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 09 / 11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새사연은 2012년 1월부터 '경제를 보는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에 관해 눈여겨 볼만한 관점이나 주장을 담은 해외 기사, 칼럼, 논문 등을 요약 정리하여 소개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2013 세계의 시선'이라는 이름으로, 경제 외에 사회 분야까지  확장하여 해외의 좋은 주장과 의견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2008년 가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이래 매년 가을만 되면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위험 요인들이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어왔다지난해 미국과 일본유럽이 동시에 양적완화를 가속화시켜 경제 침체와 위기 탈출을 시도했던 것 역시 9월이었다. 2011년 가을에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럽위기의 전방위적 확산에 세계경제 전체가 두려움에 떨어야 했고 2010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재개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환율전쟁(currency wars) 논쟁이 뜨거웠다.

 

올해 가을은 어떤가이번 가을은 상반기까지의 분위기와는 다른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말하자면 위기 조짐보다는 낙관적인 뉘앙스들이 많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미국경제는 완만하지만 확실한 회복세로 들어섰다는 분위기가 점점 더 강해지면서 양적완화 축소 분위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중이다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일본경제를 극적으로 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많기는 하다.

 

수 년 동안 낙관적인 기대를 할 여지가 없었던 유럽조차 최근에는 조심스럽게 바닥론이 나오고 있다올해 2분기 경기가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0.3퍼센트 플러스로 돌아섰고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제조업 지수들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반면에 5년 동안의 대 침체 국면에서 거의 유일하게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왔던 아시아와 브릭스 국가들에 대해서는 과거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경기부진과 금융 불안의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미국 양적완화 축소 계획 발표로 인한 자본 유출 충격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 사례가 그것이다여기에 전체적으로 성장률 약화가 현재화되면서 일부 국가들에서 위기설이 오랜만에 나오기도 했다.

 

이와 같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변수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뉴욕대학 스턴 비즈니스 스쿨 교수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의 짧은 칼럼을 소개해본다. 2008년 경제위기를 예측해 유명해졌던 그는 칼럼에서세계 곳곳에 산재한 경제 불안 요인들을 스케치 하듯이 점검한다그리고 이들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불확실한 위험 요소들로 규정하고 모르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이라는 비유를 사용한다.

 

이 표현은 럼스펠드 미국 전 국방장관이 2002년에 해서 유명해진 발언이다그 발언 대목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알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이 있다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들이다또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다즉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다하지만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있다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것을 알고 있지 못한 것이다.(There are known knowns; there are things we know that we know. There are known unknowns; that is to say, there are things that we now know we don't know. But there are also unknown unknowns there are things we do not know we don't know.)

 

2013년 가을한국경제의 미래 역시 대단히 불투명하다그 하나의 이유는 정책 당국자들이 우리경제의 자체적인 내적 경제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대외적인 수출이 잘 되기를 기다리거나관성적으로 부동산 경기 부양을 하면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어쨌든 우리 정부가 의지하고 있는 대외 여건은 여전히 한치 앞도 내다보기가 쉽지 않은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 루비니 교수의 진단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실체가 불확실하지만 알려진 위험들
(Autumn’s Known Unknowns)


2013년 8월 31일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이라크 전쟁이 정점에 이르던 시기에 미국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실체가 불확실하지만 예상 가능한 위험들’이라는 의미의 “모르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이라는 말을 남겼다. 오늘날 글로벌경제는 대체로 정책적 불확실성으로부터 기인하는 수많은 ‘실체가 불확실한 알려진 것들(known unknowns)’에 직면해있다.

