자도 대폭 확대된다. 올해 예산은 4천362억 원으로 전년(3천985억 원)대비 9.5% 증액되는데 그중 제약산업 R&D에는 총 3,372억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36.6%증가로 증가폭의 대부분을 제약 R&D에 투자한다. 연구개발지원의 세부 지원 항목은 ▲신약·의료기기 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맞춤·재생의료 트렌드 대응을 위한 유전체, 재생의료 R&D 강화 ▲의료서비스·질병 예방 R&D로 의료서비스 최적화·의료비 절감 ▲신종감염병·기후변화 등 공공보건 위기 대응 R&D 강화 등이다.

 

2. 한미 FTA 보건의료 대응, 제약산업 지원이 유일?

제약산업 집중 지원계획은 거슬러 올라가면 한미 FTA 대응방안에서 출발한다. 정부가 발표한 보건의료 부문 한미 FTA 대응방안의 핵심내용은 제약기업육성이었다. 값싼 제너릭 의약품 생산을 통한 내수지향형 제약산업은 한미 FTA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로 지목되었고 이를 위해 제약산업 지원방안을 마련해왔다. 구체적으로는

o 1단계('08-'10) : 국내제도 선진화 및 시장개방에 적응하는 제약산업 체질개선을 목표로 유연한 구조조정 지원
o 2단계('11-'12) : 단기목표인 개량신약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 수준의 제네릭 기업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 및 해외수출 지원
o 3단계('13-'17) : 바이오의약품 등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선약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 육성을 목표로 신약개발 지원 등이다. 기획재정부. 한미 FTA 산업별 보완대책 안내.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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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09 / 10 이수연/새사연 연구원

 

라구람 라잔 교수가 미국 대선에서 등장하고 있는 논쟁은 결국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에 관한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미국 대선은 오바마와 롬니가 증세와 재정지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오바마는 증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서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롬니는 감세와 재정지출 축소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라잔 교수는 중산층에 초점을 맞춘 오바마가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것으로, 부유층과 기업을 옹호하는 롬니는 자유기업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은 근본원칙에 있어서 1인 1표의 동등함과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따른 차별적 대우라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결국은 서로의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존재라고 본다.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고,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며,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꿈꿀 수 있다. 이는 부의 축적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게 하여 자유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자유기업은 독단적인 정부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라잔은 부유층과 정치가들이 결탁했던 러시아의 예를 들며,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미국의 부유층들은 자신이 얻은 부가 정당한 노동을 통해, 자신의 노력과 능력을 통해 얻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중산층의 위치가 점점 하락하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라잔 교수는 중산층이 회복될 수 있는 방향으로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의 조화를 찾아가야 하며, 그것이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은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이며 최근 인도 정부의 재무장관 수석 자문에 임명되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IMF의 최연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다. 저서로는 ‘폴트라인(Fault Lines)'이 있다.

 

 

미국 대선의 핵심

(The Heart of the US Electioin)

 

2012년 9월 7일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미국 대선에서 진짜 토론이 등장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건강보험과 세금에 관한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에 관한 것이다.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은 상호 강제적으로 나타났다. 번영한 민주주의 중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또한 명목상 사회주의 경제였던 곳에서도 자유기업을 포용했으며,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경우) 이후 그 사회가 더 민주주의적으로 변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였다.

하지만 왜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에 대한 설명은 논리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는 모든 성인에게 동등한 투표권을 줌으로써, 모든 개인을 동등하게 대한다. 반면에 자유기업은 개인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와 소유한 부에 따라서 개인의 힘이 달라진다.

민주주의에서 중간층 유권자들이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을 반대하는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자와 성공한 사람들은 왜 중간층 유권자의 정치적 힘을 빼앗지 않는가? 이런 긴장의 목소리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산층의 분노를 건드리는데 이용되고 있다. 반면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미트 롬니는 기업가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중간층 유권자들이 이성적으로 부자들의 부를 보호하는데 동의하는 한 가지 이유는 부자들이 재산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부자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한 것이고, 공정하고 경쟁이 가능하며 투명한 시장에서 승자가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는 부자들이 부를 소유하고 관리하도록 허락함으로써 더 나아질 수 있다. 물론 부자들은 합리적 수준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부자들이 게으르고 사기꾼 같아 보일수도 있는데-단순하게는 재산을 상속 받았거나 혹은 더 사악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경우이다- 이 때 중간층 유권자들은 강력한 규제와 징벌적인 세금을 선택하게 된다.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재산권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러시아의 지배자들 중 엄청나게 부자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방법으로 부를 성취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잘 운영해서가 아니라 사회 제도를 잘 주물러서 부자가 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미하일 호도롭스키와 같은 부유한 석유 제왕의 말을 따랐다. 이에 반대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치가들에게 아첨하면서 관료들의 자율성에 대한 강력한 감시는 사라졌다. 정부는 더 독재적으로 변했다.

모두에게 공평한 장이 마련된 경쟁적인 자유기업 시스템을 고려해보자. 이런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부를 추구하는데 가장 효율적이다. 경쟁의 공정성은 부의 합법성을 강화시킨다.

또한 공정한 경쟁 하에서는 창조적인 파괴의 과정이 발생하여, 부정하게 물려받은 부 대신에 새롭고 역동적인 부로 대체시킨다. 세대를 거쳐 만들어지는 심각한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이것이 엄청난 분노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반대로 모든 사람은 그들도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꿀 수 있다.

그러한 희망이 실현가능하다고 여겨질 때, 사회 제도는 더욱 민주적이 된다. 대중들로부터 합법성을 인정받은 부자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부와 독립성을 통해 독단적인 정부를 제한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자유기업과 민주주의는 서로를 유지시킨다.

민주적 체제가 부의 번영과 자유기업을 유지시킨다는 믿음은 대중적이다. 자본가들은 돈을 가지고 있으며, 유권자와 입법자들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관점은 잘못되었다. 러시아가 보여주듯이,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부는 점점 더 강제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보호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그런 체제는 민주주의와 자유기업을 망가뜨린다.

다시 미국 대선으로 돌아가 보자. 금융기관에 대한 막대한 구제금융에 쏟아 부은 후 닥쳐온 최근의 위기는 적어도 비즈니스의 한 분야-은행-에서 부를 축적하는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은행가들의 나쁜 짓이 드러날수록, 시스템은 더 이상 공정해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지고 있다. 좋은 교육은 부자가 되는 길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중산층에게 교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기업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킨다.

오바마는 이를 이해하고, 중산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대표적인 주자이다.

반면에 성공적 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은 그들의 부는 합법적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워킹리치(working rich - 역자주:일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뜻)이며, 따라서 세금이 높아지고 규제가 늘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성공 때문에 비난 받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며, 그것에 분개한다. 롬니는 미국의 힘이 자유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중산층 유권자를 잡는 것인 성공의 요인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논쟁이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산층은 구분되어 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이 이미 갖고 있는 권리와 부를 지키려고 한다. 반면에 다른 이들은 정부가 더 공정한 기회를 주기를 원한다. 게다가 대법원이 2010년 시티즌 유나이트(Citizen United)에 내린 판결은 기업이나 노조와 같은 단체가 정치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오바마보다는 롬니에게 유리하다.

선거의 결과가 어찌되었든 민주주의와 자유기업 사이의 긴장은 적어도 둘 중 하나에게는 좋지 않다. 오직 돈있고 성공한 권력자들에 의해서만 지지받는 자유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오랜 시간 동안 생동적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미국은 중산층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간의 가벼운 규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이 자유기업을 번영하게 해주었으며, 그것들이 옳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해도 말이다. 민주주의의 덕목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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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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