 

미국에서는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세 가지 위험 요인이 올 가을에 악화될 것이다. 우선, 연방준비제도(Fed)가 무제한 양적완화(QE)를 9월에 ‘줄이기(taper)'주1) 시작할지 아니면 더 뒤에 할지 그 시기가 불확실하고, 장기국채 매입을 얼마나 빨리 줄여나갈지 그 속도가 불확실하며, 언제 얼마나 빨리 현재의 제로금리 수준의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지도 불확실하다. 두 번째로 누가 벤 버냉키에 이어 차기 연준 의장이 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공화당 주도의 하원과 오바마 정부 민주당이 예산합의를 하지 못한다면, 국가채무한도(debt ceiling) 주2) 증액을 둘러싼 당파싸움이 정부기능 정지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

 

앞의 두 가지 불확실한 요인은 이미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5월까지 1.6%를 밑돌던 장기 금리가 최근 2.9%가까지 올라간 것은, 연준(Fed)이 양적완화를 지나치게 빠른 시점에 너무 빠른 속도로 줄이지 않을까 하는 시장의 우려와, 버냉키 다음의 후임자가 누가 될지 불확실한 것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정치권의 애매한 예산싸움이 초래했던 크지 않은 리스크에 안주해왔다. 투자자들은 현재의 부채 증액한도 싸움이, 정치권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디폴트나 정부 중단을 피하기 위해 결국 막판 타협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미국 정치가 얼마나 잘못될 수도 있는지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 재정지출에 대항해서 성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공화당 다수파를 고려할 때, 올 가을에 재정위기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은 미국 이외의 선진국들 경제에도 곳곳에 산재해있다. 독일총선(9월 22일)은 여론조사 결과, 독일 기민당(CDU)과 사회민주당 사이의 대연정보다는, 지금과 같은 앙겔라 마르켈(Angela Merkel)의 기민당(CDU)와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의 연립정부가 총선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긴축 피로감과 핵심 국가들의 구제 금융 피로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 존 위기에 대한 현재의 독일 정책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남유럽 국가들은 어떤가? 연합정부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자유 국민당(PdL) 소속 전 총리 베를루스코니(Berlusconi)의 유죄혐의가 확정되면서, 이탈리아의 연정이 붕괴되고 재선거가 실시될 수도 있다. 그리스의 지배연합 역시 붕괴될 가능성이 있고, 정치적 긴장관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높아질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볼 때, 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유럽중앙은행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주3) 는 너무 늦게 너무 조금 취해졌고, 때문에 장단기 차입비용 상승을 막지 못했다. 그 결과 이미 취약해진 유로존의 경제회복을 억누를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이 향후 더 공격적으로 완화정책을 확대할지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유로 존 밖을 보면, 영국의 회복 강도와 영란은행의 약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는 ‘부적절한’ 금리 인상을 초래했고, 그 결과 유럽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영란은행 역시 영국경제 회복 동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의 정책적 불확실성 정도는,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취해진 구조개혁과 무역 자유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이 제대로 성과를 낼 것인지, 그리고 2014년에 예상되는 소비세 인상이 경제회복을 억제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중국으로 가 보자. 11월 열릴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는, 투자주도형 성장에서 소비주도형 성장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중국의 경제개혁에서 어떤 심각한 문제가 생길지 여부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중국의 경기 연착륙이 원자재 호황 국면 종결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이는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 종결로 인한 충격 때문에 장기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요인과 더불어서), 상당히 많은 신흥국들에게 경제적, 금융적 압력을 주게 될 것이다.

 

한편,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와 기타 국가들의 경제는 너무 오랫동안 과장되어 왔다. 중국의 강력한 성장에 힘입은 높은 원자개 가격수준이나 수익률에 굶주린 선진국 투자자들로부터 나온 막대한 자금과 같은 외부적 호조건은 부분적으로는 인위적인 붐을 만들었다. 이제 파티는 끝나고 숙취가 시작되고 있다.

 

이 점은 특별히 인도와 브라질,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에서 현실화되고 있는데, 이들 나라들은 모두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광범한 재정수지 적자, 저 성장,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복수의 거시 경제적 정책적 취약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적 저항도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금리를 올려 통화가치 하락을 막으면 성장을 억누르게 될 것이고 은행과 기업에게 불리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사용하면 자국 통화의 추락을 가속시키게 될 것이며,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매울 외국자본 유입 능력을 질식시킬 것이다. 

 

두 가지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있다. 첫째로 시리아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공격이 국지적인 범위와 기간 동안 진행될 것인지 아니면 광범위한 군사적 충돌로 확산될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취약한 글로벌 경제가 지금 필요로 하는 최종 충격은 또 한 번의 석유가격 폭등이다. 

 

둘째로, 지난해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야망에 대해 비군사적인 접근법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스라엘을 확신시켰다. 그러나 1년 동안 경제제제와 협상으로 아무런 성과도 못 만들어냈고, 이란 핵위협을 실존적 문제로 간주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력시위 재개와 같은 사소한 물리적 군사 충돌이나 양측 사이의 설전만으로도 에너지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처럼 불투명하게 인지되고 있는 위험요인들은 무수히 많다. 그중 어떤 결과는 예상했던 것에 비해 긍정적이거나 충격이 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 가을에 여기에 열거한 위험 요인들이 현실화된다면 아직도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를 탈선시키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정책오류로 인한 더 큰 위험과 사고는 여전히 매우 높다.
 

* 원문 게재 사이트: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main-risks-to-the-global-economy-in-the-coming-months-by-nouriel-roubini

 


주1) 현재 매달 850억 달러 규모로 장기국재 매입을 하고 있는 양적완화에 대해, 연준은 150억 달러 줄여서(tapering) 700억 달로 규모로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역자 주)


주2) 지난 8월 26일,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10월 중순 경, 정부채무가 한도(debt ceiling)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의회가 시급히 채무한도 증액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역자 주)


주3)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월 4일, 주요 정책 금리가 (종료 시점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당기간 동안 현 수준(기준금리 0.5%), 또는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을 공표했다. 이처럼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미래의 통화정책 방향가지 예고”하는 통화정책 발표는, 일종의 새로운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할 만하며 이를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를 도입했다고 부른다. 현실적으로 보면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는 당장의 정책 발표만가지고는 시장을 안심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여 미래의 정책을 미리 약속함으로써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일종의 고육책이다. 미국은 이미 2008년 말부터 사용하고 있었고, 영국의 영란은행도 올해 8월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역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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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
주제별 이슈 2011.03.30 10:51
2011 / 03 / 29      여경훈/새사연 연구원

1. 최근 가계부채 추세

 

■ 가계부채 비율: 한국은 오르고, 미국은 떨어지고

아래 그림은 지난 20여 년 간 한국과 미국의 가계 레버리지 비율(부채/가처분소득)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70년대에 평균 64.6%이던 미국의 가계 레버리지는 금융시장 탈규제 바람에 따라 80년대에는 평균 73%로 상승하였다. 1990년 84%이던 부채비율은 9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2001년에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부동산버블의 영향으로 2007년에는 역사상 최고치인 132%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2008~10년 가계의 부채조정으로 이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편 1990년에 이 비율이 70%이던 우리나라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93%, 신용카드버블이 발생한 2002년에는 124%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부채비율 상승 추세는 미국보다 훨씬 가파르다. 그 만큼 증가속도가 미국보다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위 그림에서 점선으로 표시된 부분이다. 2008년 이후 미국은 부동산버블 붕괴와 부채조정을 통해 2010년 말 기준 117.4%로 고점 대비 15%p 하락하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런 부채조정 없이 오히려 이 비율이 상승하여, 2009년 말 기준 153.7%까지 올랐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통상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에는 가계의 부채축소를 통해 이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상승한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본 글에서는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통해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시경제적 정책함의를 논한다.

2. 가계부채 지속성 조건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성 조건은, GDP 대비 정부부채로 표현되는 공공부채의 지속성 조건에 대한 분석과 거의 동일하다. 공공부채 비율은 명목GDP 성장률이 채권금리보다 크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비율은 개인가처분소득 증가율이 대출금리보다 크면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두 변수의 차이가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결정한다. 아래에서는 간단한 산식을 통해 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가계의 예산을 원천과 사용 측면으로 구분하면, 원천 측면은 처분가능소득()과 신용(금융부채 순취득;)으로 구성된다. 가계는 이를 가지고 소비()를 하거나,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을 구입(자산 순취득; )하거나, 전기까지 발생한 금융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가계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할 수 있다.

또한 금기의 금융부채(스톡) 총합은 전기의 금융부채에 이번 기에 새로 발생한 금융부채를 더해야 하므로 금융부채는 다음과 같은 관계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가계의 부채비율이다. 따라서 위 식을 부채비율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2)식을 (1)식에 대입한 후, 가처분소득으로 양변을 나누어야 한다. 간단한 조작 과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는 가계의 부채비율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는 각각 대출금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그리고 저축률을 나타낸다. 그리고 는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의 순취득에 사용된 가처분소득의 비중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가계의 저축은 정부로 비유하면, 재정흑자와 동일하다. 따라서 는 가계의 예산흑자 중에서 금융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되는 처분가능소득의 비중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가계부채의 지속가능성 조건은 정부부채와 마찬가지로 통상 다음과 같은 간단한 식으로 표현된다.  

즉 전기보다 이번 기 부채비율이 같거나 작으면 가계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거나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3)식을 (4)의 지속성 조건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변수들의 관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위 식의 좌변은 부채상환, 우변은 부채증가와 관계되는 것으로 부채비율이 100%라면 이면 부채는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또한 어떤 가계가 소비하고 남은 흑자액을 부채상환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이 금융부채에 지불해야 하는 평균 대출금리보다 크면 부채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마찬가지로 대출금리가 소득증가율보다 크더라도, 그만큼 저축액의 일부를 부채상환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가계의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안정적 부채관리에 필요한 저축률은 상응하여 높아져야 한다.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어떤 가구의 현재 부채 비율이 100%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금융부채에 매년 부담하는 평균 대출금리가 7%이며,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은 3%라고 가정하자. 만약 저축률이 0이거나 부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이 가구는 20년이 채 되지 않아서 부채비율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가계부채의 지속성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저축률이 4% 이상이어야 한다.
최근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지속성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변수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 대출금리가 1%p 상승한다고 가정해 보자. 위의 지속성 조건에 따라 소득증가율이 1%p 늘어나면 저축률이 변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부채비율 관리가 가능하다. 소득증가율이 전년도와 변함없다면 저축률을 5%p 늘려야 하고 그만큼 소비를 줄여야 할 것이다. 물론 금융 및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여 부채를 상환해도 부채비율은 늘어나지 않게 된다.
위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부채비율의 지속성 조건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대출금리와 소득증가율이다. 대출금리만큼 처분가능소득이 증가하면 저축률이 0이거나 자산을 처분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부채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채비율의 안정적으로 줄어들기 위해서는, 위의 거시경제변수들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첫째, 부채를 상환할 수 있도록 가계저축률이 증가해야 한다.
둘째, 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부동산 자산의 구입 규모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셋째,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고 상환이 가능하도록 대출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넷째,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이 평균 대출금리보다 최소한 같거나 높아야 한다.
따라서 위의 네 변수, 특히 대출금리와 처분가능소득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부채비율 관리에 필요한 거시경제적 정책함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3. 가계 부채비율에 미치는 변수들의 동학

 

■ 대출금리 동학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미국의 중앙은행은 2007년부터 5.25%이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린 후, 지금까지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최근 물가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 해 7월부터 네 차례 금리를 올려 현재 기준금리는 3%다.  


통상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가계의 차입비용과 저축에 대한 인센티브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동산 구입을 위해 가계부채를 늘리므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부채 상환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채조정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전망 또는 기대에 따라 대출금리가 부채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과 한국의 부채비율의 조정은 이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동시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채비율은 떨어지고 한국은 오히려 상승하였다.
2000년대 초반 한국과 미국의 경우처럼, 저금리를 통한 초과유동성이 금융회사의 금융혁신과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기대가 결합하면, 금리하락은 가계부채 상승을 초래한다. 반면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고 가계가 적극적으로 부채조정을 실시하면 금리하락은 부채비율 하락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하고, 한국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한다. 즉 미국은 대출금리 하락으로 상환비용이 줄어들었고, 한국은 금리하락이 가계의 부동산자산 취득을 늘렸기 때문에, 부채 동학에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한국은 저금리정책과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부양 정책이 경제주체로 하여금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확산시켜, 대출을 통한 자산구입 증가로 오히려 부채비율이 늘어났다. 따라서 ‘비이성적 기대’가 시장에 만연되어 있을 때, 부채비율만 놓고 본다면 금리인상이 한국의 경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

다음으로 부채관리에 중요한 변수가 소득증가율의 동학이다. 가계소득의 (명목상) 연평균 증가율은 1990년대의 12.5%에서 2000~09년 기간에는 1990년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6%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기업소득은 동 기간 4.4%에서 25.2%로 대폭 늘어났다. 경제성장을 통해 창출된 소득이 기업부문으로 집중되고 가계부문으로 원활하게 흐리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적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완전히 사라졌다.  
적하효과가 사라진 이유를 소득을 결정하는 노동의 양과 질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양적인 측면에서 대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과 고용탄력성이 떨어지는 IT 중심 성장정책으로 경제성장이 고용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점점 떨어졌다. 다음으로 질적인 측면을 보면, 노동조합의 조직률 하락에 따른 협상력 저하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량 양산에 따라 임금상승률이 정체되었다. 또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영업자의 구조조정과 대기업의 해당 부문 진출로 자영업자의 영업소득 감소도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위 그림은 1980년 이후 국민처분가능소득과 가계소득의 연도별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8~90년대는 가계소득은 국민처분가능소득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가계소득 증가율은 국민처분가능소득의 증가율보다 평균 2%p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평균 물가상승률이 3%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은 2000년대에 2.6% 증가하였다. 또한 가계부문의 계층 간 양극화가 확대되었다면 중?하위 계층은 실질소득이 지난 10년 간 정체 또는 하락한 것이다. 
GDP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비교해도 이러한 추세는 뚜렷이 확인된다. 외환위기 이후 실질GDP는 연평균 4.4% 증가했지만, 통계청 가구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가계의 실질처분가능소득은 연평균 1.1% 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연평균 3%p가 넘을 만큼 가계부문의 소득증가는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경기변동과 거의 무관하게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소득증가율이 낮은 것도 확인되었다. 경제성장에 따른 과실이 가계로 확산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미미한 과실도 상위계층에 집중되어 실제 하위계층은 성장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하위 20%는 실질기준으로 연평균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하위계층으로 갈수록 저축여력이 떨어지고, 가계예산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제성장의 수혜가 기업부문으로 집중된 데에는 분배상의 양극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임금근로자 비중은 1990년대에는 60% 초반 수준에 머물렀으나 자영업자의 퇴출이 가속된 2000년대에는 빠르게 상승하여 2009년 70%로 높아졌다. 그러나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의 62.1%를 정점으로 하락하여 2009년에는 61%로 낮아졌다. 더욱이 임금근로자 비중의 증가를 감안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0년대 중반의 62%에서 2009년에는 55.1%로 대폭 하락하였다. 1996년에 비해서 대략 7%p 정도 노동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이와 같은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는 가계부채 비율의 분모인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하락을 초래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계소득 증가율 둔화는 저축률 하락을 불러와 부채비율 증가를 더욱 부추겼다.

 

■ 가계저축률 하락


가계 부채비율 상승은 저축률 감소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가계부채는 결국 가계의 저축 또는 자산의 처분을 통해 상환해야 줄어드는데, 저축률 하락은 상환여력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득증가율이 둔화된 환경에서, 가계는 부채를 통해 소비지출을 늘렸고, 소비가 소득 증가율을 초과하여 저축률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70년대 10% 수준을 유지하던 가계저축률이 버블이 정점이던 2007년에는 1.7%까지 떨어졌다. 80년대 이후 금융시장의 탈규제 정책, 차입과 자산시장 버블에 기초한 소비지출 증가가 주요한 요인이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가계의 레버리지 비율이 하락하는 것과 동시에 가계저축률 또한 2010년에 5.8%까지 상승하였다. 가계의 부채 및 소비 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경제개발과 함께 꾸준히 상승하여 80년대 말 경제호황기에는 20%를 넘어서기도 하였다. 90년대에도 외환위기 이전 가계저축률은 평균적으로 15%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가계저축률은 큰 폭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빠르게 증가한 것과 거의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가계 부채비율과 가계저축률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상승함은 물론, 저축률도 급속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은 1998년 21.6%에서 2002년에는 역사상 최저점인 0.4%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버블과 부동산시장 과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부채조정으로 저축률이 5.8%까지 상승하였으나, 우리나라는 2007~8년 2.6%에서 2009년 3.17%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가계의 실질적인 부채 및 소비 조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부채는 더욱 증가하는 기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계저축률이 감소하게 된 중요한 요인으로서, 소득증가율과 마찬가지로 소득분배의 악화에 주목해야 한다.

위 그림은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총저축에서 각 경제주체의 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총저축에서 가계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46.3%(1990년대 평균 44.3%)에서 2009년에는 16.3%(2000년대 평균 18.3%)으로 30%p나 대폭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기업저축은 같은 기간 30%(90년대 평균 27%)에서 2009년에는 50%(2000년대 평균 41%)로 20%p만큼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기관의 저축 또한 같은 기간 3.9%에서 11.5%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가계부문의 소득과 저축 감소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이윤과 저축 증가로 나타난 것이다. 즉 가계저축률 하락은 소득증가율 정체와 함께 분배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거시경제 변수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실물자산 취득 추세

가계저축률 하락과 더불어 부채상환 여력을 줄이는 또 다른 변수는 실물자산에 대한 가계의 순취득 증가 추세다. 부채와 저축을 통해 실물자산을 취득할 경우 부채비율은 상승 또는 줄어들지 않는다. 가계자산의 압도적 비중은 부동산으로 75.8%를 차지한다. 또한 가계대출의 65% 정도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따라서 주택대출과 부동산가격 상승률 추세를 통해 의 변화추세를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한 결정적 요인은 대출증가율이 둔화 또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10%가 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2006년 부동산시장이 정점을 찍은 이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추세는 큰 폭으로 둔화되었다. 그리고 버블붕괴 이후 2008년 2사분기부터 11분기 연속 평균 -2~3%로 부채총액은 줄어들고 있다. 3년 동안 꾸준히 가계의 부채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의 가계부채는 2001~2년 서울 아파트가격이 폭등하던 시점에 20~25% 증가율을 보이다 2004년 이후 10%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여전히 7~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미국에 비해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부동산시장의 동향에서 비롯된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통상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부동산시장과 금리 동향에 주로 의존한다. 미국의 부동산가격은 2007년 1사분기부터 하락하여 2009년 4사분기까지 12분기 연속 하락하였다. 주택대출과 부동산가격 상승률은 거의 같은 추세, 즉 Boom-Bust 동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이후 20%에 가까운 가계대출 증가율은 2002년 30%가 넘는 부동산가격 상승률을 견인하였다.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2004년 일시적인 하락세를 경험하기도 했으나 2006~7년 20%에 가까운 가격상승률을 기록하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가격의 전반적인 정체 또는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10.5%, 7.5%의 증가율을 보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주택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4.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거시경제정책

 

지금까지 가계부채 비율의 지속성 조건을 도출한 다음, 각 경제변수가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하여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았다.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 또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지속성 조건은 2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음과 같다.

특히 한국의 가계 부채비율은 이미 150%를 넘어섰기 때문에 130% 수준에서 점차 줄어들었던 미국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즉 평균 대출금리를 10%, 소득증가율을 5%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 비율이 150%이므로 좌변은 최소 7.5%가 넘어야 한다. 즉 단순히 가 0이라고 가정할 경우, 가계저축률이 7.5%가 넘어야 부채비율은 상승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가계저축률이 금융위기 이전 1.7%에서 2010년에는 5.8%까지 상승하였다. 또한 부동산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008년 2사분기 이후 지금까지 11분기 연속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하락하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 가계저축률과 가계소득증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에도 주택대출은 2009~2010년 평균 9%의 증가율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리 하락은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을 경감시켜 부채조정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경우 제로금리 정책이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대출축소와 더불어 부채비율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국은 대출상환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대출비용 하락이라는 요인이 정부의 부동산 부양정책과 맞물려 오히려 부채비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즉 미국은 부채비율 지속성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변수들이 부채비율 조정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한 반면, 한국은 네 가지 변수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향후 가계부채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위의 거시변수들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긍정적 환경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변수들의 추세 분석을 바탕으로, 부채비율 조정에 필요한 거시경제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동산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저축률이 아무리 늘어나도 부채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부동산 자산 구입에 사용하면 부채비율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수요 측면에서 부동산시장의 대세 하락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무리한 부양정책으로 가격상승의 기대를 부추기지 않으면 부동산시장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즉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 규제와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

둘째, 가계저축률이 늘어날 수 있도록 거시경제 정책조합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의 대출수요를 줄이고 하방경직적인 소비지출도 안정적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저축률이 늘어나려면 소비지출이 소득 증가율보다 떨어져야 하는데, 현재 취약한 내수구조에서 민간소비 지출 하락은 전반적인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완 방향으로 기업의 적극적 투자지출이 이루어 질 필요가 있다. 또한 가계저축률 하락이 기업과 금융기관의 총저축에서 차지하는 비중 증가를 반영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가계저축률 증가를 위해 결정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소득증가율과 양극화 지표다.   

셋째, 가계소득 증가를 위한 거시경제정책과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기업소득은 1990년대 연평균 4.4% 증가율에서 2000년대에는 25.2%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반면 가계소득은 같은 기간 12.5%에서 5.6%로 대략 7%p 하락하였다. 이에 따라 임금근로자 비중 증가를 감안한 노동소득분배율은 1996년 62%에서 2009년에는 55.1%로 역시 7%p 하락하였다. 구조적 양극화 문제가 가계소득 하락의 결정적 요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계소득을 늘리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조세 및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기업부문에 대한 소득집중, 상위계층으로 소득집중 해소를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율의 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중?하위계층의 시장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복지지출 확대도 이루어져야 한다. 조세 및 재정정책과 더불어 임금증가율의 전반적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노동부문의 협상력 저하가 임금증가율 정체와 비정규직 양산을 초래한 점을 감안하여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를 위한 지원, 노동관계법 개선 등 구조 개혁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자영업자의 영업잉여 감소가 가계소득 정체의 요인임을 감안하여 대기업의 무분별한 자영업 시장 진출을 억제하고 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질금리의 정상화와 채무상환 여력을 감안한 신중한 통화정책이다.
아래 그림(왼쪽)은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변동 추세를 나타낸 것이다. 2월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5.48%이며, 수신금리는 평균 2.87%로 예대금리 차이는 2.61%에 달한다. 3월에 기준금리를 0.25%p 올렸기 때문에 현재 수신금리 평균은 3%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이미 4%를 넘었으므로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따라서 가계의 저축률을 높이고 자산 취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정상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출금리 상승은 채무상환 부담을 증가시켜 부채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해야 한다.

예대금리 차이를 보면, 기준금리가 하락에 따라 2009년 3월 1.23%까지 하락한 이후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도 예대금리 차이는 역사적 평균인 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금융회사의 신용할당 정책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대출금리는 평균보다 높고 채무상환 부담도 더 심각함에 유념해야 한다. 위 그림(오른쪽)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여수신 금리 동향을 나타낸 것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상호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평균 금리는 5.03%인데 비해, 대출금리는 평균 15.22%다. 따라서 예대금리 차이는 10%를 초과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PF대출 부실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중?저소득층의 채무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부채비율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또 다시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고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금융감독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개입이 필요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 금리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보다 평균 2%p 낮고, 비은행 금융기관보다는 11%p 이상 낮은 점을 감안하여, 정부가 적극적으로 저금리의 대체신용을 공급하여 상환부담을 경감시킬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시세 차익을 노린 만기일시 대출을 분할상환 대출로 변경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인하나 보험료의 정부지원 등으로 대출구조에 대한 구조적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가계 부채비율 증가는 저축률, 대출금리, 소득증가율, 부동산가격 상승률 등 거시경제의 여러 변수들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가계부채와 관련된 여러 거시변수의 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부채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의 이면에는 가계저축률 감소와 소득증가율 정체라는 거시경제 현상이 동반되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규제와 건전성 감독 강화 조치와 더불어, 재정 및 조세 정책,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을 포괄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부채는 개별 가계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과 국민경제 전체의 거시건전성에도 중요한 변수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버블은 커지면 커질수록 터질 확률만 높아진다.”는 평범한 진리에 따라, 가계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건전한 정책전환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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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새사연 미디어센터